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3회(2015.9.14.)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노익장 송병기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2) 맞춤법/띄어쓰기 관련 문제
1) 일반 맞춤법 관련 낱말 : 맨얼굴(x)/민얼굴(o); 사래/사레; 뜻새김(x)/뜻 새김(o); 빈 구석(x)/빈구석(o)
-맨얼굴(x)/민얼굴(o)
여기서 문제는 접두사로서, ‘맨-’이냐 아니면 ‘민-’을 써야 하는가이다.
‘민-’은 1.‘꾸미거나 딸린 것이 없는’의 뜻과 2.‘그것이 없음’ 또는 ‘그것이 없는 것’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이다. 한편 ‘맨-’은 ‘(달리) 다른 것이 없는’의 뜻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아무 것도 꾸미지 않은 얼굴은 ‘민얼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맨얼굴’이 되면 달리 아무 것도 없는 (흠이나 안경에서부터 심지어는 코/눈까지도 없는) 그런 얼굴이 돼버리기 때문에 ‘민얼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얼굴로 변할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의 ‘민-’이 들어간 말들로는 모양새와 관련된 ‘민낯/민얼굴/민모습’ 외에도 ‘민등뼈/민그림(=소묘)’ 등 여러 낱말이 있다.
‘맨-’의 쓰임을 정확히 익히는 데에 아래 낱말들의 뜻풀이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맨버선[명사] 신을 신지 않고 버선만 신은 상태.
맨간장[명사] 양념을 섞지 아니한 간장.
-사래/사레
이것은 뜻풀이에 맞는 낱말의 올바른 표기에 관한 문제다. 둘 다 쓸 수 있는 올바른 말이므로. ‘사래’는 흔히 쓰이지 않는 말인데, ‘묘지기/마름이 수고의 대가로 부쳐 먹는 논밭’이나 ‘겹처마의 귀에서 추녀 끝에 잇대어 단 네모지고 짧은 서까래’를 뜻한다.
남구만의 유명한 시조 종장에 나오는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에 보이는 ‘사래’는 ‘이랑의 길이’를 뜻한다. 하지만 지금은 불행히도 북한어로 처리되어 우리말에서는 비표준어가 되었다. 그렇지만, ‘음식을 잘못 삼켜 기관(氣管) 쪽으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 갑자기 기침처럼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뜻하는 ‘사레’와의 표기 구분에서는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 ‘사래 긴 밭’을 기억해 두면 반대의 경우에는 ‘사레’로 적어야 한다는 걸 쉽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실제로 이 두 말을 구분할 때 써먹었던 방법이기도 하다.
한 가지 더. 사레가 드는 것은 ‘사레들다, 사레들리다’의 한 낱말로 표기한다. 즉, ‘사레 들다, 사레 들리다’가 아니다. 다만 ‘갑자기 사레가 들렸다니까’라는 식으로 구분 표기할 경우에는 띄어 써도 무방하다.
-뜻새김(x)/뜻 새김(o); 뜻 매김(x)/뜻매김(o)
낱말 뜻풀이에서도 다뤘지만, ‘뜻매김’은 ‘정의(定義)’의 고유어이지만, ‘뜻새김’이란 말은 없다. ‘뜻 새김’으로 적어야 한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는 ‘뜻 새김’과 딱 맞는 한자어가 없다는 점도 있다.
-빈 구석(x)/빈구석(o)
이 또한 극히 주의해야 할 복합어 그룹 중의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틀릴 정도로, 까다롭다. 특히, ‘빈 의자’와 ‘빈 수레’ 같은 낱말에서 실족하곤 한다. 그래서, 내 맞춤법 책자에서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맞춤법 책자 내용의 일부와 사전의 해당 부분을 아래에 전재한다. 출제 가능성이 아주 높은 고난도 낱말들이며, 달인 도전 문제로도 출제될 수 있으므로 확실하게 익혀 두시기 바란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몸으로 돌아가는 인생 : 빈 몸의 잘못.
아래의 빈 칸에 적당한 말로 채우시오 : 빈칸의 잘못. 한 낱말.
나는 빈의자와 같은 사람, 아무나 와서 앉으시오 : 빈 의자의 잘못.
[설명] ‘빈손’은 있으나, ‘빈몸’(x)은 없는 말. ‘빈껍데기/빈산/빈손/빈값/빈숲/빈이름/빈자리/빈주먹/빈칸...’ 등은 한 낱말. ‘맨몸/맨손/맨주먹’도 ‘빈손’과 같이 한 낱말.
[주의] 흔히 쓰는 ‘빈 의자’, ‘빈 수레’... 등은 합성어가 아니며, 두 낱말.
◈‘빈수레가 요란하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 빈 수레, 요란하다’라는의 잘못. <=‘라는’은 조사. 그러므로 문장부호와 띄지 않고 붙여 적음.
‘서 있는 사람은 오시오. 나는 빈의자’ : 빈 의자의 잘못.
[주의] ‘빈-’의 복합어는 ‘빈산/빈손/빈칸/빈주먹/빈껍데기/빈값/빈숲/빈이름/빈창자’ 정도이며, 흔히 쓰는 ‘빈 몸, 빈 의자, 빈 수레’ 등은 복합어가 아님.
◇‘빈-’의 복합어 중 주의해야 할 낱말들
♣빈껍데기, 빈산, 빈손, 빈값, 빈숲, 빈이름, 빈자리, 빈주먹, 빈칸... 등은 1낱말임. ☞그러나, 흔히 쓰는 ‘빈 의자’, ‘빈 수레’... 등은 복합어가 아니며, 두 낱말임.
빈값? 빈 가마니의 값.
빈껍데기•? 실속 없이 허울만 좋은 것의 비유.
빈낚시? 미끼를 꿰지 아니한 낚시. 주로 낙지를 잡는 데 씀.
빈말? 실속 없이 헛된 말. [유]공언, 공수표, 공염불
빈산[-山]? 사람이 없는 산.
빈손•? ①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손. ②돈/물건 따위를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상태의 비유. [유]맨몸, 맨주먹, 맨손, 공수[空手]
빈자리•≒공석[空席]? ①사람이 앉지 아니하여 비어 있는 자리. ②결원으로 비어 있는 직위.
빈숲•? 낙엽 진 수풀.
빈이름? ①내용은 없고 형식뿐인 이름. ②≒공명[空名](①실제에 맞지 않는 부풀린 명성. ②이름/명성의 덧없음.)
빈창자? ①먹은 것이 없어 속이 비어 있는 창자. ②샘창자에서 돌창자에 이어지는 작은창자의 일부.
빈주먹•? ①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주먹. ②어떤 일을 하는데 마땅히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 없는 상태의 비유.
빈구석•? 서로 잘 어울리지 못하여 생기는 부족한 점이나 빈틈.
빈치사[-致辭]? ≒공치사[空致辭](빈말로 칭찬함).
빈구슬? <古> 금/은으로 만든, 속이 비어 있는 구슬.
빈삼각[-三角]? 바둑에서, 말을 쓸 때 직각이 되도록 한 점을 중심으로 옆과 위 또는 아래로 한 점씩 붙여 놓은 세 점. 흔히 세력/집을 늘리는 데 비능률적이므로 꺼린다.
2) 달인 도전용 표준어법 문제
출제된 말들 : 널찍(x)/날찍(o) 없이; 눌러(x)/눌어(o)붙어; 맛같잖다고(x)/맞갖잖다고(o); 치떠(x)/칩떠(o)봤지만
앞서 1편에 간단히 적었지만, 이번 달인 도전 문제는 맞춤법 문제가 만만치 않았다. 맞춤법과 띄어쓰기를 한꺼번에 아우르는 그런 낱말들, 즉 복합어 출제가 아주 많았다. 게다가 출제된 낱말들의 수준도 전과 달리 높았다. 모두 A급이라 한 이유다. 그중 ‘맞갖잖다’는 특A급의 고난도 낱말이었다.
-맛같잖다고(x)/맞갖잖다고(o);
이번에 나온 문제 중 가장 고난도에 속했던 말부터 다루기로 한다. 이 ‘맞갖잖다’는 말을 아마 처음 대하시는 분들도 많을 줄 안다. 내 사전과 맞춤법 책자 모두에 들어 있고, 내용 설명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던 낱말이다. 먼저 사전과 맞춤법 책자의 내용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맞갖다? 마음이나 입맛에 꼭 맞다.
맞갖잖다? 마음/입맛에 맞지 아니하다. ☞[주의] ‘맛갖잖다’는 잘못.
맛같잖다? ‘맞갖잖다’의 잘못. 없는 말. 굳이 ‘맛’을 쓰려면 ‘맛 같잖다(≒전혀 맛과는 거리가 멀다)’를 사용.
같잖다•? 말하거나 생각할 거리도 못 되다. ♣‘~잖다’는‘~지 않다’의 준말. ‘~찮다’는 잘못. 즉, ‘맞갖잖다≒맞갖지 않다’
◈맛같잖은/맛갖찮은 소릴 듣고 있으려니까 : 맞갖잖은의 잘못.
[설명] ①‘맛같잖다’ : 없는 말. 굳이 쓰려면 ‘맛 같잖다’(≒전혀 맛과는 거리가 멀다) ②‘맞갖잖다’? 마음/입맛에 맞지 아니하다. <=‘맛갖잖다’는 틀린 말. ‘~잖다’는 ‘~지 않다’의 준말. ‘~찮다’는 잘못. 즉, ‘맞갖잖다≒맞갖지 않다’. [암기도우미] ‘맞(마주하다, 맞다)+갖(갖추다)+잖다(~지 아니하다)’ →마주할(‘맞’) 거리가(‘갖’) 못 된다 →(마주할 거리가 못 될 정도로) 마음/입맛 따위에 맞지 않다.
같잖다? 말하거나 생각할 거리도 못 되다.
위에 보면 [암기도우미] 항목이 있다. 오는 연말쯤에 나올 내 맞춤법 책자의 개정판 원고에 들어간 내용이다. 이 낱말을 기억하는 데에 도움을 드리고자 추가했다. 그 내용처럼 이 ‘맞갖잖다’는 ‘맞’+‘갖’+‘잖다’의 네 어소로 이뤄진 말이다. 이 점을 떠올려 기억하면 확실하게 익히는 데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어느 분이 지적했듯이, 우리나라 맞춤법 관련 책자나 소사전류에서 이 ‘맞갖잖다’를 다룬 책자는 아주 드물다. 두어 권 정도가 다뤘는데 그마저도 정오표(正誤表) 수준의 간단한 제시뿐, 상세한 설명들은 없다. 그래서, 공부하는 입장을 고려하여, 이해를 높이기 위하여 상세한 풀이를 사전과 맞춤법 책자에 담았던 것.
-널찍(x)/날찍(o) 없이;
‘널찍’은 ‘널찍하다’의 어근이고 (부사로는 ‘널찌감치’), ‘날찍’은 ‘소득’과 비슷한 뜻의 명사다(기출 낱말). 즉, ‘날찍 없이’는 ‘소득 없이’와도 같다. ‘날찍없다’라는 낱말은 없을 뿐만 아니라, 도전자가 띄어쓰기에서 고생할까 봐 출제자 측에서 미리 ‘없이’의 앞을 한 칸 띄워서 제시했다. 친절한 배려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우리말에 ‘-없다’가 접사로 쓰인 말들은 140여 개쯤 된다. 반면 ‘-있다’가 붙은 것은 몇 개 안 된다. 이곳의 다른 게시판 <우리말 공부 사랑방>에서 상세히 다룬 바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다음 사이트를 클릭하시기 바란다. [=> <있이 살자 - 우리말에서의 ‘없다’와 ‘있다’> http://blog.naver.com/jonychoi/20137801562]
-눌러(x)/눌어(o)붙어;
내 맞춤법 책자에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올바른 표현 ‘눌어붙다’는 복합용언으로 ‘눌어 붙다’로 띄어 쓰면 잘못이다. 아울러 이참에 흔히 쓰는 ‘눌러붙어 있다’와 같은 표현은 ‘눌러앉아 있다’의 잘못임도 익혀 두면 좋다. 함께 전재한다.
◈밥 솥바닥에 눌러붙은 건 눌은밥 : 눌어붙은, 누룽지의 잘못. <-눌어붙다[원]
밥솥 바닥에 늘어붙은 게 누룽지라니까 : 눌어붙은의 잘못.
그 집에 아예 눌러붙어서 애먹일 작정이군 : 눌러앉아서의 잘못. <-눌러앉다[원]
[설명]①‘눌러붙다’는 아예 없는 말. ‘눌어붙다’ 혹은 ‘눌러앉다’의 잘못. ‘눌어붙다’는 ‘눋+어+붙다’로 분석되는데, ‘눋다’에서 온 말. 따라서 발음도 {누러붇따}. ‘눌러붙다’를 쓰게 되는 이유에는 잘못된 발음의 영향도 있음. ②‘눌은밥’과 ‘누룽지’는 아래의 뜻풀이에서 보듯 서로 다름.
눌어붙다? ①뜨거운 바닥에 조금 타서 붙다. ②한곳에 오래 있으면서 떠나지 아니하다. [유]눋다
눌러앉다? ①같은 장소에 계속 머무르다. ②같은 직위/직무에 계속 머무르다.
누룽지? ①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 ②‘눌은밥’의 잘못.
눌은밥? 솥 바닥에 눌어붙은 밥에 물을 부어 불려서 긁은 밥.
◈딱해서 받아주었더니 계속 눌러붙어 있으려고 하더군 : 눌러앉아의 잘못.
[설명] ‘눌러붙다’라는 말 자체가 아예 없는 말. 위의 경우에는 ‘눌러앉다’의 잘못.
눌러앉다? ①같은 장소에 계속 머무르다. ②같은 직위/직무에 계속 머무르다.
-치떠(x)/칩떠(o)봤지만
이 또한 일상생활에서 흔지 ‘치떠보다’로 잘못 쓰기 쉬운 용례에 든다. ‘칩떠보다’로 써야 하며 역시 한 낱말의 복합용언이므로 붙여 써야 한다. 이와 비슷하게 ‘치켜보다’를 쓰기도 하는데, 그런 말은 없다. 문맥에 따라 ‘치켜뜨다’를 써야 한다. 아래에 전재하는 내 맞춤법 책자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시기 바란다.
◈네가 날 그렇게 똑바로 치떠보면 어쩔 테냐 : 칩떠보면의 잘못. <-칩떠보다[원]
[참고] 네가 눈을 그리 치켜들면 어쩔 테냐 : 치켜뜨면의 잘못.
치떠보다? ‘칩떠보다(눈을 치뜨고 노려보다)’의 잘못.
치켜들다? 위로 올려 들다. ¶양손을 번쩍 치켜들다; 깃발을 높이 치켜들다.
치켜뜨다? 눈을 아래에서 위로 올려 뜨다. ¶눈을 치켜뜨고 상대를 노려보던 그.
치켜세우다? ①옷깃/눈썹 따위를 위쪽으로 올리다. ②정도 이상으로 크게 칭찬하다.
4) 달인 도전용 띄어쓰기 문제
해답부터 적어 보면 이렇다 : 날찍 없이 우리 집에 눌어붙어 살다시피 하면서 음식이 맞갖잖다고 투정 부리는 작은삼촌을 칩떠봤지만 소용없었다.
지금까지 출제된 띄어쓰기 문제 중에서는 가장 난도가 높은 문제였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한 낱말인 까닭에 띄어 쓰면 잘못인 복합어들이 대거 출제되었고(‘눌어붙어/칩떠봤지만/작은삼촌/소용없었다), 그와 반대로 한 낱말로 착각하기 쉬운 말(살다시피 하다, 투정 부리다)까지 나왔다.
지금까지의 출제로 보면, 달인 도전 문제 두 문제가 한꺼번에 엮여 나왔다고 해야 될 정도였다. 도전자의 불운이었다고나 할까.
-눌어붙어/칩떠봤지만
이미 표준어법 부분에서 설명했듯이, 복합용언들이므로 붙여 적어야 한다.
-살다시피 하면서; 투정 부리는
‘살다시피 하다’에 쓰인 ‘하다’는 연결어미 ‘-다시피’가 붙은 말 뒤에 온 것이므로 본동사다. 즉, 연결어미가 붙어 이뤄진 말들이 일종의 부사어 역할을 한다. 우리말에는 이 ‘하다’가 들어간 말들이 엄청 많은데, 띄어쓰기 또한 그만치 복잡하다. 상세히 다루려면 소책자 한 권으로도 모자랄 정도. 내 맞춤법 책자에서는 중요한 것만을 최소한으로 다룬 편이라고 할 정도인데도 분량이 꽤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투정부리다’는 없는 말이다. 굳이 복합어로 만들 정도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되는 말인 까닭이다. 그러므로 ‘투정 부리다’로 띄어 적어야 한다. 수없이 되풀이한 말이지만, 복합어 여부 판정에서 가장 기본은 의미 특정 여부다. 반드시 붙여 적어야 할 특별한 의미가 있을 때, 그때 복합어로 삼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복합어를 암기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 원리를 항상 문제적 낱말들에 적용해보는 버릇을 기르는 일은 아주 크게 도움이 된다.
‘하다’가 쓰이는 용례 중 일부를 내 책자에서 전재한다. 표제에도 있듯이 [고급]에 속한다.
◈[고급]♣ ‘-하다, - 하다’의 올바른 표기법
①‘하다’가 접사로 쓰일 때는 붙여 쓴다 : ‘생각+하다 →생각하다’, ‘고민+하다 →고민하다’에서처럼 명사(혹은 명사적 성질을 가진 말)+접미사 ‘-하다’ 꼴일 때는 접미사이므로 붙여 씀.
②‘예뻐하다, 미워하다’ 등과 같이 ‘형용사(-어)+하다’의 꼴로, 형용사가 사동사로 품사가 바꾸어질 때도 붙여 쓴다 : 이와 같은 ‘(-어) 하다’ 꼴은 ‘맛있어하다/자랑스러워하다’ 등과 같은 경우에도 가능하며, 동사 어간에도 붙여서, 새로운 낱말을 만들 수 있음. <예>‘겁나하다(‘겁나다’의 어간 ‘겁나-’+‘-어 하다’). ‘고마워하다/그리워하다/행복해하다’ 등도 ‘겁나하다’와 같은 과정을 거친 말들임. 아울러, 이와 비슷한 ‘(-어) 지다’ 꼴과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그리워지다/행복해지다’와 같은 것도 한 낱말로서 붙여 적음. [참고 : 이와 같이 품사를 바꾼 낱말들은 사전에 모두 나오지 않을 때가 많음.]
③‘준첩어+하다’ 꼴의 용언들은 한 낱말이므로 붙여 쓴다 : 준첩어에 ‘-하다’가 붙어 만들어진 용언은 대단히 많은데, 다음은 그중 일부임. <예> 오늘내일하다/티격태격-/본체만체-/들락날락-/옥신각신-/오락가락-/얼키설키-/갈팡질팡-/엎치락뒤치락-/우네부네-≒울고불고-/우물쭈물-/아기자기-/왈가왈부-/네모반듯-/새콤달콤-/무지막지(無知莫知)-/어리둥절-/이러저러-/왁자지껄-/올망졸망-/시시껄렁-/시끌벅적-/아득바득-/오목조목-/우락부락-/겅성드뭇-/긴가민가-/들쑥날쑥-/싱글벙글-/오톨도톨-/이상야릇-/흐리멍덩-/간간짭짤-.
④‘하다’를 띄어 쓰는 특수 사례 :
㉮‘공부하다, 이야기하다, 운동하다, 걸레질하다, 구역질하다’와 같이 명사(혹은 명사적 성질을 가진 말)+접미사 ‘-하다’ 꼴일 때는 붙여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앞에 명사나 명사의 성질을 가진 말이 목적어로 쓰일 때는 (본동사이므로) 붙여 쓰지 않음. 앞의 목적어 여부 구분은 그 뒤에 ‘-ㄹ/을’을 붙여 보면 됨. 또한 명사 앞에 꾸밈말이 올 때도 붙여 쓰지 않음. ¶몇 등분(을) 하였습니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시오; 첫나들이(를) 하다 ?; 힘든 운동(을) 하지 마시오; 한글 공부(를) 하기가 재미있다; 그런 권고(를) 하러 갔었다; 쓸데없는 싸움(은) 하지 마시오; 무슨 생각 하느라고 말이 없나?; 좋은 일 하였구나. ☜[주의] ‘소경노릇하다(x)/대장노릇하다(x)/배우노릇하다(x)’ →‘소경 노릇 하다(o)/대장 노릇 하다(o)/배우 노릇 하다(o)’. <=‘노릇하다’라는 동사가 없기 때문임.
㉯‘-고 싶어하다’(x)는 ‘-고 싶어 하다’(o)로 띄어 쓴다 : ‘(-어) 하다’가 ‘가고 싶다’, ‘이야기하고 싶다’와 같은 구 구성 뒤에 연결되어, 구 구성이 뜻하는 상태가 그러함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가고 싶어 하다’, ‘이야기하고 싶어 하다’와 같이 띄어 씀.
㉰[주의] ‘첩어/준첩어 +하다’의 구성과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관용구일 때는 의미가 특정되어 일반적인 뜻이 아니므로, 붙여 쓰지 아니함. <예> ‘보자 보자 하다?(마음에 들지 않지만 참고 또 참다)’; ‘오라 가라 하다?(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성가시게 오가게 하다)’; ‘왔다 갔다 하다?(정신이 맑았다 흐렸다 하다)’; ‘난다 긴다 하다?(재주나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다)’;‘ 늘고 줄고 하다?(융통성이 있다는 말)’; ‘뭐라 뭐라 하다?(똑똑히 알 수 없게 무어라고 말하다)’.
㉱연결어미 뒤에서의 ‘하다’는 본동사이므로 띄어 씀 : ‘살다시피 하다’, ‘떨어질락 말락 하다’, ‘못 간다느니 하면서’ 등에서처럼 일부의 연결어미들(‘-다시피/-ㄹ락/-ㄴ다느니’) 뒤에 오는 ‘하다’는 본동사임. 따라서 띄어 써야 함.
- 작은 삼촌(x)/작은삼촌(o)
지난번 문제에서 나온 ‘지난 가을(x)/지난가을(o)’의 문제와 흡사하다. ‘작은’이란 말은 형용사 활용이므로 띄어 적어야 할 듯하기 때문이다. ‘지난가을’에서는 ‘지난’의 뜻이 과거의 시간 등에서 빠져나온다는 뜻이 아니라 어느 때의 ‘바로 직전’을 뜻하는 말로 바뀌었기 때문이었고.
이 말도 복합어가 된 사연은 그와 비슷하다. ‘작은삼촌’에서의 ‘작은’이란 말은 실제로 작은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라, 맏이가 아니라는 뜻으로 쓰인 것이기 때문이다. ‘작은어머니, 작은댁, 작은아들, 작은딸, 작은누나’ 등을 살펴보라. 실제로 그들이 작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둘 이상이 있을 때 그중 맏이가 아니기 때문에 ‘작은’이란 말이 붙었을 뿐이다. 이처럼 복합어는 본래의 낱말이 지닌 뜻을 잃어버리고 다른 의미로 쓰일 때, 복합어로 대우받게 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공부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달인 도전자가 이 낱말 앞에서 오래도록 고민하던 모습이 새삼 안타깝게 다가온다.
개정판 사전에 담겨 있는 관련 설명을 아래에 전재한다.
작은아기? 막내딸이나 막내며느리를 정답게 이르는 말.
작은이? ①남의 형제 가운데서 맏이가 아닌 사람. ②남의 첩(妾)을 본마누라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참고] 사람을 뜻하는 명사 앞에 ‘작은-’이 붙어 한 낱말을 이룬 복합어들. 복합어인 이유는 실제로 작다는 뜻이 아니라 둘 이상이 있을 때 그중 맏이가 아니라는 뜻으로 의미가 특화된 때문임 : 작은딸/작은아들/작은놈/작은애≒작은아이/작은아버지/작은어머니/작은엄마/작은이/작은형/작은언니/작은오빠/작은누나/작은삼촌/작은처남/작은할미/작은할머니/작은형수/작은따님... 등등 아주 많음.
작은집? ①따로 살림하는 아들이나 아우, 작은아버지의 집. ②분가하여 나간 집을 종가(宗家)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③첩(妾) 또는 첩의 집. ☞[참고] 높임말은 ‘작은댁’.
만약 달인 도전 문제가 앞으로도 이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면, 맞춤법/띄어쓰기 공부를 제대로들 하셔야 할 듯하다. 이번 출제된 것들 중 일부는 그동안 내가 가끔 언급해 오던 고급 문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조건 암기하기보다는 그 원리를 깨우치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
내 맞춤법 책자를 갖고 계신 분들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문법 설명 부분부터 먼저 대해서, 기본적인 용어들을 익힌 뒤 시작하시는 게 좋다. 문법 용어 자체가 제대로 이해되지 않는 상태에서 공부를 하면, 그 공부가 제대로 자리 잡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부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일이다. 사전이든 책자든 그걸 확실히 해두면 큰 성과를 이뤄내는 일에 적지 않게 도움이 된다. 오늘도 이 나라 곳곳에서 성실하게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신 분들에게 이 말로 격려를 대신하고 싶다. 완연한 가을이다. 환절기 건강에도 신경들을 쓰셔서, 건강한 몸으로 멋진 열매들을 거두게 되시길 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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