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7회(2013.6.3)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ㅅ)(ㄹ) : 홑벌00/꼭두00/큰00/딴00 ->‘사람’
이 문제에서 출연자들의 답이 ‘사람’과 ‘소리’로 나뉘었는데, 희한한 것은 도움말을 많이 본 사람들일수록 오답 쪽인 ‘소리’를 택했다. 즉, 공부를 많이 한 분들일수록 ‘홑벌-’에서 멈출 정도로 (한 선생님과 재용 님), 도움말의 도움이 정말 컸다.
이 중 ‘꼭두사람’은 세 해 전에 한 번 선을 보였던 말인데, 일반 사전에서는 보기 드물거나 없는 경우가 많다. <표준>의 고유어 부분에 가야 제대로 대할 수 있는 고급 낱말이다. ‘홑벌사람’과 ‘홑사람’은 같은 말.
이 ‘사람’ 관련 낱말들도 아주 많고, 또 출제어로도 사랑받는 말이다. 내 책자에서 ‘사람도 가지가지’라는 항목으로 정리해 두었다. 이참에 한 번 더 훑어보시기 바란다. 양이 많아서 내 책자에서 일부만 전재한다.
◇‘사람’도 가지가지
속사람*? 품성/인격의 측면에서 본 사람. 사람의 됨됨이.
큰사람? 됨됨이가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 큰일을 해내거나 위대한 사람.
참사람? 마음/행동이 진실하고 올바른 사람.
숫사람? 거짓이 없고 순진하여 어수룩한 사람.
생사람*[生-]? ①아무런 잘못이 없는 사람. ②어떤 일에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 ③몸이 튼튼하여 아무런 병이 없는 사람.
손윗사람? 나이/항렬 따위가 자기보다 위이거나 높은 사람.
촌사람[村-]? ①시골에 사는 사람. ②견문이 좁고 어수룩한 사람의 비유.
딴사람*? 모습/행위, 신분 따위가 전과는 달라진 사람.
새사람*? ①새로 시집온 사람을 그 손윗사람이 이르는 말. ②이전의 나쁜 생활 태도를 버 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 ③중병(重病)을 치르고 나서 다시 기운을 차린 사람.
길사람? 길에서 만나는 낯모르는 사람.
난사람*? 남보다 두드러지게 잘난 사람.
난뎃사람? 다른 고장에서 온 사람.
노햇사람? 바닷가의 벌판에 사는 사람.
댁사람[宅-]? 큰 살림집에 친밀하게 자주 드나드는 사람.
데림사람? 집안에 데리고 부리는 사람.
우댓사람? 서울 도성 안의 서북쪽 지역에 사는 하급 장교 이하 군졸 계급의 사람.
아래댓사람? 동대문과 광희문 쪽에 사는 하급 장교 이하 군졸 계급의 사람.
허튼사람? ≒낭객[浪客](허랑하고 실속이 없는 사람).
홑사람≒홑벌사람? 속이 깊지 못하고 소견이 얕은 사람의 낮잡음 말.
가욋사람[加外-]? 필요 밖의 사람. 필요 없는 사람.
군사람? 정원 외의 필요 없는 사람.
꼭두사람*? 주로 옷을 파는 곳에서 쓰는 사람 모형.
돌사람? ①≒석인[石人][무덤 앞에 세우는, 돌로 만든 사람의 형상] ②말이 없고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사람의 비유.
별사람[別-]? ①생김새/하는 짓/말 따위가 보통 사람과 다른 이상스러운 사람. ②별의별 사람. ③특별한 사람. [유]괴짜, 별종, 별인
별사람 ? 별을 좋아하는 사람.
사람멀미≒인멀미? ①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느끼는,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증세. ②여러 사람에게 부대끼고 시달려서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운 증세.
사람잡이? 사람을 마구 가두거나 해치거나 죽임.
-(ㅎ)(ㄱ) : 섶/잇/감/천 -> ‘헝겊’
어제 출제된 문제 중 가장 어려웠다. ‘섶’과 ‘잇’을 대하며 나도 무엇을 묻는지는 알겠는데 그걸 답으로 만들어내기가, 올바른 낱말로 이끌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처음부터 내리 3문제를 첫 번째 도움말에서 멈추곤 하던 재용 님도 마지막 도움말까지 보고서야 답을 적을 정도.
게다가 이 문제에는 넘어야 할 산이 또 하나 있었다. 정답인 ‘헝겊’을 ‘헝겁’으로 쓴 이도 있을 정도로 -희정 님의 경우였던가- 올바른 표기에서 주의해야 했다. ‘겊’에 쓰인 ‘ㅍ’은 줄기 전의 뒷말에 쓰인 어원을 나타내기 위한 것인데, ‘꺼풀’, ‘끄나풀’, ‘이파리’ 등과 같은 말에 남아 있는 데서 드러나듯 ‘얇은 조각이나 쪼가리’를 뜻한다. (‘나부랭이’도 이 ‘나풀’에서 나온 말.)
‘헝겊’이 천 쪼가리라는 뜻을 갖게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ㅍ’이 받침으로 사용되고 있는 ‘길섶’이 풀이 나 있는 가장자리를 뜻하는 것이나 ‘거섶’의 의미에 풀이 들어가 있는 것도 이와 관련되고, ‘앞섶/옷섶’ 등에 조각의 의미가 깃들어 있는 연유도 마찬가지다.
사회자도 말했듯, 두 사람이 잘못 표기한 ‘헝겁’은 다른 뜻을 갖고 있고 전에 한 번 선을 보였던 말이다. ‘헝겁지겁’이라는 멋진 부사도 거기서 나온 말. ‘헝겁’은 십자말풀이에서 15번 문제로 출제될 가능성이 있는 말이니 공부들 해두시길. 내 책자 자료를 전재한다.
헝겁*? 너무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거리는 짓. ?≒헝겁지겁*
헝겁스럽다? 너무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거리는 데가 있다.
헝겊지겁하다? 너무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거리다.
헝겁지겁*≒헝겁? 너무 좋아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허둥거리는 모양.
-(ㄸ) : 움 안에서 0 받는다/두 손의 0/0에 웃기/입에 맞는 0 ->‘떡’
차분히 기다리면 답을 찾기는 쉬웠다. 전원 정답.
움1? 땅을 파고 위에 거적 따위를 얹어 비바람/추위를 막아 겨울에 화초/채소를 넣어 두는 곳.
움집≒토굴집? 움을 파고 지은 집. 움막보다 조금 크다.
움집살이? 움을 파고 지은 집에서 사는 가난한 생활.
움딱지? ‘움막’의 낮잡음 말.
움불? 움 안에서 피우는 불.
움막의 단 장 ? 가난한 집의 음식이 맛있을 때 이르는 말.
움 안에 간장 ? 외양은 좋지 않으나 내용은 훌륭함.
움 안에서 떡 받는다 ? 자기가 구하지도 않았는데 뜻밖에 좋은 물건이 자기 손에 들어옴.
-(ㅈ)(?)(ㅅ) : 조비비다/사로잠/애/조마조마 -> ‘조바심’
첫 번째 도움말에서 한 선생님과 재용 님이 멈추고도 정답을 썼고, 도움말을 더 본 사람들도 모두 정답일 정도로 평이한 문제. 이 문제는 ‘조비비다’만 공부한 사람이라면 쉽게 답을 적을 수 있었고, ‘사로잠’을 알아도 두 번째 도움말에서 멈출 수 있었다.
내 책자의 ‘조바심’ 항목에 관련어들을 몰아둔 것을 전재한다.
조바심*? ①조마조마하여 마음을 졸임. 그렇게 졸이는 마음. [유]안달, 안달복달 ②조의 이삭을 떨어서 좁쌀을 만듦. ¶~하다?
사로자다?? 염려가 되어 마음을 놓지 못하고 조바심하며 자다. ¶사로잠?
안절부절못하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다. [유]안달하다
조비비다*? 조가 마음대로 비벼지지 아니하여 조급하고 초조해진다는 뜻으로, 마음을 몹시 졸이거나 조바심을 내다.
조릿조릿하다? ①마음을 놓을 수 없게 조바심이 나다. ②자꾸 조바심이 나서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태에 있다.
지글거리다*>자글거리다? ①걱정스럽거나 조바심이 나서 마음을 졸이다. ②아파서 열이 자꾸 나며 몸이 달아오르다. ③젖은 나무가 진물을 흘리며 세게 타는 소리가 자꾸 나다. ¶지글지글>자글자글?. 찌끌찌글>짜글짜글?
간장이 타다 ? 조바심과 걱정으로 속이 끓다.
목젖이 간질간질하다 ? 말을 하고 싶어 조바심이 나다.
잦힌 밥이 멀랴 말 탄 서방이 멀랴 ? 잦혀 놓았으니 곧 밥이 될 것이며 서방이 말을 타고 오니 곧 당도할 것이지만 그때까지 애타게 기다려진다는 뜻으로, 다 되어 가는 일을 조바심을 내며 애타게 기다리지 말라는 말.
-(ㄱ)(ㅇ)[한자어] : 눈총기/아삼아삼/얼굴도장/머리에 새겨 넣다 -> ‘기억’
‘눈총기’에서 멈춘 재용 님처럼 ‘눈총기’의 뜻풀이를 알면 답을 유추하기가 무척 쉬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두 번째 도움말을 보며 연상을 하면 그다지 어려운 문제는 아니었다. 그 덕분일까. 전원 정답.
‘눈총기’도 처음 선을 보인 말은 아니다. 이 말과 같은 말로는 ‘눈정신’이 있다. 기억들 해두시길. 또한 ‘눈총기’는 여러 번 선을 보인 ‘난든집’처럼 실은 재주와 관련된 말이다. ‘두름손’ 역시 그러한데, 십자말풀이 문제로 나옴직하다.
내 책자에서 관련어들을 전재한다.
난든집*? 손에 익어서 생긴 재주.
난든집(이) 나다 ? 손에 익숙하여지다.
눈총기*[-聰氣]≒눈정신[-精神]? 눈으로 본 것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는 재주.
두름손≒주변? 일을 주선하거나 변통함. 그런 재주.
눈썰미*≒목교[目巧]? 한두 번 보고 곧 그대로 해내는 재주.
눈총기*[-聰氣]≒눈정신[-精神]? 눈으로 본 것을 잊지 않고 잘 기억하는 재주.
길눈? 한 번 가 본 길을 잘 익혀 두어 기억하는 눈썰미.
눈이 보배다 ? 눈썰미가 있어서 한번 본 것은 잊지 않음의 비유.
살림에는 눈이 보배(라) ? ①살림을 잘하려면 눈썰미가 있어야 한다는 말. ②살림에는 낱낱이 살펴 보살피는 것이 제일이라는 말.
4. 3단계 맞춤법/띄어쓰기 (6문제x 100점, 총 600점)
-문제 검토 : 일상의 어문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그런 좋은 문제들이 계속 출제되고 있다. 참으로 좋은 일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실은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게름 탓이 99%일 뿐이지만) 맞춤법/띄어쓰기를 유쾌하게 무시하려 드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세상에서 (그것도 철없는 어린애들도 아닌 이들이) 파급력이 큰 공익방송에서 이처럼 우리말 바로 잡기를 하는 일이야말로 참으로 유익하기 그지없는 일. 그럴 때면 시청료 내는 일이 전혀 아깝지 않게 된다.
지난 회에도 적었듯, 이처럼 문제로 제시되는 기본적인(?) 것들을 하나하나 제대로 알아가는 것만으로도 큰 공부가 된다. 그런 기회를 빌려서라도 자신의 잘못된 어법을 바로잡는 일이 온 나라에 번지기를 기원한다. 문제풀이로 가자.
-이런 기회를 잡다니 호박이 ‘덩쿨째로(x)/덩굴째로(o)’ 굴러 떨어졌네.
사회자가 말했듯, ‘덩굴/넝쿨’은 맞는 말이지만 ‘덩쿨’은 잘못이다. 기본적인 구분 사항.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넌출’도 있다. 옳은 말. 그리고 그 앞에 붙는 말에 따라 쓰임이 제한되기도 한다. 관용적인 이유 외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용언으로 ‘덩굴지다≒넝쿨지다’도 있는데 동사는 평이한 뜻이지만, 형용사로는 ‘마음이 뒤틀려 비꼬인 상태에 있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유의하기 바란다.
상세 해설은 단행본 책자 초고에서 전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고급 부분도 있으니 필요하신 만큼만 섭취들 하시길 바란다.
◈덩쿨 : ‘덩굴/넝쿨’의 잘못. 넝쿨≒덩굴.
넌출? 길게 뻗어 나가 늘어진 식물의 줄기. 등/다래/칡의 줄기 따위.
넝쿨≒덩굴? 길게 뻗어 나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
◈어름덩쿨에 열리는 어름은 한국의 바나나라고 해도 돼 : 으름덩굴, 으름의 잘못.
[주의] 일부 책자에 ‘넝쿨’은 ‘덩굴’의 잘못으로 잘못 설명하고 있으나, ‘넝쿨’은 ‘덩굴’과 같은 말이며 ‘넌출’과도 비슷한 말. 그러나 ‘덩쿨’은 없는 말. ‘으름’의 경우에는 ‘으름덩굴’이라 하고 ‘으름넝쿨’이라고는 하지 않음. 굳이 사용하려면 ‘으름 넝쿨’은 가능함.
덩굴≒넝쿨? 길게 뻗어 나가면서 다른 물건을 감기도 하고 땅바닥에 퍼지기도 하는 식물의 줄기. ¶칡덩굴≒칡넝쿨/등덩굴(藤-)/원두덩굴(園頭-)/으름덩굴/인동덩굴(忍冬-). ¶댕강넝쿨≒댕댕이덩굴/가시넝쿨/담쟁이넝쿨.
넌출? 길게 뻗어 나가 늘어진 식물의 줄기. 등의 줄기, 다래의 줄기, 칡의 줄기 따위. ☜[주의] 그럼에도 ‘등넌출, 칡넌출, 호박넌출’ 등으로 사용할 수는 없으며(아직 사전에 없는 말이므로) ‘호박 넌출, 칡 넌출, 등 넌출’ 등으로 적어야 함.
원두덩굴[園頭]? 밭에 심어 기르는 오이/참외/수박/호박 따위의 덩굴.
덩굴지다≒넝쿨지다? 식물의 줄기가 덩굴이 되어 벋다. ?≒넝쿨지다(마음이 뒤틀려 비꼬 인 상태에 있다)
-우리는 ‘예부터(o)/옛부터(x)’ 효를 중시해 왔다.
유의하지 않으면 일상생활에서 흔히 ‘옛부터’를 쓴다. ‘옛’은 ‘예’와 달리 명사가 아니다. 해설을 내 책자 내용에서 전재한다.
◈옛부터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지 : 예부터/예로부터/옛날부터의 잘못.
옛부터 우리 민족은 : 예부터/예로부터의 잘못.
[설명] 조사는 관형사 뒤에 붙지 못함. ‘옛’은 관형사이며, 명사가 아님.
-밤새 비가 왔지만 강물이 크게 ‘불지는(x)/붇지는’ 않았다.
역시 많은 이들이 잘못 쓰거나 헷갈리고 있는 말 중의 하나. 이참에 확실하게 익혀 두면 좋다. 그리고 이런 문제들에서 으뜸 길잡이는 원형(기본형)을 떠올려보는 일이다. 이 ‘붇다’의 활용은 좀 까다로운 편이고, 이와 흡사한 ‘붓다’와도 더 많이 헷갈린다. 내 책자의 내용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참, 이 세 문제까지 한 선생님과 희정 님은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그만큼 기초 체력 다짐이 튼튼하셨다는 말도 된다. 재용 님도 한 문제만 틀렸는데, 바로 이 문제에서다. 원형 ‘붇다’를 떠올리시긴 했는데, 그 활용까지 생각하느라 도리어 오답을 고르신 듯하다.
◈[중요] 짜장면은 불기 전에 먹어야지, 불으면 영 : 붇기의 잘못. <-붇다[원]
팔다리는 붓는 거고, 라면은 붇는 거야 : 맞음.
[설명] ①‘붓다’는 부풀어 오르는 것이고, ‘붇다’는 물에 젖어 부피가 커지거나, 분량/수효가 늘어나는 데에 씀. ②‘붓다’와 ‘붇다’에 쓰이는 ‘붓’과 ‘붇’은 그 다음에 자음이 오면 그 받침(‘ㅅ’과 ‘ㄷ’)을 반드시 살려 적어야 함!
붓다? ①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②(속) 성이 나서 뾰로통해지다. [유]부풀다, 성나다. [활용] 붓고, 부어, 부으니, 붓는. ¶얼굴이 많이 부었구나; 병으로 간이 붓다; 간이 이렇게 붓다니; 그 친구 간덩이가 부었구나.
붇다? ①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 ②분량/수효가 많아지다. [유]증가하다, 커지다. [활용] 붇고, 불어, 불으니, 붇는. ¶개울물이 붇다; 몸이 많이 붇다; 몸이 많이 불었다; 불은 자장면; 체중이 많이 불었구나; 시냇물이 붇기 전에 건너자.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무슨 일이든 서슴지(o)/서슴치(x) 않고 하셨다.
위에서 언급한 원형 찾기만 활용해도 쉽게 정답을 찾을 수 있다. ‘서슴다’가 원형. 흔히 틀리게 쓰는 경우이니 이참에 바로잡으면 좋다. 참, 지난 회에 4단계의 문제풀이를 하면서 이 ‘서슴다’를 활용한 맞춤법 문제가 출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적었는데 바로 뒤이어 출제되었다. 그만큼 맞춤법 부분에서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항목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활용에서 어간의 끝음절‘하’가 줄 때에 ‘치’로 발음되더라도 ‘지’로 적는 것들이 적지 않다. 그런 문제들이 아주 많이 출제될 수 있다. 함께 공부들 해두시기 바란다. 내 책자에서 설명 자료를 전재한다.
◈서슴치 말고 말해라. 서슴치 않고 닁큼 올라섰다 : 서슴지의 잘못.
[설명] 원형은 ‘서슴다’임. ‘서슴하다’도 있었으나 표준어에서 제외. ‘삼가다’와 같이 불필요한 ‘하’를 넣어 잘못된 말을 만들 필요 없음.
[보충] 어간의 끝음절‘하’가 줄 때에 ‘치’로 발음되더라도 ‘지’로 적는 것들 : ‘거북하지→거북지; 넉넉하지→넉넉지; 섭섭하지→섭섭지; 익숙하지→익숙지; 생각하다 못해→생각다 못해; 생각하건대→생각건대; 깨끗하지 않다→깨끗지 않다.’ <=모두 ‘하’ 앞의 받침이 ㄱ/ㅂ/ㅅ!!
[참고] ‘지 않다 →잖다; 하지 않다 →치 않다 →찮다; 그렇지 않다 →그렇잖다; 적지 않은 →적잖은; 좋지 않은 →좋잖은; 만만하지 않다 →만만찮다; 변변하지 않다 →변변찮다’.
-‘하나마나 한(x)/하나 마나한(x)/하나 마나 한(o)’ 이야기는 하지도 마라.
언젠가는 출제될 문제였다. 요즘 일부 소설 등의 문학 작품에서 예전과 달리 출판사의 교열 기능이 떨어지면서 작가들이 잘못 표기한 것들이 그대로 활자화되고 있는데, 문제의 표기도 그런 것들 중의 하나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첩어 내지는 준첩어처럼 발음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별개의 낱말들을 잇따라 발음하고 있는 것일 뿐일 때가 아주 많다. 위의 문제도 그렇다. 내 책자에서 다른 유사 낱말들과 묶어서 설명한 곳이 몇 군데 있을 정도로 많이 다뤘으니, 한 번들 눈여겨보시기 바란다. 여기서는 재용 님만 정답을 맞혔다.
◈앉았다섰다하다, 앉으나마나하다, 하나마나하다 : 앉았다 섰다 하다, 앉으나 마나 하다, 하나 마나 하다의 잘못.
[설명] 모두 별개의 동사들, ‘앉다/서다/하다/말다’의 어간에 활용 연결형 어미 ‘(으)나’가 결합된 것일 뿐이며 (예 : 앉+으나, 서+나, 하+나, 말+나) 한 낱말로 인정된 것은 없음. 따라서 모두 낱말별로 띄어 써야 함. [주의] ‘앉으나서나’도 마찬가지임. 한 낱말이 아니므로, ‘앉으나 서나’로 적음.
-코흘리개 어린애가 ‘어느샌가(o)/어느 샌가(x)’ 자라서...
어제 출제된 문제 중 가장 어려운 문제였다. 아마 안방 달인들까지도 무척 당황들 하셨으리라.
여기서 나온 ‘어느-’는 한 낱말을 이루는 파생어 접사로 쓰인 경우다. ‘어느덧, 어느새’가 한 낱말의 파생어다. (‘어느새’는 두 낱말인 ‘어느 사이’의 준말.) 거기에 다시 어미 ‘-ㄴ가’가 붙은 것이 ‘어느샌가’. 그래서 붙여서 표기하는 것이니, 공부한 이들이라 할지라도 쉽지 않은 문제였다.
내 책자 초고에서도 그래서 그 부분을 [고급]으로 표기해 두었다. 이참에 ‘어느덧’도 같이 공부해 두시기 바란다.
◈입학이 엊그젠데 어느 새 졸업이구나 : 어느새의 잘못. <=한 낱말.
[고급] 잠시 눈을 붙였는데 어느 샌가 새벽일세 : 어느샌가의 잘못.
[설명] ①‘어느새’는 ‘어느’+‘사이’ →‘어느새’(준말)로, ‘어느 틈에 벌써’를 뜻하는 부사. 한 낱말. ‘어느덧’과 유의어임. ②‘어느샌가’는 ‘어느새’+‘이’(서술격조사의 어간. 여기서는 생략되었음)+‘-ㄴ가’(어미) 꼴의 부사. 역시 한 낱말임.
◈어느 덧 사라지고 : 어느덧의 잘못. <=한 낱말의 파생어로서 부사.
[설명] ‘덧’은 홀로 쓰이는 경우가 드문 낱말임.
덧? 얼마 안 되는 퍽 짧은 시간. ¶어느덧?, 그덧?
그덧? 잠시 그동안.
어느덧? 어느 사이인지도 모르는 동안에. [유]어느새, 어언, 어언간
햇덧? ①해가 지는 짧은 동안. ②일하는 데에 해가 주는 혜택.
이 3단계까지 마쳤을 때, 각자 점수는 1850/1800/1350점. 지난 회 출연자의 최고 득점자에 비해서 300점 이상 높은 고득점. 세 분 모두 6문제 중 4문제를 맞혔다.
5. 4단계 문제 : 4문제 x 500점. 최대 총 2000점
-출제된 낱말들 : 느닷없다/오죽하다/아니꼽다/이랑지다
출제 방향이 여전히 신선하다. 모두 웬만큼 알고 있고 항용 사용하기도 하는 낱말들의 제대로 된 뜻을 묻는 문제. 그래서 언젠가 이 우리말 겨루기를 제대로 준비하는 절차를 적으면서 일반 사전을 통해서 자신의 기본 실력을 기른 뒤에 <표준> 사전의 고유어를 공략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적은 적이 있다.
가끔 보면 인터넷 등에서 떠도는 고유어 모음집 3천여 낱말 정도에 의지해서 뜻풀이나 십자말풀이 공부를 다 한 것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꽤 있는데, 그것처럼 위험한 생각도 없다. 최소한 그 열 배인 3만 단어 정도는 샅샅이 훑어야 한다. 그것도 최소한이다.
그 전에 해야 할 일은 요즘 나오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낱말들에 대한 정확한 뜻풀이 공부다. 이런 공부에 필요한 사전들은 대체로 2500쪽 남짓이고, 제대로 훑는 데에 보통 석 달 정도 걸린다. 그런 기초 체력(?) 기르기를 거쳐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이런 사전류에 적잖은 오류들이 있다는 점이다. <표준> 사전과는 다르게 해설되어 있는 낱말들이 아주 적지 않다.]
‘오죽하다’는 일찍이 출제가 예견되었던 말에 속한다. 흔히 쓰는 말이지만 그 정확한 뜻풀이가 일상화되어 있지 않은 채로 쓰이고 있었기 때문에. ‘이랑’과 관련된 말 중에 고급어들이 꽤 많고, 출제 가능성은 항상 있다. 특히 ‘판자’는 그 정확한 의미를 아는 이들이 아주 드문 고급 낱말이다.
중요 낱말만 내 책자에서 전재한다.
오죽하다? 정도가 매우 심하거나 대단하다. ¶오죽하면 도둑질을 할까? ; 어린것들을 집에 두고 종일 나가 있는 엄마 마음이 오죽할까?; 무관한 우리들까지도 배알이 뒤틀리는 판인데 그들이야 오죽하랴.
오죽한 도깨비 낮에 날까 ? 하는 짓이 망측하여 가히 상대할 수 없으니 그냥 내버려 두라는 말.
오죽잖다? 예사 정도도 못 될 만큼 변변하지 아니하다.【←오죽+하 + 지+아니】
판자? 넓게 만든 밭이랑.
장찬밭*? 이랑이 매우 긴 밭.
물이랑? 배 따위가 지나는 길에 물결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줄줄이 일어나는 물결.
불이랑? 불을 나란히 켜거나 붙여서 이룬 띠.
이랑? ①≒두둑 ②갈아 놓은 밭의 한 두둑과 한 고랑. ③물결처럼 줄줄이 오목하고 볼록하게 이루는 모양. 이런 모양에서 볼록한 줄을 오목한 줄에 상대하는 말. ④‘②’를 세는 단위.
이랑지다? 호수/바다의 수면이 밭이랑처럼 물결이 지다.
이랑이 고랑 되고 고랑이 이랑 된다 ? ①잘살던 사람이 못살게도 되고 못살던 사람이 잘 살게도 됨의 비유. ②무엇이나 고정불변하지 않고 변하게 됨.
6. 달인 도전 문제 : 십자말풀이 총 15문제
-개괄 : 앞서 적었지만 이번 도전자의 경우에는 여러 가지로 기록을 세웠다. 공부 자료에서도 문제가 있었던 듯하지만, 첫말인 ‘쓸모’라는 평범한 말에서 걸리는 바람에 그 이후의 두뇌 백화현상이 아주 심했다. 11번째에 가서야 첫 정답인 ‘우듬지’를 답했을 정도로.
게다가 그 중간에 ‘끄덩이’가 올바른 말이었는데 그걸 ‘끄뎅이’로 답하는 바람에 오답 처리가 되자 그게 더욱 희정 님의 머릿속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도전자가 실패한 말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모두 다룰 수는 없고, 살펴봐야 할 말들만 되돌아보기로 한다. ‘부엉이살림’의 ‘부엉이-’와 ‘울력다짐’의 ‘울력-’ 계통은 이미 여러 번 선을 보인 말이니 처음 대하시는 분들은 관련어들 모두를 제대로 공부해두시기 바란다.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내 책자에서 해당 내용들을 전재하는 것으로 상세 설명을 대신한다. 여러분에게 행운과 건강이 늘 함께 하시길 빌며, 31대 달인 탄생을 축원한다.
살기{-끼}≒육기(肉氣]? 몸에 살이 붙은 정도.
살푸둥이*? 몸에 살이 많고 적은 정도.
살피듬? 몸에 살이 피둥피둥한 정도.
가탈*<까탈? ①일이 순조롭게 나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조건. ②이리저리 트집을 잡아 까 다롭게 구는 일.
가탈지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조건이 생기다.
트집*? ①공연히 조그만 흠을 들추어내어 불평을 하거나 말썽을 부림. 그 불평/말썽. ②한 덩이가 되어야 할 물건/한데 뭉쳐야 할 일이 벌어진 틈. ③아이들이 조르고 떼를 쓰는 짓.【←틈+집】
트집조*[-調]? 트집을 잡으려는 말투.
시비조*[是非調]? 트집을 잡아 시비하려 드는 듯한 투.
힐난조[詰難調]? 트집을 잡아 거북할 만큼 따지는 듯한 말투.
트집바탈? 무슨 일이건 트집만 부리는 일.
트집거리? 공연히 들추어내어 불평을 하거나 말썽을 부릴 만한 흠.
되트집*? 남의 요구/충고를 받아들이기는커녕 도리어 남의 흠을 잡거나 불평을 늘어놓 는 일.
생트집*[生-]? 아무 까닭이 없이 트집을 잡음. 그 트집. [유]생억지, 야료
진집? 사고/탈이 날 원인 트집 잡힐 실마리/근거 따위의 비유.
말썽질? 자주 트집/시비를 일으키는 짓.
힐난[詰難]? 트집을 잡아 거북할 만큼 따지고 듦.
찍자? 괜한 트집을 잡으며 덤비는 짓의 속칭.
말썽? 일을 들추어내어 트집이나 문젯거리를 일으키는 말/행동. ¶말썽꾼?
생억지? 특별한 까닭도 없이 무리하게 쓰는 억지.
야료[惹鬧]? ①까닭 없이 트집을 잡고 함부로 떠들어 댐. ②≒야기요단[惹起鬧端](서로 시비의 실마리를 끌어 일으킴).
*더 많은 자료들은 ‘트집의 관련어’ 항목으로 가면 볼 수 있다.
되풀이? ①곡식 따위를 되로 되어 헤아림. ②곡식을 되로 되어 파는 일. ③곡식 한 되에 값이 얼마씩 치이나 풀어 보는 셈.
부엉이살림*?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쩍부쩍 느는 살림의 비유.
부엉이셈*? 어리석어서 이익과 손해를 잘 분별하지 못하는 셈의 비유.
부엉이 셈 치기 ? 부엉이가 수를 셀 때 반드시 짝으로 하므로 하나가 없어지는 것은 알아도 짝으로 없어지는 것은 모른다는 데서 나온 말로, 세상에 몹시 어두운 사람의 셈의 비유.
부엉이 곳간* ? 부엉이는 둥지에 먹을 것을 많이 모아 두는 버릇이 있다는 데서, 없는 것이 없이 무엇이나 다 갖추어져 있는 경우의 비유.
부엉이 방귀 같다 ? 부엉이는 자기가 뀐 방귀에도 놀란다는 뜻으로, 사소한 일에도 잘 놀란다는 말.
부엉이 소리도 제가 듣기에는 좋다고* ? 세상에 듣기 싫은 부엉이 소리조차도 부엉이가 들으면 듣기에 좋다는 뜻으로, 자기의 약점을 모르고 제가 하는 일은 다 좋은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우의 비유.
부엉이 집을 얻었다* ? 부엉이는 닥치는 대로 제집에 갖다 두어서 거기에는 없는 것이 없다는 데서 나온 말로, 횡재를 했음의 비유.
지질컹이? ①무엇인가에 억눌리어 기를 펴지 못하는 사람. ②무엇인가에 내리눌리어 제대 로 모양을 갖추지 못한 물건.
울력*?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함. 그런 힘. ¶울력꾼?
울력다짐?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여 일을 빠르고 시원스럽게 끝냄. 그런 기세.
울력걸음? ①여러 사람이 떨쳐나서는 데 덩달아 끼어서 함께 걷는 걸음. ②봉산 탈춤 따위에서 두 손을 들어 맞잡고 좌우로 흔들며 다리를 올려 딛고 엉덩이를 흔들면서 씩씩하게 걷는 춤사위.
울력걸음에 봉충다리 ? 여러 사람이 함께 걷는 경우에 절름발이도 덩달아 걸을 수 있다는 뜻으로, 여럿이 공동으로 하는 바람에 평소에 못하던 사람도 할 수 있게 됨.
울력성당[-成黨]≒완력성당[腕力-]? 떼 지어 으르고 협박함. ☞‘위력성당[威力成黨]’은 ‘울력성당[-成黨]’의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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