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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돈 되는] 우리말 겨루기 914회(2022.6.13.) 문제 심층 해설-김능황(48) 씨 우승, 1단계 맞춤법 실족: 개발새발(x)/괴발새발(o), 오도방정(x)/오두방정(o)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22. 6. 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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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914회(2022.6.13.) 문제 심층 해설

-김능황(48) 씨 우승, 1단계 맞춤법 실족: 개발새발(x)/괴발새발(o), 오도방정(x)/오두방정(o)

 

♣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손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실제로 두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아주 편해집니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채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죠.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사진: 4인의 출연자. 좌로부터 허채하, 김능황, 감민영, 이수연 제씨

 

허채하(22):초교 교사. 신규 임용 2개월 차. 이수연과 학교 친구이자 춤 동아리 동료. ‘22년 5월 1차 예심 합격자. 결과: 4위(50점)

 

김능황(48):영어 강사. 재도전자(808회 준우승). 진선규 배우의 특별 응원 영상. 창작 뮤지컬 등과 같은 것을 동일 작품 50여 회 이상 관람. 춤과 노래를 좋아함. ‘22년 5월 1차 예심 합격자. 결과: 우승 및 1단계 도전(700+800 ⇨1500점)

 

감민영(40):주부. KBS 리포터를 거쳐 현재 홈 쇼핑에서 보험 판매 호스티스(15년째). 8살 딸(장래의 도전자)이 출연을 종용. ‘22년 5월 1차 예심 합격자. 결과: 3위(400점)

 

이수연(22):초교 교사. 신규 임용 3개월 차. ‘아이들 이름 외우기가 힘들어요’ →‘귀요미’ 남발로 아이들이 싫어함. ‘22년 5월 1차 예심 합격자. 결과: 2인 대결 진출 (500+200점 ⇨700점)

 

□ 출연자 속사화

 

- 획득 점수: 자물쇠 문제 직전까지. 50/700/400/500점(출연 번호순).

2인 대결 결과 : 1500/700점 (김능황 대 이수연).

 

- 달라진 것들

 

앞서 909회의 문제 풀이에서 상세히 언급했다. 혹시 못 보신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1) 십자말풀이 문제 수가 30개에서 25개로

2) 달인 지원권 신설. 지원권 사용 시에만 수정 기회 부여.

3) 기타 상금 등의 변화들: 출연료 상향, 특별 상품권(20만 원) 신설, 2인 대결 진출자 상금 추가 지급, 예심 참가자 기념품 지급 재개시... 등

 

상세 내역은 이곳에서 볼 수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728259937

- 출연자들은 모두가 멋진 사람들

 

이 프로의 출연자들은 그 도전 자세만으로도 아름다운 이들이다. 다른 이들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우리말 공부에 뜻을 두는 것만으로도 1인 2~3역을 해내는 멋진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뭔가를 배우거나 깨닫게 하는 그런 것들을 남긴다.

 

모든 가외 노력과 도전은 사실 바쁜 사람들이 해낸다. 한가로운 사람들은 계속 한가롭게 지낸다. 게으름은 열정 약화와 감소를 낳고, 미약한 열정은 나태를 낳는 악순환의 연속으로 이끈다. 바쁜 이들은 몸에서, 특히 얼굴에서, 생기가 돋는다. 씩씩하다. 그것이 환한 미소와 맑은 표정으로 이어진다. 출연자들의 말간 얼굴, 씩씩한 표정들이 그 좋은 예다.

 

이번 출연자들 모두가 그랬다. 이가 보이도록 환하게 웃고, 발음 역시 씩씩(?)했다. 활달하고 긍정적이다. 이번 출연에서 설혹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하더라도 제대로 공부를 하면 언제든 만회할 수 있는 기본 그릇들은 이미 저마다 갖추고 있는 이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예전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결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재도전을 흔히 ‘심기일전(心機一轉)’으로 압축한다. 이 말에 쓰인 한자에 주목하시기 바란다. ‘심기(心氣)’가 아니라 ‘심기(心機)’다. 이것은 기분/마음[心氣]을 단순히 고쳐먹는다는 뜻이 아니라, 마음을 다지는 계기[心機]를 확 바꾼다는 뜻이다. 그런 바꿈에는 당연히 태도와 방식도 포함된다. 예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결코 안 된다.

사진: 대학 동기동창이자 같은 동아리 멤버였던 허채화와 이수연 교사

 

둘은 진주교대 동기 동창이자 춤 동아리의 동료. 게다가 신규 임용 시기도 올해로 동기. 연출자가 그리 유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무대에서는 서로 경쟁 관계를 과시하고 말도 놓지 않았지만, 춤 시연에서도 호흡이 척척 맞았고 수준도 ‘완벽’할 정도. 젊음이 담고 있는 탄탄한 내면 생활의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

내공(?) 면에서는 2인 대결에 진출한 이 교사가 한 수 위였다. 자신도 알고 있는 문제를 상대방이 조금 더 빨리 맞혔을 때, 억울한(?) 표정이나 말 대신에 '맘속으로는 저도 맞혔어요'로 답하는 그 여유는 평소에 제대로 기른 깊은 심지에서만 즉시 나올 수 있는 반응이었다.

 

사진: 914회 우승자 김능황 씨

우승자는 808회(2020.4.) 출연에 이은 두 번째 도전. 당시 동갑내기인 강수연(피아노 교사. 3자녀의 모친으로 ‘미시즈 유니버스 코리아’ 도전도 목표 중 하나였음) 씨에게 석패했는데, 출연 당시 ‘20여 년 전에 놓친 여자’ 이야기를 했다. 어쩌면 지금도 여전히 ‘솔로’를 유지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걱정이란 다른 뜻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우승자는 한가지에 몰입/매몰되는 성향이 유난한 듯해서다. 같은 뮤지컬이라 해도 매번 출연자들이 바뀌면 그때마다 그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맨 앞줄 중앙에 앉아서 50회 이상도 관람한다고 하는데, 개인의 취향이긴 하지만, 그건 칭찬할 만한 정상적인 취향으로 보긴 어렵다. 평론가도 아닌 일반인에겐 지나쳐서다. 과유불급! 또 하나, 그런 지나친 몰입은 일상의 정상적인 삶에도 영향을 끼치고, 판단에서도 균형을 잃기 쉽다. 여성 선택의 취향에서조차도 예전의 기억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해서 독신 생활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다른 생활 부문에서도 그러한 성향은 이어지기 쉽다. 과유불급이라 적은 이유다. 군대나 직장 생활에서 흔히 하는 말 중에 ‘기본만 해라!’란 게 있다. 옳은 말일 때도 있는데, 그것은 지나쳐서 도리어 주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게 되거나,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게 될 때도 있어서다.

 

그처럼 바쁜 개인생활 와중에도 우리말 공부에 관심할 정도로 적극적이셨다. 활달하고 도전적인 게 우렁차고 단호한 목소리에도 배어 있었다. 그런 열정적인 삶의 태도는 언젠가 무엇이건 이뤄내고 만다. 나의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이왕 우리말 공부를 목표 중의 하나로 삼았다면, 당분간은 오직 그 한길에만 매진했으면 하는 것이지만...

 

사진: 감민영 씨

민영 씨는 생방송 경험에서는 진행자보다도 더 많은 재주꾼이셨다. 8살 난 딸과 함께 이 프로를 시청하는 40대 초반의 주부들은 흔치 않다. 더구나 생방송의 압력을 계속 받는 생활을 해내고 있는 이로서... 방송 진행자에 어울리는 자질(미소, 웃음, 발성... 등)을 유감없이 내보이셨다.

 

- 점수가 실력이자 공부량이다

 

공부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늘 그렇듯, 2인 대결에 오르지 못한 분들은 공부량 자체가 무척 모자랐고, 공부 자료에도 문제가 있었다. 근소한 차이로 2인 대결에 오른 이 교사도 그 두 가지 부문에서는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였고. 2인 대결의 5문제에서 1문제에서만 점수를 얻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였다.

 

일례로 출연자 중 아무도 정답 ‘살짝궁’을 적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공부 자료의 문제와 원리/원칙 공부의 부족이 훤히 엿보였다. 즉 이 말의 주된 의미소(형태소)는 ‘살짝’이므로 이걸 살려 적어야 바른 표기다. 즉, 의미와 무관할 때는 소리 나는 대로 적어야 하기 때문에 ‘살짜꿍’이 바른 표기지만, ‘살짝’을 살려 적기 때문에 ‘살짝궁’이 바른 표기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해당 부분을 전재하면 다음과 같다.

 

살짝이/살짜기옵서예: 살짝(혹은 살짝궁)의 잘못.

부끄러워 살짝꿍숨곤 했지: 살짝궁의 잘못. 북한어.

[설명] ‘살짝이/살짜기’는 없는 말로 제주 방언도 아님. ‘살짝궁’은 실질적 의미소인 ‘살짝’의 강조어이며, ‘살짝꿍’은 북한어.

 

사진: 맞춤법 문제에서 실족하는 달인 도전자

 

우승자는 그동안 2년여의 준비 기간이 있었음에도, 의외였다. 맞춤법 부분 공부를 통째로 접어두었는지 처음 시도에서는 전부 오답을 골랐다. 우승자로서 첫 문제인 ‘괴발새발/개발새발’에서 실족하는 것을 보고, 2단계 도전은 방송될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대뜸 들었다. ‘괴발새발/개발새발’ 정도는 달인 도전자 수준에서는 이제는 기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내 불길한 예상은 적중했다. 생면부지의 우승자도 아니었기에 나의 개인적인 실망은 적지 않았다. 너무 뜻밖이라서...

 

- ‘감점 주의보’

 

이번 출연자들이 모범을 보인 게 있다. 내가 이곳에서 늘 강조하던 ‘감점 주의’, 곧 누름단추 빨리 누르기에 합세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의 진가를 보여 주었다. 우승자와 준우승자는 단 1회의 감점도 없었다. 초기에 3회의 감점을 받은 뒤 ‘기왕 버린 몸’을 자임하고 감점을 자초한 허 교사는 결국 50점이라는 역대 최하위급의 점수로 마감했다.

 

누름단추 빨리 누르기에서 좀 밀리더라도 실력자에겐 언젠가는 기회가 꼭 온다. 다른 이들이 맞히지 못한 것들만 주워도 최소한 준우승자가 되어 2인 대결엔 나간다. 참 실력은 그때 발휘하면 된다. 2인 대결에서 뒤집히는 경우를 우리가 한두 번 대한 게 아니다.

 

- 옥에 티: ‘너무너무/너무 (기쁩니다)’

 

이곳에서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너무너무)’를 너무 애용한다는 말을 여러 번 되풀이했다. 어제도 허 교사와 감민영 씨가 이 말들을 애용했는데, 물론 쓸 수 없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어제의 경우도 그것들 대신에 ‘엄청’이나 ‘대단히’로 얼마든지 바꿔 쓸 수 있었다. 아무 때나 그냥 ‘너무’를 애용하다 보면 사람의 머리가 얇아진다. 언어가 그 사람이다. 언어생활도 그냥 남들 따라서 하다 보면, 저절로 그들처럼 된다. 이 ‘너무’를 대치해서 쓸 수 있는 우리말 부사는 10개가 넘는다.(https://blog.naver.com/jonychoi/220402074933)

 

 

- 이 프로그램 도전으로 공부도 하고 돈도 벌자!

 

글쟁이의 선두 대열에서 빠지지 않는 시인이나 소설가들도 우리나라에서는 실제 직업이 아닌 이들이 대부분이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작품만 써서는 생활하지 못한다. 방송인, 기자, 출판인 또는 그 관련 업종, (학원) 강사, 교사... 등등이 실제 직업이다. 하지만 그런 실제 직업을 갖고 있지 못한 자진 전업 작가/시인들 역시 적지 않다. 그런 이들 외에도 두뇌는 있는데, 그걸 소득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이들 또한 부지기수다. 나는 가끔 그런 이들이 어째서 이 <우리말 겨루기>에 도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상금 3천만 원은 그런 이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되고도 남는데...​ 초중등학교에서부터 야구를 하고 7~8년의 고된 훈련을 거쳐 어렵사리 프로에 입단한 프로 야구 선수들조차도 그 초임 연봉이 3천만 원이다.

 

공부만 해서 돈벌이 되는 일, 아주 드물다. 이 프로그램을 대하면서 자본주의적 사고에 물드는 일, 그리하여 걷어붙이고 달려들기, 그건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이다. 시인/작가들의 띄어쓰기.맞춤법 부분을 보면 50점을 넘기는 이들이 아주 극소수라는 점에서도... 언어가 그 사람이다. 고 최영희 작가는 그 사람의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라고 하면서 하나의 바른 언어를 그 자리에 끼워 넣기 위해서 몇 달을 고생하기도 했다. 나는 언어를 얼마 전부터 ‘마바타(mavatar. my avatar의 준말)’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언어는 바로 그 사람의 아바타니까.

 

일반인들의 경우에도 이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건 도랑 치고 가재도 잡는 일이다. 상금 3천만 원은 중소기업의 한 해 연봉이다. 나아가 우리말 실력이 뒷받침되는 이들의 면접 점수가 높고, 직장생활에서도 저절로 상위 그룹에 뽑힌다. 은연중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우리말 공부에 뜻을 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부법을 아래에 보인다.

 

- 공부법

 

이 프로그램에 처음 도전하는 이, 또는 오랫동안 공부해 왔음에도 바라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들을 위한 훌륭한 공부법, 달인에 오르기 위한 일반적인 공부법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여러 번 언급했다. 그리고최근 일부를 추가하여 보완했다. 공부 시간의 효율적 이용 측면을 강조했다.

 

이 공부법에 등장하는 이는 지금까지 배출된 달인 중 가장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최재봉 경정이다(얼마 전 경정 승진을 했고, 지금은 로스쿨에 입교해 있다.) 최 달인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 띄어쓰기라 할 정도로, 모든 이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띄어쓰기까지도 원리/원칙 이해라는 기초 다지기를 통해서 완벽하게 극복했던 인물이다. 앞으로 이 나라에서 큰일을 해내고도 남으리라 확신한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681378128

.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0506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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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공부 방식과 태도를 못 찾아내거나 곁가지에서 헤매는 사람들은 십 년을 해도 달인 근처에도 못 간다. 이 공부법들 역시 자기 나름대로 소화시켜서 적용해야 한다. 근본 줄기용으로 90% 정도를 취하고 나머지 10%는 자신만의 방식을 개발해서 보태야한다. 이 공부법대로 잡생각 없이 몰두할 경우, 처음 시작하는 이들도 직장인은 짧게 2년, 길게 3년 정도이고, 하루 8시간 이상 투자할 수 있는 분들은 1년 정도면 충분히 달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아는 달인들과의 개인적인 접촉에서 나온 평균적인 수치다. 달인 상금 3천만 원은 1년 공부를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좋은 공부법을 따라 하는 일 역시 공부 잘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으뜸 방법일 수도 있다. 끝까지 자신의 좁은 방식을 고집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고, 최소한으로도 미련한 일이다. 특히 공부 자료 구비, 작성/유지 방식에서 자신의 똥고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은 스스로 패자의 길을 고집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만년 2등의 공통점 중에는 성실한 바보들이란 점도 빠지지 않는다. 출연 횟수 기록만 쌓일 뿐이다.

 

특히 여러 해 동안 우리말 공부에 매달렸음에도 실력이 늘지 않는 이들은 자신의 공부법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진지하게 돌아보며 반성해야 한다. 대부분 시간 낭비형의, 이상한 곁가지 기웃거리기 등의 공부 방법에들 빠져 있는 이들이 태반이다. 특히 국어학을 전공한 사람들조차도 갸우뚱하는 것들에도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공부도 경제적으로, 효율적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하게 해야 한다. 우리말 공부 3년을 넘기고도 그 자리에서 맴도는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공부법에 있다. 해답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공부 자료에서부터 공부법까지전면 개비해야 한다. 야무지고 독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예전에 고시 공부는 5~6년이 한계였다. 그 기간 내에도 합격하지 못하면, 기본서와 노트를 모두 새로 장만했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다. 이 ‘우겨’ 장기 도전자 중에는 자신의 공부 노트 권수를 자랑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지 않는 한, 출연 횟수만 쌓게 된다. 공부 2~3년이 되도록 바라던 결과를 이뤄내지 못하면 그건 공부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잘못된 공부법이나 공부 버릇은 어중간한 성적만 내게 되어 사람을 지치게 하고, 끝내는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한탄하게 만든다. 잘못 들어선 길이면 즉시 돌아나와야 그나마 제 길을 가게 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하는 일은 거듭된 실패에서 최고의 비방이자 해결책이다. 전깃불이 훤한 세상에서 등잔불을 고집하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그 고집불통의 몫이 된다.

 

마지막으로, 공부 시간이 모자라서 죽겠는 사람이 큰일을 해 낸다! 달인을 꿈꾸는 이라면 중대형 사전 한 권을 최소한 3회독 이상 해야 한다. 700쪽을 넘기는 내 맞춤법 책자 역시 마찬가지다. 언제 그걸 해내느냐는 사람은 아예 달인의 꿈을 접는 게 좋다. 시간에 쪼들리는 사람의 하루는 25시간으로 늘어난다!

 

□ 출연 대기 상황

 

이번 출연자들은 모두 올해의 5월 1차 예심 합격자들이었다. 합격자/출연자 현황 관련 상세 내역은 다음 게시판 주소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618402881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출제된 말들을 유형별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밑줄 그은 것들은 처음 출제된 말들로, 상당수가 새로운 것들이다. 기출문제에만 매달리면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기출문제만 8번을 보았다는 ‘퀴즈 대한민국 영웅’ 출신이 3등을 했다.)

 

그렇다고 기출문제를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출제 경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고, 아울러 자신의 공부 수준(양)을 알게 해준다.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런 기출문제들 수준 정도로는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기준도 된다. 하지만 그것들의 공부로 우리말 출연 준비가 끝난 건 결코 아니라는 걸 꼭 명심해야 한다. 겨우 첫걸음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

 

-명사. 보통 난도: 파뿌리, 비지땀, 달리기, 바지락, 등용문, 노익장, 달무리, 백골난망(白骨難忘), 아랫물

-비유어: 숨구멍, 먹구름, 파란불, 백미(白眉), 등불, 언덕

-중상급어 또는 관심어:아랫물/아랫것, 살짝궁

-용언/부사: 되바라지다, 굴뚝같다, 장식하다, 부르짖다; 비등비등, 살짝궁, (시)띄엄띄엄

-복합어:머리00/00말/눈00 ☜꼬리

-관용구/속담:개밥에 도토리, 죽을 둥 살 둥

-맞춤법 문제: 만날/딥다/퍼뜩/와따 ☜아따; 괴발새발/개발새발, 오두방정/오도방정, 어기대는/어깃대는

 

이번에도 비유어 출제가 빠지지 않았다. 6문제나 나왔다.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 흩어져 있는 비유어들의 일괄 정리 편의를 위해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모아 둔 것도 있다. 게시판 이름 <우리말 공부 사랑방> 중 <비유어 모음> 항목. 사람을 뜻하는 비유어 외에는 음절수 기준으로 나누어 실어 두었으니, 짬짬이 훑어 두시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예] 출제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인 3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약방에 감초 격인 부사들의 바른 표기[표준어]와 뜻 구별 문제도 은근히 까다롭다. 신경 써서 챙겨둬야 할 대목. 내 사전 부록에【부록2】 주목해도 좋은, 살려쓸 만한 멋진 부사들이란 제목으로 부사들을 따로 모아 두었다. 본래 이 사전의 으뜸 목적은 작가용이어서 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부사 부분을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짬 나는 대로 훑어들 두시길!

 

부사는 우리말에서 가장 빛나는 화룡점정이기도 하다. 부사 하나만 잘 써도 그 주인장을 사람들이 달리 본다. 그런 의미에서, 낱말 몇 개를 추천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써야 내 것이 된다. ‘시나브로’가 일반어로 정착되는 데 20년 넘게 걸렸고, 얼마 전에 출제어로도 나왔다.

 

암니옴니옴니암니’라는 귀여운(?) 부사 하나를 맨 위에 얹었다. 다 같은 이인데 자질구레하게 어금니 앞니를 따진다는 데서 온 말이다.

 

암니옴니옴니암니[부] 자질구레한 일에 대하여까지 좀스럽게 셈하거나 따지는 모양.

온새미로≒온이/온통으로/통째로[부] 전부 다.

왁달박달[부] 성질/행동이 곰살갑지 못하며 조심성 없이 수선스러운 모양.

지망지망[부] ①조심성이 없고 경박하게 촐랑대는 모양. ②어리석고 둔하여 무슨 일에나 소홀한 모양.

무턱대고=공중대고[空中-][부] 잘 헤아려 보지도 아니하고 마구.

허청대고[부] 확실한 계획이 없이 마구.

바투<바투바투[부] 1.두 대상/물체의 사이가 썩 가깝게. ¶여인은 엉덩이를 슬슬 움직여 그에게 바투 다가앉았다. 2.시간/길이가 아주 짧게. ¶머리를 너무 바투 깎아서 볼품이 없다.

[주의]바투바투에는 ‘바투’엔 없는 ‘물이 많지 아니하고 매우 적게. 또는 모두 다 물이 많지 아니하고 적게’라는 뜻도 있다.

댕글댕글: 책을 막힘없이 줄줄 잘 읽는 소리. 또는 그 모양.

* 잘못 쓰기 쉬운 말디글디글’: ①가늘거나 작은 물건들 가운데서 몇 개가 드러나게 굵거나 큰 모양. ②밥알이 설익었거나 너무 되거나 말라서 꾸들꾸들한 모양. [이 ‘디글디글’을 ‘득실득실’의 의미로 쓰면 잘못. 방언이다!]

 

○ 돌아볼 말들 : 해당 낱말과 관련어 설명을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뜻풀이 중 주기(朱記)부분은 편집/추가분으로, 내 사전을 갖고 계신 분들은 手記로 보충하시기 바란다. 이곳 문제 풀이에서 1회 이상 다룬 것들은 朱記로 구분하지 않으니 대조 후 보충들 하시면 된다.

 

뜻풀이에서도 이번에 출제된 낱말에만 한정하지 말고 관련어들에 대해서도 꼭 훑어두시기 바란다.

 

[이 글을 처음 대하시는 분들에게 : 내 사전이나 이곳 문제 풀이에서 표제어 뒤에 (•) 표가 붙은 것들은 기출 낱말을 뜻하는 표지이다. ‘아하 이 정도의 말들이 출제되었구나(출제되는구나)’ 하고, 보시면 된다. 시중에 달랑 한 종류가 나도는 기출 문제집은 아주 오래 전, 초기에 출제된 것들만 담겨 있다. 요즘 내용들과는 엄청 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주요 낱말 되돌아보기]

 

- 비지땀...: ‘땀’의 종류

 

◇ ‘땀(汗)’의 종류

진땀[津-][명] 몹시 애쓰거나 힘들 때 흐르는 끈끈한 땀.

줄땀[명] 잇따라 줄줄 흐르는 땀.

찬땀[명] ‘식은땀’의 잘못.

피땀•[명] ①피와 땀을 아울러 이르는 말. ②(비유)무엇을 이루기 위하여 애쓰는 노력과 정성.

곁땀[명] 겨드랑이에서 나는 땀.

식은땀[명] ①몸이 쇠약하여 덥지 아니하여도 병적으로 나는 땀. ②≒마른땀. 몹시 긴장하거나 놀랐을 때 흐르는 땀. [유]냉한/마른땀/진땀

비지땀•[명] 몹시 힘든 일을 할 때 쏟아져 내리는 땀.

팥죽땀[-粥-][명] 호되게 고통을 겪을 때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땀.

구슬땀[명] 구슬처럼 방울방울 맺힌 땀. [유]땀방울/방울땀/주한

기름땀[명] 몸에서 흐르는 기름과 땀을 아울러 이르는 말.

방울땀[명] 물방울처럼 맺힌 땀. [유]구슬땀/주한

이슬땀[명] 이슬방울처럼 맺힌 땀.

좁쌀땀[명] 작게 방울진 땀.

 

- 숨구멍, 숫구멍...

 

숨구멍•[명] ①≒숫구멍. 갓난아이의 정수리가 굳지 않아서 숨 쉴 때마다 발딱발딱 뛰는 곳. ☞‘숫구멍’ 참조. ②답답한 상황에서 조금 벗어나게 됨의 비유. ③기둥 밑 주춧돌이 닿는 부분의 옆/뒤의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끌 자국을 낸 구멍.

 

숫구멍≒숨구멍[명] 갓난아이의 정수리가 굳지 않아서 숨 쉴 때마다 발딱발딱 뛰는 곳. ≒신문[囟門]/정문[頂門]

정수리•[頂-]≒꼭대기[명] ①머리 위의 숫구멍이 있는 자리. ②사물의 제일 꼭대기 부분의 비유어. ≒정문[頂門]

백회혈≒백회[白會][명] 정수리의 숨구멍 자리.

쥐독[명] 머리의 숫구멍 자리.

 

- 먹구름... : 구름의 종류 및 관련어

 

◇구름의 종류 및 관련어

 

(1) 일반적인 것

매지구름•[명] 비를 머금은 검은 조각구름.

흘레구름[명] 비를 내리려고 엉기기 시작하는 구름

꼬리구름•[명] 내리는 비가 땅에 닿기 전에 증발하여, 마치 꼬리를 끄는 것처럼 보이는 구름.

삿갓구름•[명] 외딴 산봉우리의 꼭대기 부근에 둘러져 있는 갓 모양의 구름. 산기슭을 따라 상승하던 따뜻한 기류가 단열 팽창 과정을 거쳐 냉각되어 생긴다.

모루구름[명] 적란운의 윗부분에 나타나는 모루 나팔꽃 모양의 구름.

당태구름[唐-][명] 당태솜 같은 모양의 뭉게구름.

오리구름•[명] 실낱같이 가늘게 퍼진 구름.

조각구름[명] 여러 개의 조각으로 흩어져 있는 구름.

오색구름[五色-][명] 여러 가지 빛깔로 빛나는 구름. 고적운 따위에서 태양에 가까운 가장자리 부분이 회절(回折) 현상에 의하여 아름답게 물들어 보이는 것이다.

유방구름[乳房-][명] 구름의 바닥에 유방 모양의 돌기가 많이 매달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구름. 주로 권운, 고적운, 층적운, 적란운에서 볼 수 있다.

장어구름•[長魚-][명] 모양이 길고 빛깔이 몹시 검은 구름.

나비구름•[명] (비유) 날아가는 나비의 날개처럼 펼쳐진 구름.

송이구름[명] 작은 꽃술 또는 잡풀 같은 모양을 한 구름 덩어리. 주로 권운, 권적운, 고적운 따위에 나타난다.

소낙구름[명] ‘소나기구름’의 준말.

떼구름[명] 떼를 이룬 구름.

띠구름•[명] 띠처럼 기다랗게 떠 있는 구름.

나선띠구름[螺旋-][명] 태풍 따위의 중심에 휘감은 나선 띠 모양의 구름. 레이더나 기상 위성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실구름[명] 실같이 가늘고 긴 구름.

열구름[명] 지나가는 구름.

꽃구름•[명] 여러 가지 빛을 띤 아름다운 구름.

놀구름[명] 붉게 노을이 진 구름.

눈구름[명] ①눈과 구름을 아우르는 말. ②눈을 내리거나 머금은 구름.

뜬구름•[명] ①하늘에 떠다니는 구름. ②(비유) 덧없는 세상일.

먹구름•[명] ①몹시 검은 구름. ②(비유) 어떤 일의 좋지 않은 상태. [유]먹장구름/암운

먹장구름[명] 먹빛같이 시꺼먼 구름. [유]오운/흑운/먹구름

연기구름[煙氣-][명] 연기 모양의 매우 엷은 구름. 위도가 낮은 지방이나 더운 날씨에 끼는데 높이는 일정하지 않다.

먼지구름[명] 구름처럼 뽀얗게 일어나는 흙먼지.

흙구름[명] 구름처럼 높이 떠오른 흙먼지의 흐름.

벌집구름[명] 벌집처럼 생긴 구름. 권적운, 고적운과 같은 비교적 얇은 구름에 둥근 구멍이 많이 뚫려서 생긴다.

중방구름[中枋-][명] 산에 중인방 모양으로 걸려 있는 구름.

산안개구름[山-][명] 산 중턱에 안개처럼 끼는 흰 구름.

명주실구름[明紬-][명] 명주실 모양의 조직 구조를 지닌 구름. 권운이나 권층운이 이 모양으로 되어 있다.

무지개구름[명] 햇빛을 받아 무지갯빛으로 물든 구름.

구름머리[명] 봉우리 모양을 한 구름 덩어리의 윗부분.

구름차일[-遮日][명] 아주 높이 친 차일.

구름자락[명] 구름의 아래로 드리운 부분.

 

[이하 생략]

 

- 아랫물/아랫것

 

아랫물[명] ①하류에서 흐르는 물. ②어떤 직급 체계에서의 하위직.

아랫것[명] 지체가 낮은 사람이나 하인을 낮잡는 말.

 

- 죽을 둥 살 둥: <죽다>와 관련된 관용구들

 

◇<죽다>와 관련된 관용구들 : 따라서, 독립단어들이 아님. ☞특히 아래의 명사들을 제외하고는 독립 단어(표제어)가 아님.

 

죽을고[명] 막다른 고비/골목. 더는 어찌할 수 없게 된 어려운 처지/지경.

죽을병[-病]사병[死病][명] 살아날 가망이 없는 병.

죽을상[-相]죽상[명] 거의 죽을 것처럼 괴로워하는 표정.

죽을죄[-罪][명] 죽어 마땅한 큰 죄.

죽을힘[명] 죽기를 각오하고 쓰는 힘.

죽은물[명] ‘사수(死水)’의 잘못.

죽고 못 살다 [관] 몹시 좋아하거나 아끼다.

죽기를 기 쓰다 [관] 몹시 힘에 겨우나 있는 힘을 다하다.

죽기보다 싫다[관] 아주 싫다.

죽기 살기로[관] 매우 열심히. ☞일부 사전의 ‘죽자꾸나하고’는 잘못.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관]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모든 힘을 다함의 비유.

죽었다 깨어도[깨더라도/깨도] [관] 아무리 애를 써도 도저히.

죽으나 사나•[관] ①다른 일은 생각지 아니하고 항상. ②어쩔 수 없이.

죽은 목숨 [관] ①살 길이 막연하여 죽은 것과 다름없는 경우의 비유. ②사는 보람이 없거나 아무런 활동을 못하게 된 사람. ☜ 띄어쓰기 주의!

죽을 고생을 하다 [관] 아주 심한 고생을 하다.

죽을 둥 살 둥 [관] 한 가지 일에만 마음을 빼앗겨 다른 일은 돌아보지 아니하고 마구 덤비는 모양. ☞일부 사전의 ‘죽을뻔살뻔’은 ‘죽을 뻔 살 뻔’의 잘못.

죽을 똥을 싸다 [관] 어떤 일에 몹시 힘을 들이다.

죽을병에도 살[쓸] 약이 있다•≒죽을 약 곁에 살 약이 있다•[속] 어떠한 곤경에서도 희망은 있는 것이니 낙심하지 말라는 말.

죽자 사자[살자] 하다• [관] ①있는 힘을 다하여 덤비다. ②서로에게 몹시 정을 쏟아 친하게 지내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다 [관] (비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여 난처하다.

죽지 못해 [관] 다른 수가 없어 마지못해. ☜주의! 한 낱말 아님.

죽을 뻔 댁 [속] 잘못하면 죽을 뻔한 곤란을 겪은 사람.

될뻔댁[-宅][명] 어떤 일이 될 뻔하다가 아니 된 사람의 놀림조 말. ¶장관 될뻔댁

 

[일반 맞춤법 문제] 만날/딥다/퍼뜩/와따’중 잘못된 표기를 바르게 고쳐 쓰는 문제였는데, 중상급 문제. 그래서였는지 문제적 낱말 몇 개만 다룬 얇은 책자들로 공부했음직한 출연자들은 아무도 정답 ‘아따’를 적지 못했다. ‘와따’의 표기가 왜 잘못된 것인지 그 원리를 깨닫지 못한 채 무조건 암기만 해서는 안 되는 그런 유형의 문제이기도 했다. 이 중 ‘만날’과 ‘딥다’는 유사 기출문제라 할 정도로 형태를 달리하여 출제된 바 있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관련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맨날어딜 그리 쏘다니냐: 맞음. (날마다, 매일같이)

[설명] 예전에는 ‘만날’의 잘못이었으나 현재는 복수표준어.

 

댑다큰소리만 대빵친다고 되는 건 아니지: 딥다(혹은 들입다)의 잘못. 맞음.

댑다힘드는 거나 딥다힘든 거나 그게 그거지: 딥다의 잘못. 맞음.

[설명] ‘댑다’는 없는 말이므로 잘못이며, ‘딥다’는 ‘들입다(세차게 마구)의 준말. ‘대빵’도 은어이긴 하지만, 쓸 수 있는 말(다만, 상황을 가려서).

대빵[부] 은어로, ‘크게 또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한껏’이라는 뜻.

 

◈당시엔 퍼떡생각이 안 나는 거야: 퍼뜩의 잘못.

그 순간 그 생각이 퍼뜩이는거야: 퍼뜩하는의 잘못. ←퍼뜩하다[원]

[설명] ①‘퍼떡’은 날개/꼬리를 치는 뜻만 있음. ②[주의] ‘퍼뜩이다’는 북한어.

퍼떡>퍼덕, 파딱>파닥[부] 큰 새/물고기가 가볍고 크게 날개를 치는 소리. 그 모양. ¶황새가 날개를 퍼덕 치며 날아올랐다.

퍼뜩[부]①어떤 생각이 갑자기 아주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모양. ②어떤 물체/ 빛 따위가 갑자기 아주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모양. ③갑자기 정신이 드는 모양. ¶퍼뜩이다(x)/퍼뜩하다(o)[동]

퍼뜩하다[동] ①어떤 생각이 아주 순간적으로 갑자기 떠오르다. ②어떤 물체/빛 따위가 아주 순간적으로 갑자기 나타나다.

◈다 큰 놈이 퍼뜩하면부모에게 손이나 내밀고: 걸핏하면(혹은 뻔쩍하면)의 잘못.

[설명]①예문에서는 ‘퍼뜩하면’을 ‘걸핏하면≒뻔쩍하면/쩍하면/제꺽하면’으로 착각한 것. ②‘퍼뜩하면’은 ‘퍼뜩하다’의 활용으로 ‘어떤 생각이 아주 순간적으로 갑자기 떠오르면’이거나 ‘어떤 물체/빛 따위가 아주 순간적으로 나타나면’이라는 뜻. 따라서 문례와는 어울리지 않음. 설사 이를 ‘퍼뜩(‘갑자기 정신이 드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 + 하면’의 꼴로 분석해도 적합하지 않은 문례임.

걸핏하면≒뻔쩍하면/쩍하면/제꺽하면[부] 조금이라도 일이 있기만 하면 곧.

 

뻐떡하면/뻐뜩하면/퍼뜩하면부모한테 손 내미는 그 버릇: 뻔쩍하면(혹은 걸핏하면의 잘못.

뻔뜩하면집으로 달려오곤 하던 그 애: 뻔쩍하면(혹은 걸핏하면)의 잘못.

[설명] ①‘뻐떡하면/뻐뜩하면/퍼뜩하면’: ‘걸핏하면/뻔쩍하면(조금이라도 일이 있기만 하면 곧)’의 잘못. ‘걸핏하면’과 동의어인 ‘뻔쩍하면’을 착각한 데서 온 실수. ②‘퍼뜩하면’은 ‘퍼뜩하다’의 활용으로 ‘어떤 생각이 아주 순간적으로 갑자기 떠오르면’이나 ‘어떤 물체/빛 따위가 아주 순간적으로 나타나면’이라는 뜻. 따라서 문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음. 설사 이를 ‘퍼뜩(‘갑자기 정신이 드는 모양’을 뜻하는 부사)+하면’의 꼴로 분석해도 적합하지 않은 문례임.

제꺽하면≒걸핏하면/뻔쩍하면/쩍하면[부] 조금이라도 일이 있기만 하면 곧.

퍼뜩하다[동] ①어떤 생각이 아주 순간적으로 갑자기 떠오르다. ②어떤 물체/빛 따위가 아주 순간적으로 갑자기 나타나다. ¶퍼뜩[부]

 

◈‘앗다/앗따/왓따, 워따/엇따 잔소리 좀 그만!: 아따/어따[감]의 잘못. ⇐소리 나는 대로.

[설명] 본래 의미를 찾기 어려우므로 소리 나는 대로 적음. ¶어따(아따) 잔소리 좀 그만 해; 어따/아따, 영감님도 참. 시골 부자가 요새는 더 속이 실합니다.

[주의] 이와 달리 ‘얻다’는 ‘어디에다’의 준말. ¶얻다 대고 그런 소릴 하는가?; 책을 얻다 두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주의] 흔히 쓰는 ‘앗싸/아싸’는 둘 다 사전에 없는 말이며, 허용될 경우에도 표기는 ‘아싸’가 옳음. ⇐‘-싸’가 이미 경음이므로 사이시옷 불가함.

 

3.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사진: 처음 고른 것들은 전부 오답이었다. 우승자의 공부량 부족과 공부 자료의 문제가 들여다보이는 대목이었다.

앞서 위에서도 적었듯이 이번 문제들은 지난번의 만만치 않은 수준과는 달리 평이했다. 달인 도전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망설임 없이 정답 행진을 했어야 할 정도의 것들. 마지막 문제 ‘어기대는/어깃대는’는 숫제 어휘력 문제라 할 표준 표기 문제였다. 기본형 ‘어기대다’만 알면 즉답할 수 있는...

 

맞춤법과 관련되는 두 문제만, 간단히 살펴본다. 내 책자의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 괴발새발/개발새발(x) 글씨

 

이와 관련된 까다로운 문제들도 출제될 수 있으므로, 이참에 확실히들 익혀 두시기 바란다.

 

개발새발긁적인 건 글이 아니라 그림이라 해야 맞는다: 맞음.

개발쇠발긁적인 걸 글이랍시고: 괴발개발의 잘못.

개발괴발낙서한 것에 불과해: 괴발개발의 잘못. 없는 말. ⇐‘괴-’가 먼저임.

이런 괴발글씨를 어떻게 알아보나? : 게발글씨의 잘못. 없는 말.

[참고] 쇠발개발의 꼴로 어딜 들어오니?: 맞음. ⇐‘아주 더러운 발’이라는 뜻.

[설명] ①예전에는 ‘괴발개발’만 인정하였으나, ‘개발새발’을 별개의 낱말로 인정. 그러나 ‘괴발개발’과 ‘개발새발’의 뜻은 다름. ②‘괴발-’의 ‘괴’는 ‘고양이’, ‘쇠발-’의 ‘쇠’는 ‘소’를 뜻함. ③[주의] ‘개발괴발(x)/괴발개발(o)’이지만, ‘개소리괴소리(o)/괴소리개소리(x)’임. 즉, 이때는 ‘개-’가 ‘괴(고양이)-’보다 먼저 옴. ④[주의] ‘게발글씨’는 있으나 ‘괴발글씨’는 사전에 없는 말임.

개발새발[명] 개의 발과 새의 발.

괴발개발[명] ‘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이라는 뜻으로, 글씨를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써 놓은 모양.

쇠발개발[명] (비유) 소의 발과 개의 발이라는 뜻으로, 아주 더러운 발.

게발글씨[명]아무렇게나 또는 서투르게 써 알아보기 힘든 글씨.

 

- 오두방정/오도방정(x)을 떨다: ‘오두방정’은 한자어와 무관한 고유어!

 

오도방정: 오두방정의 잘못.

[참고] 깨방정을 떨고 있네: 개방정의 잘못. 없는 말.

개방정[명] 온갖 점잖지 못한 말/행동을 낮잡는 말.

 

□ 마치면서

 

- 공부 방법: 참 실력은 공부 방식과 태도에서 나고 자란다. 그 기본 출발이 공부량과 공부 자료의 확보임은 물론이다. 거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두리번거리지 않고 잡생각이나 곁가지 따위에 시간낭비하는 일 없이 100% 집중하는 것. 그러지 않으면 출연 횟수 쌓기로 끝난다.

 

- 마지막 정리/마무리: 이 프로에 도전하시는 분들 중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을 갖고 계신 분들은 마지막 정리 단계에서 부록으로 편제한 ‘맞춤법 규정’ 관련 부분을 꼭 일독하시기바란다. 해당 낱말 거의 전부를 예시한 해설판까지 빠뜨리지 않고 훑기를 적극 권장한다. 전체적인 체계가 잡히면서 해당 낱말들에 쌓인 먼지떨이 효과가 놀랍다.

 

- 언어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학교 문법 시간에 대한 국어학 용어는 공부 당시의 중요성이 낮아서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또한 학생 시절의 시기에 따라서 일부 문법 용어나 역할에 대한 해설도 변한 게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내 책자의 부록에 ‘맞춤법 공부에 도움이 되는 문법 용어 몇 가지’ 난을 만들어 해설해 두었다. 공부 전에 그것부터 읽어두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 수준으로 익힐 필요는 없지만, 어법의 원리/원칙과 관련된 설명 등을 이해할 때 크게 도움이 된다. 쉬운 예로 접사가 뭔지를 모르면 접두사와 접미사가 왜 그 위치에 붙어 한 낱말을 만드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고,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을 익히려면 무리하게 욱여넣기 식의 공부를 하게 된다.

 

- 띄어쓰기: 띄어쓰기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이 글의 대문간에 적어 놓은 대로, 반드시 자신의 언어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을 통해 실전 훈련을 쌓는 길이 지름길이다. 물론 그 전에 기본적인 원리/원칙 공부를 해둬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이메일을 자주 쓰는 것. ‘카톡’에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길게 적는 대신에 그걸 이메일로 작성해서 보내는 훈련을 하면 아주 좋다. 바쁘고 시간도 없는데 언제 그걸 하느냐고 하는 이들, 있다. 카톡에 매달려 보내는 시간들을 모아 보면 몇십 분 되는 경우, 드물지 않다. 그런 때는 집이나 사무실로 가서 이메일로 자세히 보내겠다고 하면 된다. 요즘 세상에 누가 이메일을 쓰느냐고 되묻는다면, 그는 달인 도전 자체를 포기하는 게 좋다. 그 정도의 정성과 노력쯤은 최소한의 요건이니까. 태도와 습관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어떤 일에서고 성공하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태도는 야무지기 짝이 없다.

 

끝으로, 공부 시간 부족에 쪼들리는 사람처럼 집중도가 높은 이들이 없다. 일분일초가 귀중한 이들이 공부 겨루기에서 항상 우듬지가 된다. 오늘도 그처럼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더라도. [끝]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1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21년 7월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다섯 번째의 개정판(751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한 권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모두를 익힐 수 있다.

<우리말 겨루기>에서 출제되는 맞춤법.띄어쓰기 문제 유형의 90% 이상이 이 책 내용으로 해설된다.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사전 제목에 '고급'이란 표현이 들어간 것은 수록된 어휘를 정함에 있어서, 중학생 수준 이하의 말들은 과감히 제외해서다. 이 사전의 영문 표기 Korean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에 그 의미가 명확히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5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이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20년이 넘는다.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초판을 그냥 늘려서 찍어 낸 중쇄판이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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