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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우산 노란 우산 찢어진 우산

[내 글]슬픔이 답이다

by 지구촌사람 2014. 6. 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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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답이다

-빨간 우산 노란 우산 찢어진 우산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우산 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빨간 우산 노란 우산 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 길을 우산 셋이서

이마를 마주 대고 걸어갑니다.

 

오래 전부터 불리는 동요(윤석중 작사/이계석 작곡)입니다.

노래 분위기가 정겹습니다.

특히 마지막 구절인 이마를 마주 대고에서요.

 

하지만, 조금만 더 주의해서 들여다보면

찢어진 우산을 든 아이 생각이 납니다.

비가 오는데, 찢어진 우산을 들고 가는 아이.

우산을 받으나 마나 한 거죠.

 

그럴 때 멀쩡한 두 우산이 위로 겹쳐져

비를 맞고 가는 아이를 보호해준다면,

그렇게 해준다면 찢어진 우산을 든 아이는 행복해 할 겁니다.

자신만 찢어진 우산을 든 부끄러움도 잊고

자기를 보호해주는 친구들에게 고마움도 떠올리면서요.

 

요즘 세상엔 찢어진 우산을 든 아이는 물론 어른도 보이지 않습니다.

멀쩡한 우산까지도 잘 잊고 챙기지 않을 정도로

우산에 대한 귀함을 잊고 살아갑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일로 이따금

찢어진 우산을 쓰고 비 오는 길을 걸어가는 듯한

그런 삶을 살아내는 이들 적지 않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손쉽게 버리거나 잃어버리고도 찾지 않는

우산들을 챙겨서 건네줄 수도 있을 듯합니다.

시선을 조금만 돌려보면 그렇게 줄 수 있는 우산들, 적지 않습니다.

마음의 우산들만으로도 비가 가려질 때도 많고요.

 

행복을 나누거나 건네기보다도

슬픔을 나누는 일이 우선일 듯합니다.

위로는 나라님에서부터 위정자들 모두, 그리고

아래로는 우리들 민초와 우리 이웃들 모두가 말입니다.

그리 된다면

아무리 비가 오더라도 찢어진 우산을 들고 가야만 하는 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지 않을 듯합니다.

 

그럴 때쯤이면, 저 위의 동요도

처음부터 끝까지

더욱 정답고 따사로운 그림으로만 읽히지 않을까요. [June 2014]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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