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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진실은 과거의 거짓까지도 진실로 이끈다

[1事1思] 단상(短想)

by 지구촌사람 2013. 9. 1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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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의 진실은 과거의 거짓까지도 진실로 이끈다

 

   기독교에서 흔히 포교를 할 때 보면, 언제든 회개를 하고 주님을 껴안는 순간 모든 죄가 사해지고 천국에 간다고들 한다. 그런 말을 듣고 장난기 삼아서, 내내 죄를 짓다가 죽기 직전에 그리 해도 천국에 가느냐고 물으면, 대답은 그렇다이다.

   이 말을 다시 생각해 보면, 진실되게 살아가야겠다는 깨달음에는 시한이 없다는 뜻도 된다. 나아가, 바로 지금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기도 하고.

 

   불교에 해탈이란 말이 있다. 범어 원어 vimokşa에서 따온 말이라고 하는데, 번뇌의 속박을 풀고 자유로운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뜻한다. 쉽게 말하자면 인간의 근본적 아집(我執)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한다.

   해탈이란 말은 고급어다. 이를 우리들 범인(凡人)의 말로 바꾸면 대오각성(大悟覺醒)이란 말이 그와 비슷한 말이 된다. ‘크게 깨달아서 번뇌(煩惱)와 의혹(疑惑)이 다 없어짐’으로 뜻풀이 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크게 깨닫는 것이나 작게 깨닫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 좀 어설픈 짓이긴 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의 돌아보기를 통해서 깨달음에 이르고, 그걸 바탕 삼아서 새 출발을 하는 것이니까. 내가 가끔 장난 삼아서 대오각성 대신에 소오각성(小悟覺醒)이란 말을 써왔던 것도 그 때문이다. ‘정신 차리기’, ‘정신 흔들어 보기’쯤 되려나.

   ‘정신 차리기’에서 진짜로 중요한 것은 그 시기다.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현재, 바로 지금의 것이다. 지금 깨달은 그것을 곧바로 지금부터 시행하는 일, 그것이 현재의 진실이다. 우리가 껴안아야 할 진실은 바로 지금 현재형이어야 한다.

 

   그 진실은 미래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처럼 미래로 뻗어가는 진실 속에는 과거의 모든 것도 묻힌다. 거짓까지도. 그것이 회개일 수도 있고 깨달음으로 교정된 새로운 모습일 수도 있다. 거짓은 물론, 진실이라고 (잘못) 여겨졌던 것들까지도 현재의 진실 속에 녹아든다. 잊히거나 묻히거나 변모되거나 하면서.

   현재의 진실, 곧 지금 이 순간에의 거짓 없는 몰두는 과거의 거짓까지도 현재의 진실로 변모시킨다. 그러한 변모나 탈바꿈은 미래를 맑고 밝고 가볍게 이끄는 밑거름이 되고, 과거의 내용물까지도 규정한다. 그것이 지금 바로 오늘 우리가 진실해져야 하는 이유다. [Sep. 2013]

 

                                                                                                      -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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