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6회(2013.10.14) KBS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어보기(2)
-‘막내의 꿈대로!’ 이용현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4. 3단계 맞춤법․띄어쓰기 : 6문제 x 100, 총 600점
-괜히 남에게 엉큼하게(o)/응큼하게(x) 보일까 봐 걱정이다.
흔히 일상생활에서 잘못 쓰는 말 중의 하나. 이럴 때는 늘 하는 말이지만, 기본형을 떠올려서 바로잡는 게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이다. ‘엉큼하다’가 올바른 기본형. 이와 비슷한 문제로 흔히 잘못 쓰는 으뭉하다(x)/의뭉하다(o)도 있다.
두 사람이 정답을 짚었다. 내 책자 초고에서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응큼하기로는 은근짜 계집들만 한 것도 없지 : 엉큼의 잘못. <-엉큼하다[원]
그 사람 아주 응큼한 짓 많이 해 : 엉큼한의 잘못.
[참고] 겉과 달리 얼마나 으뭉한/으뭉스런 녀석인데 : 의뭉한/의뭉스러운의 잘못. <-의뭉하다/의뭉스럽다[원]
[중요] 흔히 표준어와 달리 발음하거나 잘못 쓰는 것들 : 건데기(x)/건더기(o); 거무틱틱(x)/거무튀튀(o); 주루룩(x)/주르륵(o); 쭈루룩(x)/쭈르륵(o); 굽신거리다(x)/굽실거리다(o); 응큼한(x)/엉큼한(o); 허구헌날(x)/허구한 날(o). 하고한날(x)/하고한 날(o)≒하고많은 날. ☜[주의] 하고한날(x) <=하고하다? ≒하고많다. 고로, ‘하고한 날’(o)임.
-실수한 게 멋적었는지(x)/멋쩍었는지(o) 그는 연신 머리를 긁었다.
‘-적-’과 ‘-쩍-’을 올바르게 구분하는 문제인데, 낱말에 따라서 고급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번 경우는 거의 기본적인 문제. 사회자도 간단히 설명했지만, ‘-적-’으로 적는 경우는 그 의미소(실질형태소) ‘적다(少)’거나 ‘작다(小)’는 뜻을 살려야 할 때다.
이 문제 역시 두 분만 정답을 골랐다. 상세 설명은 내 책자에서 전재한다. 이와 관련된 설명은 내 책자 중 여러 곳에 나올 정도로, 이에 해당되는 낱말들이 적지 않다.
◈멋적다(어색하고 쑥스럽다)는 언행이 격에 어울리지 않아서이므로, 멋이 적어서라고 생각하여 멋적(少)다로 적어도 될 것 같은데? : 둘 다 멋쩍다의 잘못.
[설명] ‘적다(少)’의 의미가 명확할 때만 살리고 나머지는 ‘-쩍다‘임.
-적다 : 괘다리적다, 괘달머리적다, 열퉁적다, 맛적다, 재미적다, 퉁어리적다
-쩍다 : 객쩍다, 갱충쩍다, 맥쩍다, 멋쩍다, 미심쩍다, 수상쩍다, 겸연쩍다, 의심쩍다, 귀살쩍다/귀살머리쩍다.
-칠판에 써(x)/씌어(o) 있는 대로 읽어 봐.
한 분만 정답을 골랐을 정도로 좀 까다로운 중․상급 문제인데, 지문을 조금만 바꾸면 고급 문제로도 출제될 수 있다. ‘쓰다’의 피동형을 묻는 문제인데, 피동형이 ‘쓰이다’이고 그 준말이 ‘씌다’여서 그 올바른 활용에 신경 쓰지 않으면 틀리기 쉽다. 특히 [활용] 예문으로 제시된 부분을 주목하시기 바란다. 고급 문제에 해당된다.
상세 설명은 내 책자 내용 전재로 대신한다. 차분히 읽어서 제대로 먼저 이해들을 한 뒤에 기억하시기 바란다.
◈[고급] ‘쓰다’의 피동 활용으로 ‘씌여’가 맞나, ‘쓰여’가 맞나? : ‘쓰여’가 맞음. <=‘씌’를 쓸 경우에는 ‘씌어’임.
[설명] ①‘쓰다‘의 피동 활용으로는 ‘씌어/쓰여/써져’ 등이 가능함. 즉, ‘쓰-’형과 ‘씌-’형 둘 다 가능함. 그 이유는, ‘쓰다’에 피동 접미사 ‘-이-’가 붙으면 ‘쓰이다’가 되는데, 여기에 어미 ‘-어’가 붙으면 ‘쓰이어(쓰이-+-어)’가 되고, 이것은 ‘씌어’나 ‘쓰여’로 줄 수 있기 때문. (그러나, ‘씌여’는 잘못.) ②피동 접미사가 아닌 피동 표현으로, ‘쓰다’에 ‘-어지다’를 붙인 ‘써지다’도 가능함. 그러나, 간혹 능동형 ‘쓰다’가 아닌 ‘쓰이다’라는 피동 표현에 다시 ‘-어지다’를 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이중 피동으로 바람직한 표현이 아님. 따라서, ‘쓰여져’는 ‘씌어, 쓰여, 써져’ 중의 하나로 고쳐 써야 함.
[활용] 이 칠판은 글씨가 아주 잘 씌어지는군 : 써지는군의 잘못. <-써지다[원]
글씨가 예쁘게 쓰여져 있다 : 씌어/쓰여 있다(씌어≒쓰이어)의 잘못. <-쓰이다/씌다[원]
[정리] ①‘쓰다’의 피동은 ‘쓰이다’. 준말은 ‘씌다’. 준말 활용은 ‘씌-’+‘-어’ →‘씌어’이고, 본말 활용은 ‘쓰이-’+‘-어’ →‘쓰이어’ →‘쓰여/씌어’. ②‘쓰(다)’+‘-어지다’ →‘써지다’.
-내 마음에 거스를(x)/거슬릴(o) 만한 일은 생각하지도 마.
‘거스르다’는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사동사이고, ‘거슬리다’는 목적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동사라는 것만 알면 되는 기본적인 문제. 올바른 어문생활을 해온 이들에게는 눈에도 과히 거슬리지 않아서 정답을 쉽게 고를 수 있었다.
그 덕분인지 어제 처음으로 세 분 모두 한마음으로 정답을 고른 유일한 문제. 내 책자에서 설명을 전재한다.
◈♣‘거스르다’와 ‘거슬리다’
[예제] 그는 귀에 거스리는 말만 해댔다 : 거슬리는의 잘못. <-거슬리다[원]
상관의 명령을 거슬르는 행동 : 거스르는의 잘못. <-거스르다[원]
[설명] ‘거스르다’는 사동사이고, ‘거슬리다’는 자동사임.
거스르다? 일이 돌아가는 상황/흐름과 반대되거나 어긋나는 태도, 또는 남의 말/가르침/명령 따위와 어긋나는 태도를 취하거나, 남의 마음을 언짢게 하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다. ¶부모님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다; 그는 멋대로 행동함으로써 모두의 뜻을 거슬렀다.
거슬리다? 순순히 받아들여지지 않고 언짢은 느낌이 들며 기분이 상하다. ¶그의 말이 귀에 거슬렸다; 또 내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그땐 용서 없다.
-이름순(o)/이름 순(x)으로 줄을 세워라.
‘순(順)’이 접사라는 걸 아는 분들에겐 식은 죽 먹기이고 헷갈리는 분들은 찍기에 의존해야 했던 문제. 정답자는 단 한 분뿐이었다.
내 책자의 ‘접사 종합 정리 항목’ 중 해당 부분 주변의 것과 함께 전재한다.
-상(上) : ①‘그것과 관계된 입장’ 또는 ‘그것에 따름’의 뜻. ¶통계상/관계상/예의상/미관상/사실상/외관상/절차상. ②‘추상적인 공간에서의 한 위치’의 뜻. ¶인터넷상/위치상/거리상/전설상/통신상.
-상(像) : 교사상/어머니상/여성상/미래상.
-상(相) : 시대상/사회상/생활상/죽을상.
-생(生) : ‘그때에 태어남’ 혹은 ‘그 햇수 동안 자람’. ¶신묘생/1978년 7월 21일생; 1910년생/이백 년생 나무/5년생 수컷.
-순(順) : ‘차례’의 뜻을 더함. ¶도착순/나이순/가나나순; 통신업, 건설업순으로.
-그의 말솜씨는 그 누구보다(o)/누구 보다(x) 뛰어나다.
이때의 ‘-보다’는 비교격조사. 한편, ‘보다 높이’, ‘보다 나아지려 노력하다’ 등에서 보이는 ‘보다’는 부사. 이 두 말의 비교는 굳이 따로 설명할 필요조차 없이 자명한 것인데도 한 분은 오답을 골랐다.
3단계 문제까지 풀었을 때 세 사람의 점수는 각각 1100/850/1300점. 앞서 2단계를 마친 뒤의 점수를 감안할 때 3단계에서의 획득 점수는 각각 400/200/500점이 된다. 용현 님과 사홍 님이 선전했다.
5. 4단계 낱말 뜻풀이 : 총 4문제 x 최대 500점, 최대 2000점
-출제된 낱말들 : 우련하다/문문하다/적바르다/흙뒤
지난 몇 주 동안 이어져 오던 ‘깜찍한’ 출제, 곧 흔히 쓰는 말들의 작은말이나 여린말, 유의어의 뜻 캐보기가 지난 주부터 사라지고 예전 방식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번에 선을 보인 말들 역시 발굴(?)해서 전파할 가치가 있는 말들이었고, ‘우련하다>오련하다’는 ‘아련하다’와 사촌 격인 말이다.
앞서도 적은 것처럼, 4번째 문제로 출제되는 고유어 명사는 대체로 기출 낱말일 때가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몹시 까다로운 ‘흙뒤’라는 새로운 말이 나왔다. 앞서도 적었듯이 발뒤꿈치의 살(근육) 부분을 이르는 말이어서, 내 사전의 뜻풀이에서 유난히 강조해 두었던 표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이번에 출제된 낱말 4개 모두도 아래에서 보듯 내 사전에서는 일종의 관리 대상이랄 수 있는 표제어 밑줄, 뜻풀이 밑줄 등을 처리해 놓은 말들이었다.
이 4단계에서 3문제를 풀었을 때 각자의 점수는 1800/1050/1400점으로 4단계에서 각각 700/200/100점을 취득한 셈. 즉, 독무대처럼 사홍 님이 선전하셨다. 그럼에도 2위 용현 님과의 점수 차이가 500점을 넘지 않아 도전자 결정을 위해 4번째 문제를 풀게 되었고, 두 사람 다 고생했는데 행운의 여신은 용현 님의 손을 들어 주었다.
3단계의 맞춤법/띄어쓰기 문제에서 용현 님이 획득한 500점이 효자 노릇을 단단히 했다. 사홍 님의 다음 번 한풀이 재도전에는 남다른 결기가 서릴 듯하다.
뜻풀이를 내 사전에서 전재하는 것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오련하다<우련하다.≒아련하다? ①형태가 조금 나타나 보일 정도로 희미하다. ②빛깔이 엷 고 곱다. ③기억 따위가 또렷하지 아니하고 희미하다. ¶꼭두서니 물이 오련한 갑사 치마 생각이 불쑥 떠올랐다.
문문하다1? ①무르고 부드럽다. ②어려움 없이 쉽게 다루거나 대할 만하다.¶감자를 문문 하게 찌다; 생각보다도 흙이 훨씬 더 문문하여 다루기가 쉬웠다; 가장 문문해 보인다 싶어선지 사람들이 그를 허투루 대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문문하다2[問問-]? 물건을 보내어 경사스러운 일을 축하하거나 슬픈 일을 위로하다.
적바르다? 어떤 한도에 겨우 자라거나 이르러 여유가 없다.
적바림*≒적발? 나중에 참고하기 위하여 글로 간단히 적어 둠. 혹은 그런 기록.
흙뒤? 발뒤축의 위쪽에 있는 근육.
5. 달인 도전 : 십자말풀이 15문제
달인 도전 문제에서 새 낱말 발굴(?) 노력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 바람에 이번에도 안방 달인분들이 좀 고생했을 듯하다. 앞서도 간단히 적었듯, 어제 나온 말 중 처음으로 선을 보인 ‘뒤침말’이 어려웠고, ‘내발뺌/내밀힘’은 그 친근한 표기 바람에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틀리기 쉬운 그런 말들이었다.
부사 문제(‘나아가서’)는 차분히 생각해야 떠올릴 수 있는 말이었다. 참, 어제 나온 ‘가으내/겨우내’ 역시 부사다. 명사가 아님을 유의해야 한다. 관용구 문제로 제시된 ‘서쪽에서 해가 (혹은 해가 서쪽에서) 뜨다’라는 답은 마지막 어구가 ‘뜬다’가 아닌 ‘뜨다’인 것을 조심해야 했고. (녹화장에서 이러한 근소한 오답에 대해 정답을 알려주고 다시 녹화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말머리아이’는 지난 번에 설명했던 ‘연리지/비익조’ 등에 못지않게 우리나라의 퀴즈 문제에서 출제 빈도가 잦아진 말 중의 하나. 혼인날 말을 타고 가는 데서 유래한 말로, ‘말머리’의 ‘-머리’는 ‘머리(頭)’를 뜻하는 게 아니고 ‘날머리(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할 무렵)’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무렵/차례/판’ 등을 나타내는 접사적 기능을 수행하는 명사다.
위에 언급한 낱말들에 대한 뜻풀이를 내 사전 등에서 전재하는 것으로 오늘의 문제 풀이를 마친다. 달인의 꿈을 향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빈다.
말머리아이*? 결혼한 뒤에 곧바로 배서 낳은 아이. 옛날에는 결혼할 때 말을 타고 갔으므로 결혼 초와 관련이 있다는 데서 유래하였음.
말 머리에 태기가 있다 ? 일의 첫머리부터 성공할 기미가 보인다는 말.
뒤침말? 같은 뜻의 다른 말.
내발뺌? 자기가 어떤 일에 관계가 없음을 스스로 밝힘.
발뺌? 자기가 관계된 일에 책임을 지지 않고 빠짐. 또는 그렇게 하기 위하여 하는 말.
내밀힘*? ①밖/앞으로 밀고 나아가는 힘. ②자기의 의지/주장을 굽힘 없이 자신 있게 내세우는 힘. ☜‘내밀심’은 잘못.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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