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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젖가슴 그 안쪽

[내 글] 진담(眞談)

by 지구촌사람 2011. 7. 30.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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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갈, 라일락 속의 연인들>

 

 

 

  [옮겨오기]            아내의 젖가슴 그 안쪽

                                                                             최  종  희       


  아내의 젖가슴은 차암 이쁘다. 꼭 사과 같다. 적당한 크기의 홍옥만 하고 색깔도 아름답다. 처녀 적 거의 그대로다. 뭐가 쓰인 내 눈에만 그런 게 아니고, 목욕을 같이하는 동네 아짐씨들이 모두들 부러워 할 정도로 이쁘다. 크기, 색깔은 물론 모양까지도.

 

  하기야, 아내의 몸매는 찬탄 그 자체다. 맨 처음, 늘 걸치고 다니던 허름한 바바리 안에서 드러난 여체를 대하고 내가 완전히 헷가닥 했을 정도로 이쁘다. 완벽하다. 늘씬, 날씬하지요, 나올 곳 확실하게 이쁘게 나오고 들어갈 데 완벽하게 들어간 조각상만 같아서 나는 그만 데굴데굴 구르다시피 했지 싶다. 오매 땡도 장땡을 잡았네 소리를 입안에 가두지 못해 애쓰면서. 오죽하면 그걸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 술까지 먹이며 꼬드겼을까. (아내는 평소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그렇고 그런 옷을 아무렇게나 걸치고 다니고 있었지만, 몸매 같은 것 아닌 것으로도 이미 99점을 받고 있는 터수였다.)


  아내는 아직도 여전하다. 비쩍 마른 사람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나의 괴벽에 맞추려 한 건 아니겠지만 이젠 몸무게도 내가 젤 좋아하는 60킬로급에 도달하여 중후함과 여유까지 갖추고 있다. 하지만, 군살은 눈에 띄지 않는다. 살집이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된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늘 재게 움직이고 많이 걷는 평소의 운동 덕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헬스클럽 신세 한번 안 지고도 여전히 당당하게 늘씬하다.  


  그런 아내. 무척이나 근사해 보이는 그녀가 얼마 전 저녁에 슬며시 한숨을 쉬는 걸 보았다. 아내가 이끌어 젖가슴으로 올려놓은 진이의 손이 가슴에서 스르르 미끌어져 내리며 아이가 깊은 잠에 빠졌을 때다. 자기도 모르게 내쉰 한숨이다. 그걸 보고 내가 한 마디 얹었다.. 진이 저 녀석이 아마 엄마 젖을 제대로 많이 만지지 못하고 커서 그럴 거야.

 

  아내는 아직 한번도 애들에게 젖을 빨려 보지 못했다. 젖선이 완전히 막혀 버려서다. 유두 한쪽은 초등학생 것보다 작을지도 모르겠다.

 

  그 뿐 아니다. 아내의 한쪽 귀는 유아시절 청력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다. 원인 모를 병을 앓았던 모양인데, 지금도 유아를 둔 부모들이 여간 관심을 하지 않으면 알아챌 수 없는 어린이들의 한쪽 귀 청력 이상을, 그 시절 우리네 부모들이 어찌 알아내어 손 쓸 수 있었으랴. 하여, 내가 혹시 늦게 집에 돌아오게 되고 아내가 왼쪽 귀를 베개에 대고 잠이 들고나면, 내가 아무리 열심히 문을 두들기거나 전화를 해대도 문은 열리지 않는다. 내가 늘 현관 키를 자동차 키에 매달고 다니는 연유다.  콩팥도 시원치 않다. 한 쪽 기능이 표 나게 떨어진다. 역시 어렸을 적 병치레 때문이다. 결국 아내의 안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털웃음 끝에 자신이 매어달곤 하던 '반병신'에 가깝다.


   그런데도 참 신통하다. 청력이상은 신체의 균형감각을 유지하기 어렵게 하기 쉬운데도 아내는 운동을 참 잘 한다. 거의 모든 운동에서 나를 앞지르거나 최소한 비슷하다. 그리고 이십여 년 이상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왔다. 지금은 진이를 키우기 위해 쉬고 있지만, 왕년의 인기는 학부모와 선생님들로부터의 빈번한 전화로 미루어 여전함이 확인된다. (아내는 독학으로 피아노를 공부한 뒤, 가정 형편이 되지 않아 대학 진학을 포기했는데, 결혼 후에 그토록 열망하던 피아노과에 진학했던 만학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맑고 밝다. 항상 우스개 소리를 아주 쉽게쉽게 생산해낸다. 그런 아내에게서 한참 뒤에 그런저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되레 더 많이 놀라고 감탄한 것은 나였다. 그때 겨우 뽀뽀 몇 번으로 넘긴 게 미안할 정도로.     

  

  젖가슴에서 멀어지는 진이의 손을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새어나온 아내의 한숨. 나는 문득 아내가 드러내지 못하는 또 다른 한숨이 있는 건 아닌가 싶어졌다. 여태껏 살아오면서도 내가 알아채지 못한 또 다른 한숨 같은 게 혹시라도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막 잠이 든 듯한 아내의 얼굴을 요모조모 살펴봤다. 다행히도, 아니, 내 손쉬운 기대대로 그녀의 얼굴은 평온했다.

 

  나는 안도의 한숨을 살살 내쉬면서 이불을 끌어 덮고 잠을 청했다. 그 때다. 아내의 목소리가 건너왔다.

 

  - 잠자는 마마님 존안을 훔쳐봤으면 구경값은 내야 하는 거 아니야용? 돈 없으면 몸으로 때워두 좋구. ㅎㅎ히.

  - 아구 내 몬살아. (아니, 이 맛에 산다고 해야 한다. 역시 마마님이당.)                           [Jan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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