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우리말 겨루기 824회] [달인 탄생] 문제 심층 해설-권기현(30) 달인 등극 : 생떼같은(x)/생때같은(o), 유명인사(x)/유명 인사(o)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20. 9. 8. 11:11

본문

728x90
반응형
SMALL

에디터가 바뀐 이후, 글쓰기가 엄청 불편하다. 대표적인 개악. 무엇보다도 복사 전재 때 예전 형태가 다 날아간다. 폰트 변경, 밑줄, 볼드체 처리... 등등. 심지어 칼러링조차도 까만색 일변도. 어휴... 이곳 전재용으로 따로 작성하지 않는다. 보기에 편한 원문은 이곳에 있다: blog.naver.com/jonychoi/222083473915

~~~~~~~~~~~~~~~~~~~~~~

824회(2020.9.7.) [달인 탄생] 우리말 겨루기 문제 심층 해설

-권기현(30) 달인 등극 : 생떼같은(x)/생때같은(o), 유명인사(x)/유명 인사(o)

 

♣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손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박순희(61): 전도사. 왕복 4시간의 전철 이용 시간에 웹으로 표준국어대사전 공부. ‘20년 6월 예심 합격자. 결과: 2인 대결 진출

 

조인식(34): 작가. 노래(트로트)에도 도전 중. 개인기 시연: <고장난 벽시계> 가창. ‘20년 6월 예심 합격자. 결과: 3위

 

김성주(61): 조선족(중국인). 595회 출연자. 양준모 목사를 찾음(1996년 로마 거주). ‘20년 6월 예심 합격자. 결과: 4위

 

권기현(30): 공무원. ‘우승이 목표!’. 학업 우수생 겸 퀴즈꾼(골든벨, 장학 퀴즈, 1대100 등에도 출연하여 좋은 성적 거둠) ‘18년 상반기 창원 지역 예심 합격자. 결과: 57대 달인 등극!

 

□ 출연자 속사화

 

-획득 점수 : 자물쇠 문제 직전까지. 850/450/200/1250점(출연 번호순).

2인 대결 결과 : 850/2250점 (박순희 대 권기현).

 

 

​- 57대 달인 탄생! 창원 지역 예심 합격자

 

오랜 달인 가뭄이 해갈되었다. 777회(2019. 8. 26. 방송)에서 제56대 달인 조규진(당시 31세. 관광버스 기사)이 나온 지 한 해를 넘기고서야.

 

이번에도 창원 지역 예심을 통과한 합격자인데, 이로써 창원은 가장 많은 달인을 배출한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35대 달인 겸 5대 왕중왕 최희태, 36대 이찬기, 37대 김희선, 50대 심경숙 등이 그분들인데 이제 총 5명으로 늘었다.

 

이번 달인은 예심 합격 후 2년 만에 출연하는 작은 기록도 세웠다. 현재는 주로 2019년도 예심 합격자들로 채워지는 겨루기 장에 2018년 상반기 합격자가 출연하는 일은 아주 드물다. 그 덕분에 예심 합격 후 2년이라는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가질 수 있었으리라.

 

현직 공무원으로서 우리말 공부에도 시간을 할애하려면 그 정도의 기간은 필요하다! 그 반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이라면 1년 안에 승부를 끝내야 하고. 그 기간을 넘겨서도 실력이 늘지 않는다면 그건 100% 공부 방법이 잘못돼 있다고 해야 한다.

 

- 달인 등극 성공의 요인 분석

 

⊙ 공부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이 말은 내가 이곳에서 여러 번 언급했던 말이다. 원조(?)는 고등고시 사법과(사법고시의 전신)에 합격하여 법조계 대신 경찰을 택하여 나이 40에 서울 시경국장(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내고 치안본부장(현 경찰청장)에까지 올랐던 채원식(1926~사망) 님이다.

 

1960년대에는 고등고시 합격 수기 책자가 고시생들에게는 또 하나의 필독서였는데, 그 책자에서 그 말을 대하고서는 내가 밑줄을 여러 번 그었다. 지금도 또렷이 기억할 정도인 것은 그 뒤로 나의 모든 공부에서도 그 단순하면서도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다른 게시판에 따로 적은 <우리말 겨루기> 달인에 오르기 위한 공부 방법에서도 누차 강조한 것은 ‘확실하게 아는 것을 빼고는 죄다 모르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042657833]

 

그처럼 ‘모르는 것들’을 사전, 맞춤법 책자, 노트에서 추리고 추려서 그걸 최소화하는 게 공부다. 그러니 최대한 그런 작업 횟수를 반복해야 하는 건 필수다. 빠뜨리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게 있다. 표제어의 뜻을 대충 아는데 그 뜻풀이를 보면 자신이 알고(추정하고) 있던 것과는 달리 의외의 낱말(어절)이 쓰인 것들이 있다. 다소 낯선 그 낱말들, 바로 그것이 확실하게 모르는 것, 즉 공부해야 할 대상이다. 그 공부가 아주 중요하다. 그 말들을 사용해서 뜻풀이를 했을 때 표제어가 금방 떠오르지 않는 것은 그 공부를 소홀히 해서다. 그런 낯선(덜 익숙한) 뜻풀이 부분을 밑줄 처리해 두고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공부할 때마다 밑줄을 그으면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그래서 형광펜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위 글에 적었다. 공부 횟수가 되풀이될 때마다 다른 색을 사용하는 것이 그래서 도움이 된다. 처음부터 짙은 색을 쓰지 않아야 좋다는 것도 그 때문이고.

 

이번 달인이 일반 문제 풀이나 달인 도전에서 잘 모르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그걸 보면서 혹자는 이번 달인이 운수에 의존해서, 찍어서 정답을 고른 것으로 오산할지도 모르겠다. 천만에, 아니다. 거기서 그의 공부법이 바로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건 모르는 것’이라는 단출한 이분법 방식으로 했음이 읽혔다. 2인 대결에서 5문제 전부를 망설임 없이 정답 행진으로 이어가고, 일반 문제에서도 단 한 번의 오답[‘편달(鞭撻)’]을 답한 뒤 이내 정답인 ‘경종(警鐘)’을 꺼내어 실수를 만회하는 것 등은 그러한 확실한 이분법 방식에 의해 공부를 한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일이었다. 뒤에서도 다시 언급하겠지만.

 

⊙ 공부는 혼자서 해내야 하는,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한길로 오래 공부해 가는 사람들은 외롭기 마련이다. 그래서 동류와의 교류를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시간 낭비로 귀결된다. 사람들이 그 좁은 고시원 등에 자신을 가둬서 세상과의 접촉/교류를 차단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예전에는 절간에 가면 어느 곳에고 한두 사람의 고시생이 있곤 했다. 심산유곡에 자신을 유폐시키고 조금이라도 더 공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공부할 시간에 쪼들리는, 공부 시간과 환경의 확보에 목마른 사람의 몰입도와 집중력이 가장 높다!

 

스터디 그룹 등에의 참여와 같은 교류가 짧게는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그것은 기본 원리가 잘 납득되지 않거나, 접근 방식에 따른 서로 다른 결론 유출 가능성 등이 있을 수 있는 그런 분야에서다. 그럼에도 그 참여는 필요가 충족되면 중단돼야 하고, 거기에 맛을 들이면 주객이 전도된다.

 

이 우리말 공부는 전혀 그런 분야가 아니다. 오직 공부 자료에만 집중하면 전혀 헷갈릴 일이 없는, 단지 자신의 공부량과 집중력의 순도(純度)로만 승패가 갈리는, 지극히 단순한 분야다. 일례로 지금까지 달인에 오른 사람 중 ‘홀로 공부’가 아닌, 어울림 방식으로 공부하여 뜻을 이룬 이는 단 한 사람도 없다. 달인에 오른 뒤에야 동류를 찾아 뒤늦게 합류한 사람은 있어도.

 

달인이 공부한 방식을 내가 다는 모른다. 겨우 조금만 안다. 뚜껑만 열어 보였기에, 그 안을 다 들여다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결과를 보고 나도 크게 놀랐다. 그럼에도 나는 자신 있게 그의 공부법을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소제목을 위에 적은 것으로 삼았다.

⊙ 공부의 출발은 원리/원칙의 확실한 이해이고, 끝은 자신만의 물리(物理) 터득이다

 

이번 달인 도전에서의 심화어 문제에 등장한 ‘표정(表旌)하다’는 ‘충신/효자/열녀를 표창하여 정문(旌門)을 세우다’를 뜻하는 한자어다. 근대 역사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고색창연한 한자어. 물론 도전자의 공부 자료에도 없던 말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충신/효자/효부/열녀/표창’ 중 표정(表旌)하다’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정답 ‘효부’를 자신 있게 답했다. 물론 생각 시간을 거쳐서.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공부하지도 않은 낱말 앞에서.

 

그는 ‘충신/효자/효부/열녀/표창’을 대하고서 이 말들이 사용되던 시대적 정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마땅히 표창 대상에 들어갈 이들이 누구여야 할지를 생각했다. ‘충신/효자/열녀’는 당대에 받들리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효부’는?

 

요즘에야 시부모를 극진히 섬기는 며느리들이 줄거나 눈에 띄지 않는 희한한 세상이 되어 효부상까지 있지만, 가부장 시대에서의 효부는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즉, 대부분의 며느리들은 기본적으로 효부였기에 따로 표창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문을 세울 정도의 ‘표정(表旌)’ 대상에 들지 않은 것인데, 도전자는 그 짧은 시간에도 ‘충신/효자/효부/열녀’ 앞에서 그 시대의 정황을 떠올려 부적격자를 짚어내는 놀라운 순발력을 보였다.

 

그것이 공부를 할 때 원리/원칙을 떠올려 이해력을 높인 뒤 그 자신만의 논리적 정리를 거쳐 자력으로 물리(物理. 모든 사물의 이치)를 터득해 가는 공부법을 몸에 익힌 사람의 힘이다. 요행수에 의존하여 찍기로 성공한 경우가 결코 아니다. 그런 공부가 진짜 공부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혼자서, 요리조리 공부 대상을 뜯어보며, 깊이 재미있게 공부해야 한다.

 

달인이 다른 출연자들과는 다르게 거의 완벽한 공부 태도를 취했다는 걸 드러내는 대목은 또 있었다. 거의 대부분이 부사 ‘제풀로’를 답하기 쉬운 문제에서 ‘제풀’라는 정답을 말했는데, 그것은 설명 문례의 최후 말미가 ‘~ 영향’로 끝난 것을 놓치지 않는 논리 회로의 작동 덕분이었다. ‘제풀로’가 답이 되려면 ‘~ 영향으로’가 돼야 한다는 걸, 그 순간에도 달인은 놓치지 않았다. 보조용언 문제에서 그만이 얼른, 그것도 확신을 갖고, 정답 ‘못하다’를 답하는 대목 또한 그랬다.

 

무엇보다도, 달인의 원리/원칙에 대한 철저하고도 바른 이해 태도가 아주 크게 빛을 발한 것은 띄어쓰기에서였다.

 

그가 처음에 대강 빨리(시간 절약을 위해) 답한 띄어쓰기는 이랬다: 학교 유명인사인 그가 나타나면 시도때도없이 양볼이 발그레해지는 탓에 저멀리서 엿볼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되돌아볼 시간에 그가 고쳐 답한 것은 이랬다. 위에서 필자가 밑줄 그은 부분들이 다음과 같이 모두 정답으로 바뀌었다: 학교 유명 인사인 그가 나타나면 시도 때도 없이 양 볼이 발그레해지는 탓에 저 멀리서 엿볼 수밖에 없다.

 

그가 뭘 어떻게 했는지 훤히 보였다. 바로 복합어 판별에서의 기본적인 원칙, 내가 이곳에서 수도 없이 말해 왔던, 가장 초보적인 복합어 판별 원리를 적용한 것이었다. 곧, 글자 그대로의 뜻일 때는 굳이 한 계급 높은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지 않는다는 그것.

 

그가 ‘유명 인사’나 ‘양 볼’, ‘저 멀리서’ 등을 공부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의 공부 자료가 훤히 읽히므로. 그럼에도 그는 정답 행진을 했다. 왜냐 이 말들은, ‘시도 때도 없이’와 더불어, 글자 그대로의 뜻밖에 없는 말들이므로.

 

이번 띄어쓰기 문제는 지금까지의 수준들에 비해서는 난도가 별 반 개 이상 상향 조정된 것들이었다. 예전 난도 수준으로 돌아간 셈. 그럼에도 띄어쓰기가 가장 자신 없다던 그가 4개 씩이나 배치한 함정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복합어의 기본 요건(원리/원칙) 공부를 철저히 익혀둔 덕분이었다. 무디지만 튼튼한 조선낫이 보기엔 날렵한 왜낫이 해내지 못하는 통나무 자르기를 해낸다.

 

-점수가 공부량이다

 

점수가 공부량이다. 늘 말하듯 자물쇠 문제 직전까지의 점수가 1000점 아래이거나 그 근방일 때는 우승자가 나와도 달인 등극의 가능성은 전무(全無)에 가깝고, 대부분 1단계 맞춤법을 통과하기도 어렵거나 통과한다 해도 행운일 뿐이라는 걸, 이젠 시청자들도 너끈히 짐작들 하신다. 1000점 아래의 경우는 대부분 국어사전 1회독도 마치지 못한 경우들이다. (2500쪽 안팎의 중대형 국어사전의 경우, 어떤 경우든 최장 3달 정도를 투자하면 초회독을 해낼 수 있다.)

 

2인 대결에 오른 박순희 님은 출퇴근길의 그 시간들을 참으로 유효하고도 요긴하게 활용하셨음에도 자물쇠 문제에서 5문제 모두를 달인에게 앗겼다. 그처럼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크게 났다. 순희 님은 단순히 오직 웹으로 제공되는 표준국어대사전 자료에만 의존하신 듯하다. 공부는 종이책으로 해야 하고, 노트로 요약해서 정리해야 한다. 핵심 공부 부분을 압축한 뒤 되풀이해서 봐야 한다.

 

누차 말했다. 모니터에 떠오르는 것으로는 공부가 안 된다고... 반드시 종이책을 봐야 한다고. 얼마 전 하버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A4 2장 분량을 넘어서면 종이책과 모니터 사이의 공부 효과는 아주 크게 난다는 과학적 결과도 나왔다. 하루종일 인터넷에서 놀아도 막상 머릿속에 남는 건 별로인 것도 그 때문이다.

 

모니터로 보이는 것은 그것이 ‘글자 모양’이긴 해도 수많은 화소로 쪼개진 그림이라서다. 영화 화면은 초당 24 정도의 영상이지만, 인터넷상의 글자/그림들은 그보다 훨씬 더 빠르게 흐른다. 초당 36장인 것도 있고, 게임에서는 100장을 넘기는 것도 있다.

 

나머지 둘(조인식/김성주)은 공부량이 워낙 모자랐다. 참 어르신들의 기본 애창곡인 <고장난 벽시계>의 원곡자가 나훈아인 줄만 알았는데, 조용필이라는 걸 어제 자막을 보고서야 처음 알았다.

 

- 공부법

 

훌륭한 공부법, 달인에 오르기 위한 일반적인 공부법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여러 번 언급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05063552

 

 

 

이 공부법대로 잡생각 없이 몰두할 경우, 처음 시작하는 이들도 직장인은 짧게 2년, 길게 3년 정도이고, 하루 8시간 이상 투자할 수 있는 분들은 1년 정도면 달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아는 달인들과의 개인적인 접촉에서 나온 평균적인 수치다. 또 이 공부법을 행한 달인은 왕중왕 무대에 출연했을 때 띄어쓰기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라고도 했다. 이 나라의 작가들까지도 가장 어려워하고, 심지어 한글 전용을 부르짖는 일부 한글학자까지도 실수투성이인 게 띄어쓰기인데, 공부하기에 따라서는 그런 말을 공언하게도 된다. [한글학자들의 실수 사례: https://blog.naver.com/jonychoi/221202970032]

 

좋은 공부법을 따라 하는 일 역시 공부 잘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으뜸 방법일 수도 있다. 끝까지 자신의 좁은 방식을 고집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고, 최소한으로도 미련한 일이다. 다른 일도 그렇지만, 공부도 구석구석 바지런해야 잘하게 된다. 만년 2등의 공통점 중에는 성실한 바보들이란 점도 빠지지 않는다.

 

오래 공부하고도 달인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일수록 자신의 공부 방법에 대해 구석구석 돌아보기를 거쳐 철저한 덜어내기와 벗어나기, 새 길 찾기가 필요하다. 정신/시간/체력 낭비적인 요소들이 너무 너무 많은 경우들을 본다. 자기 자신을 고집하는 그 무겁고 어두운 고집의 껍데기를 벗어 내던지고 신천지로 가볍고 맑게 폴짝폴짝 뛰어나가야 한다.

 

요즘 장기 도전자들의 예심 합격이 늘어간다. 참가자들이 사전 한 권조차도 훑지 않은 채 나서는 일에 대한 실력 제고 필요성 탓도 작용한 듯하다. 그럼에도 1회 패배 후에는 자그마치 2년을 기다려야 한다.

 

□ 일반 맞춤법 문제

 

곤히/통히/정히/능히’ 중 잘못된 표기를 바르게 적는, 범상치 않은 문제였다. (달인 도전 심화어로 배치한 ‘표정하다’까지도. 이번 회는 오랜 출제 경륜이 쌓인 짝수 팀에서 맡았다).

 

우리말 부사에는 단순한 2음절어로서, ‘-이/-히’ 등의 접사가 붙어 이뤄진 것들이 적잖은데, 비교적 쓰임이 드물면서도 그 바른 표기에서는 유독 신경을 써야 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내 책자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부록2】 주목해도 좋은, 살려쓸 만한 멋진 부사들에 편제한 것들에도 다음과 같이 꽤 많다. 이번에 출제된 ‘통히(x)/통이(o)’ 역시 그러한 말들 중에서도 아주 고급한 말에 든다. 출연자 중 아무도 정답을 적지 못했을 정도로. ‘통이’는 ‘도통(都統)’과 같은 말로 ‘아무리 해도’를 뜻하는 고유어다.

 

들이≒들입다[부] 세차게 마구.

바이[부] 아주 전혀. ¶재고량이 바이 없는 바는 아니지만, 많이 모자라는 편일세.

뻔히[부] 사물이 끊이지 아니하고 잇대어 있는 모양.

고이[부] 정성을 다하여.

싫이↔좋이[부] 마음에 들지 아니하게.

좋이[부] ①마음에 들게. ②거리/수량/시간 따위가 어느 한도에 미칠 만하게. ③별 탈 없이 잘.

나삐[부] 좋지 않게.

옳이[부] ①사리에 맞고 바르게. ②격식에 맞아 탓하거나 흠잡을 데가 없게.

있이↔없이[부]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작이[부] 아쉽게도 채 이르지 못하게.

작히[부] ‘어찌 조금만큼만’, ‘얼마나’의 뜻으로 희망/추측을 나타내는 말. 주로 혼자 느끼거나 묻는 말에 쓰임.

작히나[부] ‘작히’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그리 된다면야 작히나 좋을까.

적이[부] 꽤 어지간한 정도로.

적이나[부] 얼마간이라도.

적이나하면[부] 형편이 다소나마 된다면.

통이≒도통(都統)[부] 아무리 해도

파니<퍼니[부] 아무 하는 일 없이 노는 모양. ¶저 놈은 농번기에조차도 파니 놀고만 지내다니, 원.

 

□ 출연 대기 상황

 

2017년 합격자들에겐 더 이상 출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지 오래되었고(출연 포기자 25명), 2018년 합격자들도 그리되고 있는 듯해서(50명) 얼마 전부터 내 블로그 게시판의 내용을 2019년 이후 합격자들만으로 또 쪼갰다.

 

이번 출연자들은 달인을 빼고는 모두 올 6월 합격자들이며, 달인만 2년 전의 합격자. 합격자/출연자 현황 중 상세 내역은 다음 게시판 주소 참조: https://blog.naver.com/jonychoi/221869780927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출제된 말들을 유형별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밑줄 그은 것들은 처음 출제된 말들로, 상당수가 새로운 것들이다. 기출문제에만 매달리면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기출문제만 8번을 보았다는 ‘퀴대 영웅’ 출신이 3등을 했다.)

 

그렇다고 기출문제를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출제 경향과 수준을 알게 해주는 기출 낱말들 공부는 기본이다. 다만 그 공부에만 매달린 뒤, 자만하지 말라는 뜻. 겨우 첫걸음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

 

-명사. 보통 난도: 태권도, 자린고비, 하객(賀客), 잠자리, 행운아, 때[時], 변화무쌍, 시종일관, 탄생, 내친김

-명사. 중상급 이상의 심층어: 호사가(好事家), -내기, 생사람, 끄덩이, 찬바람머리, 표정(表旌)하다[심화 어휘력]

-비유어: 노른자, 황금파도, 쌍벽, 경종, 아군

-부사: 제풀에, 금방금방. 감탄사:천만에

-용언: 못하다

-관용구/속담: 종이 한 장 차이, 숭늉에 물 탄 격

-쓰기 문제 : 일취월장(日就月將), 시늉

-맞춤법 문제: 곤히/통히(x)/정히/능히

-띄어쓰기 문제: 유명인사/유명 인사(o), 시도때도없이/시도 때도 없이(o), 양볼/양 볼(o), 저멀리서/저 멀리서(o)

-시청자 문제: 구덩이가 움푹 패였다/패었다(o)?피동형 ‘파이다’의 준말은 ‘패다’. 따라서 '패였다'는 이중 피동.

 

 

이번에 4문제가 나온 비유어는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모아 두었다. 게시판 이름 <우리말 공부 사랑방> 중 <비유어 모음> 항목. 사람을 뜻하는 비유어 외에는 음절수 기준으로 나누어 실어 두었으니, 짬짬이 훑어 두시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예] 출제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인 3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일부 부사들의 바른 표기[표준어]와 뜻 구별 문제도 은근히 까다롭다. 신경 써서 챙겨둬야 할 대목. 내 사전 부록에 【부록2】 주목해도 좋은, 살려쓸 만한 멋진 부사들이란 제목으로 부사들을 따로 모아 두었다. 본래 이 사전의 으뜸 목적은 작가용이어서 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부사 부분을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짬 나는 대로 훑어들 두시길!

 

○ 돌아볼 말들 : 해당 낱말과 관련어 설명을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뜻풀이 부분에서의 주기(朱記) 부분은 편집/추가분.

 

뜻풀이에서도 이번에 출제된 낱말에만 한정하지 말고 관련어들에 대해서도 꼭 훑어두시기 바란다.

 

[이 글을 처음 대하시는 분들에게 : 내 사전이나 이곳 문제 풀이에서 표제어 뒤에 (•) 표가 붙은 것들은 기출 낱말을 뜻하는 표지이다. ‘아하 이 정도의 말들이 출제되었구나(출제되는구나)’ 하고, 보시면 된다. 시중에 달랑 한 종류가 나도는 기출 문제집은 아주 오래 전, 초기에 출제된 것들만 담겨 있다. 요즘 내용들과는 엄청 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주요 낱말 되돌아보기]

 

<고급어>

 

◇‘사람’도 가지가지

속사람•[명] 품성/인격의 측면에서 본 사람. 사람의 됨됨이.

큰사람[명] 됨됨이가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 큰일을 해내거나 위대한 사람.

참사람[명] 마음/행동이 진실하고 올바른 사람.

숫사람[명] 거짓이 없고 순진하여 어수룩한 사람.

생사람•[生-][명] ①아무런 잘못이 없는 사람. ②어떤 일에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 ③몸이 튼튼하여 아무런 병이 없는 사람.

손윗사람[명] 나이/항렬 따위가 자기보다 위이거나 높은 사람.

촌사람[村-][명] ①시골에 사는 사람. ②견문이 좁고 어수룩한 사람의 비유.

딴사람•[명] 모습/행위, 신분 따위가 전과는 달라진 사람.

새사람•[명] ①새로 시집온 사람을 그 손윗사람이 이르는 말. ②이전의 나쁜 생활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 ③중병(重病)을 치르고 나서 다시 기운을 차린 사람.

길사람[명] 길에서 만나는 낯모르는 사람.

난사람•[명] 남보다 두드러지게 잘난 사람.

난뎃사람[명] 다른 고장에서 온 사람.

노햇사람[명] 바닷가의 벌판에 사는 사람.

댁사람[宅-][명] 큰 살림집에 친밀하게 자주 드나드는 사람.

데림사람[명] 집안에 데리고 부리는 사람.

우댓사람[명] 서울 도성 안의 서북쪽 지역에 사는 하급 장교 이하 군졸 계급의 사람.

아래댓사람[명] 동대문과 광희문 쪽에 사는 하급 장교 이하 군졸 계급의 사람.

허튼사람[명] ≒낭객[浪客](허랑하고 실속이 없는 사람).

홑사람홑벌사람[명] 속이 깊지 못하고 소견이 얕은 사람의 낮잡음 말.

가욋사람[加外-][명] 필요 밖의 사람. 필요 없는 사람.

군사람[명] 정원 외의 필요 없는 사람.

꼭두사람•[명] 주로 옷을 파는 곳에서 쓰는 사람 모형.

돌사람[명] ①≒석인[石人][무덤 앞에 세우는, 돌로 만든 사람의 형상] ②말이 없고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의 비유.

별사람[別-][명] ①생김새/하는 짓/말 따위가 보통 사람과 다른 이상스러운 사람. ②별의별 사람. ③특별한 사람. [유]괴짜, 별종, 별인

사람멀미•인멀미[명] ①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느끼는,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증세. ②여러 사람에게 부대끼고 시달려서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증세.

사람사태≒인사태[人沙汰][명] (비유)밀리고 몰리는 사람들로 가득 차서 마치 사태가 난 것처럼 번잡스러움.

사람잡이[명] 사람을 마구 가두거나 해치거나 죽임.

[이하 생략]

~~~~~~~~~~~~~~

 

◇‘실마리’ 관련어

실마리•단초[端初][명] ①감겨 있거나 헝클어진 실의 첫머리. ②일/사건을 풀어 나갈 수 있는 첫머리.

가리사니•[명] ②사물을 분간하여 판단할 수 있는 실마리.

각단•[명] 일의 갈피/실마리.

깨단하다[동] 오랫동안 생각해 내지 못하던 일 따위를 어떠한 실마리로 말미암아 깨닫거나 분명히 알다.

꼬투리•[명] ①어떤 이야기나 사건의 실마리. ②남을 해코지하거나 헐뜯을 만한 거리. ③콩과 식물의 열매를 싸고 있는 껍질.

끄덩이•[명] 일의 실마리.

끄트머리•[명] 일의 실마리.

낌줄[명] 광산의 광맥이 거의 끊어진 때에 탐광의 실마리가 되는 가는 줄.

노두[露頭][명] 광맥(鑛脈)/암석/지층/석탄층 따위가 지표(地表)에 드러난 부분. 광석을 찾는

단서•[端緖][명] ≒서단(緖端)[①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일의 첫 부분. ②어떤 일의 시초.] [유]갈피/끄트머리/단초.

돌파구•[突破口][명] 부닥친 장애/어려움 따위를 해결하는 실마리.

말길[명] 말하는 기회/실마리

말문[-門][명] 말을 꺼내는 실마리.

말시초둥[-始初-][명] 말을 꺼내거나 시작하는 실마리.

이끗[利-]•[명] 재물의 이익이 되는 실마리.

일끝[명] 일의 실마리.

줄밑•[명] 어떤 일/이야기의 실마리/출처.

진집•[명] 사고/탈이 날 원인, 트집 잡힐 실마리/근거 따위의 비유.

착상[着想][명] 어떤 일/창작의 실마리가 되는 생각/구상 따위를 잡음. 그 생각/구상. ¶~하다/~되다[동]

착안[着眼][명] 어떤 일을 주의하여 봄.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잡음. ‘눈여겨봄’, ‘실마리를 얻음’으로 순화. ¶~하다/~되다[동]

착안점[着眼點][명]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가 되는 점.

모색•[摸索][명] 일/사건 따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실마리를 더듬어 찾음.

무중[霧中][명] 어떤 일이 전혀 실마리/전망이 보이지 아니하여 알 수 없는 상태.

사단[事端][명] ①사건의 단서. 일의 실마리. ②‘사달(사고/탈)’의 잘못.

서론적[序論的/緖論的][관][명] 말/글 따위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 위한 실마리가 되는. 그런 것.

실끝매기[명] 실을 풀 때에, 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속실과 겉실의 끝을 서로 매어 두는 일.

암중모색[暗中摸索]•[명] 은밀한 가운데 일의 실마리나 해결책을 찾아내려 함.¶~하다[동]

야기요단[惹起鬧端][명] 서로 시비의 실마리를 끌어 일으킴. ¶~하다[동]

힌트[hint][명] 어떠한 일을 해결하는 데 실마리가 되는 것. ‘귀띔’, ‘도움말’, ‘슬기’, ‘암시’ 로 순화.

~~~~~~~~~~~~~~~~~~

찬바람•[명] 냉랭하고 싸늘한 기운/느낌의 비유. ☞‘바람머리’ 참조.

생량머리[生凉-][명] 초가을로 접어들어 서늘해질 무렵.

찬바람머리[명] 가을철에 싸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

썰렁하다>설렁하다[형] ③갑자기 놀라 가슴속에 찬바람이 도는 듯한 느낌이 있다.

찬바람을 일으키다• [관] 차갑고 냉담한 태도를 드러내다.

찬바람이 일다• [관] 마음/분위기가 살벌하여지다.

~~~~~~~~~~~

◇‘시늉’의 관련어

시늉•[명] 어떤 모양/움직임을 흉내 내어 꾸미는 짓. [유]흉내/상형/체

흉내•[명] 남이 하는 말/행동을 그대로 옮기는 짓. [유]답습/모방/시늉

소리시늉[명] 음향 효과를 위하여 비, 바람, 파도, 동물의 소리들을 인공적으로 흉내 내어 만들어 내는 일. ≒의음[擬音]

시늉글자[-字][명] ≒상형 문자(물건의 모양을 본떠 만든 회화 문자에서 발전하여 단어 문자로 된 것으로, 원형과의 관련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문자).

죽는시늉•[명] 변변찮은 고통/곤란에 대하여 엄살을 부리며 하는 몸짓.

눈시늉•[명] 눈으로 하는 시늉.

겉시늉•[명] 겉으로만 하는 체하는 일.

헛장질[-杖-][명] 예전에, 아프게 치는 시늉만 하던 곤장질.

코차기[명] 줄타기 재주의 하나. 줄 위에 앉았다가 일어서면서 한쪽 발을 번쩍 들어 제 코를 차는 시늉을 함.

너울질[명] 양주 별산대놀이에서, 날아 보려고 노력하는 시늉을 하는 춤사위.

의만[擬娩][명] 아내의 분만 때, 남편이 함께 자리에 누워 진통/분만의 시늉을 하는 풍속.

길치기춤[명] 제주 무당굿에서, 신을 맞이하는 길이나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에 보내는 길을 치는 시늉을 하며 추는 춤.

헛알[명] 시늉으로만 재운 총알/탄알.

 

 

<일반 낱말들>

 

변화난측[變化難測][명] 변화가 심하고 많아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움.

변화막측[變化莫測][명] ≒변화불측(끊임없이 달라져서 이루 다 헤아릴 수가 없음).

변화무상[變化無常][명] 변화가 심하여 종잡을 수 없음.

변화무쌍•[變化無雙][명] 비할 데 없이 변화가 심함.

~~~~~~~~~~~~

시종여일[始終如一][명]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한결같음.

시종일관•[始終一貫][명] 일 따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함.

수미일관[首尾一貫][명] ≒시종일관/종시일관(일 따위를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함).

~~~~~~~~~~~

호사가•[好事家][명] ①일을 벌이기를 좋아하는 사람.②남의 일에 특별히 흥미를 가지고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 [유]호사자(好事者). 호사객(好事客)

 

 

3.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지금까지와는 별 반 개 정도 상향 조정된 문제들이 나왔다. 평이한 듯하면서도, 평소에 주의하지 않고 쓰면 실수하기 딱 좋은 것들로. 어휘력 관련 문제도 빠지지 않고 나왔는데, 두 문제(옥새/생때)나 나왔다.

 

우승자는 즉답하다시피 정답을 골랐다. 공부 자료가 새삼 짐작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내 책자의 관련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옥새/옥쇄(x)를 찍다

 

‘옥새’와 ‘옥쇄’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면 달인 도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어휘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고 스스로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일반 도전자라면 몰라도. ‘옥쇄’와 관련된 고난도 어휘로는 ‘와전’이 있다. 내 사전 자료를 전재한다.

 

옥쇄[玉碎]와전[瓦全][명] 부서져 옥이 된다는 뜻으로, 명예/충절을 위하여 깨끗이 죽음.

와전[瓦全][명] 옥(玉)이 못 되고 기와가 되어 안전하게 남는다는 뜻으로, 아무 하는 것 없이 목숨만 이어 감의 비유.

옥새•[玉璽][명] ①옥으로 만든 국새. ②국권의 상징으로 국가적 문서에 사용하던 임금의 도장.

옥새[명] 잘못 구워져서 오그라들거나 이지러진 기와.

 

생떼같은(x)/생때같은 내 돈

 

공부해 두지 않으면 흔히 틀리기 쉬운 말.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자료를 전재한다.

 

생떼같은 내 자식을 죽음으로 내몰다니: 생때같은의 잘못. ←생때같다[원]

[설명] 여기서 ‘생때같다’는 ‘건강하다’와 비슷한 말로, ‘생떼같다’는 없는 말. 단, ‘생떼를 쓰다’에서의 ‘생떼’는 ‘억지로 쓰는 떼’를 뜻하며, ‘생떼거리’는 ‘생떼’의 속어.

생때같다[生-][형] ①아무 탈 없이 멀쩡하다. ②공을 많이 들여 매우 소중하다. ¶생때같은 내 돈을 다 날렸다.

 

종일도록(x)/종일토록 기다리다

 

비교적 흔히 헷갈리기 쉬운 어미 ‘-도록’과 보조사 ‘-토록’의 올바른 쓰임을 알아보는 문제. 원리/원칙을 확실하게 공부해 두지 않으면 자주 헷갈리는 것이기도 하다. 내 책자 자료를 전재한다.

 

◈발이 토록 돌아다녔다: 닳도록의 잘못. ⇐‘도록’은 연결어미.

[비교] 그날그날 배운 것을 학습토록 하는 게 효과적: 학습도록의 잘못.

[설명] ‘-도록’은 동사 어간이나 일부 형용사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어 앞의 내용이 뒤에서 가리키는 사태의 목적/결과/방식/정도 따위가 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나무가 잘 자라도록; 손님이 편히 주무시도록; 길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보살펴야 한다.

[주의] ‘-하다’ 꼴에서 ‘하’가 줄며 연결될 때, ‘~하다’ 앞 받침이 무성음일 때도 비교 예문에서처럼 ‘-도록’의 꼴을 취함. 그러나, ‘~하다’ 앞이 모음/유성자음일 때는 ‘-토록’이 됨. ⇐[원칙] 어간 끝음절 ‘-하’에서 ‘ㅏ’가 줄고 ‘하’ 다음 음절의 첫소리와 어울려 거센소리로 될 때는 거센소리로 적음. <예>‘연구하’+‘-도록’ →‘연구토록’. ‘실망하’+‘-도록’ →‘실망토록’. ☞어간 ‘하’의 단축형 참조.

[참고] ‘토록’이 보조사로 쓰일 때도 있음. ¶평생토록; 종일토록; 그토록

토록[조] 앞말이 나타내는 정도/수량에 다 차기까지라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 2단계 띄어쓰기 문제​

 

- 문제: 학교유명인사인그가나타나면시도때도없이양볼이발그레해지는탓에저멀리서엿볼수밖에없다.

 

- 유의해야 할 표기들: 유명인사, 시도때도없이, 양볼, 저멀리서

 

- 정답: 학교 유명 인사인 그가 나타나면 시도 때도 없이 양 볼이 발그레해지는 탓에 저 멀리서 엿볼 수밖에 없다.

 

이번엔 출제 유형이 특이했다. 고난도 함정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 모두 복합어와 비복합어 판별 문제인데, 정답은 모두 다 비복합어.

 

설명은 도입부에서 했기에, 생략한다.

 

□ 3단계 심화 어휘력 문제​ : ‘표정(表旌)하다’의 뜻풀이와 무관한 말 찾기

 

이에 관해서는 위에서 상세히 다뤘으므로 설명을 생략한다. 3단계 심화어 문제의 정체(?)가 드러난 것은 올 들어 이번이 세 번째다. 3월의 ‘엄부럭’, 7월의 ‘고약하다’에 이어. 모두 도전자들이 실족한 것들이기도 하다.

 

***

달인 도전 문제의 출제 수준이 별 반 개쯤 높아졌다. 깊이, 원리/원칙의 이해 과정을 빠뜨리지 않고 자신만의 우리말 물리를 깨치는 이는 설사 공부하지 않은 말이라 할지라도 정답을 고를 수 있는 그런 문제들이 나왔다. 이런 출제 경향이 이어져야겠지만, 또 다른 출제 팀이 있으므로 모를 일이다.

 

이번 달인과 같이 깊이 제대로 공부한 이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문제 난도가 낮아졌음에도 달인 도전자 중 상당수는 그동안 1단계 맞춤법 문제에서조차 실족하는 일들도 잦았다. 그건 달인 도전자로서는 명백히 공부량 부족이다. 문제적 낱말 몇 개만을 다룬 얄팍한 맞춤법 책자로 공부한 탓도 크다. 이번 도전자의 경우와 무척 대조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1단계 맞춤법 문제에서조차 찍기로 넘어서서는 곤란하다.

 

달인 도전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스스로 실력 점검을 해보면서 띄어쓰기 문제에서 한두 문제 정도 이내로만 추가 공부를 필요로 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달인 도전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자신의 공부 자료와 공부 방식의 점검을 해보시기 바란다. 자신의 방식만 고집해서는 맨날 그 자리가 된다. 고난도 낱말을 포함한 탄탄한 어휘력 갖추기는 말할 필요가 없는, 달인 등극에의 필수 받침대.

 

하루바삐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어 달인 탄생 때, 어제 진행자가 말한 것처럼 진행자가 달인을 안아줄 수도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끝]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0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19년 후반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네 번째의 개정판(751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한 권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모두를 익힐 수 있다.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3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이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20년이 넘는다.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초판을 그냥 늘려서 찍어 낸 중쇄판이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