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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회(2013.1.21)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3. 1. 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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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9회(2013.1.21)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

 

1. 개괄

 

-출제 부분 : 이번 회도 지난번에 이어 출제진의 수고가 그대로 배어 있는 문제들이 나왔다. 한마디로 아주 쌈박했다. 멋진 문제들이 많았다. 특히 출연자들에게 관건이랄 수 있는 2단계 문제에서 분야별로 골고루 다룬데다 진행면에서도 출연자들을 배려한 귀띔 방망이 제공이 참으로 좋았다.

 

사소한 것이긴 하지만, 출연자들에게 미리 ‘고유어로 이뤄진 합성어’ (‘볕’의 복합어를 제시하면서)라든지, ‘고유어와 한자로 이뤄진 낱말’ (‘끈기’의 경우), ‘한자어 속담’ (‘죽’) 등이라고 귀띔해주는 친절한 이끎이 정답을 찾는 데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으리라.

 

출제 내용의 폭과 깊이 갖추기 그리고 진행에서의 도움 주기 등, 모든 면에서 갈수록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걸 바라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프로그램 제작팀에게 아주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삶에서 맛보는 작은 배려들이 우리를 얼마나 감동시키는가.

 

 

-출연자 : 나는 이 프로그램을 대할 때마다 대한민국의 장래가 밝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바로 젊은이들의 공부하기 관심과 도전 모습 덕분이다. 이번에도 두 분(박서혜, 권지윤)이 나와서 공부하는 삶, 도전하는 삶의 모습을 실물로 보여주었다. 그 나름 선전했지만, 3단계에 진출하신 분들과의 공부량 차이를 느꼈으리라. 멈추지 않는 도전 자세를 이어가서, 언젠가 다시 화면에서 대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3단계에 진출하신 세 분, 윤로아(38, 교회 간사?), 하태술(48, 회사원), 임성모(61, 운전사) 님 등은 당연히 그럴 자격(?)이 있다고 할 정도로, 시청자들이 보기에도 만만찮게 공부하신 분들.

 

윤로아, 임성모 두 분만 1단계에서 300점을 거머쥐었는데, 이번 1단계의 제시어는 다른 회에 비하여 약간 까다로운 것들이었던 점에서 내공이 여간만 한 게 아니라는 걸 초장부터 짐작할 수 있을 정도. 틀림없이 프로그램 애청자들도 “야, 이것 봐라. 오늘 한판은 아주 멋질 것 같은데?” 하면서 은근히 멋진 대결 앞에서 미리 긴장하면서 티브이 앞으로 반걸음쯤 고개를 들이밀었지 싶다.

 

지면 절약을 위해 퀴즈 대한민국 영웅 출신의 임성모 씨 경우만 언급해야겠다. 그는 티브이 화면을 <퀴대 영웅>으로서 장식한 것은 잠깐이랄 정도로 그 뒤로도 매스컴의 주목을 받은 분이다. 영웅 등극 이후의 삶을 별도 프로그램을 통해서 장시간 방영할 정도였는데, 시간이 맞을 때만 간간이 <퀴대> 프로그램을 대하는 나로서도 그 특별편(?)을 통해서 그분을 알았으니까.

 

한 마디로 대단한 노력파. 이번 도전을 앞두고 그와의 통화 기회도 있었는데, 단단히 준비하면서 벼르시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내가 걱정스러웠던 것은 <우리말 겨루기>를 <퀴대>에 비하여, 좀 쉽게 여기고 있지 않나 하는 것이었다. 하기야, 이곳 게시판에서도 <우리말 겨루기> 준비를 <퀴대>보다는 한 급 낮은 것처럼 적은 이도 있었지만, 그거야말로 착각 내지는 큰 오산이다. 모두 상세히 적을 수는 없지만 준비 내용과 방식, 그리고 투자 시간으로 보아서, <우리말 겨루기>는 <퀴대>에 비하여 최소 3~10배가량 힘들고 어렵다.

 

<퀴대>의 경우 30여 개 분야에서 평균 350개 정도의 표제어들을 뽑아서 그걸 핵심 낱말 중심으로 요약하고 (여러 채용 시험 준비용으로 계속 보강되어 최신판이 나오고 있는, 두꺼운 시사 용어 사전 한 권과 퀴즈용 책자 서너 권에서 선별하면 그런 대로 해볼 만하다), 출연 전 3~6개월 분량의 주요 신문 한 가지를 훑으면 승산이 있다. 다시 말해서, 1만여 개 정도의 표제어를 눈에 익히고, 신문을 훑어서 핵심 낱말 카드를 보강하면 1년 이내의 투자로도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일반상식을 다른 이들보다 많이 갖추고 있을 정도의 탄탄한 기본기를 가진 이를 기준으로 하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말 겨루기>의 경우는 익혀야 할 표제어만 최소한 3만 개가 넘고, 제목만 잘 기억해도 되는 <퀴대>에 비하여, 한 글자 한 글자를 섣불리 대할 수 없다는 고충이 있다. 즉, 뜻풀이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거나, 필요할 경우 암기해야 한다. 투자 기간도 최소한이 1년이다. 달인이 되려면. 그것도 위에 언급한 기본기를 갖춘 이를 기준으로 하는 말이다. 핵심 낱말 카드라는 말로 비교하자면, <퀴대>는 그걸 서너 번 정도 훑어도 되지만, <우.겨>의 경우는 최소한 6~7회독을 해야 하고, 그러고 나서는 선별된 낱말에 대한 암기 단계로 들어서야 한다.

 

임성모 씨의 경우, 이번 도전이 그에게 전의를 다시 불태우는 계기가 되었으리라 믿는다. “아, 이거 퀴대보다도 훨씬 더 어렵고 험난한 길이구나아~~” 소리가 절로 나왔지 싶다. 임성모 씨의 넘치는 투지가 성급한 도전으로 이어졌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앞으로 3~6개월 정도 차분히 더 준비해서 재도전 기회를 잡는다면, 달인 등극의 영광을 거머쥐게 되시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공부를 하되 즐기는 마음으로 하셨으면 한다. 출연 내내 웃음기가 보이지 않아서, 보는 이들까지 긴장시키는 분이셨다. 퀴즈 프로그램은 방송국에서 오락 프로그램으로 규정하고 있기도 하지만, 시청자들 역시 될 수 있으면 따뜻한 표정과 푸근한 여유 속에서 공부하기를 바라는 이가 더 많은 듯해서 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하하.)

 

 

그리고, 임성모 씨와 긴장 가득한 대결을 펼쳤던 윤로아 씨에게는 다음 기회의 행운을 빌고 싶다. 강적과의 만남이 이번 도전의 불운이었다. 동점 상태에서 나온 ‘주체’라는 말의 뜻풀이를 임성모 씨가 즉석에서 거머쥐고서 일필휘지하듯 답을 맞혀 갔으니, 망연자실하셨으리라.

 

공부 내용으로나 보아서나, 카메라를 대하는 태도에서 배어나오는 그 밝음으로 보아서도, 다음 도전에서는 달인 자리에 오르실 분으로 꼽고 싶다. 그 도전을 위하여 미리 행운을 예약 선물로 드린다. 꼭 ‘윤새로아’라는 제 이름에 걸맞은 새로운 결실을 껴안게 되시길 빌고 성원한다.

 

 

2. 1단계 문제

 

-개괄 : 이번 1단계 문제는 제시어가 만만치 않았다. 몹시 까다로웠다고 해야 할 정도. ‘난/진/관/천/씨’였는데, 만점 300점을 거머쥔 윤로아 씨와 임성모 씨는 1단계에서 내공(?)을 느낄 정도.

 

재미있는 것은 각각 150점과 100점으로 그친 박서혜, 권지윤 님의 제시어들이 비교적 쉬운 편이었는데, 윤로아, 임성모 씨들에게 주어진 ‘관’과 ‘씨’는 쉽지 않은 것들이었다. 그럼에도 만점을 이뤄냈다. (예컨대, ‘난’의 경우는 ‘장난’이라는 말 하나만 떠올려도 ‘장감/불장난/물장난/흙장난/말장난...’ 등으로 계속해서 우려먹을 수 있었을 정도의 말. '피난'도 마찬가지로 '피난처/피난민...'등으로 쉽게 활용할 수 있었고. )

 

그 반면, ‘관’이 중간에 들어간 제일 까다로운 낱말 맞히기에서 윤로아 님은 ‘대관식’을 떠올릴 정도로, 순발력이 빼어나셨다. (이 ‘식’도, 지난 회에 간단히 언급한 ‘편리한 맞춤형 준비어’-접사 및 합성어를 만드는 명사들-중의 하나에 속한다. 근일 중에 이 ‘맞춤형 준비어 모음’을 게재할 예정이다.)

 

임성모 씨가 답한 ‘팔씨름’은 그야말로 몇 개 안 되는 말 중에서 떠올린 걸작이다. ‘씨’가 가운데에 들어간 말들은 일상생활에 쓰이는 우리말 중에서 정말 몇 없기 때문이다. 그것도 씨름이 들어간 말들이 대종이고. '팔씨름/입씨름/말씨름' 외에, '멱씨름/발씨름/상씨름/띠씨름...' 등이 있지만 이것들은 그 자리에서 쉽게 떠올리기 쉽지 않다. 나아가, '홀씨체/홀씨잎/겹씨방/날씨금/날씨도(-度)...' 등도 있지만, 이것은 식물학자나 기상학자들 정도가 되어야 그 자리에서 떠올릴 정도의 전문 용어들. 하여간, 그 자리에 '씨름'을 떠올려 거기에 '팔'을 붙여 '팔씨름'으로 답한 그 순발력은 그야말로 발군의 실력이었다.

 

참, 권지윤 씨가 ‘진’에서 답한 ‘거진(車塵)’은 수레가 지난 뒤 이는 먼지를 뜻하는데, 아마도 지윤 님은 ‘거의, 거의 다’라는 뜻으로 경상도에서 쓰는 부사 ‘거진’을 명사로 알고 답한 게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거나 사전에 나오는 명사였으니 천만다행. 그런 횡재도 있어야 한다. 하하하.

 

3. 2단계 문제 :

 

-개괄 : 총평에서 언급했듯, 문제의 내용 분포도 좋았고 풀이용 길잡이 안내도 적절했다. 특히, ‘끈기’의 경우에 고유어와 한자의 결합이라고 일러준 것과 ‘죽’이 답일 때 한자어라고 귀띔하는 것은 출연자들의 정답 찾기 노력을 한결 수월하게 해주는 아주 착하고 든직한 안내자 역할. 출연자들은 엄지인 아나운서의 그 말 방망이 도움을 받아, 답 찾기 여행을 아주 즐겁고 쉽게 해냈을 듯하다.

 

-점수 관리 : 초반에는 대체로 안정적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출연자들의 버저 누르기에 영향을 받아, 성급하게 누르는 이들도 여전했다. 그래서일까, 정답자가 한 명인 경우도 나왔고, 제시어가 두 개만 주어진 상태에서 전원 멈춤이 되풀이되기도 했다.

 

가장 안전 운행을 한 것은 임성모 씨. 운전계(?)의 거성답게 ‘친척’에서 ‘떼전’ 하나만 보고 멈춘 것 외에는 두 번째 제시어까지 보고서 멈추는 차분함을 보이며 점수 관리에서도 안전 운행을 했다.

 

늘 하는 말이지만, 다른 사람들이 제아무리 첫 번째 제시어에서 버저를 누르더라도 자신이 정답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을 때까지는 제시어를 계속 봐야 한다. 서둘러서 0점을 받기 보다는 50점이라도 받아야 한다. 그래야 다음 문제에서도 머리가 좀 더 잘 돌아간다. (연상과 종합력은 그쪽 뇌를 사용할수록 활성화된다. 즉, 전전두엽에 자극이 가면-사용하면- 다음 자극에 대해서 활동 속도가 빨라진다.)

 

그래서, 1단계 점수 획득이 2단계의 조급증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앞서 두어 번 말했던 것이기도 하다. (다만, 1단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을 경우, 2단계로 진입해서는 그걸 까마득하게 잊는 게 필요하다. 낮은 점수를 의식하면 조급증은 둘째 문제이고, 두뇌 기능이 억압 상태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성과가 좋지 않다.)

 

-출제 분야의 다양성과 수준 고려 : 앞서 간단히 언급했듯, 이번 출제진의 노력은 아름다웠다(!). 진정한 우리말 실력을 겨루는 공부용 프로그램답게 문제 수준이 기본적으로 중급 이상이었고, 출제 분야가 폭넓게 다양했다.

 

합성어를 만드는 접사 기능의 공통 명사 찾기 (‘볕’), 부사 문제, 관용구와 속담 문제, 고유어 중 한자가 들어간 말(‘끈기’), 고급어 뜻풀이를 통한 연상 문제 등,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종합 실력 점검용 문제 배치였고 출제 수준이었다. 2~3차 연상을 통한 낱말 추적하기식의 추리형 억지 문제가 이제 사라진 듯해서 거듭 반가웠기도 했고.

 

1)고급이면서도 득점하기 쉬웠던 단순형 문제 : 공부를 제대로 했으면 첫 제시어에서도 맞힐 수 있는 문제.

 

.떼전/울/제살붙이/집안 -> ‘친척’.

‘떼전’을 정확히 알면 가능했고, ‘울’에서는 멈춰야 했다. 참, 이 ‘떼전’은 앞으로 ‘동아리’를 답으로 하는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아주 큰 낱말이기도 하다. ‘떼전2’의 뜻도 주목하기 바란다. 내 책자에는 표제어 중 ‘동아리’, ‘떼전’, ‘울’, ‘제살붙이’를 보면 된다. ‘떼전’과 ‘울’은 처음 출제된 말들로 나오는데, 내 기억에 ‘울’은 다른 방식으로 선을 보인 적이 있는 듯도 하다. 관련어들의 낱말 풀이를 붙인다.

 

동아리*1? 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필우[匹偶/匹耦]

한패[-牌]? 같은 동아리. 같은 패.

무리? 사람/짐승 따위가 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한통속*? 서로 마음이 통하여 같이 모인 동아리.

떼전1*? ①한 동아리가 되어 무리를 이룬 사람들. ②한 집안의 겨레붙이로 된 무리.

돌림쟁이? 한 동아리에 들지 못하고 따돌림을 받는 사람의 낮잡음 말.

깽비리? 어린아이나, 한 동아리 가운데 체구가 작은 사람의 낮잡음 말.

외인[外人]? ①단체/조직 따위의 동아리 밖에 있는 사람. ②어떤 일에 관계없는 사람.③≒외국인[外國人](다른 나라 사람).

일파[一派]? ①주의, 주장 목적을 같이하여 모인 한 동아리. ②강의 한 지류.

접[接]? ①글방 학생이나 과거에 응시하는 유생의 동아리. ②보부상의 동아리. ③≒포 [包](동학의 교구 집회소).

필우[匹偶/匹耦]? ①≒배필[配匹](부부로서의 짝). ②≒동아리2(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③부부가 됨.

떼전2[-田]? 한 물꼬에 딸려 죽 잇따라 있는 여러 배미의 논.

울*2? 다른 개인/패에 대하여 이편의 힘이 될 일가/친척.

울이 세다 ? 일가/친척이 많다.

제살붙이*제붙이/친살붙이? 혈통이 같은 가까운 겨레붙이.

살붙이*? ①≒피붙이* 혈육으로 볼 때 가까운 사람. 보통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서 씀. ②짐승의 여러 가지 살코기.

푸네기? 가까운 제살붙이의 낮잡음 말.

 

.ㅂ : 0뉘/돋을0/여우0/땡0 -> ‘볕’.

‘0뉘‘에서 순발력이 있는 분들은 뉘와 결합할 수 있는 ㅂ 초성어는 ‘볕’밖에 없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참고로, 그 밖에 ‘뉘’가 들어간 말들에는 ‘오뉘/시뉘(媤-)/큰뉘’ 등의 일반어가 있고 ‘굼뉘/한뉘/뒷뉘’ 등의 고급어가 있는데 뒤의 세 말들은 이미 한 번 이상 출제된 말들이지만, 다시 익혀둘 필요가 있다.

 

볕뉘*? ①작은 틈을 통하여 잠시 비치는 햇볕. ②그늘진 곳에 미치는 조그마한 햇볕의 기운. ③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보살핌/보호.

한뉘*? ≒한평생(살아 있는 동안).

뒷뉘*? 앞으로 올 세상.

굼뉘*? 바람이 안 불 때 치는 큰 파도.

 

.ㅈ :0과 장이 맞다/흰0에 고춧가루/0 떠먹은 자리/0 끓듯 하다 ->‘죽’

‘죽과 장이 맞다’라는 관용구를 알면 첫 제시어에서도 맞힐 수 있었다. ‘~과 장이 맞다’라는 관용구는 답이 딱 하나뿐이기 때문. 이것이 생각나지 않은 사람은 두 번째로 주어진 속담에서 가능했고. ‘죽 끓듯 하다’는 ‘변덕이 죽 끓듯 하다’의 형태로 출제된 적이 있는데 속담 문제가 아니라 띄어쓰기 문제였다. 나머지 말들은 처음 선보인 것들.

 

죽과 관련된 관용구나 속담은 아주 많다. 내 책자에도 40여 개 이상 제시되어 있는데, 모두를 옮기기에는 분량 문제도 있고 해서 몇 가지만 맛보기로 올린다. 다만, 이런 죽과 같은 말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말이므로 잘 익혀두는 게 준비에도 좋고, 또 옳다. 언어생활이 풍요로우면 생각 부자, 글 부자가 된다. 물질은 잠시다. 사람이 죽어 남기는 물질은 (갖고 갈 수 있는 것은) 통틀어봤자 200그램도 안 되는 제 골분뿐이다. 글은 만 대를 두고 남는다. 그래서 썩어 없어지지 않는 삼불후[三不朽]에 글(언어)이 든다.

 

(粥)은 한자어다. 솥(弓 弓, 그릇 모양)에 담긴 음식물을 ‘김이 모락모락 나게(米)’ 끓인다는 회의 문자다.

 

◇‘죽(粥)’과 관련된 관용구 및 속담 (일부)

죽과 병은 되어야 한다 ? 죽을 쑬 때 되게 만들어야 좋듯이, 병도 시름시름 오래 앓는 것보다 되게 한 번 앓는 것이 낫다는 말.

죽과 장이 맞다* ? 둘이 잘 조화되다.

죽도 밥도 안 되다 ? 어중간하여 이것도 저것도 안 되다.

죽이 맞다 ? 서로 뜻이 맞다.

죽 끓듯 하다* ? 화/분통 따위의 감정을 참지 못하여 마음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다.

죽 떠먹은 자리* ? 조금 덜어 내어도 흔적이 나지 아니하는 경우의 비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 일이 제대로 되든지 안 되든지 어쨌든.

식은 죽 먹듯≒식은 떡 떼어 먹듯 ? 거리낌 없이 아주 쉽게 예사로 하는 모양.

변덕이 죽 끓듯 하다 ? 말/행동을 몹시 이랬다저랬다 하다.

죽 떠먹듯 ? 무엇을 자꾸 되풀이함의 비유.

경상도서 죽 쑤는 놈 전라도 가도 죽 쑨다 ? 게으르고 가난한 사람은 어디를 가도 그 곤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말.

다 된 죽에 코 빠졌다 ? 거의 다 된 일을 망쳐버리는 주책없는 행동을 (비유)

다 된 죽에 코 풀기≒잘되는 밥 가마에 재를 넣는다 ? 남의 다 된 일을 악랄한 방법으로 방해하는 것의 비유.

다 쑤어 놓은 죽 ? 잘 되었든 못 되었든 이미 끝나서 더 이상 어쩔 수 없게 된 것.

열 놈이[놈에] 죽 한 사발 ? 주어지는 몫이 너무도 적음의 비유.

흰죽 먹다 사발 깬다* ? 한 가지 일에 재미를 붙이다가 다른 일에 손해를 보는 경우.

흰죽에 고춧가루* ? 격에 맞지 아니함의 비유.

돈피 옷 잣죽에 자랐느냐 ? ①생활을 매우 호사스럽게만 하려고 하는 것의 비유. ②기혈 (氣血)이 약한 것의 비유.

얻은 죽에 머리가 아프다 ? 변변치 못한 것이나마 남의 것을 얻어 가지게 되면 마음에 짐이 됨의 비유.

식은 죽 먹고 냉방에 앉았다 ? 공연히 덜덜 떨고 있는 사람의 놀림조 말.

 

2) 상급 문제 : 최소한 제시어를 두 개까지는 보아야 정답을 확신할 수 있었던 문제들. 초성 제시어를 보고 자신이 있었더라도 참아야 점수 관리가 확실했던 문제들이기도 했다.

 

.ㅇㅇ : 새물새물/왁작왁작/헤실헤실/너털너털 -> ‘웃음’

앞으로도 문제은행의 보고(寶庫)라 할 수 있는 부사 문제! 다행히도 ‘새물새물’을 뜻을 알고 있었더라도 ‘왁작왁작’까지 보아야만 득점 관리를 할 수 있었고, 대부분은 3번째 제시어까지 보아야 안심할 수 있었을 듯하다.

 

모두 처음 선보이는 낱말들이다. 그 중 ‘왁작왁작’은 그 사촌인 ‘왁작박작’으로 언젠가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있고, ‘헤실헤실’은 ‘헤실바실하다/메케지근하다’와 더불어 ‘헤실헤실2’가 출제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 아래에 뜻풀이를 붙이니 관심들 하시기 바란다.

 

새물새물*? ①입술을 약간 샐그러뜨리며 소리 없이 자꾸 웃는 모양. ②한데 어울리지 아니하고 자꾸 능청스럽게 구는 모양.

왁작박작? 여럿이 좁은 곳에 모여 매우 어수선하게 떠들거나 웃으며 들끓는 모양.

왁작왁작*? 여럿이 매우 어수선하게 자꾸 떠들거나 웃는 소리. 그 모양.

헤실헤실1? ①어떤 물체가 단단하지 못하여 부스러지거나 헤지기 쉬운 모양. ②사람이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하지 않아 싱겁고 실속이 없는 모양.

헤실헤실*2? 싱겁고 어설프게 웃는 모양.

헤실바실하다? ①모르는 사이에 흐지부지 없어지다. ②일하는 것이 시원스럽지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되다. ? 조금 시원스럽지 못하고 흐지부지한 데가 있다. ¶헤실바실≒~히?

메케지근하다? 일정한 형태로 굳어져 엉기지 않고 풀어져 헤실바실하다.

 

.ㄱㄱ : 00를 꼬다/왼00/주억이다/갸웃갸웃 -> ‘고개’

위의 문제와 같이, ‘00를 꼬다’에서 답이 떠오르더라도 확인 사살(?)을 위해 ‘왼00’까지 보는 게 안전했다. ‘왼고개’는 처음 선보인 낱말.

 

왼고개*? ①왼쪽으로 돌리는 고개. ②부정하는 뜻으로 돌리는 고개.

왼고개를 치다 ? 부정/반대의 뜻을 나타내다.

왼고개를 틀다 ? 무엇이 못마땅하여 바로 보지 아니하고 외면하다.

 

.ㄲㄱ : 씨름/떡심/눅진하다/진득이 ->‘끈기’

고급 문제라 해야 할 것이, ‘씨름’을 보고서 대뜸 ‘어떤 대상을 극복하거나 일을 이루기 위하여 온 힘을 쏟거나 끈기 있게 달라붙음’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두 번째 도움말로 나온 ‘떡심’도 쉬운 말이 아니었다. 뜻풀이가 정확해야만 처음 도움말의 도움을 받아 정답을 생각해 낼 수 있었다.

 

‘떡심’은 아주 오래 전에 두어 번 출제되었던 낱말. 이 ‘-심’이 들어간 말들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말들이므로, 한꺼번에 공부해 두는 것이 좋다. 특히 ‘당길심’은 출제 가능성에서 1순위의 말.

 

뒷심1*? ①남이 뒤에서 도와주는 힘. ②어떤 일을 끝까지 견디어 내거나 끌고 나가는 힘.

뒷심2[-心]? 당장은 내비치지 않으나 뒷날에 이룰 수 있는 어떤 일을 기대하는 마음. ¶“정말 아파트 한 채 해주시는 거죠. 선생님?” 여인은 팬티를 입으며, 조금 전 영감이 자신의 배 위에서 뱉은 말에 뒷심을 실었다.

뚝심*? ①굳세게 버티거나 감당하여 내는 힘. ②좀 미련하게 불뚝 내는 힘.

알심*? ①은근히 동정하는 마음. ②보기보다 야무진 힘.

알심장사[-壯士]? 뚝심이 센 장사.

뼛심*? 모든 육체적 활동의 바탕이 되며, 몹시 어려운 처지를 이겨 나가려고 할 때 쓰는 힘.

입심*? 기운차게 거침없이 말하는 힘. [유]말재주, 변설, 입담

헛심? 보람 없이 쓰는 힘.

당길심[-心]? 자기에게로만 끌어당기려는 욕심.

떡심*? ①억세고 질긴 근육. ②성질이 매우 질긴 사람의 비유.

뱃심*? ①염치나 두려움이 없이 제 고집대로 버티는 힘. ②마음속에 다지는 속셈.

허릿심? ①허리의 힘. ②화살 따위 긴 물건의 중간이 단단한 정도. ③살대의 중간이 단단한 화살.

 

.?ㄷㄷ? :너스래미/두말/덧가지/사족 -> ‘군더더기’

 

역시 고급 문제. ‘너스래미’나 ‘두말’의 뜻풀이에 이어서 그걸 ‘군더더기’라는 흔치 않은 4음절어로 떠올리는 게 열쇠였다. 생각하는 데에 시간이 좀 필요하기 때문에 서두르면 실패하기 십상인 문제. 조급해진 출연자들일수록 서둘러 버저를 누르기 마련인데, 이럴 때도 도리어 차분한 쪽이 이긴다는 걸 깨닫게 해주는 문제이기도 했다.

 

‘너스래미’는 368회 기출 낱말. 이와 관련해서는 아직 출제되지 않은 ‘가시랭이’도 아울러 관심할 필요가 있다. 뜻풀이는 물론이고 맞춤법 문제로도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가시랑이/가스랑이’는 잘못이다.

 

가시랭이? 풀/나무의 가시 부스러기.

가스라기/가스랑이? ‘가시랭이’의 잘못.

거스러미*? ①손발톱 뒤의 살 껍질이나 나무의 결 따위가 가시처럼 얇게 터져 일어나는 부분. ②기계의 부품을 자르거나 깎은 뒤에 제품에 아직 그대로 붙어 남아 있는 쇳밥. ¶판자의 거스러미; 날이 건조해지자 또다시 손톱 주위에 거스러미가 일기 시작했다.

거치렁이? 거친 .

까끄라기? 벼, 보리 따위의 낟알 껍질에 붙은 깔끄러운 수염. 그 동강이.

손거스러미? 손톱이 박힌 자리 주변에 살갗이 일어난 것.

너스래미*? 물건에 쓸데없이 붙어 있는 거스러미/털 따위. ¶여인은 그 짓을 하면서 옷에 잔뜩 붙여온 너스래미를 보고 놀라서 잡아떼느라 남편이 온 줄도 몰랐다.

 

4. 3단계 문제 (맞춤법/띄어쓰기) : 문제가 아주 재미있었다. 출제에서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즉, 난도 조절도 해야 하고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것들로 채택해야 했으므로. 지난 회에 이어서, 이번 회도 아주 좋은 문제들이었다. 개별 문제들을 다뤄보기로 한다.

 

-굽이굽이(o)/구비구비(x) 흘러가는 강물 :

 

엄 아나운서의 설명대로 어원이 분명한 것, 곧 의미소가 살아 있는 것들은 그 의미소를 살려 적는다는 원칙에 따른 표기. 원칙을 알면 어렵지 않은 중∙상급의 문제. 여기에 해당되는 말에는 ‘일찍이, 오뚝이, 삐죽이’ 등이 있으며 (밑줄 부분이 의미소 부분들), 그 밖에 첩어 표기에도 이 원칙이 적용된다. 내 책자의 설명 부분을 전재한다.

 

◇유유히 구비구비 흐르는 강물은 : ~굽이굽이의 잘못. <=‘굽’의 의미소 밝혀 적음.

[설명] 아무런 이유 없이 소리 나는 대로 잘못 표기한 경우임. 명사가 전화된 부사이거나 첩어 부사인 경우에는 의미 어원 ‘굽’을 살려 적어야 함. ¶일찍이, 오뚝이, 삐죽이, 곳곳이, 낱낱이, 집집이, 몫몫이.

 

-혀를 날름(o)/낼름(x) 내미는 버릇...

  하고 많은(x)/하고많은(o) 날 중에서 하필 오늘... :

 

흔히 표준어와 달리 발음하거나 잘못 쓰는 것들에 속하는 문제인데, 쉽지만, 공부하지 않으면 틀리기 쉬운 중∙상급 문제. 내 책자에 그 밖에도 주의해야 할 것들을 모아 두었으므로, 참고 삼아 전재한다. 마지막 문제로 나왔던 ‘하고 많은(x)/하고많은(o)’의 문제는 비교적 평이한 편이었지만 이 범주에 속하기에, 내 책자의 해당 항목 예시를 아래에 함께 보인다.

 

◇혀를 낼름 내밀며 줄행랑치던 녀석이 : 날름의 잘못.

[중요] 흔히 표준어와 달리 발음하거나 잘못 쓰는 것들 :

건데기(x)/건더기(o), 후다닥(x)/후닥닥(o), 거무틱틱(x)/거무튀튀(o), 주루룩(x)/주르륵(o), 굽신거리다(x)/굽실거리다(o), 응큼한(x)/엉큼한(o), 허구헌날(x)/허구한 날(o)≒하고한 날≒하고많은 날. 그러나 하고한날(x) <=하고하다? ≒하고많다. 고로, 하고한 날(o)

허구많은 날들인데 하필 오늘만 고집하니? : 하고많은의 잘못.

 

-선생님이 시키시니 하기 싫어도 할 밖에(x)/할밖에(o)

 

이것은 진행자의 설명대로 종결 어미다. ‘~ㄹ밖에’ 꼴이 어미라는 걸 알면 쉽다. 누차 말하지만, 접사, 보조사, 어미는 앞말에 붙여 쓴다. 내 책자의 설명을 전재하고, 다른 얘기 하나를 더 보태기로 한다.

 

◇시키는 대로 할 밖에 : 할밖에의 잘못. <=이 경우는 ‘~ㄹ밖에’가 어미임.

 

[덧대기] 위에서는 ‘종결 어미 (혹은 종결어미)’라는 표기를 쓰지 않고 그냥 ‘어미’로만 적었다. 2단 편집상의 지면 절약 문제가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긴 있다.

 

좀 다른 얘기지만, 사전 설명에 보면 ‘~에 쓰이는 종결 어미’ 등으로 띄어져 있다. 그런데, ‘종결어미’라는 명사의 뜻풀이에서는 붙여 적고 있다. 그러면 뭐가 잘못된 것 아닌가? 아니다. 그런 데는 이유가 있다. 즉, 어미 중에서 ‘종결의’ 기능을 하는 어미라는 뜻으로 설명에 사용될 때는 종결 어미로 띄어 적고, 언어학적 명칭으로는 종결어미로 특정 명사화시켜 붙여 적는 것. 하지만, 이런 표기의 실익은 그다지 크지 않다. 따라서 앞으로 논의를 거쳐 이런 표기는 ‘종결어미’ 한 가지로 통일시켜도 무방할 듯하다.

 

-감기를 심하게 ... 얼굴이 누렇네(x)/누러네(o)

 

흔히 쓰는 말들이지만 헷갈리기 쉬운 고급 문제. 이것은 차분히 생각해야 제대로 이해되는 문제이므로, 내 책자 내용을 그대로 전재한다. ㅎ 받침이 있는 형용사 중에서는 ‘좋다’ 하나만 ‘-네’와 결합할 때 ‘ㅎ'이 탈락되지 않는다는 것을 꼭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아래 예에서 보듯 첩어를 만들 때는 탈락되지 않는다.

 

◇얼굴이 누렇네 : ‘얼굴이 누러네의 잘못.

[설명] ①'누렇다'의 활용 : 누러네, 누런, 누러니, 누러면, 누레, 누레지다

'노랗다'의 활용 : 노라네, 노란, 노라니, 노라면, 노래, 노래지다.

②'누러네'는 '누렇-'에 '-네'가 결합한 말로 '누러네'로 활용. '누렇네'는 잘못. 'ㅎ' 받침이 있는 형용사 중에서 '좋다'만 '-네'와 결합할 때 '좋네'가 됨.

누러디누렇다(x) : 누렇디누렇다(o)

 

-방에는 잡동사니들이 널브러져(o)/너브러져(x) 있다.

 

고급 문제. 내 책자를 엮으면서 제일 고민했던 것은 모든 내용을 담으면 분량이 지나치게 많아서 합본으로 만들 수가 없다는 것이어서, 무엇을 뺄 것인가였다. 거기서 지나치게 까다로운 것들이 1순위로 빠졌다. 국어학자들조차도 사전에 의지하지 않고는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운 그런 말들을 뺐다. 저 ‘널브러지다’와 ‘너브러지다’의 세세한 구분이 그러한 수준에 가깝다.

 

아래에 ‘널브러지다, 너부러지다>나부라지다’와 ‘너즈러지다’의 뜻풀이를 붙인다. 본래의 초고에 들어있던 내용이다. 명확한 구분은 여러분의 몫이다.

 

◇방에는 잡동사니들이 여기저기 너부러져 있었다 : 널브러져의 잘못.

여인은 기진맥진하여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 너부러져의 잘못.

[설명]무척 까다로운데, 널브러지는 것과 너부러지는 (혹은 나부라지는) 것과의 큰 차이는 그 행동의 결과로 (주로 사람의 몸이) 바닥에 닿는지 여부다. ‘널브러지다’는 ‘너즈러지다’에 가깝게 너저분하게 흩어진 상태가 주된 뜻이다.

널브러지다? ①너저분하게 흐트러지거나 흩어지다. ②몸에 힘이 빠져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축 늘어지다.

너부러지다>나부라지다? ①힘없이 너부죽이 바닥에 까부라져 늘어지다. ②(속) 죽어서 넘어지거나 엎어지다.

너즈러지다? 여기저기 너저분하게 흩어지다. ? 여기저기 흩어진 모습이 너저분하다.

 

5. 4단계 문제

 

-개괄 : 그다지 어려운 말들은 아니었지만, 이제까지 출제되지 않았던 새 말들이 나왔다. 그 낱말들을 보자 반갑기도 했고...... 내가 출제위원이라면 내보고 싶었던 그런 말들이었기에 그랬지 싶다.

 

‘날’은 한 번 나왔던 말이고, ‘자국’ 역시 한 번 선보인 말이지만 다른 뜻으로 제 의미를 찾아보기 한 것은 좋은 시도였다. 이 두 말은 내가 예상문제로 꼽을 정도로 관심했던 말이기도 해서, 책자에다 관련어는 물론 (‘날’)이고, 밑줄 긋기와 볼드체 표기까지 할 정도로 정성을 들였던 것들이기도 했다.

 

‘물숨’은 한 번쯤 정식으로 출제되어도 좋을 말이었고, ‘주체’와 같이 평범한 말에 대한 정확한 뜻풀이를 요구한 것은 마치 눈 뜨고 있을 때 눈동자를 공격하는 것과 같은 날카로운 급습이었다. 출연을 앞두고 공부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일깨우는 단마디명창 격의 촌철살인.

 

관련어들을 곁들여, 내 책자 내용을 전재하는 것으로 뜻풀이를 대신한다.

 

이골*? 아주 길이 들어서 몸에 푹 밴 버릇.

인*? 여러 번 되풀이하여 몸에 깊이 밴 버릇. [유]버릇, 습관, 중독

이력*[履歷]? ①지금까지 거쳐 온 학업/직업/경험 등의 내력. ②많이 겪어 보아서 얻게 된 슬기. ¶이젠 그 정도야 이력이 난 일 아닌가?

날*? 아주 길이 잘 들어 익숙해진 버릇/짓. ¶사내들의 그 뻔한 속셈을 읽어내는 데는 날이 난 그녀도 영감의 그 맛난 제의 앞에서는 머뭇거렸다. 둘만의 해외여행이라니.

발*? 새로 생긴 나쁜 버릇/관례. ¶그러다간 무슨 일을 하든 뇌물 안 주고는 하기 힘드는 발이 생기게 돼; 자꾸 쩝쩝거리면 발이 되어 나중엔 고치기 힘들어져.

타성*[惰性]? ①오래되어 굳어진 좋지 않은 버릇. 오랫동안 변화나 새로움을 꾀하지 않아 나태하게 굳어진 습성. ②관성(물체가 밖의 힘을 받지 않는 한 정지 등속도 운동의 상태를 지속하려는 성질).

버릇? ①≒습벽. 오랫동안 자꾸 반복하여 몸에 익어 버린 행동. ②윗사람에 대하여 지켜야 할 예의.

만성*[慢性]? 버릇이 되다시피 하여 쉽게 고쳐지지 아니하는 상태/성질.

자국1? ①다른 물건이 닿거나 묻어서 생긴 자리. 어떤 것에 의하여 원래의 상태가 달라진 흔적. ②부스럼/상처가 생겼다가 아문 자리. ③≒발자국. ④무엇이 있었거나 지나가거나 작용하여 남은 결과의 비유.

자국(을) 밟다 ? 사람/동물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 뒤쫓다.

자국*2? ①일정한 물건이 생산되거나 모여드는 고장. ②사건이 발단된 곳. 그런 근원. ③붙박이로 박혀 있어야 할 자리. ④본디의 상태/수준.

물숨? 떨어지거나 내뿜는 물의 힘.

주체*? 짐스럽거나 귀찮은 것을 능히 처리함. ~하다?

주체궂다? 처리하기 어려울 만큼 짐스럽고 귀찮은 데가 있다.

주체스럽다? 처리하기 어려울 만큼 짐스럽고 귀찮은 데가 있다.

주체(를) 못하다 ? 짐스럽고 귀찮아 감당을 못하다.

주체(가) 어지럽다 ?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짐스럽고 귀찮아 정신이 어수선하다.

주쳇덩어리? 주체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물건 그런 사람의 비유. ☞일부 사전의 ‘주체못하다’, ‘주체어지럽다’는 잘못. 관용구임.

 

6. 달인 도전 문제 : 굳이 수준을 논하라면 중∙상급 수준이라고 할까. 난도를 왕창 높여서 달인 도전자들을 힘들게 하지 않으려는 출제진들의 온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더뎅이/더덜없이/꼴뚜기장수/고기꾸미/외닫이/뜨더귀’ 등, 십자말풀이로 처음 선보인 말들이 적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경로로 한번쯤은 접해 봤거나 공부했을 수 있는 말들이어서 난도가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었다.

 

그 중 특히, ‘~장수’는 출제 애용 낱말 중의 하나다. 장수도 여럿이니 한꺼번에 모아서 익히시길 바란다. ‘외닫이’는 ‘외미닫이’와 중첩되는 듯하여 내 책자 작업에서 빠진 말인데, 출제되었다. 유추 답 제시가 가능했던 말.

 

도전자가 정답으로 제시한 ‘가으내’는 ‘겨우내/봄내/여름내’와 짝을 이루는데, 모두 부사다. ‘더덜없이’와 더불어 부사가 두 개 출제된 셈이다. 계속해서 하는 말이지만, 부사 공부들을 많이 해두시기 바란다. (참, ‘여름내’와 관련하여 잔소리를 하자면, 자칫하면 ‘여름내’를 ‘여름내내’로 쓰기 쉬운데, ‘여름내내’는 ‘여름 내내’의 잘못. 여기서 ‘내내’는 부사이므로 띄어 써야 한다.)

 

뜻풀이와 관련어를 내 책자에서 전재하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관련어 공부들을 관심하시기 바란다. 그 이유는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리라.

 

우리말 공부와 달인 도전에 조금이라도 도움들이 되시길 빈다.

 

◇‘-장수’가 들어간 합성어 및 관련 낱말

꼴뚜기장수*? 재산/밑천 따위를 모두 없애고 어렵게 사는 사람의 비유.

맛장수*? 아무런 멋이나 재미없이 싱거운 사람의 비유.

배장수? 남의 은밀한 일을 캐내어 말을 퍼뜨리고 변을 꾸미는 사람. <수호전>에서 반금련의 일에 간섭하고 나선 배 장수의 이야기에서 유래함.

앵두장수*? 잘못을 저지르고 어디론지 자취를 감춘 사람.

쥐포육장수[-脯肉-]?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염치없이 좀팽이 짓을 하는 사람의 비유어.

참빗장수*? 성격이 지나칠 만큼 꼼꼼하고 좀스러운 사람의 비유.

거리목장수? 각 장이 버스로 연결되면서 나타난 중간 상인.

간거리장수[間-]? 예전에, 정해진 때를 한 차례씩 걸러서 장사하던 상인.

굽갈리장수? 예전에, 나막신의 굽을 갈아 대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

꾸미장수? 꾸밋거리를 이고 다니며 파는 장수.

농장수[籠-]? 예전에, 근담배를 채롱에 담아 지고 다니면서 팔던 사람.

동무장수? 동무장사를 하는 사람.

둥우리장수? 둥우리에 쇠고기 따위를 담아서 지고 다니며 파는 장수.

딱지장수딱지꾼[-紙-]? ①역/정류장 주변에서 암표를 파는 사람의 속칭. ②달러를 암거래하는 사람의 속칭.

마장수? 말에 물건을 싣고 다니면서 파는 사람.

마병장수? 오래된 헌 물건을 가지고 다니며 파는 사람.

매죄료장수? 매통/맷돌의 닳은 이를 정으로 쪼아서 날카롭게 만드는 일이 업인 사람.

매조이꾼? ‘매죄료장수’의 낮잡음 말.

도붓장수?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물건을 파는 사람.

들장수? ‘도붓장수’의 잘못.

도부쟁이[到付-]? ‘도붓장수’의 낮잡음 말.

시겟장수? 곡식을 마소에 싣고 이곳저곳으로 다니면서 파는 사람.

신기료장수? 헌 신을 꿰매어 고치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아랫녘장수? 화류계 여자의 속칭

어리장수*? ①닭/오리 따위를 어리나 장에 넣어서 지고 다니면서 파는 사람. ②어리처럼 생긴 그릇에 잡화를 담아서 지고 다니면서 파는 사람.

외목장수*? 저 혼자 독차지하여 장사를 하는 사람.

재깜장사? 채소를 가지고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며 파는 장사.

청기와 장수 ? 비법/기술 따위를 자기만 알고 남에게는 알려 주지 아니하는 사람의 비유적 표현. 옛날 어떤 사람이 청기와 굽는 법을 창안했으나 이익을 혼자 차지할 생각으로 남에게 그 방법을 가르치지 않았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

황아장수[荒-]? 집집을 찾아다니며 끈목, 담배쌈지, 바늘, 실 따위의 자질구레한 일용 잡화를 파는 사람.

신불림? 신 장수가 신을 팔기 위하여 소리 높여 외치는 일.

반수[班首]? 봇짐장수/등짐장수의 우두머리.

 

[잔소리] ‘배장수’와 ‘배 장수’는 다르다. 배를 팔고 사는 사람이 ‘배 장수'이고 ‘배장수’는 위에서처럼 전와/특화된 의미를 갖는다. 사과와 감을 다루는 장수는 ‘사과 장수, 감 장수’로 띄어 적어야 한다.

 

◇‘미닫이’의 관련어

미닫이*? 문/ 창 따위를 옆으로 밀어서 열고 닫는 방식. 그런 방식의 문/창의 총칭.

장지*[障-]? 방과 방 사이, 방과 마루 사이에 칸을 막아 끼우는 문. 미닫이와 비슷하나 운두가 높고 문지방이 낮다.

미세기*1? 두 짝을 한 편으로 밀어 겹쳐지게 여닫는 문/창문.

갑창[甲窓]? 추위나 밝은 빛을 막으려고 안팎으로 두껍게 종이를 발라 미닫이 안쪽에 덧끼우는 미닫이.

영창[映窓]? 방을 밝게 하기 위하여 방과 마루 사이에 낸 두 쪽의 미닫이.

영창[-映窓]? 한 짝을 젖히어 다른 한 짝에 붙여서 한 짝을 열면 다른 한 짝도 함께 열리는 미닫이창.

미닫이문[-門]? 옆으로 밀어서 열고 닫게 되어 있는 문.

미닫이창[-窓]? 옆으로 밀어서 열고 닫게 되어 있는 창.

두껍미닫이? ‘두껍닫이(미닫이를 열 때, 문짝이 옆벽에 들어가 보이지 아니하도록 만든 것)’의 잘못.

쌍창미닫이[雙窓-]?문짝이 두 짝으로 된 미닫이.

쌍미닫이창[雙-窓]? 두 짝을 밀어 열게 된 미닫이창.

쌍미닫이[雙-]? 두 짝을 좌우로 밀어 열게 된 미닫이.

외쪽미닫이? 한쪽으로 된 미닫이.

외미닫이? 외짝으로 된 미닫이.

외닫이*? 한 짝으로 된 문.

얼미닫이? 두 짝이 어긋나게 닫히는 미닫이.

맞미닫이? 문틀의 홈에 두 짝을 마주 닫게 된 미닫이.

다락장지[-障-]? 방과 다락 사이에 달린 미닫이문.

창문홈[窓門-]? 미세기나 미닫이 창문이 끼어 여닫게 되는 홈.

문홈[門-]? 미세기나 미닫이문을 여닫게 하기 위하여 길게 파 놓은 홈.

밑홈대? 미세기나 미닫이창을 여닫게 하는, 홈을 판 틀.

미닫이틀? 미닫이가 벗어나지 않고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홈을 파서 만든 틀.

윗미닫이틀? 장지나 미닫이 따위를 끼우기 위하여 홈을 파서 문 위에 가로 댄 나무.

오목손걸이? 미닫이 따위를 여닫을 때 손가락을 넣어 거는, 오목하게 들어간 곳.

돌연? 반듯하게 만든 문틀/미닫이 울거미의 둘레.

두껍닫이? 미닫이를 열 때, 문짝이 옆벽에 들어가 보이지 아니하도록 만든 것.

호차[戶車]? 미닫이가 잘 여닫아지도록 문짝 아래에 홈을 파고 끼우는 작은 쇠바퀴.

문바퀴[門-]? 미세기, 미닫이 따위의 문 밑에 파 넣어 문이 레일 위를 구르게 하는 바퀴.

마중선[-線]? 미세기, 미닫이, 여닫이 창문 따위의 마중대의 틈서리를 막는 나뭇조각.

개탕대패[開鐋-]? 인방/문틀에 미닫이/미세기 창문을 끼우는 홈을 파는 데 쓰는 대패.

머름? 바람을 막거나 모양을 내기 위하여 미닫이 문지방 아래나 벽 아래 중방에 대는 널조각. 머름동자를 세우고 머름청판을 댄다.

약계바라지*[藥契-]? 약방의 들창. 창짝의 중턱에 눈썹바라지를 달아 밖을 내다볼 수 있게 하는데 겉창 대신에 안쪽에 널로 만든 미닫이를 달아 두기도 함.

여낙낙하다? ②미닫이 따위를 열거나 닫을 때에 미끄럽고 거침이 없다. ¶~?

미닫이틀? 미닫이가 벗어나지 않고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홈을 파서 만든 틀.

 

꾸미*≒고기꾸미*? 국/찌개에 넣는 고기붙이.

꾸미고기? 국 따위에 넣어 잘 끓인 고기 조각.

꾸미장수? 꾸밋거리를 이고 다니며 파는 장수.

꾸밋거리? 꾸미로 쓰는 조개, 오징어, 쇠고기 따위의 고기.

뜨더귀*? 조각조각으로 뜯어내거나 가리가리 찢어 내는 짓. 그 조각.

뜨더귀판? 어떤 일/사물을 조각조각으로 뜯어내거나 가리가리 찢어 내는 판.

더껑이? ①걸쭉한 액체의 거죽에 엉겨 굳거나 말라서 생긴 꺼풀. ②‘더께’의 잘못. ¶겉더껑이/속더껑이/웃더껑이?

더께*? ①몹시 찌든 물건에 앉은 거친 때 ¶더께가 앉다. ②겹으로 쌓이거나 붙은 것. 또는 겹이 되게 덧붙은 것 ¶더께가 진 빙판.

더뎅이*≒더데? 부스럼 딱지나 때 따위가 거듭 붙어서 된 조각.

더덜없이*? 더하거나 덜함이 없이.

가으내? 한가을 내내.

겨우내? 한겨울 동안 계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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