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이어 어제도 일에 매달렸다.
오늘 새벽까지 넘겨야 할 일 때문에.
배가 고파와서 시계를 보니 1시가 지났다.
부엌으로 가보니 가스레인지 위에 뚝배기 그릇과 냄비 하나.
뚝배기를 여니 엊저녁에 먹다 남긴 달래두부된장찌개.
몇 숟가락 되지도 않을 분량이지만,
하도 그 맛이 기막히게 좋아서 버리지 말자고 했던 거.
달래는 강원도 밭에서 캐온 것으로
요즘 비닐하우스에서 대량으로 출시되는 것들과는 근본이 다르다.
냄비를 열어보니, 콩을 으깨서 만든 콩비지.
그것도 엊저녁에 맛있게 먹었던 것.
이 녀석들을 어떻게 하면 멋있게 먹어줄까.
잠시 머리를 굴리다가 홑잎나물무침이 생각났고
그 순간 돌머리 안에서 자갈소리가 났다. 야호.
이것이 완성품...
이 레시피를 보이면
(왼쪽) 홑잎나물. 물론 원재료는 내 몸수고로 따온 것들.
(오른쪽) 빈 그릇은 달래두부된장찌개인데, 이미 밥 속에 들어가 있다.
바닥에 깔릴 정도로 몇 숟가락 되지도 않는 양.
(왼쪽) 콩비지. 생콩을 갈아서 만든 것. 콩도 우리 집 작품이다.
(오른쪽) 고추장쇠고기볶음 장.
식탁 위 차림새.
혹시 간이 맞지 않을까 싶어서 (모든 간이 지나칠 정도로 싱거운지라)
깍두기와 조개젓 반찬을 좌청룡 우백호 삼았는데
깍두기에만 서너 번 숟가락이 갔다.
깍두기도 요즘 기가 막히게 맛있다.
굳이 우리 집 무우를 썼기 때문이라고는 하지 말아야지. ㅎㅎㅎㅎ
이런 비빔밥. 세상에 다시없다. 그러니 유일품.
엄청 맛있었다. 맛있는 것들만 들어간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전부
나나 식구들의 몸수고로 거둔 것들인 까닭에...
혼자 먹긴 했어도, 그토록 맛있었던 비빔밥.
과거형 표기 대신 앞으로는 현재형으로 이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어제 했다. [2014. 4.7]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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