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회(2014.7.7)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3) 띄어쓰기
○ 출제된 문제들 :
- 그의 작품은 더할 나위(o)/더 할 나위 없이(x) 좋았다.
- 그는 가수 못지 않은(x)/못지않은(o) 노래 실력이다.
- 그는 일은 안 하고 불평만 늘어놓고(o)/늘어 놓고(x) 있었다.
- 출발까지는 한 시간가량(o)/한 시간 가량(x) 남았다.
문제 유형은 복합어군 구별 문제가 두 개(‘못지않다’, ‘늘어놓다’), 의존명사(‘나위’)와 접사 문제(‘가량’)가 각각 하나로, 지난번 문제 유형과 숫자가 정확하게 똑같았다.
즉 이번에도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는 같은 말을 할 수밖에 없다. 복합어 구별 문제는 띄어쓰기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하니 자주 대해서 익히는 수밖에 없고, 의존명사와 접미사는 출연 직전 반드시 한 번씩은 꼭 훑고 가시라고 당부하고 싶다.
- 그의 작품은 더할 나위(o)/더 할 나위 없이(x) 좋았다.
‘더하다’는 한 낱말이고, ‘나위’는 의존명사. 그러므로 ‘더할 나위’가 답이다. 그러나, 아래 전재된 설명에서 보듯 ‘좀 더 하고 가다’ 등과 같은 경우에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써야 한다. 주의!
◈네 욕심이 돼지보다 더 하더라 : 더하더라의 잘못. <-더하다[원]
까짓거 죽기보다 더 하겠나 : 까짓것(혹은 까짓), 더하겠나의 잘못. <-더하다[원]
기왕 늦었으니 일을 더하고 가렴 : 더 하고의 잘못. <=더 하다
더하다? 어떤 기준보다 정도가 심하다. ¶병세가 더하다; 네 조건은 악덕 채권업자보다 더하다.
? ①더 보태어 늘리거나 많게 하다. ②어떤 요소가 더 있게 하다. ¶10에 10을 더하다; 갈수록 추위가 더하다.
더 하다 : ‘좀 더 많이 하다’ ‘잇달아 하다’의 뜻. ¶공부를 더 하고 갈게.
[유사] ‘더해 주다’(≒보태주다)와 ‘더 해 주다’도 마찬가지.
나위? 더 할 수 있는 여유나 더 해야 할 필요. ¶말할 나위 없이.
- 그는 가수 못지 않은(x)/못지않은(o) 노래 실력이다.
이 ‘못-’이 들어간 복합어들은 당연히 한 낱말이기 때문에 붙여 써야 하지만 복합어 판별이 쉽지 않고, ‘못’이 부사로 쓰일 경우도 적지 않아서 몹시 까다롭다. 전체적으로 다루려면 분량이 많은데다 전에 다룬 적이 있으므로, 오늘은 해당 부분의 내용만 전재하기로 한다.
못? 다음의 복합어들은 관용적 사용으로 한 낱말로 굳어진 것들임. <예>못하다, 못나다, 못되다, 못미처, 못살다, 못생기다, 못쓰다, 못지않다
[참고] ‘못하다’는 보조동사(부정)와 보조형용사(우열을 나타낼 때) 두 가지로 쓰임. 단, 복합동사의 어간과 어미의 활용형 사이에 부정의 의미로 들어가서 ‘못 하다’의 형태를 갖춘 것에 대해서는 띄어 씀. ¶가까이 못 하다. 단, ‘가까이하다’는 한 낱말.
[보충] ‘가까이 안 하다’의 경우, ①‘안하다’라는 낱말이 없고 ②‘안’은 부사 ‘아니’의 준말이므로, 낱말은 띄어 쓰는 원칙에 따라, 띄어 씀. 그러나, ‘아니+하다’의 꼴일 때는 ‘아니하다’가 보조동사이므로(한 낱말) ‘가까이 아니하다’임.
[정리] ‘못’이 들어간 복합어들 : 띄어 쓰면 잘못.
못다? ‘다하지 못함’을 나타내는 말.
못내? ①자꾸 마음에 두거나 잊지 못하는 모양. ②이루 다 말할 수 없이.
못미처? 일정한 곳까지 채 이르지 못한 거리나 지점. [주의] ‘못 미쳐’와 구분!
못하다? 어떤 일을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게 하거나, 그 일을 할 능력이 없다. ? ①비교 대상에 미치지 아니하다. ②아무리 적게 잡아도.
못되다? ①성질/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하다. ②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
못쓰다? ①얼굴/몸이 축나다. ②옳지 않다. 바람직한 상태가 아니다.
못생기다? 생김새가 보통보다 못하다.
못나다? ①얼굴이 잘나거나 예쁘지 않다. ②능력이 모자라거나 어리석다.
못마땅하다? 마음에 들지 않아 좋지 않다. ¶못마땅히?
못지않다? ‘못지아니하다(일정한 수준/정도에 뒤지지 않다)’의 준말.
못살다? ①가난하게 살다. ②성가시고 견디기 어렵게 하다.
- 그는 일은 안 하고 불평만 늘어놓고(o)/늘어 놓고(x) 있었다.
‘늘어놓다’는 ‘줄을 지어 벌여 놓다/여기저기에 어수선하게 두다/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여기저기 벌여 놓다/수다스럽게 말을 많이 하다’라는 여러 가지 뜻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의미 특화 때문에 한 낱말의 복합어가 되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놓다’가 들어간 복합어들은 적지 않은데, 주의할 것은 그러한 복합어들이 규칙 활용을 한다는 점이다. 단, ‘내놓아/내놔’의 두 가지 모두가 맞는데, 그것은 준말 꼴을 인용한 때문이다. 상세 설명은 아래 참조.
◈그는 내논 자식이었어 : 내놓은의 잘못. <-내놓다[원]
그 내 돈 빨리 내놓아/내놔 : 맞음. 둘 다 가능함.
[설명] ①‘내놓다’ : 본말은 ‘내어놓다’이며, ‘빨갛다→빨간/빨가니’ 등으로 활용하는 ‘ㅎ’불규칙용언과 달리 ‘내놓다’는 규칙 용언. 즉, ‘내놓아(준말은 ‘내놔’)/내놓으니/내놓는/내놓소’로 규칙 활용하므로 어간 ‘내놓-’에서 ‘ㅎ’이 탈락한 ‘내논-’은 잘못. ②‘내놓다’의 어간 ‘내놓-’ 뒤에 ‘-아’가 붙은 ‘내놓아’가 ‘내놔’와 같이 줄면 준 대로 적을 수 있으며(한글 맞춤법 제35항, 붙임1), 그중 이 ‘놓다’의 변화형 ‘놔’가 준 대로 적는 규정에서 가장 예외적인 표기에 속함(‘놓다’는 ‘놓아(놔)/놓으니/놓는/놓소’로 활용). ‘-놓다’가 쓰인 복합어들은 모두 예외 없이 이 변화를 따른다는 것을 꼭 기억할 필요가 있음. <예> 내려놓다/빼놓다/늘어놓다/수놓다(繡-)/까놓다/털어놓다/곱놓다/덧놓다/되놓다/들놓다/들여놓다/뒤놓다/맞놓다/먹놓다/막놓다/빗놓다/뽕놓다/펴놓다/벋놓다/뻥놓다/올려놓다/터놓다 따위.
- 출발까지는 한 시간가량(o)/한 시간 가량(x) 남았다.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접미사 ‘가량’의 문제. 지난번에도 ♣주의해야 할 접미사 종합 정리 항목을 전재하면서 다룬 말이다.
4. 2단계 우리말 가리사니 : 개인전 3문제, 단체전 3문제. 최대 총 750점.
단, 다른 사람이 틀린 문제를 맞히면 50점 추가.
-개인전 1 :
무술->(ㅆ)(ㅈ)(ㄱ) ->x, 쌍절곤; 임박 ->(ㅂ)(ㄹ)(ㅊ)(ㄱ) ->벼락치기;
울타리 ->(ㅊ)(ㅈ)(ㅁ) ->철조망; 떠돌이 ->(ㄴ)(ㄱ)(ㄴ) ->나그네
단체전 1 도움말 : 쌍절곤/벼락치기/철조망/나그네
문제 : (비유)벗어나기 어려운 절망적인 상황. =>(답)나락 (정답자 3명)
-개인전 2 :
우주 ->(ㅊ)(ㅁ)(ㅎ) ->천문학; 사슴 ->(ㄱ)(ㄹ)(ㄴ) ->고라니;
쇠고기 ->(ㄴ)(ㅂ)(ㅇ)(ㄴ) ->너비아니; 입속말 ->(ㅇ)(ㅇ)(ㅇ) ->옹알이
단체전 2 도움말 : 천문학/고라니/너비아니/옹알이
문제 : 음식 가운데서 제일 맛있는 음식. =>(답)알천 (정답자 2명)
-개인전 3 :
보육 ->(ㅇ)(ㄹ)(ㅇ)(ㅈ) ->어린이집; 이상향 ->(ㅁ)(ㄹ)(ㄷ)(ㅇ) ->무릉도원;
집단 ->(ㄱ)(ㄷ)(ㅊ) ->공동체; 병실 ->(ㅈ)(ㅎ)(ㅈ)(ㅅ) ->중환자실
단체전 3 도움말 : 어린이집/무릉도원/공동체/중환자실
문제 : 하던 일/말을 끝내지 못하고 중간에서 흐지부지 그만두거나 끊어 버림. =>(답)중동무이 (정답자 1명)
‘쌍절곤’ 문제가 하필 옥겸 님 차례에서 열리는 바람에 웃음이 나왔다. ‘무술’과 연관시키기도 쉽지 않은 터에 그 무기 이름을 여인이 어찌 알랴. 출제자들도 남녀평등권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나... 어쩌고 하면서 나 혼자 중얼거리고 말았다.
‘너비아니’를 ‘쇠고기’와 즉시 연결시키는 박원 님. 역시 탄탄한 기본실력을 갖추신 분이었다. 아니면 홍명희 작가의 ‘임꺽정’의 애독자이셨거나. 이 나라에 ‘너비아니’를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홍보(?)하신 분 중의 하나가 홍명희 작가다. (참고로, 궁중에서는 이것을 ‘너비구이’라고 하는데, ‘너비아니’가 더 품격이 있는 듯싶어서, 이를 헷갈리는 분들도 가끔 있다.)
단체전에 들어 200점 도움말에서 계속 멈춘 것은 박원/한경탁 두 분. 팽팽한 접전이 계속되다가 마지막 문제의 정답 ‘중동무이’에서 박원 님의 기억이 엉킨 듯하다. ‘도중무’를 적어 무득점을 하는 바람에 둘의 점수 차이가 250점으로 벌어졌다. 1~2 단계를 마쳤을 때의 점수는 각각 900/500/600/1150점.
단체전 문제의 정답과 관련된 몇몇 말을 짚고 가면 다음과 같다. ‘휘지비지’ 관련 항목은 내년 초에 발간될 내 사전의 개정판에 삽입될 것인데, ‘휘지비지’는 ‘흐지부지’의 어원이기도 하다.
너비아니[명] 얄팍하게 저며 갖은 양념을 하여 구운 쇠고기.
너비구이[명] 궁중에서, ‘너비아니’를 이르던 말.
알천*? ①재산 가운데 가장 값나가는 물건. ②음식 가운데서 제일 맛있는 음식.
알짬*? 여럿 가운데에 가장 중요한 내용.
휘지비지[諱之祕之]≒휘비[諱祕]? 남을 꺼려 우물쭈물 얼버무려 넘김.
[참고]‘휘지비지’ ->‘흐지부지’. ¶~하다?
반동강[半-]? 말/일 따위를 끝맺지 못하고 중간에서 흐지부지 그만두거나 끊어 버림. ¶~하다?
중동무이[中-]? 하던 일/말을 끝내지 못하고 중간에서 흐지부지 그만두거나 끊어 버림. ¶~하다?
유야무야[有耶無耶]? 있는 듯 없는 듯 흐지부지함. ¶~하다/~되다?
5. 3단계 십자말풀이
대체로 무난한 출제였다. 앞서 상세히 다뤘던 ‘파리옥(玻璃玉)’과 같이 출제 과정에서 꼭 필요해서 집어넣을 수밖에 없는 걸 빼고는 아주 까다로운 것은 없었다고 해야 하리라.
출제어 중 몇 가지는 별도 설명이 필요한 것이 좀 있었다. 예컨대, 쓰기 문제로 나온 어근 문제 ‘희번덕-’, 나흘~닷새가량을 아우르는 ‘너더댓새’와 ‘사촌 사이인 자매’를 일컫는 ‘종자매(從姊妹)’ 등이 그것.
그중에서도 ‘종자매’와 관련해서는 이참에 몇 가지 설명을 보탤까 한다. 우리말에 친척 관계와 촌수를 다루는 말들 중에는 구분이 쉽지 않은 것들이 꽤 되기 때문이다. 문제 풀이와 무관하게 도움이 되시기들 바란다.
우선 흔히 쓰는 ‘고종/외종/이종’은 각각 고모의 자녀, 외삼촌의 자녀, 이모의 자녀를 뜻하고, ‘재종’은 할아버지 형제의 손주들을 뜻한다. 즉, 고종/외종/이종은 나와 사촌 관계이고 재종은 6촌이 된다. 여기서 쓰이는 ‘종(從)’은 나와는 수평적인 관계임을 뜻한다. 사촌/6촌과 같은 짝수 촌은 나와 수평 관계가 되지만, 삼촌/5촌과 같은 홀수 촌은 나와는 항렬이 다른, 상하 관계를 이루게 된다. 아저씨(3촌)와 조카 사이를 뜻하는 숙질간(叔姪間)이나, 사촌 형제의 아들로 오촌이 되는 관계를 뜻하는 당질간(堂姪間)/종질간(從姪間)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그런데 이러한 모든 촌수 관계는 부계(父系)를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어머니 쪽으로는 적용되지 않는다. 즉, 아버지의 외가를 ‘진외가(陳外家)’라 하고 어머니의 외가를 ‘외외가(外外家)’라 하는데, 외외가에 적용되는 친척 명칭은 현재 없다.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은지원의 ‘고모’라고 표기한 기사는 잘못이다. (상세한 설명은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책자 중 ‘고모’ 항목 참조)
문제로 출제된 ‘종자매’와 관련된 몇몇 낱말들만 대강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종자매[從姊妹]? 사촌 사이인 자매.
종형제[從兄弟]≒당형제[堂兄弟]? 사촌 관계인 형과 아우.
고종형제[姑從兄弟]? 고종사촌(고모의 자녀)인 형이나 아우를 이르는 말.
내종사촌[內從四寸]? ‘고종사촌’을 외종사촌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외종사촌[外從四寸]≒외종(外從)? 외삼촌의 자녀.
재종간[再從間]? 육촌 형제 사이. (할아버지의 형제의 아들의 아들)
이종[姨從]? 이모의 자녀.
‘나흘이나 닷새가량’을 뜻하는 말을 네 글자로 써야 하는 문제는 ‘너더댓새’가 정답이지만, ‘네댓새’도 같은 말이다. 이 문제에서 정답을 적은 이가 한 사람도 없었다. 사실 그만큼 까다로운 문제이기도 하다. 어휘력 문제라기보다는 맞춤법 문제라 할 정도로.
이 말은 이곳 문제 풀이에서 두 번이나(483회와 492회) 다룬 말이다. ‘너덧’과 ‘네댓’의 모음 계통화를 활용하면 기억에 조금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기서 관련되는 문제로 서수사 표기 문제가 있다. 이 또한 이곳 문제 풀이에서 다룬 바 있지만 까다로운 부분이므로 한 번 더 전재한다. 해당 설명은 내 맞춤법 책자에 들어 있는 것들이다.
◈너댓 사람이면 됐지 뭐 : 너덧(혹은 너더댓, 네댓)의 잘못.
큰 빵 너댓 개를 먹었더니만 : 네댓(혹은 너덧)의 잘못.
너댓새 사이에 무슨 큰일이야 생길라고 : 네댓새의 잘못.
[주의] ‘너+덧’, ‘네+댓’의 형태에 유의. ‘너+댓’은 모음조화 및 발음 편의에 크게 어긋남.
[설명] ①관형사 : ‘한두, 두세, 두서너/두서넛, 서너/서넛, 너덧/네댓/너더댓, 대여섯, 예닐곱, 일고여덟(일여덟)’. ②흔히 쓰는 ‘서/너 되쯤의 쌀’이나 ‘세네 되 되는 보리’는 모두 잘못.
[원칙] ①수사/관형사로서는 ‘서/석’ 및 ‘너/넉’만 인정하고 ‘세/네’(x)는 배제. ②인정된 것들도 뒤에 오는 의존명사에 따라 다를 정도로 까다로움.
-서/너 : 서 돈, 너 말, 서 발, 너 푼
-석/넉 : 석 냥, 넉 되, 석 섬, 넉 자.
이 중 ‘냥/섬/자’는 발음 관행상 저절로 구분되나, ‘되’는 유의+유념.
[기억도우미] ‘석냥되섬자’(혹은 ‘서돈말발푼’)으로 붙여서 한 무더기로 암기.
너덧≒너더댓/네댓?? ≒네다섯(넷이나 다섯쯤 되는 수).
◈바람에 하나 둘 흩어진 기억 속으로: 하나둘의 잘못.
[설명] ①흔히 사용되는 수사적 관용 표현을 하나로 묶은 것임 : 하나둘≒한둘.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이 어디 한둘(≒하나둘)인가. ②이와 같이 흔히 사용되는 수사적 관용 표현을 복합어로 한 것에는 ‘하나하나’도 있음.
[참고] ‘한둘/하나둘’과 같은 형식으로 묶인 수사들 : 두세, 두서너/두서넛, 서너/서넛, 너덧/네댓/너더댓, 대여섯, 예닐곱, 일고여덟(일여덟).
[구분] ‘하루이틀/하루종일’ 등은 ‘하루 이틀, 하루 종일’의 잘못. 합성어가 아님.
◈♣서수사로서의 ‘세째’와 ‘셋째’
[설명] ①‘세째’는 어떠한 경우에도 없는 말. ‘셋째’의 잘못. ②‘스물두째’??, ‘스물둘째’? 와 같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조차도 이 ‘셋째’와 관련해서는 적용되지 않음. ‘스물셋째’로 통일. ③서수사는 ‘첫째, 둘째, 셋째, 넷째’처럼 반드시 ‘ㅅ‘이 들어감. 즉, ‘세째’는 잘못이고, ‘셋째’가 맞음. 그러나, 연결/복합 활용형에서는 발음 편의상 다음과 같이 변할 수도 있음.
-[서수사] : 두세째. 두서너. 너더댓/너더댓새/너더댓째.
[수사] : 두서너 사람/말/집; 두서너 살짜리 아이들
이와 같이 발음 편의상 바뀔 경우에도 사이시옷 등의 원칙은 적용됨. <예>서넛째(x)/서너째(o). <=‘째’가 경음이므로, 사이시옷 불가함.
[참고] ‘첫 번째’와 ‘첫번째’ : ‘첫 번째’가 맞음.
[설명] ①‘첫째, 둘째, 셋째’ 등은 서수사이므로(한 낱말) 문제가 없으나, ‘번째’ 앞의 ‘첫’은 수관형사이므로 띄어 씀. ‘두 번째, 세 번째’ 역시 마찬가지. ②‘셋째 아이, 둘째 아이’와 같은 경우는 한 낱말이 아니므로, 띄어 씀. 단, 첫아이?
[예외] 셋째양반[-兩班]? ①≒모양반. 동래 야유와 김해 오광대놀이에 쓰는 탈의 하나. ②봉산 탈춤에 쓰는 연분홍 바탕에 입이 왼쪽으로 비뚤어진 양반탈. ③≒변한양반(강령 탈춤 일곱째 마당에 등장하는 양반의 하나). ☞‘첫-’이 접두사인 주요 낱말들 항목 참조.
‘희번덕이다/희번덕거리다’의 올바른 어근을 적는 문제 또한 까다로웠다. 박원 님과 경탁 님만 정답을 적었을 정도로. 뜻이 다른 ‘번뜩이다/번득이다’라는 유사 표기가 있기 때문이다. 내 맞춤법 책자에서 해당 내용을 아래에 전재한다.
◈번득이는 기지와 재치; 번뜩이는 맹수의 눈빛 : 번뜩이는의 잘못. 맞음(혹은 번득이는)도 가능.
[주의] 증오에 찬 희번득이는 눈 : 희번덕이는의 잘못. 북한말. <-희번덕이다[원]
[설명] ‘번뜩이다’는 ‘번득이다’의 큰말이기도 하지만, 아래와 같이 그 뜻이 다름.
번뜩이다? ①>번득이다. 물체 따위에 반사된 큰 빛이 잠깐씩 나타나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번뜩이는 번개; 두 눈에는 푸른 광채가 번뜩였다. ②생각 따위가 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다.
희번덕이다≒희번덕거리다/-대다? ①눈을 크게 뜨고 흰자위를 번득이며 움직이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②물고기 따위가 몸을 젖히며 번득이다.
그 밖의 관심 낱말에 대한 뜻풀이를 아래에 전재하는 것으로 오늘의 풀이를 마칠까 한다.
두꺼비씨름*? 끝내 승부가 나지 않는 다툼이나 겨룸의 비유.
두꺼비씨름 누가 질지 누가 이길지≒막둥이 씨름하듯* ? 힘이 비슷하여 서로 다투어도 승부의 결말이 나지 않는다는 말.
자취*? ①어떤 것이 남긴 표시나 자리. ②≒궤적[軌跡/軌迹] 어떤 일정한 성질을 가진 점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진 도형. 주로 곡선임. [유]기척, 그림자, 내력
손자취? 손이 닿은 흔적.
뒷자취? 뒤에 남는 자취.
자취소리? 발자국 소리.
터무니*? ①터를 잡은 자취. ②정당한 근거/이유.
숨기척? 숨 쉬는 기척. 숨 쉬는 것을 곁에서 알 만한 자취.
눈자리*? 뚫어지게 실컷 바라본 자취의 비유.
인[印]? ③지울 수 없게 새겨진 자취의 비유.
자리*? 일을 하고 난 자취나 흔적. 그런 흔적으로 남는 결과/성과.
뒤? ①어떤 일이 진행된 다음에 나타난 자취/흔적/결과. ②좋지 않은 감정이 있은 다음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감정. ③사람의 똥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
앵두장수? 잘못을 저지르고 어디론지 자취를 감춘 사람.
밤그림자? 밤의 기운/자취.
매팔자*[-八字]? 빈들빈들 놀면서도 먹고사는 걱정이 없는 경우.
구나방*? 말/행동이 모질고 거칠고 사나운 사람.
3단계를 마쳤을 때 박원, 한경탁 두 분의 점수는 각각 1400점과 2000점. 경탁 님의 버저 낚아채기(?)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문제가 나오기 전에 이미 열린 글자들을 이용하는 추리력도 놀라웠다. 다른 이들이 맞히지 못한 ‘매팔자/파리옥’은 그러한 추리력과 어휘 조립 능력 덕분이었지만, 여타 낱말에서도 보여준 탄탄한 기본 실력이 우승의 밑거름이었다고 해야 할 듯하다.
3단계에서 박원 님은 (오답과 정답 사이를 오간 탓도 있지만) 500점을 얻은 반면, 경탁 님은 850점을 획득하여, 1~2단계에서 벌어진 점수 차를 더 벌리면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버저 빨리 누르기 따위가 사라진 뒤 두 분이 다시 겨루면 그 결과가 어떨까 자못 궁금하다. [끝]
우리말 겨루기 524회(2) (0) | 2014.0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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