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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회(2014.3.10.)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4. 3. 1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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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7(2014.3.10.)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강희경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4. 3단계 십자말풀이 : 11번째 문제 풀이에서부터는 2회 오답 시 탈락

 

어제도 지난 회와 같이 25문제 중 8문제나 손도 못 대고 끝났다. 현재의 진행 방식이 갖고 있는 고정적인 문제점 중의 하나인 출제 낭비.

 

어제 출제된 낱말들도 요즘의 출제경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까다로운 말들이 없는 무난한 수준. 앞서 적었듯, 비교적 관심해야 할 말들인 구멍수/이름값/배래기/끄트머리/토렴등은 예전에 이미 선을 보인 낱말들이었고, 어제 처음으로 선을 보인 것은 통짜배기/바깥공기/한밤중 등이었다.

 

출연자들이 올바르게 답하지 못한 말들이 제법 많은 편이었는데 소나기가 들어간 합성어들을 예시한 것(소나기눈/소나기밥/소나기매/소나기술), ‘구멍수(애로/난관을 뚫고 나갈 만한 수단/도리)’, ’한밤중(어떤 일에 대하여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의 비유), ‘바깥공기(외부 세계의 분위기/움직임의 비유어)’, ‘통짜배기(온통의 덩어리로 된 물건)’, ‘끄트머리(맨 끝이 되는 부분. 일의 실마리)’ 등이 있었다.

 

위의 말들 중 세 가지만 되짚어 보기로 한다. 나머지는 위에 덧붙인 뜻풀이만으로도 족할 듯하므로.

 

1) ‘소나기-’가 들어간 말들 중, 익혀둘 만한 것들을 내 사전에서 전재하면 아래와 같다. 그중 소나기밥소나기 삼 형제는 기출 문제.

 

소나기매? 갑자기 세찬 기세로 잇따라 때리는 매.

소나기밥*? 보통 때에는 얼마 먹지 아니하다가 갑자기 많이 먹는 밥.

소나기술벼락술? 보통 때에는 마시지 아니하다가 입에만 대면 한정 없이 많이 마시는 술.

한소나기? 한바탕 내리는 소나기.

소나기 삼 형제* ? 소나기가 대체로 내렸다 멎었다 하면서 세 줄기로 오는 것.

 

2) 배래기 : ‘배래도 같은 말인데, 이 말에는 본래 여러 가지 뜻이 있다. 주요한 것으로 세 가지가 있는데, 상세 설명은 내 사전의 해당 항목 전재로 대신한다.

 

배래*1배래기1?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바다 위.

배래2배래기*2? ①물고기의 배 부분. ②≒붕어배래기/소맷배래기(한복 소매 아래쪽에 물고기의 배처럼 불룩하게 둥글린 부분).

소맷배래기배래기*? 한복 소매 아래쪽에 물고기의 배처럼 불룩하게 둥글린 부분.

 

3) 끄트머리 : 이 말은 글자 그대로의 뜻인 맨 끝이 되는 부분이라는 의미보다는, 이번 출제의 예문에서처럼 일의 실마리라는 뜻으로 다뤄질 때 더 어렵게 느껴지는 말이다. (참고로 덧대자면, 이 프로그램에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인용/예시되거나 출제에 동원된 낱말이 바로 이 실마리.)

 

우리말에는 실마리의 의미를 지닌 말들이 아주 많다. 하여, 이곳 문제 풀이에서도 이미 두어 번 관련어들을 다룬 바 있지만, 뒤늦게 문제 풀이에 참여하신 분들도 적지 않기에 한 번 더 관련어들을 전재한다.

 

실마리관련어

실마리*? ①감겨 있거나 헝클어진 실의 첫머리. /사건을 풀어 나갈 수 있는 첫머리. 단초[端初].

가리사니*? ②사물을 분간하여 판단할 수 있는 실마리.

각단*? 일의 갈피/실마리.

깨단하다? 오랫동안 생각해 내지 못하던 일 따위를 어떠한 실마리로 말미암아 깨닫거나 분명히 알다.

꼬투리*? ①어떤 이야기나 사건의 실마리. 남을 해코지하거나 헐뜯을 만한 거리. 콩과 식물의 열매를 싸고 있는 껍질.

끄덩이? 일의 실마리.

끄트머리*? 일의 실마리.

낌줄? 광산의 광맥이 거의 끊어진 때에 탐광의 실마리가 되는 가는 줄.

노두[露頭]? 광맥(鑛脈)/암석/지층/석탄층 따위가 지표(地表)에 드러난 부분. 광석을 찾는 데에 중요한 실마리가 됨.

단초[端初]? ≒실마리(/사건을 풀어 나갈 수 있는 첫머리).

돌파구*[突破口]? 부닥친 장애/어려움 따위를 해결하는 실마리.

말길? 말하는 기회/실마리

말문[-]? 말을 꺼내는 실마리.

말시초둥[-始初-]? 말을 꺼내거나 시작하는 실마리.

이끗[-]*? 재물의 이익이 되는 실마리.

일끝? 일의 실마리.

줄밑*? 어떤 일/이야기의 실마리/출처.

진집*? 사고/탈이 날 원인, 트집 잡힐 실마리/근거 따위의 비유.

착상[着想]? 어떤 일/창작의 실마리가 되는 생각/구상 따위를 잡음. 그 생각/구상. ¶~하다/~되다?

착안[着眼]? 어떤 일을 주의하여 봄.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잡음. ‘눈여겨봄’, ‘실마리를 얻음으로 순화. ¶~하다/~되다?

착안점[着眼點]?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가 되는 점.

모색[摸索]? /사건 따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실마리를 더듬어 찾음.

무중[霧中]? 어떤 일이 전혀 실마리/전망이 보이지 아니하여 알 수 없는 상태.

사단[事端]? ①사건의 단서. 일의 실마리. 사달(사고/)’의 잘못.

서론적[序論的/緖論的]?? /글 따위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 위한 실마리가 되는. 그런 것.

실끝매기? 실을 풀 때에, 실마리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속실과 겉실의 끝을 서로 매어 두는 일.

암중모색[暗中摸索]*? 은밀한 가운데 일의 실마리나 해결책을 찾아내려 함~하다?

야기요단[惹起鬧端]? 서로 시비의 실마리를 끌어 일으킴. ¶~하다?

힌트[hint]? 어떠한 일을 해결하는 데 실마리가 되는 것. ‘귀띔’, ‘도움말’, ‘슬기’, ‘암시로 순화.

실머리붙이기? 생명주실을 켜는 과정에서, 고치의 실마리를 켜지는 실에 붙여 주는 일.

실머리찌끼? 삶은 누에고치의 실마리를 찾을 때 나오는 고치실 찌끼. 견방적 원료로 씀.

초서탕[-]? 삶은 고치에서 실마리를 추리는 가마의 물. 수온은 40~45.

추린고치? 고치실이 엉키지 않고 풀려 나오도록 깨끗이 추려진 실마리가 붙은 고치.

만단[萬端]? ①수없이 많은 갈래나 토막으로 얼크러진 일의 실마리. 여러 가지나 온갖.

백단[百端]? ①온갖 일의 실마리. ②≒백방[百方](여러 가지 방법).

의단[疑端]? 의심스러운 실마리.

쟁단[爭端]? 다툼의 실마리.

전단[戰端]? 전쟁을 벌이게 된 실마리. 전쟁의 시작.

전생지단[傳生之端]? 사형시켜야 할 죄인에게 미심쩍은 점이 있어, 형을 줄여 죽음을 면하게 할 실마리

천서만단[千緖萬端]? 천 가지 만 가지 일의 실마리라는 뜻으로, 수없이 많은 일의 갈피.

화단[禍端]? 화를 일으킬 실마리.

화단거리[禍端-]? 화를 일으킬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근거.

흔단[釁端]? ①서로 사이가 벌어져서 틈이 생기게 되는 실마리. 서로 다르게 되는 시초.

흠단[欠端]? 흠이 되는 실마리.

만서[萬緖]? 여러 가지 얼크러진 일의 실마리.

의서[意緖]? 생각의 실마리. 실처럼 흐트러지기 쉬운 생각.

 

어제의 답들을 풀이 판에 옮겨 적어 보면 다음과 같다.

 

 

 

 

 

 

 

 

 

13.

 

 

 

 

 

 

 

 

 

 

 

 

 

 

 

 

 

 

 

 

 

 

 

 

 

 

 

 

8.

 

 

 

 

 

 

 

 

 

 

 

 

 

9.

 

 

 

 

 

 

 

 

 

 

 

 

 

 

 

 

 

 

 

 

 

 

 

 

 

 

 

 

 

 

 

 

24.

 

14.

 

 

 

 

 

 

 

 

 

23.

 

 

 

 

 

 

 

 

25.

 

 

 

 

 

 

22.

 

 

 

 

 

5. 연승 도전 문제 : 90초 이내에 맞춤법/띄어쓰기를 완결하는 문제

 

- 문제 : 동생의어이없는거짓말에참다못한어머니는약속을져버리고매를드셨다.

- 정답 : 동생의 어이없는 거짓말에 참다못한 어머니는 약속을 저버리고 매를 드셨다.

 

- 풀이 :

 

1) 어이없는: 어제 우승자는 이것을 없는으로 고치는 어이없는 일을 했는데, 막판에 이르도록 쌓이고 쌓인 긴장감의 부하로 차분한 두뇌 회전에 지장을 받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방언 사용자들에게 가끔 보이는 현상, 곧 평소에 자주 써서 입에 입은 발음이 뇌를 자극하여 발음대로 표기를 이끌었는지도 모르겠고.

 

이참에 하나 알아 둘 것은 어이없다어처구니없다와 동의어로 쓰이기도 한다는 것. 왜냐하면 명사 어이어처구니(상상 밖의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와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2) 참다못한: 어제 문제 중 가장 까다로운 부분이었다. 이것은 얼마 전 <우리말 공부 사랑방> 게시판에서 띄어쓰기가 까다로운 복합부사라는 제목으로 띄어쓰기 문제를 다룰 때 익혔던 말이기도 하다.

 

요컨대, 이 말은 참다못하다라는 한 낱말의 복합어(파생어)이므로 붙여 써야 한다. 현재 이 ‘-못하다가 붙은 파생어(복합어)로는 다섯 낱말이 있다. 상세 설명은 지난번의 우리말 공부에서 다뤘던 내용을 전재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못해의 꼴 : 현재 ‘-못하다가 붙은 형용사/동사 파생어로 사전에 오른 것은 마지못하다/되지못하다/참다못하다/새수못하다(손을 대지 못하다)/안절부절못하다의 다섯 낱말인데, 복합부사 꼴로 사전에 올라 있는 것은 하다못해, 듣다못해의 두 가지뿐이다.

 

3) 버리고 : ‘저버리고의 잘못인데, 활용형 표기에서 헷갈릴 때는 원형(기본형)을 떠올려 보면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이 경우에도 저버리다져버리다를 떠올려 보면, ‘져버리다가 되기 위해서는 지다()+(어미)’ ->‘의 꼴을 거쳐야 하는데, 그런 말은 없음을 알게 된다. , ‘져버리다(x)/저버리다(o)’임을 확인하게 되는 것.

 

어제의 맞춤법/띄어쓰기 문제는 우승자의 연승을 도와주기 위해서 까다롭지 않은 예문을 골라서 출제한 듯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지극히 평이한 문제였다. 그럼에도 우승자는 연승 성공의 문턱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기진맥진한 탓도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맞춤법/띄어쓰기 공부 부분은 아예 건너뛰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오늘의 문제 풀이를 여기서 마친다. 누차 말해온 바이지만, 우리말 겨루기의 출연 목적이 (출연한 김에 상금도 타면 더욱 좋지만) 계제에 공부를 좀 하자는 선량한 취지에서 시작한 분일수록 목전의 얄팍한 어떤 성취감을 겨누기보다는 일상의 어문생활에 올바른 받침대를 세워 보자는 다짐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설사 달인에 오르고 상금까지 거머쥐었다고 할지라도 겨우 상금 몇 푼에 일희일비하고 말 일이라면, 평생 공부하는(혹은 공부해 온) 인생의 진짜 가치치고는 너무나 싸구려 아닌가.

 

이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몹시 아쉬운 것 중의 하나로는 지금까지 배출된 30여 명의 달인 중 어느 한 분도 그럴 듯한 우리말 저작물(설령 그것이 수필집 한 권이라 할지라도) 한 권조차 상재한 분이 없다는 점이다. 달인 등의 호칭 따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말을 어떤 식으로든 더 깊이 사랑하여 삶 속에서 의식의 진피로 삼으신 분이 보이질 않는다. 우리말 공부의 진정한 목적은 우리말의 체화(體化) 내지는 육화(肉化)에 있다 언어는 바로 그 사람이다. 내가 즐겨 하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영어 표기를 앞세워서 미안하지만, 의미 전달의 적확성을 위해서 사용하자면 이렇다. You are what you read and write. (사람은 그가 읽고 쓰는 바로 그것대로 만들어진다.)

 

자신의 남은 인생 도정 전체에 뜻깊은 표석을 세우는 데에 도움이 되는 일 중의 하나가 품격 있는 우리말을 제대로 쓰고 말하는 일인 듯하다. 살아온 궤적을 뒤돌아볼 때마다 그런 생각에 확신이 얹힌다. 우리말 공부의 진정한 겨눔 중의 하나로 이러한 뜻이 널리 배어들기를 기원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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