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돈 되는] 우리말 겨루기 943회(2023.1.16.) 문제 심층 해설- 성병조(71) 님 우승: 조랭이떡(x)/조롱이떡(o), 얕으막한.얕트막한(x)/야트막한(o)
♣ 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띄어쓰기는 머릿속으로만 알아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합니다. 실제로 자신이 써 봐야 합니다. ‘백학(百學)이 불여일습(不如一習), 불여일용(不如一用)’입니다. 예를 들면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게시문/공고문 등을 볼 때마다 바른 띄어쓰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입니다.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자신이 몸수고로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리/규칙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실제로 두어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편해집니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채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죠. -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출연자 4인 : 겨루기 도중 최초의 전원 0점 기록. 좌로부터 성병조, 박현미, 유병훈, 김명순 제씨
성병조: 수필가. 대구 거주. 757회 출연(2019.3.). 중 2때부터 새벽 4시 기상. 누리집에 ‘새벽의 희망 편지’ 10년째 연재 중. 아침 운동으로 대학생 시절과 비슷한 체중 유지 중. ‘22년 1월 예심 합격자. 결과: 달인 도전, 2단계(띄어쓰기) 실족(200+600 ⇨800점)
박현미: 주부. 941회 출연자 오채경 학생의 모친. 딸의 조언: 화면에 얼굴 크게 나오니 체중 관리에 신경 쓰라. ‘22년 10월 예심 합격자. 결과: 4위(50점)
유병훈: 회사원. 20개월 된 딸이 ‘우겨’ 애시청자. ‘정답입니다’에 박수로 화답. ‘용감하게’ 성대모사 시연. ‘22년 12월 예심 합격자. 결과: 2인 대결 진출 (300+400 ⇨700점)
김명순: 억척 주부. 5시 기상하여 20시 퇴근. 학원 버스 승하차도우미를 하면서 대형면허 취득. ‘22년 12월 예심 합격자. 결과: 3위(150점)
□ 출연자 속사화
- 획득 점수 : 자물쇠 문제 직전까지. 200/50/300/150점(출연 번호순)
2인 대결 결과 : 800/700점 (성병조 대 유병훈)
- 도전은 아름답다
이 프로의 출연자들은 그 도전 자세만으로도 멋진 이들이다. 다른 이들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우리말 공부에 뜻을 두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1인 2역을 해내는 당찬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뭔가를 조금이라도 배우거나 깨닫게 하는 그런 것들을 남긴다.
모든 가외 노력과 도전은 바쁜 사람들이 해낸다. 한가로운 사람들은 계속 한가롭게 지낸다. 게으름은 열정 약화와 감소를 낳고, 미약한 열정은 나태를 낳는 악순환의 연속으로 이끈다. 이번 출연자들 역시 다들 성적과 관계없이 멋졌다! 특히 학원 버스의 승하차도우미로 일하다가 대형면허까지 취득하신 김명순의 건강한 도전은 더욱 멋진 일이었다.
‘조금도 도전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다.’ 어린 시절 당한 성폭행으로 일찍 미혼녀가 되어 온갖 고생을 하고서도 끝내 성공 여성의 모범 격으로 떠오른 명 사회자 겸 인생 조언자 오프라 윈프리의 말이다. 방송과 책 출간으로 억만장자가 된 그녀는 그 돈을 어려운 이들 돕기 쪽에 거의 모두를 쓰고 있고, 수많은 이들의 정신적인 멘토로 받들리고 있다.
사진: 성병조 님
성병조 님. 올해 71살의 노익장. 중 2때부터 새벽 서너 시에 일어나 독서, 글쓰기 및 운동을 해 왔다. 그 덕분에 대학생 시절의 체중에서 2kg 남짓만 변화. 제2의 심장으로 불리는 종아리가 청년처럼 딴딴했다. 그런 분들은 심장 관련 질병과 거리가 멀고, 일상의 발걸음에서도 뒤꿈치가 특히 씩씩하다. 그러나(후술하겠지만), 공부 부분에서는 문제가 많았다.
사진: (좌) 현미 님의 딸. (우)숱한 오답들을 생산한 '다리쉬임'에서 오답을 답한 뒤의 현미 님
박현미 님. 딸인 오채경 양이 먼저 941회에 출연했다. 출연 후 조언이 ‘화면에 얼굴 크게 나오니 체중 관리에 신경 쓰라’였다는 데에 좀 실망했다. 이곳에서 여러 번 말하지만, 화면상의 얼굴에 가장 주목하는 건 당사자일 뿐, 세상 사람들은 거의가 그냥 스쳐지난다. 기껏 관심한다고 해도 그저 건드리듯(또는 습관적으로) 한마디 툭 던지는 것일 뿐. 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의 1할도 못 되게 그 사람의 외모에 관심한다. 해도 형식적일 뿐이고... 겨루기 프로에 출연할 때 99% 신경 써야 할 것은 공부지 외모가 아니다. 세상살이 전반에서도 똑같다.
사진: 유병훈 님(좌)과 '우겨'를 시청하면서 박수를 하는 20개월 된 딸(우)
귓가에 대고 계속 ‘아빠 아빠’ 소리를 했더니 딸이 맨 먼저 한 말이 ‘엄마’ 대신 ‘아빠’였다고 한다. 사실 아이들이 배우는 말들은 최소한 3천 번 이상 반복된 것들로 시작한다. 그야말로 주입식(注入式)이다. 일부 낱말들을 익혀(몸짓 포함) 의사소통이 조금씩 이뤄지게 되면 그때부터 상대의 반응을 보면서 자력 흡수식 익힘이 보태진다. 일종의 스펀지 학습인데, 유아 시절에 가장 효율이 높고 어른이 돼 갈수록 떨어진다. 스스로 거름막들을 자꾸만 치기 때문에...
사진: 김명순 님
명순 님에게 억척스러운 노력파 주부 역할을 함께 받쳐주는 것은 적극적 사고방식과 건강 덕택이 아닐까 싶다. 학원 버스의 승하차도우미로 일하면서 직접 차를 몰고 싶어서 대형면허까지 땄다는 대목에서 그녀의 생활 태도가 저절로 묻어나왔다. 이번 도전을 통해 깨우친 것들을 제대로 보완한다면 다음 도전이 기대되는 분이었다. 제자리에 머물지 않고 발전을 향해 노력하는 이들은 무엇에서고 성공한다. 그 크기를 굳이 따질 필요는 없다.
- 점수가 실력이다
그럼에도 점수가 실력이다! 이번 출연자들은 합심(?)하여 최초의 역대 기록들을 푸짐하게 작성했다.
출연자 전원의 자물쇠 문제 전 합산 점수가 총 700점으로 역대 최저였다. 다른 회 우승자 한 사람의 점수보다도 낮았다. 각각 200점과 300점으로 2인 대결에 진출한 것 역시 최저 점수대의 진기록이었다. 최종 점수 800점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 역시 역대 최초의 진기록. 겨루기 도중 전원이 0점을 기록한 것도 역대 최초의 일대 사건이었다.
이러한 사건의 공동정범은 공부량과 공부 자료였다. 공부량은 태부족이어서 정답 찾기에서 어림짐작으로 그냥 답들을 즉석 조립하면서 숱한 오답들을 쏟아냈다.
이번 출제에서 유일한 고난도 낱말이었던 ‘다리쉬임’의 문제에서 ‘잠깐휴식, 앉은다리, 앉은걸음, 막간사이, 다리쉬엄...’ 등의 기상천외한 오답들을 생산해 낸 게 대표적인 예다. ‘제정신’이란 평범한 문제에서도 ‘본정신, 자신감, 자존감, 맨정신...’ 등의 오답 행진을 이어갔다. ‘꼬집다’ 앞에서도 ‘꼭집다/족집게’와 같은 오답들을 작명해 냈다. 참고로, ‘분명하게 집어서 드러내어 말하다’의 의미로 흔히 쓰는 ‘콕 짚다(집다)’는 한 낱말이 아니다. 이에 해당되는 고급어로는 고유어 ‘모집다(허물/결함 따위를 명백하게 지적하다)’가 있다. ‘모(물건의 거죽으로 쑥 나온 귀퉁이)’를 콕 집어 말한다는 데서 나온 말이다.
공부량도 문제였지만, 공부 자료에서도 심각한 문제들이 엿보였다. 이 프로의 도전자라면 얄팍한 단행본 두어 권을 대충 훑어보는 것으로 준비를 해서는 우승도 힘들다는 것쯤은 이젠 상식이다. 숱한 오답 행진과 어림짐작 식의 답변들을 대하면서, 공부 자료에 심각한 문제들이 있음이 저절로 읽혔다.
그 결과 일반 맞춤법 문제의 정답 ‘왁달박달’은 단순한 어휘력 문제인데도 정답자가 하나도 없었고, 우승자조차 ‘재작년/제작년(x), 야트막한/얕트막한(x)’과 같은 초등생 문제 앞에서도 헷갈려 하면서 쉽지 않은 문제라고 토설했다.
‘재작년’은 再昨年으로 표기되는 한자어다. 기본적인 한자만 알아도 조어법이 이해되는 말로서 뜻이 같은 한자어로는 ‘거거년(去去年)/전전년(前前年)’이 있고 고유어로는 ‘그러께’가 같은말이다. ‘재작년’과 ‘야트막한’은 모두 초등생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말들이다.
하기야 병조 님은 두어 해 전 출연 때도 각각 고유어와 한자어라고 출제자가 미리 언질을 주었음에도 고유어에서는 ‘절호(絶好)’를, 한자어에서는 ‘몽땅’을 답하는 식이어서 꼴찌로 밀렸던 분이다.
여하간 이번 출연자들과 같이 공부량과 공부 자료 등에서 문제가 많을 경우, 이 프로의 존속 여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예심 합격자들의 선정 기준에서 점수 부분에 대한 비중 재배분도 필요해 보인다. 방송 가치 우선 기준 적용으로는 이번과 같은 초유의 사태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렵다. 예전처럼 면접 대상자 최저 점수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대단히 잘못된 말 ‘자존감’ vs. 옳은 말 ‘자존심/자긍심’
‘제정신’ 문제에서 출연자들이 유행어인 ‘자존감’을 두 번씩이나 답했다. 이 ‘자존감’은 대단히 잘못된, 있을 수 없는 말이다. 자막에 그 말이 사전에 없다고만 떴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 몇 권 팔아먹자고 일부 심리학자들까지 가세하여 엉망으로 만들어 유포한 말이다. 참으로 아연실색할 일이다.
단적으로 ‘애국심/충성심’은 있어도 ‘애국감/충성감’이란 말은 없다. -感은 일시적/일회적/표피적인 느낌/감정을 뜻한다. 쉽게 말해서 '기분' 쪽이다. 의식의 표피에 머물 뿐이어서 휘발성이 높다. 시간이 지나면 그 기분이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心은 무의식에까지 뿌리를 둔 의식이다. 쉽게 흔들리지 않고 변하기 어렵다. 손쉬운 예로 ‘충성심/애국심’이 ‘충성감/애국감’ 등으로 채워지거나 도달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자존감’이란 말이 사전에 오르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열등감’과 ‘열등의식’의 차이 또한 같다. 열등감은 시간이 조금만 흘러도 휘발하여 사라질 수 있지만, 열등의식은 뿌리가 깊어서 근본적인 치유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소거되기 어렵다.
여기서 길게 말할 수 없지만, ‘자존심’은 뿌리가 깊어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심리학상의 정식 용어지만, ‘자존감’은 바람에 흔들리거나 쉽게 휘발하는 기분과 관련되는 말이어서 심리학에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비표준어다. 자존감은 그 가치로 보자면 도리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존심의 반댓말에 가까워서, 다른 말로 풀자면 ‘일시적인 자기만족감’에 가깝다. 자존감 따위에 흔들리면 그건 진정한 자존심이 없는 갈대다. 영어에서도 이 ‘자존심(self-respect)’에 대한 오해가 심해서 이를 ‘자긍심(self-esteem)’으로 달리 부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내 블로그에서 이 엉터리 말 ‘자존감’과 바른 말 ‘자존심’에 대해 여러 군데에서 다뤘지만, 그중 두어 개만 보인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318726113
- 속담/관용구 공부할 때 주의해야 할 것
이번 출제 중 ‘옥에도 티가 있다’가 나왔다. 그런데 이것을 떼어서 말할 때면 ‘옥에 티, 옥의 티’ 중 어느 것이 맞을까. 또 이와 비슷한 ‘약방의 감초’와 ‘약방에 감초’는?
어법상으로는 ‘옥의 티, 약방의 감초’가 맞다. 하지만 속담이나 관용구로 인정되는 것들은 관행이 우선한다. 표현을 지배한다. 그래서 출제자가 항상 하는 말이 관행적 표현으로 답하라고 한다. 따라서 정답은 ‘옥에 티, 약방에 감초’다. 주의해야 할 부분들이다. 그래서 이곳에서도 소제목에 ‘옥에 티’라고 적어 왔다. 눈썰미 있는 분들은 이미 알아채셨겠지만.
- 달인에 오르기 위해 도움이 되는 공부법
권장할 만한 공부법은 내 블로그의 이곳에 적어두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681378128
.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05063552
이 공부법들 역시 근본 줄기용으로 90% 정도만 취하고 나머지 10%는 자신만의 방식을 개발해서 보태야 한다. 특히 공부는 항상 효율/성과를 신경 써야 한다. 곁가지에 매달리다 보면 정리가 안 된다. 그러면 망한다. 아무리 공부량이 많아도. 잔가지는 골라내고, 곁가지는 무조건 잘라야 한다. 곁가지 매달리기는 소중하기 그지없는 시간낭비일 뿐이다.
달인을 꿈꾸면서 2년 이상 공부했음에도 실패하는 이들에게는 공부량과 공부 자료, 공부 방식과 태도 중 한 가지 이상에서 문제가 있다. 이것들 모두에서 문제가 없다면, 온종일 공부가 가능한 분은 1~1.5년, 하루 4시간 정도씩 공부 시간을 낼 수 있는 분은 2년 내에 달인에 오를 수 있다. 예전에 왕중왕 전에서 우승한 달인 한 분은 전일제(全日制)로 겨우 8달 정도만 공부하신 분이었다. 시간에 쪼들리는 사람의 하루는 25시간으로 늘어난다!
우리말 공부 3년을 넘기고도 그 자리에서 맴도는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공부 방식과 태도에 있다. 해답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공부 자료에서부터 공부 방식과 태도를 전면 개비해야 한다. 야무지고 독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그렇지 않고는 늘 그 자리다. 10년 전의 구태의연한 공부 방식을 고집하는 사람은 10년 후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맴돈다.
□ 출연 대기 상황
합격자/출연자 현황 관련 상세 내역은 다음 게시판 주소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966777422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사진: 출제어 모음. 마지막 빈칸은 '엄연하다'
출제어들을 한꺼번에 보인다. 이번에도 처음 출제되는 말들이 꽤 되었다. 기출문제에만 매달리면 망할 수도 있다. (기출문제만 8번을 보았다는 ‘퀴즈 대한민국 영웅’ 출신이 3등을 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기출문제를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출제 경향을 가늠할 수 있게 해주고, 아울러 자신의 공부 수준(양)을 알게 해준다. 매우 도움이 된다. 그런 기출문제들 수준 정도로는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 기준도 된다. 하지만 그것들의 공부로 우리말 출연 준비가 끝난 건 결코 아니라는 걸 꼭 명심해야 한다. 겨우 첫걸음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다.
사진: 시청자 문제
이번 시청자 문제에 ‘듣보다’라는 고난도 낱말이 나왔다. 처음으로 출제되었다. 예전에 ‘듣보기장사(한군데 터를 잡고 하는 장사가 아니라 시세를 듣보아 가며 요행을 바라고 하는 장사)’가 출제되었는데, 이 ‘듣보다’에서 가지를 친 말이다. 관련어 뜻풀이를 보인다.
듣보기장사• 한군데 터를 잡고 하는 장사가 아니라 시세를 듣보아 가며 요행을 바라고 하는 장사.
듣보기장사 애 말라 죽는다 여기저기 뜨내기로 시세를 알아 가며 요행수를 바라고 돌아다니던 듣보기장사가 시세가 맞지 않아 이익을 볼 수 없게 되어 매우 애를 태운다는 뜻으로, 요행수를 바라다가 몹시 애를 태움의 비유.
듣보다 듣기도 하고 보기도 하며 알아보거나 살피다.
듣잡다 ‘듣다’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
곧듣다≒곧이듣다 남의 말을 듣고 그대로 믿다.
이번에 나온 ‘액면/개화기/기름기’와 같이, 비유어 출제가 매번 빠지지 않는다.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 흩어져 있는 비유어들의 일괄 정리 편의를 위해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모아 둔 것도 있다. 게시판 이름 <우리말 공부 사랑방> 중 <비유어 모음> 항목. 사람을 뜻하는 비유어 외에는 음절수 기준으로 나누어 실어 두었으니, 짬짬이 훑어 두시면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단, 사람과 관련되는 비유어들은 3음절어 이하와 이상으로 나누어 따로 실었다. [예] 출제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인 3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2음절어 ~ 4음절어들은 각각 그 아래와 위에 있다 :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약방에 감초 격인 부사들의 바른 표기[표준어]와 뜻 구별 문제도 은근히 까다롭다. 신경 써서 챙겨둬야 할 대목. 내 사전 부록에 【부록2】 주목해도 좋은, 살려쓸 만한 멋진 부사들이란 제목으로 부사들을 따로 모아 두었다. 본래 이 사전의 으뜸 목적은 작가용이어서 그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부사 부분을 집중적으로 정리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짬 나는 대로 훑어들 두시길!
○ 돌아볼 말들 : 해당 낱말과 관련어 설명을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뜻풀이 중 주기(朱記) 부분은 편집/추가분으로, 내 사전을 갖고 계신 분들은 手記로 보충하시기 바란다. 이곳 문제 풀이에서 1회 이상 다룬 것들은 朱記로 구분하지 않으니 대조 후 보충들 하시면 된다.
뜻풀이에서도 이번에 출제된 낱말에만 한정하지 말고 관련어들에 대해서도 꼭 훑어두시기 바란다.
[이 글을 처음 대하시는 분들에게 : 내 사전이나 이곳 문제 풀이에서 표제어 뒤에 (•) 표가 붙은 것들은 기출 낱말을 뜻하는 표지이다. ‘아하 이 정도의 말들이 출제되었구나(출제되는구나)’ 하고, 보시면 된다. 시중에 달랑 한 종류가 나도는 기출 문제집은 아주 오래 전, 초기에 출제된 것들만 담겨 있다. 요즘 내용들과는 엄청 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주요 낱말 되돌아보기]
- ‘다리쉬임/다리쉼/허리쉼...’
허리쉼• 허리를 써서 일을 하여 허리가 아플 때 잠깐 쉬면서 허리의 피로를 풂.
다리쉼 ‘다리쉬임•(오랫동안 길을 걷거나 서서 일을 하다가 잠깐 다리를 쉬는 일)’의 준말.
밭머리쉼 일하다가 잠시 밭머리에 나와 쉬는 일.
- ‘제정신/온정신/본정신...’
1) ‘0정신’
제정신•[-精神] 자기 본래의 바른 정신.
본정신[本精神] ①본디 가지고 있는 건전한 정신. ②어떤 행위의 본디 의의/목적.
온정신[-精神] 완전한 정신. ☜[주의] ‘맨정신’은 아직 ≪표준≫에 없는 말.
쥐정신[-精神] (비유) 무슨 일이나 금방 잘 잊어버리는 정신.
속정신[-精神] 정신을 잃었다가 어렴풋이 차리는 정신.
눈정신[-精神] ①눈에 재주가 드러나 보이는 기운. ②≒눈총기•[-聰氣]. 눈으로 본 것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는 재주.
뒷정신[-精神] 자기가 한 일을 나중에 이내 기억하여 내는 총기.
도정신[到精神] 불건전한 상태에 빠졌던 정신 상태가 다시 건전하게 돌아오는 일.
2) ‘제-’가 접두어로 쓰인 말들
제- 아래에서 보듯, ‘본래의, 자기의, 제대로의, 미리 정해진, 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등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표준≫에는 표제어로 오르지 않았음.
제가락 ①제대로 따로 난 가락. ②제대로 어울리는 알맞은 가락.
제각기[-各其] 저마다 각기. 저마다 따로따로. [유]제각각
제값 물건의 가치에 맞는 가격.
제격[-格] 그 지닌 바의 정도나 신분에 알맞은 격식
제골 감/모양새가 제격으로 된 물건.
제곶 ‘제고장’의 준말.
제고장≒본고장 ① 태어나서 자라난 고장. ②.어떤 활동/생산이 이루어지는 본디의 중심지.
제구실• ①제가 마땅히 해야 할 일/책임. ②어린아이들이 으레 치르는 홍역 따위의 속칭.
제고물 반자를 들이지 않고 서까래 따위에 산자(撒子)를 엮고 흙을 발라 만든 천장.
제국 ①다른 것을 섞어 넣지 않고 순수한 제 재료만으로 조리한 국. ②거짓/잡것이 섞이지 아니한, 제격으로 된 일의 비유어.
제깃물 간장을 담근 뒤 뜨기 전에 장물이 줄어드는 대로 채우는 소금물.
제날1≒제날짜• 미리 정해지거나, 어떤 일이 이루어져야 할 날짜.
제날2 짚신/미투리에서 그것을 삼는 재료와 같은 재료로 댄 날.
제달 미리 정해지거나, 어떤 일이 이루어져야 할 달.
제때• ①일이 있는 그때. ②정해 놓은 그 시각. ③알맞은 때.
제시간[-時間] 정한 시간.
제철• 알맞은 시절.
제맛• ①음식 본래의 맛. ②어떤 사물/현상 본래의 느낌.
제명[-命] 타고난 자기의 목숨.
제물 ①음식을 익힐 때 처음부터 부어 둔 물. ②그 자체에서 우러난 물. ③다른 것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물건.
제물땜• ①깨어진 쇠붙이 그릇에 덧조각을 대지 않고 같은 쇠붙이를 녹여서 붙이는 땜. ②뚫어진 물건에 같은 종류의 조각을 대어 깁는 일. ③어떤 일을 하는 김에 다른 일까지 함께 끝내는 일.
제물장[-欌] 방/마루, 부엌 따위에 붙박이로 짜 놓은 장.
제물국수 국수 삶은 국물을 갈지 않고 그대로 먹는 국수.
제바람• 스스로의 행동에서 생긴 영향.
제바닥 ①물건 자체의 본바닥. ②자기가 태어나면서부터 살고 있는 고장.
제붙이 ≒제살붙이(혈통이 같은 가까운 겨레붙이).
제살이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살아감. 또는 그런 살림.
제소리•1 본심에서 나오는 말.
제소리2 ①≒정음(正音)(글자의 바른 음). ②발음체 각각의 고유한 소리.
제자리 ①본래 있던 자리. ②위치의 변화가 없는 같은 자리. ③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
제잡이 스스로 자기 자신을 망치는 일.
제정신[-精神] 자기 본래의 바른 정신.
제지레≒지렛대 무거운 물건을 움직이는 데에 쓰는 막대기.
제집1 자기의 집. [주의] ‘제 집’은 ‘저의 집’.
제집2≒기와집 지붕을 기와로 인 집.
제짝 한 쌍/벌을 이루는 그 짝.
제턱 변함이 없는 그대로의 정도나 분량.
제판 거리낌이 없이 제멋대로 거드럭거리는 판.
제힘 자신의 힘.
- ‘달음/줄달음/한달음...’
달음• ①달리는 일. ②어떤 행동의 여세를 몰아 계속함. ¶그 달음으로 해치우지 뭐.
달음박질• 급히 뛰어 달려감.
줄달음 ≒줄달음질(단숨에 내처 달리는 달음박질).
한달음 중도에 쉬지 아니하고 한 번에 달려감.
반달음•[半-] ①거의 뛰는 정도의 빠른 걸음. ②허둥지둥하면서 걷는 급한 걸음.
잔달음 발걸음을 좁게 자주 떼면서 바삐 뛰어 달려가는 걸음.
- ‘옹호/엄호/비호/두둔...’
옹호[擁護] 두둔하고 편들어 지킴. [유]두둔/변호/보호
비호[庇護] 편들어서 감싸 주고 보호함.
엄호•[掩護] ①남의 허물을 덮어서 숨겨 줌. ②덮거나 가려서 보호해 줌. ③아군 주력부대가 공격/철수 작전 따위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지원 부대가 사격으로써 적의 저항/공격을 분쇄하거나 약화시키는 일. [유]두둔/비호
두둔•[斗頓] 편들어 감싸 주거나 역성을 들어 줌.
변호[辯護] ①남의 이익을 위하여 변명하고 감싸서 도와줌. ②<法>법정에서, 검사의 공격으로부터 피고인의 이익을 옹호하는 일.
보호[保護] ①위험/곤란 따위가 미치지 아니하도록 잘 보살펴 돌봄. ②잘 지켜 원래대로 보존되게 함.
두호[斗護] 남을 두둔하여 보호함.
[일반 맞춤법 문제]
사진: 출제어
어휘력 관련 문제라 할 수 있을 정도의 낱말들이 나왔다. 정답자가 한 사람도 없었다. 설명이 필요한 것들은 내 사전의 해당 부분과 아울러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관련 부분을 전재한다.
- 찌뿌듯하다/찌부듯하다
찌부드드하다 ‘찌뿌드드하다’의 잘못.
찌부듯하다 ‘찌뿌듯하다’의 잘못.
찌뿌드드하다• ≒찌뿌듯하다•.
-왁달박달/왁작박작
왁달박달• 성질/행동이 곰살갑지 못하며 조심성 없이 수선스러운 모양. ☜[주의] ‘왁달왁달’은 없는 말.
왁작박작 여럿이 좁은 곳에 모여 매우 어수선하게 떠들거나 웃으며 들끓는 모양.
왁작왁작• 여럿이 매우 어수선하게 자꾸 떠들거나 웃는 소리. 그 모양.
홀홀하다[忽忽-] ①조심성이 없고 행동이 매우 가볍다. ②별로 대수롭지 아니하다. ③문득 갑작스럽다.
되양되양하다 말/하는 짓이 조심성이 없고 가볍다. ¶되양되양 되양스럽다
갱충맞다 행동 따위가 조심성이 없고 아둔하다.
열퉁적다 말/행동이 조심성이 없고 거칠며 미련스럽다.
지망지망하다 ①조심성이 없고 경박하게 촐랑대는 데가 있다. ②어리석고 둔하여 무슨 일에나 소홀하다. ¶지망지망
-‘얼기설기’와 ‘얽히고설키다’
◈얼키고 설키다 보면 다 이웃이지 뭐: 얽히고설키다의 잘못. ←얽히고설키다
일이 한번 얽혀지고 나면 영 해결하기 어려워: 얽히고의 잘못. ←얽히다[원]
아휴 복잡도 하다. 여간 얽히설키해야 말이야: 얼키설키>얼기설기의 잘못.
[설명] ①‘얽다’의 피동사는 ‘얽히다’. ‘얽혀지다’는 ‘얽히다’에 ‘-어지다’를 덧댄 이중 피동. ②‘얽히설키(x)/얼키설키(o)’: ㉮‘얼키설키’에서 의미소 ‘얽’은 중요하지만, 문제는 뒤에 연결되는 ‘설기’와의 부조화. 어울림을 위해서는 ‘얽히섥히’여야 하는데, 이는 더욱 어색. ∴얼키설키. ㉯[원칙] ‘얽’의 -ㄺ- 받침에서 앞 받침만 발음되므로 소리 나는 대로 표기. ☞♣의미소[意味素]의 특징과 활용 참조.
얽히고설키다 ①가는 것이 이리저리 뒤섞이다. ②관계/일/감정 따위가 이리저리 복잡하게 되다.
얼키설키하다>얼기설기~ ①가는 것이 이리저리 뒤섞이어 얽혀 있다. ②엉성하고 조잡하다. ③관계/일/감정 따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얼키설키>얼기설기
-‘더구나/더더구나, 더더욱/더더군다나...’
◈교사라면 더 더욱이나 맞춤법에 신경 써야지: 더더욱이나의 잘못.
좀 더, 더욱 더, 더 많이, 더 높이, 한번 더: 더욱더, 한 번 더의 잘못.
더욱더≒더더욱 ‘더욱’을 강조하여 이르는 말.
[설명] ‘더더욱’은 ‘더욱’의 강조. ‘-이나’는 보조사. ‘더더욱’은 ‘더욱더’의 동의어. ⇐[유사]더더군다나 ‘더군다나’의 강조. 이와 같이 ‘더-’를 덧붙여 뒷말을 강조하는 것으로는 ‘더더욱/더더구나/더더군다나’ 등이 있음.
◈너무 어린 데다 더우기 계집애였다: 더욱이의 잘못.
[참고] 더 더구나 피해자는 미성년자였다: 더더구나의 잘못. 한 낱말.
더 더욱 문제가 된 것은...: 더더욱의 잘못. 한 낱말.
[원칙] 어근에 파생 접미사 ‘-이’가 붙어서 부사가 된 말은 원형을 밝혀 적으며, ‘더욱이’는 부사 ‘더욱’에 접사 ‘-이’가 결합한 것. <유사>‘지긋이/오뚝이/일찍이/고즈넉이/길쭉이/멀찍이’. ☞♣원형을 밝혀 적는 것과 밝혀 적지 않는 것 항목 참조.
3.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사진: 첫 선택. 달인 지원권을 사용하여 '조롱이떡'으로 고쳐 1단계를 통과했다.
요즘 맞춤법은 물론이고 띄어쓰기 난도도 예전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 최고 난도라 해도 중상급 정도다. 이번 경우는 더 낮아졌다. ‘조롱이떡/조랭이떡’은 숫제 어휘력 문제였고, ‘재작년/야트막한’은 초교 교과서에서도 등장하는 말이었다. 상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 ‘야트막한’은 ‘얕으막한’과 착각하기 쉬워서 다루기로 한다. 내 책자 자료를 전재한다.
◈떠 오른 달이 야트막히 동산에 걸려 있었다: 야트막이의 잘못.
[설명] ①‘-하다’로 끝나는 형용사지만, 어간 받침이 ‘ㄱ’이므로 ‘-이’. ②‘얕음하다(x)/야틈하다(o)’; ‘얕으막하다(x)/야트막하다(o)’. ‘야틈하다’는 ‘야트막하다’의 준말. 위에서, ‘야트막하게’도 가능: 야트막하게 ⇐야트막하다.
◈조랭이떡은 맛도 그렇지만 모양이 이쁘다: 조롱이떡의 잘못.
[설명] ‘조롱이떡’은 흰떡을 조그만 조롱박처럼 허리가 잘록하게 빚어 만든 떡으로 조롱박 모양에서 온 말이므로 의미소 ‘조롱’을 살려서 적어야 바름.
□ 2단계 띄어쓰기 문제
사진: 출제된 지문
사진: 도전자가 선택한 답
10년째 아침 글을 써서 올리는 이치고는 띄어쓰기가 무척 실망스러웠다. 매우 기본적인 것들, 예를 들면 ‘오래간만, 주고받다' 등에서조차도 오답을 적었다. 위에서 공부 자료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띄어쓰기는 문제어 몇 개를 욱여넣기로 익힌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원칙 공부를 거친 뒤에 부단하게 일상생활에서 부딪는 것들로 단련해야 한다. 이 글의 대문간에 매달아놓은 것은 그 때문이다. 공부 자료의 점검 없이 무턱대고 마냥 애를 쓴다고 해서 달인에 오를 수 있는 건 아니다. 띄어쓰기가 지옥문이 된다.
출제된 것들은 거의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못다 한'과' 은연중'은 중상급의 출제였다. 특히 '-중'이 들어간 말 중에는 조심해야 할 게 엄청 많다. 관건은 복합어 여부 판별 능력이다. 일부 표기는 관행도 작용한다.
-못다한(x)/못다 한: ‘못다’는 ‘못내’ 등과 함께 부사다!
◈♣‘못’의 띄어쓰기: 부사로서의 ‘못’과 접두어로서의 ‘못’, 두 가지 기능.
[예제] 못다한 이야기: 못다 한의 잘못. ⇐‘못다’는 부사. ‘못다하다’는 없는 말.
그 놈은 아무도 못말려: 그놈, 못 말려의 잘못. ⇐‘못말리다’는 없는 말.
못 생긴 것도 죄인가: 못생긴의 잘못. ←못생기다[원]
나 또한 분한 건 그에 못지 않아: 못지않아의 잘못. ←못지않다[원]
날 이 모양 가난뱅이로 못 살게 만든 그놈: 못살게의 잘못. ←못살다[원]
못 동사가 나타내는 동작을 할 수 없다거나 상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말. 주로 해당 동사 바로 앞에 놓임. ¶술을 못 마시다; 초등학교도 못 마치다; 잠을 통 못 자다; 그는 아무도 못 말린다; 사십 리가 좀 못 되었다. ¶못 가다, 못 먹다, 못 보다.
[주의] 다음의 복합어들은 관용적 사용으로 한 낱말로 굳어진 것들임: 못하다/못나다/못되다/못미처/못살다/못생기다/못쓰다/못지않다
[참고] ‘못하다’는 보조동사(부정)와 보조형용사(우열을 나타낼 때) 두 가지로 쓰임. 단, 복합동사의 어간과 어미의 활용형 사이에 부정의 의미로 들어가서 ‘못 하다’의 형태를 갖춘 것에 대해서는 띄어 씀. ¶가까이 못 하다. 단, ‘가까이하다’는 한 낱말.
[보충] ‘가까이 안 하다’의 경우, ①‘안하다’라는 낱말이 없고 ②‘안’은 부사 ‘아니’의 준말이므로, 낱말은 띄어 쓰는 원칙에 따라, 띄어 씀. 그러나, ‘아니+하다’의 꼴일 때는 ‘아니하다’가 보조동사이므로(한 낱말) ‘가까이 아니하다’임.
[정리] ‘못’이 들어간 복합어들: 띄어 쓰면 잘못.
못다 ‘다하지 못함’을 나타내는 말. ¶못다 이룬 꿈; 못다 읽은 책; 못다 한 사랑; 못다 한 이야기.
못내 ①자꾸 마음에 두거나 잊지 못하는 모양. ②이루 다 말할 수 없이. ¶못내 그리워하다; 못내 아쉽다; 못내 눈물짓다
못미처 일정한 곳까지 채 이르지 못한 거리나 지점. [주의] ‘못 미쳐’와 구분!
못하다 어떤 일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게 하거나,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다. ①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②아무리 적게 잡아도.
못되다 ①성질/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하다. ②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못쓰다 ①얼굴/몸이 축나다. ②옳지 않다.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
못생기다 생김새가 보통보다 못하다.
못나다 ①얼굴이 잘나거나 예쁘지 않다. ②능력이 모자라거나 어리석다.
못마땅하다 마음에 들지 않아 좋지 않다. ¶못마땅히
못지않다 ‘못지아니하다(일정한 수준/정도에 뒤지지 않다)’의 준말.
못살다 ①가난하게 살다. ②성가시고 견디기 어렵게 하다.
-은연중/은연 중(x)
◈♣중: ‘회의 중’과 ‘부재중’
[예제] 사장님은 휴가중이십니다: 휴가 중의 잘못. ⇐두 낱말.
사건은 그의 부재 중에 벌어졌다: 부재중의 잘못. ⇐합성어.
이중에서 맘에 드는 걸로 하나만 골라 봐: 이 중의 잘못. ⇐두 낱말.
그 중에 그 사람이 있던가?: 그중의 잘못. 한 낱말.
[설명] ①복합어로 굳어진 것들은 붙여 씀. <예>그중/무심중/무언중/무의식중/밤중/부재중/부지불식중/부지(不知)중/삼복중/야밤중/오밤중/은연중/총망중/한밤중/두밤중/깜깜밤중. ②그 밖의 것들은 띄어 씀. 흔히 쓰는 것들로 글자 그대로의 뜻만을 지닌 것들은 띄어 씀. 일례로 ‘부재중’은 ‘(단순 부재가 아니라) 자기 집이나 직장 따위에 있지 아니한 동안’을 뜻함. : 휴가 중, 피난 중, 중식 중, 출장 중, 망중한 중, 도망 중, 독서 중, 임신 중, 금년 중, 공기 중... 등등. 이때의 ‘중’은 의존명사로서, 여럿의 가운데 (‘영웅 중의 영웅’), 무엇을 하는 동안(‘근무 중/수업 중/회의 중/식사 중’), 어떤 상태에 있는 동안(‘임신 중/재학 중/수감 중’), 어떤 시간의 한계를 넘지 않는 동안(‘내일 중으로/오전 중으로’), 안이나 속(‘해수 중에 녹아 있는 산소/공기 중에 떠다니는 바이러스’) 등을 뜻함.
[주의] 그중에는 없더군. 이 중에도 없고: ‘그중’은 복합어. ‘이 중’은 두 낱말.
그중(-中) 범위가 정해진 여럿 가운데.
-오래간만; 오랜만/오랫만(x)
[예제] 오래간만이 줄 때 오랫만이 아닌 ‘오랜만’인 이유는?: 줄기 전의 원말의 형태에 들어있는 의미소 어원을 살리기 위해서. 즉, 형태소들이 결합할 때 그 원래 모습을 밝혀 적는 것이 원칙임.
[설명] ①‘오래간만’에서 동안/사이를 뜻하는 ‘간(間)’의 의미가 중요하므로 준 뒤에도 그 어원(어근)을 드러내기 위해서 ‘ㄴ’ 받침을 사용한 것. ‘조그마하다’의 준말 ‘조그맣다’와 ‘못지아니하다’의 준말 ‘못지않다’에 ‘ㅎ’ 받침을 유지하는 것도 줄기 전의 어간 ‘하’를 드러내기 위함임. ②또한 ‘가리가리’의 준말이 ‘갈갈이’가 아닌 ‘갈가리’인 것도 줄기 전의 어원 ‘가리’를 살리기 위함임: ‘가리+가리 →갈+가리 →갈가리’. ‘가지가지’의 준말인 ‘갖가지’도 이와 같으며, ‘어제저녁’ →‘엊저녁’, ‘고루고루’ →‘골고루’도 비슷한 경우로, 줄어든 말의 초성을 받침으로 표기한 것. ☞한글 맞춤법 제32항 참조.
[유사] ‘얻다 대고 큰소리야?’에서의 ‘얻다’는 ‘어디에다’의 준말. 여기서도 ‘어디’의 준말로 쓰인 ‘얻’은 ‘어디’의 제2음절어이자 어근인 ‘-디’의 어원을 살리기 위해서 그 초성 ‘ㄷ’을 받침에 반영하여 살린 것임: ‘어디에다 →얻+(에)다 →얻다’. (한글 맞춤법 제32항: 낱말의 끝 모음이 줄어지고 자음만 남은 것은 그 앞의 음절에 받침으로 적는다.)
[비교] ‘얼마만큼’의 준말은 ‘얼만큼’이 아닌 ‘얼마큼’임. 즉, 어근 ‘얼마’를 살리기 위해서임. 즉, ‘얼마+만큼’ →‘얼마+(만)큼’ →‘얼마큼’.
위의 내용은 내 책자 중 ◈[고급][중요]준말의 원칙과 적용 사례 항목의 일부.
- ‘주고받다’: 기출 낱말로, 한 낱말의 복합어. 이유는 글자 그대로의 뜻, 곧 주고서 받는다는 동작의 선후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서로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다’의 의미로서 의미 확장이 이뤄져 특정 의미로 굳어진 말이므로.
□ 마치면서
- 공부 방법: 참 실력은 공부 방식과 태도에서 나고 자란다. 그 기본 출발이 공부량과 공부 자료의 확보임은 물론이다. 잘못된 기본서 선택은 공부 전체를 헛고생으로 이끌기도 한다. 공부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두리번거리지 않고 잡생각이나 곁가지 따위에 시간낭비하는 일 없이 100%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출연 횟수 쌓기로 끝난다.
- 마지막 정리/마무리: 이 프로에 도전하시는 분들 중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을 갖고 계신 분들은 마지막 정리 단계에서 부록으로 편제한 ‘맞춤법 규정’ 관련 부분을 꼭 일독하시기 바란다. 해당 낱말 거의 전부를 예시한 해설판까지 빠뜨리지 않고 훑기를 적극 권장한다. 전체적인 체계가 잡히면서 해당 낱말들에 쌓인 먼지떨이 효과가 놀랍다.
- 언어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학교 문법 시간에 대한 국어학 용어는 공부 당시의 중요성이 낮아서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또한 학생 시절의 시기에 따라서 일부 문법 용어나 역할에 대한 해설도 변한 게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내 책자의 부록에 ‘맞춤법 공부에 도움이 되는 문법 용어 몇 가지’ 난을 만들어 해설해 두었다. 공부 전에 그것부터 읽어두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 수준으로 익힐 필요는 없지만, 어법의 원리/원칙과 관련된 설명 등을 이해할 때 크게 도움이 된다. 쉬운 예로 접사가 뭔지를 모르면 접두사와 접미사가 왜 그 위치에 붙어 한 낱말을 만드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고,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을 익히려면 무리하게 욱여넣기 식의 공부를 하게 된다.
- 띄어쓰기: 띄어쓰기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이 글의 대문간에 적어 놓은 대로, 반드시 자신의 언어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을 통해 실전 훈련을 쌓는 길이 지름길이다. 물론 그 전에 기본적인 원리/원칙 공부를 해둬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이메일을 자주 쓰는 것. ‘카톡’에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길게 적는 대신에 그걸 이메일로 작성해서 보내는 훈련을 하면 아주 좋다. 바쁘고 시간도 없는데 언제 그걸 하느냐고 하는 이들, 있다. 카톡에 매달려 보내는 시간들을 모아 보면 몇십 분 되는 경우, 드물지 않다. 그런 때는 집이나 사무실로 가서 이메일로 자세히 보내겠다고 하면 된다. 요즘 세상에 누가 이메일을 쓰느냐고 되묻는다면, 그는 달인 도전 자체를 포기하는 게 좋다. 그 정도의 정성과 노력쯤은 최소한의 요건이니까. 태도와 습관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어떤 일에서고 성공하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태도는 야무지기 짝이 없다.
끝으로, 공부 시간 부족에 쪼들리는 사람처럼 집중도가 높은 이들이 없다. 일분일초가 귀중한 이들이 공부 겨루기에서 항상 우듬지가 된다. 오늘도 그처럼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더라도. [끝]
[다시보기] 이곳에서 볼 수 있다: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woorimal/pc/list.html?smenu=c2cc5a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1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21년 7월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다섯 번째의 개정판(751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한 권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모두를 익힐 수 있다.
<우리말 겨루기>에서 출제되는 맞춤법.띄어쓰기 문제 유형의 90% 이상이 이 책 내용으로 해설된다.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사전 제목에 '고급'이란 표현이 들어간 것은 수록된 어휘를 정함에 있어서, 중학생 수준 이하의 말들은 과감히 제외해서다. 이 사전의 영문 표기 Korean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에 그 의미가 명확히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5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이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20년이 넘는다.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초판을 그냥 늘려서 찍어 낸 중쇄판이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이 사전은 전자책으로도 구매가 가능하다. 일장일단이 있다. 공부 효율을 높이려면 종이책으로 해야 하지만, 휴대용으로는 불편하여 자투리 시간에 수시로 공부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전자책은 그럴 때 편리하고, 값도 훨씬 싼 편이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