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회(2013.10.14)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어보기(1)
-‘막내의 꿈대로!’ 이용현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1. 개괄
-무대를 빛내신 분들 :
임채훈 (26. 한경대 경영학과, 여자 친구(홍보라) 덕에 출연)
박사홍 (23. 의미 있는 20대를 보내는 멋있는 언니가 되자!) ->3단계 진출
이형인 (33. 주부. 3월에 작고하신 아버님을 위해 출연)
강수연 (40. 피아노 교사. 세 아이의 또순이 엄마. 일기 쓰기) ->3단계 진출
이용현 (47. 보험 설계사. 12세 아들의 꿈대로 달인을 향해!) ->우승자
이번 회에는 50~60대 분들의 모습이 빠졌다. 그만큼 더욱 씩씩한(?) 경쟁을 기대했는데, 그리 되진 않은 듯하다. 대신, 30~40대의 주부들이 그 열기를 조금 메꿔준 셈이라고나 할까.
얌전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랩과 춤에도 한가락 하신다는 형인 님은 기회/시간이 되면 그 실체(?)를 보여주시기로 했는데, 아깝게도 3단계 진출에서 탈락하시는 바람에 그 멋진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시지 못했다.
수연 님은 피아노 교습을 하는 분인데, 세 아이를 키우면서 피아노 연주 석사 과정까지 마치실 정도의 열정파. 달인 등극을 위해 일기를 쓰실 정도로 우리말 사랑과 공부에도 바지런하신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특히 이 분의 연상 순발력은 놀라울 정도여서 1단계 문제 풀이에 1분도 안 걸릴 정도로 일사천리. 물론 녹화분이긴 했지만 실제 소요 시간도 무척 짧았을 듯하다.
사홍 양은 두 명의 여동생을 거느린(?) 언니답게 씩씩하고 듬직한 젊은이. 수연 님과 더불어 1단계 문제에서 만점인 300점을 받았는데, 답변 내용 중에 ‘해병대/통신병’ 등과 같이 남성용 낱말들이 거침없이 튀어 나와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남자 친구가 해병대 통신병이었거나 복무 중인 듯하다.
채훈 군은 476회(2013. 8. 5. 방영. 김희선 님 우승)에 출연한 여자 친구 홍보라 덕분에 출연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녀의 공부 노트까지 물려 받으면서. 당시 보라 양은 자신의 전공 분야(동물생명과학)와 관련되는 ‘공기계’라는 말을 답했는데, 그 말이 사전에 없어서 그걸 사전에 올려달라는 말까지 했던 당찬 젊은이였다. 여자 친구의 그런 도움과 현장 응원에도 불구하고 3단계 진출에서 밀려서 아쉬웠다.
용현 님은 아들의 꿈에 아빠가 달인에 도전하는 모습이 보여서 출연했다는 이색적인 아빠였다. 달인 도전 자리에 서게 되었을 때의 제일성도 ‘아들의 꿈대로 되어서 기쁩니다.’ 였던가.
-출제 경향 : 큰 틀에서는 여전히 최근의 출제 경향에서는 벗어나지 않고 있는데, 달인 도전용 십자말풀이에서는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인다. 얼마 전부터 처음 선을 보이는 낱말들이 발굴되고 있는데, 예전과는 그 양상이 좀 다르다.
어제 선을 보인 ‘뒤침말’ 같은 것은 아마 안방 달인들도 아주 고생한 말이 아닐까 할 정도로, 뜻밖의 말들이 출제되고 있다. ‘내발뺌’이나 ‘내밀힘’ 같은 것도 그러한 경향에 속한다. 손쉬워 보여서 우리말 고유어 공부에서 지나치기 쉬운 그러한 말들이 자주 나오고 있다. 나쁘게 생각하면 도전자들에게 애를 먹인다고 할 수도 있고, 좋게 생각하면 손쉬워(?) 보이는 그런 고유어들에 더 관심하라는 뜻도 되고.
또 하나. 지난 주에 이어 속담 대신 관용구가 출제되고 있는 것도 사소하지만 주목할 만한 변화다. 관용구는 특히 그 어구 표현이 사전에 올라 있는 대로 정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제 문제의 경우에도, ‘해가 서쪽에서 (혹은 서쪽에서 해가) 뜨다’라고 해야지, ‘뜬다’로 답하면 잘못이다. 관용구는 그 풀이에서 주로 용언의 ‘원형/기본형’으로 풀이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 말뜻의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4단계의 낱말 뜻풀이도 예전 경향으로 회귀한 듯, 좀 까다로운 낱말들이 출제되고 있다. ‘우련하다/문문하다’가 그러한 경우이고, 흔히 잘못 쓰이고 있는 말의 올바른 뜻을 묻는 ‘적바르다’가 깜찍했다.
4단계 마지막 문제는 지금까지 거의 대부분 기출 낱말이 동원되곤 했는데 이번엔 ‘흙뒤’가 처녀(?) 출전을 한데다, 뜻풀이 역시 쉽지 않은 말이었다. ‘발뒤축의 위쪽에 있는 근육’이란 뜻인데 마지막 풀이말인 ‘근육’이 ‘흙’이나 ‘뒤’라는 말과 전혀 무관하게 떠올리기 어려운 내용이라서 내 사전에서 밑줄과 볼드체 처리까지 해놨을 정도로 까다로운 낱말이었다.
2. 1단계 문제 : 최대 300점
-징검돌 말들 : 식/병/달/가/전
첫 관문 낱말들이 비교적 답하기 쉬운 것들로 변화되고 있다. 어렵지 않게 활용 낱말들을 답할 수 있어서인지, 어제 출연자들은 비교적 고득점을 기록했다. 세 사람이 300점 만점으로 출발했고, 나머지 두 사람도 150점과 200점을 얻었다.
‘00식’에서 낙마한 채훈 군의 경우는 앞서 답변한 말들이 ‘음식/식자재/음식점’ 등이었으므로 계속 그 방향으로 나갔더라면 ‘경양식’ 등을 떠올릴 수 있었을 게고, 아니면 거기서 ‘일본식/중국식’ 등과 같이 ‘-식(式)’을 접미사화하여 ‘수동식/자동식’ 등을 떠올리거나 온갖 예식 종류인 ‘혼례식/결혼식/장례식/졸업식/입학식’ 등도 이용할 수 있었다.
‘전’으로 주어진 문제에서 용현 님의 답변은 ‘자전/전봇대/자전거/기마전/전화기’ 등으로 연상이 폭넓고 자유로우신 편. 지켜보고 있던 나는 ‘자전(自轉)/자전(自傳)/자전(自專)’의 착점이 참으로 좋다고 여기면서 그것들을 이용한 답을 기대했는데, ‘자전거’ 외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전(轉)’을 이용하면 ‘회전(체)/회전문’ 등에서부터 여러 말들이 있고, ‘전(專)’을 이용하면 ‘전문가/전문성/전문적’ 등과 같이 ‘전문’ 하나만 이용해도 무수히 떠올릴 수 있기 때문. 어쨌거나 용현 님은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시원하게 답을 하셨고, 만점을 얻었다. 모두 한자어 활용이었다는 특징과 함께.
‘0달0’에서 막힌 형인 님은 ‘수달/달리기’ 등으로 답하면서 우리말 쪽으로만 생각하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이 말도 한자어로 바꾸면 좀 쉽게 풀리는 경우였다. ‘배달꾼/전달자/미달량/조달자’ 따위가 그 예다.
3. 2단계 연상 문제 : 6문제 x 최대 200점, 총 최대 1200점
-(ㅂ) : 빈대0/외톨박이/아람/알0 ->‘밤’
지난 회에는 전원 오답이 두 번이나 나왔는데, 이번에는 그런 불행(?)은 없었다. 대신 전원 정답은 두 번으로 지난 회와 같았다. ‘외톨박이’에서 수연 님 혼자 자신 있게 멈췄다. ‘아람’이 결정적 힌트. 전원 정답으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사회자도 이야기했듯, ‘외톨박이/두톨박이/세톨박이’ 등은 밤송이나 통마늘에 들어 있는 ‘밤’과 ‘마늘’의 쪽수에 따라 붙여진 이름인데, ‘외톨박이’에는 ‘외돌토리’의 뜻도 있는 것이 좀 다르다. ‘빈대밤’은 처음으로 선을 보인 말. ‘빈대밤’과 ‘외톨박이’만 내 사전에서 뜻풀이를 전재한다.
외톨박이*? ①알이 하나만 여물어 들어 있는 밤송이/통마늘 따위. ②≒외돌토리(매인 데도 없고 의지할 데도 없는 홀몸).
외돌토리≒외톨/외톨박이*/외톨이*? 매인 데도 없고 의지할 데도 없는 홀몸.
빈대밤? 알이 잘고 납작하게 생긴 밤.
-(ㅇ)(ㅁ) : 00방아/알00/산00/앞00 -> ‘이마’
공부하신 분들은 첫 도움말에서도 멈출 수 있었을 정도로, 공부하신 분들에겐 반가웠을 문제이고 공부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중상급의 문제. 마지막 도움말까지 보고도 정답자는 세 분. ‘우물’, ‘열매’등을 답하신 분들도 있었다.
이마방아? 방아 찧듯 윗몸을 구부려 이마를 땅바닥에 대었다 떼었다 하는 짓.
산이마[山-]? ≒산꼭대기(산의 맨 위).
알이마? 가린 것 없이 드러난 이마.
난간이마[欄干-]? 정수리가 넓고 툭 불거져 나온 이마.
됫박이마? 됫박을 엎어 놓은 것처럼 생긴 이마.
아울러 이참에 ‘-방아’가 들어간 낱말들의 모둠을 아래에 보인다. 내 사전에는 선별된 주요 낱말들만 해당 표제어란에 나뉘어 있어서 다소 불편한 탓이다.
방아? 곡식 따위를 찧거나 빻는 기구나 설비의 총칭. 물방아/디딜방아/물레방아/연자방아/기계 방아/쌍방아 등이 있음.
입방아*? 어떤 사실을 화제로 삼아 이러쿵저러쿵 쓸데없이 입을 놀리는 일.
붓방아? 글을 쓸 때 미처 생각이 잘 나지 않아 붓을 대었다 떼었다 하며 붓을 놀리는 짓.
코방아*? 엎어져서 코를 바닥에 부딪치는 일.
품방아? 여자를 품고 남자가 성교하는 짓.
턱방아? (비유) 턱을 자꾸 들었다 내렸다 하는 것.
고갯방아*? (비유) 졸거나 긍정하거나 사례할 때, 방아를 찧듯이 고개를 끄덕끄덕함.
이마방아? 방아 찧듯 윗몸을 구부려 이마를 땅바닥에 대었다 떼었다 하는 짓.
궁둥방아*? ≒엉덩방아*(미끄러지거나 넘어지거나 주저앉아서 엉덩이로 바닥을 쾅 구르는 짓).
무릎방아? 주저앉거나 엎어질 때 무릎을 바닥에 부딪치는 일.
공중방아[空中-]? 공중으로 들어 올려졌다가 방앗공이 내리치듯 바닥에 떨어지는 일.
금방아[金-]? 금광에서, 물레방아처럼 물을 이용하여 석금(石金)을 찧는 방아.
돌방아? ≒연자방아(연자매를 쓰는 방아).
통방아? ≒구유방아(구유를 쓰는 방아).
삯방아? 삯을 받고 찧어 주는 방아.
쌍방아[雙-]? 두 개의 방앗공이를 엇바꾸어 가며 내리찧게 된 한 쌍의 방아.
맞방아? 두 사람이 마주 서서 번갈아 찧는 절구질.
밀방아? 물살이 물레바퀴의 아래쪽에 닿아 물레바퀴를 밀듯이 하는 물레방아.
탁탁방아? ≒정미기(벼를 찧어 희고 깨끗하게 만드는 기계).
애벌방아? 뒤에 온전히 찧을 양으로 우선 간단히 찧는 방아질.
디딜방아? 발로 디디어 곡식을 찧거나 빻게 된 방아.
보리방아? 보리쌀을 내느라고 겉보리를 방아에 찧는 일.
안물방아? 물레바퀴의 가운데쯤에 물이 떨어지게 되어 있는 물레방아.
-(ㅁ) : 얕은0/말0/돈0/입0 -> ‘맛’
어렵지 않은 문제였는데 의외로 고전들 하셨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도움말에서야 한 분씩만 답을 적었고, 마지막 도움말까지 보고 적은 세 분조차도 정답은 한 분뿐일 정도로. 아마도 두 번째 도움말인 ‘말맛’에서 헷갈리지 않았나 싶다. 암튼, 통틀어 정답자는 두 분뿐이었다.
흔히 쓰는 ‘얕은맛’은 이참에 그 뜻을 정확히 짚고 갈 필요가 있다. 아래와 같다. 참, ‘깊은맛’이 이 ‘얕은맛’에 대한 상대어가 아닐까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깊은맛’이라는 낱말 자체가 없다. ‘깊은 맛’으로 띄어 적으며, ‘얕은맛’의 특정 의미와는 달리 글자 그대로의 뜻뿐이다. 즉 ‘깊은 맛 ≒심미(深味)’.
얕은맛? 진하지 않으면서 산뜻하고 부드러운 맛.
-(ㄱ)(ㅊ)(ㅁ) : 비틀하다/감빨리다/감기다/당기다 -> ‘감칠맛’
뜻풀이 실력에다 연상력까지 갖춰야 해서 문제 수준은 상급이었음에도 정답자가 세 분이나 나왔다. 거기에다 사홍 님은 첫 도움말에서 멈추고도 정답. ‘비틀하다’의 뜻을 정확하게 꿰고 계신 덕분이었다. 위에 나왔던 ‘맛’이라는 말이 또다시 사랑받은 묘한 경우이기도 했다. 정답자 세 분 중 두 분이 나중에 3단계에 진출하게 되고.
내 사전에서 이 ‘감칠맛’과 관련된 낱말을 모아 둔 게 있다. 아래에 전재한다. ‘감기다’와 ‘비틀하다’는 출제 가능성이 높아서 뜻풀이에 볼드체 처리를 하기도 했던 말들이다.
감칠맛*? ①음식물이 입에 당기는 맛. ②마음을 끌어당기는 힘.
감빨다? ①감칠맛 있게 쪽쪽 빨다. ②잇속을 탐내다.
감빨리다? ①‘감빨다(감칠맛 있게 쪽쪽 빨다)’의 피동사. ②감칠맛이 나게 입맛이 당기다. ③이익을 얻으려는 욕심이 생기다.
감기다*? ①음식 따위가 감칠맛이 있게 착착 달라붙다. ②사람/동물이 달라붙어서 떠 나지 아니하다. ③음식을 너무 먹어 몸을 가누지 못하다.
감씹다? 감칠맛이 나도록 맛있게 씹다.
건건하다1? 감칠맛 없이 조금 짜다.
달큼하다? 감칠맛이 있게 꽤 달다.
들큰하다? ②감칠맛이 없이 조금 달다.
짭짤하다? ①감칠맛이 있게 조금 짜다. ②일/행동이 규모 있고 야무지다. ③일이 잘 되어 실속이 있다.
찝찌레하다? 감칠맛이 없게 조금 짜다.
비틀하다2? 약간 비릿하면서도 감칠맛이 있다.
-(ㄱ)(ㄷ) : 00이 내려앉다/00이 떨어지다/00이 한 움큼 되다/00이 서늘하다-> ‘간담’
문제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순발력의 도움이 필요했던 문제. 전원 정답. 수연 님이 첫 도움말에서 멈췄다. 1단계 문제 풀이에서도 적은 것처럼 연상 순발력이 엄청 빼어난 분이셨다.
‘간담’이 들어간 문제로는 처음 출제되었다. 내 사전에서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간담을 헤치다[열어 놓다/털어놓다] ? 속마음을 숨김없이 다 말하다.
간담이 내려앉다≒간담이 떨어지다 ? 몹시 놀라다.
간담이 서늘하다 ? 몹시 놀라서 섬뜩하다.
간담이 한 움큼 되다 ? 간과 쓸개가 한 움큼 되게 작아졌다는 뜻으로, 몹시 놀라고 두려워하는 모양.
-(ㅂ)(ㄹ) : 굳다/잘하다/박이다/배다 ->‘버릇’
어제 출제된 두 개의 상급 문제 중 하나. 연상력의 도움이 절실한 문제였지만, 첫 도움말 자체에 정답이 들어 있었다. 세 번째 도움말에서 멈춘 용현 님 혼자 정답을 적었는데 차분함에 더해진 연상력이 돋보였다.
별도 설명이 필요 없는 문제. 다만 ‘잘하다’가 어째서 ‘버릇’과 관련이 되는지는 아래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잘하다? 버릇으로 자주 하다. ¶오해를 잘하다; 웃기를 잘한다.
2단계 문제 풀이 후 사홍 님, 수연 님, 용현 님이 3단계 진출자로 결정되었는데, 각자 점수는 700/650/800점. 세 분 모두 1단계에서 가볍게 만점을 얻은 분들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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