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으로 간 꼰대의 돌직구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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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콩깍지가 끼는 시절: 상대방이 甲으로 보인다. 甲 대 甲의 시절
연애가 무르익을 때의 특징은 상대방의 모든 것이 그저 귀하고 마냥 소중해진다는 점이다. 하늘의 별이나 태양도 그나 그녀와는 비교도 안 된다. ‘저절로’ 상대를 윗자리에 놓고 경애(敬愛)하게 된다. ‘시키지 않아도’ 그저 받들어 모시고[恭敬] 싶어진다. 따지지도 않고, 상대방이 ‘그냥’ 甲이다. 성공적인 연애에서는 서로가 甲 대 甲이다. 작은 흠이 보여도 그냥 지나가고 크게 문제 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재미나 장점으로까지 보인다. 사랑하는 여인이 방귀를 참다 참다가 살짝 뽀~오옹 소리를 내면 손뼉을 치고 목젖이 보이도록 웃어대면서 반길 때도 있듯이... 그럴 때, 흔히 눈에 콩깍지가 꼈다고들 한다.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건 두 사람이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서, 함께하지 못해서다. 일정 거리를 두고 있으면 그것이 꺼지지 않는 사랑, 더 거센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사랑의 촉매제로도 작용한다. 장거리 연애에서 매일 긴 연서를 써대는 이들처럼. 묻고 따지는 일 따위도 전혀 없다. 그럴 때면 상대방은 하늘처럼 높이, 더욱더 높은 갑의 자리로 올라간다. 나폴레옹은 전쟁터에서도 6살 연상의 아내 조세핀에게 매일 편지를 썼다. 7천 통씩이나. 그 편지 전달을 위해 하루에도 문서 연락병을 3번이나 보낸 적도 있다.
사진: (좌) 황제의 대관식. 황제에 오른 나폴레옹은 오른쪽으로 밀려나 있고 그 대신 조세핀이 정중앙에 있다. 나폴레옹은 월계수관뿐이고 정작 왕관은 조세핀에게 씌워준다. 화가 다비드에게 조세핀이 그렇게 그리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우) 조세핀을 위해 거금을 들여 구입한 말메종 궁전. 둘이서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낸 곳이며 나폴레옹이 추방되기 전 마지막 밤을 보내고 싶다고 간청했던 곳. 파리 근교에 있으며 베르사유 궁에서 멀지 않다.
사진: 말메종에 보존되고 있는 두 사람의 침실. 조세핀의 침실(좌)이 나폴레옹의 그것(우)보다도 훨씬 크고 화려하다. 두 사람의 실제 관계를 대변한다. 나폴레옹은 밤일이 시원치 않았는지, 몹시 밝히는 편인 조세핀은 결혼 전은 물론 후에도 남자들을 달고 다녔다. ‘나폴레옹의 그 엄청난 양의 연서는 그런 소문 탓에 더욱 조바심이 나서 썼다’ 쪽이 다수설이다.
콩깍지가 벗겨지기 시작하면 내가 甲, 너는 乙
그러던 연인들이 결혼을 하거나 함께하게 되면, 사달이 생기기 시작한다. 큰일도 아닌 사소한 것들로 기분이 상하고, 그게 부풀어 오르면 대형 사고, 즉 부부싸움으로 발전한다. 장점보다는 흠이 더 크게 보이거나 자주 눈에 들어오고, 공경 대신 경시/무시나 폄하 쪽으로 향한다. 콩깍지가 벗겨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럴 때의 특징은 상대방이 더 이상 갑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자신은 그다지 잘못한 것이 없는 갑이고, 상대방은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는 을의 위치로 끌려 내려온다.
甲 대 甲으로 돌아가기: 비너스를 받들라. 공경하고 숭배하라
그럴 때도 하늘은 특효약을 예비해 두었다. 우리 속담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가 그것이다. 직격하자면, 커플들의 쌈질이란 대부분이 잔챙이 일로 시작되는데 그걸 단박에 해결하는 게 속궁합이란 뜻이다. 그럴 때 아름답게 보이는 성숙한 여인은 엉덩이로 압축되고, 그 최상급의 대명사가 비너스다. 비너스의 엉덩이는 모든 여인들의 그것을 압도하고 대표한다. [비너스의 아름다운 엉덩이에 관한 상세한 이야기는 이곳에 담아두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221564647]
사진: (좌) <밀로의 비너스>. 비너스의 엉덩이 앞뒤 모습이 본격적으로 공개되기 시작했다. 루브르 박물관 소장. (우) 제목 자체가 <아름다운 엉덩이의 비너스>인 조각상. 프랑스 튈르리 정원에 있는데 로마의 네로 궁전에서 발견된 작품의 복원 모각품. 현재 이 모각품의 모작품들이 여러 곳에 번져 있을 정도로 명작(?)에 속한다. 그만치 비너스의 엉덩이 모습 표현이 완벽에 가깝다.
그런데, ‘비너스’란 명칭은 공교롭기도 하다. 영어로 금성(金星)을 뜻하는데, 남녀가 남편과 아내의 위치로 들어섰을 때 발생하는 그 영원한 불일치+불화를 압축하는 말이 ‘화성 남자 vs. 금성 여자’다. 화성(火星. Mars)은 불 같은 군신(軍神. 전쟁의 상징)을 뜻하고, 새벽 하늘을 지키는 금성(Venus)은 감성파 여성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화성은 뜨겁지만 겉으론 냉정한 논리파/실용파로, 얇다. 금성은 감정에 휘둘리는 감성파지만 알고 보면 그 속은 깊고 따뜻하다. 엉덩이 깊이만큼이나. 그런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의 합체가 곧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로 요약된다. 그럴 때는 논리고 감성이고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금세 녹아 없어진다. 그런 신비스러운 결과를 낳는 곳, 그것이 바로 여인의 엉덩이다.
내 기억에 가장 멋지게, 그리고 아름답고 쓸모 있게 여인의 엉덩이를 묘사한 구절은 법학을 전공하고 문학박사를 취득한 페루의 작가 바르가스 요사의 다음 대목이다. 원제는 <새 엄마에 대한 찬가>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궁둥이>로 번역된 작품으로, 2010년 요사가 노벨 문학상을 받기 전의 작품이다. 나는 그걸 읽으면서 그가 언젠가는 반드시 그 상을 받게 될 거라고 용감하게 단정했고, 그걸 블로그 글에서 언급한 바도 있다. ㅎㅎㅎ. https://blog.naver.com/jonychoi/20073350502
글속에서 강조되는 ‘궁둥이’는 엉덩이 부분 중 앉을 때에 닿는 그 부분을 뜻하는 말이다. 즉 궁둥이는 엉덩이의 일부분인데, 여인이 서 있을 때 가장 확실하게 활 모양으로 굽는 만곡점(彎曲點)을 연결한 부분이다.
“그것은 궁둥이다. 둔부도, 엉덩이도, 히프도, 뒷부분도 아닌 궁둥이다. 그 탐스런 대상은 짐이[내가] 그 크기를 가늠할 수 있도록 그녀를 무릎 꿇게 하고 이마를 카펫 위에 닿도록 했을 때, 가장 매력적인 크기에 이르게 된다. 각각의 반구체는 육체의 낙원이다. 두 개의 허벅지로 된 단단한 기둥의 맨 윗부분, 즉 희뿌옇고 거무잡잡하여 비단결 같은 숲속에 함몰되어 거의 지각할 수 없는 털의 미묘한 윤곽에 의해 갈라진 양쪽은 짐이[내가] 없애버린 바빌로니아인들의 야만스런 종교에서나 볼 수 있는 어떤 제단을 연상케 한다. 그것은 감촉으로는 딱딱하지만 입술로는 달콤하다.
충분히 껴안을 만한 크기의 그것은 추운 밤에 몸을 덥혀주는가 하면 골치 아픈 머리를 쉬게 하는 편안한 베개가 되기도 하고 사랑의 행위가 이뤄지는 시간에는 쾌락을 가져다주는 공급처가 되기도 한다."
나폴레옹+조세핀 커플과 에드워드 8세(윈저 공)+심프슨 커플
조세핀에게 그처럼 목을 매던 나폴레옹도 조세핀과 이혼한다. 황제 등극 후 5년 만에... 내세운 사유는 조세핀이 후사(後嗣)를 낳지 못하는 불임 건이었는데, 조세핀은 이미 초혼에서 두 아이를 낳은 적이 있었다. 그 불임이 조세핀의 난잡한 성생활 탓이었다는 설도 있지만 확인할 길은 없다. 당시 나폴레옹에게도 새로 생긴 젊은 애인이 있긴 했다. 그 뒤 조세핀(1763~1814)은 힘들게 지내다가 나폴레옹(1769-1821)보다 7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조세핀은 처음부터 계산적이었고 시종일관 갑의 자세를 견지했다.
사진: (상)이혼 전 나폴레옹은 집에서도 주로 서 있고, 조세핀은 편안히 앉거나 누워 지냈다. (하) 하지만 이혼 때는 전세가 역전됐다. 나폴레옹은 앉고 조세핀은 서서 이혼 서류에 서명을 한다.
나폴레옹 커플이 사라지고 100여 년이 지난 1936년, 전 세계를 뒤흔든 로맨스 사건이 터진다. 바로 영국의 현직 왕 에드워드 8세가 이혼녀이던 심프슨 부인과 결혼하겠다고 나서서였다.
더구나 그녀는 영국인들이 내놓고 (지금까지도) 질색하는 미국인이었다. 처칠이 평생 우울증(처칠은 그걸 스스로 검은 개(black dog)라 불렀다. 처칠 평전 중 하나의 제목이 그 <검은 개>다.)을 달고 산 원인 중의 하나가 부모 문제였는데(하원의장까지 지낸 아버지는 경마 도박과 알코올 중독자로 일찍 세상을 떴다), 어머니가 바로 그 말썽 많은 미국인이었던 것도 작용했다. 얼마 전 해리 왕자와 결혼한 마클도 이혼 경험이 있는 미국 배우였는데 염려대로 꽤나 사건을 쳐댔다. 지금은 시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두 손 두 발 들고 관망만 하고 있고... [이 마클의 결혼 이야기가 나왔을 때 해리 왕자와 마클의 귀 관상을 보고 기록해 둔 것이 있는데, 당시의 내 예측대로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151923230]
암튼 왕실은 물론 국민들까지 나서서 그 결혼을 반대하자 에드워드 8세는 재위 11달 만에 왕위까지 내놓고 윈저 공이 되어 그녀와 결혼한다. 1937년 6월3일 프랑스 투르 근교의 샤토드캉데에서. 하객은 불과 16명뿐인 쓸쓸한 결혼식이었고, 신랑의 가족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 바람에 졸지에 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이가 영화 <킹스 스피치>에서 말더듬이로 나오는 조지 6세인데, 현 엘리자베스 II의 아버지다. 윈저 공의 사건 치기가 없었더라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없을 뻔했다. 윈저 공의 자식이 왕위를 계승하게 되므로.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것은 심프슨 부인의 외모나 성격... 등등이다. 미국인에다 이혼녀라는 결정적인 흠뿐만 아니라, 사각 턱의 얼굴로 잘 생기지도 못했고 보석 등을 엄청 밝히는 속물파였다. 그런데도 윈저 공은 그녀에게 죽고 못 살았다. 그 비밀은 둘만 알 일이지만, 주변인들의 전언에 의하면 침실이 있는 2층에는 아무도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통상 2층에 두는 손님방들도 전부 1층에 배치했다. 그 이유야 이젠 ‘안 비밀’이다. 윈저 공(1894~1972)은 76세에 갔고, 심프슨 부인(1896~1986)은 남편보다 14년 더 살고 90살에 갔다.
사진: 심프슨 부인과 윈저 공. 우측 사진은 60세 이후의 사진인데, 심프슨 부인의 주걱턱이 더욱 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말(馬)상이라 하여 몹시 기피되었던 인상이기도 했다.
사진: 심프슨 부인은 60대가 돼서도 몸매는 여전했다. 얼굴은 빼고... 여인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사내들끼리 낄낄거리면서 하는 말이 있다. '돼지를 얼굴 보고 잡아 먹냐?", '불을 끄면 양귀비나 뺑덕어미나 거기서 거기. 도리어 뺑덕어미가 나을 때가 더 많지"
마지막으로... 여배우 중 공식적인 최다혼(最多婚) 기록 보유자는 얼마 전 작고한 엘리자베스 테일러(리즈. 1932~2011)의 8혼이다(우리나라는 김지미의 4혼). 그중에는 리처드 버튼(1925~1984. 59세 졸)과의 중혼도 포함돼 있다. 그가 동성애도 했던 양성애자였다는 것도 더 이상 ‘안 비밀’이다. 리즈의 첫 이혼 사유가 그것이었고, 두 번째에도 그 버릇이 사라지지 않아서였다.
그럼에도 리즈는 리처드 버튼에 대한 회고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의 엉덩이는 멋졌다. 다른 남자들도 그 엉덩이를 만졌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그의 품안으로 들어가면 따뜻했다. 우리 사랑의 핵심은 서로의 엉덩이를 애무하는 따뜻한 손길이었다.”
남녀관계. 그중에서도 중장년 이후의 사랑에서 최고 효소는 단연 공경(恭敬)이다! 동조/동정/연민은 낡은 사랑 근육의 고쳐 쓰기(수리/보수)이지만, 자신을 잠시 잊고 상대를 받드는 공경은 사랑의 새살을 돋게 해준다.
따지지 말고 '그냥' 상대를 甲으로 여기자. 그래야 사랑이 생물이 된다. 그걸 마냥 지속하면 대성공이다. 치장용의 형식적 습관적 내숭 따위는 내던지고 진실을 숭상하라. 실물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람 중에 착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기울어진 각도의 차이일 뿐 죄다 삐딱선을 타고서 세상을 항해한다.
비너스(엉덩이)를 받들라. 서로 공경(恭敬)하라! 나폴레옹+조세핀처럼 되지 말고, 윈저 공+심프슨 부인처럼 돼라. 시간이 흐르면 (이따금 세월과 '멍 때리기'도 하다 보면) 그동안 보기 싫고 밉기만 하던 상대방에 대한 시선도 바뀌면서 온기가 담기게 된다. 동조(同調. empathy)와 동정(同情. sympathy), 그리고 연민(憐憫. pity)까지도 사랑의 밑천이 된다<끝>
-溫草 최종희(3 Sep. 2022)
사진: (상)이혼 전 나폴레옹은 집에서도 주로 서 있고, 조세핀은 편안히 앉거나 누워 지냈다. (하) 하지만 이혼 때는 전세가 역전됐다. 나폴레옹은 앉고 조세핀은 서서 이혼 서류에 서명을 한다.
나폴레옹 커플이 사라지고 100여 년이 지난 1936년, 전 세계를 뒤흔든 로맨스 사건이 터진다. 바로 영국의 현직 왕 에드워드 8세가 이혼녀이던 심프슨 부인과 결혼하겠다고 나서서였다.
더구나 그녀는 영국인들이 내놓고 (지금까지도) 질색하는 미국인이었다. 처칠이 평생 우울증(처칠은 그걸 스스로 검은 개(black dog)라 불렀다. 처칠 평전 중 하나의 제목이 그 <검은 개>다.)을 달고 산 원인 중의 하나가 부모 문제였는데(하원의장까지 지낸 아버지는 경마 도박과 알코올 중독자로 일찍 세상을 떴다), 어머니가 바로 그 말썽 많은 미국인이었던 것도 작용했다. 얼마 전 해리 왕자와 결혼한 마클도 이혼 경험이 있는 미국 배우였는데 염려대로 꽤나 사건을 쳐댔다. 지금은 시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두 손 두 발 들고 관망만 하고 있고... [이 마클의 결혼 이야기가 나왔을 때 해리 왕자의 마클의 귀 관상을 본 적이 있는데, 당시의 내 예측대로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151923230]
암튼 왕실은 물론 국민들까지 나서서 그 결혼을 반대하자 에드워드 8세는 왕위까지 내놓고(11달 재위) 윈저 공이 되어 그녀와 결혼한다. 1937년 6월3일 프랑스 투르 근교의 샤토드캉데에서. 하객은 불과 16명뿐인 쓸쓸한 결혼식이었고, 신랑의 가족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이가 영화 <킹스 스피치>에서 말더듬이로 나오는 조지 6세인데, 현 엘리자베스 II의 아버지다. 윈저 공의 사건 치기가 없었더라면 엘리자베스 2세 여왕도 없을 뻔했다. 윈저 공의 자식이 왕위를 계승하게 되므로.
그런데 참으로 희한한 것은 심프슨 부인의 외모나 성격... 등등이다. 미국인 이혼녀라는 결정적인 흠뿐만 아니라, 사각 턱의 얼굴로 잘 생기지도 못했고 보석 등을 엄청 밝히는 속물파였다. 그런데도 윈저 공은 그녀에게 죽고 못 살았다. 그 비밀은 둘만 알 일이지만, 주변인들의 전언에 의하면 침실이 있는 2층에는 아무도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손님방들도 전부 1층에 배치. 그 이유야 이젠 ‘안 비밀’이다. 윈저 공(1894~1972)은 76세에 갔고, 심프슨 부인(1896~1986)은 남편보다 14년 더 살고 90살에 갔다.
심프슨 부인과 윈저 공. 우측 사진은 60세 이후의 사진인데, 심프슨 부인의 주걱턱이 더욱 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말(馬)상이라 하여 몹시 기피되었던 인상이기도 했다.
사진: 심프슨 부인은 60대가 돼서도 몸매는 여전했다. 얼굴은 빼고... 여인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사내들끼리 낄낄거리면서 하는 말이 있다. '돼지를 얼굴 보고 잡아 먹냐?", '불을 끄면 양귀비나 뺑덕어미나 거기서 거기. 도리어 뺑덕어미가 나을 때가 더 많지"
마지막으로... 여배우 중 공식적인 최다혼(最多婚) 기록 보유자는 얼마 전 작고한 엘리자베스 테일러(리즈. 1932~2011)의 8혼이다(우리나라는 김지미의 4혼). 그중에는 리처드 버튼(1925~1984. 59세 졸)과의 중혼도 포함돼 있다. 그가 동성애도 했던 양성애자였다는 것도 더 이상 ‘안 비밀’이다. 리즈의 첫 이혼 사유가 그것이었고, 두 번째에도 그 버릇이 사라지지 않아서였다.
그럼에도 리즈는 리처드 버튼에 대한 회고에서 이런 말을 했다: “그의 엉덩이는 멋졌다. 다른 남자들도 그 엉덩이를 만졌다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그의 품안으로 들어가면 따뜻했다. 우리 사랑의 핵심은 서로의 엉덩이를 애무하는 따뜻한 손길이었다.”
남녀관계. 그중에서도 중장년 이후의 사랑에서 최고 효소는 단연 공경(恭敬)이다! 동조/동정/연민은 낡은 사랑 근육의 고쳐 쓰기(수리/보수)이지만, 자신을 잠시 잊고 상대를 받드는 공경은 사랑의 새살을 돋게 해준다.
따지지 말고 '그냥' 상대를 甲으로 여기자. 그래야 사랑이 생물이 된다. 그걸 마냥 지속하면 대성공이다. 비너스(엉덩이)를 공손히 받들라. 공경하라! 나폴레옹+조세핀처럼 되지 말고, 윈저 공+심프슨 부인처럼 돼라. 시간이 흐르면 (이따금 세월과 '멍 때리기'도 하다 보면) 그동안 보기 싫고 밉기만 하던 상대방에 대한 시선도 바뀌면서 온기가 담기게 된다. 동조(同調. empathy)와 동정(同情. sympathy), 그리고 연민(憐憫. pity)까지도 사랑의 밑천이 된다<끝>
-溫草 최종희(3 Sep.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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