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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회(2013.1.28)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 - 달인 배출!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3. 1. 2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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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0회(2013.1.28)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

                            -제30 대 달인 배출 방송분

 

1. 개괄

이번 회를 보면서도 참으로 출제진들의 수고가 여간만 한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짐작에 한 회 분에만도 서너 분 이상이 참여하시는 듯한데 맡은 영역의 내용이나 수준 조정에서 서로 고개 끄덕이기를 주고받을 정도로 애를 쓰시는 듯하다. 고마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고대하던 달인 등극의 경사를 맛볼 수 있었다. 더구나 이번 달인은 문제 겨루기에서만이 아니라 삶의 전반에서도 이미 달인의 경지에 한 걸음 내딛고 계신 분이었기에 아주 뜻깊은 보상이었고, 그래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혹자는 이번의 달인 도전 문제의 수준이 다소 평이한 편이지 않았나 하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다. 우리말 겨루기에서 애용되거나 ‘사랑받는’ 일부 낱말들이 출제되었다는 점에서. 예컨대, ‘무리꾸럭’이나 ‘어리마리’ 같은 것이 가장 난도 높은 것일 정도로 무난했던 까닭에.

 

하지만, 달인 도전의 자리에 섰을 때 자신이 가진 실력의 80%만 제대로 발휘할 수 있어도 다행 중 천행이랄 정도로 긴장의 압력이 최고조에 이르는 상황에서 실수하지 않고 정답을 제시하는 그 내공(?)만으로도 달인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더구나, 이번 달인의 영광을 거머쥐신 이상미 님(43. 주부)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사람에게서도 향내가 난다면 그런 분이랄 정도로, 사람 냄새가 참으로 구수하면서도 달콤한, 멋진 분이셨다. 녹화 내내 얼굴에 살포시 깔린 미소에서 아랫목 온기 같은 따끈함이 저절로 배어 나오고 있었다. 집안에서 복덩이라면 누구를 꼽겠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오는 시어머니라는 즉답에서 보듯, 그녀의 삶은 안으로 속 차고 밖으로 실한, 빈틈(?) 하나 없는 분이셨다. 그런 분에게 주어지는 작은 보상, 그건 당연한 선자수운(善者隨運 : 착한 이에게는 운이 따른다)이다.

 

특히, 갑상선암 수술을 받고 병상에서 우리말 공부를 하면서 그분이 끌어안게 되었다는 말, ‘넘늘이’. 그건 그녀가 해설했듯 ‘점잔을 지키면서도 말/행동을 흥취 있게 하여 즐겁게 하는 일.’을 뜻한다. 암 선고라는 순간적인 절체절명을 맛보면서도, 그녀가 끌어안은 그 언어. 그것은 우리가 맛보는 온갖 삶의 굴곡을 어떻게 자신만의 것으로 살지게 육화(肉化)시켜서 남은 인생의 받침대로 삼느냐 하는 것에 대한 멋진 해답이기도 하다.

 

이번 2월에 정식 출간되는 내 책자에 수정 삽입한 머리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인간이 엮어나가는 삶의 내용물과 그 결과로서의 결실은 언어로 채워지거나 요약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언어를 찾아내는 일은 그 삶의 질과도 직결된다. 창조적인 삶, 독창적인 시각, 발전적인 태도, 보람 있는 내일 등을 엮어나가는 밑거름에 언어가 빠지지 않는다. 그만치 언어의 힘은 무섭다. 하이데거가 만년에 이르러 <언어는 사고(思考)의 집>이라고 최종 결론을 지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말 겨루기 공부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도 이런 것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내 소망을 꾸려 넣어 본 것인데, 상미 님은 이미 그 단계에 들어서신 듯하다. 그래서 더욱 기쁘고,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쳐드리고 싶다.

 

2. 1단계 문제

 

-개괄 : 이번 1단계 문제의 제시어들은 각각 ‘미/공/신/자/차’. 300점 만점을 거머쥔 분은 강지의 님 한 분뿐. 150점과 200점 취득자가 각각 한 분과 두 분이었는데, 이상미 님만 홀로 50점으로 출발해서, 불안했다. 나중의 내 짐작이긴 했지만, 상미 님은 투병 생활 탓에 일반 책자나 신문 등의 독서량이 아주 적었지 않나 싶은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강지의 님은 그와 정반대였지 싶고.

 

(상미 님에 대해 내가 불안해했던 것은 1단계 취득 점수가 낮으면 2단계에서 무리하게 일찍 버저를 누르게 되어서다. 그도 그럴 것이, 최고점 300점과의 격차가 자그마치 250점이므로 자연히 그걸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기 때문. 아니나 다를까. 첫 문제에서부터 일찍 누르기 시작했고 두 번째에도 그건 이어졌다. 하지만... 정말 다행이었다. 수면 하의 잠재 실력이 확인되면서, 마음이 놓였다.)

 

1단계 관련, 두 가지만 언급하자면 장흥규 님(27, 취업 준비 중)이 중간에 제시어가 들어간 3음절어에서 여전히(?) 맥을 못 추었다. ‘0신0’에서.

 

이 경우에도 ‘신’이 들어가는 2음절어를 떠올린 뒤 그 뒤에 만능(?) 접사 몇 개만 얼른 붙이면 된다. 미신, 불신, 정신, 자신, 출신... 등 쉽게 떠오르는 것들에다, 만능 접사 격인 ‘감/적/지/화...’ 등을 붙이는 것. 그러면 불신감, 자신감, 출신지, 정신적.... 등이 쉽게 만들어진다. (이 만능 접사들은 수도 없다고 할 정도로 많다. 시간이 나는 대로 편리하게 써먹을 수 있는 것으로 그 중 20여 개 정도를 정리하여 곧 별도로 올리려 하는 중이다. 그걸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급하신 분 중에 현재 내 책자를 갖고 계신 분들은 ‘접미사는 붙여 쓴다. 주의해야 할 접미사들’ 항목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것을 미리 몇 개 고르는 것이다. 간/당/류/말/행/발/화/종/적/대... 등이 있는데, 우선 그것들을 몸에 붙인 뒤 나중에 별도로 제시할 것들을 덧붙이면 된다. )

 

또 다른 하나는 사이시옷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 전에도 몇 분이 사이시옷이 들어간 말을 답하는 바람에 낙마한 적이 있는데, 이런 단골 접사에 속하는 것 중의 하나가 ‘길’이다. 앞말에 받침이 없는 것과 결합하면 거의 99% 사이시옷이 붙는다고 생각하면 맞다.

 

어제 오답 처리된 ‘기찻길’에서부터, 황톳길, 등굣길, 하굣길, 황톳길, 귀갓길, 휴갓길... 등 거의 예외가 없다고 해야 할 정도. (‘귀갓길/휴갓길’은 아마 아직까지는 사전 표제어로 올라와 있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틀린 말이 아니니 쓰셔도 된다. 전에도 적었듯 접사적 파생력이 인정된 ‘-길’ 같은 말이 들어간 모든 활용 단어를 사전에 표제어로 올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단, ‘-길’에 부여된 이러한 접사적 기능 인정을(이것을 ‘파생력’이라고 한다) ‘문법성’이라고 하는데, 현재 이의 없이 인정된 접사나 명사, 그리고 일부의 용언 어간 및 활용형 등에 한한다.)

 

3. 2단계 문제

 

-점수 관리 : 이번 회에는 점수 관리들이 엉망(?)이었다. 하하하. 그 주범(?) 격은 달인 이상미 님. 위에도 적었듯이, 상미 님은 1단계 획득 점수가 가장 낮은 50점이었기 때문에 앞선 이들을 따라잡기 위해서 첫 제시어 혹은 두 번째 제시어에서 여지없이 버저를 누르곤 했는데, 그 영향권에 다른 분들도 휩싸이게 된 것.

 

그러다 보니, 세 번째 제시어까지 열릴 때까지 겨루기가 이어진 것은 7판 중에 단 한 번뿐일 정도로 (‘탓’), 모두 두 번째 제시어에서 결판나곤 했다. 그 바람에 점수 관리들이 제대로 되질 않았다. 하지만, 그 결과들은 어땠는가. 누차 얘기하지만, 남들이 어떻게 하건, 자신이 정답을 알 수 있을 때 버저를 눌러야 한다. 황소걸음이 생갈이도 해낸다. 설사 탈락하게 되더라도 오답 제시해서 그런 것이나, 저득점으로 인한 것이나 결과는 같다.

 

하지만, 사실 착실한 득점은 탈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굳이 1등 하려고 무리할 필요 없다. 3등만 목표해도 된다. 만회할 기회는 얼마든지 온다! 3~4단계가 있지 않은가.

 

-출제된 문제들 : 문제들이 적절했다. 내용 수준도 중․상급에서 고급까지, 그리고 출제분야도 관용구, 부사, 용언, 합성어를 만드는 공통 낱말 두 문제 등 다양했다. 명사와 용언 출제 비중이 아주 높았던 예전 방식에 비해서, 종합적인 실력 점검을 위한 광범위한 출제 영역 관심하기와 그 지속적인 유지 태도는 참으로 바람직하다. 폭넓은 공부를 유도하게 되므로.

 

게다가 어제의 방송분은 정답 유출 과정이 까다롭지 않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고 할 정도로 아주 착한(?) 문제들이어서, 이 프로그램을 즐기며 시청하는 사람들이나 공부하는 사람들 모두가 즐겁게 출연자들과 한 몸이 될 수 있도록 했다. 하긴 그것이 이 프로그램이 공익 방송을 더욱 빛내주게도 되고, 지속적인 10%대의 시청률 유지라는 대기록을 세우게도 한다. (종편이라는 이름으로 그토록 기를 쓴 방송들이 1%도 못 되는 소수점대의 시청률에 머물고 있는 것에 비하여 그 얼마나 뿌듯한 일인가. 공부하는(?) 프로그램이 이처럼 환영 받고 있으니 말이다.)

 

1)고급형이면서도 득점하기 쉬웠던 단순형 문제 : 공부를 제대로 했으면 첫 제시어에서도 맞힐 수 있는 문제.

 

.(ㅈ) : 부픈0/손0/등0/봇0 -> ‘짐’.

'부픈짐'은 물론 그 상대어인 '몽근짐'도 이미 나왔던 말들. ‘부짐’이 아니라 ‘부짐’. ‘부픈-’이 들어간 그 밖의 합성어로는 ‘부픈살’이 유일하다.

 

부픈짐*<->몽근짐*? 가벼우면서 부피가 매우 큰 짐.

부픈살? 굵은 화살.

 

.(ㅊㅇ) : 싹트다/비롯하다/마수걸이하다/시작하다 -> ‘처음’.

제시어는 쉬웠는데, 이것을 ‘처음’이라는 말로 연결시키는 고속 연상 능력이 관건. 상미 님이 200점에서 버저를 누르자 다른 네 분도 ‘비롯하다’에서 덩달아... 이럴 때도 자신 있을 때까지 가보는 신중과 인내가 필요하지 싶다.

 

.(ㅌ) : 타내다/개구리 소리도 들을 0/핑계/이0저0 -> ‘탓’.

타내다’라는 말이 조금 어려웠지만, 정확한 뜻풀이를 알고 있었으면 첫 제시어에서도 정답 유추가 가능한 단순형 문제. ‘타내다’를 모르더라도 두 번째 제시어까지 기다렸으면 되는데, 성급하게도 세 분이 첫 제시어에서 버저에 손이 갔다. 두 번째 제시어에서 한 분, 그리고 세 번째 제시어인 ‘핑계’를 보고서 멈춘 건 김혜원 님(22, 서울대 노문학과 3년) 혼자. 결과는 혜원 님 혼자서만 정답을 맞혔다. 이 ‘타내다’는 4단계 뜻풀이 낱말로도 출제될 가능성이 있기에 내 책자에 밑줄 처리를 해뒀던 말이기도 하다.

 

타내다? ①남의 잘못/결함을 드러내어 탓하다. ②남에게서 꾸중을 듣거나 모욕 아니꼬운 일을 당할 때 언짢고 창피하게 생각하여 마음을 쓰다.

 

.(ㅊㄹ) : 무쩍무쩍/돌림/찬물도 위아래가 있다/옷깃00 -> ‘차례’.

위의 문제에서와 같이 ‘무쩍무쩍’의 정확한 뜻을 알고 있으면 첫 제시어에서도 답할 수 있었다. 어제 두 번째 제시어 ‘돌림’에서 다섯 출연자 모두 멈췄고, 모두 정답을 맞히는 기적을 연출했을 정도.

 

마지막 제시어로 드러났던 ‘옷깃차례’는 ‘어깨차례’와 더불어 여러 번 선보인 낱말. 관련어로는 ‘돌림차례’도 있고, 특히 흔히 말하는 ‘가나다순’은 ‘가나다차례’라고도 한다. (참, ‘무쩍’과 ‘무쩍무쩍’은 비슷하지만 그 뜻은 미묘한 차이가 있는 부사들이어서, 내 원본 자료집에는 밑줄까지 쳐 있는 말인데 내 책자에는 보이지 않는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무쩍? 한 번에 있는 대로 모두 몰아서.

무쩍무쩍? ①한쪽에서부터 차례로 남김없이. ②한쪽에서부터 조금씩 차례로 잘라 먹는 모양.

어깨차례*[-次例]? ①여러 사람이 늘어섰거나 앉았을 때 순서가 지정되어 있을 때, 중간에 거르지 아니하고 돌아가는 차례. ②≒키순(키 큰 차례).

옷깃차례*[-次例]? 일의 순서가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차례. 옷깃의 왼 자락이 바른 자락 아래로 가게 입는 데서 유래함.

돌림차례[-次例]? 일정한 순서로 돌아가는 차례.

가나다차례[-次例]? ≒가나다순(한글의 ‘가, 나, 다…’ 차례로 매기는 순서).

 

2)두 번째 제시어까지 봐야만 안전했던 문제 : 제시어도 쉽지는 않았지만 초성을 보고 얼마나 폭넓게 빨리 연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따라서 최소한 제시어를 두 개까지는 보고서 멈춰야 했다.

 

.(ㅁ) : 코0/ 줄0/ 세0/ 물0 ->‘밑’

공부 내공(?)이 드러나는 문제였다. 연상력도 빼어나야 했지만 ‘코밑, 줄밑’ 등을 익히 알아야 하는 문제. 두 번째 제시어에서 멈춘 것은 달인 혼자였을 정도로 ‘줄밑’ 같은 단어에 익숙해야 했고, ‘코밑’이라는 단어는 기출단어이긴 하지만, ‘비하정사’나 달인이 언급한 ‘코 아래 입’ (기출) 등으로 평소에 공부량이 많아야 즉시 떠올릴 수 있었다.

 

‘코’와 관련된 말 중에는 일상생활에서 요긴한 것들도 있고, 앞으로도 출제 가능성이 높다. 아래에 내 책자의 내용 중, 관용구/속담 등을 제외한 부분을 전재한다.

 

코 아래 입* ? 매우 가까운 것.

입 아래 코 ? 일의 순서가 바뀐 경우의 비유.

코머리1≒현수[絃首]? 고을 관아에 속한 기생의 우두머리.

현수[絃首]? ①≒코머리① ②무당을 따라다니며 거문고를 타는 여자.

수기생[首妓生]? 기생의 우두머리.

행수기생[行首妓生]도기[都妓]? 조선조에, 관아에 속한 기생의 우두머리.

선생기생[先生妓生]? 예전에, 기생 집단의 우두머리를 이르던 말.

코머리2? 배의 이물이나 신 따위에서 삐죽 내민 앞부분.

코 먹은 소리 ? 코가 막혀서 콧속을 울리어 나는 소리.

코밑*? ①코의 아랫부분이라는 뜻으로, 아주 가까운 곳. ②곧 닥칠 미래의 비유.

턱밑? 아주 가까운 곳의 비유

코방아? 엎어져서 코를 바닥에 부딪치는 일.

코배기? 코가 유난히 큰 사람을 놀리는 말. 주로 서양사람.

양코배기[洋-]? 서양 사람의 낮잡음 말.

코빼기≒코쭝배기? ‘코’의 속칭

코끝도 볼 수 없다 ? 도무지 나타나지 아니하여 전혀 볼 수 없다.

코끝도 안 보인다 ? 도무지 모습을 나타내지 않다.

코빼기도 내밀지[나타나지] 않다 ? 도무지 모습을 나타내지 아니함의 낮잡음 말.

코빼기도 못 보다 ? 도무지 나타나지 않아 전혀 볼 수 없음의 낮잡음 말.

사내코빼기? ‘사내’의 낮잡음 말.

코타령? 콧소리로 흥얼거리며 부르는 타령.

콧배기? ‘코빼기’의 잘못! ☞발음을 우선한 표기이며, ‘코배기’는 다른 의미.

콧털? ‘코털’의 잘못. <≒사이시옷 원칙대로

콧방아? 코방아의 잘못! ¶코방아 찧다(O) <≒굳이 (콛빵아)로 발음할 이유 없음.

코보다? 은어로, ‘망보다’.

코숭이*? ①≒산코숭이(산줄기의 끝). ②물체의 뾰족하게 내민 앞의 끝 부분. ¶신발 코숭이. 버선 코숭이. ☞‘산코숭이’를 제외하고는 복합명사는 없음. 모두 독립어들.

코싸배기? ‘콧사배기’의 잘못.

콧사배기? ‘코’의 낮은말로, ‘코쭝배기/코빼기’와 같은 말.

콧등? ≒코싸등이≒콧사등이

코허리? 콧등의 잘록한 부분. 콧방울 위의 잘록하게 들어간 곳.

코줍기*? 뜨개질에서, 코를 바늘로 걸어 내는 일.

코집게 ? 수영,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따위에서, 코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코를 막는 데 쓰는 집게.

코찡찡이≒찡찡이? ①코가 막혀 말소리가 찡찡한 사람의 놀림조 말. ②코가 찌그러진 사람의 놀림조 말.

 

.(ㅇㄹ) : 00재기/줄잡다/주먹구구/눈대중 -> ‘어림’

앞서 언급했듯, 제시어가 어려운 게 아니라 연상력을 발휘해서 그것을 적절한 답으로 연결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두 번째 제시어 ‘줄잡다’에서 정답 유추가 가능했어야 했던 문제. 하기야, 다섯 분 모두 세 번째 제시어를 본 분은 없었지만, 정답이 나뉘었던가.

 

.(ㅇㅁ) : 00 나자 노수 떨어진다/00이 반찬/00이 쓰다/00대로 하다 -> ‘입맛’

 

어제의 문제 중에서는 난도가 가장 높았던 문제였지 싶다. 나 역시 입맛 관련 부분을 쉽게 여기고 책자 작업에서는 입맛과 관련된 고급 낱말들에 더 신경을 썼으니까. 아래에 참고 자료를 붙인다. 그 중, 내 책자에 수록한 ‘젖히다/타분하다/맞갖다’는 언제든 다른 형태로 (예컨대, 4단계 뜻풀이 문제) 출제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심들 하시길.

 

입맛? ①≒구미(口味). 음식을 먹을 때 입에서 느끼는 맛에 대한 감각. ②.어떤 일/물건에 흥미를 느껴 하거나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의 비유어.

젖히다? 입맛 따위가 싹 없어지다. 또는 입맛을 잃다.

타분하다? ①입맛이 개운하지 않다. ②음식의 맛/냄새가 신선하지 못하다. ③날씨/기분 따위가 시원하지 못하고 답답하다.

맞갖다? 마음/입맛에 꼭 맞다.

입맛(을) 다시다 ? ①무엇인가를 갖고 싶어 하다. ②일이 마음대로 되지 아니하여 귀찮아하거나 난처해하다.

입맛 나자 노수 떨어진다? 입맛이 없어 먹지 못하던 사람이 입맛이 나게 되자 여비가 떨어져서 사 먹을 수 없게 되었다는 뜻으로, 일이 공교롭게도 서로 어긋나며 틀어지는 경우.

 

4. 3단계 문제 (맞춤법/띄어쓰기) : 문제가 재미있었고 좋았다. 수준은 중급이 대부분이고 중상급 하나에 고급이 하나로 수준 배치도 적절했다. 출제된 문제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것들이어서 시청자들이나 출연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아주 유익한 출제였다. 우리말 겨루기 관계자들이 이 나라의 문자 생활을 바로잡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글날 표창을 해마다 받아도 모자란다면 나만의 지나친 너스레일까. 그렇진 않을 듯하다.

 

-눈앞에서 뭔가 ‘히끗히끗(x)/희끗희끗(o)’ 나타났다 사라졌다.

사소한 말다툼 끝에 ‘삐쳤다(o)/삐졌다(x)’

집을 ‘떠나온 지(o)/떠나온지(x)’ 3년이 지났다.

 

수준으로 봐서는 모두 중급 혹은 그 이하. ‘히끗히끗(x)/희끗희끗(o)’의 문제는 엄 아나운서가 어원을 언급했는데, 달리 말하면 그것은 의미소 관련이기도 하다. 즉, 의미가 살아 있는 말들은 그걸 살려서 적는다. ‘오뚜기’가 아니라 ‘오뚝이’가 맞는 말인 것과 같다. 이 의미소 관련 낱말들의 이해는 무조건적 암기에 따른 비효율과 무리를 피해서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길이기도 하다. 내 책자의 <우리말 바루기>에서 ‘♣의미소[意味素]의 특징과 활용’ 항목을 따로 두어 자세히 설명한 것도 그 때문이다.

 

‘삐치다’와 관련해서는 ‘삐지다’의 정확한 의미를 공부하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다. 내 책자의 설명 부분을 전재한다.

 

삐지는 데에 선수 : 삐치는의 잘못.

자꾸 삐지는 사람은 속 좁은 사람 : ‘삐치는’의 잘못.

삐치다? ①성이 나서 마음이 토라지다. [유] 토라지다. ②글씨를 쓸 때 글자의 획을 비스듬히 내려쓰다. ③일에 시달리어서 몸/마음이 몹시 느른하고 기운이 없어지다.

삐지다? 칼 따위로 물건을 얇고 비스듬하게 잘라 내다.

 

‘떠나온 지(o)/떠나온지(x)’는 의존명사에 관련된 초보적인 문제. 어미인 ‘-ㄴ지’와의 구별은 그 앞이 관형형인지의 여부를 보면 되고, 특히 의존명사 ‘지’의 경우는 대체로 그 뒤에 기간(동안)을 나타내는 말들이 온다.

 

-이러다간 회사가 여지없이 ‘절단(x)/결딴(o)/결단(x)’나겠다.

따 놓은(o)/논(x) 당상

설마한들(o)/설마 한들(x) 하늘이 무너지겠어.

 

흔히 잘못 쓰는 말들이다. ‘결딴나다’는 약방의 감초 격으로 맞춤법 문제로 흔히 출제되는 말이고, ‘따 놓은 당상’ 문제는 실생활에서도 요긴하다.

 

‘설마한들’은 어제 나온 문제 중 가장 고급 문제이자 까다로운 문제. 한 낱말이라고 외워 둬도 되지만, 관련 낱말들과 함께 공부해 두는 것이 고급 문제로 변신(?)했을 때 도움이 된다. 즉 ‘설마하다’는 잘못으로 ‘설마 하다’로 띄어 써야 한다. ‘설마’는 부사이고 ‘설마하다’라는 동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마설마하다’는 한 단어의 동사다. 내 책자에서 관련 부분들을 아래에 전재한다.

 

◇대형 태풍 한 번에 올해 농사 절딴났어 : 결딴났어의 잘못.

절딴나고 말았어 : 결딴나고의 잘못.

[설명] ‘절딴나다/~내다’ : ‘결딴나다/~내다’의 잘못. ☞비슷한 의미의 ‘거덜 나다’는 띄어 씀. 한 단어가 아님.

날나다? 일이 거덜 나다.

결딴나다? 살림이 망하여 거덜 나다.

뽕빠지다? 소득은 없이 손실이나 소모되는 것이 많아 거덜 나다.

 

따논/떼논 당상 : 따 놓은 당상, 떼어 놓은 당상의 잘못. ¶실수만 없으면 금메달은 따논 당상(->따 놓은 당상); 이미 컴퓨터 분야는 떼논 당상(->떼어 놓은 당상)이고‘; 종로에 출마한다면 따논 당상(->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그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래도 설마했지, 그렇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 설마 했지의 잘못. (혹은 설마설마했지)

설마는 부사. ‘설마하다’는 없는 말. 그 대신 ‘설마설마하다’는 있음.

설마하니≒설마한들? 아무리 그러하기로. <=설마 하니(x), 설마 한들(x)

설마설마하다?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계속 부정하다.

 

5. 4단계 문제

어제 4단계 문제를 대하면서 나도 좀 당황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특징이 그동안 다른 사전에서 업신여기거나 덜 관심했던 의성어/의태어들을 활용한 용언들을 엄청 많이 개발하거나 착안한 것인데, 그러한 용언류 중에서 특별히 관심할 만한 멋진(?) 뜻이 있는 것들을 주로 채집했던 까닭이었다. (작가용으로의 쓰임을 고려한 탓이기도 했지만.)

 

그런데, 어제 나온 말 중 두 가지, 곧 ‘퐁퐁하다’와 ‘눌면하다’가 내 덜미를 쳤다. (아이고 아파라!! 하하). 그 중에서도 ‘퐁퐁하다’는 ‘봉봉하다’의 거센 말 정도로만 여기고서 통과시켰는데, 거기에 어제 출제된 두 번째 뜻이 숨어 있었을 줄이야. (출제자 샘님들 미오!!!)

 

하지만, ‘뼈지다’와 같은 좋은 말을 세상 사람들에게 띄운 안목엔 참 고맙기조차 하다. 이 말은 나도 세상에 널리널리 퍼지고 번져서 여러 사람들이 두루 썼으면 해서, 내 책자에 밑줄은 물론 설명문까지도 아주 진하게 칠했던 말이었다. 잔소리는 그만하고 어제 선보인 말들의 설명을 붙인다.

 

퐁퐁하다1? ①>봉봉하다. 문풍지 따위가 뚫어지는 가벼운 소리가 자꾸 나다. ②말대꾸 따

위를 자꾸 내뱉다. ③막혀 있던 공기/가스가 좁은 구멍으로 터져 빠지는 소리가 자꾸 나다.

퐁퐁하다2? 작고 무거운 물건이 잇따라 얕은 물에 떨어지다. [유]퐁퐁거리다/~대다

퐁퐁하다3? 액체 따위가 거세게 좁은 구멍으로 쏟아져 나오다

눌면하다*? 보기 좋을 만큼 알맞게 누르스름하다.

놀면하다? 보기 좋을 만큼 알맞게 노르스름하다.

뼈지다? ①겉으로는 무른 것 같으나 속은 옹골차고 단단하다. ②하는 말이 매우 야무지고 강단이 있다. ③온갖 고통을 견디어 가면서 일을 하는데 힘에 겹다.

잘뚜마기? 긴 물건의 잘록하게 들어간 부분.

 

6. 달인 도전 문제 : 지난 회에 이어 중∙상급 수준으로 나왔다. 전회에도 언급했듯, 난도를 높여서 달인 도전자들을 힘들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출제진들의 마음이 읽혀질 정도였다.

 

가장 고급 낱말들이라고 해야 할 ‘어리마리, 무리꾸럭, 마들가리’조차도 이미 한 번 이상은 선보였던 말일 정도로, 어제의 달인 도전 문제는 달인님들을 많이 많이 배출시켜 다른 도전자들에게 서광을 환하게 비춰 주려는 따뜻한 배려의 표본만 같았다.

 

(이런 기회들을 놓치지 마시라. 다만, 무조건 쉽게 여기고 성급하게 대충대충 준비하시거나 잿밥에만 더 관심하는 모험들은 하지 마시길. 아무리 쉬워 보여도, 자신이 그걸 완벽하게 소화할 정도로 내공이 쌓이지 않으면, 어디서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어제의 문제 중에서도 ‘복덩이’를 ‘복둥이’로 답하거나, 요구된 정답인 ‘아등바등’ 대신 끝말을 ‘둥’이나 ‘동’으로 주었을 때, 실수하지 말란 법 없다. ‘등마루’ 같은 쉬운 답도 생각나지 않으면 넘어지는 것이고... 그런 것들이 공깃돌 크기의 돌부리가 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어리마리*? 잠이 든 둥 만 둥 하여 정신이 흐릿한 모양.

어리어리? 겉잠이나 얕은 잠이 설핏 든 모양.

여윈잠≒겉잠.수잠? ①깊이 들지 않은 잠.

무리꾸럭*? 남의 빚이나 손해를 대신 물어 주는 일.

 

◇‘가다귀’ 계통의 땔나무 관련 낱말들

검부나무? 검불로 된 땔나무.

날단거리? 풀/나뭇가지를 베는 대로 곧 묶어서 말린 땔나무.

마들가리*? ①나무의 가지가 없는 줄기. ②잔가지/줄거리의 토막으로 된 땔나무. ③해어진 옷의 솔기. ④새끼/실 따위가 훑이어 맺힌 마디.

물거리1? 땔나무의 하나. 잡목의 우죽이나 굵지 않은 잔가지 따위와 같이 부러뜨려서 땔 수 있는 것들이다.

물거리3[-距離]{-꺼}? 바다의 밀물이 차는 때에 배가 다닐 수 있는 물길의 거리.

삭정이*? 살아 있는 나무에 붙어 있는, 말라 죽은 가지.

졸가리*? ①잎이 다 떨어진 나뭇가지. ②사물의 군더더기를 다 떼어 버린 나머지의 골자.③예전에, 행세하던 문벌/집안의 혈통의 비유.

풋장? 가을에 억새, 참나무 따위의 잡풀/잡목을 베어서 말린 땔나무.

억새반지기? 억새가 많이 섞인 풋장.

풋나무? 갈잎나무, 새나무, 풋장 따위의 나무의 총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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