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5회(2015.5.3.)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1)
-퀴즈 대한민국 영웅 전은숙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분들
손정선(56. 회사원. ‘무덤덤’의 달인 ->집에 불이 났을 때도 ‘119에 전화해’. 가족들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전화 안 함. ‘14년 상반기 서울 지역 예심 합격자)
안유림(31. 회사원. 수원. KBS 방송기자 시험에서 낙방. ‘지덕체 겸비’. 재도전자. ‘15년 2월 정기 예심 합격자) =>2인 대결 진출.
염두익(57. 회사원-철도공사. 아들에게 공부하라고 하자 ‘아빠는 야구만 보면서’라며 통박하는 말에 분발. ‘14년 하반기 서울/경기 지역 예심 합격자)
전은숙(47. 문화유산해설사. 경주. 52대 퀴즈 대한민국 ‘영웅’ 출신. ‘그저 열심히 하겠습니다’. ‘14년 하반기 대구 지역 예심 합격자) =>우승!
아쉽게도 정선 님이 우승을 이어가지 못하셨다. 2차 도전인 안유림 님은 이번에도 강자(?)와 대결하는 불운이 겹쳤다. 이번에 우승하신 은숙 님은 암기력과 연상 활용력인 특기이신 분. 나이가 들어서 잘 외워지지 않는다 하면서도, 기억 저장 세포들이 아주 잘 관리(?)되고 있는 분이다. 두뇌를 편안하게 하면서 가볍게(?) 즐겁게 공부하는 게 몸에 밴 분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더구나 작은 것이긴 해도 행운까지 따랐다. 끝말잇기 이후에 나온 ‘너울가지’의 경우, 그것은 은숙 님과 절친한 분(전 왕중왕 출신)의 별명이기도 했다.
유림 님의 불운은 강자와의 대결 외에도 여러 가지. 끝말잇기에서도 평이하지 않은 말들이 배정되는 바람에, 그 답을 떠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보니 그것이 과도한 두뇌 압박(긴장)으로 이어져 그 뒤로 펼쳐진 10문제의 경쟁에서 겨우 두 문제만 맞히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에도 1~2위 대결에서는 여성분들만의 자리. 출연자들의 고령화 추세도 여전하다. 은숙 님 말마따나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공부해서 도전하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한 건 말할 나위가 없다.
- 예심 합격자 명단 및 출연 현황(2013년 9월 이후 ~ 현재) : 현재 출연 대기자는 총 147명. 이번 4월의 정기 예심에서 11분이 뽑혔다. 지난 2월 합격자의 절반 수준. 이번 합격자들 중에서도 재도전자들의 이름이 눈에 띈다.
출연자들의 상세 내역은 다음 사이트 참고. => http://blog.naver.com/jonychoi/20207621752
- 시청률 : 6.1%(1월4일) ->5.3%(1월11일) ->6.8%(1월18일) ->5.2%(1월25일) ->6.1%(2월1일) ->6.3%(2월8일) ->5.4%(2월15일) ->7.4%(2월22일) ->6.5%(3월1일) ->4.9%(3월8일) ->4.2%(3월15일) ->5.5%(3월22일) ->5.2%(3월29일) ->4.5%(4월12일. 4월 5일은 마라톤 중계로 결방) ->4.5%(4월19일) ->3.6%(4월26일) ->3.9%(5월3일)
여전히 3%대인데, 조금씩이라도 상승세를 그리면서 최소한 4%대에서는 머물게 되길 빌고 싶다. 평균 시청률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때가 엊그제에 불과한 한 해 반 년 전의 일인데... 한 번 점수를 잃으면 회복하기 어려운 것은 이 시청률에서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십 년 걸려 쌓은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건 순간이다. 윈스턴 처칠은 말했다. "건설은 더디고 수년이 걸리는 힘든 작업이지만, 파괴는 단 하루의 무분별한 행동만으로 가능하다"고.
-어법 이탈 방송은 여전... 편집에서 신경을 더 써 주길
지난번 방송분에서 심각한 어법 이탈 사례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 바 있다.
-‘마음적’으로(→‘심적/정신적’)/파 ‘밑둥’ 자른 것은 먹지 않고(→‘밑동’)/상금 타면 다 ‘주께’(→‘줄게’)/지금 ‘허는’ 일이 있어서 안 됩니다(→‘하는’)/‘닭살이 올라오지만’(→‘돋지만/일지만’)/앞서거니 ‘뒷서거니’ (→‘뒤서거니’)
괄호 안의 화살표 뒤 표기가 올바른 것들이고, 볼드체로 표기된 것들이 출연자와 진행자가 잘못 사용한 것들이다. 특히 뒤의 두 가지, ‘닭살이 올라오지만’(→‘돋지만/일지만’)/앞서거니 ‘뒷서거니’ (→‘뒤서거니’)는 진행자가 저지른 실수다.
이번에는 그래도 지난번에 비하여 약소(?)했다. 크게 눈에 띄는 것으로는 ‘아들이 퉁박을 주었다’와 ‘지우개처럼 지워졌나요’ 정도.
‘퉁박을 주다’에 보이는 ‘퉁박’은 없는 말이며, ‘퉁박을 주다’ 또한 없는 말. 다만, 북한어로 ‘퉁망을 주다(퉁명스럽게 내쏘아 남에게 망신을 주다)’가 있는데, 혹시 출연자가 북한어 영향권에서 익힌 말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퉁박을 주다’는 잘못된 말. 올바른 표준 어법은 ‘통박하다(痛駁-. 몹시 날카롭고 매섭게 따지고 공격하다)’이다.
초입 문제인 첫소리 낱말 문제에서 ‘지우개’를 맞히지 못하자, 진행자가 대뜸 ‘지우개처럼 지워졌나요?’라고 챙겼는데, 지나치게 날렵함을 보이려다가 되레 실수한 경우에 든다. 올바른 표현은 ‘지우개로 지운 것처럼 지워졌나요?’가 되어야 한다. 지우개로 지워야만 지워지는 것이지, 지우개 자체가 지워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진행자가 상황에 맞게 순발력을 보이려는 것은 좋은데 거기서도 조심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이러한 실수들은 편집 과정에서 얼마든지 걸러질 수 있다. PD부터 편집 실무자들까지 누구도 이런 걸 챙기려 들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실수들이 예사로 방송되고 있는 것... 사람인 한 실수는 하기 마련이지만, 실수들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내보내는 것은 정신 자세의 문제이기 때문에, 출연자들이나 진행자가 긴장 상태에서 저지르는 실수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 곧 정신적인 해이 문제가 된다.
-출제상의 ‘거스러미’ 하나 : ‘형제자매’와 ‘한동기간’
상품권 타 가기 <이심전심> 문제 중 정답을 ‘형제자매’로 했던 문제는 출제 후 점검 과정이 부실했었던 듯하다. 정선 님이 답한 ‘한동기간’ 역시 정답에 들고도 남는 낱말이었기 때문이다.
어제의 연상 제시어들은 ‘터울/어버이/한 핏줄’이었는데 ‘한동기간’이란 ‘부모가 같은 형제자매 사이’를 이르는 말. 그러니 제시어들에서 단 하나도 벗어남이 없는 답이었다.
-제작상의 옥에 티 : 비정상적인 개인기(?) 주문
어제 출연자 중 유독 유림 님에게는 개인기(?) 주문이 많았다. 이른바 방송기자 역을 하라는 것. 세 번에 걸쳐 그런 주문이 남발되었는데, 가장 황당한 경우는 2인 맞대결에서 마지막 두 문제를 남겨 놓고 있을 때. 두 사람의 점수가 각각 1000점 대 1900점이어서 남은 두 문제를 유림 님이 다 맞혀도 우승과는 무관한 그런 상황에서 그걸 기자로 표현하라고 했다. 세상에... 안으로 절망하고 밖으로는 그걸 참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사람에게 그런 걸 요구한다는 건 상식선을 넘고도 한참 넘는 비상식적/비정상적인 행위였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도 그걸 아주 빼어난 표현으로 마무린 유림 님이야말로 특급 기자였고.
뒤늦게 제작에 참여한 홀수 팀의 제작 철학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듯하다. 이 프로그램은 절대로 개인기로 어쩌고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연예적 요소가 최대한으로 제거되어야 긴장감이 높아지고 시청자들이 채널에 집중하는 그런 프로그램이다. 예전에 출연자 중의 한 사람이 모친상을 치르고 나온 이가 있었는데 그에게 노래를 요구하자 출연자는 단호히 그걸 거절했다고 들었다. 제작진들의 무리한, 비상식적인 요구에는 그래야 한다. 출연자는 제작진의 단견에 끌려다니는 꼭두각시가 아니므로.
시청률이 곤두박질하고 있는 데에는 이런 이유들도 작용한다. 제작진은 이런저런 실수들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머리띠라도 질끈 매고 나서면서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2. 출제된 낱말 돌아보기
- 향상/개선된 출제 경향 : 홀수 팀의 문제 중 가장 지탄의 대상이었던 ‘골 때리는’ 괴상한 한자어 출제는 이제 완전히 사라진 듯하다. (무엇보다도 출제진이 교체된 듯하다. 환골탈태에 가깝게 변화했다.)
그리고, 다른 한자어 출제도 짝수 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평이한 편이지만, 우리의 일상 언어생활에서 쓰이고 있는 낱말들에 대한 천착이 공통적이다. 아주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여서 크게 환영할 만하다.
특히 자물쇠 문제 5문제의 내용들은 출제자들이 고심한 흔적이 도저하다. 우리의 언어생활에서 주목할 만한 그런 것들을 발굴하여 출제하고 있다. 짝.홀수 공히.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의 본지(本旨)에 충실한 방향이 아닐 수 없다.
짝수 회와 차이가 많이 나는 것으로는 부사와 용언 관련 문제. 짝수 회에 비하여 출제 비율이 아주 낮다. 부사로는 ‘지나새나’와 ‘말똥히’의 두 개만 보였다. 순수한 용언 문제는 ‘소화하다’ 하나였고, 관용구 관련하여 ‘거칠다’가 나왔다.
- 주목할 만한 낱말들 : 헛다리, 거칠다, 생거짓말/거짓말쟁이, 지원군(支援軍), 군집(群集), 복지(福祉), 우는소리, 지나새나, 포복절도(抱腹絶倒), 신수(身手), 이상기류, 금자탑, 큰소리, 책임감, 너울가지, 말똥히, 움직임, 영양가(營養價), 매개(媒介), 소화(消化)하다
밑줄 그은 말들이 이번에 처음으로 선을 보인 것들이다.
- 낱말 풀이 및 관련어 정리
1) 맞춤법 관련 문제 : 자나깨나(x)/지나새나(o); 포복졸도(x)/포복절도(o); 사명감/책임감; 말끔하다/말똥하다
이에 관한 설명은 아래 자료로 대신한다. 참고로, ‘지나새나’와 ‘포복절도’는 한 번 이상 다뤄진 기출 낱말이다.
지나새나? 해가 지거나 날이 새거나 밤낮없이. [주의] ‘자나 깨나’는 두 낱말의 관용구.
밤낮없이? 언제나 늘. [유]불철주야, 주야장천, 밤낮
주야장천*[晝夜長川]? 밤낮으로 쉬지 아니하고 연달아.
불철주야[不撤晝夜]≒야이계주[夜以繼晝]/주이계야[晝而繼夜]? 어떤 일에 몰두하여 조금도 쉴 사이 없이 밤낮을 가리지 아니함. ‘밤낮없이’로 순화. ☜[주의] 부사가 아닌 명사임. [유]주야불식, 주야골몰
주야골몰[晝夜汨沒]? 밤낮을 가리지 아니하고 열중함.
오매[寤寐]? 자나 깨나 언제나. ¶오매불망[寤寐不忘]??
포복절도*[抱腹絶倒]? 배를 그러안고 넘어질 정도로 몹시 웃음. ≒봉복절도/절도[絶倒]/ 포복[抱腹]. ¶~하다?
절도[絕倒]? ①까무러쳐 넘어짐. ②≒포복절도[抱腹絶倒].
포복졸도*? ‘포복절도’의 잘못. ☜‘절도(絶倒)’는 까무러쳐 넘어짐의 뜻.
사명감[使命感]?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
책임감[責任感]?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중히 여기는 마음.
의무감[義務感]? 의무(사람으로서 마땅히 하여야 할 일. 곧 맡은 직분)를 느끼는 마음.
말똥하다? 눈빛/정신 따위가 생기가 있고 말갛다.
말똥말똥하다? 눈만 동그랗게 뜨고 다른 생각이 없이 말끄러미 쳐다보다. ? 눈빛/정신 따위가 맑고 생기가 있다.
말똥거리다[-대다]? 생기 있고 또랑또랑한 눈알을 자꾸 굴리며 말끄러미 쳐다보다.
반송반송하다? 잠은 오지 아니하면서 정신만 말똥말똥하다. ¶반송반송?
반반하다? ⑥잠이 오지 아니하여 눈이 말똥말똥하다.
2)관용구/속담 관련 문제 : ~(에/이) 거칠다; 별 볼 일 있다; 자기로 돌아오다... 등; 나도 덩더꿍 너도 덩더꿍
귀(에) 거칠다 ? 하는 말이 온당치 않아 듣기에 거북하다.
손(이) 거칠다 ? 도둑질 같은 나쁜 손버릇이 있다.
눈에 거칠다 ? 보기가 싫어 눈에 들지 아니하다.
말(이) 굳다 ? ②말의 내용/표현이 부드럽지 못하고 거칠다.
덧거칠다? 일이 순조롭지 못하고 까탈이 많다.
덤거칠다? 우울하고 답답하다.
덩거칠다? ①풀/나무의 덩굴이 뒤엉켜 거칠다. ②사람의 생김새/행동 따위가 매우 거칠다.
데거칠다? 몹시 거칠다.
별 볼 일 없다 ? 대단하지 않고 하찮다.
별 볼 일 있다 ?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다.
개뿔? 별 볼 일 없이 하찮은 것을 경멸하는 태도로 속되게 이르는 말.
개뼈다귀? 별 볼 일 없으면서 끼어드는 사람을 경멸하는 태도로 속되게 이르는 말.
자기 늙은 것은 몰라도 남 자라는 것은 안다 ? ①자기 자신은 세월이 지나 나이를 먹은 것 같지 아니하나 남이 자라고 늙는 것을 보면 세월이 흐름을 새삼스럽게 확인한다는 말. ②자기 결함은 잘 깨닫지 못하면서 남의 흠에는 밝은 경우의 비유.
자기 배 부르면 남의 배 고픈 줄 모른다 ? 자기와 환경/조건이 다른 사람의 사정을 이해하기가 어려움.
자기[내] 얼굴[낯]에 침 뱉기≒누워서 침 뱉기. 제 갗에 침 뱉기 ? 남을 해치려고 하다가 도리어 자기가 해를 입게 됨의 비유. ②≒하늘 보고 침 뱉기.
자기 자식에겐 팥죽 주고 의붓자식에겐 콩죽 준다 ? ①친자식은 사랑하나 의붓자식은 미워함을 콩쥐팥쥐 이야기에 비유하여 이르는 말. ②자기와의 관계가 멀고 가까움에 따라 차별한다는 말.
자기로 돌아오다* ? 다른 생각을 하거나 깊은 사색에 잠겨 자기 자신을 미처 의식하지 못하다가 자기의 존재를 깨닫고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되다.
자기를 잃어버리다* ? ①자기의 처지/존재에 대해서 깨닫지 못하다. ②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다.
자기도 모르게* ? 무의식중에 저절로.
나도 덩더꿍 너도 덩더꿍 ? 사람들이 서로 대립하여 조금도 양보하지 아니하고 버티고만 있음의 비유.
나도 사또 너도 사또, 아전 노릇은 누가 하느냐 ? 사람들이 모두 좋은 자리에만 있겠다고 하면 궂은일을 할 사람이 없음의 비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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