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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행콕 빌딩] 나는 저기서 프로포즈하고(받고) 싶다.

[여행]다른 나라 기웃거리기

by 지구촌사람 2011. 7. 22.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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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 (내가 이 노래를 부서장 관광버스 안에서 불렀다가 야유를 받았다... 분위기 깬다구. ㅎ)
 
나는 저기서 프로포즈 하고[받고] 싶다  [2006년 11월]

 

시카고 출장길에 존 행콕빌딩의 96층 바에 들렀다.

그 동안 저녁식사 후 뒤풀이 삼아 몇 번 들를 기회는 있었지만,

그 넘의 메일 처리  업무 때문에 만날 빠지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시카고 방문이 처음인 아랫직원을 배려하는 핑계를 이용하여

나두 그 자리에 꼈다.

 

시카고에는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명물 빌딩 두 개가 있다. 

시어즈 타워와 존 행콕 빌딩이다.

시어즈 타워는 70년대에 들어

그 동안 세계 최고층 빌딩을 자랑하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누르고

그 자리를 낚아챈 빌딩이다.

지금은 완성 건물 기준 세계 3위.

 

   

빌딩 사이에 껴있는 모습. 건물 중간부터 쳐다봐야 꼭대기를 볼 수 있다.

 

석양 무렵의 시어즈 타워. 하얀 안테나 두 개가 돋보인다.

빌딩은 우리의 무역센터 빌딩처럼 일정 층수 기준으로 계단식이다.

30여년 전에 지어진 낡은(?) 빌딩이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파격적이었다.

 

 

개념도로 압축하면 이런 모양이다.

 

시어즈타워에서 바라본 존 행콕 건물.

시어즈 타워의 전망대는 미시건 호수 가에 더 가까이 위치한 존 행콕 빌딩보다

시내 관망에는 더욱 좋다. 그리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방향별로

시카고 역사를 쉽게 요약해 놓은 갖가지 자료들이 있어서 짧은 시간에

시카고를 공부하는 데에는 아주아주 유용하다.

 

 

바로 이런 식이다. 위의 자료는 미국건축의 대표지역으로 자리한 시카고의

저명한 설계자들을 요약해놓은 곳...

사진속의 여인은 2년전 우연히 전망대 관람을 동행하게 되었던

멕시코의 치의학박사 파올로 갈란.

지금은 인생살이의 굴곡을 내게 죄 털어놓고 지내는 친구다.

 

저 사진을 찍을 때의 약혼자에게 차여, 한 해 동안 여행+방황을 했는데...

 좋은 남자를 만나 지금 둥지는 깨소금 천국이란다.  

 

시카고는 야경이 쥑인다. 내 생각엔 스카이 라인이 미국내 최고인 듯하다.

 

위의 풍경을 낮에 보면 이렇다. 시카고 미술관 근방이다.

미술관 이야기가 나온 김에 그 모습을 보이면

 

시카고 미술관. 저 안의 그림들을 속물이 되어 돈으로 따지자면

시카고 시민들이 20년 정도는 세금 한 푼 안 내도 되지 않을까 싶다.

 

저 미술관에를 아직도 난 못 들어가봤다. 업무출장의 비애(?)다.

그곳에 가서 이런저런 명화들을 다 놔두고 꼭 보고 싶은 그림 하나.

바로 이 고흐의 자화상이다.

죽기 직전 서너 해 사이에 집중적으로 그린 자화상들이 8편 정도 있는데,

이 자화상이 그 중에서 가장 깨끗하고 단정한 외모를 보인다...

얼굴에도 화기가 돈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고거이 궁금하다. 쓸 데 없이... ㅎㅎㅎ

 

자, 이제 본론으로 가자. 존 행콕으로...

 

 

 

존 행콕 빌딩은 X자 모양의 외부 철골 형식이 아주 특이하다.

시어즈 타워처럼 꼭대기에 두 개의 안테나 탑이 있지만

단층 형식인 시어즈와 달리 멀쑥하다.

 

참, 이 존 행콕빌딩은 보스턴에도 있다.

모양이나 층수도 우리의 63빌딩과 똑같다. 사진 속의 왼쪽 건물.

우리에게 친숙한 보스턴 마라톤 대회 코스에도 들어있고

다리를 건너 가는 형국이어서, 우리네 교민들 중에는 저걸 바라보면서

여의도를, 고국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처럼 자주 인용되는 존 행콕은 미국 역사속의 유명 전사 이름이다)

 

이 존 행콕빌딩의 95-96층에 그 유명한 <Signature Room>이란 게 있다.

사진은 1층 엘리베이터 옆에 새겨있는 그 식당 심벌.

95층은 식당, 96층은 bar다.

 

전망대로 오르는 데는 돈을 받지만

이 식당을 간다고 경비에게 말하면 그냥 타라고 한다.

야호, 두당 8불 절약! (식당은 밤 10시까지만 영업) 

 

96층 바에서 바라본 시내 야경.

그림 우측 중간에 보이는 것이 시어즈타워.

 

맛있는 칵테일 한 잔을 벗 삼고,

맞은편에 사랑하는 이가 앉아 있게 되면 금상첨화...

거기서 프로포즈가 이뤄진다면 아무도 거절하지 못할 듯하고,

그 기억은 죽을 때 함께 안아들고 갈 만할 게 되고도 남지 싶다. 

 

시어즈타워와 정반대 방향인 미시건 호수쪽을 바라본 야경.

쥑   인   다 !!

 

시어즈타워쪽을 바라보며 촬영한 장소.

96층 바에서 창문쪽이다. 이것은 자료사진으로 초상권 침해가 안 될 정도로

근사하게(?) 가려진 모습들이어서 가져왔다.

우리들이 저곳 창가에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며

바로 옆에 앉아 포도주 한 잔씩을 나누다가

자리가 나기 무섭게 얼른 옮겨 앉았다.

 

이처럼 시원하게 통창으로 만든 창가의 자리는 시카고 야경 전체를 거느린다.

그리고, 벽이나 천정에 일체의 조명이 없다.

대신 테이블마다 촛불 하나씩만 있다.

그러니 분위기는 정말 끝내준다.

 

동행 중 홍일점 하나가 30대의 싱글이어서 내가 말했다.

"프로포즈 받게 되거든, 꼭 이 자리로 꼬셔서 하게 하셔요!!"

 

바로 그 다음 날, 다음 여정인 터론토를 향해 시카고를 떠났다.

눈 아래 펼쳐지는 마천루들을 다시 한번 내려보며....

 

 

점점 사라지는 존 행콕 빌딩과 미시건 호숫가로 뻗쳐져 있는 네이비 피어.

나는 혼자서 중얼거린다. 기도 삼아.

 

다음엔 사랑하는 이와 함께 저곳을 오르리라...

그리고 프로포즈를 하리라.

그것이 이미 빛바랜 그런 것이라도, 또 한 번 더 하리라.

살아가면서 내내 프로포즈 연습을 해온 사람처럼...

   [5 November 2006]

 

             - 최 종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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