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1회(2013.4.22)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3. 2단계 문제
-문제 분포와 난도: 대체로 무난한 문제들이었다. 전회와 마찬가지로 문제가 까다롭지 않으면서도 재미있었다. 시청자들도 공부가 많이 될 수 있는 그러한 문제들. 2단계 문제 출제자의 수고에 깔려 있었을 아리따운 마음이 느껴졌다. 고마웠다.
위에서도 적었듯 이번 회에도 복잡한 복합 연상을 거치지 않고도 우리말 실력만으로 정답을 떠올릴 수 있었다. 공부 자료만 제대로 준비해서 공부한 경우에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중상급 문제 두 개가 포함된 것도 같았다.
이번 회에는 관용구들이 유난히 사랑 받았다. 제시어 전체가 관용구만인 경우 외에도 모든 문제의 제시어에 빠지지 않고 하나씩은 이용될 정도로. 시중에서 요약판으로 떠도는 고유어 중심의 얄팍한 공부 자료집에는 관용구들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자료에만 의존해서 공부하시는 분들은 낭패를 겪을 것은 불문가지. 공부 자료가 얇으면 위험성은 두껍고 넓어진다.
문제풀이로 가자.
-(ㅁ)(ㅇ) : 00에 차다/00을 삭이다/00이 풀리다/00이 통하다→ ‘마음’
평이한 문제. 네 분이 첫 제시어에서 멈췄고 한 분만 두 번째 제시어에서 멈췄는데 모두가 정답. 산뜻한 출발.
사실 이 마음에는 어려운 속담과 관용구들도 적지 않다. 산뜻한 출발을 위해서 어려운 것들을 피해준 출제자가 고마울 정도. 아래에 비교적 어려운 속담과 관용구 몇 개를 내 책자에서 전재하는 것으로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그런 사정을 우회적으로 알려 드리고 싶다.
마음씨가 고우면 옷 앞섶이 아문다 ? 아름다운 마음씨는 그의 겉모양에도 나타난다는 말.
마음 없는 염불 ? 하고 싶지 아니한 일을 마지못하여 하는 것.
마음에 붙다 ? 직업/생활 따위가 마음에 맞아 마음이 들뜨거나 불만스러워하지 아니하고 안착되다.
마음에 없으면 보이지도 않는다≒마음에 있어야 꿈도 꾸지 ? 생각/뜻이 없으면 이루어지는 것이 없음.
마음은 걸걸해도 왕골자리에 똥 싼다 ? 말로는 잘난 체 큰소리를 하여도 실제로는 못난 짓만 함의 비유.
마음을 잘 가지면[옳은 일을 하면] 죽어도 옳은 귀신이 된다 ? 착한 마음씨를 지니고 살면 죽어도 유감됨이 없음.
마음이 삭다 ? 맺히거나 격한 감정이 가라앉다.
마음이 맞으면 삶은 도토리 한 알 가지고도 시장 멈춤을 한다≒의가 좋으면 세 어이딸이 도토리 한 알을 먹어도 시장 멈춤은 한다 ? 사이 좋은 어머니와 두 딸처럼 서로 사이가 좋고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는 어떤 힘든 상황 가운데서도 별 불평 없이 서로가 도우며 잘 지낸다는 말.
마음이 열두 번씩 변사(變詐)를 한다 ? 마음이 요변스럽게 변함.
마음이 풀어지면 하는 일이 가볍다 ? 마음에 맺혔던 근심과 걱정이 없어지고 부아가 풀리면 하는 일도 힘들지 않고 쉽게 됨.
마음이 흔들 비쭉이라 ? 심지가 굳지 못하고 감정에 좌우되어 주견 없이 행동하는 사람.
마음자리 ?맘자리≒심지[心地]? 마음의 본바탕.
마음잡아 개장사 ? 방탕하던 사람이 마음을 다잡아서 생업을 하게 되었으나 결국 오래가지 못하여 헛일이 됨의 비유.
마음처럼 간사한 건 없다 ? 사람의 마음이란 이해관계에 따라서 간사스럽게 변함.
마음 한번 잘 먹으면 북두칠성이 굽어보신다≒남을 위해 주는 일엔 북두칠성도 굽어본다 ? 마음을 바르게 쓰면 신명(神明)도 알아 보살핀다는 말.
-(ㄷ): 우묵0/묵은0/생0/맨0 ->‘땅’
공부한 분에겐 쉬운 문제였지만 ‘땅’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우묵’이 들어간 3음절어는 우묵땅이 유일하므로. 5분 모두 두번 째 제시어에서 멈췄지만 정답을 맞힌 분은 김현숙 님 한 분뿐이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묵은땅’에는 ‘묵정논/묵정밭’이 속한다. ‘묵정이(묵어서 오래된 물건)’라는 말도 있는데, 한 번 선을 보인 낱말이기도 하다.
계제에 ‘땅’의 관련어들을 정리해서 올린다. 쉬운 말들이 대부분이다. 내 책자에는 관심해야 할 말들만 표제어로 올라가 있다. 필요하신 분들은 수기로 보완하시기 바란다.
◇‘땅’의 관련어
(1)다음 말들도 복합어로서 한 낱말임 : 겉땅/속땅/우묵땅/함지땅≒분지(盆地)/자투리땅/비탈땅≒경사지/언덕땅≒구릉지/수풀땅/짠땅≒염지(鹽地)/생땅(生-)/날땅/모래땅/자갈땅/진흙땅/마른땅≒건조지(乾燥地)/질땅/이국땅(異國-)/강남땅(江南-)/북녘땅(北-)/남녘땅(南-)/농사땅(農事-)≒경작지/논땅/소작땅(小作-)≒소작지.
(2)관심 낱말들
개땅? 바닷물이 드나드는 땅.
건땅? 기름진 땅.
하늘땅? 하늘과 땅을 아우르는 말.
쇳독땅(-毒-)? ≒광독지(광독의 피해를 받는 지역).
묵은땅? 일구거나 쓰지 아니하고 묵어 있는 땅.
갈이땅? ≒경토(耕土)(①경작하기에 적당한 땅. ②토질이 부드러워 갈고 맬 수 있는 땅 표면의 흙).
덕땅? 둘레의 지형보다 높으면서 평평한 땅.
벌땅? 벌을 이룬 땅.
맨땅? ①아무것도 깔지 아니한 땅바닥. ②거름을 주지 아니한 생땅. [유]나지, 땅바닥, 맨땅바닥
알땅? ①비바람을 막을 만한 것이 없는 땅. ②초목이 없는 발가벗은 땅.
질땅1? 질흙으로 된 땅.
질땅2? 여러 해 동안 농사를 짓던 땅.
골땅? 골짜기를 이룬 땅.
안땅? 진도 씻김굿 절차의 하나. 조상께 굿하는 것을 알림.
노땅[老-]? 나이가 많은 사람을 낮잡는 말.
삥땅? (속)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어야 할 돈의 일부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일.
돌땅*? 돌/망치 따위로 고기가 숨어 있을 만한 물속의 큰 돌을 세게 쳐서 그 충격으로 고기를 잡는 일. 또는 그렇게 치는 돌.
뒤땅? 윷놀이에서, 상대편의 말이 다 앞선 뒤의 말밭들.
이땅저땅? 은어로, ‘절름발이’.
-(ㄱ)(ㅂ) : 마루/고개/한숨을 돌리다/한00 → ‘고비’
평이한 문제. 출연자 모두 두 번째 제시어에서 멈췄고 모두 정답 행진.
-(ㄴ) : 0에 없는/0의 말도 석 달/0볼썽/0우세 ->‘남’
중상급 문제. 관용구와 속담은 역시 연륜이 많이 작용한다. 박순경 님은 이 문제가 나오자 혼자서 미소를 지었다.
‘남’과 관련된 관용구와 속담은 엄청 많다. 이곳에 모두 전재하기에는 양이 지나치게 많을 정도로. 말많고 눈치 볼 일 많은 세상이다 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남볼썽’과 ‘남우세’는 이미 선을 보인 말들인데, ‘남우세’는 유의해야 할 말이다. 형용사형인 ‘남우세스럽다’와 관련하여 얼마 전까지 언중이 흔히 쓰는 ‘남사스럽다’를 ‘남우세스럽다’의 잘못으로 인정해 왔으나, 지난번 복수 표준어 인정 과정에서 표준어로 인용(認容)된 말이다.
남볼썽*? 남을 대하여 볼 면목.
남세*≒남우세/우세? 남에게 비웃음과 놀림을 받게 됨. 그 비웃음과 놀림.
남우세스럽다≒남세스럽다/우세스럽다? 남에게 놀림과 비웃음을 받을 듯하다.
☞남사스럽다*? 지금까지는 ‘남세스럽다/남우세스럽다/우세스럽다’의 잘못이었으나, ‘남우세스럽다’의 복수 표준어로 인정. [2011년8월31일 개정]
-(ㅅ) : 볼메다/눈에 쌍심지를 켜다/씩씩거리다/골나다 → ‘성’
공부량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평이한 편. 현숙 님과 경숙 님만 첫번 째 제시어에서 멈췄는데, 공부량과 무관하지 않다. ‘볼메다’만 명확히 알고 있으면 답할 수 있었다. 참고로, ‘볼메다’는 흔한 말이지만 ‘볼먹다’도 있다. 같은 말이다.
볼먹다? ≒볼메다(말소리나 표정에 성난 기색이 있다).
-(ㅇ) : 0 짧은 소리/코밑/장차/0날 → ‘앞’
재미있는 문제였지만 출연자 분들에겐 몹쓸(?) 문제로 한 분을 빼고는 죄다 골탕 먹었다. 중상급 문제. 경숙 님만 첫 제시어에서 멈췄고, 나머지 분들은 두 번째 제시어 ‘코밑’을 보고 멈췄는데, 그것이 함정이었다. 제대로 된 공부 자료를 갖고 공부하신 강경숙 님의 내공(?)이 돋보이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번에 출제된 ‘앞 짧은 소리’는 재미있는 말이다. 관용구도 되고 ‘앞짧은소리’의 한 낱말도 되는 말이다. 그래서 출제 가능성이 높아 보여서 내 책자에서 표제어는 물론 뜻풀이에까지도 밑줄을 그어 놓았던 말이기도 하다.
이와 비슷한 말로 착각하기 쉬운 것에 ‘혀짜래기’라는 말이 있다. 흔히 ‘혀 짧은 소리 하지 마라’식으로 잘못 쓰고 있는 말이다. 공부들 해두시기 바란다. 맞춤법 문제로 언젠가는 출제될 말이다.
앞짧은소리? ①장래성이 없거나 장래의 불행을 뜻하게 된 말마디. ②앞으로 하지 못할 일을 하겠다고 섣불리 하는 말.
앞 짧은 소리 ? 앞일을 짧게 내다보고 하는 소리라는 뜻으로, 앞일을 제대로 내다보지 못하고 하는 말.
혀짜래기≒혀짤배기? 혀가 짧아서 ‘ㄹ/ㅅ/ㅈ’ 따위의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 ¶혀짤배기소리≒혀짜래기소리? .
코밑*? ①코의 아랫부분이라는 뜻으로, 아주 가까운 곳. ②곧 닥칠 미래의 비유.
턱밑? 아주 가까운 곳의 비유.
코 아래 입* ? 매우 가까운 것.
입 아래 코 ? 일의 순서가 바뀐 경우의 비유.
코 아래 진상 ? 뇌물이나 먹을 것을 바치는 일.
-(ㅋ)(ㅅ)(ㄹ) : 헛장/광을 치다/바람둥이/허풍 -> ‘큰소리’
‘헛장’이 일반적으로는 어려운 말이지만, 우리말 겨루기 문제에서는 이미 네 번 이상 선을 보인 말이어서, 공부해 오신 분들에게는 익숙한 말. 그리고 정답인 ‘큰소리’도 다른 형식의 문제들에서 여러 번 나온 말이어서 답 적어내기가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다섯 분 모두가 정답 통일!
이 큰소리와 관련해서는 이미 출제된 말이거나 앞으로 출제될 말들이 적지 않다. 차제에 그 관련어들을 다시 한 번 공부들 해두시라고 내 책자에서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입찬말*≒입찬소리*? 자기의 지위나 능력을 믿고 지나치게 장담하는 말.
큰소리*?1 ①남 앞에서 잘난 체하며 뱃심 좋게 장담하거나 사실 이상으로 과장하여 하는 말. ②남한테 고분고분하지 않고 당당히 대하여 하는 말.
호언장담[豪言壯談]? 호기롭고 자신 있게 말함. 그 말. [유]큰소리
허풍*[虛風]≒풍[風]? 실제보다 지나치게 과장하여 믿음성이 없는 말/행동.
헛장*2? 허풍을 치며 떠벌리는 큰소리.
대포쟁이*? 허풍쟁이/거짓말쟁이를 빗댄 말.
흰소리*≒큰소리/흰수작? 터무니없이 자랑으로 떠벌리거나 거드럭거리며 허풍을 떠는 말.
장담[壯談]? 확신을 가지고 아주 자신 있게 말함. 그런 말. [유]호언, 큰소리, 확신
바람둥이*? ①괜한 장담이나 하며 허황된 짓을 하고 다니는 실없는 사람. ②곧잘 바람을 피우는 사람.
명목장담[明目張膽]? 눈을 밝게 하고 담을 넓힌다는 뜻으로, 두려워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일을 함.
대언장담[大言壯談]? 제 분수에 맞지 않는 말을 희떱게 지껄임. 그 말.
광(을) 치다 ? ①윤기를 내다. ②사실보다 크게 떠벌려 허풍을 치다.
-점수 관리 : 2단계가 끝났을 때, 3단계 진출자들의 점수를 보면 김현숙, 강경숙, 김병균 님의 순으로 각각 1150/1300/800점. 여기서 1단계 취득 점수인 300/150/200을 빼면 실제로 2단계에서 얻은 점수들은 각각 850/1150/600점이 된다. 특히, 강경숙 님의 경우는 지난 회에 3단계 진출하신 분 중 2단계 획득 점수 1위 650점과 비교하여 거의 배 가까이 된다. 문제당 평균 150점 이상을 얻으신 것.
실은 이 점수대가 공부량(투자 시간)과 공부 자료(폭과 깊이) 두 가지를 제대로 해내신 분들의 기본 점수이기도 하다. 긴가민가할 때는 서두르지 않고 두 번째 제시어까지 보고서 멈추고, 자신 있을 때 첫 번째 제시어에서 멈추면 얻는 점수이므로. 앞서의 글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공부하신 분이 출연하셨다고 적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강경숙 님의 경우는 93년도에 처음으로 시행된 독학사 학위 1호를 갖고 계실 정도로 공부파에 노력파. 그런 분에게 당연히 돌아갈 점수였기도 했다.
4. 3단계
- 문제 분포와 수준 : 지난 회와 마찬가지로, 띄어쓰기 두 문제와 맞춤법 4문제. 출제된 문제들은 모두 일상의 어문 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는 유용한 것들이었다. 출제자의 따뜻하고도 깊은 시선이 느껴질 정도로.
누차 말해왔지만, 우리말 겨루기에 출연하는 목적이 명예와 돈이 앞서서는 안 된다. 출연을 계기로 구체적인 목표 설정 버릇을 몸에 익히고 자신의 끈기와 노력을 시험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라면, 그런 공부를 거쳐 얻은 것들을 실제 생활에 적용하여 조금이라도 나은 문화인 생활 버릇을 몸에 배게 하는 게 두 번째 목적이 되어야 한다.
우리말 공부 효용(?)을 어문생활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그거야말로 자신에게 수치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달인이나 우승자들이 돈 몇 푼이나 낯내기 수준에서 멈춘 이들이 적지 않다. 어문생활에 변화가 없는 이들, 참 많다. 그런 이들의 인생 여정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자만과 자족 사이에서 노닐다 보면 그렇고 그런 ‘퀴즈꾼’의 하나로 저락하고 말거나, 문화 색맹을 자처하게 된다. 되풀이한 말이지만 뿌리 없는 지식에서는 싹이 돋지 않는다. 그리고, 지식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배우고 난 다음의 각자 몫이다. 그것도 몹시 엄중한.
또 삼천포엘 들렀다. 문제 수준을 훑자. 아주 까다로운 고급 문제는 없었지만 관심을 끌 만한 것으로 두 가지가 있었다. 바로 ‘안되다’와 ‘안 되다’, 그리고 의존명사인 ‘들’의 등장. 공부를 안 한 분들이나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문제였거나 까다롭게 보였을 만한 문제였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늘 접하는 문례이기도 하므로, 출제자의 혜안이 미친 문제이기도 했다. 해당란에서 상세 설명을 하기로 한다.
문제풀이로 가자.
-벌레가 □ 기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①스물스물 ②스멀스멀 → ②
평이한 문제. ‘스물스물’이라는 말 자체가 우리말에는 없다.
-□ 노랫말에 귀를 기울였더니 절로 잠이 왔다. ①달콤한 ②달달한 →①
‘달달하다’가 사투리이며 표준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 정답을 찾는 데는 아주 손쉬운 문제.
그러나 이 말은 현재 전국적으로 쓰이고 있는 말인데다, ‘짜다’와 ‘짭짤하다’가 어감 차이를 인정하는 표준어로 등재되어 있으므로, 그와 같이 ‘달다’와 ‘달달하다’를 표준어로 인정해도 좋은 말이다. 내 단행본 초고에 수록된 내용을 전재하는 것으로 상세 설명을 대신한다.
▣음식 맛이 달달하다 : 좀 달다의 잘못. <-‘달달하다’는 방언.
[설명] 음식 맛과 관련된 ‘달달하다’는 방언. 동사 ‘달달하다’는 다른 뜻임.
[부연] 현재 ‘달달하다’는 사전에 없으나, ‘짜다’와 ‘짭짤하다(감칠맛 있게 짜다)’가 사전에 올라 있듯이 ‘달달하다(조금 달다. 감칠맛 있게 달다. 꿀/설탕의 맛과 같이 달다)’도 표준어로 등재되어도 좋은 말임.
달달하다? ①춥거나 무서워서 몸이 떨리다. 또는 몸을 떨다. ②작은 바퀴가 단단한 바닥을 구르며 흔들리는 소리가 잇따라 나다. 그런 소리를 잇따라 내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수도꼭지를 꼭 □. ①잠궈라 ②잠가라 →②
역시 기본적인 문제. 이 문제는 ‘김치를 담궜다’가 ‘~ 담갔다’의 잘못이라는 걸 아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이런 말에는 ‘잠그다/담그다/쓰다’의 세 말이 있다. 상세 설명을 내 책자에서 전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김치를 담궈 먹다’에서, ‘담궈/담가’ 중 맞는 것은? : 담가의 잘못. <-담그다{원]
어제는 김치를 담궜지 : 담갔지의 잘못. <-담그다[원]
[유사] 문을 잠궜다(x) ≒문을 잠갔다(o)
[설명] ‘김치를 담궈 먹다’라고 하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잘못. ‘문을 잠궜다’라는 말도 ‘문을 잠갔다’로 해야 옳음. 어간이 ‘으’로 끝나는 ‘담그-, 잠그-, 쓰-’와 같은 것들은 ‘-아/어, -았/었-’의 어미가 결합하면 ‘으’가 탈락해 ‘담가/담갔-; 잠가/잠갔-; 써/썼-’으로 됨.
예) 담그다 : 담-가(<-담그-+-아), 담갔다(<-담그-+-았다)
잠그다 : 잠-가(<-잠그-+-아), 잠갔다(<-잠그-+-았다)
쓰다 : 써(<-쓰-+-어), 썼다(<-쓰-+-었다).
-우리 누나 손등을 □ 주어라. ①간질러 ②간질여→ ②
어렵지 않은 문제. 여기서 한 가지. 예전에는 ‘간질이다’가 ‘간지럽히다’의 잘못이었는데 2011년에 복수표준어로 인정된 말이다. 단, ‘간지르다’는 여전히 잘못(비표준어). 상세 설명은 내 단행본 초고의 내용을 전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전에도 적었지만, 이러한 용언의 활용 문제에서는 원형을 떠올린 뒤 그에 따른 활용을 검토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된다. 그리고 그것이 또한 올바른 방법이기도 하고. 원형 ‘간질이다’를 떠올려 활용형을 입속으로 뇌다 보면 정답이 보인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위의 문제에서도 원형 ‘잠그다’를 떠올리고 그 활용을 검토해 보면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다. (공부를 할 때 그래서 원리를 먼저 공부하고 나면 쉽다고 했다. 원형 떠올리고 활용을 생각하는 것도 그러한 기본 원칙에 속한다.)
▣그렇게 간지럽히지마 : 맞음.
간지르다? ‘간질이다’의 잘못.
[설명] 예전에는 ‘간지럽히다’가 ‘간질이다’의 잘못이었으나 복수표준어로 인정.
▣저 녀석 옆구리를 간질러 주어라 : 간질여의 잘못. <-간질이다[원]
[설명] ①‘간질이다’는 ‘간질이-’가 어간이므로 '간질이는/간질이고/간질이니/간질이면'으로 규칙 활용. 따라서 ‘간질이+어->간질이어->간질여’가 되어야 함. ②‘간질러’가 되려면 ‘간질르다’가 원형이어야 하는데, 이는 특별한 이유 없이 ‘ㄹ'이 잘못 덧붙여지는 경우에 해당되어 잘못임. ☞특별한 이유 없이 ‘ㄹ'이 잘못 덧붙여지는 경우 참조.
-또다시 실연당한 그가 더없이 □ 보인다. ①안돼 ②안 돼 →①
위에도 적었지만 공부를 안 한 분들이나 일반인들에게는 좀 까다로운 문제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내어 들여다보면 아주 손쉬운 문제이기도 하다. 즉, 부사로 ‘안’이 쓰인 ‘안 되다’와 의미 특정이 이뤄진 한 낱말 ‘안되다’를 구분하는 손쉬운 문제이므로.
이와 같은 유형의 문제로 출제될 수 있거나 실생활에서도 좀 헷갈리게 되는 낱말들에는 이 밖에도 ‘못 쓰다’와 ‘못쓰다’, ‘못 하다’와 ‘못하다’, ‘못 살다’와 ‘못살다’, ‘잘 되다’와 ‘잘되다’...... 등이 있다. 내 책자의 해당 부분 설명을 전재한다. 차분히 공부해서 이참에 확실하게들 익혀 두시기 바란다.
그리고 이 ‘돼’의 표기 문제는 고급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 ‘되어’로 바꾸어 말이 되거나 반드시 바꾸어 표기해야 하는 경우에는 ‘돼’로 써야 한다. 내 책자를 갖고 계신 분들은 이 ‘돼’의 올바른 표기 문제에 신경들 쓰시기 바란다. 앞으로 반드시 출제될 영역 중의 하나이므로. (그만치 기본적이기도 하다.)
▣얼마 못살고 갈 놈이 욕심은 : 못 살고의 잘못.
[구분] 못살다? 가난하게 살다. 견디기 어렵게 하다. ¶못사는 형편에 웬 대형차?
못 살다 ¶5년밖에 못 살 운명이었구먼. <-‘못’은 부사.
[활용]
못하다?? ¶공부를/술을/노래를 못하다; 먹지 못하다; 동생만 못하다; 좋지 못하다.
못 하다 : ‘못’은 부사. ¶컴을 모르면 취직을 못 한다; 아파서 일을 못 하다.
못쓰다? ①몸이 축나다 ②옳지 않다 ③바람직하지 않다.
못 쓰다 : ‘못’은 부사. ①쓰지 못하다. ②쓸모없다 ③글씨/글을 (바르게) 쓸 수 없음.
못미처? ¶그 집은 우체국 못미처에 있다. <- 대부분 ‘-에’가 붙음.
못 미쳐 : ‘못’은 부사. ¶힘에 못 미쳐 지고 말았다; 우체국 못 미쳐 작은 가게가 있다.
잘되다? 일/현상/물건 따위가 썩 좋게 이루어지다 ¶이야기가 아주 잘되었다; 그 사람 정말 잘된 일이야.
잘 되다 : ‘잘’은 부사. ¶이 기계는 조그만 충격에도 파손이 잘 된다.
안되다? ①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다. ②근심/병 따위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 ¶못 도와줘 어찌나 안됐던지; 자네 얼굴이 안됐군.
안 되다 : ‘안’은 부사. (‘아니’의 준말) 위의 두 가지 의미를 제외하고는 모두 띄어 써야 함.
-□ 일컬어 '과일'이라고 한다. ①사과, 배, 감들을 ②사과, 배, 감 들을 ->②
이 ‘들’이 ‘등’과 같은 의미의 의존명사라는 걸 처음 접하신 분들도 계실 줄 안다. 그만큼 뜻밖의 문제로들 여기실지도 모르겠다. 출제 가능성이 높아서, 내 책자에도 두어 곳에 되풀이해서 설명해둔 말이기도 하다.
▣개구리, 미꾸라지, 붕어들을 잡았습니다 : 붕어 들을의 잘못. <-‘들’은 의존명사.
물고기와 여러 종류의 곤충들을 잡았지 : 문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설명] ①‘들’은 의존명사와 접미사의 두 가지 기능이 있음. 즉, 개구리, 미꾸라지, 붕어 모두를 가리키는 경우에는 의존명사이며, ‘등’과 같은 뜻. ②그러므로, ‘여러 종류의 곤충’만을 뜻하는 경우에는 ‘곤충’ 뒤에 ‘복수(複數)’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인 ‘-들’을 붙여 ‘곤충들’과 같이 쓰고, 물고기와 곤충을 모두 가리키고자 할 경우에는 ‘물고기와 여러 종류의 곤충 들’과 같이 의존명사를 써서 표기하는 것이 의미 전달이 분명해짐.
3단계가 끝났을 때 세 분의 점수는 각각 1450/1600/1000점. 김현숙 님이 300점을 획득할 정도로 선전하셨지만, 출발선에서 벌어진 150점의 간격을 좁히진 못했다. 강경숙 님의 폭넓은 공부량이 아주 돋보였다. ‘안 돼’ 부분의 설명에서 핵심을 찌를 정도로. 김병균 님은 그 자리에서 앞으로 더욱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셨지 않을까. [계속]
462회(2013.4.29)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0) | 2013.04.30 |
---|---|
461회(2013.4.22)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3) (0) | 2013.04.24 |
461회(2013.4.22)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0) | 2013.04.23 |
460회(2013.4.15)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보기(3) (0) | 2013.04.17 |
460회(2013.4.15)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0) | 2013.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