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설날 아침 8시부터 12시 사이
우리의 설날 아침의 고정 세트 행사(?)는
가정 예배, 식사, 세배, 동기간 맞절 및 덕담.
이 실내 행사들도 제법 토실토실한 편인지라
다 마치고 나면 12시 가까이 된다.
이를테면 세배만 해도
네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세뱃돈을 봉투에 넣어 주는데
그 봉투마다 뭐라고 잔뜩 써 있고
그걸 전부 읽으면서 건네기 때문에
세배에만도 한 시간 족히 걸린다.
아이들이 돌아가면서 어른들에게 건네는 덕담도
제법 그럴 듯(?)해서, 문장이 여러 개 된다.
또 다른 고정 행사는 실외 행사.
소화도 시킬 겸 운동 삼아
여러 블록을 지나 호수공원으로 걸어가
자전거를 타거나 운동을 하는 것인데
올해는 정발산 중앙공원으로 행선지 변경.
그곳에 헬스클럽 못지않은 운동기구들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향해 걸어가는데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
힐끗 보니 페이스북.
문득 어떤 이가 했던 말이 스쳐갔다.
내가 설날 혼자 산에 오르는 사람 이야기를 하자
말대꾸로 건네 왔던 말.
-설날 아침 8시부터 12시 사이에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들도 꽤 될 걸.
어쩌면 그런 이들이 명절날 산에 오르는 이들보다
더 외로운 사람들일지도 몰라. 안팎 모두로...
오늘, 어제의 그 생각이 나서
페이스북에 가서 훑어보니
정말 있다.
그 시간대에도 사이버 세계에 머물고 있었던 사람들이.
그것이 페이스북뿐이랴만은...
설날, 더 외로워서
우리도 무거워지는 이들
적지 않다. 꽤 많다. [Feb. 2015]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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