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4회(2015.2.8.)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박창덕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1. 출연자 관련
- 무대를 빛낸 분들
하영옥 (54. 초교 교사.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악착같이 공부했음. 해맑은 미소의 주인공. 우승 상금은 장학재단 기금으로. ‘14년 9월 정기 예심 합격자) =>연승 실패.
이미진 (35. 인천의 주부. ‘달인 가족’이 꿈. 제38회(2004년) 출연자. 1년 전인 ‘14년 1월 정기 예심 합격자)
박창덕 (60. 대구 골목문화해설사. 청일점. 1년 반 전인 ‘13년 하반기 부산 지역 예심 합격자. 2차 도전) =>우승!
윤수현 (19. 광주 빛고을고 2년. 고1 시절인 ‘13년 하반기 광주 지역 예심 합격)
또다시 우승자가 바뀌었다. 영옥 님이 하차하고 창덕 님이 우승자의 자리에 올랐다. 아주 아슬아슬하게. 1주일 천하 시대가 4주째인가. 우승 상금으로 장학재단의 주춧돌을 놓고 싶다는 영옥 님의 꿈이 무산되어 아쉬워하는 분이 많을 듯하다. 특히 우승자와 겨우 50점의 차이로 낙마하셨다.
영옥 님의 패인은 몇 가지지만, 가장 큰 탓은 아무래도 3단계 쓰기 문제에서의 실수들일 듯하다. 네 문제 중 세 개를 틀렸다. 그 반대로 이번 우승자 창덕 님은 3개의 정답을 적었고. 영옥 님이 단 한 문제만이라도 더 맞혔더라면 창덕 님의 우승이 어려웠다. 특히나 여인들에게 익숙해야 할 ‘마늘종’에서 ‘마늘순’으로 적으신 것은 잘 이해가 안 된다. 일진 탓일까, 아니면 녹화 끝장 무렵의 누적된 피로 탓이었을까.
그리고, 1단계를 끝내면 우승자의 향방이 절반은 갈리는 듯도 하다. 어제 우승자만 300점 만점을 받았고, 영옥 님을 포함한 다른 이들은 죄 200점. 단 한 문제 차이였지만, 50점~100점 차이로 우승의 향방이 갈리는 일은 비일비재다. 마지막에 동점자 문제 풀이까지도 갈 정도니까.
하기야, 창덕 님은 이번 도전이 두 번째다. 두 해 전 당시 달인에 오른 이와도 아슬아슬한 승부를 펼쳤다. 그동안 절치부심하면서 주경야독을 한 보람을 거뒀다.
옥에 티 하나. 어제의 윤수현 학생도 요즘 만연되고 있는 오물거리는 발음 현상에 감염되어 있었다. 큰일이다. 이곳에서 여러 번 말한 것인데, 한마디로 그런 발음을 하다가는 취업 면접장에서 백전백패다. 명료성/명확성/과단성 부족에다 감점 항목인 ‘잘못 물 들기’ + ‘쉽게 유행 따라 하기’의 표본으로도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음의 첫 번째 목적은 의사표현의 내용을 상대방에게 명확하고 명료하게 들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데에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표현 방식의 적절성 여부는 그 다음의 문제. 그러기 위해서는 될 수 있는 대로 입술을 크게 벌려서 윗니/윗입술과 아랫니/아랫입술이 서로 확실하게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 앞에 서 있던 진행자 엄지인 아나운서가 발음을 할 때의 입모양만 봐도 된다. 그게 기준이고 표본이다. 본받아야 할 발음 태도(입모양)다.
아나운서들이 발음 연습을 할 때 맨 먼저 하는 것이 입을 크게 벌리면서 턱과 입술, 뺨의 근육까지 움직이는(풀어주는) 것인데, 그건 바로 명확한 발음을 하기 위해서 입술 주위의 얼굴 근육까지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학교에서 이런 잘못된 발음 교정을 시켜주지 않는 모양이다. 정말 큰일이다. 하기야, 얼마 전에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교사 한 사람까지도 그런 발음 흉내를 따라 하고 있기도 했다.
- 예심 합격자 명단 및 출연 현황 (2013년 9월 이후 ~ 현재) : 연승 도전자 영옥 님을 제외하고 다른 출연자들은 죄다 1년 이상 기다린 사람들이었다. 예를 들어 윤수현 학생 같은 경우는 고1 시절에 예심에 합격한 뒤 이제 고3 진급을 앞두고 출연했다. 현재 대기자는 총 145명. 출연 회수 및 출연 대기자 관련 상세 내역은 http://blog.naver.com/jonychoi/20207621752 참조.
2. 이것저것
-첫선을 보인 말들 : 때때옷/어깨솔/만연하다/자리옷/든벌/얼굴/서산마루/다음다음/도르래/백팔십도/나아가서/물비늘
-재활용 낱말들 중 주목할 만한 것들 : 어깨심/갈음옷/평생지기/암초/까치둥지/산증인/백지상태/잔치잡이/마늘종
-이번 회의 특징 :
1) 1단계 : 짝수 회답게(?) 모든 출연자들에게 공평하고 일관된 출제. 고유어/맞춤법/띄어쓰기가 출연자들에게 균등하게 1문제씩 나왔다. 고유어 문제는 ‘옷’ 관련 낱말들로 통일되었고.
1단계에서 우승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띄어쓰기에서 실점했다. 띄어쓰기 문제는 중상~상급으로 평이한 편이 아니긴 했다(내 맞춤법 책자에서 모두 다룬 것들). 공부를 고르게 해야 하고, 실제로 써 보는 훈련 이상으로 좋은 건 없다.
2) 3단계에서의 쓰기 문제 : 쓰기 문제가 여전히 4문제 출제되었는데(‘곰곰이/돼먹지/도르래/마늘종’), 문제 풀이에서 상세히 언급하겠지만 하나같이 맞춤법 문제라고 해도 좋을 것들이었다.
3) 부사(형) : ‘곰곰이/돼먹지/다음다음/나아가서’의 네 낱말이 출제되었다. ‘돼먹지’는 ‘돼먹다’의 부사형. ‘다음다음’은 명사 외에 부사로도 쓰이는 말.
4) 속담/관용구 : ‘돼먹지 못하다, 들었다 놓다’의 2문제
5) 기타 :
-재활용 문제들 : 어제 출제도 전반적으로 평온(?)하고 온건한 편. 그러다 보니, 예전에 출제된 말들을 재활용한 것들도 적지 않았다. ‘허구한 날, 스멀스멀, 부수다, 곰곰이, 아지랑이, 까치둥지, 마늘종, 백지상태...’ 등이 그런 것들인데, 이것이 짝수 회의 특징이기도 하다. 흔히 쓰는 말, 일상의 언어생활에서 알아두면 좋은 말들이 출제된다. 이 프로그램의 취지와도 들어맞는 대목이다.
-시청률 : 6.1%(1월4일) ->5.3%(1월11일) ->6.8%(1월18일) ->5.2%(1월25일) ->6.1%(2월1일) ->6.3%(2월8일). 반등의 조짐이기를!
-왕 중 왕전 : 녹화가 끝났다. 그 녹화장에 오는 17일의 녹화에 출연할 이들을 미리 참례/방청시킨 것으로 보아, 새로운 진행 형식을 선보인 듯하다.
3. 1단계 바른 말 고르기 : 최대 300점
하영옥 : 200점. 띄어쓰기에서 실수.
[고유어] 꼬까옷 : 색동옷(x)/때때옷(o)
[맞춤법] 허구헌 날(x)/허구한 날(o) 지각했다.
[띄어쓰기] 짐을 놓고 빈 몸(o)/빈몸(x)으로 가자.
이미진 : 200점. 띄어쓰기에서 실수.
[고유어] 옷의 어깨 양쪽 끝 : 어깨심(o)/어깨솔(x)
[맞춤법] 즐거운 기색이 만면했다(o)/만연했다(x).
[띄어쓰기] 이 떡은 한 입거리(x)/한 입 거리(o)야.
박창덕 : 300점. 만점.
[고유어] 잠옷 : 자리옷(o)/갈음옷(x)
[맞춤법] 팔에 벌레가 스물스물(x)/스멀스멀(o) 기어가는 듯하다.
[띄어쓰기] 높디 높은(x)/높디높은(o) 산.
윤수현 : 200점. 띄어쓰기에서 실수
[고유어] 외출용 옷/신발 : 난벌(o)/든벌(x)
[맞춤법] 마당을 넓히려고 담을 부수었다(o)/부시었다(x)
[띄어쓰기] 할아버지는 마을의 주인 격(o)/주인격(x)이다.
문제 풀이로 가자.
1) 맞춤법 부분
○출제된 문제
- 허구헌 날(x)/허구한 날(o) 지각했다.
- 즐거운 기색이 만면했다(o)/만연했다(x).
- 팔에 벌레가 스물스물(x)/스멀스멀(o) 기어가는 듯하다.
- 마당을 넓히려고 담을 부수었다(o)/부시었다(x)
출제된 것들은 올바른 표기 문제[허구헌 날(x)/허구한 날(o), 스물스물(x)/스멀스멀(o)]와 올바른 낱말 고르기 문제[만면했다(o)/만연했다(x), 부수었다(o)/부시었다(x)]의 두 유형. 그중 ‘만면했다(o)/만연했다(x)’를 빼고는 예전에 선을 보였던 말들이고, 이곳 문제 풀이에서도 다뤘던 말들이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 허구헌 날(x)/허구한 날(o) 지각했다.
이와 비슷한 유형의 문제인 ‘하고많다’도 이참에 공부해 두시기 바란다.
◈허구많은 날들인데 하필 오늘만 고집하니? : 하고많은의 잘못. <-하고많다[원]
나머지는 앞으로 남은 허구한 날에 마저 하렴 : 하고한의 잘못. <-하고하다[원]
그동안 허구헌 날을 노름으로 지새더니 결국 : 허구한의 잘못. <-허구하다[원]
[설명] ‘하고많다≒하고하다’로서 ‘많고 많다’는 뜻. 그러나 ‘허구(許久)하다’는 매우 오래라는 뜻으로, ‘많고 많다’는 뜻과는 거리가 멂. 즉, ‘앞으로 많은 하고한 날’은 말이 되지만, ‘앞으로 남은 허구한 날’은 말이 되지 않음.
하고많다≒하고하다? 많고 많다. <=객관적인 수치. 현재에서 미래 중심.
허구하다(許久-)? 날, 세월 따위가 매우 오래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 즐거운 기색이 만면했다(o)/만연했다(x).
◈그 말을 듣자 즐거운 기색이 만연했다 : 만면했다의 잘못. <-만면하다[원]
그 사상에 동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만면했다 : 만연했다의 잘못. <-만연하다[원]
[설명] ‘만연하다[蔓延/蔓衍-]’는 본래 식물의 줄기가 널리 뻗는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비유적으로 전염병이나 나쁜 현상이 널리 퍼지는 것을 뜻하고, ‘만면하다[滿面-]’는 ‘얼굴에 가득하게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득의만면하다/희색만면하다’ 등으로도 쓰인다.
만연하다[蔓延/蔓衍-]? (비유적으로) 전염병이나 나쁜 현상이 널리 퍼지다. 식물의 줄기가 널리 뻗는다는 뜻에서 나온 말.
만면하다[滿面-]? 얼굴에 가득하게 드러나 있다. ¶득의만면/수색만면/희색만면하다
- 팔에 벌레가 스물스물(x)/스멀스멀(o) 기어가는 듯하다.
◈벌레가 스물스물 기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 스멀스멀의 잘못.
[설명] ‘스물스물’이라는 말 자체가 없으며, ‘스멀스멀’의 잘못.
스멀스멀? 살갗에 벌레가 자꾸 기어가는 것처럼 근질근질한 느낌.
- 마당을 넓히려고 담을 부수었다(o)/부시었다(x)
이참에 연관 문제인 ‘때려부수다(x)/때려 부수다(o)’와 ‘처부시다(x)/쳐부수다(o)’도 함께 공부해 두시기 바란다. 아울러 그 아래에 제시한 ‘부숴지다(x)/부서지다(o)’ 문제는 고급 문제인데, 예전에도 한 번 예시한 적이 있다.
◈까부시자 부르주아! : 까부수자의 잘못. <=‘까부시다’는 없는 말. ‘까부수다’(o)
처부시자 공산당 : 쳐부수자의 잘못. ‘처부시자(x)/쳐부시자(x)’. <-쳐부수다[원].
[참고] 때려부시자 공산당! : 때려 부수자의 잘못. <=‘때려부수다’도 없는 말.
[설명] ①'부시다‘는 ’부수다‘의 잘못. ②‘치다’의 활용형 ‘치어’+‘부수다’ →‘쳐+부수다’ →‘쳐부수다’. ③‘때려부수다(x)/때려 부수다(o)’인데, 그 이유는 ‘때려부수다’라는 말이 없을 뿐만 아니라, ‘때리다’와 ‘부수다’가 대등한 동격으로서 ‘부수다’가 보조용언이 아니기 때문에 붙여 적을 수가 없음.
까부수다? 치거나 때리거나 하여 부수다.
◈[고급] 산산이 부숴진 꿈; 네가 부숴뜨린 건 네가 고쳐라 : 부서진, 부서뜨린의 잘못. <-부서지다[원], 부서뜨리다[원]
[비교] 아이는 장난감을 부숴 버렸다 : 맞음. <=부숴(←부수어)
순이가 내 장난감을 부쉈어 : 맞음. <=부쉈어(←부수었어)
[설명] ①‘부수다’는 ‘단단한 물체를 여러 조각이 나게 두드려 깨뜨리다/만들어진 물건을 두드리거나 깨뜨려 못 쓰게 만들다’를 뜻하는 사동사로서, ‘부수다’의 활용일 경우에는 ‘부숴’로 적지만 ‘부서지다/부서뜨리다[부서트리다]’만은 예외적으로 ‘부서-’로 적음. 그 이유는 옛말 ‘븟어디다’를 보면 ‘부수다’가 생겨나기 이전에 이미 ‘부서지다’라는 말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기 때문임. 즉 ‘부서지다’는 ‘부수다’보다 먼저 이미 만들어진 말로 ‘부수다’에서 파생될 만한 ‘부숴지다’의 자리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말이었음. ②‘부숴지다<-부수어지다’를 표준어에서 배제한 이유 : 동사 뒤에 '-어지다'를 붙여 피동형 낱말을 형성하기도 하므로, ‘부수다’의 어간 ‘부수-’ 뒤에 ‘-어지다’를 붙여 피동 표현을 만드는 것도 생각할 수 있지만, ‘부서지다’가 ‘부수다’에 대한 피동의 의미를 나타내는 말로 어원상 이미 존재했고, 지금도 그렇게 쓰이고 있으므로, 같은 뜻의 두 말로 복잡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부수어지다(부숴지다)’가 아닌 '부서지다'를 선택한 것.
[정리] ‘부수다/부서지다/부서뜨리다[부서트리다]’만 인정. ‘부숴지다/부숴뜨리다[부숴트리다]’는 잘못. 특히, 예전에 인정되던 ‘부수어지다’는 ‘부서지다’로, ‘부숴뜨리다[부숴트리다]’는 ‘부서뜨리다[부서트리다]’로만 써야 함.
부수다? ①단단한 물체를 여러 조각이 나게 두드려 깨뜨리다. ②만들어진 물건을 두드리거나 깨뜨려 못 쓰게 만들다. [유]망가뜨리다, 바스러뜨리다
부서트리다≒부서뜨리다? ①단단한 물체를 깨어서 여러 조각이 나게 하다. ②짜서 만든 물건 따위를 제대로 쓸 수 없게 헐어지거나 깨어지게 하다. ③희망/기대 따위를 무너지게 하다.
◈♣구어체 표현 중 흔히 잘못 쓰는 것들
[예제] 일찍 잘래야 잠이 와야 말이지 : 자려야의 잘못. <=불필요한 ‘-ㄹ’의 덧대기. ‘-ㄹ래야’는 어미 ‘-려야’의 잘못.
갈려면 일찍 가. 안 늦게 : 가려면의 잘못. <=‘-ㄹ려면’은 ‘-려면’의 잘못.
[설명] 위의 예문 외에 다음과 같은 것들이 흔히 잘못 쓰이고 있음. <예>오려면(o)/올려면(x) 빨리 오고; 자려야(o)/잘래야(x) 잠이 와야지; 그렇게 불리고(o)/불리우고(x) 있지; 친구 집에 들르다(o)/들리다(x); 맘이 설레다(o)/설레이다(x) ; 문을 부수다(o)/부시다(x); 내 거(o)/내 꺼(x); 곧 갈게(o)/갈께(x); 먹으려고(o)/먹을려고(x) 샀다; 가려면(o)/갈려면(x) 가. ☞특별한 이유 없이 ‘ㄹ’을 덧대어 잘못 쓰는 말들 항목 참조.
[주의] ‘-ㄹ래야’가 아닌 ‘-래야’ 꼴은 ‘-라고 해야’가 줄어든 말로서, 다음과 같이 쓰임. ¶집이래야 방 하나에 부엌 하나; 그는 누가 오래야 오는 사람이야.
○ 띄어쓰기 문제
- 짐을 놓고 빈 몸(o)/빈몸(x)으로 가자.
- 이 떡은 한 입거리(x)/한 입 거리(o)야.
- 높디 높은(x)/높디높은(o) 산.
- 할아버지는 마을의 주인 격(o)/주인격(x)이다.
출제 유형은 단순했다. 복합어 여부 [빈 몸(o)/빈몸(x), 높디 높은(x)/높디높은(o)]와 의존명사(‘거리/격’) 문제가 나왔다.
하지만, 수준은 평이한 편이 아니었다. 대체로 까다로운 것들이라고 해야 할 만한 것들. 굳이 수준을 찾자면 의존명사 ‘격’의 문제가 그중 제일 낮다고 할 정도로, 나머지 것들은 내 책자의 설명에서 강조한 것들이기도 했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해당 부분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 짐을 놓고 빈 몸(o)/빈몸(x)으로 가자.
◈빈손으로 왔다가 빈몸으로 돌아가는 인생 : 빈 몸의 잘못.
아래의 빈 칸에 적당한 말로 채우시오 : 빈칸의 잘못. 한 낱말.
나는 빈의자와 같은 사람, 아무나 와서 앉으시오 : 빈 의자의 잘못.
[설명] ‘빈손’은 있으나, ‘빈몸’(x)은 없는 말. ‘빈껍데기/빈산/빈손/빈값/빈숲/빈이름/빈자리/빈주먹/빈칸...’ 등은 한 낱말. ‘맨몸/맨손/맨주먹’도 ‘빈손’과 같이 한 낱말.
[주의] 흔히 쓰는 ‘빈 의자’, ‘빈 수레’... 등은 합성어가 아니며, 두 낱말.
◈‘빈수레가 요란하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 빈 수레, 요란하다’라는의 잘못. <=‘라는’은 조사. 그러므로 문장부호와 띄지 않고 붙여 적음.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의자’ : 빈 의자의 잘못.
[주의] ‘빈-’의 복합어는 ‘빈산/빈손/빈칸/빈주먹/빈껍데기/빈값/빈숲/빈이름/빈창자’ 정도이며, 흔히 쓰는 ‘빈 몸, 빈 의자, 빈 수레’ 등은 복합어가 아님.
- 이 떡은 한 입거리(x)/한 입 거리(o)야.
-거리 : ¶일할 거리가 없다; 오이 한 거리 <=의존명사
¶먹거리, 볼거리 <=복합어를 만드는 형태소 기능. 위 설명 참조.
◈푸닥꺼리/푸다꺼리의 뒤치다꺼리 일도 만만치 않아요 : 푸닥거리의 잘못.
[설명] 명사 뒤에 붙거나 어미 ‘-을’ 뒤에 쓰여 내용이 될 만한 재료를 뜻할 때는 주로 ‘-거리’이며, 어원이 불분명할 때는 소리 나는 대로 쓴다는 원칙에 따라 표기한 ‘뒤치다꺼리’와 같은 ‘-꺼리’는 아주 드뭄. ‘입치다꺼리/뒤치다꺼리/치다꺼리’ 정도이며, 나머지 말들은 방언이거나 비표준어.
농지꺼리 : ‘농지거리{농지꺼리}’의 잘못.
때꺼리 : ‘땟거리/끼닛거리’의 잘못. 방언(강원도)
밥더꺼리 : ‘밥풀/밥뚜껑’의 방언.
[참고][고급] 위에서 쓰인 ‘거리’는 의존명사. 그러므로, ‘푸닥거리’와 같은 조어법은 ‘의존명사는 앞말과 띄어 쓴다’는 대원칙[한글 맞춤법 제42항]과 상치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음. 그러나 이 경우는 ‘거리’를 복합어를 만드는 데에 필요한 실질형태소로 취한 것임. (예1) ‘거리’가 합성어에서 형태소로 쓰인 말 : 국거리/논문거리/반찬거리/비웃음거리/일거리/푸닥거리/이야깃거리/읽을거리/볼거리. (예2) ‘거리’가 의존명사일 때(주로 어미 ‘-을’ 꼴의 관형형 뒤에 쓰임) : ¶여기, 마실 거리 좀 없을까; 이건 충분히 토의할 거리가 되는 듯싶군; 농한기에 일할 거리가 어디 있을라고; 발표할 거리를 각자 알아서 재주껏 찾아보도록.
- 높디 높은(x)/높디높은(o) 산.
여기서 쓰인 ‘-디’는 ‘-디-은’의 구성으로 쓰여 형용사 어간을 반복하여 그 뜻을 강조하는 연결어미다. 예전에도 두어 번 설명한 적이 있다. 이참에 유사 낱말들도 익혀 두시기 바란다. 이 말은 예전의 설명에서 장래 항상 출제될 가능성이 있는 말들이라고 했고 그 예언(?)대로 이번에 출제되었다.
◈푸르디 푸른 산; 희디 힌 들판 : 푸르디푸른, 희디흰의 잘못.
가느디가는 몸매로 뭘 하겠다고 : 가늘디가는의 잘못. <-가늘다[원]
넙디넓은(x)/널디넓은(x) : 넓디넓은(o) <-넓다[원]
누러디누렇다(x) : 누렇디누렇다(o) <-누렇다[원]
파라디파랗다(x) : 파랗디파랗다(o) <-파랗다[원]
하야디하얗다(x) : 하얗디하얗다(o) <-하얗다[원]
[주의1] 위와 반대되는 경우도 있음. <예>넓직하다(x) : 널찍하다의 잘못.
[주의2] 달디달다(x)/다디달다(o); 멀다랗다(x)/머다랗다(o); 잘디잘다(x)/자디잘다(o). 가늘다랗다(x)/가느다랗다(o). ☜‘-다랗다’가 들어간 말 중 주의해야 할 것들 항목 참조.
[설명1] ‘-디’는 ‘-디-은’의 구성으로 쓰여 형용사 어간을 반복하여 그 뜻을 강조하는 연결어미. ¶차디찬 손; 희디흰 눈; 넓디넓은 바다; 좁디좁은 단칸방; 푸르디푸른 하늘; 높디높은 산; 깊디깊은 우물; 쓰디쓴 한약. ☜[참고] 이와 똑같은 기능을 하는 연결어미로는 ‘-나 -ㄴ’의 꼴이 있음. ¶크나큰, 머나먼.
[설명2] ①‘ㅂ’받침 탈락 후 새 어근 만들기 : 겹받침 ‘ㄼ’에서 뒤의 받침이 발음되지 않을 때. <예>넓다{널따}→널찍하다; 얇다{얄따}→얄팍하다/얄찍하다; 짧다{짤따}→짤따랗다. 즉, 원형 어간 받침 -ㄼ-에서 -ㅂ-이 탈락하면서 그 다음의 격음/경음(ㅉ/ㅍ/ㄸ)과 연결되는 형식. 즉, 받침이 ‘ㄼ’일 때만 적용됨.
②음운 표기 원칙 : 겹받침에서 뒤의 받침이 발음될 때는 원형을 밝혀 적음. <예>굵다{국따} : 겹받침 -ㄺ-의 뒤인 -ㄱ-이 발음되므로, ‘굵다랗다’. <예>‘긁적거리다/긁죽대다/넓적하다/넓죽하다/늙수그레하다/얽죽얽죽하다’. 반대로, 앞의 받침이 발음되면 소리 나는 대로 적음. <예>넓다{널따}/널따랗다/널찍하다; 말끔하다/말쑥하다/말짱하다; 얄따랗다/얄팍하다; 짤따랗다/짤막하다. ☜정확한 발음 습관 중요함 : 얇다{얄따}/짧다{짤따}/맑다{말따}. ☞♣원형을 밝혀 적는 것과 밝혀 적지 않는 것 항목 참조.
③[고급]다디달다(o); 머다랗다(o); 자디잘다(o)의 경우는 단음절 어근이(‘달-’, ‘멀-’, ‘잘-’) 그 다음에 ‘디-’ ‘다-’등과 결합하여 동일 계열의 발음이 되풀이될 때, -ㄹ-이 탈락된 연결형을 채택하여 새로운 원형을 만든 것. [주의] ‘가늘디가는’의 경우는 ‘가늘’의 의미소(어근)를 살리기 위하여 ‘가늘디가늘다’를 원형으로 유지한 것. ☞♣겹받침 ‘ㄳ, ㄵ, ㄼ, ㄽ, ㄾ, ㅄ’의 발음 및 ♣겹받침 'ㄺ, ㄻ, ㄿ'의 발음 항목 참조.
- 할아버지는 마을의 주인 격(o)/주인격(x)이다.
참고로, 이 의존명사 '격'의 띄어쓰기 사례는 이 문제 풀이 글을 조금만 유심히 대한 이라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 게시판에서 꽤나 자주 쓰인 낱말이기 때문. 그처럼 자신 없는 부분에서의 낯선 띄어쓰기를 대하면 즉시 즉시 확인해 보는 버릇도 띄어쓰기 공부에 무척 효과 있는 방법이다. 지난번에 언급한 '님' 또한 마찬가지다. 존칭의 뜻으로는 이 문제 풀이에서 예외 없이 모두 띄어 적었다.
격? ①‘셈’, ‘식’의 뜻을 나타내는 말. ¶쇠귀에 경 읽는 격; 손 안 대고 코 푸는 격;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격. ②‘자격’. ¶대표자 격으로 참석하다; 우리의 대장 격. [계속]
우리말 겨루기 555회(1) (0) | 2015.02.16 |
---|---|
우리말 겨루기 554회(2) (0) | 2015.02.10 |
우리말 겨루기 553회(2) (0) | 2015.02.03 |
우리말 겨루기 553회(1) (0) | 2015.02.02 |
우리말 겨루기 552회(2) (0) | 2015.0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