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손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사진> 우승자 김은경 님이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한 순간... 도전자는 웃음으로 낙망하고, 진행자는 손과 눈으로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 851회 출연자들. 좌로부터 김형중, 윤지연, 박창덕, 김은경 님의 순서
김형중(44):회사원. 주말부부 ⇨‘우리말 겨루기’는 삶의 활력소. 주중에는 공부를 하게 함. 737회 출연. ‘20년 11월 예심 합격자. 결과: 3위(450점).
윤지연(45):드라마 극본 작가 지망생. BTS 팬. 랩 시연. ‘20년 11월 예심 합격자. 결과: 4위(150점)
박창덕(66):회사원. 3연승제 시절 2연승자(554~556회). 683회 우승. 2011년 초회 출연 이후 6회(?) 차 출연. ‘20년 3월 예심 합격자.결과: 2인 대결 진출(600점 ⇨1200점)
김은경(53):회사원. ‘작은 눈 크게 뜨기’ 상 + ‘시종일관 미소’ 상 시상 대상자. 출연자 중 가장 오래 공부해 온 분. 2006년 도전 이후 3회 차 출연. 620회 우승. ‘20년 11월 예심 합격자. 결과: 우승(950점 ⇨1350점)⇒달인 도전 3단계(낱말 뜻 문제)에서 실족.
□ 출연자 속사화
- 획득 점수: 자물쇠 문제 직전까지. 450/150/600/950점(출연 번호순).
2인 대결 결과 : 1200/1350점 (박창덕 대 김은경)
- ‘한가락 하는’ 이들의 면면
이번 851회의 프로그램 예고와 진행자의 첫마디에 함께 등장한 말은 ‘한가락 하는 사람들’이란 표현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도 우리말 겨루기 도전 역사에서는 놀랄 만한 기록들을 갖고 있는 이들이기도 하다. 딱 한 사람, 윤지연 님을 빼고는. 방송에서 소개되지 않은 몇 가지를 언급하면...
형중 님은 창덕 님이 말한 ‘우출모(‘우리말 겨루기에 출연한 이들의 모임’의 약자)’에 10여 년 전에 가입한 회원이기도 하다. 그 모임은 旣 출연자 외에 출연을 꿈꾸는 이들도 회원으로 받아들인다. 세 해 전 737회(2018.7.)에 출연한 적도 있다.
창덕 님은 이번이 도전 6회 차인가가 된다. 2011년 初回 출연 이후, 진행자가 소개했듯, ‘저분 또 나왔네’ 수준으로 자주 화면에 얼굴을 보였다. 3연승제 시절 연속해서 3회(554~) 출연한 것이 횟수 쌓기에 일조했다. 683회의 우승을 포함하여, 3회의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KBS가 외갓집만 같다’는 말을 할 만도 하다.
정말 아쉽게도 달인 등극의 마지막 단계에서 긴장의 끈을 놓친 은경 님. 이번 출연자들 중 도전 기록으로는 최고참이다. 2006년부터 도전했고, 5년 전 620회(2016.5.)에도 출연하여 우승했다. 햇수로는 15년 넘게 손에서 우리말 공부를 놓지 않은, 대단하신 분이다.
- 우리말 겨루기에서 제대로 ‘한가락 하려면’ 공부법을 돌아봐야
이번 출연자 중 공부법과 공부 자료 두 가지에서 가장 낫다고 여겨지는 분은 우승자였다. 형중 님은 공부 자료에서, 창덕 님은 공부법에서 문제적이었다. 특히 장기간 도전하는 이들에게서 보이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엿보였다.
짧게 적자면, 공부 기간이 3년을 넘기고도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이들은 근본적으로 자신의 공부법을 되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一新해야 한다. <우리말 겨루기>와 같은 부분으로 한정해서 말하자면, 규칙적/집중적으로 공부할 경우 1년을 넘기는 건 무리다. 효과가 줄어든다. 뇌과학적으로 그렇다. 2년을 넘기고도 앞이 훤히 트이지 않는다면 반드시 공부법+공부 자료를 돌아보고, 그에 따른 전면적인 改備를 한 뒤에도 여전하다면 우리말 공부를 포기하고 다른 데에 집중하는 게 낫다.
우리말 공부를 위한 ‘스터디 그룹’ 활동은 한마디로 百害無益이다. ‘스터디 그룹’의 원조는 19세기부터 전통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옥스퍼드 대학의 ‘스터디 클럽(study club)’인데, 이때의 study는 공부란 뜻이 아니라 서재(study room)가 주된 의미인데, 그것이 공부를 겸하게도 돼서 미국으로 수출된 후에는 study group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영국식 영어를 어떻게든 비틀어 쓰려는 언어 독립 의식이 강하다! lorry를 truck으로, bonnet을 hood로, ground floor를 first floor로 죄 바꿔 쓰는 식이다. 그런 변화가 심해서, 국적을 달리하는 우주비행사들이 동승도 하는 우주 정거장에서는 거기서 사용되는 언어의 통일된 의미 소통을 위해 언어 정의(definitions)라는 소책자를 필수적으로 익히게 한다. 위기 상황에서 서로 다른 의미로 소통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인데, 영미 언어 간에는 정반대의 의미로 쓰이고 있는 말들도 있다.)
‘스터디 클럽(study club)’으로 원위치! 영국에서의 ‘서재’는 남자 귀족들의 휴게실을 겸했다. 대학 내에 설치된 남성용 서재는 주로 喫煙室이었고, 거기서는 한가로운 잡담들도 많이 오갔다. 그것이 철학적인 논쟁으로 발전하여 서로 다른 의견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게도 되었다. 즉, 착점이 다른 의견들의 토론장이기도 했는데, 그것이 사회 이슈로 번지면 다양한 事例 硏究場이 되기도 했다. 그것이 하버드 법대의 공통 과목인 사례 연구(case stucy)의 공부법에 쓸모가 있자, law school 내에는 여러 개의 스터디 그룹이 결성되었다. 친분, 학업 수준, 태도 등에 따라서 그 그룹 가입 자격이 심사되기도 할 정도로.
요컨대, 스터디 그룹의 최대 쓸모는혼자서는 하기에 벅찬 광범위한 사례 수집과 서로 다른 (독특할 수도 있는) 人文學的 착점/시선을 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터디 클럽이 옥스퍼드에서 유난히 발전하고 케임브리지에서는 상대적으로 그 기능이 약했는데, 그 이유는 케임브리지가 이과 분야에서 더 강했기 때문이다. 노벨상 수상자 숫자에서 케임브리지가 한참 앞서는 것과도 연관된다고 할 수 있겠다.
저 위에서 우리말 공부를 위한 ‘스터디 그룹’ 활동은 한마디로 백해무익이라고 모질게 적었다.우리말 공부야말로 사례 수집도 필요없고, 서로 다른 관점/착점 따위는 되레 방해물이 될 뿐이라서다.우리말 공부는 오직 사전이나 어법 책 등에만 주목하고, 절대로 한눈 팔지 말고 직진해야 하는 정반대의 공부 방식분야다. 오직, 집중 그 한 가지만 필요하다. 나머지는 그야말로 시간낭비다. 거기에 자신만의 기억법 훈련을 함께하면 금상첨화다. 수많은 유사어/연관어들을 자신만의 체계를 만들어 효율적으로 쌓으면 한 단계씩 올라가게 된다.스터디 그룹 활동을 할 시간이면 그 시간에 몇 페이지의 책자/노트를 더 보고, 복습을 되풀이하는 게 달인에 오르는 길이다.
사실모든 공부는 혼자한다. 혼자서 해내야 한다. 司試와 같이 일정량의 사례 연구가 크게 도움이 되는 분야조차도 그걸 자신의 것으로 완전히 소화시키는 것은 자신만의 몫이다.뚜벅뚜벅 외롭게 홀로 걸어가며 자신만의 길을 開墾하는 것, 그것이 모든 공부의 출발이자 근본 뼈대다.
최근 이 사회에 뜨거운 감자가 된 윤석열 전 총장은 몇 개의 기록을 갖고 있다. 초임 검사장이 고검장급이 가던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고, 고검장/차관 등을 거치지 않고 총장이 된 유일한 사례 등은 초특급행 사례인데, 그 반대로 연착/지각 기록도 있다. 그중 하나는 검찰총장 전 이미 그는 오랫동안 ‘검찰 총장’이었다. ‘검찰 내 총각 대장’의 준말인데, 검찰에서 가장 늦은 50대에 총각 딱지를 뗀 기록 보유자다.
또 다른 기록은 지각 임관 기록이다. 서울법대 출신으로 사시 공부에 9년을 투자하여 늦게 임용되는 바람에 동기들과는 최소 5~7년이나 늦었다. 한때 그의 상관이었던 박범계 법무장관[‘63년생]이 그와 사시 합격 동기인데, 박 장관도 두 개의 대학(한밭대/연세대)을 거치며 사연 많게 연수원을 졸업(23기)한 터라 동기들보다는 한참 연상인데, 윤석열(’60년생)은 그보다도 더 연상이어서 박 장관이 연수원 시절에는 윤 총장보고 ‘형’이라 불렀다.
윤석열의 그런 지각 합격의 주범은 스터디 그룹에서의 자원 강사 노릇 때문이었다. 신림동 고시촌에서 ‘윤 강사’로 불릴 정도로 고시생들의 무료 강사 노릇을 즐겼다. 그러는 사이에 세월이 흘렀고... 일반적으로 사시는 7수생들이 막차여서 그 뒤의 8수 이후로는 언급조차 안 하는 것이 불문율인데(7년 도전 후에도 불합격이면 머리가 안 되니 포기하라는 뜻), 윤석열은 大悟覺醒하여 그 뒤 시간들을 자신에게만 투자하여 합격했다. 하지만, 자신의 강의를 듣고 합격한 후배들에게 ‘-님’ 자를 붙여 불러야 하는 거북한 세월이 검사장 특승 때까지 23년간 계속되었다.
우리말 겨루기 공부에서 스터디 그룹 참여는 그저 시간낭비다. 무엇보다도 집중력을 해친다. 일분일초라도 아껴서 보고 또 봐야 할 공부 대신에 다른 곳으로 관심을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위에 상세히 적은 것처럼, 취미 활동의 하나로 참여하면 몰라도 공부 쪽에서는 백해무익이다. 지금까지 배출된 달인 중 스터디 그룹 출신은 단 한 사람도 없다! 다만, 달인 등극 후에야 참여한 이들은 몇 있다. 그런 이들도 몇 번의 기웃거림으로 그쳤거나, 어쩌다 가끔 얼굴을 내미는 정도다.
예상 문제 출제니 뭐니 하는 것 또한 시간낭비의 대표 격이다. 신문지상의 퍼즐 칸 메우기 식 시간 땜질과도 같다.자신이 잘 모르는 것들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더 잘 안다. 그런 것들을 따로 중점적으로 익혀야 하는 것 역시 자신의 힘으로, 조직적으로 체계적으로 해내야 한다. 자신만의 공부 노트가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그때 불명확한 것들이 명확해진다. 아는 것과 모르는 것들이 확연하게 갈리면서.
- 공부 자료의 중요성
이번 우승자는 문제 풀이 도중, 자신이 공부하면서 안 것인데 ‘해뜰 녘; 해질 녘’ 등이 주의해야 할 띄어쓰기라면서 ‘해 뜨다’와 ‘해 지다’가 두 낱말이더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어렵다는 띄어쓰기 문제에서 ‘해 뜰 녘’이 나왔다. 도전자가 쾌재를 불렀을 것은 뻔한 일.
이 말들의 띄어쓰기와 더불어 ‘동틀 녘’에서의 ‘동트다’가 한 낱말이라고까지 상세한 설명한 자료는 우리나라에서 내 책자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밖에 없다. 그것도 ‘주의해야 할 의존명사’라는 항목을 따로 두어 해당 낱말들을 묶어 설명한 것으로도 유일하다. 이에 관련된 내 책자 내용을 보이면 아래와 같은데, 이곳 문제 풀이에서도 3회 이상 다룬 바 있다.
녘? ¶아침 녘;황혼 녘; 해 뜰 녘; 해 질 녘, 단, '동틀 녘' (‘동트다’는 한 단어). ☞[주의] 새벽녘/샐녘/어슬녘/저녁녘/저물녘/동녘/서녘/남녘/북녘? 모두 한 단어
또 띄어쓰기 문제에 나온 ‘꽃 가게/꽃가게’도 같다. 일반적인 경우 100명 중 99명 가량이 ‘꽃가게’를 선택할 터인데, 도전자는 망설임 없이 ‘꽃 가게’를 선택했다. 우리나라 사전이나 맞춤법 책자에서 이 ‘~ 가게’의 띄어쓰기를 종합적으로 다룬 것으로는 내 사전과 띄어쓰기.맞춤법 책자가 유일하다.
올바른 공부 자료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으리라.
- 공부 기간이 2년을 넘겼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
낡아서 비가 새거나 문제가 많은 집, 어설픈 땜질로는 안 된다. 차라리 헐고 다시 세우는 게 나을 때가 많다. 이 프로 도전을 위한 우리말 공부도 그와 똑같다.
기억에는 종류도 많고, 그에 따라 지속 기간도 여러 가지다. 불도장(火印) 기억은 평생 가지만, 주마등 식 학습 기억은 수 초 가기도 힘들다. 그렇다고 모든 기억에 불도장을 찍을 수도 없고, 찍히지도 않는다. 할당된 용량 문제와 뇌과학 작동 체계가 아주 복잡한 데다 개인차도 작용해서다. 상세히 적으면 책 한 권으로도 모자란다.
압축하자면, 도전용 우리말 공부 기억의 유효 기간은 길어야 2년이다. 1년 정도가 최장인 사람도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도전하는 이는 2년, 일반인은 1년 내에 결실을 보는 걸 목표로 삼으면 족하다. 그래야만 신선도가 높은 연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낡은 기억들은 순발력으로 압박될 때 머리를 뒤엉키게 만든다. 뇌압을 높여서. 무대에서 머리를 쥐어짜는 장면은 뒤엉킨 연상력의 현장이고, 그와 반대로 반 호흡쯤의 休止를 일부러 갖고서 여유 있게 답하는 이들은 순풍처럼 연상력이 원활해져서다.
신선도가 높은 연상력이 달인을 만든다. 아래는 최근래 달인에 오른 이들의 점수다. 점수는 기억된 정보들의 연상력 지표이기도 하다. 자물쇠 문제 전까지 모두 1200점을 가볍게 넘기고 있고, 자물쇠 문제 5개 중 최소한 3개 이상을 가져갔다. 공무원이던 권기현 달인은 5개 모두를 싹쓸이했다. [왕중왕에도 올랐던 최재봉 달인은 2위(김효린. 400점)와의 점수 차이가 이미 1750점이나 벌어져 상대에게 최대한 맞힐 수 있는 기회를 주었고, 끝내 맞히지 못하는 것 하나만 풀이에 참여했다.]
<달인들의 점수>:(자물쇠 문제 전 점수+자물쇠 문제 풀기 획득 점수)
## 이들은 모두 달인 등극 전 스터디 그룹(우출모 등) 따위에는 얼씬도 안 한 사람들이다.
54대 최재봉: 2150(1950/200)
55대 민선용: 2000(1400+600)
56대 조규진: 2100(1300+800)
57대 권기현: 2250(1250+1000)
58대 고은영: 2000(1200+800)
새 술은 새 부대에!2년 이상 매달렸는데도 달인에 오르지 못했다면, 지금 즉시 자신의 공부법 전체를 一新할 필요가 있다. 너덜너덜해졌거나 지저분해진 공부 책자도 모두 새것으로 바꿔야 한다. 낡은 노트도 내던지고 새로 마련해서 새로 채워나가는 게 좋다. 그래야만 공부의 주체이자 주인인 자신까지도 새롭게 변화시켜서, 새 마음으로 첫걸음을 내딛게 한다.
- 공부하고 돈도 벌고
우리나라에서 시인은 직업이 아니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시만 써서는 생활하지 못한다. 방송인, 기자, 출판인 또는 그 관련 업종, (학원) 강사, 교사... 등등이 실제 직업이다. 그런 실제 직업을 갖고 있지 못한 자진 전업 작가/시인들 적지 않다. 그런 이들 외에도 두뇌는 있는데, 그걸 소득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이들 부지기수다. 나는 가끔 그런 이들이 어째서 이 <우리말 겨루기>에 도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상금 3천만 원은 그런 이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되고도 남는데... 이 3천만 원대의 금액은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평균 연봉이고, 별 다방으로 약칭되는 외국계 커피숍 본사에서 일하는 주임급의 평균 연봉이기도 하다.
공부만 해서 돈벌이 되는 일, 아주 드물다. 이 프로그램을 대하면서 자본주의적 사고에 물드는 일, 그리하여 걷어붙이고 달려들기, 그건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이다. 시인/작가들의 띄어쓰기.맞춤법 부분을 보면 50점을 넘기는 이들이 아주 극소수라는 점에서도... 언어가 그 사람이다.
일반인들의 경우에도 이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건 도랑 치고 가재도 잡는 일이다. 상금 3천만 원은 중소기업의 한 해 연봉이다. 또, 우리말 실력이 뒷받침되는 이들의 면접 점수가 높고, 직장생활에서도 저절로 상위 그룹에 뽑힌다. 은연중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공부법 역시 자기 나름대로 소화시켜서 적용해야 한다.근본 줄기용으로 90% 정도를 취하고 나머지 10%는 자신만의 방식을 개발해서 보태야한다. 이 공부법대로 잡생각 없이 몰두할 경우, 처음 시작하는 이들도 직장인은 짧게 2년, 길게 3년 정도이고, 하루 8시간 이상 투자할 수 있는 분들은 1년 정도면 달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아는 달인들과의 개인적인 접촉에서 나온 평균적인 수치다. 달인 상금 3천만 원은 1년 공부를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좋은 공부법을 따라 하는 일 역시 공부 잘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으뜸 방법일 수도 있다. 끝까지 자신의 좁은 방식을 고집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고, 최소한으로도 미련한 일이다. 다른 일도 그렇지만, 공부도 구석구석 바지런해야 잘하게 된다. 만년 2등의 공통점 중에는 성실한 바보들이란 점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몇 년 동안 우리말 공부에 매달렸음에도 실력이 늘지 않는 이들은 자신의 공부법에 문제가 있다는 걸 뼈저리게 돌아봐야 한다. 대부분 시간 낭비형의, 이상한 곁가지 기웃거리기 등의 공부 방법에들 빠져 있는 이들이 태반이다. 공부도 경제적으로,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우리말 공부 3년을 넘기고도 그 자리에서 맴도는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공부법에 있다.
잘못된 공부법이나 공부 버릇은 어중간한 성적만 내게 되어 사람을 지치게 하고, 끝내는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한탄하게 만든다. 잘못 들어선 길이면 즉시 돌아나와야 그나마 제 길을 가게 된다.
□ 출연 대기 상황
이번 출연자들은 창덕 님을 빼고는 모두 작년 11월 예심 합격자들이었다.
지난 2월 예심에서 대거 18명이 뽑혔다. 특기할 것은 합격자 중 상당수가 2회 이상의 기출연자들이란 점. 최소한 도전 기간이 서너 해 이상이고 10여 년에 걸쳐 도전한 이도 보인다. 문제는 공부 방식의 변화다. 위에 적은 대로 환골탈태에 가까울 정도로 모든 것을 바꾸어 바른 길로 가야 한다. 예전 방식을 고집해서는 출연 횟수만 늘어난다.
꾸준히 출제되다가 이번엔 거른 비유어는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모아 두었다. 게시판 이름 <우리말 공부 사랑방> 중 <비유어 모음> 항목. 사람을 뜻하는 비유어 외에는 음절수 기준으로 나누어 실어 두었으니, 짬짬이 훑어 두시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예] 출제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인 3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이번엔 2문제 출제된 부사들의 바른 표기[표준어]와 뜻 구별 문제도 은근히 까다롭다. 신경 써서 챙겨둬야 할 대목. 내 사전 부록에【부록2】 주목해도 좋은, 살려쓸 만한 멋진 부사들이란 제목으로 부사들을 따로 모아 두었다. 본래 이 사전의 으뜸 목적은 작가용이어서 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부사 부분을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짬 나는 대로 훑어들 두시길!
부사는 우리말에서 가장 빛나는 화룡점정이기도 하다. 부사 하나만 잘 써도 그 주인장을 사람들이 달리 본다. 그런 의미에서, 새 낱말 몇 개를 추천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써야 내 것이 된다. ‘시나브로’가 일반어로 정착되는 데 20년 넘게 걸렸다. 앞서 소개한 ‘온새미로’는 서서히 번지고 있는 말 중 하나다. 당분간 새로운 말 추가는 좀 미루기로 한다. 갯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알려지고 스며드는 게 중요해서다.
온새미로≒온이/온통으로/통째로[부] 전부 다.
왁달박달[부] 성질/행동이 곰살갑지 못하며 조심성 없이 수선스러운 모양.
지망지망[부] ①조심성이 없고 경박하게 촐랑대는 모양. ②어리석고 둔하여 무슨 일에나 소홀한 모양.
무턱대고=공중대고[空中-][부] 잘 헤아려 보지도 아니하고 마구.
허청대고[부] 확실한 계획이 없이 마구.
○ 돌아볼 말들 :해당 낱말과 관련어 설명을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뜻풀이 부분에서의 주기(朱記) 부분은 편집/추가분.
뜻풀이에서도 이번에 출제된 낱말에만 한정하지 말고 관련어들에 대해서도 꼭 훑어두시기 바란다.
[이 글을 처음 대하시는 분들에게 : 내 사전이나 이곳 문제 풀이에서 표제어 뒤에 (•) 표가 붙은 것들은 기출 낱말을 뜻하는 표지이다. ‘아하 이 정도의 말들이 출제되었구나(출제되는구나)’ 하고, 보시면 된다. 시중에 달랑 한 종류가 나도는 기출 문제집은 아주 오래 전, 초기에 출제된 것들만 담겨 있다. 요즘 내용들과는 엄청 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주요 낱말 되돌아보기]
해거름≒해름?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는 일. 그런 때.
해넘이•? 해가 막 넘어가는 때. 그런 현상.
땅거미? 해가 진 뒤 어스레한 상태. 또는 그런 때.
황혼[黃昏]? ①해가 지고 어스름해질 때. 또는 그때의 어스름한 빛. ②(비유) 사람의 생애나 나라의 운명 따위가 한창인 고비를 지나 쇠퇴하여 종말에 이른 상태.
해돋이•≒해뜨기? 해가 막 솟아오르는 때. 그런 현상. ☞‘일출[日出]/일몰[日沒]’은 ‘해가 뜸/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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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탈•? 실상이 아닌, 다만 겉으로 드러난 태도. ¶사람을 볼 때 거탈만 보지 마라.
겉틀? 겉으로 드러난 몸가짐/태도. ☞‘겉탈’은 잘못. 없는 말. ☞‘몸가짐’ 참조.
거탈수작[-酬酌]? 실속 없이 겉으로 주고받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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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어떤 일을 여럿이 한창 함께 하는 바람.
운달다? 운김에 따라서 하다.
운김•? ①남은 기운. ②여럿이 한창 함께 일할 때에 우러나오는 힘. ③사람들이 있는 곳의 따뜻한 기운. ④집안의 분위기/기운.
운꾼? 한데 어울려 일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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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결기[-氣]{결끼}? ①못마땅한 것을 참지 못하고 성을 내거나 왈칵 행동하는 성미. ②곧고 바르며 과단성 있는 성미.
결김•? ①화가 난 나머지. ②정신이 없거나 바쁜 중에 별안간.
골김? 비위에 거슬리거나 마음이 언짢아서 성이 나는 김.
홧김[火-]? ①≒열김(가슴속에서 타오르는 열의 운김). ②≒골김/분김. 화가 나는 기회/계기.
골풀이? 화가 나는 것을 참지 못하고 아무에게나 함부로 풀어 버리는 일.
골나면 보리방아 더 잘 찧는다 ? 골이 난 김에 기가 올라 일이 더 잘 되어 가는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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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의 관련어
장난•? ①주로 어린아이들이 재미로 하는 짓. 심심풀이 삼아 하는 짓. ②짓궂게 하는 못된 짓. [주의] ‘택시비가/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등은 부적절한 용례. ‘여간이 아니다’ 등으로 쓰는 것이 올바름. ¶~하다/~치다/~삼다?
작란[作亂]? ①난리를 일으킴. ②‘장난’의 잘못.
장난말? 실없이 하는 말.
농담[弄談]? 실없이 놀리거나 장난으로 하는 말.
농담조[弄談調]? 실없이 놀리거나 장난으로 하는 말투.
농가성진[弄假成眞]? 장난삼아 한 것이 진심으로 한 것같이 됨.
농과성진[弄過成嗔]? 장난도 지나치면 상대편의 노염을 사게 됨.
농지거리[弄-]? 점잖지 아니하게 함부로 하는 장난/농담의 낮잡음 말.
흐락? 진실하지 아니하고 장난으로 하는 짓.
장난꾸러기≒개구쟁이•/악동? 장난이 심한 아이. 그런 사람.
개구쟁이•? 심하고 짓궂게 장난을 하는 아이.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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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手]? 바둑/장기 따위를 두는 기술. 또는 그 기술 수준.
까딱수•[-手]? 장기/바둑 따위에서, 요행을 바라는 얕은수.
아뜩수[-手]? 장기에서, 별안간 장기짝을 움직이는 짓. ☞‘갑작수’는 북한어.
흐림수•[-手]? 슬쩍 흐리게 하여 넘기는 속임수.
발림수[-手]≒발림수작? 살살 비위를 맞추기 위하여 하는 말/행동.
자충수•[自充手]? ①바둑에서, 자충이 되는 수. ②(비유) 스스로 행한 행동이 결국에 가서는 자신에게 불리한 결과를 가져오게 됨.
강경수[強硬手]? 어떤 일을 처리할 때에 강하게 밀어붙이는 태도.
승부수[勝負手]? 바둑/장기 따위에서, 판국의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수.
비김수[-手]? 장기/바둑 따위에서, 서로 비기게 되는 수. ☞‘비길수’는 북한어
양단수[兩單手]? 바둑에서, 두 곳이 동시에 몰리는 단수.
연단수[連單手]? 바둑에서, 연속적으로 부르는 단수.
외통수[-通手]? 장기에서, 외통장군이 되게 두는 수.
후절수[後切手]? 바둑에서, 상대편이 먼저 이쪽 돌을 잡게 하고 상대편이 따낸 그 자리를 끊어 상대편 돌을 잡는 수.
어김수[-手]? 어기는 방법.
아랫수[-手]≒하수[下手]? 남보다 낮은 재주/솜씨.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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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살•? 엄살을 부리며 버티고 겨루는 짓. ¶~하다?
앙살앙살? ‘앙알앙알(윗사람에 대하여 조금 원망스럽게 자꾸 입속말로 군소리를 하는 모양)’의 잘못.
앙살거리다? ‘앙알거리다(윗사람에 대하여 조금 원망스럽게 자꾸 입속말로 군소리를 하다)’의 잘못.
앙짜•? ①앳되게 점잔을 빼는 짓. ②성질이 깐작깐작하고 암상스러운 사람.
앙탈•? ①생떼를 쓰고 고집을 부리거나 불평을 늘어놓는 짓. ②시키는 말을 듣지 아니하고 꾀를 부리거나 피하여 벗어나는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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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잡이•2? ①매듭의 단단한 정도. ②일을 맺어 마무르는 일.
매조지•? 일의 끝을 단단히 단속하여 마무리하는 일. ¶매조지다?
아퀴•? ①일을 마무르는 끝매듭. ②일/정황 따위가 빈틈없이 들어맞음.
마무리? ①일의 끝맺음. ②논설문과 같은 글의 끝맺는 부분. [유]갈무리/결어/결론
갈무리? ①물건 따위를 잘 정리하거나 간수함. ②일을 처리하여 마무리함.
뒷갈망? ≒뒷감당•(일의 뒤끝을 맡아서 처리함).
뒷정리•[-整理]? 복잡한 상태/일의 끝을 바로잡음. 또는 그런 일.
[일반 맞춤법 문제]‘다닫치다/내리깔다/거메지다/쉬이보다’ 중 잘못된 표기 바르게 고쳐 쓰기
‘다닫치다’는 없는 말로 ‘다닥치다’의 잘못이다. 나머지 말들은 모두 옳은 표기. ‘거메지다’는 모음조화와 관련된다. 그 때문에 ‘거메지다/가매지다/꺼메지다/까매지다’ 모두 옳은 표기다.
3.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맞춤법 문제의 해결력은 어휘력에서 나온다. 지금까지 맞춤법 문제 3개 중 1개 이상이 어휘력과 직결되는 문제들이었다. 이번에도 지난 회에 이어 세 문제 모두 어휘력 관련 문제라 할 수 있었다. 도전자는‘바트다/바특하다’에서 헷갈려 하다가, 고치기 시간에서 정답으로 고쳤다.
‘바트다’는 없는 말로, ‘밭다’의 잘못이다. ‘밭다’는 아래와 같은 많은 뜻이 들어 있는 까다로운 말이기도 하다. ‘밭다’와 ‘바특하다’의 뜻풀이를 내 사전에서 전재한다.
발밭다•? ①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붙잡아 이용하는 소질이 있다. ②그때그때의 사정/형편을 보아 적절하게 일을 처리하는 재주가 있다.
밭다•4? 어떤 사물에 열중하거나 즐기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
밭다5? 숨이 가쁘고 급하다.
밭다•6? ①시간/공간이 다붙어 몹시 가깝다. ②길이가 매우 짧다. ③음식을 가려 먹는 것이 심하거나 먹는 양이 적다.
다밭다? 길이가 몹시 짧다.
바특하다•? ①두 대상/물체 사이가 조금 가깝다. ¶목이 바특한 강아지. ②시간/길이가 조금 짧다. ¶남은 시간이 너무 바특하다. ③국물이 조금 적어 묽지 아니하다.
톱톱하다<툽툽하다? 국물이 묽지 아니하고 바특하다.
톡톡하다<툭툭하다? ①피륙 따위가 단단한 올로 고르고 촘촘하게 짜여 조금 두껍다. ②옷에 솜을 많이 넣어 조금 두껍다. ③국물이 바특하여 묽지 아니하다.
‘빗밑’은 기출 낱말이며 ‘두각되다/부각되다’에서도 ‘두각되다’는 아예 없는 말이다. 달인 도전자라면 이 정도의 문제에서는 이번 우승자처럼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頭角의 의미로는 ‘두각을 드러내다’ 등으로 쓰인다.
□ 2단계 띄어쓰기 문제
-출제된 문제:어제저녁꽃가게에서나눠준꽃다발을가져와화병에꽂았더니해뜰녘까지봄기운이넘쳐흐른다.
-주의해야 할 부분:어제저녁, 꽃가게, 나눠준, 가져와, 해뜰녘까지, 봄기운이, 넘쳐흐른다
- 정답:어제저녁꽃 가게에서 나눠 준꽃다발을 가져와화병에 꽂았더니 해 뜰 녘까지봄기운이넘쳐흐른다.
주의해야 할 부분들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뛰어오다’는 기출문제로 최근에도 다뤘기에 생략한다.
-어제저녁/어제 저녁(x) vs. 꽃가게(x)/꽃 가게
복합어 관련, 대조적인 문제였다. ‘어제저녁’은 ‘엊저녁’이라는 한 낱말로 축약될 정도로 흔히 쓰이는 말로 ‘어젯밤’의 한 낱말화 관행 등과도 관련된다. ‘어제저녁’은 ‘어제의 저녁’이란 뜻으로 일견 글자 그대로의 뜻일 수도 있지만, ‘어제’에는 ‘그는 이제 더 이상 어제의 그가 아니다’와 같이 쓰일 때처럼 ‘지나간 때’라는 뜻도 있다. 그런 점에서는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닌 말이다. 이처럼 일반인들 기준으로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복합어들도 있다. 그런 것들은 관행적인 복합어 처리로 여기고서, 특별히 암기해 두는 것이 쉽게 공부하는 요령에 든다.
반면 ‘꽃가게’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밖에 없으므로 고급한 복합어로 만들어 반드시 붙여 쓰게 할 필요가 없는 말이다. 아울러 주로 다루는 상품 기준으로 한 낱말의 가게 복합어들을 만들면 사전이 감당할 길이 없게 된다. 강아지나 고래를 팔면 ‘강아지가게, 고래가게’까지도 한 낱말이 돼야 해서다. 도전자가 자신 있게 ‘꽃 가게’를 고르는 것을 보고 공부 자료를 짐작할 수 있었다.
내 사전의 관련 자료를 전재한다.
◇‘-가게’의 복합어들
구멍가게/만홧-[漫畫-]/쌀-/고물-[古物-]-/땜-/뜸-/엇-/헛-/난-/삯-/셋-[貰-]/이엉-≒곡초전 ☞일부 사전에 ‘꽃가게, 찬가게, 반찬가게’의 표기가 있으나 ‘꽃 가게, 찬 가게, 반찬 가게’의 잘못.
땜가게? 뚫어지거나 깨어진 쇠붙이, 그릇 따위를 땜질하여 고치는 가게.
뜸가게? 뜰에 뜸으로 둘러서 만들어 놓은 가게.
엇가게? 지붕 가운데에서 마루가 지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어슷하게 기울게 하여 덮은 헛가게.
헛가게? 때에 따라 벌였다 걷었다 하는 가게.
난가게? ①일정한 건물 없이 소규모로 물건을 벌이어 놓고 파는 가게. ②≒난전(亂廛)
삯가게? 삯을 받고 빌려 주는 가게.
셋가게[貰-]? 남에게 세를 받고 빌려 주는 가게.
이엉가게? ≒곡초전(이엉을 팔던 가게).
- 나눠 준/나눠준(x), 가져 와(x)/가져와, 넘쳐 흐른다(x)/넘쳐흐른다
최근 복합동사 관련 문제들이 자주 출제된다. 얼마 전에 나온 ‘감싸고돌다/흘러넘치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문제 풀이에 임하는 도전자로서는 난감하기 그지없는 관문들이다.
어제 도전자의 공부 태도와 깊이(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나눠 준/나눠준(x)’이었다. 무조건 암기만 한 것이 아니라 원리/원칙의 이해를 제대로 하면서 공부했음이 읽혔다. 아울러 이곳의 문제 풀이에서 해 온 말의 속뜻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고.
이 ‘나눠 주다’에 보이는 두 말, ‘나누다’와 ‘주다’는 이 문맥에서 동격의 본동사로 쓰이고 있다. ‘나눠서 주다’로 풀어 보면 말이 되므로, 즉 두 개의 연속된 별개 동작이므로, 동격의 본동사다. ‘주다’가 보조동사로 쓰이면 그러한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 일례로 ‘그래 까짓거 한번 먹어[봐] 주지 뭐’와 같은 경우는 ‘먹어서 주다, 보아서 주다’로 바꾸면 말이 되지 않는다. 이때의 ‘주다’는 실제로 주는 것이 아니고 앞 동사의 행위가 다른 사람의 행위에 약가 영향을 미침을 나타내는 것일 뿐이라서다. 즉 철저히 보조적인 기능만 수행하기 때문에 보조동사다.
그리고 편법이긴 하지만 이렇게 정답 유추를 해도 된다. 보조용언의 경우 ‘아/어’ 활용 때는 붙여쓰기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므로[원칙적으로는 띄어 쓰지만] 만약 보조용언으로 쓰였다면 정답은 ‘나눠 준’과 ‘나눠준’ 두 개가 된다. 이런 문제는 아예 출제되지 않는다. (이 내용은 지금까지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따라서 본동사임이 저절로 드러난다.
한편 ‘가져오다/넘쳐흐르다’ 등은 한 낱말의 복합어다. 이 복합어 판별의 근본 힘도 어휘력에서 나온다. ‘가져오다’에는 ‘초래하다’와 같은 ‘어떤 결과나 상태를 생기게 하다’라는 의미가 있다는 걸 떠올리면 도전자처럼 망설임 없이 한 낱말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넘쳐흐르다 또한 마찬가지다. 글자 그대로의 뜻인 ‘액체가 가득 차서 흘러내리다’ 외에 ‘느낌/기운이 가득 차서 넘치다’의 뜻도 있다. 지난번에 출제된 ‘흘러넘치다’와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달인 도전의 모든 단계에서 그 든든한 바탕이 되는 것은 탄탄한 어휘 실력이다. 낱말 공부를 제대로 하고 또 해야 하는 이유다. 마지막 3단계의 고난도 낱말 뜻 도전은 말할 것도 없다.
□ 3단계 고난도 낱말 뜻 문제
-다음 중 ‘맨송맨송’의 뜻풀이에 들어 있지 않은 말은?: 말짱하다/심심하다/멋쩍다/반들거리다/반반하다
도전자가 거의 확신하듯 ‘말짱하다’를 고르는 순간, 내 머릿속으로는 두 가지 생각이 스쳤다. 1)도전자가 술 한 잔도 못 하시는 분인가? 2)아님, 뭐에 씐 것 아닌가?
이 ‘맨송맨송<맨숭맨숭, 맹숭맹숭/민숭민숭’은 술꾼이라면 매우 친근한(?) 말이다. 술을 꽤 마셨는데도 정신이 말짱한 편이면 가장 자주 쓰는 말이니까. 1)번 생각이 들었던 건 그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이 말의 뜻풀이에 들어 있는 ‘반반하다’와 관련하여 털과 관련시켜 공부하지 않은 이라면 ‘반반하다’를 고를 수도 있는, 몹시 까다로운 문제였다. 마지막 달인 탄생을 좌지우지하는 것 역시 어휘력이다! 우리말 공부의 처음과 끝은 한마디로 어휘 실력이다.
정답은 아래에 전재하는 내 사전 자료를 참고하여 여러분들이 스스로 찾아내시길.
맨송맨송하다<민숭민숭~? ①몸에 털이 있어야 할 곳에 털이 없어 반반하다. ②산 따위에 나무/풀이 우거지지 아니하여 반반하다. ③술을 마시고도 취하지 아니하여 정신이 말짱하다. ④일거리가 없거나 아무것도 생기는 것이 없어 심심하고 멋쩍다.
맨숭맨숭하다? ①몸에 털이 있어야 할 곳에 털이 없어 밋밋하고 반반하다. ②산 따위에 나무/풀이 우거지지 아니하여 밋밋하고 반반하다. ③술을 마시고도 거의 취하지 아니하여 정신이 말짱하다. ④일거리가 없거나 아무것도 생기는 것이 없어 심심하고 멋쩍다. ¶맨숭맨숭?. 맹숭맹숭?. ☜ 1)예전에는 ‘맨송맨송’의 잘못이었으나, 표준어로 인정됨[2011년8월31일 개정]. 2)‘민숭맨숭’, ‘민숭맨송’ 등은 없는 말. ☞일부 사전의 ‘맨송하다’는 잘못. 없는 말.
***
이번 문제들을 대하면서 제작팀이 홀수 팀인가를 몇 번이나 확인했다. 예전의 짝수 팀 출제 작가들이 옮겨 간 것 아닌가 싶을 정도로 환골탈태 수준이었다. 깊이가 있거나 깜찍한 말들이 대거 출제되었다. 기본 실력이나 얄팍한 책자로 접근해서는 이번의 꼴등 점수 정도에 머물게 될 것이 확실하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깊이 있게 공부한 분들에게 좋은 일들이 생긴다.
이번 도전자의 낙마는 참으로 무척이나 아쉽다. 그 차분하면서도 조직적/논리적 선택이 계속 이어졌는데(‘대수롭게’라 하기 쉬운 것을 ‘대수로이’로까지 다듬을 정도로), 마지막 관문에서 술꾼들의 흔한 표현인 ‘말짱하다’ 쪽을 선택하셨는지... 우승자 다시 겨루기가 펼쳐질 때를 대비하여 조금만 더 노력하시기를 간절히 빌고 싶어진다.
띄어쓰기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대문간에 적어 놓은 대로, 꼭 실제로 자신의 언어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을 통해 실전 훈련을 쌓는 길이 지름길이다. 물론 그 전에 기본적인 원리/원칙 공부를 해둬야 한다.
앞으로 우리말의 한자어 중 한자를 알아야 제대로 익힐 수 있는 말들은 괄호 안 한자 병기 대신 한자 혼용체로 쓰려고 한다. 갈수록 한자 공부들을 게을리하고 있음이 안타까워서다. 우리 표준국어대사전의 보통명사 중 정확히 70%가 한자어다. 한자를 모르고는 정확한 뜻풀이는 물론 우리말의 확장력 높이기에서 절름발이가 될 수도 있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더라도. [끝]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2020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2019년 후반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네 번째의 개정판(751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한 권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모두를 익힐 수 있다.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3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이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20년이 넘는다.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초판을 그냥 늘려서 찍어 낸 중쇄판이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