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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면 돈 되는] 우리말 겨루기 918회(2022.7.11.) 문제 심층 해설-김연희(40) 님 우승, 2단계 띄어쓰기 실족: 난리법석(x)/난리 법석(o), 막내 아들(x)/막내아들(o)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22. 7. 13.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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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918회(2022.7.11.) 문제 심층 해설

-김연희(40) 님 우승, 2단계 띄어쓰기 실족: 난리법석(x)/난리 법석(o), 막내 아들(x)/막내아들(o)

 

♣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손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실제로 두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아주 편해집니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채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죠.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사진: 우승자 김연희(40) 님의 밝은 표정

사진: 918회 출연자들. 좌로부터 박창기, 김연희, 양윤진, 임영진

 

박창기(32): 연구원. 2010년 <1대100> 출연. 초교 5학년 교과서에 실험하는 학생 사진의 모델. 장윤정의 <어머나> 시창. ‘22년 5월 1차 예심 합격자. 결과: 공동 3위(300점)

 

김연희(40): 조향사(調香師). ‘우리말과 영어의 달인!’ (딸의 발음 지적으로 영어 공부도 시작). 전문가적 조언: 강한 향수는 발목에 뿌리거나 공중 비산 식으로 발라야... ‘22년 5월 1차 예심 합격자. 결과: 우승 및 2단계 도전(850+600 ⇨1450점)

 

양윤진(25): 방송인. 2021년 부산울산 미스코리아 진. ‘22년 5월 1차 예심 합격자. 결과: 2인 대결 진출 (350+400점 ⇨750점)

 

임영진(21): 대학생. 오늘(7.12.) 군 입대. 결과: 공동 3위(300점)

 

□ 출연자 속사화

 

- 획득 점수 : 자물쇠 문제 직전까지. 300/850/350/300점(출연 번호순).

2인 대결 결과 : 1450/750점 (김연희 대 양윤진).

 

 

- 출연자들은 모두가 멋진 사람들

 

이 프로의 출연자들은 그 도전 자세만으로도 멋진 이들이다. 다른 이들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우리말 공부에 뜻을 두는 것만으로도 1인 2~3역을 해내는 당찬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뭔가를 배우거나 깨닫게 하는 그런 것들을 남긴다.

 

모든 가외 노력과 도전은 사실 바쁜 사람들이 해낸다. 한가로운 사람들은 계속 한가롭게 지낸다. 게으름은 열정 약화와 감소를 낳고, 미약한 열정은 나태를 낳는 악순환의 연속으로 이끈다. 바쁜 이들은 몸에서, 특히 얼굴에서, 생기가 돋는다. 씩씩하다. 그것이 환한 미소와 맑은 표정으로 이어진다.

 

이번 출연자들 역시 모두가 그랬다. 이번 출연에서 설혹 낮은 점수를 받았다 하더라도 제대로 공부를 하면 언제든 만회할 수 있는 기본 그릇들은 저마다 갖추고 있다.

 

하지만 예전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결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재도전을 흔히 ‘심기일전(心機一轉)’으로 압축한다. 이 말에 쓰인 한자에 주목하시기 바란다. ‘심기(心氣)’가 아니라 ‘심기(心機)’다. 이것은 기분/마음[心氣]을 단순히 고쳐먹는다는 뜻이 아니라, 마음을 다지는 계기[心機]를 확 바꾼다는 뜻이다. 그런 바꿈에는 당연히 태도와 방식도 포함된다. 예전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결코 안 된다.

 

사진: 박창기 연구원

 

박창기 연구원은 씩씩+용감했고 적극적/도전적이었다. 풋풋한 젊은이의 패기가 언행에 고스란히 담겨서 참 보기 좋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도전 무대에서 차분하게 챙겨야 할 것들에서는 좀 모자랐다. 누차 이곳에서 언급했지만, 논리적 사고 대결 무대에서의 다언(多言)과 개인기 시연 등은 마이너스를 자초하는 일이다. 단순하게만 생각해도 좌뇌에 집중적인 부하가 걸리는 대결장에서 우뇌까지 가동시키는 것은 백해무익한 과부하를 거는 일이다.

 

성급한 누름단추 사용도 그의 주요 패인이었다. 250점을 감정당하는 바람에 가만히만 있는 것으로 점수를 지켜낸 차점자에게 2인 대결 기회조차 넘겨야 했다.

사진: 양윤진 양. 방송인

 

부산울산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우리말 공부에 뜻을 두는 일 자체가 큰 박수를 받을 만하다.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다니 축하할 일이다. 그와 동시에 바로 그 지점에서 옥에 티가 보였다. 이른바 온 나라에 널리 퍼진 시쳇말 어법 ‘것 같아요(같습니다)’의 남용이다. 자그마치 5회씩이나 애용했다. 방송인의 그런 유행 어법 무임승차는 자신의 값을 깎아내린다.

 

이 어법은 쓰면 쓸수록 손해다. 겉으로 보면 겸양/겸손의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지만 그 남용과 오용은 자신감 저하, 언어 실력 하향화/단순화, 남들 따라 하기로 이어진다. 그러다 보면 ‘확실한 것 같습니다’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표현까지도 생각 없이 그냥 올라타게 된다. 확실하면 그냥 ‘확실합니다’이지 거기에 왜 ‘것 같습니다’를 덧붙여서, 괴상한 어법을 창조하는지...

 

요즘 아주 흔히 ‘~다 보니, 너무 ~인 것 같습니다’의 표현이 아주 널리 번져 있다. 예를 들면 놀이공원 같은 데서 해대는 인터뷰를 보면 ‘오랜만에 가족들과 같이 나와서 놀다 보니까, 너무 좋은 것 같습니다’ 식이다. 긴 설명 대신에, 무난한 모범(?) 답을 제시하자면 이렇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같이 나와서 놀았습니다. 그래선지 더욱(대단히/무척) 좋았습니다.’

 

이걸 제시하는 이유는 남들이 죄다 베껴서 해대는 어법이 아니라 자신만의 표현이라서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쓸데없이 길게 늘여서 해대는 만연체 어법 대신에 단문을 사용하라는 뜻이다. 단문은 힘이 있고 명확하여, 전달력(소구력)이 높다. 복문 만연체를 쓴다고 해서 있어 보이거나 똘똘해 보이는 것 절대로 아니다.

 

‘~것 같다’라는 표현이 잘못은 아니다. 다만 그냥 습관적으로 남용하는 버릇 자체는 좋지 않다. 그런 남들 따라 하기는 그 밖의 사고나 행동 선택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기 때문이다. 싸구려 유행에서부터 아이들을 무조건 학원으로 등 떠밀어 보내는 것까지. ‘~것같다’라는 표현을 ‘듯하다’로 바꿔보는 단순한 노력만으로도 그 사람의 인생은 바뀐다.

 

사진: 임영진 군. 대학생. 7.12. 입대

 

군 입대 1주일 전에 녹화를 했다. 방송일 다음날, 곧 오늘 입대한다. 입대 전 이런저런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응했다는 그 말이 정말 멋진 젊은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사진: 역대 최초로 달인도전권을 사용하지 않고도 맞춤법 문제를 거뜬히 통과한 우승자

 

이번 우승자 연희 님은 단 1회의 감점에서부터 여러모로 모범이자 귀감이셨다. 간결하고 단호한 직진형이랄까. 장식용 군더더기가 일절 없었다. 겉이 요란하거나 겉 꾸미기에 바쁜 이들은 속이 깊지 않거나 내실이 허약하다. 외화내빈(外華內貧) 형으로 나아가기 쉽다. 하지만, 우승자는 내 보기에 그와 반대로 난거지든부자의 전형이셨다.

 

참, 연희 님의 직업 조향사(調香師)는 흔하지 않다. 향수나 화장품 만들기에서 향을 선별.조합하여 새로운 향을 만들기도 하는 독특한 전문직이다. 그런데 이 ‘사’ 자의 표기가 師다. 士로 생각하기 쉬운데...

 

전문 직업 표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사’ 자의 한자 표기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다. 분량 관계로 길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대표적인 구분 표지를 매달자면 다음과 같다. (상세판은 내 게시판 중 이곳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0970579302)

 

 

-사(事) : 일정한 직임을 맡은 임명직(선출직). (예)판사(判事), 검사(檢事), 이사/감사(理事/監事), 도지사(道知事). 어사(御史)

 

사(使) : '-事' 중 고위직에 부여한 표기 (예) 관찰사(觀察使), 대사(大使), 공사(公使), 어사(御使. 당상관 이상)

 

-사(士) : 일정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검정 등을 통과한 이에게 수여한 자격. 운전 기사(-技士) 면허증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름. (예) 변호사(辯護士), 변리사(辨理士), 감정평가사(鑑定評價士), 회계사(會計士), 기관사(機關士), 장학사(奬學士), 각종 기사(技士), 바둑 기사(棋士/碁士), 석.박사(碩.博士), 항해사(航海士), 세무사(稅務士), 관세사(關稅士), 조종사(操縱士)... 등등

 

-사(師) : 전문 분야에서 정해진 능력을 갖추고 주로 몸수고로 그 업무를 해내는 사람 (예)의사(醫師), 약사(藥師), 교사(敎師), 간호사(看護師), 사육사(飼育師), 마술사(魔術師), 정원사(庭園師), 요리사(料理師)... 등등.

 

- 점수가 실력이자 공부량이다

 

그럼에도 공부 면에서는 아쉬운 부분들이 적지 않았다. 늘 그렇듯, 2인 대결에 오르지 못한 이들은 공부량 자체가 모자랐고, 공부 자료에도 문제가 있었다. 예심 합격 기준이 실력보다도 방송 적격자인가를 더 많이 살피는 쪽에 두어지면서 출연자들의 공부량이 턱없이 모자란 경우들이 자주 눈에 띈다.

 

특히 준우승자 양윤진 양은 어부지리의 덕을 봤다. 숱한 오답 행진으로 감점을 받은 박창기 연구원 덕택에 2인 대결에 오를 수 있었다. 공부량은 박 연구원이 훨씬 더 많았다.

 

공부량 면에서도 우승자가 단연 발군이었다. 그 대표적인 실물 사례가 달인도전권 제가 신설된 이후 최초로 맞춤법 단계에서 그걸 사용하지 않고 아껴 두었다가 띄어쓰기에서 사용했다. 즉, 1단계 문제는 자신의 실력만으로 자신 있게 정답들을 골랐다. 그것도 망설임 없이 즉각 즉각. 그만치 공부량이 탄탄했고, 공부 자료 또한 확실했다.

 

이번 출연자들 중 공부량과 공부 자료 면에서 합격점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분이었고, 우승은 당연했다. 달인 문제 3단계 도전도 확실했는데 이번 띄어쓰기 문제는 전과 달리 좀 까다로웠다.

 

지금까지 함정 수가 5개였는데, 이번에는 6개로 늘어났고, 고난도 문제어가 세 개(튀어 오르다/난리 법석/숨넘어가다), 중상급 난도도(새끼벌레/이쪽저쪽) 두 개나 되어 은근히 까다로웠다. 한마디로 불운하셨다. 다음 도전에서는 꼭 운도 함께하게 되시길 축원한다.

 

- 이 프로그램 도전으로 공부도 하고 돈도 벌자!

 

글쟁이의 선두 대열에서 빠지지 않는 시인이나 소설가들도 우리나라에서는 실제 직업이 아닌 이들이 대부분이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작품만 써서는 생활하지 못한다. 방송인, 기자, 출판인 또는 그 관련 업종, (학원) 강사, 교사... 등등이 실제 직업이다. 하지만 그런 실제 직업을 갖고 있지 못한 자진 전업 작가/시인들 역시 적지 않다. 그런 이들 외에도 두뇌는 있는데, 그걸 소득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이들 또한 부지기수다. 나는 가끔 그런 이들이 어째서 이 <우리말 겨루기>에 도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상금 3천만 원은 그런 이들에게 가뭄의 단비가 되고도 남는데...​ 초중등학교에서부터 야구를 하고 7~8년의 고된 훈련을 거쳐 어렵사리 프로에 입단한 프로 야구 선수들조차도 그 초임 연봉이 3천만 원이다.

 

공부만 해서 돈벌이 되는 일, 아주 드물다. 이 프로그램을 대하면서 자본주의적 사고에 물드는 일, 그리하여 걷어붙이고 달려들기, 그건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이다. 시인/작가들의 띄어쓰기.맞춤법 부분을 보면 50점을 넘기는 이들이 아주 극소수라는 점에서도... 언어가 그 사람이다. 고 최영희 작가는 그 사람의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라고 하면서 하나의 바른 언어를 그 자리에 끼워 넣기 위해서 몇 달을 고생하기도 했다. 나는 언어를 얼마 전부터 ‘마바타(mavatar. my avatar의 준말)’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요즘 말로 하자면 언어는 바로 그 사람의 아바타니까.

 

일반인들의 경우에도 이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건 도랑 치고 가재도 잡는 일이다. 상금 3천만 원은 중소기업의 한 해 연봉이다. 나아가 우리말 실력이 뒷받침되는 이들의 면접 점수가 높고, 직장생활에서도 저절로 상위 그룹에 뽑힌다. 은연중에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 우리말 공부에 뜻을 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부법을 아래에 보인다.

 

- 공부법

 

이 프로그램에 처음 도전하는 이, 또는 오랫동안 공부해 왔음에도 바라는 성적을 거두지 못한 이들을 위한 훌륭한 공부법, 달인에 오르기 위한 일반적인 공부법에 대해서는 이곳에서 여러 번 언급했다. 그리고 최근 일부를 추가하여 보완했다. 공부 시간의 효율적 이용 측면을 강조했다.

 

이 공부법에 등장하는 이는 지금까지 배출된 달인 중 가장 완벽하다고 할 수 있는 최재봉 경정이다(얼마 전 경정 승진을 했고, 지금은 로스쿨에 입교해 있다.) 최 달인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 띄어쓰기라 할 정도로, 모든 이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띄어쓰기까지도 원리/원칙 이해라는 기초 다지기를 통해서 완벽하게 극복했던 인물이다. 앞으로 이 나라에서 큰일을 해내고도 남으리라 확신한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681378128

.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05063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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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공부 방식과 태도를 못 찾아내거나 곁가지에서 헤매는 사람들은 십 년을 해도 달인 근처에도 못 간다. 이 공부법들 역시 자기 나름대로 소화시켜서 적용해야 한다. 근본 줄기용으로 90% 정도를 취하고 나머지 10%는 자신만의 방식을 개발해서 보태야 한다. 이 공부법대로 잡생각 없이 몰두할 경우, 처음 시작하는 이들도 직장인은 짧게 2년, 길게 3년 정도이고, 하루 8시간 이상 투자할 수 있는 분들은 1년 정도면 충분히 달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이것은 내가 아는 달인들과의 개인적인 접촉에서 나온 평균적인 수치다. 달인 상금 3천만 원은 1년 공부를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

 

좋은 공부법을 따라 하는 일 역시 공부 잘하는 방법 중의 하나다. 으뜸 방법일 수도 있다. 끝까지 자신의 좁은 방식을 고집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고, 최소한으로도 미련한 일이다. 특히 공부 자료 구비, 작성/유지 방식에서 자신의 똥고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은 스스로 패자의 길을 고집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만년 2등의 공통점 중에는 성실한 바보들이란 점도 빠지지 않는다. 출연 횟수 기록만 쌓일 뿐이다.

 

특히 여러 해 동안 우리말 공부에 매달렸음에도 실력이 늘지 않는 이들은 자신의 공부법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진지하게 돌아보며 반성해야 한다. 대부분 시간 낭비형의, 이상한 곁가지 기웃거리기 등의 공부 방법에들 빠져 있는 이들이 태반이다. 특히 국어학을 전공한 사람들조차도 갸우뚱하는 것들에도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는 이들 또한 적지 않다. 공부도 경제적으로, 효율적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하게 해야 한다. 우리말 공부 3년을 넘기고도 그 자리에서 맴도는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공부법에 있다. 해답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공부 자료에서부터 공부법까지 전면 개비해야 한다. 야무지고 독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예전에 고시 공부는 5~6년이 한계였다. 그 기간 내에도 합격하지 못하면, 기본서와 노트를 모두 새로 장만했다.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였다. 이 ‘우겨’ 장기 도전자 중에는 자신의 공부 노트 권수를 자랑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하지 않는 한, 출연 횟수만 쌓게 된다. 공부 2~3년이 되도록 바라던 결과를 이뤄내지 못하면 그건 공부 방법이 잘못된 것이다. 잘못된 공부법이나 공부 버릇은 어중간한 성적만 내게 되어 사람을 지치게 하고, 끝내는 투자한 시간과 노력을 한탄하게 만든다. 잘못 들어선 길이면 즉시 돌아나와야 그나마 제 길을 가게 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새 출발을 하는 일은 거듭된 실패에서 최고의 비방이자 해결책이다. 전깃불이 훤한 세상에서 등잔불을 고집하면, 그 손해는 고스란히 그 고집불통의 몫이 된다.

 

마지막으로, 공부 시간이 모자라서 죽겠는 사람이 큰일을 해 낸다! 달인을 꿈꾸는 이라면 중대형 사전 한 권을 최소한 3회독 이상 해야 한다. 700쪽을 넘기는 내 맞춤법 책자 역시 마찬가지다. 언제 그걸 해내느냐는 사람은 아예 달인의 꿈을 접는 게 좋다. 시간에 쪼들리는 사람의 하루는 25시간으로 늘어난다!

 

□ 출연 대기 상황

 

이번 출연자들은 모두 올해의 5월 예심 합격자들이었다. 영진 학생은 명단에서 찾을 수 없었다. 예심 합격 후 개명한 듯하다. 그런 이들이 요즘 꽤 많다. 벌써 6명째인가. 6월 예심 합격자가 16명 나왔는데, 이번에는 첫 도전자들이 주력부대로 도전 횟수만 늘리는 이들이 많이 추려졌다. 7월 예심은 오는 일요일(17일)에 치러진다. 합격자/출연자 현황 관련 상세 내역은 다음 게시판 주소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618402881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출제된 말들을 유형별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밑줄 그은 것들은 처음 출제된 말들로, 상당수가 새로운 것들이다. 기출문제에만 매달리면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기출문제만 8번을 보았다는 ‘퀴즈 대한민국 영웅’ 출신이 3등을 했다.)

 

그렇다고 기출문제를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출제 경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고, 아울러 자신의 공부 수준(양)을 알게 해준다.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런 기출문제들 수준 정도로는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기준도 된다. 하지만 그것들의 공부로 우리말 출연 준비가 끝난 건 결코 아니라는 걸 꼭 명심해야 한다. 겨우 첫걸음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

 

-명사. 보통 난도: 도둑잠, 해수욕장, 북두칠성, 복날, 이야깃거리, 무법자, 버무리, 마구잡이, 파장, 꿀맛, 마이동풍

-비유어: 거머리, 기라성(綺羅星), 도끼날, 도마질, 삼총사

-중상급어 또는 관심어: 비설거지, 도끼날[면돗날], 거저줍다[거저먹다], 쏠쏠하다[짭짤하다]

-용언/부사: 거울삼다, 걸어가다, 쏠쏠하다, 거저줍다; 그윽이

-관용구/속담: 물이 깊어야 고기가 모인다; 약이 오르다

-맞춤법: 북엇국/쌀뜬물/섞박지/공깃밥 ☜쌀뜨물. 끼어들다/끼여들다, 거무티티/거무튀튀, 고들빼기/꼬들배기

-띄어쓰기: 막내아들/막내 아들, 이쪽저쪽/이쪽 저쪽, 튀어오르는/튀어 오르는, 새끼벌레/새끼 벌레, 난리법석/난리 법석, 숨넘어갈 듯/숨 넘어갈 듯

 

이번에도 비유어 출제가 빠지지 않았다.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 흩어져 있는 비유어들의 일괄 정리 편의를 위해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모아 둔 것도 있다. 게시판 이름 <우리말 공부 사랑방> 중 <비유어 모음> 항목. 사람을 뜻하는 비유어 외에는 음절수 기준으로 나누어 실어 두었으니, 짬짬이 훑어 두시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단, 사람과 관련되는 비유어들은 3음절어 이하와 이상으로 나누어 따로 실었다. [예] 출제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인 3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약방에 감초 격인 부사들의 바른 표기[표준어]와 뜻 구별 문제도 은근히 까다롭다. 신경 써서 챙겨둬야 할 대목. 내 사전 부록에 【부록2】 주목해도 좋은, 살려쓸 만한 멋진 부사들이란 제목으로 부사들을 따로 모아 두었다. 본래 이 사전의 으뜸 목적은 작가용이어서 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부사 부분을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짬 나는 대로 훑어들 두시길!

 

부사는 우리말에서 가장 빛나는 화룡점정이기도 하다. 부사 하나만 잘 써도 그 주인장을 사람들이 달리 본다. 그런 의미에서, 낱말 몇 개를 추천한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써야 내 것이 된다. ‘시나브로’가 일반어로 정착되는 데 20년 넘게 걸렸고, 얼마 전에 출제어로도 나왔다.

 

암니옴니옴니암니’라는 귀여운(?) 부사 하나를 맨 위에 얹었다. 다 같은 이인데 자질구레하게 어금니 앞니를 따진다는 데서 온 말이다.

 

암니옴니옴니암니[부] 자질구레한 일에 대하여까지 좀스럽게 셈하거나 따지는 모양.

온새미로≒온이/온통으로/통째로[부] 전부 다.

왁달박달[부] 성질/행동이 곰살갑지 못하며 조심성 없이 수선스러운 모양.

지망지망[부] ①조심성이 없고 경박하게 촐랑대는 모양. ②어리석고 둔하여 무슨 일에나 소홀한 모양.

무턱대고=공중대고[空中-][부] 잘 헤아려 보지도 아니하고 마구.

허청대고[부] 확실한 계획이 없이 마구.

바투<바투바투[부] 1.두 대상/물체의 사이가 썩 가깝게. ¶여인은 엉덩이를 슬슬 움직여 그에게 바투 다가앉았다. 2.시간/길이가 아주 짧게. ¶머리를 너무 바투 깎아서 볼품이 없다.

[주의] 바투바투에는 ‘바투’엔 없는 ‘물이 많지 아니하고 매우 적게. 또는 모두 다 물이 많지 아니하고 적게’라는 뜻도 있다.

댕글댕글: 책을 막힘없이 줄줄 잘 읽는 소리. 또는 그 모양.

* 잘못 쓰기 쉬운 말 디글디글’: ①가늘거나 작은 물건들 가운데서 몇 개가 드러나게 굵거나 큰 모양. ②밥알이 설익었거나 너무 되거나 말라서 꾸들꾸들한 모양. [이 ‘디글디글’을 ‘득실득실’의 의미로 쓰면 잘못. 방언이다!]

 

○ 돌아볼 말들 : 해당 낱말과 관련어 설명을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뜻풀이 중 주기(朱記) 부분은 편집/추가분으로, 내 사전을 갖고 계신 분들은 手記로 보충하시기 바란다. 이곳 문제 풀이에서 1회 이상 다룬 것들은 朱記로 구분하지 않으니 대조 후 보충들 하시면 된다.

 

뜻풀이에서도 이번에 출제된 낱말에만 한정하지 말고 관련어들에 대해서도 꼭 훑어두시기 바란다.

 

[이 글을 처음 대하시는 분들에게 : 내 사전이나 이곳 문제 풀이에서 표제어 뒤에 (•) 표가 붙은 것들은 기출 낱말을 뜻하는 표지이다. ‘아하 이 정도의 말들이 출제되었구나(출제되는구나)’ 하고, 보시면 된다. 시중에 달랑 한 종류가 나도는 기출 문제집은 아주 오래 전, 초기에 출제된 것들만 담겨 있다. 요즘 내용들과는 엄청 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주요 낱말 되돌아보기]

 

- 설거지/비설거지...

 

설거지[명] ①≒뒷설거지. 먹고 난 뒤의 그릇을 씻어 정리하는 일. ②≒비설거지. 비가 오려고 하거나 올 때, 비에 맞으면 안 되는 물건을 치우거나 덮는 일.

뒷설거지[명] ①≒설거지. 먹고 난 뒤의 그릇을 씻어 정리하는 일. ②큰일을 치른 다음에 하는 설거지/뒤처리.

비설거지•[명] ≒설거지. 비가 오려고 하거나 올 때, 비에 맞으면 안 되는 물건을 치우거나 덮는 일.

설거지물≒개숫물•/개수[명] 음식 그릇을 씻을 때 쓰는 물.

개골창•≒구거[溝渠][명] 수채 물이 흐르는 작은 도랑.

잦을수채통[명] 물이 잘 스며드는 모래땅 같은 곳에, 수채의 물이 잦아들어 빠져나가도록 만든 수채통. ☞위의 예에서 보듯, 수챗물은 ≪표준≫에 없는 말. ‘수채 물’로 표기.

 

-도둑잠 : ‘도둑’ 관련어

 

◇‘도둑’ 관련어

도둑글[명] 남이 배우는 옆에서 몰래 듣고 배우는 글. ≒도적글

도둑눈•[명] 밤사이에 사람들이 모르게 내린 눈. ≒도적눈.

도둑[명] 도둑이라는 누명.

도둑숨[명] 창법(唱法)에서, 호흡이 짧아 계속할 수 없을 때에, 숨 쉴 곳이 아닌 대목에서 잠깐 몰래 쉬는 숨.

도둑잠[명] 자야 할 시간이 아닌 때에 남의 눈에 띄지 않도록 몰래 자는 잠.

도둑나무[명] 남의 산에서 주인 몰래 땔나무를 마련하는 일. 또는 그렇게 마련한 나무. ¶~하다[동]

도둑노름[명] 으슥한 곳에 들어앉아 남에게 들키지 않게 몰래 하는 노름. ¶~하다[동]

도둑빨래•[명] 남의 눈에 띄지 않게 몰래 하는 빨래. ¶~하다[동]

도둑장가[명] 남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드는 장가.

도둑합례[-合禮][명] 어른들 모르게 지내는 합례.

도둑개[명] 주인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몰래 음식을 훔쳐 먹는 개.

도둑고양이[명] 주인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몰래 음식을 훔쳐 먹는 고양이.

도둑괭이[명] ‘도둑고양이’의 준말.

도둑벌[명] 꽃에서 꿀을 얻지 못하고 남의 벌통에서 꿀을 가져오는 꿀벌.

도둑죄[-罪][명] 남의 것을 훔치거나 빼앗은 죄.

절도죄[竊盜罪][명] 남의 재물을 몰래 훔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

도둑살[명] 임자의 이름 따위를 새기지 않은 화살.

도둑잡기[명] 아이들 놀이의 하나. 종이쪽지에 ‘도둑’, ‘포도대장’, ‘포교’, ‘백성’, ‘학자’ 따위를 적어 한 장씩 뽑은 다음, ‘포도대장’이 된 아이가 ‘도둑’이 된 아이를 찾아내는 놀이.

 

- 도끼날/면도날...

 

도끼날•[명] ①도끼에서 물건을 찍거나 자르는 데 쓰는 쇠로 된 날카로운 부분. ②메마르고 날카로운 성격/성미의 비유어. ☞[주의] 사이시옷 없음. ‘도낏밥’과 ‘도낏자루’뿐임.

송곳날[명] 송곳 끝 부분의 날. [주의] ‘송곳날/면도날/양쪽날...’ 등에는 비유적인 의미가 없음.

면도날[面刀-][명] ①면도칼의 날. ②안전면도기에 끼는, 날이 선 얇은 쇳조각.

양쪽날[兩-][명] 축을 중심으로 양옆에 이루어진 날. 양면에서 떼어 낸 안팎날과 구별된다. [유] 쌍날/양날

 

-이야깃거리/얘깃거리...

 

이야기책[-冊][명] ①옛날이야기를 적은 책. ②‘소설책’의 다른 표현.

옛이야기•[명] ≒옛날이야기•(옛날에 있었던 일이라고 전하여지거나 있었다고 꾸며서 하는 재미있는 이야기).

뒷이야기[명] ①이어지는 이야기의 뒷부분. ②어떤 일이 있은 뒤에 나오는 이야기.

이야기꽃•[명] 즐겁고 재미나는 이야기/이야기판의 비유.

이야깃거리 ?얘깃거리[명] 이야기할 만한 재료/소재. [유]말거리/말밑천/얘깃거리

마주이야기•[명] 마주 대하여 하는 이야기.

이야기보따리•≒이야깃주머니[명]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의 기억의 비유.

이야기장•[-場][명]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자리.

이야기가 다르다• [관] 조건/상황 따위가 달라지다.

이야기 장단에 도낏자루 썩는다• [속] 이야기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을 깨닫지 못함의 비유.

 

- 버무리...

 

버무리•[명] ①여러 가지를 한데에 뒤섞어서 만든 음식. ②≒버무리떡.

버무리떡[명] 쌀가루에 콩/팥 따위를 한데 버무려 찐 떡.

버무리다[동] 여러 가지를 한데에 뒤섞다.

버물리다[동] ‘버무리다’의 피동사. ‘버무리다’의 사동사.

뒤버무리다[동] 마구 뒤섞어 버무리다.

 

- 마구잡이/생잡이...

 

마구잡이•≒생잡이[명] 이것저것 생각하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마구 하는 .

막잡이•[명] ①아무렇게나 마구 쓰는 물건. ②어떤 물건들 중에서 좋은 것을 골라내고 남은 찌꺼기.

무차별•[無差別][명] ①차별하거나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임. ②<哲>주관과 객관, 관념과 실재 따위가 아직 차별되지 아니한 상태.

날탕•[명] ①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음. 그런 사람. ②어떤 일을 하는 데 아무런 기술/기구 없이 마구잡이로 함. 그렇게 하는 사람. ③허풍을 치거나 듣기 좋은 말로 남을 속임. 그렇게 하는 사람.

 

- 도마질/도맛밥...

 

도마•≒손널/칼도마[명] 칼로 음식의 재료를 썰거나 다질 때에 밑에 받치는 것. 두꺼운 나무토막/널조각/플라스틱 따위로 만듦.

도마질•[명] ①도마 위에 요리할 것을 놓고 식칼로 다지는 일. ②어떤 사물을 비판하는 일의 비유.

손널[명] 궁중에서, ‘도마’를 이르던 말.

도마 위에 오르다• [관] 어떤 사물이 비판의 대상이 되다.

도마 위에 올려놓다 [관] 어떤 사물을 문제 삼아 비판하거나 논하다.

도마 위의 고기가 칼을 무서워하랴 [속] 죽음을 이미 각오한 사람이 무엇이 무섭겠냐는 말.

조상[俎上][명] ①도마 위. ②어떤 일이 눈앞에 당하여 비난/논의 따위가 행하여질 장면의 비유.

조상육[俎上肉)≒궤상육[机上肉]/조상지육[명] 도마에 오른 고기라는 뜻으로, 어찌할 수 없게 된 운명.

정조[鼎俎][명] ①솥/도마. ②솥에서 삶아지고 도마 위에서 잘린다는 뜻으로, 대단히 위험한 운명에 다다른 처지의 비유.

도맛밥[명] 도마질할 때 도마에서 생기는 부스러기.

 

- 쏠쏠하다/짭짤하다...

 

쏠쏠하다•<쑬쑬하다[형] 품질/수준/정도 따위가 웬만하여 괜찮거나 기대 이상이다.

쑬쑬하다 ?쑬하다[형] 품질/수준/정도 따위가 웬만하여 기대 이상이다.

짭짤하다•[형] ①감칠맛이 있게 조금 짜다. ②일/행동이 규모 있고 야무지다. ③일이 잘되어 실속이 있다. ④물건이 실속 있고 값지다. [유]간간하다/값나가다/값지다. ☞‘실속’ 관련어 참조.

옹골지다[형] 실속이 있게 속이 꽉 차 있다.

 

- 거저줍다/거저먹다

 

거저먹기•[명] 힘을 들이지 아니하고 일을 해내거나 어떤 것을 차지하는 것. ☜‘날로 먹기’는 없는 말. ¶거저먹다•[동]

거저줍다•[동] ①아무런 조건이나 힘들임 없이 집거나 얻다. ②(비유) 어떤 일을 조금도 힘들이지 않고 이루다.

만년먹기[萬年-][명] 대를 이어 오래오래 쓸 수 있는 설비/시설물. ☜[주의] ‘만년묵기’는 ‘만년묵이(오랜 기간 동안 쓰기에 알맞음. 또는 그런 물건)의 잘못.

안팎먹기[명] <經> 증권 시장에서, 싼 시세에 사서 오른 시세에 팔아 이득을 보고, 이 시세에 다시 팔아서 내려간 시세에 되사 이득을 취하는 일.

불러먹기[명] 남에게 협박장을 보내거나 밤중에 밖으로 불러내어 재물을 강제로 빼앗는 짓.

모두먹기[명] ①네 것 내 것 할 것 없이 여러 사람이 덤비어 먹는 일. ②돈치기를 할 때 맞히는 사람이 그 판의 돈을 다 먹는 내기.

갉아먹기[명] 노름의 하나. 돈치기할 때 맞히는 대로 따는 내기.

더위 먹기[명] <韓> 땀/열을 몸 밖으로 제대로 내보내지 못하여 몸에 열이 뭉쳐서 생기는 병. 대개 햇볕에 오래 있어서 생기는 것으로 맥과 숨이 빨라지고 심장이 세게 뛰며 머리가 아프고 소화가 잘 안된다.

땅따먹기[명] ≒땅재먹기. 어린이 놀이의 하나. 정한 땅에 각자의 말을 퉁긴 대로 금을 그어서 땅을 빼앗아 간다.

 

- 속담, ’물이 깊어야...

 

물이 깊어야 고기가 모인다≒숲이 깊어야 도깨비가 나온다. 덤불이 커야 도깨비가 난다. 산이 깊어야 범이 있다. 숲이 커야 짐승이 나온다[든다] [속] ①자기에게 덕망이 있어야 사람들이 따르게 됨의 비유. ②일정한 바탕/조건이 갖추어져야 그것에 합당한 내용이 따르게 됨의 비유.

 

[일반 맞춤법 문제] 북엇국/쌀뜬물/섞박지/공깃밥’ 중 잘못된 표기를 바르게 고쳐 쓰는 문제였는데, 사이시옷 받치기가 포함된 표준 표기와 관련되는 평범한 문제였다.

 

그중 ‘쌀뜬물’은 흔한 말 ‘뜨물’(곡식을 씻어 내 부옇게 된 물)의 그릇된 활용어로서 ‘쌀뜨물’의 잘못인데, 의외로 정답자는 두 사람뿐이었다. 이참에 이와 관련된 말들을 정리하여 보이면 다음과 같다.

 

뜨물[명] 곡식을 씻어 내 부옇게 된 물.

속뜨물↔겉뜨물[명] 곡식을 여러 번 씻은 다음에 나오는 깨끗한 뜨물.

쌀뜨물[명] 쌀을 씻고 난 뿌연 물. [유]미감/미감수/미즙

속쌀뜨물[명] 쌀을 한두 번 씻어 낸 다음에 나오는 깨끗한 뜨물.

 

‘북엇국/공깃밥’은 기본적인 사이시옷 관련 문제인데, 이 중 조심해야 할 것은 ‘-국’ 앞에 받침이 없는 말들이 올 때는 사이시옷을 받쳐야 한다는 점이다.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는 대부분 사이시옷이 빠져 있게 마련이어서 틀리기 쉬운 표기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해당 부분 일부를 전재한다.

 

◈입맛 없을 때 먹는 근대국 맛은 끝내주지: 근댓국의 잘못.

[설명] ‘-국’ 앞에 받침이 없는 말이 올 때는 예외 없이 사이시옷을 받침: 시래기국(x)/시래깃국(o); 고기국(x)/고깃국(o); 무국(x)/뭇국(o); 동태국(x)/o)동탯국(o); 북어국(x)/북엇국(o); 우거지국(x)/우거짓국(o).

 

섞박지’는 어원의 의미[의미소/형태소]를 살려서 적어야 하는 말이다. 이 의미소를 살려 적는 원칙은 우리말 표기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근간 원칙 중 하나다. 전에도 몇 번 전재했지만 중요 사항이므로 직접 관련 부분과 전체 내용을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이참에 되풀이해서 살펴두시기들 바란다.

 

◈입맛 없는 여름철에 석박김치/석박지는 별미지: 섞박지의 잘못. 북한어.

[설명] 배추와 무ㆍ오이를 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의미소 ‘섞’을 살림.

섞박지[명] 배추와 무/오이를 절여 넓적하게 썬 다음, 여러 가지 고명에 젓국을 쳐서 한데 버무려 담은 뒤 조기젓 국물을 약간 부어서 익힌 김치.

 

[중요]♣의미소[意味素]의 특징과 활용

[예제] 별미적다(x)/별미쩍다(o); 오이소배기(x)/오이소박이(o); 언덕받이(x)/ <예>언덕바지(o); 오래비(x)/오라비(o); 올개미(x)/올가미(o); 놈팽이(x)/놈팡이(o); 시골나기(x)/서울나기(x)/시골내기(o)/서울내기(o); 불그락푸르락(x)/붉으락푸르락(o); 얽히설키(x)/얼키설키>얼기설기(o); 구비구비(x)/굽이굽이(o)

-특징: 의미소[意味素]란 낱말에서 실질 의미, 즉 관념을 표시하는 언어 요소로서, 어근/어간과 같음. 독립하여 홀로 쓰이지 못할 경우도 많음.

[참고] 형태소와 실질형태소: 형태소(形態素)는 ①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의 단위. ‘이야기책’의 ‘이야기/책’ 따위. ②문법적 또는 관계적인 뜻만을 나타내는 단어나 단어 성분. 실질형태소는 형태소 중에서 구체적인 대상이나 동작/상태를 표시하는 것으로서, ‘철수가 책을 읽었다’에서 ‘철수/책/읽’ 따위. 형태소는 최소 단위가 단어나 단어 성분인데, 단어 성분일 때는 ‘읽었다’의 ‘읽(어간)’과 같이 의미소와 겹치기도 함.

-활용: 다음과 같이 옳은 말[표기]의 판별과 의미 획정에 크게 도움이 됨.

(1)‘-쩍다’와 ‘-적다’가 붙은 말의 구분/판별에 유용

(활용 예) ①‘딴기쩍다’: ‘딴기적다’의 잘못. ⇐‘적(少)’의 의미소 살림. ②‘별미적다’: ‘별미쩍다’의 잘못. ⇐‘별미(別味-)’이므로 의미소 ‘적(少)’일 듯하나, 별미가 많을수록 좋은 것이므로(특별히 좋은 맛/음식), 의미소를 살리면 도리어 반대의 의미가 됨. ‘칠칠찮다’를 써야 할 경우에 그 반대로 ‘칠칠맞다’를 흔히 잘못 쓰는 경우와 비슷함.

⇒‘-적다’: 괘다리적다, 괘달머리적다, 열퉁적다, 맛적다, 재미적다, 퉁어리적다

‘-쩍다’: 객쩍다, 갱충쩍다, 맥쩍다, 멋쩍다, 미심쩍다, 수상쩍다, 겸연쩍다/계면쩍다, 의심쩍다, 귀살쩍다/귀살머리쩍다.

(2)‘-박이’와 ‘-배기’의 구분/판별에 유용: ‘박는다’는 뜻의 의미소 ‘박-’이 살아 있으면 ‘-박이’. <예>오이소박이, 차돌박이, 덧니박이, 고석박이, 점박이, 금니박이, 네눈박이, 장승박이, 붙박이 등등.

(3)‘-받이’와 ‘-바지’의 구분/판별에 유용

①‘언덕받이’에 있는 게 우리 집: ‘언덕바지’의 잘못. ⇐‘언덕받이’는 의미소 ‘받’과 무관한데, 만약 의미소를 살리면 언덕을 (들이)받게 되는, 괴상한 상황이 됨.

②반대로, ‘가루받이/가슴-/각성-/개구멍-/거름-/걸레-/꽃가루-/씨-/턱받이’ 등은 의미소 ‘받-’이 있어 각각 ‘가루/가슴’ 등을 받는다는 의미가 드러남. 다음의 예를 보면 이 두 가지 경우의 차이가 분명해짐. <예>개구멍받이(개구멍으로 받은 아이) ↔개구멍바지(개구멍을 낸 바지).

(4)‘ㅣ’ 모음 역행동화를 인정하는 경우의 낱말 판별에 유용

①‘ㅣ’모음 역행동화를 인정하지 않는 말들: 잠뱅이(x)/잠방이(o); 오래비(x)/오라비(o); 올개미(x)/올가미(o); 놈팽이(x)/놈팡이(o); 지팽이(x)/지팡이(o); 홀애비(x)/홀아비(o); 외눈백이(x)/외눈박이(o); (오이)소백이(x)/(오이)소박이(o); 노랭이(x)/노랑이(o)

②‘ㅣ’ 모음 역행동화를 인정하는 말들: ‘-나기(x)/'-내기(o); '-쟁이(o)'

<예>시골나기(x)/서울나기(x)/시골내기(o)/서울내기(o); 소금장이(x)/소금쟁이(o); 신출나기(x)/신출내기(o); 빚장이(x)/빚쟁이(o); 풋나기(x)/풋내기(o); 중매장이(x)/중매쟁이(o)

[설명] ①의 경우에서 역행동화를 인정하면, 어근(의미소)의 의미가 심각하게 손상될 경우가 많음. 예컨대, ‘잠뱅이/오래비’를 인정할 경우, ‘잠방-’이나 ‘오라-’의 의미가 사라지고(‘오라비’의 준말이 ‘오랍’인 데서도 드러나듯, ‘오라’의 꼴은 중요*), 전혀 무의미하거나 (‘잠뱅’) 뜻이 전혀 다른 (‘오래’) 의미소가 됨. 반면 ②의 경우는 역행동화를 인정해도 의미소에 별다른 변화가 없음. <예>‘시골-, 서울-, 소금-, 신출-, 빚-, 중매-’. 그러므로, 역행동화를 인정해도 의미소에 변화나 영향이 없을 때만 ‘ㅣ’ 모음 역행동화를 인정.

(5)올바른 어간/어근 파악에 유용

<예>‘모재비헤엄/모자비헤엄’(x): ‘모잽이헤엄’의 잘못. ⇐모+잽이(-잡이). 즉 ①모+잡이(의미소 ‘잡’) 꼴의 회복 (‘ㅣ’모음 역행동화 허용). ②모잽이[≒옆쪽]이라는 명사 존재.

<예>‘불그락푸르락’(x)/‘붉으락푸르락’(o): ⇐의미소 ‘붉’의 의미를 살림.

<예>넘어져도 ‘오뚜기’처럼 일어난다: ‘오뚝이’의 잘못. ⇐의미소 ‘오뚝+이’(물건/사람)

<예>‘넙적뼈/넙적다리’(x): ‘넓적뼈/넓적다리’의 잘못. ⇐의미소 ‘넓’ 살림.

<예>‘눈꼽’ 좀 떼라: ‘눈곱’의 잘못. ⇐의미소 ‘곱’. ☜[참고] ‘곱창’에서의 ‘곱’(≒기름의 뜻)도 고유어 .

<예>물 위를 뱅뱅 도는 ‘물매미’: ‘물맴이’의 잘못. ⇐물 위를 ‘맴’돌므로. 매미와 무관.

(6)의미소와 무관하게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것들의 판별에도 유용

<예>‘아뿔사(앗불싸)’: ‘아뿔싸’의 잘못. ⇐의미소와 전혀 무관하게 발음대로 적는 경우이므로, 만약 ‘아뿔사’를 허용하면 실제 발음에서 {아뿔+싸}가 아닌 {아뿔+사}로 발음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음. ⇐받침 ‘ㄹ’ 뒤에서 일반적으로 경음 발음이 되지만, 실제 발음에서는 이를 무시하는 경우도 있음.

<예>뒤치닥거리: ‘뒤치다꺼리’의 잘못. ‘뒤치닥거리’를 인정하려면 ‘관심거리/웃음거리’나 ‘먹을거리/볼거리’에서처럼, ‘뒤치닥’이 명사(형) 또는 관형어가 되어야 하는데, 그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소리 나는 대로 적음.

(7)드물게, 비슷한 구조라 할지라도 의미소 반영이 다를 때도 있음

<예>얼키고 설키다 보면 다 이웃: ‘얽히고설키다’의 잘못. ←얽히고설키다[동]

일이 일단 ‘얼키고’ 나면 영 해결하기 어려워: ‘얽히고’의 잘못.

아휴 복잡해. 여간 ‘얽히설키’ 해야 말이지: ‘얼키설키>얼기설기’의 잘못.

[설명] ‘얼키설키’에서 의미소 ‘얽’은 중요하지만, 문제는 뒤에 연결되는 ‘설기’와의 부조화. 어울림을 위해서는 ‘얽히섥히’여야 하는데, 이는 더욱 어색. 또한 ‘얽’의 -ㄺ- 받침에서 앞 받침만 발음되므로 소리 나는 대로 표기[원칙]. ∴얼키설키(o)

(8)올바른 준말의 구분/판별에도 유용

<예>‘얼마+만큼’ →‘얼만큼(x)/얼마+큼(o)’; ‘오래+간+만’ →‘오랫만(x)/오랜만(o)’

[설명] 준말에서는 의미소는 살리고 조사/접사/어미 등을 줄임. 위의 경우, ‘얼마’와 ‘오래(원형: 오래다)’는 의미소이므로 살리고, ‘만큼(조사)→큼, 간(접사)+만(의존명사)→만’으로 줄인 것.

(9)명사형 만들기 원칙에 따라, 의미가 없거나 방해되는 의미소를 배제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을 때도 있음. ⇒[원칙] 명사형을 만들 때 ‘-이/-음(-ㅁ)’ 이외의 모음으로 시작되는 접미사가 붙는 말은 원형을 밝혀 적지 않고,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

(예1) 딱딱이(x)/딱따기(o); 짬짬이(x)/짬짜미(o); 굽돌이(x)/굽도리(o); 날나리(x)/날라리(o); 맥아리(x)/매가리(o)

(예2) 꼬락서니, 끄트머리, 바가지, 바깥, 사타구니, 싸라기, 이파리, 지붕, 지푸라기, 짜개, 모가치 등.

[설명] ①예컨대, ‘딱따기’를 ‘딱딱이’로 적으면 딱딱거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짬짬이’는 ‘짬이 나는 대로 그때그때’라는 부사가 됨. ‘굽돌이’ 역시 굽 부분에서 ‘아가는(回)’ 것이라는 의미가 되어 ‘굽도리’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됨. ‘날나리’에 보이는 ‘나리’ 역시 ‘알나리깔나리’ 등에서 보이는 ‘-나리’의 뜻과는 전혀 다른 것이어서, ‘날라리’로 표기하는 게 맞음. ‘맥아리‘를 인정하면, ‘-아-’의 의미 규정이 이뤄지지 않음. ②예2의 경우, ‘모가치’는 본래 ‘몫+아치’ 꼴의 말이고, ‘싸라기’는 ‘쌀+아기’로 분석되며, 지붕 역시 ‘집’에서 온 말이지만, 명사형 표기 원칙에 따라 원형을 밝혀 적지 않는 경우들임. ☞♣원형을 밝혀 적는 것과 밝혀 적지 않는 것 항목 참조.

 

3.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사진: 자력으로 맞춤법 세 문제를 모두 맞혔다

 

늘 하는 말이지만, 공부한 이들에게는 평이한 편이었고,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헷갈리는 낱말들이었다. 이 정도의 문제에서는 이번 도전자처럼 단번에 정답 행진을 할 수 있어야 기본적으로 달인 도전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힘은 무엇보다도 올바른 공부 자료에 의존하여 깊이 있게 공부한 데서 나온다.

 

세 문제 모두를 몰아서 다룬다. 내 책자 자료를 전재한다. 朱記는 개정판 초고의 내용.

 

◈아직도 끼여들기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 이거야 원: 끼어들기의 잘못.

[설명] ‘끼어들기‘는 ‘끼여들기‘와 흔히 혼동하여 쓰는데, 발음이 {끼어들기}/{끼여들기}로 나는 데 그 원인이 있음. ‘끼어들기‘는 ‘무리하게 비집고 들어서는 일’이란 뜻으로, 능동적인 행동을 나타내는 말. 즉, ‘끼다+들다’에서 온 말. 그러므로 ‘끼다’의 피동사인 ‘끼이다’를 쓴 ‘끼여들기(끼이어들기)’는 ‘끼이다+들다’가 되어 어법에 맞지 않음.

 

◈얼굴이 가무틱틱(거무틱틱)/거무티티해서 건강해 보이더군: 가무퇴퇴/거무튀튀의 잘못.

[설명] ①‘가무틱틱하다<거무틱틱~’ 등은 없는 말. ②‘거무티티’는 ‘거무튀튀’의 잘못.

가무퇴퇴하다<거무튀튀하다[형] 너저분해 보일 정도로 탁하게 가무스름하다.

 

꼬들빼기/꼬들배기김치는 실은 씀바귀김치의 전라도 사투리다: 고들빼기의 잘못.

고들빼기[명] 국화과의 두해살이풀. 높이는 60cm 정도이며, 어린잎과 뿌리는 식용한다. 왕고들빼기, 두메고들빼기 등의 여러 아종이 있다.

 

□ 2단계 띄어쓰기 문제​

 

 

- 출제된 지문: 막내아들이이쪽저쪽에서튀어오르는새끼벌레를보고난리법석을떨어모두들숨넘어갈듯이웃었다

 

- 주의할 부분: 막내아들이, 이쪽저쪽에서, 튀어오르는, 새끼벌레를, 난리 법석을, 숨넘어갈듯이

 

- 정답: 막내아들이 이쪽저쪽에서 튀어 오르는 새끼벌레를 보고 난리 법석을 떨어 모두들 숨넘어갈 듯이 웃었다

 

사진: 띄어쓰기 문제의 난도와 함정 수가 지금까지와 달랐다. 불운!

 

위에서 적은 대로, 지금까지는 함정 수가 5개였는데 이번에는 6개로 늘어났고, 고난도 문제어가 세 개(튀어 오르다/난리 법석/숨넘어가다), 중상급 난도도(새끼벌레/이쪽저쪽) 두 개나 되어 은근히 까다로웠다.

 

모든 문제가 복합어 구분 문제였다. 늘 그렇듯 글자 그대로의 의미인 것들은 한 낱말의 복합어가 아니다. 하지만, 그중에는 일부 예외도 있다. 관행 관련 사항이다. 사용 빈도, 분포, 역사성의 측면에서 언중의 관행을 무시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는다. 일례로 위의 지문에서 문맥상 ‘이쪽저쪽’은 글자 그대로 이쪽과 저쪽을 이르는 말일 뿐인데도 거기에 ‘이쪽과 저쪽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풀이하여 관행을 존중하는 것도 그런 경우다.

 

이번 문제에서 띄어 적어야 했던 ‘튀어 오르다의 경우는 그와 반대로 글자 그대로의 의미밖에 없고 ‘튀어 오르다’는 ‘튀다’와 ‘오르다’가 동격으로 쓰인 본동사여서 반드시 띄어 적어야 하는 말이다.

 

조금 신경을 써야 했던 것은 ‘막내아들’. 이 ‘막내’는 복합어에서는 형태소이면서도 실제로는 접두어처럼 쓰여서 ‘맨 나중에 속하는 사람’의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이것이 들어간 것들은 한 낱말의 복합어가 된다. 이와 달리 이전에도 다룬 ‘첫째 아들, 둘째 아들’들은 글자 그대로의 뜻뿐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주의해야 할 띄어쓰기다. .

 

◈사위 중에서는 막내 사위/막내사위가 제일 귀엽지: 막냇사위의 잘못.

[참고] 맏 사위가 제일 듬직한 법: 맏사위의 잘못.

[설명] ①‘막내’는 ‘여러 형제/자매 중 맨 나중에  사람’을 사람을 뜻하지만, 순서상 맨 나중의 사람을 뜻하는 접두어 성격으로도 쓰임. 상대어는 ‘맏-’. (예) 막냇사위/막내며느리. ②‘막내-’가 들어간 말 중에는 사이시옷을 붙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뒤섞여 있음. 이것은 뒤에 오는 말이 한자어인지와는 무관하며 발음 관행상 생기는 현상으로, {망내-}로만 발음되는 것은 사이시옷을 붙이지 않으나(예: ‘막내아들/막내둥이/막내아우/막내며느리’), ‘막냇사위’{망내싸위/망낻싸위}에서처럼 {망내-}와 {망낻-}의 두 가지로 발음되면서 {망내-} 뒤에서 경음 발음이 나거나 ‘-ㄴ-ㄴ’으로 발음되는 경우는 사이시옷을 붙임(예: 막냇삼촌/막냇누이/막냇사위/막냇손자/막냇자식/막냇동생≒막내아우). ☞♣사이시옷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항목 참조.

막내[명] 여러 형제/자매 중에서 맨 나중에 난 사람. [유]막내둥이/막냇자식/막둥이. ↔맏아이/맏이/맏자식

 

가장 고난도의 띄어쓰기가 ‘난리 법석’이었다. 이것은 흔히 쓰는 한 낱말의 ‘야단법석’과 혼동하기 쉬워서, 그 유혹에 넘어가기 십상이었다.

 

◈별일도 아니면서 웬 난리법석이냐: 난리 법석의 잘못.

[설명] ①‘난리 법석’은 ‘야단법석’과 달리 합성어가 아닌 두 낱말로서 ‘난리(亂離. 작은 소동을 뜻하는 비유어)’와 ‘법석(소란스럽게 떠드는 모양. 고유어)’을 뜻함. ②‘야단법석’에도 아래와 같이 한자어가 다른 두 말이 있음.

야단법석[惹端-][명] 많은 사람이 모여들어 떠들썩하고 부산스럽게 굶.

야단법석[野壇法席][명] <佛>야외에서 크게 베푸는 설법의 자리.

 

한 바탕 난리법석을 피우더니만: 한바탕, 난리 법석의 잘못.

우리 여기서 씨름 한바탕만 벌여볼까: 한 바탕만의 잘못.

[설명] 한바탕: 크게 벌어진 한판. 크게 한판 ¶한바탕의 곡성/난리 법석/웃음.

한 바탕: ①한 바탕 거리(활쏘기의 거리). ②씨름 한 바탕≒씨름 한 판.

바탕? ①길이의 단위. 한 바탕은 활을 쏘아 살이 미치는 거리 정도의 길이. ②어떤 일을 한 차례 끝내는 동안을 세는 단위. ③어떤 무렵/때.

[참고] ‘난리 법석’은 ‘야단법석’과 달리 합성어가 아님. 즉, 두 낱말.

 

숨넘어가다’의 띄어쓰기 또한 공부해 두지 않으면 실족하기 딱 좋은 말이었다. 도전자는 나중에야 생각이 났는지 얼른 바른 표기로 고쳤다. 의지했던 공부 자료가 튼실하면 그리된다.

 

◈♣‘-가다’가 들어간 복합어 중 유의해야 할 말들: 복합어이므로 붙여 써야 하며 띄어 쓰면 잘못.

[예제] 사람이니 간혹 가다가 실수할 때도 있지: 간혹가다가의 잘못. ⇐한 낱말.

숨넘어 가듯이 조르지 좀 마라: 숨넘어가듯이의 잘못. ←숨넘어가다[원]

[참고][중요] 파생어/합성어는 전부 사전에 표제어로 오르는가? 사전에 오르지 않는 말은 파생어로 인정되지 않는가?: 그렇지 않음. ‘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 해도, 어근이나 단어에 생산성이 있는 접사가 붙거나 복합어를 만드는 요소들이 결합하여 조어(造語)할 수 있는 말은 파생어이거나, 합성어임’. (질의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회시 내용임). ☜[주의] 그러므로 더더욱 사전의 표제어로 오른 파생어는 최소한의 사례이므로 붙여 써야 함.

-가다: 가끔가다≒가끔가다가?; 가다가다?; 간혹(間或)가다≒간혹가다가?/가져-/값-≒값나-/건너-/걸어-/곁-/굴러-/기어-/끌려-/끌어-/나아-/난질-/날아-/남아돌아-≒남아돌다/내-/내려-/놓아-/넘어-1/넘어-2/다가-/다녀-/단(單)벌-/달려-/대-/데려-/도다녀-/도망-/돌라-/돌아-/되돌아-/되들어-/되올라-/되짚어-/둑-/뒤따라-/들고나-/들어-1/들어-2/들여-/따라-/때-/떠-/떠나-/떠내려-/뛰어-/막-/몰려-1/몰려-2/몰아-/무르와-≒무롸-/묵어-/묶어-/묻어-/물러-/밀려-/벋-/<뻗-(센)/벗-≒벗나-/빗-≒빗나-/비껴-/살아-/설-/수양(收養)-/숨넘어-/시(媤)집-/싸데려-/얼넘어-/엇-/에돌아-/에워-/오-/오다-/오래-/올라-/옮아-/위요(圍繞)-/잡아-/잡혀-/장가-/제일(第一)-/으뜸-/첫째-/다음-/둘째-/버금-/좇아-/줌뒤-/줌앞-/지나-/질러-/쫓아-/차-/찾아-/첫물-≒첫물지다/쳐들어-/축(縮)-≒축나다/태-/한물-/훑어-/휘어-/휘어넘어-/흘러-/흠(欠)-.

 

□ 마치면서

 

- 공부 방법: 참 실력은 공부 방식과 태도에서 나고 자란다. 그 기본 출발이 공부량과 공부 자료의 확보임은 물론이다. 거기서 특히 중요한 것은 두리번거리지 않고 잡생각이나 곁가지 따위에 시간낭비하는 일 없이 100% 집중하는 것. 그러지 않으면 출연 횟수 쌓기로 끝난다.

 

- 마지막 정리/마무리: 이 프로에 도전하시는 분들 중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을 갖고 계신 분들은 마지막 정리 단계에서 부록으로 편제한 ‘맞춤법 규정’ 관련 부분을 꼭 일독하시기 바란다. 해당 낱말 거의 전부를 예시한 해설판까지 빠뜨리지 않고 훑기를 적극 권장한다. 전체적인 체계가 잡히면서 해당 낱말들에 쌓인 먼지떨이 효과가 놀랍다.

 

- 언어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학교 문법 시간에 대한 국어학 용어는 공부 당시의 중요성이 낮아서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또한 학생 시절의 시기에 따라서 일부 문법 용어나 역할에 대한 해설도 변한 게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내 책자의 부록에 ‘맞춤법 공부에 도움이 되는 문법 용어 몇 가지’ 난을 만들어 해설해 두었다. 공부 전에 그것부터 읽어두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 수준으로 익힐 필요는 없지만, 어법의 원리/원칙과 관련된 설명 등을 이해할 때 크게 도움이 된다. 쉬운 예로 접사가 뭔지를 모르면 접두사와 접미사가 왜 그 위치에 붙어 한 낱말을 만드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고,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을 익히려면 무리하게 욱여넣기 식의 공부를 하게 된다.

 

- 띄어쓰기: 띄어쓰기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이 글의 대문간에 적어 놓은 대로, 반드시 자신의 언어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을 통해 실전 훈련을 쌓는 길이 지름길이다. 물론 그 전에 기본적인 원리/원칙 공부를 해둬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이메일을 자주 쓰는 것. ‘카톡’에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길게 적는 대신에 그걸 이메일로 작성해서 보내는 훈련을 하면 아주 좋다. 바쁘고 시간도 없는데 언제 그걸 하느냐고 하는 이들, 있다. 카톡에 매달려 보내는 시간들을 모아 보면 몇십 분 되는 경우, 드물지 않다. 그런 때는 집이나 사무실로 가서 이메일로 자세히 보내겠다고 하면 된다. 요즘 세상에 누가 이메일을 쓰느냐고 되묻는다면, 그는 달인 도전 자체를 포기하는 게 좋다. 그 정도의 정성과 노력쯤은 최소한의 요건이니까. 태도와 습관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어떤 일에서고 성공하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태도는 야무지기 짝이 없다.

 

끝으로, 공부 시간 부족에 쪼들리는 사람처럼 집중도가 높은 이들이 없다. 일분일초가 귀중한 이들이 공부 겨루기에서 항상 우듬지가 된다. 오늘도 그처럼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더라도. [끝]

 

 

[다시보기] 이곳에서 볼 수 있다: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woorimal/pc/list.html?smenu=c2cc5a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1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21년 7월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다섯 번째의 개정판(751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한 권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모두를 익힐 수 있다.

<우리말 겨루기>에서 출제되는 맞춤법.띄어쓰기 문제 유형의 90% 이상이 이 책 내용으로 해설된다.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사전 제목에 '고급'이란 표현이 들어간 것은 수록된 어휘를 정함에 있어서, 중학생 수준 이하의 말들은 과감히 제외해서다. 이 사전의 영문 표기 Korean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에 그 의미가 명확히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5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이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20년이 넘는다.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초판을 그냥 늘려서 찍어 낸 중쇄판이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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