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장의 사진, 아, 따개비표 공주!
지난 4월20일*.
울집 황후마님께오서 가출하셨다.
1박2일로.
사진은 그 가출녀인 엄마와 통화하고 있는 울 공주의 모습.
울고 있는 걸까, 아님 웃고 있는 걸까.
답은 두 가지 다다.
그날, 마마님은 우리가 장모님 근처로 가서 머물 집을 확정하기 위해
파주 운정 신도시의 아파트들을 둘러 보며
꼼꼼이 이 집 저 집 죄다 살펴보고,
또 주변의 빈 땅 중에서 우리가 늘 해오던 짓을 할 수 있을까를 살펴보기 위해
1박2일의 壯征(?)으로 가출했다.
학교에서 돌아온 공주마마.
처음에는 간단히 귀가보고를 하는 것으로 엄마와 통화했다.
저녁을 먹고 나더니, 한 번 더 전화기에 대고서, "엄마~~!"
그러더니, 내게 와서 말했다.
"엄마가 자기 전에 한 번 더 해도 된대. 9시반 전에"
내 대답.
"어라. 할머니가 9시 전에 주무실 텐데...
할머니 주무실 때 전화하면 안 되잖아"
공주 왈
"엄마가 해도 된다고 했다니깐..."
그러더니 10분도 안 되어 또다시 전화기를 잡았다.
"엄마아~~~~~"
공주의 목소리엔 위험스럽게 물기가 배어있었다.
그리고는 이런저런 소리를 하면서, 목소리에 울음기가 절반.
내가 공주 옆으로 가서 그랬다.
"야... 너 조금전까지도 헤헤 호호 했잖아.
너 웃긴당... 웃다가 울다가 하면 어디에 털 난다는 거 알잖아"
그랬더니, 공주의 울음기는 또 킥킥거리기로 바뀐다.
그렇게 울음과 킬킬 킥킥이 뒤섞인 표정.
저게 위의 모습이다.
*
공주의 별명 중 하나는 <엄마표 따개비>다.
어렸을 적부터 어딜 가도 엄마의 치마꼬리를 놓지 않아서 붙은 별명.
11살인 지금도 여전하다. 그 형태와 정도가 약간 순화되거나
경미해졌을 뿐. 애착의 강도가 아주 심하다.
그런 공주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전화가 끝난 뒤
그날 밤 나와 함께 자겠다면서
내 방으로 제 요와 이불을 들고 들어온 공주를 힘껏 껴안아주었다.
그리고는 발가락 간지르기로 서로를 공격하면서 킬킬거렸고...
한참을 그리하고서 자리에 누웠다.
어느 새 내 눈가에 나도 모르게 물기가 맺혀 있었다. [Apr. 2010]
* 이건 작년 이야기다. 파주로 거처를 옮기기 전
집을 알아보러 다니던 시절의 이야기...
기록 창고로 사용해 온 네이버 블로그에 있던 것.
오늘 울 공주님 관련 자료들을 정리하다가,
발견한(!) 사진이다.
나는 지금도 울 딸 모습들을 떠올리다 보면
가슴이 뭉클해질 때가 참 많다.
아직도 한참이나 덜 된 아비라서인지... ㅎㅎㅎㅎ [Oct.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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