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8회(2013.8.19)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어보기(2)
-‘정씨 가문의 영광’ 미순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4. 3단계 맞춤법/띄어쓰기 : 6문제 x 100, 총 600점
-우리 형은 옷거리(o)/옷걸이(x)가 좋아 무슨 옷이든 잘 어울린다.
두 말의 차이점을 알면 쉽게 맞힐 수 있는 기본적인 문제. 세 분 모두 정답. 내 책자 내용의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그 사람은 옷걸이가 좋아서 아무 거나 입어도 잘 어울려 : 옷거리의 잘못.
옷거리? 옷을 입은 모양새.
옷걸이? 옷을 걸어 두도록 만든 물건.
-긴 머리에 반쯤 가리어진(o)/가리워진(x) 얼굴이 궁금하다.
흔히 잘못 쓰는 ‘가리우다’는 ‘가리다’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 문제. 미순 님만 맞혔다. 상세 설명은 내 단행본 초고 전재로 대신한다.
◈가리우다 : ‘가리다’의 잘못. <=‘우’는 불필요한 사동 보조어간의 추가 삽입.
달이 구름이 가리워지는 바람에 그만 : 가려지는의 잘못. <=‘가리어지는’의 준말.
[설명] ①‘가리워지다’는 ‘가려지다’의 잘못. 없는 말. 이것은 ‘가리우다’를 떠올린 때문인데, ‘가리우다’ 역시 ‘가리다(보이거나 통하지 못하도록 막히다)’의 잘못. 없는 말임. ②‘가려지다’는 ‘가리+어지다 ->가리어지다 ->가려지다’의 과정을 거친 준말.
-단골 싸전(o)/쌀전(x)에서 파는 쌀이 최고야.
광우 님 설명대로 ‘ㄹ’ 탈락 현상에 관한 평이한 문제. 이러한 경우에 해당되는 말들이 적지 않다. 내 책자에서 설명을 전재한다.
◈♣~ㄹ 탈락현상
[예제] 찰진 떡 : ‘차진 떡’의 잘못.
[설명] ①‘ᄅ‘이 탈락한 말들은 어원적인 형태를 밝혀 적지 않으므로, ‘찰지다’가 아닌 ‘차지다‘를 표준어로 정한 것임. ②‘차지다’와 같이 ‘ㄹ’이 탈락한 형태를 표준어형으로 삼는 낱말들 : ‘다달이/따님/마되/마소/무논/무자위/미닫이/부넘기/부삽/부손/싸전/아드님/여닫이’ 등.
-젊은 엄마가 첫아이를 안은 모습이 왠지 어줍잖아(x)/어쭙잖아(o) 보였다.
바른 말을 찾는 기본적인 문제. ‘어줍잖다/어줍찮다’ 모두 ‘어쭙잖다’의 잘못이다. 이와 관련하여 ‘어줍다’도 공부해 두면 유익하다. 내 책자 설명을 전재한다.
◈가난뱅이 주제에 어줍찮게 무슨 외제 자동차? : 어쭙잖게의 잘못.
어줍잖다/어줍찮다? ‘어쭙잖다’의 잘못.
어쭙잖다? ①비웃음을 살 만큼 언행이 분수에 넘치는 데가 있다. ②아주 서투르고 어설프다. 아주 시시하고 보잘것없다. ¶가난뱅이 주제에 어쭙잖게 자가용을 산대?; 어쭙잖게 취직하느니보다 막일을 하는 게 나을걸.
어줍다? ①말/행동이 익숙지 않아 서투르고 어설프다. ②몸의 일부가 자유롭지 못하여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않다. ③어쩔 줄을 몰라 겸연쩍거나 어색하다. ¶아이들은 어줍은 몸짓으로 절을 했다; 첫아이를 낳은 엄마는 아이를 어줍게 안았다; 그 일을 안 한 지 오래되어서 그런지 낯설고 어줍기만 하다; 입이 얼어 발음이 어줍다.
-유명 연예인의 열애설이 오늘자(x)/오늘 자(o) 신문에 크게 났다.
여기서 나온, ‘자’는 그 쓰임이 광범위한데 이것이 명사라는 것을 기억해 두면 띄어쓰기에서 당황하지 않게 된다. 원칙적으로 낱말은 띄어 쓰므로, 합성어가 아닌 한은 반드시 띄어 쓴다. 즉, ‘자(字)’는 접사도 아니고 의존명사도 아닌 명사라는 것을 꼭 기억해두자.
◈부친 성함은 0자, 0자입니다 : 0 자, 0 자의 잘못.
그의 이름은 김하늘은하수. 하자, 늘자, 은자, 하자, 수자야 : 하 자, 늘 자, 은 자, 하 자, 수 자야의 잘못.
놀랄 노자(字)네 : 놀랄 노 자(字)의 잘못.
갈지 자로 걷는 걸음을 갈지자 걸음이라 하지 : 갈지자, 갈지자걸음의 잘못.
[비교] 양이 많아서 대 자(혹은 댓자)하나도 셋이 다 못 먹어 : 대짜의 잘못.
[설명] ①‘놀랄 노 자(字)’의 경우, ‘놀랄 노’ 전체가 ‘자(字)’를 수식하므로 띄어 씀. 또한, ‘자(字)’는 명사이므로 낱말은 띄어 쓴다는 원칙에 따라 적은 것임. 즉, 접사가 아니므로 이름이 아무리 길어도 이름 뒤에 ‘자’를 띄어 적음. 아래 어휘 설명 참조. ②‘갈지자’는 단순히 ‘之’의 이름이 아니라, 그 모양으로 굽어 있거나 걷는 모양을 뜻하는 명사임. 단순히 ‘之’의 명칭을 뜻할 때는 ‘갈 지 자’로 적음(원칙). 단, 연속되는 1음절어는 붙여 적을 수 있기 때문에 ‘갈지자’도 가능함.
자(字)? ①≒글자. ¶하늘 천 자; 무슨 자인지 모르겠다; 병 자 항렬. ②(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글자를 세는 단위. ¶이름 석 자. ③날짜를 나타내는 말. ¶3월 15일 자 신문.
갈지자[-之字]? (비유) 이리저리 굽어 있거나 좌우로 내디디며 걷는 모양. 한자 ‘之’의 모양에서 유래한 말.
대짜[大-]? 큰 것.
중짜[中-]? 중간인 것.
◈오늘자로 면직일세. 오늘자 신문에 그 기사가 대문짝만 하게 났더군 : 오늘 자의 잘못.
-쏟아지는 칭찬에 몸둘바(x)/몸둘 바(x)/몸 둘 바(o)를 몰랐다.
‘몸두다’라는 낱말이 없으며, ‘바’가 의존명사라는 걸 알면 쉬운 문제. 내 단행본 초고의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그 순간 어찌나 창피한지 몸둘 바를 모르겠더군 : 몸 둘 바의 잘못.
[설명] ‘몸두다’는 없는 말. ‘바’는 의존명사. 고로, ‘몸 둘 바’로 적어야 함.
몸 둘 바를 모르다 ?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모르다.
2단계가 끝났을 때, 미순/광우/순희 님의 점수는 각각 550/500/1050점이었고, 3단계가 끝났을 때 그 점수들은 1050/900/1450점이었다. 미순 님이 한 문제만 틀리며 선전했고, 두 번째 문제를 대하면서부터 3단계 문제를 영 잘못한다고 큰소리로 고백한 순희 님도 4문제씩이나 맞혔다.
5. 4단계 낱말 뜻풀이 : 총 4문제 x 최대 500점, 최대 2000점
-출제된 낱말들 : 풀치다/선선하다/시뜻하다/줄밑
‘선선하다/시뜻하다’는 앞서 간단히 언급했듯이, 일상적인 수준의 낱말들에 대한 올바른 재해석 시도에 속한다. 이 프로그램이 지니고 있는 국민적 교육 기능에 비추어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다.
‘풀치다’와 ‘줄밑’은 이미 여러 번 선을 보인 말들이다. ‘풀치다’는 4~5년 전과 초창기에 모습을 드러냈던 말이고, ‘줄밑’은 내가 이곳에서 문제풀이로 다룬 것만도 세 번이나(450/458/472회 등) 된다.
참, ‘선선하다’의 뜻풀이를 이번 문제의 정답으로는 ‘성질이 까다롭지 않고 태도가 주저함이 없다’로 했는데 이는 아래에 전재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지난번에도 뜻풀이 내용이 표준국어대사전의 그것과 조금 다른 답이 제시되었는데, 준거 사전이 바뀌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의지하여 공부하는 이들에게 알리지 않고 그리 하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시뜻하다’의 거센말은 ‘시틋하다’이고 관련어들이 적지 않다. 이참에 공부들 해두시기 바란다. 내 책자에서 해당 부분들을 전재한다.
풀치다1*? 맺혔던 생각을 돌려 너그럽게 용서하다. ¶풀쳐 생각하다; 마음을 풀쳐 먹다.
선선하다*? ①시원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서늘하다. ②성질/태도가 쾌활하고 시원스럽다. ¶~히?
뒤내다? 함께 일을 하다가 중도에서 싫증을 내거나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이다.
약비나다?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진저리가 날 만큼 싫증이 나다.
민주대다? 몹시 귀찮고 싫증 나게 하다.
질리다? ①어떤 일/음식 따위에 싫증이 나다. ②짙은 빛깔이 한데로 몰려서 고르게 퍼지지 못하다. ③값이 얼마씩 치이다.
냄새나다? 어떤 일/사물에 몹시 싫증이 나다.
퇴내다[退-]? 일을 지나치게 하여 싫증이 나게 되다.
하작이다? 계속하던 일에 싫증이 나서 헤치기만 하다.
지루하다?1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되어 따분하고 싫증이 나다.
물리다? 다시 대하기 싫을 만큼 몹시 싫증이 나다.
진력내다[盡力-]? 오랫동안 여러 번 하여 싫증을 내다.
시뜻하다<시틋하다*? 어떤 일에 물리거나 지루해져서 조금 싫증이 난 기색이 있다. ¶시뜻이<시틋히?
약약하다? 싫증이 나서 귀찮고 괴롭다.
지질하다? 싫증이 날 만큼 지루하다. ¶늘 비슷한 지질한 드라마들에 넌더리. ¶지질히?
세 문제까지 풀었을 때, 세 분의 점수는 각각 1750/1000/1750점. 4단계에서도 미순 님의 약진이 계속되어(600점 획득), 그때까지 300점만 얻은 순희 님과 드디어 동점.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한 문제, ‘줄밑’에서 순희 님이 버저를 먼저 눌렀지만 정답은 미순 님이 맞혔다. 보는 이들도 숨 막히는 한판이었다.
5. 달인 도전 : 십자말풀이 15문제
앞머리에서 언급한 대로, 처음 선을 보이는 말들이 많았다. 도전자가 막혔거나 고생한 말들의 대부분이 처음 나온 말들.
새로 나온 말들 외에도 몇 가지 덧대자면, 관용구나 속담의 답변 시 주의할 점이 그 중 하나다. 어제 정답으로 제시된 관용구는 ‘찬밥 더운밥 가리다’였고, 도전자는 ‘찬밥 더운밥 가릴 때’로 답했다. 그리고 문제어로 제시된 설명문은 ‘어려운 형편에 있으면서 배부른 행동을 하다’였다. 즉, ‘~을 하다’로 설명하였으므로 답도 ‘~다’로 제시하여야 옳다. 사전에 올라 있는 관용구 표기 또한 ‘~ 가리다’이다.
또 하나. ‘조금 지난 뒤에’의 뜻으로 쓰이는 부사의 정답이 ‘이따가’로 제시되었는데, 흔히 쓰는 ‘있다가’는 그 경우 정답이 아니다. 왜냐하면 ‘있다가’는 어간 ‘있-’에 연결어미 ‘-다가’가 붙은 말(句)이기 때문. 예컨대, ‘여기 좀 더 있다가 나랑 같이 가; 안에 있다가 심심해서 밖으로 나왔다’에서처럼 동사구로 쓰인다. (이 밑줄 그은 자리에 ‘이따가’를 넣어보면 말이 안 된다. 즉, ‘있다가’는 부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처음 나온 말 중 ‘운남바둑’은 그 관련어들과 함께 459회 문제풀이에서 상세히 다뤘기에 생략한다. ‘바람꽃/속들이/흘그산’ 등은 출제 가능성이 높아서 내 책자에 따로 밑줄 처리를 해놨던 말들이기도 하다. 몇몇 관련 낱말의 뜻풀이를 내 책자 해당 부분에서 전재하는 것으로 오늘 풀이를 마친다.
팔다리*? ①팔/다리를 아울러 이르는 말. ②(비유)어떤 일/활동을 하는 데에 있어서 상급 기관이나 윗사람 또는 그 밖의 다른 집단/사람의 뜻에 따라 그를 대신하여 활동하는 존재. ③(비유) 어떤 일을 하는 데에 있어 그 일을 직접 담당하고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 ④(비유) 남이 의도하고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앞잡이 노릇. [유]사지, 손발, 수족
바람꽃? 큰 바람이 일어나려고 할 때 먼 산에 구름같이 끼는 뽀얀 기운.
속들이≒속부피? 그릇의 속을 가득 채우는 양을 나타내는 말.
흘그산? 흘깃흘깃 보는 것처럼 생긴 눈.
다락바위? 높다랗게 놓여 있는 바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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