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2회(2013.4.29)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1. 개괄
-출연자들의 면면 : 배준우(29. 학생. 고려대 사회학과 4년). 이승호(28. 삼성증권). 이예진(33. 고교 영어 교사. 마산). 심재순(46. 주부. 강릉). 박옥애(53. 주부).
-출연자 소묘 : 이번엔 1번 2번 타자 자리를 20대 청년 두 분이 차지하셨다. 충만한 패기와 꿈이 교직해 내는 생기와 열정만으로도 저절로 새파란 풀밭이 펼쳐질 듯한 젊음. 그 주인공들을 대할 수 있음 또한 이 프로그램 덕분이다.
특히 나같이 오락류나 드라마 프로그램들과 아예 담 쌓고 지내는 사람들은 이런 프로그램이 없으면 <6시 내 고향> 다시 보기로나 울 나라 티브이와 간신히 얼굴 인사를 나누게 된다. 하하하.
(참, 얼마 전까지 내가 열렬한 시청자를 자청하며 딸내미와 함께 봤던 게 KBS의 고교생 ‘스카우트’ 프로그램이었는데, 그것이 이번에 폐지된 ‘퀴즈 대한민국’ 시간대로 옮겨진 바람에 난 그마저도 못 보는 불쌍한 처지로 전락했다. 그 시간대는 일하는 시간이지 티브이 보는 시간이 아닌지라. 꺼이꺼이.)
방송 기자를 겨누고 있다는 고대 졸업반의 배준우 학생은 훤칠한 외모뿐만 아니라 그 목소리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아나운서를 지망해도 그 목소리로 가점 혜택을 받고 들어갈 정도로.
사회학과 역시 참으로 멋진 학과다. 자신의 노력에 따라서 사회 진출 후 하지 못하는(?) 게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배우는 학과. 내 개인적으로는 사회심리학에 엄청 관심하는 처지라서 예전에는 사회학과 심리학을 한꺼번에 공부하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웃기는 생각도 한 적이 있다.
참 고대의 사회학과에는 내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교수님도 계셨다. 울 나라에서 문화인류학이라는 게 발붙일 곳이 없던 시절에 가족학을 하셨던 C 교수님. 학교는 달랐지만 그분을 찾아뵙고 질문지를 빼곡히 채워 온 적도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고, 문화인류학 분야도 이제는 학과 이름까지 버젓이 달고서 곁방살이를 안 해도 될 정도가 되었지만. (그래도 수도권 대학에는 서울대, 연대, 한양대, 덕성여대 등 네 군데에만 독립학과로 개설되어 있을 뿐이다. 내게 그 분야의 눈을 뜨게 해주셨던 L 교수님은 70년대에 교육학과에서 그걸 가르치셨으니, 그에 비하면 상전벽해이긴 하지만.)
오늘은 내가 왜 이렇게 초장부터 삼천포행일까. 이것 참. 얼른 원위치 하자.
삼성증권에서 일하고 있는 이승호 씨. 그가 전한 동료 말이 재미있었다. 이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은 나이 드신 분들이 보는 거라는. 앞서 나가는 삼성맨들의 말치고는 실망이 컸다. 단단+딴딴하기로 으뜸이던 삼성 젊은이들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다니. 비생산적인, 배울 것 하나 없는 예능 공화국화(化) 프로그램에 그들도 오염되었단 말인가. 설마 그건 아니겠지.
고3 담당 영어 교사이신 이예진 님. 칭찬할 것들이 산더미지만 이미 잔소리가 길어졌으니 하나만 하자. 그분 역시 내가 이곳에서 늘 하던 말에 확실한 꼬리표 하나를 붙였다. 우리말 잘하는 사람이 영어도 잘한다는 그것. 이 말을 뒤집어 말하면 이렇다. ‘영어 못하는 사람은 우리말도 못한다’이다. 이건 내가 사원 면접장에서 수십 년을 보내면서 저절로 터득한(?) 진리이기도 하다.
-출연자들의 공부량과 공부 자료 : 3단계 진출자들이 이 부분에 대한 짐작을 몸으로 보여 주셨다고나 할까. 패기를 앞세운 젊은이들은 준비 소홀이었던 듯하다. 공부량이나 자료 준비 면에서 모두 다른 세 분들에게 한참 뒤질 정도였다. 그런 게 눈에 보일 정도로.
공부 자료 면에서 심재순 님과 박옥애 님이 아쉬웠는데, 특히 심재순 님의 경우는 공부 자료가 치우친 듯해서 더 아쉬웠다. 공부 시간도 좀 모자랐던 듯하고. 이 두 분은 좀 더 시간을 투자해서 다시 준비한다면 맛있고 멋있는 결과를 맛보게 되시지 않을까 싶다.
문제풀이로 가자. 잡담을 너무 많이 했다. 오늘도.
2. 1단계 문제
이번에는 희한하게도 약속이나 한 듯이 100점 득점자들이 네 분이나 됐다. 가장 애를 먹이는 ‘?0?’ 문제에서 낙마하신 분은 박옥애 님 한 분이고, 나머지 네 사람은 비교적 쉬운 편인 ‘0??’이나 ‘??0’에서 고배들을 드셨다. 제시어들도 그런 대로 무난한 편이었는데. 아무래도 방송 녹화장의 긴장감 때문에 그러신 건지.
참 한 가지. 어제 오답 처리된 것들 중에 우리가 제대로 알고 가야 할 게 있다. 예컨대, 배준우 학생이 답한 ‘음 소거’와 이승호 군이 답한 ‘수훈 갑’이 어째서 3음절어가 아닌가 하는 것이 그것이다. 사회자가 그 이유 설명을 자세히 하지 않고 사전에 없는 말이라고만 해서 아마 궁금해 하신 분들도 계실 듯하다.
흔히 쓰는 ‘음 소거’는 동영상 같은 데서 소리 부분을 없애서 무음 처리를 한다든지, 음파 변환 시 소리는 없애고 파형만 띄워서 보는 경우 같은 데서 많이 쓰는 말인데, 이것이 한 낱말의 전문 기술용어로 전문가들 사이에 공인(?)된 말은 아니다. 기술 관련 용어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 심의와 국어 심의회를 거쳐 사전에 오르게 되는데, 아직 이 말을 하나의 합성어로 인정하지는 않고, ‘음’과 ‘소거’의 두 낱말로 본다. 즉, ‘음 소거’라 적어야 하는 것이다. ‘음소거’라고 적으면 틀린 말이 되는 것. 그 때문에 오답 처리가 된 것이다.
‘수훈 갑’은 흔히 틀리기 쉬운 말이다. 마치 이걸 ‘수훈갑’이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알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없는 말이며, ‘수훈 갑’으로 적어야 한다. 여기서 ‘갑’은 차례/등급을 매길 때 첫째를 이르는 말로 명사다. 즉 연속된 두 낱말일 뿐이지, 하나의 합성어가 아니다.
좀 더 명확한 이해를 위해 내 단행본 초고에서 해당 부분을 전재하면 이렇다.
▣그는 당연히 표창감이고 그 중에서도 수훈갑이야 : 수훈 갑의 잘못.
[설명] ‘수훈갑’이라는 말은 없으며 수훈 뒤에 ‘차례나 등급을 매길 때 첫째’를 이르는 명사 ‘갑(甲)’을 이어 쓸 수는 있음. 즉, ‘수훈갑’이라는 한 낱말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붙여 쓰면 잘못. 한편, 접사 ‘감’에는 ‘자격을 갖춘 사람’의 뜻이 있으므로 ‘수훈감/표창감’은 가능함.
수훈감(受勳-)? 훈장을 받을 만한 사람.
출연자들이 낙마한 다른 말들은 조금만 생각해도 무수한 답들이 나올 수 있는 평이한 제시어들이었다. 위에 적었듯이, 조금만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었어도 쉽게 답할 수 있었던 것들이기에 문제 풀이도 건너뛰기로 한다.
3. 2단계 문제
-(ㅅ)(ㅅ)(ㅇ) : 가만가만/소곤소곤/속닥속닥/나직나직 -> ‘속삭임’
어렵지는 않았지만 배준우 학생은 끝까지 답을 못 썼을 정도로 연상 순발력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문제. 네 분의 정답 행진으로 산뜻한 출발. 차분해야 했었던 게 관건. 두 번째 도움말 ‘소곤소곤’까지 기다렸다가 써도 됐던 문제.
-(ㅇ)(ㄷ) : 둑/00에 둔덕 대듯/둔치/00바지 -> ‘언덕’.
이예진 님이 여기서부터 순발력과 실력의 일단을 보이기 시작했다. 첫 도움말에서 멈췄고 정답.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둑’과 ‘둔덕’을 알고 있으면 ‘언덕에 둔덕 대듯’을 몰라도 정답 연상을 할 수 있었던, 문제 자체 내에 답이 있었던 문제였는데, 그것 또한 공부한 분들에게만 가능한 일이었다. 두 번째 도움말에서 네 분이 멈췄고 모두 정답을 제시했던 것도 그 덕분이었다.
도움말로 나온 ‘언덕에 둔덕 대듯’이라는 속담과 관련하여, ‘도둑놈 허접 대듯’이라는 고급 속담 문제로도 출제될 수 있다. 두 속담이 같은 뜻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오는 ‘허접(許接)’이라는 말은 ‘도망친 죄수나 노비 등을 숨기어 묵게 하던 일’을 뜻하는 역사적 용어인데, 지금은 쓰일 일이 없다. 고전 역사소설을 집필하는 이라면 몰라도.
내 책자에서 관련 설명을 전재한다.
언덕에 둔덕 대듯≒도둑놈 허접 대듯 ? 무슨 잘못을 저질러 놓고 그것을 감추려고 정신없 이 애씀의 비유.
(ㅁ) : 0을 세우다/0이 곧다/0을 풀다/0이 막히다 -> ‘목’
관용구 문제로서 상급 문제였다. 출연자들의 답이 ‘몸’과 ‘목’으로 나뉘었고, 정답자는 두 분뿐이었다. 이럴 때는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정답 확신이 들 때 멈추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이 문제는 도리어 세 번째 도움말 때문에 더 헷갈리는 그런 결과를 낳았다. 많이 공부하고 확실한 공부 자료로 공부해둔 사람은 이럴 때 표가 난다. 덜 헷갈리게 되므로.
‘목’과 관련된 관용구 및 속담은 엄청 많다. 도움말로 나온 것들만 내 책자에서 아래에 옮기고 나머지는 글 맨 아래에 매달기로 한다.
목을 세우다 ? 몹시 노하거나 흥분하다.
목(이) 곧다 ? 남에게 호락호락 굽히지 아니하며 억지가 세다.
목을 풀다 ? 창/노래/연설 따위를 하기에 앞서 목소리를 가다듬다.
목(이) 막히다 ? 설움이 북받치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 하나. 괄호 안에 표기한 것은 그 말이 들어가도 좋고 없어도 좋다는 뜻이다. 즉, ‘목 곧다’나 ‘목이 곧다’는 같은 말이다. ‘목 막히다’나 ‘목이 막히다’가 같은 것 또한 똑같다.
-(ㅂ)(ㅊ) : 00다리/00옷/턱00/책00 -> ‘받침’
이 문제는 공부한 분들이 성급하게 멈춰서 망한(?) 경우. 아닌 게 아니라 나도 ‘00다리’를 보면서 ‘복찻다리’를 떠올렸을 정도였는데, 그 다음 도움말을 보면서 생각을 바꿔야 했다. 그처럼, 도움말을 기본적으로(?) 두 개 정도는 봐 두는 게 좋다. (그렇게 해서 맞혔을 경우도 1000점을 넘길 수 있다!)
도움말 중 ‘받침다리’는 공부해 둬야 할 말이며, 그와 관련한 고급 낱말로는 ‘받침두리’가 있다. 공부해 두면 쓸모가 아주 큰 말이다. 일상생활에서도. ‘받침옷’ 또한 그렇다. 내 책자에서 밑줄들을 그어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받침다리? 장롱 따위를 세우기 위하여 그 밑에 달아 놓은 작은 받침.
받침두리? 양복장 따위의 아래에 덧대어 받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 나무.
받침옷? 겉옷 안에 끼어 입은 옷.
-(ㅈ)(ㄹ) : 발보이다/입차다/생색나다/ ->‘자랑’
‘발보이다’를 공부하신 이예진 님과 박옥애 님 두 분이 첫 도움말에서 멈췄을 정도로 공부량과 자료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 문제. 이럴 때도 차분하게 기다리면 된다. 다른 분들 따라서 조급하게 멈추려 하지 말고.
‘발보이다’와 ‘입차다’ 모두 낯선 말들은 아니다. ‘발보이다’는 뜻풀이 문제로, ‘입차다’는 ‘입찬말/입찬소리’ 꼴로 출제되었던 낱말들.
내 책자에 들어 있는 ‘자랑’의 관련어‘ 중 일부만 아래에 전재한다.
◇‘자랑’의 관련어
자랑*? 자기 자신 자기와 관계있는 사람/물건/일 따위가 썩 훌륭하거나 남에게 칭찬을 받을 만한 것임을 드러내어 말함.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거리.
자랑감*≒자랑거리? 자기와 관계있는 일/물건으로 남에게 드러내어 뽐낼 만한 거리.
자랑차다? 남에게 드러내어 몹시 뽐낼 만한 데가 있다.
공치사*[功致辭]? ①남을 위하여 수고한 것을 생색내며 스스로 자랑함. ②남의 공을 칭찬함.
앞치레? ③남 앞에서 아니꼽게 제 자랑을 늘어놓는 일. ¶~하다?
조상치레[祖上-]? ①조상을 자랑하고 위함. ②조상에 대한 치다꺼리.
헛자랑? 자랑할 거리가 못 되는 것을 자랑함. 그런 자랑. ¶~하다?
흰소리? 터무니없이 자랑으로 떠벌리거나 거드럭거리며 허풍을 떠는 말. ¶~하다?
힘자랑? 힘이 센 것을 자랑함.
힘쟁이? 힘이 매우 센 사람/힘자랑을 하는 사람.
노래자랑*≒노래잔치? 여럿이 모여 누가 더 노래를 잘하는지를 겨루며 즐기는 일.
생색[生色]? ①다른 사람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있거나 자랑할 수 있는 체면. ②활기 있는 기색.
생색나다[生色-]? 다른 사람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있거나 자랑할 수 있는 체면이 서다.
덕색[德色]? 남에게 조금 고마운 일을 하고 그것을 자랑하는 말/태도.
덕색질[德色-]? 남에게 조금 고마운 일을 하고 그것을 자랑하는 말/태도를 나타내는 짓. ¶~하다[德色-]?
보람? ③어떤 일을 한 뒤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 자랑스러움/자부심을 갖게 해 주는 일.
아라크네[Arachne]?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베 짜는 명수. 그 기술을 자랑하여 아테네 여신에게 도전하였다가 여신의 미움을 사서 거미로 변하였음.
일수전매[一手專賣]? ②그 사람만이 전문으로 하거나 자랑으로 행하는 일.
발보이다*? ①남에게 자랑하기 위하여 자기가 가진 재주를 일부러 드러내 보이다. ②무슨 일을 극히 적은 부분만 잠깐 드러내 보이다.
빠기다<뻐기다? 얄미울 정도로 [매우] 우쭐거리며 자랑하다.
여봐란듯이? 우쭐대고 자랑하듯이.
보란 듯이 ? 남이 보고 부러워하도록 자랑스럽거나 떳떳하게.
어깨가[어깨를] 으쓱거리다 ?뽐내고 싶은 기분/떳떳하고 자랑스러운 기분이 되다.
팔뚝을 뽐내다 ? 팔뚝을 드러내어 힘을 자랑하다.
자랑 끝에 쉬슨다[불붙는다] ? ①너무 자랑하면 그 끝에 말썽이나 화가 생김. ②너무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리면 일을 그르치게 됨.
버는 자랑 말고 쓰는 자랑 하랬다* ? 돈을 모으려면 저축을 잘해야 됨을 비유.
병 자랑은 하여라* ? 병이 들었을 때는 자기가 앓고 있는 병을 자꾸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말하여 고칠 길을 물어보아야 좋은 치료 방법을 찾을 수 있다는 말.
홍두깨 같은 자랑 ? 크게 내놓고 말할 만한 자랑의 비유.
난쟁이끼리 키 자랑하기≒도토리 키 재기 ? ①정도가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서로 다툼. ②비슷비슷하여 견주어 볼 필요가 없음.
앉은뱅이 무엇 자랑하듯 ?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자기 자랑을 하는 경우를 이름.
눈앞에서 자랑 말고 뒤에서 꾸짖지 마라* ? 눈앞에서는 아첨하고 뒤에서는 헐뜯는 간교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말.
-(ㅎ) : 흰목/o 빼물다/겨룸/0 자라다 -> ‘힘’
‘흰목’을 공부한 이에게도 갸우뚱거리게 하는 상급 문제였다. 헷갈리기도 하고, 다음 관용구와의 연결도 쉽지 않았다. 세 번째 도움말까지 연결시켜야 정답 유추가 가능했던, 비교적 어려운 문제였다. 이럴 때는 도움말을 끝까지 보는 한이 있더라도 정답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 안전 운행이 최고다. (일찍 멈춘 두 분은 오답이었고, 기다렸던 세 분이 정답.)
‘흰목’은 출제 가능성이 높아서 내 책자에서 표제어와 뜻풀이 모두에 밑줄 처리를 해뒀던 말이기도 하다.
흰목? 터무니없이 자기 힘을 뽐냄.
희뜩머룩이? 실없이 희떠운 짓을 하여 돈/물건을 주책없이 써 버리는 사람.
흰수작[-酬酌]? 되지못한 희떠운 짓/말.
-(ㅈ)(ㄴ) : 구김새/자라목/00이 들다/움츠러들다 -> ‘주눅’
고급 연상이 필요한 만만치 않은 문제였다. 나도 얼른 떠오르지 않아서 세 번째 도움말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걸 보고서야 ‘구김새’의 뜻풀이를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사회자가 말한 대로, ‘구김새’의 뜻 중에는 ‘기가 꺾이거나 풀이 죽은 태도/기색’이라는 게 있다. 자세히 보이면 아래와 같다.
구김살*<꾸김살? ①≒구김(구겨져서 생긴 잔금). ②≒구김(표정/성격에 서려 있는 그늘지고 뒤틀린 모습). ③일 따위가 순조롭지 못하고 지장이 있는 상태.
구김*? ①≒구김살 ②≒구김살. ③≒구김새(말/글이 이치에 닿지 않아 막히는 모양).
구김새? ①종이/천 따위가 구겨진 정도/모양. ②기가 꺾이거나 풀이 죽은 태도/기색. ③≒구김. 말/글이 이치에 닿지 않아 막히는 모양.
아래에 보이는 것은 위에서 언급한 <‘목’과 관련된 관용구 및 속담>이다.
◇‘목’과 관련된 관용구 및 속담
목(을) 놓아[놓고]≒청 놓아[놓고] ? 주로 울거나 부르짖을 때에 참거나 삼가지 않고 소리 를 크게 내어.
목(을) 베다[떼다/따다/치다]≒목(을) 자르다 ? 직장에서 쫓아내다.
목(을) 파다 ? 칼 따위로 목을 찌르다.
목(이) 곧다 ? 남에게 호락호락 굽히지 아니하며 억지가 세다.
목(이) 마르게 ? 몹시 애타게.
목(이) 막히다 ? 설움이 북받치다.
목(이) 잘리다 ? 직장에서 쫓겨나다.
목(이) 타다 ? 심하게 갈증을 느끼다.
목 안의 소리 ? 들릴 듯 말 듯 한 작은 소리.
목에 거미줄 치다 ? 곤궁하여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처지가 되다.
목에 걸리다 ? ①충격으로 음식 따위가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않다. ②어떤 일이 잘 진 척되지 않고 막히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 죽음을 각오하고서라도 필사적으로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으 로, 무슨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버틴다는 말.
목에 힘을 주다 ? 거드름을 피우거나 남을 깔보는 듯한 태도를 취하다.
목에 힘이 들어가다 ? 자신의 권위/능력 따위를 뽐내다.
목을 걸다 ? ①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다. ②직장에서 쫓겨나는 것을 무릅쓰다.
목을 세우다 ? 몹시 노하거나 흥분하다.
목을 조이다[죄다] ? 고통스럽게 하여 망하게 하거나 못살게 하다.
목을 축이다 ? 목 말라 물 따위를 마시다.
목을 풀다 ? 창/노래/연설 따위를 하기에 앞서 목소리를 가다듬다.
목이 간들거리다 ? ①죽을 고비에 직면하다. ②직장에서 쫓겨날 형편에 처하다.
목이 날아가다[달아나다] ? ①죽임을 당하다. ②직장에서 쫓겨나게 되다.
목이 달랑달랑하다 ? 지위에서 밀려날 형편에 놓이다.
목이 떨어지다 ? ①죽임을 당하다. ②어떤 직위를 그만두게 되다.
목이 붙어 있다 ? ①살아남아 있다. ②어떤 직위에 간신히 머물러 있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 ? 몹시 안타깝게 기다리다.
목이 찢어지게[찢어지도록] ? 있는 목소리를 다하여.
모가지가 떨어지다 ? ‘목이 떨어지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
모가지가 날아가다 ? ‘목이 날아가다[달아나다]’의 속칭
칼(을) 쓰다 ? 죄인이 칼의 구멍에 목을 넣다.
칼(을) 씌우다 ? 죄인이 칼의 구멍에 목을 넣게 하다.
모가지(가) 잘리다 ? ‘목(이) 잘리다’의 속칭
자라목 오그라들듯 ? 송구스럽거나 부끄러워 목이 움츠러드는 모양.
핏대(를) 세우다[내다/돋우다/올리다] ? 목의 핏대에 피가 몰려 얼굴이 붉어지도록 화를 내거나 흥분하다.
핏대(가) 서다[나다/돋다/오르다] ? 매우 화가 나거나 흥분하여 목의 핏대에 피가 몰리고 얼굴이 붉어지다
목 멘 개 겨 탐하듯 ? 이미 목이 멘 개가 겨를 먹으면 더 심하게 멜 텐데도 불구하고 겨 를 탐낸다는 뜻으로, 자기 분수를 돌보지 않고 분수에 겨운 일을 바란다는 말.
목 벤 놈 허리 베고 허리 벤 놈 목밖에 더 베겠는가 ? 해내고야 말 것임을 굳게 결심함의 속된 표현.
목의 때도 못 씻는 살림 ? 변변히 먹지도 못하고 구차하게 지내는 살림의 비유.
목 짧은 강아지 겻섬 넘어다보듯 한다 ? 키 작은 사람이 목을 빼 늘이고 발돋움하여 봄.
목맨 송아지 ? 남의 제어를 받아 끌려다니는 처지의 비유.
개 목에 방울(이라)≒개 발에 (주석) 편자 ? 옷차림이나 지닌 물건 따위가 제격에 맞지 아니하여 어울리지 않음.
막술에 목이 멘다 ? 일이 잘되어 가다가 마지막에 탈이 난다는 말.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단다] ? 실행하기 어려운 것을 공연히 의논함.
물만밥이 목이 메다 ? 밥을 물에 말아 먹어도 잘 넘어가지 않을 정도의 슬픈 감정의 비유.
가지 나무에 목을 맨다 ? 워낙 딱하고 서러워서 목맬 나무의 크고 작음을 가리지 않고 죽 으려 한다는 뜻으로, 이것저것 가릴 처지가 아님의 비유.
썩은 새끼에 목을 맨다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서 억지로 하는 일의 비유.
괴 목에 방울 달고 뛴다* ? 쥐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고 달아난다는 뜻으로, 우둔하게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을 풍자하는 말.
아니 드는 칼로 목 베기 ? 일을 저질러 놓고 뭉개기만 하면서 질질 끄는 것의 비유.
비는 장수 목 벨 수 없다 ?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면 용서하게 됨의 비유.
급히 먹는 밥이 목이 멘다 ? 너무 급히 서둘러 일을 하면 잘못하고 실패하게 됨의 비유.
두견이 목에 피 내어 먹듯 ? 남에게 억울한 일이나 못할 짓을 하여 재물을 빼앗음.
사잣밥을 목에 매달고 다닌다≒사잣밥(을) 싸 가지고 다닌다 ?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를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음의 비유.
남의 말 다 들으면 목에 칼 벗을 날 없다 ? 남의 말을 너무 잘 듣고 순종만 하면 낭패 보 는 일이 많다는 뜻으로, 꼭 자기가 들어야 할 말만 들어야 한다는 말.
목마른 사람에게 물소리만 듣고 목을 축이라 한다 ? 말만 달콤하게 하지 아무런 실속 있 는 대책을 세워 주지 않음의 비유.
날랜 장수 목 베는 칼은 있어도 윤기 베는 칼은 없다 ? 사람의 인륜 관계는 끊으려야 끊 을 수 없음의 비유.
고자 힘줄 같은 소리 ? 빳빳이 힘을 들여 목을 누르며 내는 소리의 비유.
황새 논두렁[여울목] 넘겨 보듯 ? 목을 길게 빼서 무엇을 은근히 엿보는 모양의 비유.
약기는 쥐 새끼냐 참새 굴레도 씌우겠다 ? 약기가 쥐 새끼만큼이나 해서 약삭빠른 참새의 목에다 굴레를 씌울 만하다는 뜻으로, 꾀가 많은 사람을 비꼬는 말.
깊은 산에서 목마르다고 하면 호랑이를 본다 ? ①물을 찾기 어려운 깊은 산에서는 목이 마르더라도 참으라는 말. ②형편으로 보아 실현되기 어려운 요구/희망을 가지지 말라는 말.
늙은 아이어미 석 자 가시 목구멍에 안 걸린다 ? 늙도록 아이를 많이 낳은 어머니들은 석 자나 되는 가시를 먹어도 목에 안 걸리고 넘어갈 만큼 속이 비고 궁하게 지냄.
소금 먹은 소 굴우물 들여다보듯 ? 소금 먹은 소가 목이 말라 깊은 굴우물을 들여다보며 안타까워한다는 뜻으로, 무엇을 골똘하게 궁리하거나 해결 방도를 찾지 못하여 애쓰는 모양의 비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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