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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회(2013.5.6)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3. 5. 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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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3회(2013.5.6)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

 

1. 개괄

 

-출연자들의 면면 : 선나래(22. 학생. 숙명여대 법학과 2년), 전태숙(35. 건축직 공무원. 파라과이 해외 봉사 2년), 정봉교(30. 회사원. 대학 2년생), 박은성(45. 주부. 세 딸의 엄마. 12회 이상 예심 낙방), 박우용(61. 2007년부터 6년간 예심 도전).

 

서울로 올라와 혼자서 공부하고 있지만 부모님들께 걱정 마시라는 말을 꼭 하고 싶다는 당찬 여학생 선나래 양. 건축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면서 파라과이에 낙후 마을 개선 사업을 위해 2년 동안 봉사생활을 하고 왔다는 전태숙 씨. 여자 친구(김지현. 29세)와 자신을 위해 좀 더 나은 모습으로 가다듬기 위해 출연했다는 정봉교 씨. 13세 김하은을 맏딸로 두고 있는 ‘딸딸딸’의 엄마 박은성 주부. 그리고 6년 넘게 매달 예심에 참가하면서 때로는 적당한 긴장을 위해 스스로 예심 점수를 낮추기도 했다는 60대의 박우용 님.

 

한마디로 이런 분들은 참가 후 성적이 어떻든 출연 가치가 충분하고도 남는다. 시청자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분들이 이 나라에 우리와 함께 머물며 곳곳에서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한, 우리나라는 양의 방향으로 발전한다. 퇴보는 없다. 일부의 단세포 동물들만도 못한 웃기는 이들이 온갖 욕심으로 이 나라에 흙탕물을 끼얹고 가는 역사가 간혹 등장하더라도.

 

어제 출연자 다섯 분을 오뚝하게 관통한 것은 목소리였다. 나래 양의 걸걸한 목소리에는 패기가 담겼고, 태숙 님의 목소리는 그녀의 꽉 찬 안처럼 알찼다. 정봉교 씨의 목소리는 동안이긴 하지만 30대임이 분명한 명료함과 다부짐이 배어났다. 박우용 님의 목소리 또한 눈 감고 들으면 40~50대로 착각할 만큼 힘찼고. 박은성 주부의 목소리는 단연 성우감이었다. 책 읽어주기를 직업 삼아도 될 정도로 달큼하면서 맛깔났고 애교가 묻어났다. 표정과 태도, 그리고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목소리에 담아내는 참으로 사랑스러운(?) 목소리였다.

 

목소리. 그것만큼 그 사람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를 잘 보여주는 것도 없다. 면접에서 떨어지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의 하나가 목소리에서 드러나는 문제점 탓들이기도 하다. 힘, 명료함, 말할 때의 표정, 목소리의 크기와 높이, 그리고 그 사람의 내용까지도 목소리에 담긴다. 첫 만남에서 상대방의 목소리로 대상의 호불호를 결정하는 경우가 동서양에 걸치는 공통분모이기도 하다. 여인들은 특히 헤어진 남자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남자들은 그 목소리가 나올 때의 여인 표정을 오래 기억한다. 목소리 하나에서 그 사람이 모든 것이 드러난다.

 

-출제 문제 : 큰 흐름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다. 난도 배치도 적당했고, 달인 도전 문제는 달인 배출을 고대하는 제작진들의 여전한 염원(?) 덕분에 고난도 낱말은 없었다. 다만, 지난 몇 회에 비해서는 공부 자료가 얇은 분들에겐 어려운 편이라고 할 수 있는 낱말인 ‘곁쐐기’와 ‘도린곁’이 나왔다.

 

3단계의 맞춤법/띄어쓰기 문제 역시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것들이 출제되었다. 우리말 겨루기 공부 덕택에 우리말을 바로 잡게 되는 수확을 거두게 하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숨은 공덕 중 하나다.

 

4단계 문제는 명사 문제가 하나도 없이 아예 용언 문제만 나왔다. 시중에 유통되는 고유어 관련 책자들이 대부분 명사 중심이다 보니 그런 자료에 의존해서 공부한 분들은 아주 고생했다. 특히 가장 앞서고 있던 전태숙 님이 2000점이 걸린 이 4단계에서 겨우 200점밖에 얻지 못할 정도로 고전했고, 그 탓에 도전자 대열에서 밀려나야 했다.

 

뜻풀이 낱말에서 용언 부분의 비중이 높아질 거라는 말은 앞서 여러 번 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여러 해를 지나오는 동안 출제 가능성이 있는 명사들은 상당 부분 이런저런 식으로 다뤄졌기 때문에, 첫선을 보여야 할 말들을 고르다 보면 그런 새 낱말들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는 용언을 다루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출제 기술상으로도. 용언 부분 공부들을 해두시길 바란다.

 

-공부량 : 어제 출연하신 분들의 공부량은 넉넉치 못했다. 1단계에서부터 4단계까지 매 단계에서 얻은 점수들만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로. 1단계는 평균 100점 꼴이었고, 2단계의 취득 점수 평균이 500점대에도 미달이어서 기대 점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단계에서 900 ~ 1000점 정도는 얻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도움말 두 개까지 보거나 간혹 세 개까지 보고서 멈췄을 때의 점수가 그 정도이다.)

 

3단계에서는 전태숙 님만 400점, 나머지 두 분은 겨우 200점 취득에 그쳤다. 600점 중에서. 4단계 취득 점수는 더 참담하다. 전태숙 님과 박우용 님은 각각 200점밖에 얻지 못했다. 2000점 중에서.

 

2. 1단계 문제

 

-제시어 : 본/내/극/목/토

-검토 : 출연자분들이 어제 취득한 점수는 각각 200/100/0/150/150점. 고비라고 할 수 있는 ‘0?0’에서 낙마한 사람은 선나래 학생 혼자뿐이고, 나머지는 도전조차 못 하고 무너졌다. 심지어는 초성 제시어에서도 답이 막힌 이(정봉교)가 있었는데, 몰라서라기보다는 ‘머리 가볍게 풀기 준비체조(?)’가 되지 않았던 탓이 아닌가 싶다.

 

어제 제시된 말 중에 아주 까다로운 것은 없었지만 쉬운 편은 아닌 것들도 있었다. 예컨대, ‘극’과 ‘토’ 같은 것이 그런 경우에 든다. 굳이 찾으면 적지 않은 말들이 있긴 하지만 사전적 낱말들이 주여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낱말들과 연계시켜서 떠올리기에는 다소 무리였던 편이었다.

 

출제자들이 답하지 못한 낱말들은 어제의 사회자가 언급했으므로 그것들을 다시 살펴보기보다는 제일 어려운 것에 속하는 ‘0?0’ 부분만 조금 다뤄보기로 한다.

 

-0본0 : 선나래 학생이 막혔던 낱말인데, ‘기본’만 떠올렸어도 ‘기본적’으로 답할 수 있었다. 이 ‘적’은 오래 전 언급한 것처럼 만능 무기(?)다. 웬만한 명사 뒤에 붙이면 관형사와 명사가 된다. 기본 무기로 꼭 챙겨둘 필요가 있다.

 

-0내0 : ‘인내심’ 같은 것이 얼른 떠오르는 말에 속하리라. ‘안내자’도 그렇고. 여기서 만약 ‘국내-’만 떠올린다면 횡재한 편에 속한다. ‘국내선/국내산/국내외/국내법...’ 등 편하게 답할 수 있게 된다.

 

-0극0 : 이건 도리어 쉽다. ‘남극점/북극점’ 등을 손쉽게 생각할 수 있다. ‘남극’이 떠오르면 그 뒤로는 휘파람을 불게 된다. ‘남극계(南極界)/남극권/남극대/남극성/남극광/남극구...’ 등으로 이어지므로.

 

-0목0 : ‘골목/관목/광목’ 등만 떠올려도 쉽게 갈 수 있다. 그래서, 앞의 문제 풀이에서 답했던 것을 살려내거나 활용하는 게 최상의 방법이 된다. ‘골목길/골목집, 관목대/관목림, 광목옷/광목천’ 등이 비교적 얼른 떠오르는 편이다.

 

-0토0 : 정답이 되는 무더기 낱말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늘 하는 말이지만 2음절어부터 먼저 떠올리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즉 앞서 답했거나 답하려고 했던 2음절어를 재활용하는 것. 그런 말로 ‘구토’가 있는데 ‘구토제/구토증’ 등을 답할 수 있었고, 독립 낱말들로는 ‘국토애/도토리/글토막/등토시/산토끼’ 등이 있었다.

 

하지만, 위에서 간단히 언급했듯이 이 ‘토’와 ‘극’은 다른 제시어들에 비해서 얼른 답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이 1단계 문제 출제자는 각 제시어별로 해당되는 답 말들의 출현도(빈도)를 사전에 점검해서 그 비율을 고려하는 배려가 꼭 필요하다. 시간도 별로 오래 걸리지 않는 검증 작업이다. 출연자들에게 형평성까지도 복불복식으로 배분되어서는 곤란하다. 출제 실무상 고려해야(지켜야) 할 필수 요건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수험자의 기회 균등(형평성) 보장이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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