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해가 아름다울 때, 뜨는 해도 아름다울 수 있다
[전략] 나는 그때 순결에 목숨을 매달지 말고, 생명에 순결을 매달자는 잡문 한 편을 쓴 적이 있다.
우리네 인생(life)은 하나밖에 없는 자신과 수많은 타인들의 생명(life)과 마주치는 일이기도 한데, 순결 따위(?)와 같은 일들마다 생명을 매달아야 한다면 자신은 물론 타인들의 목숨까지도 부지기수로 희생되어야 할 것이라는 요지였다. 생명의 요체는 사랑이고, 주고받는 사랑을 먹고 자라야만 그 생명이 살찐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한 말이기는 했지만......
순결에 목숨을 매달지 말자는 말은 어찌 들으면 순결 경시주의 내지는 순결 불인정과 같은 극단적인 사고방식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사건을 바라보는 내 안타까움을 극단적으로 압축시킨 결과였다.
나는 현실 속에 뿌리박고 있는 낱개의 삶의 실체를 더 중시하기 때문이고, 내내 그러고 싶기 때문이다. [중략]
순결이 육체적인 흠결의 문제로만 귀착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기나긴 결혼 생활의 여정에 대한 진지한 사고를 건너뛴 채 신혼기나 혼인생활의 중도에 그러한 문제로 갈등을 증폭시키는 이들에게 그러므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지는 해가 진정으로 아름다울 때, 뜨는 해도 아름다울 수 있느니라’ 라고.
결혼 생활도 어찌 보면 인생의 긴 하루일 뿐이다. 석양을 미리 떠올려보는 것도 인생살이에 도움이 될 때가 적지 않다. [May 2003]
-<쉿! 제 남편, 내 첫 남자 아녀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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