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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가족까지도, 무슨 말을 하더라도 즉시 지우고 살아라”: 스타 강사 김미경 뒤에는 명품녀 엄마가 있었다
스타 강사 김미경도 롤러코스터 인생이었다
이 시대의 스타 강사 중에는 김미경(‘65년생. 만 59세)이 있다. 언변 좋고 깔끔하고 선명한 메시지 전달 쪽에서 '엄지 척'에 속한다.
나도 그녀의 강의 수법을 대하면 감탄, 또 감탄한다. 강사는 10을 알 때 100을 전달할 수도 있고 100을 아는데도 겨우 20도 전달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이건 나도 대중 강연을 좀 해봐서 좀 아는 편이다. 나도 강의 말미에서는 꽤나 뜨거운 박수를 받았는데 그건 모두 성인 대상 강의였다. 중고딩 강의는 내 스스로 섭외를 거절했다. 강의란 강사와 청강자들이 어느 정도는 내통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김미경. 내가 개인적으로 코치를 해줄 수 있다면 '못생긴 게 독창적인 브랜드도 될 수 있습니다'의 제목으로도 강의하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김미경은 아직도 다이어트 욕구 등의 미인 강박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아래 오른쪽 사진은 김미경이 자신의 SNS에 올린 다이어트 성공 사진이다. 그런 모습들이 내겐 쪼매 그렇다. 풍성한 여인네의 모습일수록 멘토로서는 더 좋은 건데... 피상담자들은 상담자가 자신보다 미인인 사람 앞에서는 쓸데없이 맘이 불편해지는 경향이 있다. 요즘 상담업계 방송에서 가장 잘나가는 풍성한 오은영이 살아 있는 현물 모델이다. 미스코리아가 강연해 보라. 제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여성 청중들의 가슴속 박수를 이끌어내는 데는 괜한 걸림돌이 된다.
그런 그녀가 '무르팍도사'로 인하여 불거지고 그 후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바람에 모든 방송에서 하차까지 했던 표절 논란 속에서 오랜만에 복귀한 화면을 대했다. M00에서 방송한 걸 재방으로 봤다. 하기야 난 본방 시간도 모르지만, 밤 8시 이후에는 꿈나라족이어서 뭐가 방송돼도 모른다.
그녀는 더블유인사이츠, 아트스피치앤커뮤니케이션, 엠케이유니버스, 비저너리글로벌, MKYU 대표 등을 거친 요란뻑적지근한 여인이다. 도대체 그런 정력(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불가사의한 여인이다. 한때는 접속자가 178만 명에 이르는 유명 플랫폼 대표이기도 했다. 엄청 돈을 벌기도 했다. 7명이던 직원이 100여 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그런 그녀에게도 흥망성쇠는 있었다. 코로나 시절에 비대면 세상의 도래를 예상하고 만든 플랫폼은 새벽 2시에 집으로 가야 할 정도로 인기였지만, 코로나 해제 후 대면 세상으로 바뀌자 플랫폼 회사들의 줄 이은 부도/파산 사태를 그녀도 피해가지 못했다. 그녀의 50대 후반 인생을 덮쳐온 초강력 태풍이었다.
그때 혈압이 189까지 올라 응급실에 가서야 소생했고, 아픈 막내가 전화를 걸어 ’엄마 나 아파‘ 했을 때 엄마가 집에 못 간다면서 전화를 끊고 나서 자신도 모르게 뱉은 말은 ’왜 하필 지금 아파. 00같이‘였다.
김미경은 지독하고 혹독한 노력파였다
그녀는 주부 시절부터 자신의 시간은 새벽뿐인지라 04:30분에 일어나 2시간 반 동안은 야멸차게 매달렸다. 공부, 읽기, 메모하기, 계획하기... 등으로. 그런 습관은 평생 이어졌다. 하루의 일과를 시간 단위로 쪼개서 메모해 두고 살았다. 오후 4시면 아이들에게 문자하기 등도 그 일부일 정도로.
그녀의 독특한 공부법은 남다르다. 빈 책장을 들여다놓고 읽은 책들만을 꽂아가서 책장을 채워갔다. 지독하게 몇천 권을 읽어냈다. 단 10분의 여유만 읽어도 책을 들었다. 그녀의 빛나는 단문들은 그 독서력에서 나온다. 김미경의 서가 채우기는 읽어야 할 책 천여 권만 서가에 채워서 방문객들의 의아함을 자아냈던 움베르토 에코(1932-2016. 9개 국어 구사. 명예박사 40개)와는 정반대였다. 수만 권의 책을 읽어낸 에코는 볼로냐대학 도서관의 서가 어느 곳에 무슨 책이 있는지까지 알 정도로 다독가였고, 이 시대의 최고 석할 중 하나이자 기억력의 귀재급 천재였다. 그가 마지막으로 쓴 작품 <제0호>에 나오는 신문기사들의 날짜와 내용들은 그가 기억력만으로 채용한 것들이었는데, 평론가들의 검증 결과 99.9% 정확했다. [움베르토 에코와 이 마지막 작품에 대해서는 내가 블로그에 몇 군데 적어놓은 게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2193351937. https://blog.naver.com/jonychoi/221394285069]
그녀는 지독하게 공부하기 싫었던 영어를 7년 동안 독학했다. 그러곤 작년인가 올핸가 미국에 가서 영어로 강연을 했다. 참석자 모두가 큰 박수들을 쳐댔다. 강의 내용도 그렇지만, 그녀가 영어 강의를 할 수 있게 된 과정을 들으면서 더 크게.
머릿속만 굴리는 대신에 써대는 일은 자신 안에 잠자는 모터를 일깨우는 행위다
그녀는 30대 중반부터 지난 20몇 년간 매일 일기를 썼다. 대학노트 크기 한 장에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은 대신에 그날의 시간대별 사건과 느낌, 보완점들을 깨알같이 적어 넣었다.
잘나가던 회사가 폭망 수준에 이르고 월 2~3억의 대출을 받아 직원들 봉급을 줘야 할 때 그녀는 그게 자신보다 노력이 부족한 아랫것들 때문으로 여기고 십몇 년을 함께해온 본부장급들을 자를 생각도 했다. 하지만 당돌한 MZ 세대 직원들이 잘라야 할 건 CEO인 자신이라는 얘기들을 한다는 소릴 듣고선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오르내리기도 했다. 직원들 얼굴을 피하려고.
그때 평생 그처럼 죽어라 앞만 보고 뛰어온 자신은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그처럼 죽어라 뛰는 인생일 것이 뻔해서, 일기에다 죽고 싶다는 말도 썼다. 그런 인생이 뻔한데 굳이 고생할 필요가 있난 싶어서. 그러다가, ‘왜 죽어. 내가?’ 소리를 자신도 모르게 적었다고 했다. ‘바꿔 살면 되는 걸’ 소리를 답으로 찾아냈다.
인생의 바다에서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들의 해결책은 결국 그 자신 안에 있다. 상어 탐사를 하다가 바다에서 조난을 당했는데 수평선만 아스라할 뿐 섬 하나 안 보이는 바다에서 섬을 떠올리고 3일을 헤엄친 끝에 섬을 찾아내어 살아난 상어 탐사 여인처럼. 그런 내 안의 엔진(모터)을 찾아내고 구동시키면 길이 보인다. 그 엔진을 크고 특별한 수퍼 엔진으로 만들어가는 건, 바로 그 자신이다.
그녀가 들려주는 엄마의 이야기
스타 강사 뒤에는 명품 인생 코치가 있었다. 바로 그녀의 어머니다. 충북 증평의 촌구석에서 양장점을 하면서 세 딸과 아들을 모두 번듯하게 키워낸 시골 여인이다.
그 모친이 세 번째 딸을 낳고서 시아버지에게서 엄청나게 말매를 맞은 날, 그때도 일기를 쓰고 있던 그녀는 일기에다 ‘나는 우리 딸들은 전부 제대로 성공하는 자식들로 키운다. 시아버님 말씀은 지운다.’라 적었다. 그걸 김미경이 훗날에야 봤다.
그 말대로 모친은 딸들을 그리 키워냈다. 세 딸들 중의 하나인 김미경은 연대 음대 작곡과를 나왔다. 음대 입시는 레슨비가 엄청 들고, 연대 학비는 사립대 중 최고위 수준으로 비싸다.
그 모친이 일기에 적은 말들은 여러 가지다.
- “무조건 아침에 일어나라. 일어나거든 왜 일어났는지를 생각해라. 그날의 할 일,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고 그걸 조직화해라. 우선순위를 매겨서. 써야만 조직화된다. 머릿속으로만 끙끙거리지 마라. 무조건 모두 글로 써라. 그래야 정리되고 살아나고 실천된다.”
- “힘들다고 눕지 말고 일어나라. 일어나야 무슨 일이든 해낸다. 누워지내는 사람들은 그걸로 끝이다. 거기서 끝난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 “언제 어디서고 자신이 누군지 알고 살아라. 다른 사람들의 비난/비판 따위는 즉시 지우개로 지워라. 자신의 목표, 의미 있는 일에만 매진해도 시간이 모자란다. 오직 현재와 미래만 생각하고 준비하고 대비하라”
이건 40년대에 태어난 시골에서 인생을 보낸 여인으로서 생각도 못할 말들이다. 요즘의 스타 강사인 김미경이 어디서고 엄마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강의 내용 중에서도 빼먹지 않고 담아내는 내용들이 바로 엄마의 말들이다. 김미경이 20몇 년 동안 기를 쓰고 찾아난 길들은 이미 엄마의 일기 속에 담겨 있었다.
그런 엄마도 13년간이나 병상에서 지냈다. 김미경이 강의장에 섰을 때 엄마의 임종 소식을 들었는데, 울지도 못하고 강의를 끝내고나서야 울었다고 한다. 그런 오랜 투병 생활 중에도 모친은 딸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개별적으로 노트에 적었다. 모두 한 권씩의 노트 선물을 그래서 받았다.
김미경은 아직도 엄마의 전화번호를 해지하고 못하고 있다. 이유는 우리도 짐작한다. 죽어서나 살아서나 엄마를 멘토로 영원히 사랑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남편의 싸대기를 때리고 싶었다고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고백하기도 했던 김미경의 오늘을 만든 건 150% 그녀의 모친이었던 듯하다.
김미경의 모친처럼 자식들을 키우고, 김미경처럼만 하라
문득 그 모친이 엄청 보고싶어진다. 나도. 왜냐. 나와 딱 판박이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항상 해대는 소리가 그녀의 말과 똑같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라. 뭐든 머릿속만 굴리지 말고 즉시 바로바로 그때 써라. 그래야 계획도 서고 조직화/체계화된다. 남이 뭐라고 해도(설령 시아비같은 가족이라 해도) 안 맞는 소리거든 신경도 쓰지 말고 즉시 지워라. 타인에게 객관적으로 해코지가 안 되거든 맘에 둔 대로 행동으로 옮겨라(주관적으로 해코지라 여기는 것 자체가 쓸데없이 싸구려 천사표가 되는 길이어서 결국은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 되거나 짐덩이를 맡기는 일로 이어진다). 과거는 단 5분 전의 일이라도 다 잊어라(어느 자연인 프로에서는 2분 전의 일도 생각 안 난다는 이도 있었다. 그는 눈에 띄는 일부터 즉시 하고, 그날의 식사 메뉴조차도 그때그때 떠오르는 대로 해댔다. 과거 돌아보기와 미래 플랜 짜는 과거의 삶이 하도 진력이 나서...)"
김미경의 모친. 내가 하늘나란지 어딘지라도 가서 찾을 수만 있다면 만나서 힘차게 악수를 하고 싶다. 허락만 한다면 힘껏 허그도 하면서...
감히 다시 말한다. 어제는 일기장에만 존재하는 낱말이다. 오늘의 일기에는 입장 자체가 허용되지 않는다. 오늘과 내일의 성 문 통행증에서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선비의 문제의식이 오직 어제에만 머문다면 뭇새들의 잠꼬대나 다름없고,
상인의 현실감각이 오늘과 내일의 실물 속에서 자라지 않으면 그건 사막 위의 하루 장미요 조화일 뿐이다.
-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溫草 죄종희(28 Nov.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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