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겨루기 987회(2024.1.29.) 문제 알짜 해설- 장재희(특허 명세사) 달인 3단계: 묵지근하다(x)/무지근하다(o), 되뇌이다(x)/되뇌다(o)
♣ 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쉬운 방법 : 띄어쓰기는 머릿속으로만 알아서는 전혀 힘을 쓰지 못합니다. 실제로 자신이 써 봐야 합니다. ‘백학(百學)이 불여일습(不如一習), 불여일용(不如一用)’입니다. 예를 들면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게시문/공고문 등을 볼 때마다 바른 띄어쓰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은 습관입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입니다.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자신이 몸수고로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리/규칙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실제로 두어 달 정도만 시간을 투자하여 원칙들을 공부하고 나면 그 뒤로는 편해집니다. 맞춤법/띄어쓰기 앞에서 우리말이 어렵다는 소리부터 습관적으로 앞세우는 사람들을 보면, 영문법 공부에는 몇 년을 투자하면서도 우리말 어법 공부에는 채 두 달도 투자하지 않은 이들이죠. 우리말 달인에 오른 이 중에는 띄어쓰기는 자신 있다고 큰소리친 사람이 두셋 있는데, 실제 실력도 그랬습니다. 기본 원리/원칙을 익힌 후 일상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의 띄어쓰기를 궁구하는 버릇을 들이면 그리됩니다. 지레 포기하지만 않으면 됩니다. - 溫草 생각
□ 무대를 빛낸 사람들
사진: 우승자 장재희 양
사진: 송영석 씨
사진: 2인 대결에까지 오른 남정미 님
사진: 4개 국어를 구사하는 여동진 님
송영석: IT 개발 20년 차. KBS 성우 시험 도전 경험자. 성대모사 시연. 작년 12월 예심 합격자. 결과: 4위(200점)
장재희: 특허 명세사. 다재다능. 작년 12월 예심 합격자. 결과: 달인 3단계 도전 (750+350점 ⇨1100점)
남정미: 주부(50대). 3번째 도전. 11년 전 420회의 첫 도전은 출산 직후. 555회(2015)에도 도전. 90살 노모의 현장 응원 받음. 작년 12월 예심 합격자. 결과: 2인 대결 진출(650+200 ⇨850점)
여동진: 사업가. 20여 년간 해외건설에 종사. 영어/인도네시아어/독일어 구사. 866회 우승(2021)에 이은 2번째 도전. 작년 7월 예심 합격자. 결과: 3위(450점)
□ 출연자 속사화
- 도전하는 인생은 아름답다. 멋지다!
이 프로의 출연자들은 그 도전 자세만으로도 멋진 이들이다. 다른 이들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우리말 공부에 뜻을 두는 것만으로도 최소한 1인 2역을 해내는 당찬 사람들이다. 그리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뭔가를 조금이라도 배우거나 깨닫게 하는 그런 것들을 남긴다.
특히 첫 도전에서 달인 3단계까지 파죽지세로 올라와 아쉽게도 달인 등극에 실패한 장재희 양은 여러모로 남달랐다.
우선 다재다능했다. 중학생 시절부터 익혔다는 가야금 솜씨는 시연 중에 한글 자막으로 국악 한마당이 아니라고 나갈 정도로 아마추어의 경지를 넘어서고 있었다. 영상으로 보여준 폴 댄스는 사실 요즘에야 일반 스포츠화된 것으로, 예전에는 술집의 스트립쇼 장에서 주로 하던 것이라서 일반인들이 선뜻 도전하기 어려운 종목이다. 아직도 세상의 시선들이 조금은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폴 댄스를 해내려면 체력도 받쳐주어야만 한다. 때로는 한 손과 발 하나로 온 체중을 지탱하면서 운동 동작까지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 개인기 시연(좌 폴 댄스. 우 가야금 연주)에서도 다른 이들과는 다른 격을 보여준 우승자
나아가 장 양은 요즘의 물렁이들 젊은이답지 않게 야무지고 당찼으며 단호했다. 한마디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직진형으로, 간결하고 깔끔했고 거기에 총명함까지 지니고 있었다. 동두천 자취 생활 3년 차라는데, 그러면서도 충주에 계신 모친을 잊지 않고 챙기는 효녀였다. 끝으로 장 양의 직업으로 소개된 특허 명세사만 해도, 그녀가 얼마나 독특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특허 명세사는 일반인으로서는 잘 알지 못하는 영역이다. 특허 출원을 할 때 반드시 필수 서류로 특허명세서라는 걸 제출해야 하는데, 그걸 작성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특허명세서란 특허로 등록받고자 하는 발명의 기술적 내용을 명확하고 상세하게 글과 도면을 통해 나타낸 서류를 말한다. 그 때문에 이 명세서를 작성하려면 기술 용어나 작동 원리, 재료... 등등을 적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기존 특허들과의 차이까지도 파악하여 특허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한마디로 만물박사 수준의 지식과 더불어 총기를 최대한 발휘해야 특허 취득이 용이해진다.
내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도 특허를 출원하여 받은 게 있다(1996). 내 분야와는 동떨어지게도 난청 방지용 귀마개였는데, 보청기 형태의 삽입물 안에 실리콘 소재를 사용한 최신형이었다. 출원 당시(1994)는 그야말로 혁신적인 것이었는데, 그때 주기능을 해내는 실리콘의 성능 시험 결과는 물론 작동 원리를 설명하는 명세서 작성이 핵심이었다. 당시 그 일을 맡긴 변리사 사무실에서 명세서 작성으로 고생했는데, 그래서 그 상세 내역의 상당 부분을 내가 작성하여 도와준 적이 있다.
이 특허 명세사는 그래서 업무 능력이 빼어날수록 높은 대우를 받는다. 일을 잘해서 한 번 일을 맡긴 고객이 계속 그를 찾게 되면 영업 성과로도 인정되어 두둑한 보너스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 초임 연봉은 1년 정도의 수습 기간이 필요해서 3천만 원 근방이지만, 능력을 인정받으면 1억 원대에도 오른다. 3~4년 차의 경우는 대개 5천만~6천만 원대다. 문과 이과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만물박사들에게는 권장하고 싶은 업역이다.
이번의 도전자들이 보여준 모든 가외 노력과 의미 있는 도전은 사실 바쁜 사람들이 해낸다. 한가로운 사람들은 계속 한가롭게 지낸다. 게으름은 열정 약화와 감소를 낳고, 미약한 열정은 나태를 낳는 악순환의 연속으로 이끈다.
‘조금도 도전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다.’ 어린 시절 당한 성폭행으로 일찍 미혼녀가 되어 온갖 고생을 하고서도 끝내 성공 여성의 모범 격으로 떠오른 명 사회자 겸 인생 조언자 오프라 윈프리의 말이다. 방송과 책 출간으로 억만장자가 된 그녀는 그 돈을 어려운 이들 돕기 쪽에 거의 모두를 쓰고 있고, 수많은 이들의 정신적인 멘토로 받들리고 있다.
실은 윈프리보다도 더 멋진 도전 관련 명언이 있다. 바로 정주영 회장의 ‘해 봤어?’다. 새로운 일이나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변명, 핑계, 예상 난관 등을 줄줄이 읊는 이들에게 정 회장이 들이댔던 말이다. ‘해 봤어? 해 보기는 했느냐고?’.
그런 정신이 모래사장 땅 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첫 선박 수주를 하고, 그걸 근거로 영국 은행에서 차관까지 얻어서 오늘날의 현대중공업(조선소)을 만들어냈다. 십만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는 자동차를 우리나라에서 자력으로 첫 작품(‘포니’)을 만들어냈고, 간척 사업 물막이 공사에서 폐선 공법이라는 전 세계 최초의 신출귀몰할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참고로, 소요 부품 수에서 자동차는 10만 개, 항공기와 일반 선박은 20만 개, 그리고 다단 로켓/우주 왕복선/항공모함 등은 30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30만 개급에 도전 중이다.
- 점수가 실력이다
그럼에도 점수가 실력이다!
이 프로에 도전하는 모든 이들은 달인을 꿈꾼다. 하지만 달인에 오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충분한 공부량과 적합한 공부 자료의 선택이다.
어제 출연자들 중 최저점을 받은 송영석 씨는 이 두 가지 항목에서 모자라는 게 눈에 띄었다. 그다지 고난도가 아닌 쓰기 문제 두 문제 모두에서 오답을 적은 것은 영석 씨뿐이었다.
한 차례씩의 우승 경험을 지녔음에도 정미 님과 동진 님은 여전히 공부 자료에 문제가 있어 보였다.
특히 2인 대결에까지 오른 정미 님의 경우는 생선을 싫어한다고 하셨는데, 음식에서의 편식은 공부에서의 편식으로도 이어진다. 영상으로 보여주는 도루묵의 모양을 보고도 주부로서 도루묵인지를 모르는 건 좀 그랬다. 더구나 ‘미주알고주알’에서의 ‘미주알’을 젊은 우승자는 알고 있는데(이 두 가지를 정확히 구분하진 못했지만) 50대의 어른이 잘 모르고 있다는 건 공부 자료의 문제점이 저절로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모든 도전자들의 도전 의식은 상찬감이지만, 달인 등극을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얄팍한 책자를 대충 훑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건 일반 시청자들도 안다. 의욕만으로 실력이 갖춰지는 건 아니다. 죽창으로 조총을 이길 순 없고, 초등 4학년생이 6학년 문제를 풀 수는 없다.
- 2인 대결에서 감점이 사라졌다
예전처럼 오답을 해도 감점이 되지 않았다. 감점 제도가 있으면 역전 상황이 나올 수도 있어서 대결의 긴장도는 높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우승자의 최종 점수가 심할 때는 1단계 점수 이하로 내려갈 때도 있었다. 그럴 경우 우승 상금이 턱없이 낮아질 수도 있는 터라서 불만들이 있었다.
- 달인에 오르기 위해 도움이 되는 공부법
권장할 만한 공부법은 내 블로그의 이곳에 적어두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681378128. https://blog.naver.com/jonychoi/221405063552
이 공부법들 역시 근본 줄기용으로 90% 정도만 취하고 나머지 10%는 자신만의 방식을 개발해서 보태야 한다. 특히 공부는 항상 효율/성과를 신경 써야 한다. 곁가지에 매달리다 보면 정리가 안 된다. 그러면 망한다. 아무리 공부량이 많아도. 잔가지는 골라내고, 곁가지는 무조건 잘라야 한다. 곁가지 매달리기는 소중하기 그지없는 시간낭비일 뿐이다.
달인을 꿈꾸면서 2년 이상 공부했음에도 실패하는 이들에게는 공부량과 공부 자료, 공부 방식과 태도 중 한 가지 이상에서 문제가 있다. 이것들 모두에서 문제가 없다면, 온종일 공부가 가능한 분은 1~1.5년, 하루 4시간 정도씩 공부 시간을 낼 수 있는 분은 2년 내에 달인에 오를 수 있다. 예전에 왕중왕 전에서 우승한 달인 한 분은 전일제(全日制)로 겨우 8달 정도만 공부하신 분이었다. 시간에 쪼들리는 사람의 하루는 25시간으로 늘어난다!
우리말 공부 3년을 넘기고도 그 자리에서 맴도는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공부 방식과 태도에 있다. 해답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공부 자료에서부터 공부 방식과 태도를 전면 개비해야 한다. 야무지고 독하게, 그리고 겸손하게. 항상 공부 효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 목표량을 세우고 그걸 해내는 걸 몸에 익히는 게 좋다. 그러지 않고는 늘 그 자리다. 10년 전의 구태의연한 공부 방식을 고집하는 사람은 10년 후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맴돈다.
□ 출연 대기 상황
합격자/출연자 현황과 관련된 상세 내역은 다음 게시판 주소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966777422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출제 수준이 하향 조정된 후 지속적으로 평이한 편이다. 이번에는 고난도 낱말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출제되지 않았다. 수많은 오답을 양산한 ‘삐대다’ 정도가 까다로웠고, 기출문제이기도 한 ‘빼닮다/빼쏘다’의 구분 문제는 뭐랄까 좀 그랬다. 두 말의 뜻풀이를 완벽하게 구분한다는 건 심지어 부질없는 짓이기도 해서다. 이 두 말은 이곳 문제 풀이에서도 ‘빼박다’(없는 말)의 잘못으로 여러 번 다룬 말이지만(지난 회에서도 다뤘다), 아래에서 보듯 의미상으로는 어깨를 마주하고 있는 이웃사촌 격이다. ‘생김새’와 ‘모습’, ‘성품’과 ‘성격’을 어떻게 구분하고, ‘그대로’와 ‘꼭’을 굳이 구분해야 하는지...
- 빼닮다: 생김새나 성품 따위를 그대로 닮다.
- 빼쏘다: 성격이나 모습이 꼭 닮다.
이번에 출제에 쓰인 말들은 이렇다: ‘불현듯/압권(壓卷)/추레하다/쌍심지/추레하다/밀월(蜜月)/삐대다/모르쇠/미주알고주알/서리/말짱 도루묵/벌게지다/돌팔이’
공통어가 들어가는 복합어 문제로는 아래의 것들이 나왔다. 지지난 회의 4문제보다는 적은 2문제.
- 눈에 000가 나다/가 서다/를 켜다 ←쌍심지
- 00가 앉다/00가 내리다/00를 맞다 ←서리
비유어 문제(‘밀월’)도 빠지지 않았다. 이곳의 다른 게시판에 비유어들을 모아 놓은 게 있다. 비교적 흔히 쓰이는 3음절어의 경우에는 이곳에 있고, 2음절어 ~ 7음절어 등등은 그 앞뒤로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다듬은 말로는 비교적 친숙한 말인 ‘에어 캡(air cap) →뽁뽁이’가 나왔다. 이 말은 도리어 영어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 순화어 표기를 잘 모르는 그런 말인데(실은 나도 그런 편이어서 그럴 때마다 명칭 도사인 집사람에게 묻곤 했다), 여러 해 전에 표준국어대사전의 표제어로 오를 정도로 일반인들에게는 친숙해진 말이다. 이미 7~8년 전에 여러 대학교의 언어정보원 등에서 ‘뽁뽁이’란 말로 소개되기도 했다. 고려대가 편간한 대사전에도 ‘에어캡(air cap)’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로 풀이돼 있다.
말이 나온 김에... 무역업 등을 하면서 영어 표기가 더 눈과 귀에 익은 사람들이 ‘에어 캡’처럼 즐겨 쓰는 와중에 우리말 표기 ‘뽁뽁이’를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것처럼 고생하는 말 중에 '카톤 박스(carton box)'란 말이 있다. 이것은 수출품 포장을 종이 박스로 할 때를 이르는 말인데, 콩글리시다. carton(표준 외래어 표기로는 ‘카턴’)이란 말 자체가 종이로 만든 상자나 갑 등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즉 carton box라 적으면 ‘종이 상자 상자’가 되기 때문에 콩글리시다. ‘우유팩’이란 말을 흔히 쓰는데 이 말의 영어 표기가 carton pack이다. 종이를 겹쳐 만든 갑(carton)으로 포장한 것(pack)이란 뜻이다.
[참고: 이 ‘에어 캡’ 관련 출제에 관하여 따로 내게 질의해 오신 분이 계시기에, 설명 삼아 조금 더 보태서 적었다.]
○ 돌아볼 말들 : 해당 낱말과 관련어 설명을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에서 전재한다. 뜻풀이 중 주기(朱記) 부분은 편집/추가분으로, 내 사전을 갖고 계신 분들은 手記로 보충하시기 바란다. 이곳 문제 풀이에서 1회 이상 다룬 것들은 朱記로 구분하지 않으니 대조 후 보충들 하시면 된다.
뜻풀이에서도 이번에 출제된 낱말에만 한정하지 말고 관련어들에 대해서도 꼭 훑어두시기 바란다.
[이 글을 처음 대하시는 분들에게 : 내 사전이나 이곳 문제 풀이에서 표제어 뒤에 (•) 표가 붙은 것들은 기출 낱말을 뜻하는 표지이다. ‘아하 이 정도의 말들이 출제되었구나(출제되는구나)’ 하고, 보시면 된다. 시중에 달랑 한 종류가 나도는 기출 문제집은 아주 오래 전, 초기에 출제된 것들만 담겨 있다. 요즘 내용들과는 엄청 거리가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처럼 기출문제집 출간이 어려운 것은 출간 시에는 원저작권자인 KBS에 저작권료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요 낱말 되돌아보기]
- ‘버티다/앙버티다/치대다/빌붙다/뻗대다/끈지다/죽치다/삐대다...’:
버티다 ①어려운 일/외부의 압력을 참고 견디다. ②어떤 대상이 주변 상황에 움쩍 않고 든든히 자리 잡다. ③주위 상황이 어려운 상태에서도 굽히지 않고 맞서 견디어 내다. ④쓰러지지 않거나 밀리지 않으려고 팔, 다리 따위로 몸을 지탱하다. ⑤물건 따위를 쓰러지지 않도록 다른 물건으로 받치다. ¶그는 버팀목으로 자동차를 버티고 바퀴를 갈아 끼웠다. ⑥자기의 주장을 굽히지 않다.
앙버티다 끝까지 대항하여 버티다. [주의]‘악버티다’는 북한어.
엉버티다 화가 나서 팔다리를 크게 벌려 으르거나 잔뜩 버티다.
겯고틀다• 시비/승부를 다툴 때에, 서로 지지 않으려고 버티어 겨루다.
내받다 ②남의 주장/말 따위에 동의하지 아니하고 맞서 버티다.
켕기다• ③마주 버티다. 요즘에는 ¶그녀와 요즘은 조금 켕긴 상태이다. ④맞당기어 팽팽하게 만들다. [주의]‘캥기다’는 잘못.
뱌비작뱌비작하다<비비적비비적하다 ⑤좋지 않은 상황을 이겨내려고 끈질기게 버티다. [참고]‘뱌비작’의 준말은 ‘뱌빚’
뱌비작거리다<비비적거리다 ⑤좋지 않은 상황을 이겨 내기 위하여 끈질기게 버티다.
비비대다 ③어려운 상황을 이겨 내기 위하여 억척스럽게 자꾸 버티다.
비비다 ⑦어려운 상황을 이겨 내기 위하여 억척스럽게 버티다.
뻗대다>벋대다 ①쉬이 따르지 아니하고 고집스럽게 버티다. ②넘어지거나 미끄러지지 아니하려고 손/발을 받치어 대고 버티다.
삐대다 한군데 오래 눌어붙어서 끈덕지게 굴다.
끈지다 오래 버티어 가는 끈기가 있다. [유]끈덕지다/끈질기다/진득하다
죽치다 움직이지 아니하고 오랫동안 한곳에만 붙박여 있다.
치대다 상대방에게 자꾸 살을 비비거나 무엇을 해 달라고 계속 조르다. ☜우리말샘
뻗장이다 곧게 펴서 버티다. ☜[주의] ‘뻗정이다’는 잘못. 이와 반대로 ‘뻗정다리>벋정다리’는 맞으며, ‘뻗장다리’는 ‘뻗정다리’의 잘못.
저항하다[抵抗-]어떤 힘/조건에 굽히지 아니하고 거역하거나 버티다.
배짱부리다 배짱을 드러내어 조금도 굽히지 아니하고 버티다.
떠받치다 ①주저앉거나 쓰러지지 않도록 밑에서 위로 받쳐 버티다. ②나라/조직 따위를 튼튼하게 지탱하다.
맞서다 ②서로 굽히지 아니하고 마주 겨루어 버티다. ③어떤 상황에 부닥치거나 직면하다.
배내밀다 : 관용구 ‘배(를) 내밀다’의 잘못. 없는 말.
벼기다 ‘우기다/고집하다’를 뜻하는 옛말.
배(를) 내밀다• ①남의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고 버티다. ②자기밖에 없는 듯 몹시 우쭐거리다.
- ‘미주알/미주알고주알/고주알미주알/밑두리콧두리’:
미주알≒밑살 항문을 이루는 창자의 끝 부분.
미주알고주알•≒고주알미주알 아주 사소한 일까지 속속들이.
속속들이≒미주알고주알/온통/자세히 깊은 속까지 샅샅이.
밑두리콧두리• 확실히 알기 위하여 자세히 자꾸 캐어묻는 근본.
미주알고주알 캔다•≒미주알고주알 밑두리콧두리 캔다 일의 속사정을 속속들이 자세히 알아보는 경우의 비유.
- ‘압권/석권/백미...’:
압권•[壓卷] ①여러 책/작품 가운데 제일 잘된 책/작품. 고대 중국의 관리 등용 시험에서 가장 뛰어난 답안지를 다른 답안지 위에 얹어 놓았다는 데서 유래. ②하나의 책/작품 가운데 가장 잘된 부분. ③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 [유]교초/백미. ☞‘일인자’ 참조.
석권•[席卷/席捲] 돗자리를 만다는 뜻으로, 빠른 기세로 영토를 휩쓸거나 세력 범위를 넓힘.
교초[翹楚] 잡목 무더기 속에 높이 자란 가시나무라는 뜻으로, 여럿 가운데에서 뛰어남. 또는 그런 사람이나 사물.
백미•[白眉] (비유) 흰 눈썹이라는 뜻으로, 여럿 가운데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나 훌륭한 물건. 중국 촉한(蜀漢) 때 마씨(馬氏) 다섯 형제가 모두 재주가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눈썹 속에 흰 털이 난 마량(馬良)이 가장 뛰어났다는 데서 유래한다.
판장원[-壯元]↔판조사[-曹司] 그 판에서 재주가 가장 뛰어난 사람.
첫손• 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난 대상.
일인자[一人者] 특정 방면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 ‘도루묵/말짱 도루묵’:
1) ‘도루묵’의 어원:
임란 때 임금(선조)이 피난을 가다가 묵이라는 이름의 생선을 맛보게 되었는데 당시 충분한 영양 섭취를 하지 못했던 선조는 그 묵을 아주 맛있게 먹었고 묵이라는 물고기의 이름을 은어로 고칠 것을 명했다. 전쟁이 끝나고 선조는 당시 맛있게 먹었던 은어를 찾았다. 그러나 궁중 음식에 입맛이 들여진 터라서 배고팠을 때 먹었던 은어의 그 맛이 나지 않았다. 선조는 은어의 맛을 보고 형편 없다고 하면서 "도로 묵이라고 하여라!"라고 명했다. 이 일화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전해지면서 도로묵은 발음하기 편한 도루묵으로 변했다고 전해 온다.
2)말짱 도루묵 아무 소득이 없는 헛된 일이나 헛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
- ‘빼쏘다/빼닮다/뒤집어쓰다...’: ‘빼다박다’는 사투리.
똑따다2[동] 찍어 낸 듯이 닮다.
빼쏘다[동] 성격/모습이 꼭 닮다. ¶엄마를 빼쏜 딸들이다.
빼닮다[동] 생김새/성품 따위를 그대로 닮다.
똑떨어지다[동] ①꼭 일치하다. ②말/행동 따위가 분명하게 되다.
뒤집어쓰다•[동] ①모자/수건 따위를 머리에 쓰다. ②가면/탈 따위를 얼굴에 쓰다. ③가루/액체 따위를 온몸/신체 일부에 덮어쓰다. ④온몸을 가려서 내리덮다. ⑤남의 허물/책임을 넘겨 맡다. ⑥생김새/성질 따위가 누구를 그대로 닮다.
빼다[가] 박다 [관] 모양/상황 따위가 비슷함. ☞흔히 쓰는 ‘빼다박다’는 없는 말. ‘빼다 박다/똑따다/빼닮다/빼쏘다’의 잘못!
□ 일반 맞춤법 쓰기 문제
출제 난도가 하향 조정되어 매우 평이한 문제들이 나왔다. 3사람이 어렵지 않게 정답을 적었다.
사진: 출제어
사진: 3인이 정답을 쉽게 적었다
‘널따랗다/곱다랗다/기다랗다/높따랗다’ 중 ‘높따랗다’는 ‘높다랗다’의 잘못이다. 소리 나는 대로 적을 마땅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다랗다’의 원형을 살려 적어야 한다.
‘널따랗다/기다랗다’와 관련되는 받침 표기 건은 이곳에서 여러 번 다뤘기에,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중 직접 다룬 부분만을 전재한다.
◈넓다란(넓따란) 벌판에서 맘껏 뛰어볼까: 널따란의 잘못. ←널따랗다[원]
넓다랗다 ‘널따랗다’의 잘못.
짧다랗다 ‘짤따랗다’의 잘못.
[구별] 넙디넓은(x)/널디넓은(x): 넓디넓은(o)
[원칙] 겹받침 ‘ㄼ’에서 ‘ㅂ’이 발음되면 표기는 원형인 ‘넓’을 살려서 적음. 발음되지 않으면 ‘널’. ‘넓디넓은’의 발음은 {넙디널븐}
[설명] ‘널따랗다’는 형용사 어근 ‘넓-’에 ‘-다랗’이 결합되면서 ‘ㅂ’이 탈락하여 ‘널따랗다’라는 새로운 낱말을 만든 것. 이는 형용사 어근 ‘길-’[長]에 형용사 파생접미사 ‘-다랗-’이 결합하면서 ‘ㄹ’이 탈락하여 ‘기다랗다‘는 새로운 낱말을 만든 것과 같음. ☞♣겹받침 뒤에서의 음운 표기 원칙 항목 참조.
[참조] ①이를 경음화 현상과 관련시켜 보면, 받침 ‘ㄴ/ㄹ/ㅁ/ㅇ’ 뒤에 오는 첫소리가 예사소리 ‘ㄱ/ㄷ/ㅂ/ㅅ/ㅈ’ 따위일 때 소리 나는 대로 된소리(경음)로 적는다는 표기 원칙을 따른 것이기도 함(단, 받침 ‘ㄱ/ㅂ’ 뒤에서는 예외). ②이와 같은 경우에는 하나의 형태소로 보며, 앞뒤 말이 별개의 형태소로 분리되지 않는다는 특성을 보임. <예> ‘털썩/엉뚱/몽땅/뭉뚱/잔뜩/살짝/훨씬/움찔/번쩍/듬뿍/함빡’(o); ‘법썩/깍뚜기/납짝’(x)
◈♣'-다랗다'가 들어간 말 중 주의해야 할 것들
[예제] 짧다란/짤다란 사람이 버티고 섰더군: 짤따란의 잘못. ⇐짤따랗다(o)
돈 봉투치고는 아주 얇다랬어: 얄따랬어의 잘못. ⇐얄따랗다(o)
멀다랗게 보이는 산: 머다랗게의 잘못. ⇐머다랗다(o)/멀다랗다(x)
[설명] '-다랗다'는 ‘그 정도가 꽤 뚜렷함’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인데, 일부 단어와 결합할 때, 두 가지 방식이 있음.
①본래의 어근과 결합하는 경우: 높다랗다/좁다랗다/굵다랗다/곱다랗다/깊다랗다/두껍다랗다
②‘-ㄹ 탈락’, ‘겹받침의 소리대로’ 등을 따라 만들어진 새로운 어근과 결합하는 경우: 길다랗다(x)/기다랗다(o), 넓다랗다(x)/널따랗다(o), 짧다랗다(x)/짤다랗다(x)/짤따랗다(o), 참다랗다(x)/참따랗다(o), 얇다랗다(x)/얄따랗다(o), 멀다랗다(x)/머다랗다(o), 가늘다랗다(x)/가느다랗다(o), 잘다랗다(x)/잗다랗다(o). ☞♣겹받침 뒤에서의 음운 표기 원칙 항목 참조.
참따랗다 딴생각 없이 아주 진실하고 올바르다.
사진: 출제된 문제와 지문
사진: 이번에도 세 사람만 정답을 적었다
‘벌개지다/저버리다/짓궂다’ 중 잘못된 표기인 ‘벌개지다’를 ‘벌게지다’로 고쳐 쓰는 모음조화 관련의 평이한 문제에서도 한 사람이 오답을 적었다. ‘짓궂다’는 하는 ‘짓’이 ‘궂’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따라서 ‘짖궂다’로 적으면 오답이 될 수밖에 없다. ‘짖굿다’ 또한 마찬가지다. 내 책자의 관련 부분을 전재한다.
◈짖궂게 그리 할래?: 짓궂게의 잘못. ⇐하는 짓이 궂으므로.
짖굿은 짓만 골라서 하고 있군: 짓궂은의 잘못. 위와 같음. ←짓궂다[원]
[설명] ‘짓+궂다[언짢고 나쁘다]’의 구성이므로 ‘짓궂-’으로 표기해야 함.
3.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사진: 나온 문제들
사진: 일사천리로 정답 선택을 한 뒤로 혹시 몰라서 ‘묵지근하다/무지근하다’에 달인 도전 지원권을 써서 확인 사살을 했다
전반적으로 출제 수준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달인에 도전할 정도의 공부량을 지닌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평이한 것들이라 할 정도의 문제어들이 요즘 계속해서 나온다.
'내팽겨치다(x)/내팽개치다'는 매우 평범한 문제였다. ‘팽개치다’는 있어도 ‘팽겨치다’는 없는 말이므로.
‘묵지근하다(x)/무지근하다’와 ‘되뇌이다(x)/되뇌다’는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관련 부분 전재로 상세 설명을 대신한다. ‘되뇌이다(x)/되뇌다’는 기출문제다.
◈엉치가 묵지근한 듯해서 영 몸이 무겁군: 엉덩이, 무지근의 잘못.
엉치뼈 근처가 시근시근해: 맞음. (‘광등뼈’도 가능).
[설명] ①‘엉치’는 엉덩이의 사투리. ‘엉치뼈’는 그동안 ‘엉치등뼈의 잘못’으로 처리되어 왔으나, 표준어로 인정되었음[2011년]. ②‘묵지근하다’는 없는 말로 ‘무지근하다’의 잘못.
무지근하다 ①뒤가 잘 안 나와서 기분이 무겁다. ②머리가 띵하고 무겁거나 가슴/팔다리 따위가 무엇에 눌리는 듯이 무겁다.
◈♣피동형 어간 ‘이’를 잘못 남용하는 사례들: 자체로 자동사이기 때문에, 피동형 어간이 불필요한 말들.
①날이 개이고(x)/개고(o); 목이 메이는(x)/메는(o); 찾아 헤매이다가(x)/헤매다가(o); 마음이 설레이네(x)/설레네(o); 습관이 몸에 배이다(x)/배다(o); 같은 말을 되뇌이다(x)/되뇌다(o).
②[구별] 피동형이지만 ‘이’가 들어간 뒤 역행동화로 잘못 쓰이는 것 :
-발에 채이는(x) 게 여자들: 차이는/채는(o). ←차이다[원] 채다.
-깊게 패인(x)주름살: 파인/팬(o). ←파이다[원] 패다.
-아이를 뉘인(x)뒤에야: 누인/뉜(o). ←누이다[원] 뉘다.
[중요] 위 말의 과거형 표기는 각각 ‘차였다/채었다(←차이었다)’; ‘파였다/패었다’; ‘누였다/뉘었다(←누이었다)’임. 어간 모음 ‘ㅏ’ 뒤에 접미사 ‘-이’가 결합하여 ‘ㅐ’로 줄어지는 경우는, ‘어’가 줄어지지 않는 게 원칙(한글 맞춤법 제34항 붙임1). ☞♣이중 피동의 잘못된 쓰임들 항목 참조.
□ 2단계 띄어쓰기 문제
사진: 출제 지문과 도전자의 선택. 정답이었다.
우승자는 일필휘지하듯 망설임 없이 시원시원하게 문제 풀이를 했다. 띄어쓰기를 어려워하긴 했지만 평소 제대로 원리.원칙 공부를 해 온 게 풀이 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행운도 따랐다. 띄어쓰기 난도가 대폭 하향 조정되었고, 도전자가 익힌 원리.원칙만으로도 너끈히 쉽게 풀 수 있는 것들로 출제되기도 했다.
이번에도 함정 수는 5개였는데, 난도순으로 보자면 ‘깨알같이 →작은 글씨 →문학 전집 →창밖 →읽고 나니’쯤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중 ‘깨알같이’는 전문가 수준이어야만 자신 있게 선택할 수 있는 고난도 문제였다. 뒤에 설명하겠지만 ‘깨알같다’는 말은 사전에 없는 말이기 때문이고 작은 것을 이를 때는 ‘깨알 같다’라고 띄어 적어야 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이 중 ‘작은 글씨/문학 전집’의 경우는 글자 그대로의 말들이어서 복합어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도전자는 명확히 알고 있었다. 특히 ‘작은 글씨/큰 글씨’는 ‘소문자/대문자’와 같이 한자어로 표기될 때는 한자가 지니고 있는 자동 축약 기능 때문에 한 낱말이 되지만 풀어 적을 때는 글자 그대로의 말들이기 때문에 띄어 적어야 하는 것들에 속한다.
우리말 중에는 그러한 것들이 적지 않은데, 그런 것들 중 조심해야 할 것으로는 전문용어가 있다. 그런 전문용어들은 원칙적으로는 띄어 적어야 하는 것들도 있지만(길게 붙여 적으면 의미 파악이 헷갈릴 때와 같이) 붙여 적기도 허용된다. 요즘 우리말로 풀어 적는 의학용어들 중에 특히 그런 것들이 많다.
도전자는 ‘깨알같이’ 앞에서 잠시 망설였는데 붙여 적기를 택했다. 도전자의 원리.원칙 공부 내공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길게 설명하면 분량이 상당하므로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중 해당 부분 일부만 떼어 내어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요약하자면 ‘깨알’이라는 명사 뒤에 조사 ‘같이’가 결합한 꼴이므로 ‘깨알같이’로 붙여 적어야 한다. 이와 유사한 문제는 예전에도 출제된 바 있고, 당연히 이곳 문제 풀이에서도 다뤘다.
◈[고급]♣‘-같다’가 명사 뒤에 붙어 만들어진 복합어들: 띄어 쓰면 잘못.
[예제] 아 정말 개코 같아서. 더럽다 더러워: 개코같아서의 잘못. ⇐한 낱말.
좆[개좆] 같은 인생이로군: 좆[개좆]같은의 잘못. ⇐한 낱말.
아 개떡같은 인생이야: 개떡 같은의 잘못. ⇐두 낱말.
그는 대쪽같은 사람이야: 대쪽 같은의 잘못 ⇐두 낱말.
그는 번개같은 한 방으로 끝장을 냈다: 번개 같은의 잘못. ⇐두 낱말.
○-같다: 감쪽같다/감태-/개좆-/개코-/굴뚝-/굴왕신(屈枉神)-/귀신-/금(金)쪽-/꿈-/끌날-/납덩이-/다락-/당금(唐錦)-/댕돌-/득달-/득돌-/떡판-/똑-/뚱딴지-/목석-/무쪽-/바둑판-/박속-/벼락-/벽력-/분통(粉桶)-/불-/불꽃-/불티-/비호-/생(生)때-/생(生)파리-/성화(星火)-/신청부-/실낱-/쏜살-/악착-/억척-/옴포동이-/왕청-≒왕청되다/장승-/전반(剪板▽)-/좆-/주옥-/쥐좆-≒쥐뿔-/찰떡-/철통(鐵桶)-/철벽-/철석-/철화(鐵火)-/추상-/하나-/한결-.
①띄어 써야 하는 말들: 흔히 쓰는 ‘대쪽같다/번개같다/지랄같다/개떡같다’는 없는 말. ‘대쪽 같다, 번개 같다, 지랄 같다, 개떡 같다’의 잘못. ‘개똥같다/둥덩산같다/호박같다’ 역시 잘못. 없는 말. 모두 띄어 써야 함. 그 밖에 띄어 써야 하는 말들. <예>가시 같다/감방 -/강철 -/개 -/개돼지 -/개미 떼 -/개 -/발싸개 -/거미줄 -/거울 -/거인 -/거지 -/거지발싸개 -/거짓말 -/거품 -/걸레 -/곤죽 -/하늘-.
②‘-같다’가 붙어 만들어진 파생어들은 이미 형용사이므로, ‘~같은’의 꼴로 활용할 때에도 띄어 쓰지 않지만, 파생어가 아닌 것들은 반드시 띄어 적어야 함! ¶도둑놈같은 소리만 하고 있네(x) →도둑놈 같은 소리만 하고 있네(o); 굴왕신 같은 차림새(x) →굴왕신같은 차림새(o).
③파생어들은 모두 접미어 ‘~같다’를 ‘~같이’로 바꾸면, 부사어가 됨. 그러나 아래의 세 낱말은 ‘~같다’형의 형용사가 없이 부사로만 쓰임.
이같이/그같이/저같이 이/그/저 모양으로. 이렇게/그렇게/저렇게. 각각 ‘이와 같이/그와 같이/저와 같이’의 준말. [주의]다같이(x)/다 같이(o) ☜[암기도우미] 다함께(x)/다 함께(o)
새벽같이 아침에 아주 일찍이.
딴통같이 전혀 엉뚱하게.
[주의] 위와 같이 ‘~ 같은’의 꼴일 때는 띄어 쓰지만 ‘명사+-같이’의 꼴로 부사어로 쓰일 때는 붙여 적음. 이때의 ‘-같이’는 명사 뒤에 붙어 부사 기능을 만드는 격조사이기 때문. 즉, ‘꽃같이, 얼음장같이, 도둑놈같이, 번개같이’로 붙여 적음. 이와 같은 기능으로는 격조사 ‘처럼’도 있음. ☞‘같이’와 ‘같은/같다’의 띄어쓰기 항목 참조.
같이 ①‘앞말이 보이는 전형적인 어떤 특징처럼’의 뜻을 나타내는 격조사. ¶얼음장같이 차가운 방바닥; 눈같이 흰 박꽃; 소같이 일만 하다; 나같이 해도 돼; 마음같이 그리 쉽게 될까. ②앞말이 나타내는 그때를 강조하는 격조사. ¶새벽같이 떠나다; 매일같이 지각하다. 즉, 격조사이므로 당연히 체언에 붙여 쓰고, ‘~같은’의 꼴로 활용하지는 못함.
‘창밖’은 기출문제로 한 낱말의 복합어다. 도전자 중에 ‘읽고 나니’를 ‘읽고나니’로 붙여 적는다면 그는 공부량이 모자란 사람이다. 설사 ‘나니’가 보조용언이라 할지라도 보조용언 붙여 적기는 본동사의 활용 어미가 ‘아/어’일 때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 3단계 낱말 뜻풀이 문제
사진: 출제된 문제와 정답 '무섭다'. 도전자는 '어수선하다'를 골랐다
참으로 안타까운 결과였다. 자신 있게 선택했고, 어느 정도 연상 추리도 근접했지만 끝까지 행운이 따라주진 않았다.
그럼에도 첫 도전에서 이처럼 멋진 결과를 거둔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행운만도 아닌 것이 띄어쓰기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이나 1단계 맞춤법 문제에서의 자신 있는 정답 행진 등으로 볼 때 충분히 달인에 올라도 좋을 젊은이였다. 참으로 멋지고 아름다운, 이 나라 젊은이들의 귀감이 되고도 남을 안이 꽉 찬 젊은이였다.
□ 마치면서
- 공부 방법: 참 실력은 공부 방식과 태도에서 나고 자란다. 그 기본 출발이 공부량과 제대로 된 공부 자료의 확보임은 물론이다. 잘못된 기본서 선택은 공부 전체를 헛고생으로 이끌기도 한다. 공부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두리번거리지 않고 잡생각이나 곁가지(지나치게 전문적으로 파고 들기도 이에 해당) 따위에 시간낭비하는 일 없이 100%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출연 횟수 쌓기로 끝난다.
- 마지막 정리/마무리: 이 프로에 도전하시는 분들 중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을 갖고 계신 분들은 마지막 정리 단계에서 부록으로 편제한 ‘맞춤법 규정’ 관련 부분을 꼭 일독하시기 바란다. 해당 낱말 거의 전부를 예시한 해설판까지 빠뜨리지 않고 훑기를 적극 권장한다. 전체적인 체계가 잡히면서 해당 낱말들에 쌓인 먼지떨이 효과가 놀랍다.
- 언어학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 학교 문법 시간에 대한 국어학 용어는 공부 당시의 중요성이 낮아서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또한 학생 시절의 시기에 따라서 일부 문법 용어나 역할에 대한 해설도 변한 게 있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내 책자의 부록에 ‘맞춤법 공부에 도움이 되는 문법 용어 몇 가지’ 난을 만들어 해설해 두었다. 공부 전에 그것부터 읽어두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전문가 수준으로 익힐 필요는 없지만, 어법의 원리/원칙과 관련된 설명 등을 이해할 때 크게 도움이 된다. 쉬운 예로 접사가 뭔지를 모르면 접두사와 접미사가 왜 그 위치에 붙어 한 낱말을 만드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고,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을 익히려면 무리하게 욱여넣기 식의 공부를 하게 된다.
- 띄어쓰기: 띄어쓰기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이 글의 대문간에 적어 놓은 대로, 반드시 자신의 언어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을 통해 실전 훈련을 쌓는 길이 지름길이다. 물론 그 전에 기본적인 원리/원칙 공부를 해둬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이메일을 자주 쓰는 것. ‘카톡’에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길게 적는 대신에 그걸 이메일로 작성해서 보내는 훈련을 하면 아주 좋다. 바쁘고 시간도 없는데 언제 그걸 하느냐고 하는 이들, 있다. 카톡에 매달려 보내는 시간들을 모아 보면 몇십 분 되는 경우, 드물지 않다. 그런 때는 집이나 사무실로 가서 이메일로 자세히 보내겠다고 하면 된다. 요즘 세상에 누가 이메일을 쓰느냐고 되묻는다면, 그는 달인 도전 자체를 포기하는 게 좋다. 그 정도의 정성과 노력쯤은 최소한의 요건이니까. 태도와 습관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어떤 일에서고 성공하는 이들은 모두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태도는 야무지기 짝이 없다.
끝으로, 공부 시간 부족에 쪼들리는 사람처럼 집중도가 높은 이들이 없다. 일분일초가 귀중한 이들이 공부 겨루기에서 항상 우듬지가 된다. 오늘도 그처럼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더라도. 출제 형식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끝]
[다시보기] 이곳에서 볼 수 있다: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woorimal/pc/list.html?smenu=c2cc5a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溫草 최종희(16 Jan. 2024)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1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국내 유일!
- 띄어쓰기까지 다룬 유일한 맞춤법 책자. 최대의 문제어 수록(15000 낱말 이상)
- 2009년 이후 매년 발표되는 국립국어원 수정 자료를 반영한 유일한 책자. 한 번 출간 후 요지부동인 것들과 달리 5차에 걸쳐 개정.보완
- <우리말 겨루기>에서 출제되는 맞춤법.띄어쓰기 문제 유형의 90% 이상이 이 책 내용으로 해설됨.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 국내 유일한 검색 및 읽기용 사전.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 국내 유일!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5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임.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은 20여 년이 넘음.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초판을 그냥 늘려서 찍어 낸 중쇄판들로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음.
이 사전은 전자책으로도 구매가 가능한데, 일장일단이 있음. 공부 효율을 높이려면 종이책으로 해야 하지만, 휴대용으로는 불편하여 자투리 시간에 수시로 공부하기에는 부적합. 전자책은 그럴 때 편리하고, 값도 훨씬 싼 편임.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