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회(2014.4.7.)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개편 후 초회. 신재은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1. 들어서면서
1) 무대를 빛낸 분들
박지훈 (40. 방송인. 변호사. 경북대 학사를 거쳐 단국대 법학박사).
따루 살미넨 (38. 방송인. 헬싱키대학교 동아시아학 학사)
심양홍 (71. 방송인. 탤런트/배우. 서울대 국문과)
신재은 (37. 방송인. 진행자. 연세대 영문학 및 서양사학 학사)
프로그램 진행 방식이 바뀐 이후의 첫 방송이어서인지 출연자들이 모두 방송인으로 불리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진행자도 계속해서 그들을 방송인으로 호칭하는 바람에 시청자들 중 일부는 어쩌면 시청률 끌어올리기 작전상 연예인들로 채웠나 보다 정도로 가볍게 지나가신 분들도 계셨을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어제의 출연자들은 일반인들도 그들을 따라 하기로 배워야 할 사람들이었다고 해야 할 정도로 엄청난 노력파들이 모인 자리였다.
길게 말할 수 없지만 박지훈 변호사는 그 바쁜 방송 출연 중에도 대학원에 적을 두고 작년에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에서 6년 동안이나 적을 두고 노력한 끝에 의료분야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의 일. 진정으로 바쁘게 일하는 사람일수록 공부에도 더 열심이라는 건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런 자리에서 말하기는 뭐하지만 백신 프로그램 개발에 매달리느라 하루 25시간도 모자라던 시기에 안철수 의원은 의학박사를 취득했고, 밥벌이 삼아 학교에도 출강했다. 해군 군의관으로 입대하던 해, 29세 때의 일이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그의 정치 노선 추종까지 포함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난 정치가들을 기본적으로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그의 엄청난 노력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 뿐.)
따루 살미넨. 한국 체류 10년이라고는 했지만 외국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한자 성어에까지 익숙했다. 하도 한국어를 쓰다 보니 핀란드로 어학연수를 떠나야겠다는 기지 넘치는 농담까지 할 정도로.
사실 핀란드 사람들은 대체로 머리가 우수한 종족이다. 유럽에서 우리와 같은 교착어를 쓰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고. 교착어(膠着語)란 쉽게 말하자면 우리말의 조사와 같은 것들을 붙여 쓰는 언어를 말하는데,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터키, 일본이 이 교착어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국가에 속한다. (복잡한 조사를 일일이 찾아 붙이는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들의 지능이 평균적으로 높게 나오기도 한다. 그만큼 언어 활용 습관이 지능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는 간접적인 증좌. 하기야, 지능 지수 검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언어 능력(표현력)이다.)
언어적으로 우리와 친근한(?) 핀란드 얘기가 나왔으니 두어 가지만 보태자. 스마트폰이 나오기 이전에 전 세계의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에서 부동의 거물로 자리 잡고 있었던 회사가 노키아인데 그 회사가 핀란드 기업이다. 한 가지 더, 내가 젊은 시절 해외에서 밥벌이를 하고 있을 때 업무상 자주 대했던 사람 중에 핀란드 여인이 있었는데, 만약 내가 총각이었다면 핀란드 여인과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대부분의 핀란드 여인들은 유럽계 여인들과 달리 아주 드물게 조신하고 순종적이며 협동적이다. 그런 생각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심양홍 님을 대하자 반가웠다. 나에게 ‘쐬주’를 가르치기 위해 몇 년 동안 물심양면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나의 주사부(酒師傅)와 고교(서울고) 동기이자 첫 대학 입학은 같은 교문에서 했던 분. 재작년 돌아가신 나의 주사부 빈소에도 다녀갈 정도로 두 분은 친했던 사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양홍 선배처럼 다독파도 없다. 정말이지 시간만 나면 손에서 책이 떨어지는 일이 아주 드문 독서 탐익파가 바로 그분이다.
신재은 님 또한 단순한 방송인으로만 소개되기에는 아까운 분. 연예인 조양구의 처로 더 많이 알려졌지만 방송 진행계에서도 ‘똑순이’로 불린다고 한다. 대학 시절 영문학과 서양사학 양쪽을 전공했을 정도로 공부에도 욕심이 아주 많은 ‘똑순이’. 그 정도의 평소 기본 성향이 실력 기르기로 이어진 것이 분명한 것이 퀴즈 ‘일 대 백’에서 최후의 1인도 했단다. 어제의 역전 우승 또한 그러한 저력의 반증이라고 할 수 있을 터다.
2) 이것저것
-출제 관련
○ 총평 : 1~3단계 통틀어 이번에 바뀐 형식이나 내용은 한마디로 진짜 실력자들을 가리는 데에 아주 효과적인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개편이었다.
출제 영역이 우리말 공부 전체 영역을 포괄했다는 점도 높이 살 만 했다. 그동안 다소 찬밥(?) 신세 내지는 뒷방으로 밀렸던 고급 고유어의 회생은 물론이고, 심지어 올바른 외래어 표기법까지 등장했다. 기본적인 띄어쓰기/맞춤법 문제가 1단계로 자리 이동을 했고, 띄어쓰기와 올바른 말(맞춤법) 문제가 각각 1문제씩 나왔다.
특히 띄어쓰기에서 가장 까다로운 분야라고 할 수 있는 복합어 구별 문제가 나온 것이 이채로웠다. 한 낱말인 복합어와 두 낱말로 띄어 적어야 하는 것을 구별하는 문제인데, 내가 자주 언급했듯 띄어쓰기 분야에서 고급 단계에 속하는 사항이다.
어제 출제된 것만도, ‘예상외, 첫 번째, 딸기 맛, 여러 가지’ 등이었는데, 이곳의 다른 게시판 <우리말 공부 사랑방>을 유심히 훑어 본 이들은 ‘첫 번째’나 ‘여러 가지’를 보고 자신 있게 정답을 골랐으리라. ‘첫’과 ‘여러’는 관형사 항목에서 내가 주의를 강조했던 말들이므로...
1단계 최대 점수가 400점에 불과하지만, 1단계 문제가 광범위하여 이 단계의 점수가 출연자들의 종합 실력 가늠용으로 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만점으로 출발한 재은 님의 탄탄한 기본 실력이 후반에 드러났듯이.
2단계의 ‘우리말 가리사니’에서 배점이 큰 단체전 문제는 고급 고유어 낱말들로 채워졌는데, 공부를 제대로 한 분들은 굳이 도움말로 주어지는 네 개의 낱말들을 참조하지 않는 편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답을 맞힐 수 있었을 듯하다. 고유어 낱말 설명만으로도 즉답이 가능해서, 참조 낱말들에서 글자를 따오면 도리어 답 쓰기에 방해(?)가 되었다고 해야 하려나.
예를 들면, ‘얼었던 흙이 풀리려고 하는 초봄 무렵’은 도움말의 도움 없이도 즉각 ‘따지기’를 떠올릴 수 있고, ‘과일/채소/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이란 설명은 도움말도 필요 없이 곧장 ‘머드러기’로 이어지는 문제였다는 말이다. ‘개살구’는 이와는 조금 다른 말이어서, 생각을 좀 해야 하는 말이었지만.
3단계의 십자말풀이에 나온 낱말들의 수준은 무난한 편이었다. 고유어에 관한 한은 2단계나 1단계에서 나오는 낱말들보다도 수준이 낮았다. 아주 까다로워서 출연자들이 답하지 못할 그런 낱말은, 다행히도 하나도 없었다. 어제 새로 나온 말이랬자 ‘가로나비/꾀꼬리눈썹/터줏고기/손곱’ 정도였지만 고난도 낱말이라고는 할 수 없다. 기출 낱말인 ‘붓방아/꼬막손’도 그와 비슷한 수준이었고.
마지막으로, 개편에 따라 크게 신경 써야 할 것으로는 점수관리 문제. 달인을 꿈꾸는 이들은 실력 80, 점수관리 10, 순발력 10 등으로 배분해야 할 정도라 해야 할까. 감점 제도가 도입된 것이 그 첫째 요인이라면 1~3단계의 점수를 끝까지 갖고 간다는 점이 두 번째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단계별 총점을 보면 1단계 400점, 2단계는 최대 750점, 3단계 최대 2000점인데, 어제의 우승자는 총점이 1500점이었고, 50점 차이로 우승했다. 단계별로는 400점, 300점, 800점을 얻었다. 2단계를 마쳤을 때, 최종적으로 준우승자가 된 지훈 님에게 250점 차이로 뒤지고 있었고.
십자말풀이에서 3문제를 풀었을 때도 400점이나 뒤지고 있던 재은 님이 무섭게 추격을 했으니 망정이지, 그런 상황에서 역전 우승이란 정말 보통 일이 아니었다. 실력과 순발력의 도움 덕분에 우승자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듯하다. 그럼에도, 어떤 경우든 실력이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사실만은 부동의 진리이고.
- 옥에 티 : 어제 출연자들의 발언 중 지훈 님은 ‘텔레비’, 양홍 님은 ‘쫄지 마’라는 말을 했다. 이 말들은 각각 ‘텔레비전’과 ‘졸지 마’의 잘못이다. 따루 님의 ‘억수로 어려워요’라는 말은 애교로 치자. 이 중 어떤 베스트셀러 책자의 제목으로까지 쓰인 ‘쫄다’라는 말은 ‘졸다’의 북한어다. 현재로는 ‘졸다’의 센말/큰말이 아니다.
이 프로그램의 성격상 이러한 발언들이 내놓고 공중파를 타는 일은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프로그램은 사전 녹화이므로, 연출자가 그런 부분에서 멈추고 ‘다시 가면’ 되는 간단한 일이다.
문제 풀이로 가자.
2. 1단계 바른 말 고르기 : 최대 400점
박지훈 : 300점. 띄어쓰기에서 실수.
[맞춤법] 오랫만이다(x)/오랜만이다(o)
[고유어] 옷이 몸에 맞지 않고 조금 짧다. ->살망하다(o)/살핏하다(x)(짜거나 엮은 것이 거칠고 성긴 듯하다)
[외래어] 앵콜(x)/앙코르(o)
[띄어쓰기] 딸기 맛 우유(o)/딸기맛 우유(x)
따루 살미넨 : 200점. 고유어와 띄어쓰기에서 실수.
[맞춤법] 난장이(x)/난쟁이(o)
[고유어] 1.몰래 혼자 차지하거나 흔적도 없이 먹어 버리다. 2.남이 보지 못하게 숨기다. ->가무리다(o)/갈마쥐다(x)(1.한 손에 쥔 것을 다른 손에 바꾸어 쥐다. 2.쥐고 있던 것을 놓고 다른 것으로 바꾸어 쥐다.)
[외래어] 후라이팬(x)/프라이팬(o)
[띄어쓰기] 첫번째(x)/첫 번째(o)
심양홍 : 400점 만점.
[맞춤법] 왠일인가요(x)/웬일인가요(o)
[고유어] 사나흘이나 네댓새. ->사나나달(o)/사나중(x)(‘사내아이’의 평남 방언)
[외래어] 내비게이션(o)/네비게이션(x)
[띄어쓰기] 여러가지 물건(x)/여러 가지 물건(o)
신재은 : 400점 만점
[맞춤법] 햇님이 방긋(x)/해님이 방긋(o)
[고유어] 1.물건값을 제하고 거슬러 받는 잔돈. 2.일정한 수나 수량에 차고 남는 수나 수량. ->우수리(o)/우금(x)(시냇물이 급히 흐르는 가파르고 좁은 산골짜기)
[외래어] 타월(o)/타올(x)
[띄어쓰기] 예상외의 결과(o)/예상 외의 결과(x)
출제된 고유어 중 ‘우수리/우금/가무리다’는 예전에 선을 보인 말들이고, ‘갈마쥐다/살망하다/살핏하다/사나나달’은 새로 나온 말들. 그중 ‘살망하다’는 출제 가능성이 높아 내 사전에서 밑줄 처리를 해두었던 말이다.
다른 낱말들은 위의 글에 뜻풀이를 부기했기로, 아래의 세 낱말만 되짚고 가기로 한다.
살망하다? ①아랫도리가 가늘고 어울리지 않게 조금 길다. ②옷이 몸에 맞지 않고 조금 짧다. ¶한 뼘쯤의 살망한 종아리가 보인다; 늘 살망한 원피스를 입어서 사내들의 눈길을 끄는 건 여인의 이골이 난 습벽이었다.
날쌍하다? 천/대나무 그릇 따위의 짜임새/엮음새가 살핏하다.
살핏하다*? 짜거나 엮은 것이 거칠고 성긴 듯하다.
외래어 표기에 관해서는 따로 한꺼번에 게재하고자 한다. 분량이 두 페이지를 넘길 정도로 많아서다. 복합어 관련 부분 역시 마찬가지다. 무척 양이 많은데, 관련 낱말이 나올 때 짬짬이 나눠서 다루기로 한다.
‘난장이(x)/난쟁이(o)’처럼 ‘-쟁이’로 표기해야 할 말들도 아주 많다. 좀 긴 편이지만 이 글 아래에, 며칠 후 출간될 내 책자 내용을 전재하기로 한다.
맞춤법/띄어쓰기 문제들에 대해서도 내 책자의 해당 부분 전재로 상세 설명을 대신한다.
◈오랜동안 못 봤군 : 오랫동안?의 잘못.
오랫만이야 : ‘오랜만’의 잘못. <=오랜만?은 ‘오래간만’의 준말.
[설명] ①오랫동안 : ‘오랫-’은 접두어. ②오랜 세월 동안 : ‘오랜’은 관형사. ③‘오래간만’의 준말은 ‘오랜만’.
◈♣‘첫’이 접두어인 주요 낱말들
[예제] 첫 아들은 집안 기둥, 첫 딸은 집안 재산 : 첫아들, 첫딸의 잘못.
첫단추를 잘못 끼운 탓 : 첫 단추의 잘못. 두 낱말.
오늘은 첫출발의 첫 걸음을 떼어놓는 날 : 맞음, 첫걸음의 잘못.
올해 처음으로 시장에 들어오는 첫조기 : 첫사리(혹은 초사리)의 잘못.
첫경험은 영원히 잊히지 않지 : 첫 경험의 잘못. 두 낱말.
○‘첫’이 접두어인 주요 낱말들 : 첫날/첫해/첫봄/첫여름/첫가을/첫겨울/첫서리/첫얼음/첫더위/첫추위/첫가물/첫비/첫눈[雪]/첫눈[眼]/첫딸/첫아기/첫아들/첫아이/첫이레/첫울음/첫닭/첫수(-手)/첫차/첫낯≒초면/첫술/첫말/첫물1/첫물2/첫배/첫치/첫도/첫개/첫걸/첫윷/첫모/첫입/첫젖/첫국/첫길/첫잠/첫손/첫맛/첫밗/첫코/첫판/첫선/첫정(-情)//첫발/첫그물/첫발자국/첫걸음/첫걸음마/첫나들이/첫울음/첫음절/첫출발/첫출사(-出仕)/첫날밤/첫대목/첫머리/첫자리/첫마디/첫사랑/첫새벽/첫소리≒초성/첫인상/첫인사)/첫혼인≒초혼/첫고등/첫국밥/첫제사≒첫기제/첫조금/첫사리≒초사리/첫솜씨/첫풀이/첫행보/첫가지/첫도왕(-王)/첫딱지.
[주의] 흔히 쓰는 다음 말들은 복합어가 아님 : ‘첫단추(x)/첫 단추(o)’; ‘첫경험(x)/첫 경험(o)’; ‘첫시험(x)/첫 시험(o)’; ‘첫출근(x)/첫 출근(o)’.
◈웬지 눈물이 날 것 같아요 : 왠지의 잘못.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
이거 웬지 으시시하다보니 으실으실해지는데 : 왠지 으스스하다보니, 으슬으슬의 잘못.
웬지 기분이 이상하다 : 왠지의 잘못.
[설명]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로서, ‘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를 뜻하는 부사. 즉, ‘왠지’는 이유와 관련된 ‘왜’에서 나온 말이며, ‘웬’은 뜻밖의 일이 일어나거나 일이 기대하던 바와 다르게 전개될 때 ‘어찌 된’이나 ‘어떠한’의 의미로 쓰는 관형사. 복합어를 만들기 위해 ‘웬+지’ 꼴을 이루더라도 의미가 없음. 복합명사로는 ‘웬일/웬셈’ 정도. ‘웬 떡이냐’에서도 관형사. 다만, 복합어로서 ‘웬만치≒웬만큼’은 한 낱말의 부사이며, ‘웬걸’은 감탄사.
◈와, 이게 웬떡/왠떡이냐? : 웬 떡의 잘못.
웬 일은 무슨 웬 일? 예사 일이지 : 웬일, 예삿일의 잘못.
[설명] ‘웬’은 관형사인데, 복합어로는 ‘웬일/웬셈/웬걸?/웬만큼≒웬만치?/웬간(어근)’ 등이 있고, 그 밖의 경우는 관형사로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됨.
[참고] 웬일인지(o); 왠지(o)/웬지(x).
[주의] ‘예삿일’과 달리 ‘예사말(例事-)/예사소리/예사내기’ 등은 사이시옷이 없음. 특히, ‘예사말{예ː사말}/예사소리{예ː사소리}’의 발음 주의. ☞♣사이시옷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항목 참조.
◈‘해님’과 ‘햇님’ 중 맞는 표기는? : ‘해님’
[참고] 나랏님조차도 그 모양으로 대소사 구분을 못해서야 : 나라님의 잘못.
[설명] 사이시옷은 자립적인 말과 접미사가 결합되는 구성에서는 쓰이지 않음. 즉, 합성명사에만 해당되는 조건임. 그러므로 ‘해’를 인격화하여 높이거나 다정하게 이르기 위해 접미사 ‘-님’을 붙인 ‘해님’의 경우는 사이시옷이 받쳐질 자리가 아님. ‘나랏님’도 마찬가지이며, ‘토끼님/별주부님’을 ‘토낏님/별주붓님’으로 하지 않는 것과 같음. ☞♣사이시옷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항목 참조.
◈나라돈을 아껴야지. 나라빚이 얼마인데 : 나랏돈, 나랏빚의 잘못.
[유사] 나랏무당/나랏밥/나랏일 : 모두 사이시옷 들어감.
[주의] ‘나랏님’은 ‘나라님’의 잘못. ‘나라+님’(접사)은 합성어가 아닌 파생어. 파생어에는 사이시옷을 받치지 못함. 이와 같은 것으로는 ‘해님’도 있음.
-사이시옷 종합 정리-에서
햇님(x) : 대표적인 잘못. ‘해님’(o). ‘-님’은 접사. 사이시옷은 명사 사이에만 붙임. ‘나랏님(x)/나라님(o)’이나 ‘토낏님(x)/토끼님(o)’의 경우도 마찬가지.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다 하려 들지 말고 : 여러 가지의 잘못. <=‘여러’는 관형사.
그건 여러 모로 쓸모가 많은 물건 : 여러모로?의 잘못. 한 낱말인 합성부사.
[설명] ‘여러-’가 들어간 복합어로는 ‘여러분/여러모로/여러모꼴(≒다각형)/여러해살이/여러그루짓기(≒다모작)’ 정도이며, ‘여러 가지’는 복합어가 아님.
여러모로≒다각도로? 여러 방면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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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이’로 표기하는 경우들
[예제] 이엉을 엮는 이엉장이도 기술자로 대우하는데, 뜸을 뜨는 뜸장이나 점을 보는 점장이, 머리를 깎는 이발장이, 숯을 굽는 숯장이, 침을 놓는 침장이도 기술자 수준으로 봐줘야 하는 거 아닌가 : 뜸쟁이, 점쟁이, 이발쟁이, 숯쟁이, 침쟁이의 잘못.
[설명] ①원칙 :《표준어》 제9항에 기술자에게는 ‘-장이‘를 쓰고 그 외는(모두, 예외 없이) ‘-쟁이‘를 쓴다고 정해져 있음. 여기서 기술자라 함은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제조 분야의 장인(匠人)을 뜻하며, 재주나 단순한 특기를 지닌 정도로는 장인으로 보지 않음. 요컨대, 갓을 만드는 것을 업으로 하는 사람은 ‘갓장이’지만, 갓을 멋들어지게 쓰는 사람은 갓을 만드는 사람과는 무관하므로 ‘멋쟁이’의 경우에 준하여 ‘갓쟁이’로 표기함. 즉, 장인(匠人)의 뜻이 명확히 살아 있는 말이 아니면 모두 ‘-쟁이’로 표기함. ②특히, 그 직업인을 낮잡아 이를 때도 ‘-쟁이’로 적음. 따라서, 마술/요술, 글, 그림, 관상/점, 이발 등을 잘하는 이들도 ‘-장이’가 아닌 ‘-쟁이’로 적음 : 마술쟁이/요술쟁이, 글쟁이, 그림쟁이/환쟁이, 관상쟁이, 점쟁이, 이발쟁이. ③태도/성향 등에서 그것이 뜻하는 속성을 많이 갖고 있거나 보이는 경우나, 버릇/습관이 배어 있는 경우에도 ‘-쟁이’로 표기함. ④그 사람을 낮잡아 이를 때도 ‘-쟁이’로 표기함.
[표기 사례] ⑴직업인을 낮잡아 이를 때 : 점쟁이/환쟁이/글쟁이/경쟁이[經-]/뚜쟁이/뜸쟁이/침쟁이[鍼-]/모쟁이/밭쟁이/불쟁이/산쟁이[山-]/숯쟁이/체쟁이[滯-]/밥쟁이/상쟁이[相-]≒관상쟁이/월급쟁이/광산쟁이[鑛山-]/중매쟁이/그림쟁이/이발쟁이/풍수쟁이/풍각쟁이[風角-]/말쟁이2/관상쟁이/굴뚝쟁이/금광쟁이[金鑛-]/글품쟁이/닦이쟁이/대서쟁이[代書-]/도부쟁이[到付-]/똥통쟁이/마술쟁이/별점쟁이[-占-]/봉급쟁이/소설쟁이/손금쟁이/소침쟁이[-鍼-]≒쇠침쟁이/솟대쟁이/신문쟁이/싸전쟁이[-廛-]/일공쟁이[日工-]≒일급쟁이[日給-],날품팔이꾼/일수쟁이[日收-]/음양쟁이[陰陽-]/요술쟁이/연설쟁이/옥사쟁이[獄-]/주막쟁이/파자쟁이[破字-]≒해자쟁이[解字-]/화초쟁이[花草-]/기계쟁이/노래쟁이/소리쟁이/사주쟁이/복술쟁이[卜術-]/연극쟁이/놀음쟁이/가게쟁이/참기름쟁이/화주역쟁이[畫周易-]/미두쟁이[米豆-]≒미두꾼/반찬쟁이/탄광쟁이/만담쟁이/날라리쟁이/용정쟁이[舂精-].
⑵특징적 외모나 차림, 혹은 병을 앓고 있는 사람 : 코쟁이/갓쟁이/멋쟁이/난쟁이/땜쟁이/옴쟁이/담쟁이[痰-]/병쟁이[病-]/감투쟁이/담쟁이/망건쟁이[網巾-]/복두쟁이[幞頭-]/대갈쟁이/매독쟁이/방갓쟁이[方-]/배꼽쟁이/속병쟁이/콧벽쟁이[-壁-]/삿갓쟁이/안경쟁이≒안경잡이/양복쟁이/앙상쟁이/염병쟁이/험상쟁이[險狀-]/폐병쟁이/콜록쟁이/상투쟁이/간질쟁이/지랄쟁이/찰담쟁이/여드름쟁이/콧수염쟁이/탕건쟁이[宕巾-]/
⑶그 사람 또는 그런 사람을 이르는 말 : 신랑쟁이/노구쟁이[老嫗-]/갓난쟁이/돌쟁이/첩쟁이/영감쟁이/예수쟁이[←Jesus-]/천좍쟁이[天-]/동학쟁이[東學-]/할미쟁이/방예쟁이[防豫-]/마누라쟁이/노파쟁이/천주학쟁이[天主學-].
⑷특징적 성깔, 태도, 습관적 행위나 버릇, 또는 재주를 지닌 사람 : 겁쟁이/빚쟁이/꾀쟁이≒꾀보/깍쟁이1/떼쟁이/뻥쟁이/말쟁이1/쌈쟁이/욕쟁이/힘쟁이/개구쟁이/고집쟁이/방귀쟁이/변덕쟁이/대포쟁이/수다쟁이/가살쟁이/간살쟁이/개름쟁이/게름쟁이/걸신쟁이/게걸쟁이/고자쟁이[告者-]/구식쟁이/꼽꼽쟁이1/꾀병쟁이/꼼꼼쟁이/내숭쟁이/눈깜쟁이/늦잠쟁이≒늦잠꾸러기/도섭쟁이/돌림쟁이/말썽쟁이≒말썽꾸러기/매련쟁이/미련쟁이/몽니쟁이/바람쟁이≒바람둥이/발김쟁이/밴덕쟁이/불깍쟁이/사설쟁이[辭說-]/세도쟁이/수선쟁이/외입쟁이[外入-]≒오입쟁이/실없쟁이[實-]/심술쟁이≒심술꾸러기/싸움쟁이/알깍쟁이/야살쟁이/아편쟁이/아첨쟁이≒아첨꾼/싸개쟁이/야발쟁이/암상쟁이≒암상꾸러기/앙탈쟁이/엄살쟁이/야담쟁이[野談-]/억설쟁이[臆說-]/어림쟁이/역성쟁이/열없쟁이/연애쟁이≒연애꾼/요변쟁이[妖變-]/요설쟁이(妖說-]/요설쟁이(饒舌-]/완고쟁이/욕심쟁이≒욕심꾸러기/의심쟁이/웅변쟁이/익살쟁이/잔말쟁이/전깍쟁이[全-]/재롱쟁이/주정쟁이/중독쟁이/찰깍쟁이/트집쟁이/투정쟁이≒투정꾼/하리쟁이/흉내쟁이/극성쟁이/난봉쟁이≒난봉꾼/무식쟁이/만만쟁이/미욱쟁이/뱐덕쟁이/싱검쟁이/유식쟁이/용심쟁이≒용심꾸러기/허풍쟁이/거짓말쟁이/가짓말쟁이/개으름쟁이/게으름쟁이/거드름쟁이/고지식쟁이/뒤스럭쟁이/말공부쟁이/서울깍쟁이/신경질쟁이/어리광쟁이/옹고집쟁이/외고집쟁이/철모르쟁이≒철부지/황고집쟁이/날파람쟁이≒날파람둥이/이야기쟁이/판무식쟁이/고자질쟁이≒고자쟁이/부끄럼쟁이/깜깜무식쟁이/박쥐오입쟁이.
-쟁이? ‘그것이 나타내는 속성을 많이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코쟁이? 코가 크다는 뜻에서 서양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담쟁이[痰-]? 담병(痰病)을 앓는 사람을 낮잡는 말.
땜쟁이? 목 언저리에 생기는 부스럼이 곪아 터져서 목에 큰 흠이 생긴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말쟁이1? 추수 따위에서 마름을 대신하여 품삯을 받고 마질을 하여 주는 사람.
말쟁이2? 말이 많거나 말을 잘하는 사람을 낮잡는 말. [유]떠버리, 잔소리꾼
밭쟁이? 채소 농사만을 업으로 하는 사람.
불쟁이? (속)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 가운데 조명을 맡은 사람.
체쟁이[滯-]? 체[滯]를 내리게 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 칡대 따위로 목구멍을 쑤시거나 손으로 배를 문지름.
풍각쟁이[風角-]? 시장/집을 돌아다니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돈을 얻으러 다니는 사람.
굴뚝쟁이? 굴뚝 청소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낮잡는 말.
글품쟁이? 글 쓰는 데에 드는 품/노력을 파는 사람.
노구쟁이[老嫗-]? 뚜쟁이 노릇을 하는 노파.
눈깜쟁이? 실눈처럼 눈이 매우 작은 사람.
닦이쟁이? 닦이질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도섭쟁이? 주책없이 능청맞고 수선스럽게 변덕을 아주 잘 부리는 사람을 낮잡는 말.
돌림쟁이? 한 동아리에 들지 못하고 따돌림을 받는 사람을 낮잡는 말
배꼽쟁이? 배꼽이 유달리 크게 불쑥 나온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발김쟁이? 못된 짓을 하며 마구 돌아다니는 사람.
불깍쟁이? 아주 지독한 깍쟁이.
소침쟁이[-鍼-]≒쇠침쟁이? 집짐승에게 침을 놓아 병을 고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을 낮잡는 말.
야살쟁이? 보기에 얄망궂고 되바라진 데가 있는 사람을 낮잡는 말.
싸개쟁이? 물건을 포장하거나 침대/의자 따위를 싸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앙상쟁이? 살이 빠져 바짝 마른 사람을 낮잡는 말.
어림쟁이? 일정한 주견이 없는 어리석은 사람을 낮잡는 말.
열없쟁이? 열없는 사람을 낮잡는 말.
전깍쟁이[全-]? 지독한 깍쟁이.
주막쟁이[酒幕-]? 주막을 경영하는 사람을 낮잡는 말.
찰깍쟁이? 아주 지독한 깍쟁이.
천좍쟁이[天-]? 예전에, ‘가톨릭교도’를 낮잡는 뜻으로 이르던 말.
콧벽쟁이[-壁-]? 콧구멍이 너무 좁아서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파자쟁이[破字-]≒해자쟁이[解字-]? 한자의 자획을 나누거나 합하여 길흉을 점치는 사람.
하리쟁이? 하리노는 것을 일삼는 사람.
미두쟁이[米豆-]≒미두꾼? 현물 없이 쌀을 팔고 사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방예쟁이[防豫-]? 질병 따위를 미리 막기 위한 미신적 행위를 잘하는 사람.
싱검쟁이? 싱거운 짓/싱거운 소리를 잘하는 사람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날라리쟁이? 태평소를 부는 사람을 낮잡는 말.
뒤스럭쟁이? 말/하는 짓이 수다스럽고 부산하며 변덕스러운 사람.
말공부쟁이[-工夫-]? 실천은 하지 않고 쓸데없이 헛된 이야기만을 일삼는 사람을 낮잡는 말.
날파람쟁이≒날파람둥이? 주책없이 싸다니는 사람.
판무식쟁이[判無識-]? 아주 무식한 사람을 낮잡는 말.
박쥐오입쟁이[-誤入-]? ①행세를 잘하는 체하면서 남몰래 오입질을 하는 사람. ②낮에는 들어앉았다가 밤이면 놀러 다니는 사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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