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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의 위력: 일반 PC가 몇만 년 걸리는 걸 며칠 내에 해낸다. 국가 기술.과학 경쟁력의 근본. 요타급의 양자컴퓨터도 나왔다

갓 쓰고 서울 오다

by 지구촌사람 2022. 9. 1.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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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컴의 위력: 일반 PC가 몇만 년 걸리는 걸 며칠 내에 해낸다. 국가 기술.과학 경쟁력의 근본. 요타급의 양자컴퓨터도 나왔다

관련자가 아닌 이들로서 아래 기사를 좀 더 잘 해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사전 정보가 필요하다.

슈퍼컴이란?

가장 먼저, 슈퍼컴에 대한 올바른 용어 이해. 아래 기사에서는 좀 복잡하게 나누고 있지만, 슈퍼컴이란 여러 개의 컴퓨터를 네트워크(또는 클러스터)를 통해 연결하여 최상급 처리 능력(특히 연산 속도)을 보유한 고성능 컴퓨터(HPC. High-Performance Computer) 중 유럽(ISC. 6월)과 미국(SC. 11월)에서 매년 실시하는 린팩(linpack: 벤치마킹 연산프로그램) 성능 비교 테스트 결과 연산 속도가 전 세계 500 순위 안에 드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해당되면 "TOP500 Supercomputer(http://top500.org,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사이트)"에 오르는데 여기에 등재되면 슈퍼컴으로 불리게 되고, 그 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슈퍼컴으로 불리지 못한다.

즉, 슈퍼컴이란 한번 슈퍼컴으로 태어나면 계속 슈퍼컴으로 불리는 게 아니라, 매년 그 순위가 바뀌고 500위 안에 들지 못하면 슈퍼컴이라는 명칭을 달 수 없게 된다. 그 좋은 예가 우리나라의 서울대 이재진 교수 팀이 개발한 '천둥'이다. 2012년 말 ‘토종 슈퍼컴’으로는 처음으로 TOP 500 안에 등재되는 성과를 냈던 천둥은 2017년 ISC에서는 예년보다 144계단이나 하락한 422위에 랭크됐고, SC에서는 아예 TOP 500 밖으로 밀려났다. 그 뒤로는 완전히 슈퍼컴에서 제외되었다.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사이트와 천둥 이야기는 이곳에 실어둔 바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013262276]

엑사급이란 초당 100경(10의 18승)의 연산 속도를 뜻한다

슈퍼컴의 초당 연산 속도를 표시하는 데에는 페타급, 엑사급 등의 용어가 나온다. 이 숫자들은 각각 1000조(10의 15승), 100경(10의 18승)을 뜻하는 어마어마한 수치들이다. 컴에서 쓰이는 대단위 수치들을 늘어놓으면 이런 순서가 된다: 메가(백만) →기가(10억) →테라(1조) →페타(1000조) →엑사(100경) →제타(10해) →요타(1자).

우리 동양계의 수치 단위 중 '억' 이후로는 억/조/경/해/자... 등이 있는데, 그런 어마어마한 수치들은 우리의 일상과 무관할 듯 싶지만, 그렇지 않다. 엑사급인 슈퍼컴을 단번에 두 단계나 뛰어넘는 양자컴퓨터가 이미 나왔는데, 그건 요타급이다. 그 요타(10의 24승)가 동양계 단위로는 ‘자(秭)’다. 이 동서양의 대단위 표기 명칭에 관한 상세판은 이곳에 담아 두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862699297

 

우리나라의 슈퍼컴들

현재 국가·민간 포함, 총 6대의 슈퍼컴을 Top500 명단에 올려 놓고 있다. 모두 페타급인데 삼성전자가 도입한 SSC-21(25페타)가 15위로 으뜸이고, 기상청의 구루와 마루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우리나라의 범용 슈퍼컴 서비스(슈퍼컴을 갖고 있지 않은 곳들을 위한 슈퍼컴 사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누리온(14페타)은 2018년 도입 당시엔 11위였는데, 현재는 42위로 내려가 있다. 그럼에도 그 쓰임은 아래 기사에서 보듯 매우 유용하고 광범위하다. 현재 7번째의 슈퍼컴으로 준엑사급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온초 최종희(1 Sep.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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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국산車 혁신 배후엔 ○○○이 있었다

2022.08.30

4차 산업 혁명 시대, 초고성능 슈퍼컴퓨터가 핵심 인프라

산업·의학·과학·우주·군사·바이오 등 갈수록 활용도 높아져

특히 인공지능(AI) 시대 맞아 슈퍼컴 자원 수요 급증

미국-중국-일본 등 3강, 1엑사급 슈퍼컴 도입 경쟁

한국, 현재 민관 합계 Top 500 그룹 내 6대 보유

1988년 도입 1호기, 국산차 성능-디자인 혁신에 큰 몫

2~5호기도 기초과학 연구 등에 톡톡히 기여

치솟는 수요, 5~10위권 성능 준엑사급 국가슈퍼컴 6호기 내년 도입

사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보유 중인 누리온. 도입 당시 세계 11위, 현재는 42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산업화 시대에 고속도로ㆍ항구가 국가 경제 발전의 핵심 인프라였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초고성능컴퓨터 즉 슈퍼컴퓨터가 과학 기술 연구ㆍ산업 현장에서 그 역할을 맡는다.

미국 등 세계 최강국가들은 1초에 100경번 연산이 가능한 1엑사급 이상의 초고성능 슈퍼컴퓨터를 개발해 암호 해독 등 군사 분야는 물론 상품 설계ㆍ개발, 백신 연구ㆍ기후변화 예측ㆍ우주 시뮬레이션ㆍ인공지능(AI) 개발 등에 전천후로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준엑사급 국가 슈퍼컴퓨터 6호기 도입을 결정해 이에 맞서고 있다.

◇슈퍼컴퓨터란?

초고성능컴퓨터란 대용량 연산을 수행하는 대형 컴퓨터 시스템으로, 계산 과학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인 AI 기술 활용 등 핵심 인프라로서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다.

슈퍼컴은 대체로 국제적으로 가장 성능이 뛰어난 500대의 초고성 컴퓨터인 ‘Top500’, 150만달러 이상을 초과하는 초고성능 컴퓨터, 일반 컴퓨터보다 뛰어나 과학·공학·데이터 분석 등에 사용되는 서버급 이상의 컴퓨터(HPC) 등 3개 그룹으로 구분된다.

활용 분야는 거대 계산 분야와 제약 등 다양한 과학기술, AI의 연계 활용을 통한 융·복합 응용연구,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자율적으로 사고·학습·판단·행동하는 AI 모델, AI·빅데이터를 활용해 각종 사회 문제를 예측·대비하는 국민생활·위기관리 분야 등에 쓰인다.

슈퍼컴의 계산 능력은 최근 엑사급, 즉 1초에 100경번 이상 연산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1997년 1초에 1조번 연산하는 테라급이 등장한 후 25년 만에 100만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 지난 5월 미국 에너지부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슈퍼컴 ‘프런티어’는 1.102 엑사플롭스의 연산 능력을 선보여 세계 최고 컴퓨터의 자리를 차지했다. 1초당 110경2000조회의 연산을 할 수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이 압도적이었던 슈퍼컴은 중국과 일본의 도전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2010년 사상 처음으로 톈허1A가 세계 1위를 기록한 뒤 선웨이가 2016~2017년 연속으로 세계 최강 슈퍼컴으로 인정받았다. 엑사급 컴퓨터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지난해 11월 442페타플롭스(1페타=1000조)의 연산 성능을 보인 후가쿠가 세계 1위를 차지했었다.

KISTI에 따르면 내년까지 미국이 엑사급 3대·선엑사급 1대 등 4대의 엑사급을 가동하고 있거나 보유할 예정이며 중국이 3~6대(추정), 유럽연합(EU)과 영국이 4~5대, 일본이 3대를 각각 가동 또는 개발할 계획이다. 엑사급 초고성능 컴퓨터 보유 경쟁은 더 치열하다.

2026년까지 미국은 총 7~9대, 중국은 6~10대, EU·영국은 8~10대, 일본은 4대를 가동할 계획이다. 한국은 최근 내년까지 약 600헥타급, 즉 준엑사급 1대를 보유할 계획이며 2026년까지는 1대의 엑사급을 추가 개발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국가·민간 포함, 총 6대의 슈퍼컴을 Top500 명단에 올려 놓고 있다. 2021년 삼성전자가 도입한 SSC-21(25페타)가 15위, 기상청의 구루(18페타), 마루(18페타)가 각각 31~32위, KISTI의 누리온(14페타)이 42위, SK텔레콤의 타이탄(6.3페타)이 85위, 삼성전자의 SSC-21 스캘러블 모듈(2.3페타)이 315위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8년 도입된 누리온(도입 당시 11위)을 기반으로 2019년 6월 기준 세계 14위권의 국가 컴퓨팅 지원 인프라를 갖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 국가슈퍼컴 이렇게 썼다

우리나라는 1988년 국가 슈퍼컴퓨터 1호기를 도입한 후 국산 자동차 설계·제작, 과학적 기상 예보 등에 활용했다. 기아·대우·쌍용차 등 국산차 메이커들은 1호기를 활용해 차량 충돌 시뮬레이션을 해 금형·엔진·타이어를 개선하는 데 도움을 톡톡히 받았다. 기존 신차 개발 시 200대의 시험 차량을 제작해야 했지만 슈퍼컴 활용 시 이를 100대로 줄일 수 있었다. 연간 약 4500억원의 개발비를 절감했다. 모의 충돌 실험 역시 한 번에 30일 걸리던 것이 1.5일로 줄어 개발 기간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할 수 있었다. 1호기는 또 1989년 9월 태풍 베리와 1991년 9월 태풍 미어리얼 등의 진로를 정확히 예측해 인명·재산피해를 줄이는 등 과학적 기상 예보에 활용되기도 했다.

1993년 16기가급으로 구축된 2호기는 기초 과학 연구에 활용됐다. 서울대는 탄소나노튜브의 물리적 성질 연구를 통한 산업적 활용 방안 연구에 2호기를 활용했고 이는 우리나라 디스플레이 산업 발전에 기여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 개발의 바탕이 된 액체 엔진 개발 과정에서 2호기를 이용해 연소실 내부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었고, 이는 액체 로켓의 효율 향상으로 이어졌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도 2호기를 이용한 탄성파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하자원 매장량 추정·시추 지점 선정 기술을 개발했다.

3호기(2002년 도입·4.5테라급), 4호기(2008년·360테라급)는 2011년 고등과학원·한국천문연구원 등이 실시한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시뮬레이션에 동원돼 우주 생성과 진화 과정을 밝혀내는 공로를 세웠다. 3호기 자원의 20%를 80일간 활용해 일반 PC로 6만년이 걸리는 계산을 수행하는 대작업이었다. 4호기는 2011년부터 연간 1000여명의 연구자들이 연구개발(R&D)에 활용하면서 1350개의 과제를 지원해 SCI급 논문 1040편을 생산하는 데 기여했다. 세계 3대 과학저널에 실린 수준 높은 논문 17건이 포함돼 있으며 아인슈타인의 중력파 이론을 세계 최초로 실증한 논문, 반물질 간 상호작용을 최초로 규명한 논문, 중성미자 질량차를 세계 최초로 측정한 논문 등이 4호기 덕을 봤다.

기업들도 국가 슈퍼컴 활용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2016년 기준 44개 기업이 국가 슈퍼컴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했다. 슈퍼컴을 활용한 기업 중 66.7%가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기업당 1.8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

2018년 도입된 27.7 페타급 성능의 5호기는 ‘누리온(모델명 CS500)’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도입 당시 세계 11위권 성능을 자랑했다. 바이오, 에너지, 소재 등 국가 전략 분야의 다양한 연구 과제를 지원해 SCI 논문 275건 작성에 기여했다. 연세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공동 실시한 초거대 규모 난류 열유동 연구,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슈퍼컴퓨팅 기반 세포·바이러스 상호작용 연구, 국립암센터·카이스트(KAIST)·서울대병원 등이 공동 연구한 세계 최대 규모의 암 전장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됐다.

이식 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장은 "해외 자원만 활용할 경우 1조8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3000억원대의 6호기를 도입하면 약 1조5000억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우리나라의 R&D 투자 규모가 세계 5위 수준인 만큼 최소한 현재의 순위를 유지하거나 더 치고 나가 과학기술·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초고성능컴퓨팅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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