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7회(2014.8.4)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3) 띄어쓰기
○ 출제된 문제들
- 그 물건 네가 사겠다고 하지 그래(x)/하지그래(o).
- 친구에게 바람 맞았다(x)/바람맞았다(o).
- 그녀는 멀리 떠나가 버렸다(o)/떠나 가버렸다(x).
- 누나는 올해로 만20세다(x)/만 20세다(o).
문제 유형은 다양했다. 보조사 한 문제[‘하지 그래(x)/하지그래(o)], 복합용언 두 문제[바람 맞았다(x)/바람맞았다(o); 떠나가 버렸다(o)/떠나 가버렸다(x)], 그리고 관형사 1문제[만20세(x)/만 20세(o)]였다.
문제 수준은 평이했지만, 그 또한 공부한 사람의 기준. 이 띄어쓰기 부분은 특히 원리 이해를 미룬 채 조급하게 암기를 앞세워 눈도장 찍기 식으로 공부해서는 득점하기 어렵다. 마지막 3단계에서 100점 차이로 달인에 오르지 못하거나, 우승자의 자리가 바뀌는 일은 이미 여러 번 대했다.
문제별로 들여다보기로 한다.
- 그 물건 네가 사겠다고 하지 그래(x)/하지그래(o).
‘-그래’는 보조사. 이 보조사 문제는 은근히 까다롭다. 조사이든 보조사이든 앞말에 붙여 쓰므로 띄어쓰기에서는 차이가 없지만, 보조사인지를 알아내는 일을 한 다음의 일이기 때문이다.
전에도 한 번 다뤘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므로 다시 한 번 설명을 전재한다.
◈♣보조사 종합 정리
[예제] 그것참 잘됐구먼 그래 : 잘됐구먼그래의 잘못. <=‘그래’는 보조사.
세상이 이젠 망조일세 그려 : 망조일세그려의 잘못. <=‘그려’는 보조사.
눈물은 커녕 웃음만 나오더군 : 눈물은커녕의 잘못. <=‘커녕’은 보조사.
그만하면 첫행보 치고는 괜찮아 : 첫행보치고는의 잘못. <=‘치고는’은 보조사.
월급은 새로에 욕만 먹었다 : 월급은새로에의 잘못. <=‘새로에’는 보조사.
[설명] ①‘보조사(補助詞)’란 체언/부사/활용어미 따위에 붙어서 어떤 특별한 의미를 더해 주는 조사. ‘은/는/도/만/까지/마저/조차/커녕/부터’와 같이 단순한 꼴에서부터 ‘ㄹ랑은/을랑은/일랑은; 이라야(만); 야말로/이야말로’ 등과 같이 복잡한 형태의 것들도 있음. ②보조사는 조사에 속하는 격조사, 접속조사, 보조사 중의 하나로서, 조사보다는 하위의 개념임. 그러나 쓰임은 조사 중 가장 광범위함. 즉, 체언이나 체언 구실을 하는 말 뒤에만 붙을 수 있는 것이 격조사이고, 접속조사는 낱말 간에서만 쓰이는 데 비하여, 체언/부사/활용어미 따위에 붙어서 두루 쓰일 수 있는 것이 보조사임. ③따라서 단순히 ‘조사’라고 포괄적으로 표기할 경우에는 이 세 가지 중 하나를 뜻할 때가 많으므로, 상세 사항을 따져야 할 때는 그것이 격조사/접속조사/보조사 중 어느 것을 뜻하는지도 알아봐야 할 때가 많음. 예컨대, 보조사 중에서도 부사에 붙을 수 있는 것은 ‘은/는/도/만’ 정도이고, ‘에/에서/(으)로/와[과]/보다’와 같은 부사격조사는 체언에만 붙을 수 있음. ☜추가 설명은 조사와 보조사 항목 참조.
[주의] 보조사와 혼동하기 쉬운 것으로 일부 어미가 있음. 이들 어미는 어간에 붙는다는 점에서 보조사와 구별되며, 보조사는 이들 어미 뒤에도 붙을 수 있음 (예: ‘할라치면요’; ‘할밖에요’.<=‘요’는 종결보조사). 괄호 안 표기가 어미임 : 크나큰 은혜(‘-나 -ㄴ’); 크디큰 나무(‘-디 -ㄴ’); 죽을망정(‘-ㄹ망정’); 할라치면(‘-ㄹ라치면’); 내놓을밖에(‘-ㄹ밖에’); 없을뿐더러(‘-ㄹ뿐더러’); 먹지 못하리만치(≒못하리만큼); 지나치리만큼; 학생이니만큼; ~만 할진대(‘-ㄹ진대’); ~에 가거들랑; 내가 주인일세말이지(‘-ㄹ세말이지’); ~까지 잡아먹을쏘냐(‘-ㄹ쏘냐’); 뭘 해야 할지 몰라(‘-ㄹ지’); 입사하자마자(‘-자마자’); 좋고말고(‘-고말고’); ~ 한이 있더라도(‘-더라도’); 확인한바(‘-ㄴ바’); 곧 해드릴게요(‘-ㄹ게’). ☞주의해야 할 어미 항목 참조.
[보조사의 종류] 대체적으로 구분하면 아래와 같음.
-단독보조사 : ‘오직 그것만’이나 ‘오직 그러함만’을 뜻하는 보조사. <예> ‘-만’ 따위. ¶너만 좋다면 그렇게 해라; 네가 좋기만 하면 그렇게 해라.
-선택보조사 : 여럿 가운데 하나의 선택을 나타내는 보조사. <예> ‘-(이)나/-(이)거나’ 따위. 흰색이나 검정색이나 상관없어; 왼쪽이거나 오른쪽이거나
-종결보조사 : 문장의 종결어미 뒤에만 쓰이는 보조사. <예>‘-요/-그래/-그려’ 따위. ¶일이 참 잘됐어요; 한번 먹어봐요; 잘됐구먼그래; 망조일세그려
-첨가보조사 : 무엇을 더하거나 포함하는 뜻이 있는 보조사의 하나. <예> ‘-조차/-까지(도)(는)’ 따위. ¶너조차 그럴 줄은 몰랐다; 비까지 내리고; 그렇게까지 하다니; 장관까지도 나왔다고?;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봅시다.
-통용보조사 : 명사/부사 및 용언의 종결어미에 두루 붙는 보조사. 가장 쓰임이 많고 널리 쓰임. <예> ‘-커녕/-새로에/-ㄹ(일)(을)랑(은)/-이라야(만)/-(이)야말로/-마다/-엔들/-치고는’ 따위. ¶눈물은커녕 웃음만 나오더라; 밥은새로에 죽도 못 먹었다; 그놈이야말로 원수; 첫행보치고는 괜찮았다.
-혼동보조사 : 무엇이 여럿 가운데 섞여 있음을 나타내는 보조사. <예> ‘-서껀’ 따위. ¶김 선생서껀 함께 왔다.
-개산보조사 : 마음으로 어림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예> ‘-(이)나’ 따위. ¶돈이 얼마나 될까?; 사람이 몇이나 오려는지 모르겠다.
-도급보조사 : 동작/상태가 미치는 한도를 나타내는 보조사. <예> ‘까지’ 따위. ¶한국에서 미국까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자.
새로에? (조사 ‘는’, ‘은’의 뒤에 붙어) ‘고사하고/그만두고/커녕’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 친구에게 바람 맞았다(x)/바람맞았다(o).
- 그녀는 멀리 떠나가 버렸다(o)/떠나 가버렸다(x).
복합용언 문제. 문제에서 보인 ‘바람맞았다, 떠나가 버렸다’는 둘 다 복합용언의 활용인데, 특히 뒤의 ‘떠나가 버렸다’는 ‘떠나가다’라는 복합용언에 보조용언 ‘버리다’의 과거 활용 꼴이 붙여진 것이다.
‘바람맞다’와 관련하여, ‘바람나다/바람맞히다/바람피우다’는 1낱말의 복합어지만, ‘바람 불다’ 따위는 두 낱말임을 유의해야 한다.
◈워낙 바람끼가 많은 여자라서 바람 난 게 하등 이상하지 않아 : 바람기(혹은, 끼), 바람난의 잘못.
[설명] ‘바람나다/바람맞다/(신)바람내다/바람몰이하다’ : 모두 한 낱말.
바람기[-氣]? ①바람이 부는 기운. ②이성과 함부로 사귀거나 관계를 맺는 경향/태도.
끼? ①(속) 연예에 대한 재능/소질. ②≒바람기(이성과 함부로 사귀거나 관계를 맺는 경향/태도).
◈첫 데이트에서 바람 맞은 사람 : 바람맞은의 잘못. <-바람맞다[원]
[설명] ‘바람맞다/바람맞히다’는 한 낱말.
바람맞다? ①상대가 만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여 헛걸음하다. ②풍병에 걸리다. ③몹시 마음이 들뜨다.
◈바람부는 제주에는 돌도 많고요 : 바람 부는의 잘못. <=‘바람불다’는 없는 말
발길을 돌리려고 바람부는 대로 걸어도 : 바람 부는의 잘못.
◈바람피는 이가 예고편 상영하고 하던가 : 바람피우는의 잘못. <-바람피우다[원]
담배 한 대 피고 올게 : 피우고의 잘못. <-피우다[원]
소란 피지 말고 얌전히 있거라 : 피우지, 있어라의 잘못.
[설명] ‘피다’는 자동사. ‘피우다’는 타동사. 그러므로 목적어가 있으면 ‘피우다’. ¶형편/혈색/보풀/곰팡이가 피다; 꽃/불/연기/소란/딴청/거드름/고집/게으름을 피우다.
[주의] ‘바람피우다’는 한 낱말. ‘바람(을) 피우다’도 가능함.
‘떠나가 버렸다’ 관련해서는 아래 설명을 참조하기 바란다.
◈굿바이하며 떠나 가버린 고운님의 모습: 굿바이 하며, 떠나가 버린, 고운 님의 잘못.
[설명] ①‘굿바이하다’, ‘고운님’ : 없는 말. ②‘떠나가다’는 한 낱말. ‘버리다’가 보조용언이므로 ‘떠나가+버린’(원칙).
- 누나는 올해로 만20세다(x)/만 20세다(o).
‘만’은 관형사. 이 관형사 문제에 관해서는 이곳 문제 풀이와 다른 게시판 <우리말 공부 사랑방>에서 상세히 다룬 바 있다.
아울러, 이 ‘만’은 조사와 의존명사/명사, 그리고 관형사로 기능하는 다소 복잡한 낱말이다. 내 책자의 관련 설명을 아래에 전재하니, 유심히 살펴두시기 바란다. (이 부분에서 자랑 좀 해야겠다. 이 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에서, 이 '만'에 관해서 이처럼 네 가지 기능을 한꺼번에 다룬 건 내 책자 외에는 없다. 어느 분의 말씀을 듣고 뒤늦게 덧댄다. ㅎㅎ하)
◈♣‘-만’이 조사로 쓰이는 경우들
[예제] 얼마 만한 크기인지 : 얼마만 한의 잘못. <=‘만’이 조사이므로 붙여 씀.
형만한 아우 없다 : 형만 한의 잘못. <=‘형만 하다’의 활용.
집채만한 파도 : 집채만 한의 잘못. <=‘집채만 하다’의 활용.
①다른 것으로부터 제한하여 어느 것을 한정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그는 웃기만 할 뿐 아무 말이 없었다; 하루 종일 잠만 잤더니 머리가 띵했다. ②무엇을 강조하는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 ¶그녀를 만나야만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어머니 허락을 받아야만 함. ③화자가 기대하는 마지막 선을 나타내는 보조사. ¶열 장의 복권 중에서 하나만 당첨되어도 바랄 것이 없겠다. ④앞말이 나타내는 대상이나 내용 정도에 달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집채만 한 파도가 몰려온다; 청군이 백군만 못하다; 안 가느니만 못하다. ⑤어떤 것이 이루어지거나 어떤 상태가 되기 위한 조건을 나타내는 보조사. ¶너무 피곤해서 눈만 감아도 잠이 올 것 같다; 아버지는 나만 보면 못마땅한 듯 얼굴을 찌푸리셨다.
[띄어쓰기 유의 사례] ¶공부만 한다; 밥을 먹을 만하다; 짐승만도 못하다; 형만 한 아우 없다; 집채/주먹/감자/콩알만 하다.
◈♣의존명사로서의 ‘만’
[예제] 온 지 한 시간만에 가다니 : 한 시간 만의 잘못. <=‘만’은 의존명사.
우리 이게 얼마만인가 : 얼마 만인가의 잘못. <=‘만’은 의존명사.
①앞말이 뜻하는 동작/행동에 타당한 이유가 있음을 나타내는 말. ¶아내가 화를 낼 만도 했다; 듣고 보니 좋아할 만은 한 이야기로군. ②앞말이 뜻하는 동작/행동이 가능함을 나타내는 말. ¶그냥 모르는 척 할 만도 한데 말이야; 그가 그러는 것도 이해할 만은 하다. ③동안이 얼마간 계속되었음을 나타내는 말. ¶이십 년 만의 귀국; 친구는 도착한 지 한 시간 만에 서둘러 떠났다; 단 두 걸음 만에 따라 잡았다; 이게 얼마 만인가; 그때 이후 삼 년 만이다.
◈♣관형사로서의 ‘만’
[예제] 만나이로는 15세 : 만 나이로는의 잘못. <=‘만’은 관형사.
만10년만에 완성한 책 : 만 10년 만에의 잘못. <= 앞의 ‘만’은 관형사. 뒤의 ‘만’은 의존명사.
[설명] ‘정해진 기간이 꽉 참’의 뜻으로 쓰임. ¶만 38세; 만 나이로는 십오 세; 그 일을 만 49시간에 다 끝냈다; 보고서를 만 3주 만에 완성했다.
[주의] 주로 ‘만으로’ 꼴로, 명사로도 쓰임. ¶올해 만으로 20세; 만으로 딱 3년 만에 귀국했다; 만으로 치면 올해 나이가 몇 살이지?; 고향을 떠난 지가 만으로 3년, 햇수로는 4년째다.
[참고] ‘만 나이’의 상대어는 ‘세는나이(태어난 해를 1년으로 쳐서 함께 세는 나이)’이며, 흔히 쓰는 ‘우리 나이, 한국 나이’ 등은 임시 방편식 조어.
[정리] ‘만’은 의존명사/조사/관형사/명사 등의 여러 기능이 있음.
만? ¶단 두 걸음 만에 따라 잡았다; 일 년 만에 돌아오다; 닷새 만에 돌아오다.
만? ¶닷새만 기다려라; 일 년만 기다려라; 단 두 걸음만 걸으면 되는 걸; 너만 와라; 짐승만도 못한; 오래간만에 가 보다.
만? ¶만 38세; 만 9개월 만에 구조.
만? ¶고향을 떠난 지가 만으로 3년, 햇수로는 4년째다.
4. 2단계 우리말 가리사니 : 개인전 3문제, 단체전 3문제. 최대 총 750점.
단, 다른 사람이 틀린 문제를 맞히면 50점 추가.
-개인전 1 :
까막까치->(ㅇ)(ㅈ)(ㄱ) ->오작교; 확대 ->(ㅎ)(ㅁ)(ㄱ) ->현미경;
동굴 ->(ㅂ)(ㅈ) ->박쥐; 수레 ->(ㅁ)(ㅊ) ->마차
단체전 1 도움말 : 오작교/현미경/박쥐/마차
문제 : 어떤 일을 촉진하려고 더하는 힘. =>(답)박차(拍車) (정답자 4명)
-개인전 2 :
웃음 ->(ㅂ)(ㅈ)(ㄱ) ->보조개; 밥 ->(ㄲ)(ㅂ)(ㄹ)(ㅂ) ->깡보리밥x, 꽁보리밥;
쓰레기 ->(ㅎ)(ㅈ)(ㅌ) ->휴지통; 게 ->(ㅈ)(ㄱ)(ㅂ) ->집게발
단체전 2 도움말 : 보조개/꽁보리밥/휴지통/집게발
문제 : (비유) 지식/재주 따위가 아주 짧거나 보잘것없는 것 =>(답)게꽁지 (정답자 1명)
-개인전 3 :
위치 ->(ㅈ)(ㄹ)(ㅁ)(ㄱ) ->자리매김; 자동차 ->(ㅇ)(ㅈ)(ㅁ)(ㅎ) ->x, 운전면허; 조개 ->(ㄲ)(ㄷ)(ㄱ) ->껍데기; 지구 ->(ㅇ)(ㄴ)(ㅎ) ->온난화
단체전 3 도움말 : 자리매김/운전면허/껍데기/온난화
문제 : 사람들이 있는 곳의 따뜻한 기운. =>(답)운김 (정답자 2명)
‘꽁보리밥’을 ‘깡보리밥’으로 답하여 오점 처리되었는데, 경상도 지방에서 들을 수 있는 ‘꽁당보리밥’ 역시 표준어가 아니다. 이와 비슷하게 ‘깡-’이 잘못 쓰이는 말들 중에 ‘깡소주/깡촌’ 등도 있다. 모두 ‘강소주/강촌’이 표준어다. 소리 나는 대로 적으면 잘못!
‘게꽁지/운김’ 등은 모두 기출 낱말이지만 ‘운김’의 뜻풀이는 새롭게 선을 보인 내용이었다. 두 낱말의 뜻풀이와 관련어를 내 사전에서 전재한다.
게꽁지*? 지식/재주 따위가 아주 짧거나 보잘것없는 것의 비유.
운? 어떤 일을 여럿이 한창 함께 하는 바람.
운달다? 운김에 따라서 하다.
운김*? ①남은 기운. ②여럿이 한창 함께 일할 때에 우러나오는 힘. ③사람들이 있는 곳의 따뜻한 기운. ④집안의 분위기/기운.
운꾼? 한데 어울려 일할 사람.
2단계를 마쳤을 때, 출연자들이 쌓은 점수는 각각 1050/700/650/700점. ‘게꽁지’에서 홀로 정답을 맞힌 종민 군이 선두에 나서기 시작했다.
5. 3단계 십자말풀이 20문제 (감점이 없는 쓰기 문제 세 개 포함)
지난 회와 마찬가지로 속담 문제에서들 애를 먹는다. 속담을 따로 공부하지 않고 예전의 짧은 기본 속담 정도만을 익히고 출연하는 이들이 계속해서 고생한다.
고생 정도가 아니라 몇 번이고 오답을 말하는 바람에 감점 함정 역할도 하고 있다. 속담 공부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공부가 모자랄 경우에는 짐작으로 자꾸만 답을 만들려 하지 말 일이다. 속담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어제 출연자들의 경우, 연승자를 제외하고는 공부량 절대 부족과 공부 자료 빈곤 현상이 공통적이었다. 한 분의 경우는 오랜 시간 공부에 애썼음에도 공부 자료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앞서 지적했던 낱말들(‘말갈망/게꽁지/운김/후림불/대갚음/신떨음/목곧이/가두리’)에서 거의 속수무책이었다.
주요 관심 낱말들에 관하여, 내 사전 내용을 아래에 전재한다. ‘가마솥더위’는 일상적인 낱말인데다 뜻풀이에 ‘가마솥’이 들어가 있어서 표제어에서 제외되었던 말이고, ‘후림불/신떨음/목곧이/조치’ 등은 출제 가능성이 높아서 표제어나 설명에 밑줄 처리를 해두었던 말이었다.
정답이 ‘아기자기’였던 19번 문제에서는 순이 님의 불운이었다. 왜냐하면 아래의 전재 내용에서 보듯, 제시된 지문 ‘잔재미가 있고 즐거운 모양’의 뜻으로는 ‘오순도순’과 ‘아기자기’는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다만, 십자말풀이 특성상 출제자가 ‘아기자기’만을 정답으로 상정하고 있었던 게 문제였다. [예전에는 이와 같이 출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이중 정답이 존재함을 알게 될 경우, 녹화를 멈추고 확인을 거쳐 출연자들에게 이유를 설명하고 ‘아기자기’로 답하게 한 뒤 정답 처리를 하고서 다음 문제로 넘어갔는데(그리해서 달인도 탄생한 적이 있다), 이번에는 그러한 이중 정답 처리에서의 관행 노하우가 제대로 전수/활용되지 않은 듯하다.]
아기자기*? ①여러 가지가 오밀조밀 어울려 예쁜 모양. ②≒오순도순*. 잔재미가 있고 즐거운 모양. ¶ ~스럽다/~하다?
후림불*? ①정신 차릴 사이도 없이 급작스레 휩쓸리는 서슬. ②남의 옆에 있다가 아무 까닭 없이 걸려드는 일.
가마솥더위? (비유)가마솥을 달굴 때의 아주 뜨거운 기운처럼 몹시 더운 날씨.
신떨음? 신이 나는 대로 실컷 함.
목곧이*? 억지가 세어서 남에게 호락호락 굽히지 않는 사람의 놀림조 말.
조치2*? ①바특하게 만든 찌개/찜. ②조칫보에 담겨진 반찬. ③≒조칫보.
조칫보? 김칫보보다 조금 크고 운두가 낮은 그릇. 조치를 담는 데 씀.
쌍조치[雙-]*? 국물을 바특하게 만든 두 가지의 찌개나 찜 따위를 이르는 말.
비 오는 날[진날] 나막신 찾듯? 몹시 아쉬워서 찾는 모양의 비유.
불가사리*? ①전설에서, 쇠를 먹고 악몽(惡夢)과 사기(邪氣)를 쫓는다는 상상의 동물. 곰의 몸, 무소의 눈, 코끼리의 코, 소의 꼬리, 범의 다리를 닮은 모양으로 형상화된다. ②아무리 해도 죽거나 없어지지 않는 사람/사물의 비유. ≒설철[齧鐵]
◇‘-바치’로 끝나는 말들
갖바치? 예전에, 가죽신을 만드는 일을 직업으로 하던 사람. ≒주피장/혜장[鞋匠]
구실바치? ≒구실아치(조선 시대에, 각 관아의 벼슬아치 밑에서 일을 보던 사람)
노릇바치≒노릇꾼? ‘희극 배우’를 예스럽게 이르는 말.
놀음바치? 광대/재인.
동산바치? ≒원예사(채소/과일/화초 따위를 심어서 가꾸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
발바치? 살풀이춤에서, 한 발을 받쳐 들고 서는 춤사위.
침바치[鍼-]? ‘침쟁이’의 잘못.
타관바치[他官-]? 다른 고장에서 온 사람.
호사바치[豪奢-]? 몸치장을 호화롭고 사치스럽게 하는 사람.
흥정바치? ≒장사치(장사하는 사람의 낮잡음 말. ).
장인바치[匠人-]? ‘장인’(匠人)의 낮잡음 말.
쌍둥아들/~딸? ‘쌍동아들’/‘쌍동딸’의 잘못. ‘둥’은 모두 ‘동’으로 표기. 단, ‘쌍둥이’는 예외.
쌍동딸[雙童-]≒쌍생녀[雙生女]? 한 태(胎)에서 나온 두 딸. [유]쌍녀(雙女) ¶쌍동바람꽃/쌍동밤/쌍동배≒쌍동선/쌍동아들/쌍동중매/쌍동짝?
쌍동밤*[雙童-]? 한 껍데기 속에 두 쪽이 들어 있는 밤.
쌍동중매[雙童仲媒]? 짝을 지어 다니며 직업적으로 중매를 하는 일/사람.
☞[주의]쌍동배[雙胴-]≒쌍동선? 두 개의 선체를 갑판 위에서 결합한 배.
연승자 윤종민 군의 달인 등극을 기원한다. 다만, 이번 달인 도전 판의 녹화 일정이 몹시 무리한 편이었다. 즉, 이번 회의 녹화를 일요일에 치르고 이틀 뒤인 화요일에 528회를 녹화했는데, 예비 녹화분이 비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인 듯하다. 겨우 하루를 쉬고 다시 화요일 녹화에 나서야 하는 강행군이다. 외주 제작팀이 두 팀으로 늘어났음에도 이런 현상들이 생기는 걸, 시청자로서는 선선히 납득하기 쉽지 않다.
어쨌거나... 우리말 겨루기의 우승과 달인 고지를 목표로 매진하고 계신 분들은 그저 국으로 공부에만 몰두할 일이다. 그것만이 가장 확실한 승리의 길임을 우리 모두가 잘 안다. 모든 분들의 멋진 도전과 승리를 기원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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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자의 제목들이 조금 까다로운 모양이다.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과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이다.)
가끔 제목을 물으시며 실물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아예 고정으로 책자 사진을 매달기로 하였다.
우리말 겨루기 528회(2) (0) | 2014.08.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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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528회(1) (0) | 2014.08.12 |
우리말 겨루기 527회(1) (0) | 2014.08.05 |
우리말 겨루기 526회(2) (0) | 2014.07.30 |
우리말 겨루기 526회(1) (0) | 2014.0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