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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825회] 문제 심층 해설-4살짜리의 엄마 지은희(50) 우승 : 멀다랗게(x)/머다랗게(o), 저번주(x)/지난주(o)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20. 9. 1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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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가 바뀐 이후, 글쓰기가 엄청 불편하다. 대표적인 개악. 무엇보다도 복사 전재 때 예전 형태가 다 날아간다. 폰트 변경, 밑줄, 볼드체 처리... 등등. 심지어 칼러링조차도 까만색 일변도. 어휴... 이곳 전재용으로 따로 작성하지 않는다. 보기에 편한 원문은 이곳에 있다. 이번 회에서는 옮기면서 내 책자에서 전재되는 부분의 컬러링만 손질했다 : blog.naver.com/jonychoi/222089757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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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5회(2020.9.14.) 우리말 겨루기 문제 심층 해설

-4살짜리의 엄마 지은희(50) 우승 : 멀다랗게(x)/머다랗게(o), 저번주(x)/지난주(o)

 

♣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손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현자섭(60): ‘우리 이장님’(당진시 합덕읍). ‘아기 공주!’(남편의 애칭). 잊지 못할 오빠의 국어사전 선물(고1 때)이 우리말 공부를 이끎. ‘20년 7월 예심 합격자. 결과: 2인 대결 진출

 

조인식(55): 취업 준비생. 조카의 응원 화면. 모친이 교통사고로 입원 중(고관절 부상). ‘20년 5월 예심 합격자. 결과: 4위

 

지은희(50): 주부. 4살짜리 아들을 둔 대견하신 ‘엄마’. ‘엄마에게 할머니라 하면 상처 받을 수도 있어요!’ 아들에게 장난감 선물 사주려고 출연. ‘20년 1월 예심 합격자. 결과: 우승! ⇒달인 도전 1단계에서 실족.

 

이계제( ): 회사원. 초교 동창생과 결혼. ’카메라 울렁증’이 심함. ‘20년 7월 예심 합격자. 결과: 3위

<사진> 우승자 지은희 님은 위에서 두 번째

 

□ 출연자 속사화

 

-획득 점수 : 자물쇠 문제 직전까지. 950/550/800/650점(출연 번호순).

2인 대결 결과 : 1350/1400점 (현자섭 대 지은희).

 

- 달인 등극 성공의 요인 분석

 

지난주 아주 오래 기다리던 57대 달인이 탄생했다. 지난주의 게재물을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진지하고 성실하게 공부해 오신 분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그 대열에 참여하실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공부는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이 말은 내가 이곳에서 여러 번 언급했던 말이다. 원조(?)는 고등고시 사법과(사법고시의 전신)에 합격하여 법조계 대신 경찰을 택하여 나이 40에 서울 시경국장(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지내고 치안본부장(현 경찰청장)에까지 올랐던 채원식(1926~사망) 님이다.

 

1960년대에는 고등고시 합격 수기 책자가 고시생들에게는 또 하나의 필독서였는데, 그 책자에서 그 말을 대하고서는 내가 밑줄을 여러 번 그었다. 지금도 또렷이 기억할 정도인 것은 그 뒤로 나의 모든 공부에서도 그 단순하면서도 가장 효율적인 방식을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다른 게시판에 따로 적은 <우리말 겨루기> 달인에 오르기 위한 공부 방법에서도 누차 강조한 것은 ‘확실하게 아는 것을 빼고는 죄다 모르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042657833]

 

그처럼 ‘모르는 것들’을 사전, 맞춤법 책자, 노트에서 추리고 추려서 그걸 최소화하는 게 공부다. 그러니 최대한 그런 작업 횟수를 반복해야 하는 건 필수다. 빠뜨리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 과정에서 신경 써야 할 게 있다. 표제어의 뜻을 대충 아는데 그 뜻풀이를 보면 자신이 알고(추정하고) 있던 것과는 달리 의외의 낱말(어절)이 쓰인 것들이 있다. 다소 낯선 그 낱말들, 바로 그것이 확실하게 모르는 것, 즉 공부해야 할 대상이다. 그 공부가 아주 중요하다. 그 말들을 사용해서 뜻풀이를 했을 때 표제어가 금방 떠오르지 않는 것은 그 공부를 소홀히 해서다. 그런 낯선(덜 익숙한) 뜻풀이 부분을 밑줄 처리해 두고 확실히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공부할 때마다 밑줄을 그으면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그래서 형광펜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위 글에 적었다. 공부 횟수가 되풀이될 때마다 다른 색을 사용하는 것이 그래서 도움이 된다. 처음부터 짙은 색을 쓰지 않아야 좋다는 것도 그 때문이고.

 

이번 달인이 일반 문제 풀이나 달인 도전에서 잘 모르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그걸 보면서 혹자는 이번 달인이 운수에 의존해서, 찍어서 정답을 고른 것으로 오산할지도 모르겠다. 천만에, 아니다. 거기서 그의 공부법이 바로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건 모르는 것’이라는 단출한 이분법 방식으로 했음이 읽혔다. 2인 대결에서 5문제 전부를 망설임 없이 정답 행진으로 이어가고, 일반 문제에서도 단 한 번의 오답[‘편달(鞭撻)’]을 답한 뒤 이내 정답인 ‘경종(警鐘)’을 꺼내어 실수를 만회하는 것 등은 그러한 확실한 이분법 방식에 의해 공부를 한 사람에게서만 볼 수 있는 일이었다. 뒤에서도 다시 언급하겠지만.

 

⊙ 공부는 혼자서 해내야 하는, 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 한길로 오래 공부해 가는 사람들은 외롭기 마련이다. 그래서 동류와의 교류를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시간 낭비로 귀결된다. 사람들이 그 좁은 고시원 등에 자신을 가둬서 세상과의 접촉/교류를 차단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예전에는 절간에 가면 어느 곳에고 한두 사람의 고시생이 있곤 했다. 심산유곡에 자신을 유폐시키고 조금이라도 더 공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공부할 시간에 쪼들리는, 공부 시간과 환경의 확보에 목마른 사람의 몰입도와 집중력이 가장 높다!

 

스터디 그룹 등에의 참여와 같은 교류가 짧게는 도움이 될 때도 있다. 그것은 기본 원리가 잘 납득되지 않거나, 접근 방식에 따른 서로 다른 결론 유출 가능성 등이 있을 수 있는 그런 분야에서다. 그럼에도 그 참여는 필요가 충족되면 중단돼야 하고, 거기에 맛을 들이면 주객이 전도된다.

 

이 우리말 공부는 전혀 그런 분야가 아니다. 오직 공부 자료에만 집중하면 전혀 헷갈릴 일이 없는, 단지 자신의 공부량과 집중력의 순도(純度)로만 승패가 갈리는, 지극히 단순한 분야다. 일례로 지금까지 달인에 오른 사람 중 ‘홀로 공부’가 아닌, 어울림 방식으로 공부하여 뜻을 이룬 이는 단 한 사람도 없다. 달인에 오른 뒤에야 동류를 찾아 뒤늦게 합류한 사람은 있어도.

 

달인이 공부한 방식을 내가 다는 모른다. 겨우 조금만 안다. 뚜껑만 열어 보였기에, 그 안을 다 들여다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결과를 보고 나도 크게 놀랐다. 그럼에도 나는 자신 있게 그의 공부법을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소제목을 위에 적은 것으로 삼았다. 공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알아가는 재미로 공부 세포를 즐겁게 자극하는 일이다. 남이 전혀 해줄 수 없는.

⊙ 공부의 출발은 원리/원칙의 확실한 이해이고, 끝은 자신만의 물리(物理) 터득이다

 

이번 달인 도전에서의 심화어 문제에 등장한 ‘표정(表旌)하다’는 ‘충신/효자/열녀를 표창하여 정문(旌門)을 세우다’를 뜻하는 한자어다. 근대 역사소설에서나 볼 수 있는 고색창연한 한자어. 물론 도전자의 공부 자료에도 없던 말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충신/효자/효부/열녀/표창’ 중 표정(表旌)하다’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정답 ‘효부’를 자신 있게 답했다. 물론 생각 시간을 거쳐서.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공부하지도 않은 낱말 앞에서.

 

그는 ‘충신/효자/효부/열녀/표창’을 대하고서 이 말들이 사용되던 시대적 정황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마땅히 표창 대상에 들어갈 이들이 누구여야 할지를 생각했다. ‘충신/효자/열녀’는 당대에 받들리던 이들이었다. 하지만 ‘효부’는?

 

요즘에야 시부모를 극진히 섬기는 며느리들이 줄거나 눈에 띄지 않는 희한한 세상이 되어 효부상까지 있지만, 가부장 시대에서의 효부는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즉, 대부분의 며느리들은 기본적으로 효부였기에 따로 표창하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정문을 세울 정도의 ‘표정(表旌)’ 대상에 들지 않은 것인데, 도전자는 그 짧은 시간에도 ‘충신/효자/효부/열녀’ 앞에서 그 시대의 정황을 떠올려 부적격자를 짚어내는 놀라운 순발력을 보였다.

 

그것이 공부를 할 때 원리/원칙을 떠올려 이해력을 높인 뒤 그 자신만의 논리적 정리를 거쳐 자력으로 물리(物理. 모든 사물의 이치)를 터득해 가는 공부법을 몸에 익힌 사람의 힘이다. 요행수에 의존하여 찍기로 성공한 경우가 결코 아니다. 그런 공부가 진짜 공부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혼자서, 요리조리 공부 대상을 뜯어보며, 깊이 재미있게 공부해야 한다.

 

달인이 다른 출연자들과는 다르게 거의 완벽한 공부 태도를 취했다는 걸 드러내는 대목은 또 있었다. 거의 대부분이 부사 ‘제풀로’를 답하기 쉬운 문제에서 ‘제풀’라는 정답을 말했는데, 그것은 설명 문례의 최후 말미가 ‘~ 영향’로 끝난 것을 놓치지 않는 논리 회로의 작동 덕분이었다. ‘제풀로’가 답이 되려면 ‘~ 영향으로’가 돼야 한다는 걸, 그 순간에도 달인은 놓치지 않았다. 보조용언 문제에서 그만이 얼른, 그것도 확신을 갖고, 정답 ‘못하다’를 답하는 대목 또한 그랬다.

 

무엇보다도, 달인의 원리/원칙에 대한 철저하고도 바른 이해 태도가 아주 크게 빛을 발한 것은 띄어쓰기에서였다.

 

그가 처음에 대강 빨리(시간 절약을 위해) 답한 띄어쓰기는 이랬다: 학교 유명인사인 그가 나타나면 시도때도없이 양볼이 발그레해지는 탓에 저멀리서 엿볼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되돌아볼 시간에 그가 고쳐 답한 것은 이랬다. 위에서 필자가 밑줄 그은 부분들이 다음과 같이 모두 정답으로 바뀌었다: 학교 유명 인사인 그가 나타나면 시도 때도 없이 양 볼이 발그레해지는 탓에 저 멀리서 엿볼 수밖에 없다.

 

그가 뭘 어떻게 했는지 훤히 보였다. 바로 복합어 판별에서의 기본적인 원칙, 내가 이곳에서 수도 없이 말해 왔던, 가장 초보적인 복합어 판별 원리를 적용한 것이었다. 곧, 글자 그대로의 뜻일 때는 굳이 한 계급 높은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지 않는다는 그것.

 

그가 ‘유명 인사’나 ‘양 볼’, ‘저 멀리서’ 등을 공부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의 공부 자료가 훤히 읽히므로. 그럼에도 그는 정답 행진을 했다. 왜냐 이 말들은, ‘시도 때도 없이’와 더불어, 글자 그대로의 뜻밖에 없는 말들이므로.

 

이번 띄어쓰기 문제는 지금까지의 수준들에 비해서는 난도가 별 반 개 이상 상향 조정된 것들이었다. 예전 난도 수준으로 돌아간 셈. 그럼에도 띄어쓰기가 가장 자신 없다던 그가 4개 씩이나 배치한 함정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복합어의 기본 요건(원리/원칙) 공부를 철저히 익혀둔 덕분이었다. 무디지만 튼튼한 조선낫이 보기엔 날렵한 왜낫이 해내지 못하는 통나무 자르기를 해낸다.

 

-점수가 공부량이다

 

점수가 공부량이다. 늘 말하듯 자물쇠 문제 직전까지의 점수가 1000점 아래이거나 그 근방일 때는 우승자가 나와도 달인 등극의 가능성은 전무(全無)에 가깝고, 대부분 1단계 맞춤법을 통과하기도 어렵거나 통과한다 해도 행운일 뿐이라는 걸, 이젠 시청자들도 너끈히 짐작들 하신다. 1000점 아래의 경우는 대부분 국어사전 1회독도 마치지 못한 경우들이다. (2500쪽 안팎의 중대형 국어사전의 경우, 어떤 경우든 최장 3달 정도를 투자하면 초회독을 해낼 수 있다.)

 

이번 우승자 반열에 오르신 지은희 님은 기본적인 공부량은 채우셨는데, 갈무리와 반복 학습 부분에서 미진해 보였다. 불확실한 암기 상태에서 출연하신 듯하다. 달인 도전 단계에서 머릿속이 하얘졌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머릿속이 뒤엉키면 누구라도 겪는 일이다. 그럼에도, 달인 도전 수준의 공부량을 채우지 못하신 건 분명하다. 2인 대결에 오른 자섭 님의 경우는 공부 자료에도 문제가 있어 보였다.

 

- 공부법

 

훌륭한 공부법, 달인에 오르기 위한 일반적인 공부법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여러 번 언급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05063552

 

 

이 공부법대로 잡생각 없이 몰두할 경우, 처음 시작하는 이들도 직장인은 짧게 2년, 길게 3년 정도이고, 하루 8시간 이상 투자할 수 있는 분들은 1년 정도면 달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아는 달인들과의 개인적인 접촉에서 나온 평균적인 수치다. 또 이 공부법을 행한 달인은 왕중왕 무대에 출연했을 때 띄어쓰기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라고도 했다. 이 나라의 작가들까지도 가장 어려워하고, 심지어 한글 전용을 부르짖는 일부 한글학자까지도 실수투성이인 게 띄어쓰기인데, 공부하기에 따라서는 그런 말을 공언하게도 된다. [한글학자들의 실수 사례: https://blog.naver.com/jonychoi/221202970032]

 

 

좋은 공부법을 따라 하는 일 역시 공부 잘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으뜸 방법일 수도 있다. 끝까지 자신의 좁은 방식을 고집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고, 최소한으로도 미련한 일이다. 다른 일도 그렇지만, 공부도 구석구석 바지런해야 잘하게 된다. 만년 2등의 공통점 중에는 성실한 바보들이란 점도 빠지지 않는다.

 

오래 공부하고도 달인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일수록 자신의 공부 방법에 대해 구석구석 돌아보기를 거쳐 철저한 덜어내기와 벗어나기, 새 길 찾기가 필요하다. 정신/시간/체력 낭비적인 요소들이 너무 너무 많은 경우들을 본다. 자기 자신을 고집하는 그 무겁고 어두운 고집의 껍데기를 벗어 내던지고 신천지로 가볍고 맑게 폴짝폴짝 뛰어나가야 한다.

 

요즘 장기 도전자들의 예심 합격이 늘어간다. 참가자들이 사전 한 권조차도 훑지 않은 채 나서는 일에 대한 실력 제고 필요성 탓도 작용한 듯하다. 그럼에도 1회 패배 후에는 자그마치 2년을 기다려야 한다.

 

- 버저 빨리 누르기 경쟁과 빨리 누르기 연습은 다르다

 

어제 출연자들 간에 누름단추 빨리 누르기 경쟁이 치열했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방송에서는 경쟁 장면 전에 그 치열함을 예고 자막으로 띄우기도 했다. 이 방송의 초유의 일!). 출연자들 모두가 감점 사태를 맞이했고, 점수의 오르내림이 심했다. 그 결과 1위 점수로 2인 대결에 오른 이가 탈락도 했다.

 

이곳에서 수도 없이 한 말이다. 무대에 올라서는 답을 알 때만 버저를 눌러도 충분히 2인 대결에는 진출할 수 있다고. 감점에 발목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고, 그런 결과는 이곳에서 수도 없이 그 실물 현장을 지켜봤다.

 

지난번 달인이 마우스를 이용하여 버저 누르기를 연습했다고 했다. 그런 연습은 필요하다. 반드시 해둬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반응 시간 단축을 위한 것이지, 빨리 누르기 경쟁에 뛰어들기 위함이 아니다. 경쟁에 뛰어드는 순간, 머릿속은 불필요한 스트레스로 채워지기 때문이고, 그건 곧장 뇌의 백지장 상태나 감점 사태로 이어진다는 걸 이젠 모두 다 잘 안다.

 

-옥에 티

 

1) 고유어/한자어 힌트 무시하는 일: 아주 자주 되풀이되는 기본적인 실수들. 버저 빨리 누르기에 골몰해 있을 때 더 흔히 일어난다. 한자어라고 미리 일러줬음에도, 고유어 표기를 적거나 답하는 일이 종종 있다. 소중한 귀띔을 무시하면 감점으로 이어질 뿐이다.

 

2) ‘건강하세요; 화이팅’: 우리말 형용사는 명령형/청유형이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건강하세요’는 잘못이다. ‘건강하게 보내세요/지내세요’ 등으로 해야 한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들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 중의 기본이 돼야 한다. 일상 언어생활에서도. 어제 출연자 중 한 사람이 모친에게 ‘건강하세요’란 말을 했다. 우리말 공부를 하는 기본 목적은 자신의 언어생활을 돌아보기 위함도 있다. 배워서 익힌 건 실천해야 한다.

 

같은 출연자의 응원 영상에 ‘화이팅!’ 소리가 나왔다. 요즘 응원 영상 대부분에 아주 흔하게 등장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이들이 모이면, 제작진이 미리 주의시키는 게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화이팅 대신에 아자나 아자아자를 쓰세요’이다. 응원 영상은 대부분 출연자의 직.간접적인 간여하에 찍는다. 만약 그런 말을 쓰거든, 그걸 ‘아자’나 ‘아자아자’로 바꿔서 하도록 귀띔이라도 해줘야 한다. 그게 바르다. 그리고 이 말은 발음을 할 때도 ‘화이팅’이 아니다. ‘파이팅’만 표준국어대사전에 외래어 감탄사로 올라가 있다. 보통명사는 분명 아니다. 그래서 ‘파이팅 있게 싸워라’ 따위는 당연히 어법을 벗어난 말이 된다. 이처럼 흔히 잘못 쓰는 외래어들을 졸저 <열공 우리말>에서 한 章을 할애하여 다뤘다.

 

-‘플랭카드’: 출연자 중 한 사람이 한 말이다. 이것은 ‘생텍쥐베리/스프/쇼파...’ 등과 더불어 백만 명 중 999,990명이 틀리게 쓰는 말 중의 하나다. 각각 ‘플래카드/생텍쥐페리/수프/소파’라 해야 한다. 이 말들은 각각 'placard/-pery/soup/sofa'가 그 원어들인데, ‘placard' 어디에도 ’-랭‘이라는 표기는 들어 있지 않다. 원어만 떠올려 봐도 실수들은 안 할 텐데 그 간단한 작업들을 안 한다. 귀찮아한다. 그럴 바에야 쓰질 말아야 한다. 사실 외래어를 오남용하는 이들의 공통점은 외국어 콤플렉스가 있다는 점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가방끈이 짧은 사람들일수록 잘못된 외래어를 남용한다. 있어 보이려고 쓰지만, 되레 무식을 드러내는 일이 되고 만다.

 

-수정합니다

 

어제 출제된 말 중 명사 ‘시건방’이 있었다. 내 사전이 출간될 즈음에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들어 있지 않던 말로, 슬그머니 끼워진 말. (그런 게 한두 개가 아니라는 게 문제다. 예전에 달인 문제로 나왔던 ‘갖은양념’도 그중 하나. 두고두고 그분에게 미안해하고 있다.)

 

내 사전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수정한다.

 

수정 전:

 

시건드러지다[형] 시큰둥하게 건드러지다.

시건방지다[형] 시큰둥하게 건방지다. ¶시건방진 태도; 시건방지게 굴었다. ☞[주의] 명사 ‘시건방’은 없는 말이며, ‘건방’만 있음. 즉, ‘시건방을 떨다’는 잘못! ‘건방을 떨다’가 맞음.

 

수정 후:

 

시건드러지다[형] 시큰둥하게 건드러지다.

시건방[명] 지나치게 젠체하여 주제넘은 태도.

시건방지다[형] 시큰둥하게 건방지다. ¶시건방진 태도; 시건방지게 굴었다.

 

□ 일반 맞춤법 문제

 

뒷짐/뒷편/뒷일/뒷말’ 중 잘못된 표기를 바르게 적는, 지극히 기본적인 수준의 문제였다. 사이시옷을 받칠 수 없는 경우를 공부한 이라면 여반장인 문제.

 

사이시옷 문제는 이곳에서 심심할 만하면 나온다. 그만치 자주 이곳 문제 풀이에서 다뤘던 분야이기도 하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 맞춤법>의 사이시옷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항목에서 상세히 다뤘는데, 분량 관계로 이번 문제와 직결되는 부분만 전재한다.

 

◈[중요]♣사이시옷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예제] 머릿말을 뭐라 적어야 할까?: 머리말의 잘못.

머릿글자를 이니셜이라고도 하지: 머리글자의 잘못.

편짓글에서는 존대말 사용이 기본이야: 편지글존댓말의 잘못.

예삿말과 예삿소리에서 사이시옷을 쓰는 이들: 예사말예사소리의 잘못.

등․하교길에서는 특히 차를 조심해야 해: 등․하굣길의 잘못.

부조 삼아 하는 일은 부조일부좃일(扶助-)의 잘못.

도맷금으로 몰아서 죄인 취급: 도매금(都賣金)의 잘못. 한자어

만두국 한 그릇이면 돼: 만둣국의 잘못.

햇님이 방긋 웃는 이른 아침에: 해님의 잘못.

나랏님 수랏상에도 올랐던 음식: 나라님수라상의 잘못.

[원칙] ①[중략] ⑤뒷소리가 이미 격음/경음인 경우에는 사이시옷을 받치지 못함. <예> 뒷이(x)/뒤풀이(o); 뒷(x)/뒤쪽(o); 헛(x)/허탕(o)

 

□ 출연 대기 상황

 

2017년 합격자들에겐 더 이상 출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지 오래되었고(출연 포기자 25명), 2018년 합격자들도 그리되고 있는 듯해서(50명) 얼마 전부터 내 블로그 게시판의 내용을 2019년 이후 합격자들만으로 또 쪼갰다.

 

이번 출연자들은 모두 올해 합격자들. 합격자/출연자 현황 중 상세 내역은 다음 게시판 주소 참조: https://blog.naver.com/jonychoi/221869780927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출제된 말들을 유형별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밑줄 그은 것들은 처음 출제된 말들로, 상당수가 새로운 것들이다. 기출문제에만 매달리면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기출문제만 8번을 보았다는 ‘퀴대 영웅’ 출신이 3등을 했다.)

 

그렇다고 기출문제를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출제 경향과 수준을 알게 해주는 기출 낱말들 공부는 기본이다. 다만 그 공부에만 매달린 뒤, 자만하지 말라는 뜻. 겨우 첫걸음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

 

-명사. 보통 난도: 눌은밥, 가정주부, 책가방, 뜀박질, 한창때, 요약정리, 신선미, 논박(論駁), 시건방, 얼결, 바람결, 재주, 적격(適格), 뒤끝, 발돋움, 비교적

-중상급 이상의 심층어: 군손질, 쌈박하다, 샘바리, 혈한(血汗)

-비유어: 물신선, 태산, 혈한(血汗), 박빙(薄氷)

-용언: 배부르다, 내뱉다, 쌈박하다, 북돋우다

-관용구/속담: 눈은 마음의 거울, 걸음을 떼다

-쓰기 문제 : 태산, 북돋우다

-맞춤법 문제: 뒷짐/뒷편(x)/뒷일/뒷말

-복합어 문제: 0주머니: 공/면/불/쇠/흙 ⇐흙주머니, 00창/00짝/00주머니 ⇐신발

-시청자 문제: 샘바리/샘발이(x)

 

이번에 4문제가 나온 비유어는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모아 두었다. 게시판 이름 <우리말 공부 사랑방> 중 <비유어 모음> 항목. 사람을 뜻하는 비유어 외에는 음절수 기준으로 나누어 실어 두었으니, 짬짬이 훑어 두시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예] 출제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인 3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일부 부사들의 바른 표기[표준어]와 뜻 구별 문제도 은근히 까다롭다. 신경 써서 챙겨둬야 할 대목. 내 사전 부록에 【부록2】 주목해도 좋은, 살려쓸 만한 멋진 부사들이란 제목으로 부사들을 따로 모아 두었다. 본래 이 사전의 으뜸 목적은 작가용이어서 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부사 부분을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짬 나는 대로 훑어들 두시길!

 

○ 돌아볼 말들 : 해당 낱말과 관련어 설명을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뜻풀이 부분에서의 주기(朱記) 부분은 편집/추가분.

 

뜻풀이에서도 이번에 출제된 낱말에만 한정하지 말고 관련어들에 대해서도 꼭 훑어두시기 바란다.

 

[이 글을 처음 대하시는 분들에게 : 내 사전이나 이곳 문제 풀이에서 표제어 뒤에 (•) 표가 붙은 것들은 기출 낱말을 뜻하는 표지이다. ‘아하 이 정도의 말들이 출제되었구나(출제되는구나)’ 하고, 보시면 된다. 시중에 달랑 한 종류가 나도는 기출 문제집은 아주 오래 전, 초기에 출제된 것들만 담겨 있다. 요즘 내용들과는 엄청 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주요 낱말 되돌아보기]

 

<고급어>

 

누룽지•[명] ①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 ②‘눌은밥’의 잘못.

눌은밥[명]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 ¶누룽지에 물을 붓고 푹 끓인 눌은밥.

물눌은밥[명]숭늉 속에 들어 있는 눌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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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간•[才幹]≒국력[局力][명] ①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재주/솜씨. ②어떠한 수단/방도. [유]솜씨/수단/손

재주[명] ①무엇을 잘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슬기. ②어떤 일에 대처하는 방도/꾀.

간능[幹能][명] ①일을 잘하는 재간/능력. ②재간 있게 능청스러움.

수완•[手腕][명] ①일을 꾸미거나 치러 나가는 재간. ②≒손회목(손목의 잘록하게 들어간 부분).

수완가•[手腕家][명] 일을 꾸미거나 치러 나가는 재간이 있는 사람.

잡힐손•[명] 무슨 일에든지 쓸모가 있는 재간.

재간둥이[才幹-][명] 여러 가지 재간을 지닌 사람을 귀엽게 이르는 말.

재간꾼[才幹-][명] 여러 가지의 재간을 지닌 사람.

일재간[-才幹]{일ː간}[명] 일을 해 나가는 재주/솜씨.

다리재간[-才幹][명] 씨름에서, 다리를 이용하는 기술.

발재간•[-才幹][명] 발로 부리는 재간.

손재간•[-才幹]{손째간}[명] ≒손재주. 손으로 무엇을 잘 만들어 내거나 다루는 재주.

글재간•[-才幹]{글째간}[명] ≒글재주•. 글을 쉽게 깨우치거나 잘 짓는 재주.

재간덩이[才幹][명] ‘재간둥이’의 잘못. 북한어.

주선성•[周旋性][명] 일이 잘되도록 여러 가지 방법으로 힘쓰는 성질/재간.

고단수•[高段數][명] 수단/술수를 쓰는 재간의 정도가 높은 것. 그런 사람.

단수[段數][명] 수단/술수를 쓰는 재간의 정도.

외손잡이[명] 씨름에서, 기운이 세거나 재간이 많은 사람이 한 손은 뒤로 접어 두고 한 손 만으로 겨루는 일.

능간능수[能幹能手][명] 일을 잘 해치우는 재간과 익숙한 솜씨.

간능스럽다[幹能-][형] 재간 있게 능청스러운 데가 있다. ¶~스레[부]

오밀조밀•[奧密稠密][부] ①솜씨/재간이 매우 정교하고 세밀한 모양. ②마음 씀씀이가 매우 꼼꼼하고 자상한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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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한[血汗][명] ①(비유) 무엇을 이루기 위하여 애쓰는 노력/정성. ②피처럼 불그스레한 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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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손질[명] ①하지 않아도 좋을 쓸데없는 손질. ②쓸데없이 때리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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쌈빡하다>쌈박하다1>삼박하다[동] 눈까풀이 움직이며 눈이 한 번 감겼다 떠지다. 그렇게 눈을 감았다 뜨다.

쌈박쌈박하다1>삼박삼박~1[동] 눈까풀이 움직이며 눈이 잇따라 감겼다 떠졌다 하다. 그렇게 눈을 감았다 뜨다. ¶쌈박쌈박1>삼박삼박1[부]

쌈박하다•2[형] ①물건/어떤 대상이 시원스럽도록 마음에 들다. ②일의 진행/처리 따위가 시원하고 말끔하게 이루어지다.

쌈박쌈박하다2>삼박삼박~2[동] 작고 연한 물건이 잘 드는 칼에 쉽게 자꾸 베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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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남의 처지/물건을 탐내거나, 자기보다 나은 처지에 있는 사람/적수를 미워함. 그런 마음.

샘나다[동] 샘하는 마음이 생기다.

샘내다[동] 샘하는 마음을 먹다. 샘을 부리다. ¶동생은 언제나 형을 샘냈다.

바르다[형] 샘이 심하다.

바리[명] 샘이 많아서 안달하는 사람. ¶여인은 샘바리 샘(泉)이었다. 열등감이 그 뿌리였다.

샘받이•[명] ①≒샘물받이. 샘물을 끌어 대는 논. ②샘물이 나는 논.

생수받이[生水-][명] 땅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는 논.

 

<일반 낱말들>

 

전성기•[全盛期][명] 형세/세력 따위가 한창 왕성한 시기.

전성시대[全盛時代][명] 형세/세력 따위가 한창 왕성한 시대.

한창때•[명] 기운/의욕 따위가 가장 왕성한 때. [유]한물

청춘•[靑春][명]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그런 시절. [유]한창때, 봄, 사춘기

최성기[最盛期][명] 가장 왕성하고 한창인 때.

처녀 한창때는 말똥 굴러 가는 것 보고도 웃는다≒처녀들은 말 방귀만 뀌어도 웃는다 [속]계집애들은 매우 잘 웃는다는 말.

매화도 한철 국화도 한철 [속] ①모든 사물은 저마다 한창때가 있다는 말. ②한창 좋은 시절도 그때가 지나고 나면 그뿐이라는 말.

하지 지낸 뜸부기 [속] 힘이 왕성한 한창때가 지나 버린 사람의 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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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명] ①일의 맨 나중이나 끝. ②어떤 일이 있은 바로 뒤. ③좋지 않은 감정이 있은 다음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감정.

마무리[명] ①일의 끝맺음. ②논설문과 같은 글의 끝맺는 부분. ¶끝마무리

갈무리[명] ①물건 따위를 잘 정리하거나 간수함. ②일을 처리하여 마무리함. ③<컴>통신상에 보이는 자료들 가운데 필요한 내용을 파일 형태로 저장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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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격[適格][명] 어떤 일에 자격이 알맞음.

제격[-格][명] 그 지닌 바의 정도/신분에 알맞은 격식.

적합[適合][명] 일/조건 따위에 꼭 알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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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돋움•[명] ①≒종부돋움. 키를 돋우려고 발밑을 괴고 서거나 발끝만 디디고 섬. ②≒돋움. 키를 돋우려고 발밑에 괴는 물건. ③어떤 지향(志向)하는 상태/위치 따위로 나아감.

발돋움질•[명] ①키를 돋우려고 발밑을 괴고 서거나 발끝만 디디고 서는 일. ②어떤 지향(志向)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일.

발판•[-板][명] ①어떤 곳을 오르내리거나 건너다닐 때 발을 디디기 위하여 설치해 놓은 장치. ②키를 돋우기 위해 발밑에 받쳐 놓고 그 위에 올라서는 물건. ③(비유)다른 곳으로 진출하기 위하여 이용하는 수단. ④악기/기계 따위에서 발을 얹고 밟아서 그것을 작동하게 하거나 작동을 도울 수 있게 되어 있는 부분. ⑤<建>≒비계발판(비계장선에 가로놓는 널빤지). ⑥<運>체조ㆍ육상ㆍ수영ㆍ다이빙 따위의 경기에서, 뛰는 힘을 돕기 위하여 쓰는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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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眼)’과 관련된 관용구 및 속담

눈(이) 돌아가다 [관] ①놀라거나 격분하여 사리 분별을 못하다. ②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모으다.

눈(이) 벌겋다 [관] 자기 잇속만 찾는 데에 몹시 열중하다.

눈(이) 삐다 [관] 뻔한 것을 잘못 보고 있을 때 비난조로 이르는 말.

눈(이) 시다 [관] 하는 짓이 거슬려 보기에 아니꼽다.

눈과 귀가 쏠리다• [관] 마음이 끌리어 열심히 듣거나 보다.

눈에 거칠다 [관] 보기가 싫어 눈에 들지 아니하다.

눈에 가 서다 [관] 성난 눈매로 보다.

눈에 를 세우다 [관] 성난 눈매로 노려보다.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관] 사리 분별을 못하다.

눈에 불을 켜다[달다] [관] ①몹시 욕심을 내거나 관심을 기울이다. ②화가 나서 눈을 부릅뜨다.

눈에서 딱정벌레가 왔다 갔다 하다 [관] 어지러워서 갑자기 정신이 혼미해질 때 눈이 아찔아찔함의 비유.

눈에서 벗어나다 [관] 감시나 구속에서 자유롭게 되다.

눈에서 이 나다 [관] 몹시 억울하거나 질투가 날 때 이르는 말.

눈에 풀칠하다 [관] 감은 눈으로 보듯 사물을 잘못 본다는 말.

눈에 헛거미가 잡히다 [관] ①굶어서 기운이 빠져 눈앞이 아물거리다. ②욕심에 눈이 어두워 사물을 바로 보지 못하다.

눈 밖에 나다≒눈에 나다 [관] 신임을 잃고 미움을 받게 되다.

눈을 거치다• [관] 글 따위를 검토하거나 분별하다.

눈을 틔워 주다 [관] ①글자를 가르쳐 알게 하다. ②진리/현실을 깨닫도록 일깨워 주다.

눈이 가매지게[가매지도록] [관] 몹시 기다리는 모양의 비유.

눈이 무디다• [관] 사물을 보고 깨닫는 힘이 약하다.

눈이 산 밖에 비어지다 [관] 지나치게 흥분하고 격노하여 이성을 잃을 지경에 이르다.

눈이 여리다 [관] 감정이 모질지 못하여 눈물을 잘 보이다.

눈이 트이다 [관] 사물/현상을 판단할 줄 알게 되다.

눈이 화등잔[火燈盞) 같다 [관] ①눈이 동그랗게 큰 것의 비유. ②놀라거나 두려워 눈이 커지다.

눈코 사이 [관] 썩 가까운 거리.

눈표(가) 나다 [관] 눈에 잘 띄다.

[가랑잎으로] 눈 가리고 아웅• [속] ①≒눈 벌리고 어비야 한다. 머리카락 뒤에서 숨바꼭질 한다. 얕은수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말. ②≒귀 막고 아옹 한다. 눈 감고 아웅 한다. 눈 벌리고 아웅. 실제로 보람도 없을 일을 공연히 형식적으로 하는 체하며 부질없는 짓을 함.

눈 감고 따라간다 [속] 아무 생각 없이 맹목적으로 뒤따르는 것의 비유.

눈 감으면 코 베어 먹을 세상[인심]≒눈을 떠도 코 베어 간다. 눈 뜨고 코 베어 갈 세상[인심] [속] 눈을 멀쩡히 뜨고 있어도 코를 베어 갈 만큼 세상 인심이 고약하다는 말.

눈 뜨고 도둑맞는다[봉사질한다] [속] 번번이 알면서도 속거나 손해를 본다는 말.

눈 벌리고[가리고] 아웅≒눈 벌리고 어비야 한다 [속] ①얕은수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말. ②실제로 보람도 없을 일을 공연히 형식적으로 하는 체하며 부질없는 짓을 함.

눈보다 동자가 크다•≒발보다 발가락이 더 크다• [속] ①기본이 되는 것보다 덧붙이는 것이 더 많거나 큰 경우. ②일이 도리와 반대가 되는 경우.

눈 앓는 놈 고춧가루 넣기≒안질에 고춧가루• [속] ①눈병과 고춧가루는 상극이라는 뜻으로, 아주 상극이 되어 나쁜 영향을 끼치는 물건을 이름. ②성한 눈도 견디기 힘든 고춧가루를 앓는 눈에 뿌린다는 뜻으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주 나쁜 결과 를 가져올 대책.

눈앞에서 자랑 말고 뒤에서 꾸짖지 마라 [속] 눈앞에서는 아첨하고 뒤에서는 헐뜯는 간교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말.

눈앞이 환해지다• [관] ①세상 사정을 똑똑히 알게 되다. ②전망/앞길이 뚜렷해지다.

눈 어둡다 하더니 다홍 고추만 잘 딴다 [속] ①눈이 어두워 잘 못 본다고 하면서도 붉게 잘 익은 고추만 골라 가며 잘도 딴다는 뜻으로, 마음이 음흉하고 잇속에 밝은 사람의 비유. ②제 일만 알고 남의 일은 핑계만 대고 도와주지 않는 사람.

눈에 약하려도 없다≒약에 쓰려도 없다 [속] 눈에 약을 하려면 조금만 있어도 되는데 그 정도도 없다는 뜻으로, 어떤 것이 조금도 없음의 비유.

눈에 을 세우다•≒눈에 칼날이 서다 [관] 표독스럽게 눈을 번쩍이고 노려보다.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 [속] 앞이 가리어 사물을 정확하게 보지 못함의 비유.

눈은 마음의 거울≒눈은 그 사람의 마음을 닮는다 [속] 눈만 보아도 그 사람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음의 비유.

눈은 있어도 망울이 없다 [속] ①있기는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서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 ②사물을 바로 분별하거나 꿰뚫어 볼 줄 모름의 비유.

눈은 풍년이나 입은 흉년이다• [속]눈에 보이는 것은 많아도 정작 먹을 것은 없음의 비유.

눈을 떠야 별을 보지•≒하늘을 보아야 별을 따지. 임을 보아야 아이를 낳지. 서울을 가야 과거에 급제하지. 잠을 자야 꿈을 꾸지 [속] 어떤 성과를 거두려면 그에 상당하는 노력과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말. ②무슨 일이 이루어질 기회나 조건이 전혀 없음.

눈이 보배다• [속] 눈썰미가 있어서 한번 본 것은 잊지 않음의 비유.

눈이 아무리 밝아도 제 코는 안 보인다• [속] 제 아무리 똑똑해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것의 비유.

눈이 저울이라 [속] 눈으로 보아 짐작한 것이 저울로 단 것처럼 들어맞는다는 말.

눈 익고 손 설다 [속] (비유)①눈에는 매우 익숙한 일인데도 막상 하려면 제 마음대로 되지 않음. ②무슨 일이나 눈으로 보기에는 쉬운 것 같으나 실제로 하기는 힘듦.

눈 찌를 막대 [속] ①비록 보잘것없는 막대기일지라도 사람의 눈을 찔러 앞을 못 보게 할 수 있는 수단으로는 충분하다는 뜻으로, 아무리 약한 사람이라도 자기를 해치려 드는 사람을 막기에 족한 수단은 가지고 있음의 비유. ②남의 급소를 찔러 해를 끼치려고 하는 고약한 마음의 비유.

눈 큰 황소 발 큰 도둑놈 [속] 눈이 큰 사람, 발이 큰 사람의 놀림조 말.

 

 

3.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평이한 편으로, 모두 어휘력과 관련되는 표준 표기 문제였다. 그중 지새다/지새우다, 머다랗게/멀다랗게는 기출문제라 할 정도로 이곳에서 여러 번 다뤘던 것들이다.

 

도전자의 경우, 공부 자료에도 문제가 있어 보였는데, 이곳의 문제 풀이를 한 번도 대하지 않으신 것도 포함된다.

 

- 저번주(x)/지난주보다 시원하다

 

‘저번주’라는 말은 없다. ‘저번’은 관형사로서 바른 표기는 ‘저번 주’. 내 책자의 관련 부분 전재로 상세 설명을 대신한다. 관련 설명을 찬찬히 읽어 관련 문제들을 익혀 두시기 바란다. 고급 문제로 출제될 수도 있다.

 

◈당신 한 달 전인 저달에 왔다 갔잖아: 지난달[명]의 잘못. 없는 말.

두 달 전, 그러니까 저지난달에 왔다 갔으면서: 지지난달[명]의 잘못.

집세가 저번달부터 밀렸다: 저번 달 (혹은 지난달이나 저지난달)의 잘못.

저저번 달부터 소식이 끊겼다: 저지난달[명]의 잘못. 없는 말.

[설명] ①‘이달/그달’은 한 낱말이지만, ‘저달’은 ‘지난달’의 잘못으로 방언(강원). ②‘저지난달’은 2~3개월 전의 달. ‘지지난달’은 지난 달의 바로 전달. 이와 같이 ‘지난-’은 ‘날이나 달이 지나기는 했는데 정확하게 며칠이나 몇 달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2~3일이나 2~3개월 전 혹은 바로 며칠이나 몇 달 전’을 뜻하고, ‘지난-’은 ‘명확하게 하루나 한 달이 지나고 그 뒤로 또 하루나 한 달이 지난 날/달’을 뜻함. 즉, ‘지지난-’은 ‘지나고 또 지난’을 줄인 것.

저번[這番][명] ≒지난번(말하는 때 이전의 지나간 차례나 때).

저지난달[명] ①이삼 개월 전의 달. ②‘지지난달(지난달의 바로 전달)’의 잘못.

 

우리말에는 ‘지난’이 들어간 한 낱말의 복합어들이 적지 않다. 공부해 두지 않으면 실수하기 쉽다. 내 사전 자료를 전재한다.

 

◇‘지난’이 들어간 복합어들

지난밤, 지난날, 지난주, 지난달, 지난해, 지난봄, 지난여름, 지난가을, 지난겨울, 지난적, 지난적나아가기, 지난적끝남

<뜻풀이>

지난적나아가기[명] ≒과거 진행.

지난적끝남[명] ≒과거 완료

 

- 긴 밤을 지새다(x)/지새우다

 

여러 번 출제되었던 기본적인 표준 표기 문제. 두 말은 의미가 다르다. 이참에 관련어 공부를 한 번 더 해두시길.

 

◈공부하느라 긴 밤을 지샜다지새웠다의 잘못. ←지새다[원]

[참고] 밤 새워 했더니 몹시 피곤하다: 밤새워의 잘못. ←밤새우다[원]

지새다: 밤이 새다. ¶긴 밤이 어느새 지샜구나. ⇐자동사.

지새우다: 고스란히 새우다. ¶긴 밤을 꼬박 지새웠더니 이제 졸린다. ⇐사동사.

새다: 날이 밝아 오다. ¶벌써 날이 샜네. ⇐자동사.

새우다: 한숨도 자지 아니하고 밤을 지내다. ¶온 밤을 새웠지; 밤새워 했어. ⇐사동사. ‘밤새우다’는 한 낱말.

지새다[동] 달빛이 사라지면서 밤이 새다.

새다[동] 날이 밝아 오다.

밤새우다[동] 잠을 자지 않고 밤을 보내다.

 

- 머다랗게/멀다랗게(x) 보이는 풍경

 

기출문제. 내 책자의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다랗다’가 들어간 말 중 주의해야 할 것들 항목으로 들어가 다른 관련어들도 함께 익혀들 두시길.

 

멀다랗게 보이는 산: 머다랗게의 잘못. ←다랗다(o)/다랗다(x)

[유사] 다랗다(x)/다랗다(o), 다랗다(x)/짤다랗다(x)/짤따랗다(o), 다랗다(x)/따랗다(o). ☞‘-다랗다’가 들어간 말 중 주의해야 할 것들 및 ♣겹받침 뒤에서의 음운 표기 원칙 항목 참조.

머다랗다[형] 생각보다 꽤 멀다.

 

***

맞춤법 부문만 보자면 달인 도전 문제의 출제 수준이 도로 내려갔다.

 

깊이 제대로 공부한 이들이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문제 난도가 낮아졌음에도 달인 도전자 중 상당수는 그동안 1단계 맞춤법 문제에서조차 실족하는 일들도 잦다. 그건 달인 도전자로서는 명백히 공부량 부족이다. 문제적 낱말 몇 개만을 다룬 얄팍한 맞춤법 책자로 공부한 탓도 크다. 지난번 달인의 경우와는 무척 대조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1단계 맞춤법 문제에서조차 찍기로 넘어서서는 곤란하다.

 

달인 도전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스스로 실력 점검을 해보면서 띄어쓰기 문제에서 한두 문제 정도 이내로만 추가 공부를 필요로 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달인 도전을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자신의 공부 자료와 공부 방식의 점검을 해보시기 바란다. 자신의 방식만 고집해서는 맨날 그 자리가 된다. 고난도 낱말을 포함한 탄탄한 어휘력 갖추기는 말할 필요가 없는, 달인 등극에의 필수 받침대.

 

하루바삐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어 응원단들의 박수 소리와 환호성도 들리고, 달인 탄생 때 진행자가 달인을 안아줄 수도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예심조차도 집합 사례에 들어 거르고 있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끝]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0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19년 후반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네 번째의 개정판(751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한 권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모두를 익힐 수 있다.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3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이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20년이 넘는다.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초판을 그냥 늘려서 찍어 낸 중쇄판이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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