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와 멍덕딸기(복분자)
7월 초, 학교 운동장 걷기 후에, 땀내기 운동 삼아 오르내리는 집 앞 동산 숲속에서
(정확히는 사람들이 오가는 길가에서 10여 미터 떨어져 있는 외진 곳)
이 산딸기를 발견했따.
마나님은 항상 비닐 봉지를 필수품으로 갖고 다니시는데,
나넌 맨손. 할 수 없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서 거기에 따 넣었다.
그렇게 해서 2주에 걸쳐 2~3일 거리로 저 산딸기를 따다가
울 공주님께 1/3 드리고, 나머지는 장모님 댁으로 진상.
그러다가 그곳에 또 다른 딸기들이 열매 맺고 있는 걸 보고, 주시하기 시작했다.
무척 마디게 결실 과정을 보여주는 녀석들.
녀석들은 처음에 붉은 색으로 맺히기 시작하다가, 익으면서는
저렇게 검은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복분자라는 한약재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진 멍덕딸기다.
흔히 보는 왼쪽의 것이 산딸기('흰딸', '참딸'로도 부른다).
오른쪽이 멍덕딸기(복분자)로, 멍덕딸기는 산딸기의 두 배쯤 크다.
멍덕딸기는 완전히 익었을 때(까맣게 되었을 때)보다는
덜 익었을 때가 신맛이 강하다. 약효 역시 덜 익은 게 높다.
산딸기는 신맛이 전혀 없는 데 비하여, 이 멍덕딸기는 약간 신맛이 도는 게
특징이자 다른 점이다. 그것이 신(腎)을 보하는 기능을 하고, 복분자라는 이름도
그렇게 해서 붙었다.
(약재 설명에 보면 정력이 강한 사람은 먹지 말라고 되어 있다... 그럼 나는 먹지 말아야 하네?? ㅎㅎㅎㅎ)
항암작용도 있고 면역기능도 있음이 현대의 과학적 약리실험에서 증명되었다고 한다.
하여, 저 멍덕딸기는 99.9% 장모님께 진상했다.
지금까지 두 번 땄는데, 그때마다, 특송 인배(特送人配??)를 위해, 장모님 댁으로 우리가 뛰었다.
아직도 두세 번 딸 분량이 익어가고 있따!!
멍덕딸기 줄기는 거의 관목 수준으로 억세고, 장미 가시와 맞먹을 정도의
굵고 긴 가시들이 달려 있다. 조심해도 따도, 팔목 긁히기는 예사.
지난 토욜 아침의 찬란한 전과(戰果) 뒤에는 저런 나의 아픔이 있었따!!!
(울 장모님이 아실랑가 몰러. ㅋㅋㅋ)
그런데, 참 저 멍덕딸기 역시 울 집 아파트에서 직선 거리 100미터도 안 되는
공터를 가로질러 동산 격인 (해발 100미터!) 산책로 주변에 있다.
부지 조성 공사에서 깎여나간 법면 위쪽에.
그런데도, 우리 부부 외에는 저것에 눈독 들이는 사람들이 없어서, 우리 전용이다.
당진 뒷산의 창출, 두릅, 고사리들이 그랬던 것처럼... ㅎㅎㅎ.
[July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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