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어놓은 스타킹은 육신의 곤고함이 응결되어 써내는 일기장
[전략] 그리고 그 순간 그 원피스 아래에 놓일 아내의 스타킹이 뜬금없이 떠올랐다. 벗어놓은 뒤에도 하루의 피곤을 고스란히 기억한 채로 널브러져 있게 마련인 아내들의 스타킹은 묘하게도 벽걸이에 걸린 옷, 그중에서도 원피스 아래에서 더욱 그 곤고함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원피스는 안팎에서 풍기는 여인의 체취가 올실과 날실이 되어 짜내는 피륙으로 만들어지는 듯하다. 여인의 스타킹은 육신의 곤고함으로 응결될 하루의 일상을 예고하며 미리 써보는 일기장이 되듯이. [7/6/2001]
-<스커트는 반갑고, 원피스는 그립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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