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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사진으로 대충 쓰는 일기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3. 7. 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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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막 사진으로 대충 쓰는 일기

 

1. 숭례문에 인사드리고 서울타워 째려보고 오다

 

 

지난 5월, 숭례문 일반 공개가 시작되던 날

공주님을 뫼시고, 숭례문에 인사드리고 왔슴당.

 

숭례문 현판이 절 받으시기 좋은 장소에서 인사를 드리고

그 자리에서 돌아서서 한 방 찍었슴다.

 

 

 

참, 그 전에 남대문 시장의 그 유명한(?) 갈치조림을 먹으러 갔는데...

주말이라서 큰 집들은 죄다 만원 사태.

하여, 할 수 없이 그 근방에서 가장 아담한(?) 집으로 갔는데 탁자가 셋.

덩치 작은 사람들로 골라서 12명이 겨우 끼어 앉을 정도로 아담한 집.

 

그런데...

 

음식 맛이 내가 다니던 큰 집은 저리 가라 할 정도.

갈치도 대형 수입 갈치가 아닌 중치짜리에다 간도 아주 잘 배고

딸려나온 반찬들이 전부 특상품.

(입맛에 잘 맞고, 모두 그 집에서 손으로 만든 것들.

열무김치, 산채무침, 감자채볶음... 등의 흔한 것이었음에도

최초로 모든 반찬 김치 싹 비웠슴당. 제가 은근히 까다롭기로 한 입맛 하는 못된 넘인데도...)

 

나뿐이 아니고, 죄다 한 입맛들 하는 식구들의 만장일치 의견.

하여, 나중에 저 집 찾는 데에 도움이 되라고, (식당 이름 암기용으로) 사진 찰칵.

 

그러고 나서, 숭례문을 거쳐 서울타워로 향했는데

거기서는 마침 풍물과 전통 무예(칼, 창 등을 직접 사용) 실연이 있어서

한참 정신을 빼고 박수치기 실컷 하다가

드댜 서울타워에 오르려 했는데...

 

매표소 앞에서 우띠!!! 소리를 지르며 돌아섰습니당.

그때가 네 시 조금 넘은 주말이었는데

어떻게 된 게 식사용(디너) 매표만 진행.

게다가 그 값도 청소년 포함 1인당 4만 원대이던가.

 

아 점심 배불리 먹고 소화도 다 안된 시각에 저녁식사를??

우째 전망대 행만 오르는 표는 안 파는 겨???

 

이건 캐나다 터론토에 있는 555미터짜리 (2003년까지 세계 최고 높이 자랑)의

CN 타워 입장권.

가고 싶은 층마다 갈 수 있고 (물론 가격대는 모두 다르다)

식사는 선택.

물론 서울 타워처럼 주말 주중 구분도 없지요.

 

서울 타워에서 돌아서면서...

속으로 한참 웃음이 나왔슴다.

 

2. 장마 전 감자를 수확하다

 

2주 전인가. 장마 예보도 있고 해서 텃밭(?) 감자를 수확했슴당.

네 고랑 정도에 심었는데, 무쟈게(?) 나오더만요.

 

네 집이 나눴지만, 울 집은 그 중 최대량 배분. 

(그런데는 다 왕초 끗발 + 기득권/특권 +.... 등등이 작용한 까닭. ㅎㅎㅎㅎ)

10킬로짜리 상자로 10개도 넘게 우리 몫으로 결정되었지요.

 

그렇다고 우리가 그걸 다 꿀꺽했느냐면~~~~~~~~~~~~

아니죠.

주변 사람들에게 저가 강매를 강행하여 10여 만 원을 만들어

일꾼을 자처하신 장인께 봉정.

 그분은 또 즉시 교회로 달려가 십일조로 투척하시고.

 

 

 

사진 좌 : 그날부터 감자 쪄 먹고 구워먹고... 등이 시작되었지요.

사진 우 : 텃밭에서 나오는 이런저런 소출들을 이용해서 만든 골뱅이 종합무침.

             (피망+양파+파+아삭이 고추+오이+미나리+들깻잎...+골뱅이)

             저것의 용도는 술안주가 아니라 쌀국수에 넣어 먹기 위함이었슴다.

             쌀국수가 일반 국수보다 좀 억세기 때문에 저런 무침과 잘 섞어서

             먹어도 맛이 아주 좋거덩요. ㅎㅎㅎㅎ

 

3. 만데빌라가 피었슴다 

 

 

울집 베란다 바깥에 매달려 있는 만데빌라.

요즘 꽃이 한창입니다.

 

본래 이 녀석은 열대/아열대산으로 1년 내내 꽃을 피우는 녀석인데

기온 차가 있는 울 나라에서는 5월과 9월에 집중적으로 꽃을 보여주지요.

 

이 만데빌라는 지난 5-6년 사이에 울 나라에 부쩍 많이 번진 것 중 하나인데

아마도 가격대가 착해서 그렇지 싶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울 집에서 세 번째로 시도해서 성공한

까다로운 녀석 중의 하나입니다.

뭐든 잘 길러내는 마나님 손길을 받고도 말이지요...

 

나중에 이유를 알고 보니, 그 나뻔(?) 상혼 탓이었습니다.

대충 뿌리 자르고 조그만 분에 욱여 넣어서

그냥 보기에만 좋으라고 꽃 매달린 걸 대충 팔아대서였지요.

 

두 번의 실패를 거친 뒤

사오자마자 우리 화분에 흙 충분히 채우고 뿌리 검사를 해서 심었더니

세 번째는 저리 완벽하게(?) 성공했습니다.

출신 고향이 있는지라 햇빛을 엄청 좋아하길래

아예 베란다에 매달았슴다.

물론 겨울에는 안으로 들여놔야 함다. (내한 온도가 5도거덩용.)

 

아마 당분간은 저 꽃을 오래오래 매달고 있지 싶군요...

 

두 번의 실수를 거쳐 세 번째 작심하고 제대로 기르고 있는 것들.

좌는 목단(목본)이고 우측은 사막의장미.

 

목단은 곧고 굵은 뿌리가 있는데 그걸 자르거나(그냥 자르면 그곳이 부패함)

오그려서 판 장사꾼 때문에 실패하고 나서,

저것도 사오자마자 뿌리 검사부터 하고 기르기 시작.

사막의장미 역시 큰 화분에 옮기며 흙갈이를 해주고 기른 뒤로 멀쩡함.

 

(둘 다 생육 환경에서 통풍이 아주 중요)

 

4. 장모님은 가셨지만 옷은 남다   

 

 

3주 전의 일. 마나님 교회에서 신임 권사 임직식이 있었슴다.

그 행사에는 10년차 권사가 신임 권사 한 명씩을 맡아

축하해주고 북돋워주는 멘토 행사도 있는데

그날 신임 권사 한 분을 담당하게 된 마나님이 입고 나간 한복임다.

 

저 여름 한복.

실은 울 장모님이 입던 건데, 따님께오서 버리지 않고 있슴당.

장모님이 입으시면 소매가 손목 근처까지 제대로 오는데

따님이 입으시면 마치 7부 소매로 보입니다.

(남들은 그렇게 맞춰 입은 걸로 알고, 시원해 보인다고 했답니다.)

 

그날 굳이 저 옷을 찾아 입고 간 이유를 나중에 혼자 생각해 봤슴다.

마나님이 권사에 오르시던 10년 전, 장모님은 명예 권사로 물러나셨거든요.

40대에 권사에 올라 20 몇 년을 하시다가요...

아마도 저 옷을 통해서라도, 떠나가신 엄마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했던 거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장모님 옷이 아직 우리 집에 남아 있는 게 얼마나 되는진

저도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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