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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다섯여섯 잎 클로버

[촌놈살이 逸誌]

by 지구촌사람 2014. 6. 20.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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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돈 안 되는(?) 재주가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네잎클로버 따기 전문가(?).

어디서고 작심하면 이내 몇 개는 손쉽게 딴다.

믿기지 않는다고?

꽤 여러 날 전의 일인데, 5월 중에 보기로 했던 친구를 6월에야 봤다.

내 몸에 사정이 있어서 술 한잔 나들이가 버거웠던 탓에.

그 자리엔 그 친구의 0알친구도 나와 있었는데

전직 병무청 차장을 했던 이로, 나도 그 이름엔 익숙했다.

내 친구가 하도 그 친구를 언급하곤 해서.

유유상종이라고, 친구는 친구를 닮는 법.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몹시 착했다.

하여, ​셋이서 칼국수를 맛있게 먹고는 (꽤나 유명한 00골 은행나무 집에서)

인천대공원 ​안에 잘 조성된 꽃밭들을 둘러보다가

토끼풀 밭이 눈에 띄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랴.

시간도 있고 해서, 두 친구를 꼬드겼다.

네잎클로버 따기 시합을 하자고.

하여 머리 허연 사내들 셋이서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

욜심히(?) 허리를 구부리고 헤매는 광경이 연출됐다.

 

결과?

두 친구는 ​ 30분 넘게 허리 아프게 고생했지만 빈손.

나는 5분여만 수고하고서도 열 개 넘게 땄다! 룰루~~.

그러자 녀석들이 하는 말.

내겐 눈이 하나 더 달렸다나. ㅎㅎ히.

잡소리 그만하고 아래 사진으로...

아침 운동 삼아 한 시간쯤 속보를 하는데

운동장에 들러 기구 운동을 15분 정도 하는 것으로 끝.

집으로 오는 길에 생각이 나서 잠깐 훑으면(?) 20~30개 정도는 기본이다.

 

 

사실, 위의 녀석들을 갈무리하는 일도 만만찮다. (그래서 생각날 때만 딴다.)

잎 뒷면에 흙 같은 것이 묻어 있을 때도 있으므로 흐르는 물로 씻어준 뒤 흔들어 물기를 제거.

줄기가 길면 코팅할 때 코팅 용지가 많이 들고, 처리하기도 쉽지 않아서

우선 줄기를 적당히 잘라주고, 책갈피에 넣기 전에 잘못 눌리는 잎이 없도록

미리 잎을 잘 펴 줘야 한다.

작업하기 제일 좋은 것은 따온 지 한 시간쯤 지나서

잎들의 숨이 조금 죽었을 때... 그때 잎을 펴면 말을 잘 듣는다.

 

 

 

 

 

네잎클로버야 기본(?)이지만, 위의 사진들에서 보다시피 다섯 잎짜리들도 드물지 않다.

 

 

 


다섯 잎짜리들은 이처럼 잎이 붙은 위치가 비정상인 것들도 적지 않다.

네잎클로버에서부터는 돌연변이 중 개체변이이기 때문에

생김새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여섯 잎짜리들도 다섯 잎짜리들 못지않다. 눈에 띄는 숫자는 다섯 잎짜리에 비해서

약간 적은 편이긴 하지만.

 

 

 

이건 여덟 잎짜리다. 왼쪽 사진은 그걸 쥐고 있는 공주님 손까지 찍어보려 한 것인데

양쪽 다 초점이 안 맞았다. 차라리 한 곳으로만 초점을 집중해야 하는 것인데...

​(그러니깐드루, 과욕은 금물이여. ㅎㅎㅎㅎ)

여덟 잎 정도가 되면 이처럼 사진 찍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찍어도

그 전모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게 바로 위의 여덟 잎짜리를 펼친 것인데, 두 잎이 보이질 않는다.

펼쳐진 잎들 뒤쪽에 숨어 있다.

코팅 후에도 뒷면까지 봐야 여덟 잎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건 작년인가에 땄던 열 잎(열 한 잎?)짜리.

지금까지의 내 기록에 속한다.

(참고로 세계 기록은 일본의 56엽짜리다.)

 

*

그런데...

이런 나는 당연히 네잎클로버 부자여야 하는데

우리 집엔 완성품이 거의 없다.

모두 남들에게 줬다.

 

난 네잎클로버를 잘(?) 따는 행운이 주어졌으므로

다른 분들에게 행운을 나눠주고 싶어서다.

책 속에 끼워서 주기도 했고, 모임이 있을 때마다

참석자들 모두에게 하나씩 코팅+축원을 담은 그것을 나눠주곤 한다.

 

[참고] 1) 우리나라에 퍼져 있는 클로버에 관한 속설, 곧

              세 잎짜리는 행복, 네 잎은 행운, 다섯 잎은 반대로 불행... 운운하기도 하는데

              엉터리라고 해도 좋다.

              말 만들기/꾸미기에 소질 있는 이가 재미있자고 퍼뜨린 것일 뿐이다.

 

              이 네잎클로버의 근원지인 서양에서는 다섯 잎짜리에는

              더 많은 행운이 들어 있는 것으로 여긴다.

              궁금하시면 위키백과 영문본을 읽어 보시라.

 

2) '네잎클로버'는 한 낱말이어서 붙여 적지만, 나머지는 모두

     띄어 적어야 한다.                                                                [June 2014] -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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