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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것만 챙기는 욕심쟁이는 죽어서도 몸에서 표가 난다

유치원으로 간 꼰대의 돌직구

by 지구촌사람 2014. 9. 7. 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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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것만 챙기는 욕심쟁이는 죽어서도 몸에서 표가 난다

 

 

모든 유기물은 부패 과정에서 침출수를 방출한다. 그런 데에는 사람도 예외가 없다. 사람도 죽어서 부패하면 침출수가 나온다. 영안실의 냉동 보존과 담을 쌓고 지내던 예전에, 여름 5일장이면 코를 감싸 쥐는 사람이 나오기도 했던 건 바로 이 침출수 때문이다. 부패한 시체에서 나오는 침출수는 그 악취만으로도 여간만 한 게 아니다.

 

염장이 할아버지 한 분을 안다. <중략> 그분은 이런 얘기를 했다.

 

예전에는 요즘과 같은 5일장, 7일장을 해도 돌아가신 분의 상태를 보면 평소에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우. 이것저것 보약이니 뭐니 하는 데에 신경깨나 쓴 양반들은 금방 표시가 나니께. 몸이 얼른 삭지. 살아생전에 겉몸이 부귀영화를 누렸다 싶으면, 쉬 썩어. 냄새도 고약하기 이를 데 없고, 액수(腋水. 시체에서 나오는 물)도 많어. 칠성판(() 속 바닥에 까는 얇은 널조각. 북두칠성을 본떠서 일곱 개의 구멍을 뚫어 놓는다.)이 다 젖을 정도로. 그럴 때면, 염쟁이들은 신나지. 똑같은 수고를 하더라도, 아 그 지독한 냄새값에다 손까지 젖는 수고비는 더 얹어 받아야 하는 거 아니겄어? 맹인(亡人의 일상발음) 앞에서 몇 마디 툴툴거리면, 상제들 안섶에서 돈다발이 풀려나오곤 혔어. 그 시절이 차암 좋았는디 ......

 

그런데, 같은 양반집이라고 하더라도 참 맑은 분덜도 적지 않았어. 그런 분들은 같은 여름날 5일장이라 하더라도 거의 그대로일 때가 많았지. 액수가 적으니 냄새도 덜 나고...... 냄새 지독한 양반덜은 우리끼리 흑치(黑恥)라 했고, 그런 분덜은 청치(靑恥)로 뫼셨지. 돌아가셔서까지도 남은 사람들을 생각하는 분덜이란 의미라고 하던데,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그 깊은 뜻을 알 리 없지만, 돌아가신 직후의 몸 상태만 보아도 그런 구분은 당연한 것 같두만. 내가 생각해도 옳은 소리여. 살아생전에 제 한 몸을 위시하여 제 것만 챙기는 데에 욕심 낸 사람들은, 죽고 나서도 금방 몸에서 표가 나는 벱이여. 그리고 욕심 얇게 살면 죽어서도 몸이 얼른 얇아지는 벱이고. 허허허.

                                               -<심층수와 침출수> (Feb. 2005) 중에서

*전문(全文)은 이곳에 있다 : http://blog.naver.com/jonychoi/2007162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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