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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엄마 되기 쉽다] 문제는 아이의 자생력이다. 슈퍼포도 농부를 스승 삼으면 된다. 학원 따위로 등 떠밀지 말고...​아이들에게는 꼴등도 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 에디슨도 반에서 꼴찌였다

유치원으로 간 꼰대의 돌직구

by 지구촌사람 2022. 9. 2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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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 432]

1등 엄마 되기 쉽다. 문제는 아이의 자생력이다. 슈퍼포도 농부를 스승 삼으면 된다. 학원 따위로 등 떠밀지 말고...

아이들에게는 꼴등도 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 에디슨도 반에서 꼴찌였다.

                                                           -온초 생각[22 Sep. 2022]

                                                                           **********

얼마 전의 일이다. 전북 고창의 희성농장 주인인 도덕현 씨가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4500송이를 이뤄냈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른바 슈퍼포도나무의 실물이 다시 한 번 더 주목을 받았다.

사진: 4500송이가 열린 포도나무. 중앙의 한 그루에서 나온 가지들에 그만치 열렸다.

사진: 2018년 3500송이가 열렸을 때, 그는 매스컴들의 주목을 받았다. 희소식으로 전파를 탔다.

 

3500송이를 돌파한 지 4년 만의 일이다. 그때도 매스컴에서 대서특필하다시피 했다. 일반적으로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300~400송이만 나와도 대박으로 친다. 자그마치 그 열 배 이상이니 초대박이다. 세계적인 기록인지라 전북도에서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 중이라 한다.

덕현 씨가 이런 야무진 도전을 하게 된 것은 15년 전 일본 농부가 한 그루에서 1000송이를 이뤄냈다는 기사를 보고서다. 묘목 선정에만 3년이 걸렸고, 현재의 포도나무는 유럽이 원산인 머루포도 계통으로 12년 전에 심었다.

그의 성공 비결은 남들과 달리했다는 점이다. 포도의 자생력을 두세 배로 키우고, 맘껏 자라도록 전지를 하지 않은 채 생장의 자유를 줬다. 토양 관리도 완벽하게 친환경 농법으로 했다. 아울러 통풍도 천연 수준으로 해줬다. 하늘의 햇빛도 신경을 썼고.

포도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그는 스파르타 식 물주기를 했다. 나무 아래에 곧장 준 게 아니라 1미터쯤 떨어져 멀리 줬다. 나무가 뿌리를 뻗어내어 그걸 먹도록 했다. 나무가 시들시들해지면 가까이 준 게 아니라 반대로 더 멀리 줬다. 2미터 쯤 떨어진 자리에... 물을 제가 알아서 먹어야 자생력, 독자 생존력이 커진다고 포도나무를 훈련시켰다. 어려서부터 그렇게 단련시켰다.

 

그 반면에 그는 일반적으로 흔히 하는 가지치기(전지)나 솎기를 해주지 않았다. 간섭하지 않았다. 맘껏 가지를 치고 나가게 하고 꽃이 피는 곳에 달리는 열매도 일절 솎아주지 않았다. 즉 포도나무의 성장에 관해서는 나무에게 맘껏 자유를 줬다. 줄기와 가지 모두의 관리를 나무가 알아서 하도록 맡겼다.

잘 자라려면 식물도 사람도 그 바탕(토질)이 건강해야 한다. 그는 토양 관리에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화학비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자신이 퇴비를 만들어서 썼다. 물빠짐을 좋게 하기 위해 퇴비를 만들 때 참나무 톱밥까지도 섞었다. 포도나무의 왕성한 생육력과 성장력의 바탕은 그 성공적인 토양 관리에서 나왔다. 물론 뿌리에서 단련된 자생력이 그 출발이었고.

 
 

사진: 도 농부의 성공은 철저하고도 세심한 토양 챙겨주기에서 나왔다.

한 그루의 줄기 전체는 거의 4km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가짓수를 자랑한다. 그는 통풍에도 신경을 썼다. 빼곡해지는 가지들을 펼치고 받쳐서 서로간에 적당한 간격이 유지되도록 했다. 답답해지는 온실형에서 빼놓지 않고 신경을 써야 하는 게 통풍인데, 그는 통풍 상태를 계기로 체크하면서 천연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퉁풍기를 자신이 개발하기도 했다.

그렇게 키운 포도들은 단순히 소출량만 늘어난 것일까. 아니다. 알도 크지만 당도 또한 일반적인 포도 당도 14~16 브릭스를 훨씬 뛰어넘어 20을 기록했다.

그의 농장에는 이런 현수막이 걸려 있다: '못 할 일도, 안 될 일도 없다. 지금 시작하라!' 그처럼 농부의 마음가짐부터 달랐다. 그의 꾸밈 없는 직격형 인생 철학과 도전의식, 그리고 결단력과 세심한 실행이 그런 세계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

요즘 자식 교육에 임하는 엄마들을 보면 그저들 베끼기에 바쁘다. 학원 따위에 보내는 건 기본 중의 기본이 될 정도로 흔하고, 어디서 뭘 어떻게 해냈다는 소리가 들리면 또 거기로 우르르 달려간다. 선행 학습이 어떻고 해대면 그게 제 아이에게 맞는 건지 어떤 건지를 따져보지도 않은 채 그곳으로 기웃거리기에 바쁘다. 수다 판에 출연 중이신 엄마들은 아이가 학원 갈 시간이면 아이의 행방 확인을 하기 위해 일제히 전화들을 꺼내든다. 

아이들을 전부 우등생이나 1등으로 만들면 꼴찌는 누가 할까. 요즘 아이들은 꼴등을 할 자유가 박탈된 지 오래다. 그걸 소중한 권리로 여기는 학부모는 단 한 사람도 없다(그래서 요즘 학부모들의 대부분은 꼴찌 부모들이다. 그들 자신만 그걸 모르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과 수업에 재미가 없어서 그 시간이면 이른바 딴짓으로 몰리는 만화 등을 끼적이고 있으면 아이에게 날아오는 건 꿀밤뿐이다. 성공한 웹툰 작가들 중 꿀밤 한 대 안 맞고 자란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꼴찌 학부모, 그중 특히 엄마들이 아이들 교육에서 1등으로 오르는 길. 그 답은 저 위의 도 농부에게 있다.

무엇보다도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홀로 제 힘으로 해내려는 악착스러움과 오기, 책임감을 길러줘야 한다. 

비 오는 날 아이가 우산 잊고 갔다고, 우산을 들고 교문 앞으로 뛰어가는 엄마가 잘하는 짓이라고 생각하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비가 오는 걸 뻔히 알면서, 비 온다고 예보까지 챙겨줬음에도 지가 챙기지 않은 것이라면 비를 죄 다 맞고 오는 것으로 그 버릇을 고쳐야 한다. 다른 것들 역시 마찬가지다. 성질이 나서 도시락을 팽개치고 간 녀석이라면 쫄쫄 굶게 해서 그 성질머리로 인한 피해를 그대로 맛보도록 하는 게 올바른 교정법이자 단련법이다. 1미터 거리에 준 물을 받아 먹으려 들지 않는 포도나무 뿌리에겐 도리어 더 멀리 2미터에 물을 주었던 도 농부의 건강한 자생력 기르기 단련 방식을 보고 배워야 한다. 

두어 해 전, 다 큰 자식인데도 직장까지 쫓아다니며 챙겨주던 이른바 일본의 '헬리콥터 맘'이 자식에게 피살되는 일도 있었다. 혼자서 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정상적으로 양육된 자식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엄마라는 말을 주변 사람에게 듣고 나서 저지른 짓이었다. 

그다음으로, 아이의 토양 개선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심한 편식, 정크 푸드에 불과한 패스트 푸드 선호, 식사 전 간식과 야식 버릇. 성과도 불분명한 늦게 자기 버릇 또는 만성 수면 부족 상태. 그저 공부 공부 소리만 하느라 아이가 운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괴상한 버릇... 

그런 것들이 아이들의 건강한 생장력을 해친다. 몸이 건강해야 생각도 바르다​​. 건강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 정도는 훤히 안다는 엄마들이 아이들의 피자/햄버거와 콜라/사이다 등을 그냥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망설임 없이 사주고, 등교 전 아이를 깨워주는 일 역시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그런 모든 것들은 한마디로 돼지 사육과 같다. 아이는 과도 비만이 되고, 알아서 일어나는 일조차도 제대로 못 한다. 사실 공부 따위는 그다음 일이다. 언제 어디서고 제 알아서 딱딱 일어나는 일 한 가지라도 몸에 배게 해야 한다. 그것조차 훈련시키지 못한 엄마는 무자격자다. 자식 교육 운전 면허 제도가 있다면, 그자리에서 불합격이다. 

긴 말이 필요하랴. 거듭 말하지만, 자식 교육에서 1등 엄마가 되는 법. 저 위에 답들이 있다. 긴 말 대신에, 도 농부의 이 말 한마디로 마감 짓자: '못 할 일도, 안 될 일도 없다. 지금 시작하라!' 아이들에게는 꼴등도 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

 

어린 시절 에디슨은 학교 학습에서 문제아였다. 엉뚱한 짓을 해대고, 성적은 바닥이었다. 엄마가 학교로 불려 갔다. 걱정이 된 에디슨은 교장 선생을 만나고 나온 엄마에게 다가가 물었다. 그러자 엄마는 걱정 말라며 우리 아들이 엄청 착하고 창의적인 학생이라 말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랬다는 사실을 에디슨은 어른이 된 뒤에야 알았고, 그때 에디슨은 현재의 자신으로 만들어준 것은 학교 교육이 아니라 엄마였다고 말했다.

                                                               -온초 최종희(22 Sep.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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