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7성급 호텔 앞에서 떨다 오기
두어 주일 전, 두바이에서 1주일을 보냈다.
그보다 한 주일 앞서, 이태리와 프랑스를 돌고 온 터라
몸은 천 근 만 근이었지만,
이 두바이 행은 몇 달 전부터 계획된 것이라
꼼짝 못하고 다녀와야 했다.
내 등뒤로 보이는 것이
바로 그 유명한 7성급 호텔인 알 버즈 호텔.
하루 저녁 기본 숙박료가 2-3천불짜리로
집기 비품이 금빛으로 번쩍거리는 곳...
이 사진을 보면 7성급 호텔이 뭐 이래?? 하겠지만,
실은 이 시골사람이 묵었던 시내의 호텔 방안 풍경이다.
공항 근처에서 고르다 보니 그저 그렇고 그런 4성급 호텔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의 웬만한 5star 호텔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뒤지기는커녕 그런 특급호텔들을 앞지를 정도였다.
특히, room amenities나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책상/독서등/인테넷케이블 등에서...
그 만큼 사막뿐인 땅 두바이에 건설되고 있는 호텔들은
가진 것 없는 자연풍광들의 약점을
인위적인 비치품들과 건설작품으로 메우고 있다.
사진은 해변가를 따라 strip 형태로 건설된 시가지 중에서
꽤 비싼 고급 호텔로 알려진 Hyatt 호텔.
(소유주는 물론 토후emirate인 왕족이다.)
그렇다. 요즘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두바이의 특징은
바로 빼어난 인공구조물의 건설과 배치다.
두바이 개천이라고- Dubai Creek Golf Course & Yacht Club - 이름 지어진
조그만 물길을 넓히고 좌우에 골프장과 요트장을 건설한
저 곳도 바로 그런 개발작품의 대표작 중 하나다.
(일 끝내고 해질 무렵의 자투리 시간에 서둘러 나선 길이라, 대체로 화면이 어둡다...)
얼마 전까지 두바이의 landmark처럼 사랑받던 Emirates Tower.
이제는 그걸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떠받들릴
아래 사진의 버즈 두바이 타워에 양보해야 될 판이다.
이게 목하 열심히 건설 중인 버즈 두바이 빌딩이다.
세계 최고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최고층 빌딩 경쟁들을 하고 있으니 그건 두고 볼 일이다.
완공시점마다 1-3위가 바뀌기도 하고,
기준에 따라 높이가 들쭉날쭉이기도 하니까...
(알다시피 저 건물은 우리나라 사람들 손으로 지어지고 있다. 바로 삼성)
그 버즈 두바이 빌딩의 야경...
저 건물 맞은편 멀찍이에 그 유명한 생선시장 Fish Market이 있는데
그곳 2층에도 한국식당이 하나 있다.
그 식당 창가에 서서 담아본 정경이다.
저 버즈 두바이 빌딩이 지어지고 있는 맞으편 거리가 Satwa.
신흥 대형 오피스건물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인구라고 해봤자, 겨우 120만명. 원주인은 겨우 20여만 명에 불과한
두바이에 저처럼 많은 오피스 건물들이 들어서는 목적은 뻔하다.
외지인들을, 그것도 비즈니스맨들들 불러 들이자는 것이다.
그처럼 꼬드겨 불러들이는 외국인들을 위해,
먹고 자는 호텔을 지어대는 일은 그러므로
이제 두바이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이 되어버렸다.
저 7성급 호텔 옆에 자리하고 있는 멋진 스카이라인의 호텔 주메이라
(사진 속에서는 타워 옆에 조그맣게 보인다) 같은 것을
울 나라 호텔들과 비교하자면 특특급 수준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단순 외양만으로 그런 평가를 하는 게 아니라
호텔의 hardware와 소프트웨어가 그 정도에 든다.
하지만, 저 주메일라 호텔조차도 기를 펴지 못할 호텔이 또 있다.
저 버즈 호텔말고도 말이다.
바로 이 Qasr호텔이 그런 호텔의 하나인데,
그 크기나 (저 호텔 안에 우리 기준의 특1급호텔이 열 개 정도 들어가 있다고 봐도 된다 )
수준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호텔 안으로 인공하천을 흐르게 하고 있는데, 그 크기나 아름다움은 정말 장관이다.
멀리 알 버즈 호텔이 보이는데, 얼핏 바라보아도
이 Qasr호텔의 크기가 짐작되고도 남는다.
이 Qasr호텔은 입구에서 호텔현관까지 들어왔다 나가는 코스만으로도
훌륭한 관광코스를 구성할 정도로 크고 넓고 멋지다.
물론 차에서 승차한 채로이고, 하차는 허락되지 않는다.
(나는 관광객이 아닌데다, 나의 전력 중에 받은 GMC 자격증으로 실내 진입 무사 통과)
현관 가까이 자리잡은 주차장 포치 부근인데, 저 난간 아래로 물길이 보인다.
광대하기 그지 없다. 인공으로 조성된 공간들인데도 불구하고...
자... 정신을 차리고 버즈 알 아랍 호텔(7성급 호텔이라고 세계가 떠들썩했던)
바로 그 문제 현장(?)으로 돌아가자.
해변가 석양을 뒤로 하고 있는 참으로 멋진 풍광.
석양의 저 바닷가 산책은
두바이 사람들의 으뜸 바람쐬기의 하나에 든다.
나그네 논네 하나는 그저 뒷짐지기로 카메라를 응시할 뿐이다. 일 삼아...
아니다... 까이꺼. 찍을 바에야 제대로 찍자.
어느 덧 석양은 소리없이 모든 것을 끌어담아 가고 있었다.
7성급 호텔의 뿌리에서부터
뿌리 시원찮은 나그네의 설 자리까지도...
그 순간 까닭 모를 떨림 하나가 나를 덮쳐왔고,
새삼스런 외경(畏敬) 속으로 나를 끌고 들어갔다.
자연은 위대하다.
도처에서 순간 순간 대하는 자연의 일부만으로도......
석양도 그런 자연의 일부다. 눈 크게 뜨고 응시하면.
인공의 모든 것들이 한낱 스쳐가는 일시적인 것들일 뿐이라는 걸,
타인들의 인공물뿐만 아니라, 내가 걸치고 머물고 타고 다니는 것들에서부터
내가 뭔가를 이뤄냈거나 해냈다고 은근히 자부해대기도 하는 것들까지도 모두
그저 내가 이 세상에 머무는 동안 잠시 함께 하고 가는 것들일 뿐이라는 걸
나는 그날도 또다시 확인했다.
나는 그처럼 문득 다가와 새삼스럽게 나를 전율케 하는 자연을, 그 가르침을
'외경(畏敬)'이라고 적는다. [23 April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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