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9회(2015.10.26.)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40대 주부 최선경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2) 맞춤법/띄어쓰기 관련 문제
1) 일반적인 맞춤법 관련 낱말 : 기어코(o); 꼬다리(x)/몽당이(o). 꽁다리(o)
-기어코(o)
공통 쓰기 문제로 출제된 낱말인데, 이를 맞춤법에서 다루는 것은 ‘-코’가 붙어서 이뤄진 낱말 중 조심해야 할 것이 있어서다.
우리말 중에는 ‘정녕코/잠자코/무심코[無心-]/한사코[限死-]/기필코[期必-]’ 등에서처럼 ‘-하고’의 축약형 ‘-코’가 붙은 말들이 제법 되는데, 이때 무심코 ‘-코’를 붙이면 안 되는 말 하나가 있다. 바로 ‘진정코’. 전에도 설명했듯이 ‘진정코’는 ‘진정’의 잘못이다.
그 이유는 아래에 전재하는 내 책자 자료의 설명을 참조하시길. 만약 출제된다면 아주 고급 문제이니, 이참에 잘 익혀 두시길 바란다.
◈믿어주게. 진정코 내 말은 사실이니까 : 진정의 잘못. 없는 말.
[설명] 우리말에는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코’를 붙여 부사화하는 말들이 제법 있는데, ‘-코’는 ‘-하고’의 축약형. 따라서 ‘-하고’를 붙이려면 앞말이 용언의 어간/어근이거나 명사[형]이라야만 함. 그러나 ‘진정(眞正. 거짓이 없이 참으로)’은 처음부터 부사적인 뜻만 가진 말로서 이에 해당되지 않음. 이는 ‘진정(眞情. 참되고 애틋한 정/마음)’과 혼동해서 생기는 현상인데, 이 ‘진정(眞情)’ 역시 ‘하다’를 붙여 동사를 만들 수 있는 낱말이 아니므로 ‘-하고’의 축약형 ‘-코’를 붙일 수 없음. (예)잠자코/무심코[無心-]/한사코[限死-]/기필코[期必-]/기어코[期於-]/맹세코[盟誓▽-]/결단코[決斷-]/필연코[必然-]/단연코[斷然-]/대정코[大定-]/생심코[生心-]/정녕코[丁寧-]/결사코[決死-]/단정코[斷定-]/분명코[分明-]
진정코[眞正-]? ‘진정(거짓이 없이 참으로)’의 잘못.
-꼬다리(x)/몽당이(o).꽁다리(o)
1편의 낱말 뜻풀이에서 간단히만 다뤘는데,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말이다.
공통 쓰기 문제에서 표준어인 ‘몽당이’가 오답 처리되었는데, 그 이유는 ‘몽당이’가 1. 뾰족한 끝이 많이 닳아서 거의 못 쓸 정도가 된 물건. 2. 노끈, 실 따위를 공 모양으로 감은 뭉치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실몽당이(실을 꾸려 감은 뭉치)’라는 한 낱말이 있을 정도.
또 ‘배추 꽁다리’나 ‘배추 꼬랑지’는 ‘배추꼬랑이(배추의 뿌리)’의 잘못이다. ‘꽁다리’는 ‘연필 꽁다리, 담배 꽁다리’에서처럼 어떤 물체에서 짤막하게 남은 동강이나 끄트머리를 뜻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배추나 무 따위의 뿌리 끝 부분은 그런 꽁다리에 속하지 않는데다, 이를 이르는 말로 ‘꼬랑이’라는 말이 따로 있기 때문에, ‘배추 꽁다리’라 해서는 잘못이다.
‘꼬랑이’와 ‘꼬랑지’의 차이점도 잘 살펴둘 필요가 있다. ‘꼬랑이’는 ‘꼬리’의 낮잡음 말이고, ‘꼬랑지’는 ‘꽁지(새의 꽁무니에 붙은 깃)’를 낮잡는 말이다. 그러니, 원숭이나 개에 달린 꼬리에 대해 ‘꼬랑지’라고 해서는 잘못이다. 원숭이나 개에게 꽁지(깃)가 달려 있지 않으니까. 개나 원숭이는 꼬랑이를 내리고, 새만 꼬랑지를 내린다. 아래의 암기도우미에도 적었듯, 외울 때는 ‘꼬랑지’와 ‘꽁지’에 공히 보이는 ‘-지’에 주목하면 편리하다. ‘꼬랑지는 꽁지의 사촌이다’ 식으로.
꽁다리•? 짤막하게 남은 동강이나 끄트머리. ¶연필 꽁다리; 담배 꽁다리
꼬랑이? ①‘꼬리’의 낮잡음 말. ②배추/무 따위의 뿌리 끝 부분.
꼬랑지? ‘꽁지’의 낮잡음 말. ☜[암기도우미]‘꼬랑지’와 ‘꽁지’는 돌림자 형제.
꽁지? 새의 꽁무니에 붙은 깃.
2) 달인 도전용 맞춤법/띄어쓰기 문제
문제 : 우리집들턱에빈손이라계면적어하는소꿉친구를잡아메고여러가지바뜨라진먹을거리를한상푸지게차렸다.
정답 : 우리 집 들턱에 빈손이라 계면쩍어하는 소꿉친구를 잡아매고 여러 가지 바따라진 먹을거리를 한 상 푸지게 차렸다.
맞춤법 관련, 주목할 말들 : 계면적다(x)/계면쩍다(o); 잡아메다(x)/잡아매다(o); 바뜨라지다(x).바트라지다(x)/바따라지다(o)
-계면적다(x)/계면쩍다(o);
우리말 표기 중에 이 ‘-적다’와 ‘-쩍다’의 표기 구분 문제가 은근히 까다로운 편이다. 아래에 전재하는 설명에서 보듯, 가장 편리한 구분법은 뜻 속에 ‘적다(少)’의 의미가 살아 있을 때는 ‘-적다’를 쓰고, 그 밖의 경우에는 ‘-쩍다’를 쓴다고 보면 거의 틀림없다. 좀 더 설명하자면, ‘-쩍다’가 쓰이는 경우는 ‘-스럽다/-맞다’의 의미에 가까운 경우가 많거나(해망쩍다/구살머리쩍다/갱충쩍다/괴란쩍다), 앞말 뜻이 불분명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경우들이다.
이를테면, 문제로 나온 ‘계면쩍다’는 본래 ‘겸연쩍다’에서 온 말인데, ‘겸연쩍다’는 ‘겸연(慊然)스럽다(쑥스럽거나 미안하여 어색한 느낌이 있다)’와 비슷한 말이다. 즉, ‘-쩍다’ 대신 ‘-스럽다’를 붙인 말과 거의 동의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슷한 말이다.
(1)‘-쩍다’와 ‘-적다’가 붙은 말의 구분/판별에 유용
(활용 예) ①‘딴기쩍다’ : ‘딴기적다’의 잘못. <=‘적(少)’의 의미소 살림. ②‘별미적다’ : ‘별미쩍다’의 잘못. <=‘별미(別味-)’이므로 의미소 ‘적(少)’일 듯하나, 별미가 많을수록 좋은 것이므로(특별히 좋은 맛/음식), 의미소를 살리면 도리어 반대의 의미가 됨. ‘칠칠찮다’를 써야 할 경우에 그 반대로 ‘칠칠맞다’를 흔히 잘못 쓰는 경우와 비슷함.
=>‘-적다’ : 괘다리적다, 괘달머리적다, 열퉁적다, 맛적다, 재미적다, 퉁어리적다
‘-쩍다’ : 객쩍다, 갱충쩍다, 맥쩍다, 멋쩍다, 미심쩍다, 수상쩍다, 겸연쩍다, 의심쩍다, 귀살쩍다/귀살머리쩍다.
*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의미소[意味素]의 특징과 활용 중에서
◈♣‘-적다/쩍다’가 들어간 유의해야 할 말들
[예제] 객적은 짓 그만하고 정신 차려 : 객쩍은의 잘못. ←객쩍다[원]
겸연적은 표정으로 머쓱했다 : 겸연쩍은의 잘못. ←겸연쩍다[원]
큰일을 하기에는 딴기쩍은 사람 : 딴기적은의 잘못. ←딴기적다[원]
[설명] ①‘적(少)’의 의미가 없어 ‘적’으로 적지 않고 소리대로 적는 경우임. ②‘-쩍다’는 ‘그런 것을 느끼게 하는 데가 있음’의 뜻을 더하고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로서, ‘-스럽다/-맞다’ 등과 흡사함.
객적다[客-]? ‘객쩍다(행동/말/생각이 쓸데없고 싱겁다.)’의 잘못.
갱충적다? ‘갱충쩍다(≒갱충맞다. 행동 따위가 조심성이 없고 아둔하다)’의 잘못.
괴란적다? ‘괴란쩍다(얼굴이 붉어지도록 부끄러운 느낌이 있다)’의 잘못.
궤란쩍다? 행동이 건방지거나 주제넘다.
겸연적다? ‘겸연쩍다(계면쩍다. 쑥스럽거나 미안하여 어색하다)’의 잘못.
구살[귀살]머리적다? ‘구살머리쩍다(마음에 마땅치 않고 귀찮다)’의 잘못.
귀살적다? ‘귀살쩍다(일/물건 따위가 마구 얼크러져 정신이 뒤숭숭하거나 산란하다)’의 잘못.
해망적다? ‘해망쩍다(해망스럽다. 행동이 해괴하고 요망스럽다)’의 잘못.
해망[駭妄]? 행동이 해괴하고 요망스러움. 그런 행동.
[기억도우미] ‘적다’를 버리고 ‘쩍다’를 택한 경우, 대부분은 ‘적(少)’과 반대인, ‘-스럽다/-맞다’의 의미에 가까운 경우가 많거나(해망쩍다/구살머리쩍다/갱충쩍다/괴란쩍다), 앞말 뜻이 불분명하여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경우들임.
[참고] ‘-적다’로 적는 것 중 주의해야 할 말
괘다리적다(少)?①사람됨이 멋없고 거칠다. ②성미가 무뚝뚝하고 퉁명스럽다. ‘괘다리’는 아래에 보이는 ‘고달’이 변한 말.
괘달머리적다? ‘괘다리적다’의 속칭.
▷고달[高達]? ①높은 경지에 이름. ②재주가 뛰어나고 사리에 통달함. ③탈속/고풍.
딴기적다[-氣-]? 기력이 약하여 힘차게 앞질러 나서는 기운이 없다.
-잡아메다(x)/잡아매다(o);
이것은 두 가지와 관련된다. 하나는 ‘메다’와 ‘매다’의 쓰임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고, ‘잡아매다’는 한 낱말의 복합어라는 점이다.
먼저, ‘메다’와 ‘매다’의 쓰임부터 알아보자. 아래에 중복해서 설명했을 정도로, ‘메다’는 어깨에 걸거나 올리는 행위에 쓰이는 말이라고 기억해 두면 편리하다. 그 밖의 경우에는 당연히 ‘매다’를 쓰는데, 이 ‘-매다’가 접사로 쓰인 복합어들이 적지 않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이번에 출제된 ‘잡아매다’ 역시 이에 해당되는 복합어이므로 붙여 적어야 한다.
‘잡아매다’가 복합어인 이유는 이 말에는 ‘잡아서 매다’를 뜻하는 ‘1.흩어지지 않게 한데 매다. 2.달아나지 못하도록 묶다.’의 뜻 외에,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닌 ‘3.(비유적으로) 꼼짝 못하게 하다.’라는 특별한 의미(특정 의미)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의미 특정이 없는 경우라면, 즉, 뜻풀이에 ‘잡다+매다’의 단순한 두 동사 뜻만 들어 있다고 할 경우에는, 당연히 ‘잡아 매다’로 띄어 적어야 한다. 동격의 두 동사가 쓰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매다’가 들어간 복합어 중 유의해야 할 말들 : 복합어이므로 붙여 써야 하며 띄어 쓰면 잘못.
[예제] 고삐를 단단히 비끌어 매도록 : 비끄러매도록의 잘못. <=비끄러매다[원]
그 친구 어쩔 줄 몰라 삥삥 매고 있더군 : 삥삥매고의 잘못. <=한 낱말.
[비교] 허리띠를 졸라메고 이를 악물었다 : 졸라매고의 잘못.
구호가 적힌 머리띠를 머리에 둘러메고 거리로 나섰다 : 둘러매고의 잘못.
[참고] ‘메다’는 어깨에 걸거나 올리는 행위에 쓰이는 말이며, 그 밖의 경우에는 아래와 같이 ‘매다’를 씀.
매다? ①끈/줄 따위의 두 끝을 엇걸고 잡아당기어 풀어지지 아니하게 마디를 만들다. ¶옷고름/매듭/신발 끈을 매다. ②끈/줄 따위로 꿰매거나 동이거나 하여 무엇을 만들다. ¶붓/책을 매다. ③끈/줄 따위를 몸에 두르거나 감아 잘 풀어지지 아니하게 마디를 만들다. ¶전대/대님/넥타이/안전띠/허리띠를 매다. ④달아나지 못하도록 고정된 것에 끈/줄 따위로 잇대어 묶다. ¶소를 말뚝에 매다 .
○‘-매다’ : 갈아매다/걷어-/꿰-/끌어-/내-/달아-/덧-/돌라-/동여-/둘러-/맞-/목-≒목매달다/비끄러-/삥삥-/싸-/어긋-/얼싸-/얽-≒얽어-/옭-/옭아-/잘라-/잘잘-<짤짤-(센)/절절-/잡-/잡아-/졸라-/중(中)판-/징거-/찍어-/처-/추켜-/홀쳐-
○‘김매다(≒제초하다)’ 계통 : 김매다; 논-; 맞-; 밭-
<주의해야 할 말들>
걷어매다? 일을 하다가 중간에서 대충 끝맺다.
중(中)판매다? 하던 일을 도중에 그만두다.
둘러매다? 한 바퀴 둘러서 두 끝을 마주 매다.
맞매다? 논/밭을 마지막으로 매다.
비끄러매다? ①줄/끈 따위로 서로 떨어지지 못하게 붙잡아 매다. ②제멋대로 하지 못하게 강제로 통제하다. [유]동여매다
추켜매다? 값을 썩 올려 매기다.
잘라매다? 잘록할 정도로 끈으로 단단히 동여매다.
홀쳐매다? 풀리지 아니하도록 단단히 잡아매다.
돌라매다? ①한 바퀴 돌려서 두 끝을 마주 매다. ②이자 따위를 본전에 합하여 새로 본전으로 삼다.
삥삥매다? 어쩔 줄을 몰라 쩔쩔매면서 돌아다니다.
◈너무 서두르다 보면 가방을 둘러매게 된다 : 둘러메게의 잘못. ←둘러메다[원]
[설명] ‘매다’는 ‘묶다’의 뜻이 주이며, ‘어깨에 걸치거나 올려놓다’는 ‘메다’.
[참고] 동작 중 어깨와 관련된 것에 쓰이는 것은 모두 ‘매’가 아닌 ‘메’임 : 메치다≒메어치다/둘러메치다/메다꽂다/메다[어]붙이다/걸머메다≒걸메다/둘러메다/엇메다/을러메다≒을러대다.
◈아이를 들쳐업고 냅다 뛰었지 : 둘러업고의 잘못. 없는 말.
[설명] ①‘들쳐업고’[들치다+업다≒물건의 한 쪽 머리를 쳐들어(≒들치다)+업다] =>말이 안 됨. ‘들춰업다’[들추다+업다≒들추어 업다] =>말이 안 됨. 고로, 둘 다 없는 말. ②‘둘러업다’=>번쩍 들어 올려서 업다. [비교] ‘둘러메다’ : 번쩍 들어 올려 메다.
[참고] 동작 중 어깨와 관련된 것에 쓰이는 것은 모두 ‘매’가 아닌 ‘메’임 : ‘메치다≒메어치다/둘러메치다/메다꽂다/메다[어]붙이다/걸머메다≒걸메다/둘러메다/엇메다/을러메다≒을러대다’.
-바뜨라지다(x).바트라지다(x)/바따라지다(o)
‘바따라지다’는 ‘음식의 국물이 바특하고 맛이 있다’라는 뜻. 앞서 1편에서 ‘쌈박하다’의 뜻풀이와 관련하여 함께 올린 ‘음식의 맛에 관한 표현’ 부분을 한 번 더 훑어두시기 바란다. 거기서도 언급했듯, 이 맛과 관련된 표현들은 우리말의 풍부함을 자랑하는 멋진 말인데, 출제 빈도도 높은 말들이다.
띄어쓰기 관련, 주목할 말들 : 빈 손(x)/빈손(o); 계면쩍어 하다(x)/계면쩍어하다(o); 잡아 매고(x)/잡아매고(o); 여러가지(x)/여러 가지(o); 먹을 거리(x)/먹을거리(o); 한상(x)/한 상(o)
이번 회의 띄어쓰기 문제에는 고급(최상급) 문제가 없었다. 모두 초.중급 ~ 중.상급 정도. 중.상급 문제로는 ‘계면쩍어 하다(x)/계면쩍어하다(o)’와 ‘잡아 매고(x)/잡아매고(o)’를 들 수 있겠다.
-빈 손(x)/빈손(o);
기출 낱말로서. 이곳 문제 풀이에서도 수없이 여러 번 다뤘던 말. 가장 최근 풀이로는 547, 554, 583회에서 다뤘다. ‘빈손’은 한 낱말이지만 ‘빈 몸’은 글자 그대로의 뜻밖에 없으므로 두 낱말이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몸으로 돌아가는 인생 : 빈 몸의 잘못.
아래의 빈 칸에 적당한 말로 채우시오 : 빈칸의 잘못. 한 낱말.
나는 빈의자와 같은 사람, 아무나 와서 앉으시오 : 빈 의자의 잘못.
[설명] ‘빈손’은 있으나, ‘빈몸’(x)은 없는 말. ‘빈껍데기/빈산/빈손/빈값/빈숲/빈이름/빈자리/빈주먹/빈칸...’ 등은 한 낱말. ‘맨몸/맨손/맨주먹’도 ‘빈손’과 같이 한 낱말.
[주의] 흔히 쓰는 ‘빈 의자’, ‘빈 수레’... 등은 합성어가 아니며, 두 낱말.
-계면쩍어 하다(x)/계면쩍어하다(o);
이 또한 이곳 문제 풀이에서, 483, 537, 583회에서 여러 번 다뤘다. 형용사에 ‘어 하다’의 꼴로 붙어 한 낱말의 동사로 만드는 관용적 형태다. 주의할 것은 아래의 두 번째와 세 번째 예문에서 보듯, 그 앞에 구 구성의 꾸밈말이 올 때는 띄어 적어야 한다. 고급 문제에 속한다.
◈[고급]♣ ‘-하다, - 하다’의 올바른 표기법
①‘하다’가 접사로 쓰일 때는 붙여 쓴다 : ‘생각+하다 →생각하다’, ‘고민+하다 →고민하다’에서처럼 명사(혹은 명사적 성질을 가진 말)+접미사 ‘-하다’ 꼴일 때는 접미사이므로 붙여 씀.
②‘예뻐하다, 미워하다’ 등과 같이 ‘형용사(-어)+하다’의 꼴로, 형용사가 사동사로 품사가 바꾸어질 때도 붙여 쓴다 : 이와 같은 ‘(-어) 하다’ 꼴은 ‘맛있어하다/자랑스러워하다’ 등과 같은 경우에도 가능하며, 동사 어간에도 붙여서, 새로운 낱말을 만들 수 있음. <예>‘겁나하다(‘겁나다’의 어간 ‘겁나-’+‘-어 하다’). ‘고마워하다/그리워하다/행복해하다’ 등도 ‘겁나하다’와 같은 과정을 거친 말들임. 아울러, 이와 비슷한 ‘(-어) 지다’ 꼴과 결합하여 만들어지는 ‘그리워지다/행복해지다’와 같은 것도 한 낱말로서 붙여 적음. [참고 : 이와 같이 품사를 바꾼 낱말들은 사전에 모두 나오지 않을 때가 많음.]
[이하 생략]
◈[고급]어쩔줄 몰라하는 그녀에게 다가가 : 어쩔 줄 몰라 하는의 잘못.
[주의] 하루가 멀다하고 : 멀다 하고의 잘못. ‘-다 하다’의 구성.
[설명] ‘몰라하다’는 한 낱말. 즉, ‘모르다’+‘-아 하다’(보조용언) →‘몰라하다’. 그러나, 보조용언 ‘지다’와 ‘-아/어 하다’의 꼴은 반드시 앞말(본동사)에 붙여 적어야 하지만(예: 예뻐하다/즐거워하다), 그 앞에 ‘어쩔 줄’이라는 구(句) 구성의 꾸밈말이 있으므로 띄어 적어야 함. ☜♣보조용언 붙여쓰기 항목 참조. [주의] 이와 비슷한 ‘-다 하다’는 구성이므로 띄어 씀. 단, ‘다 하고’일 때는 준말 꼴 ‘-다고’가 가능하므로 한 낱말이 됨. <예> 하루가 멀다 하고 (멀다고); 죽어도 먹자 하고 대들다; 두고 보자 하더니.
◈[주의]보고 싶어하는 사람에겐 보게 해야지 : 보고 싶어 하는의 잘못.
[설명] ①보조용언 중 ‘-지다/-하다’는 본용언에 붙여 씀. <예>‘써지다/예뻐지다/ 예뻐하다/행복해하다/부끄러워하다’ ②그러나, ‘-아/어 하다’의 보조용언 구성이 구(句)에 통합되거나 연결되는 경우에는 띄어 씀. <예>‘구하고 싶어 하다; 마음에 들어 하다; 어쩔 줄 몰라 하다’.
-잡아 매고(x)/잡아매고(o);
맞춤법 부분에서 설명했으므로, 생략.
-여러가지(x)/여러 가지(o);
‘가지’와 관련된 문제는 여러 번 나왔다. 거기서 이 ‘여러 가지’는 예외적인 경우라 하여 511회를 포함하여 두서 번 다뤘고, 579회에서는 특히 주의해야 할 말이라고 강조까지 해서 설명한 바 있다. 항상 출제 가능성이 있는 말이라고까지 적었다. 이 문제 풀이를 한 번 쓱 읽고서 넘겨 버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도 된다.
◈각 가지를 제대로 올바로 구분하여 정돈하도록 : 각가지의 잘못.
[설명] ‘네 가지, 한 가지’에서의 ‘가지’는 사물을 그 성질/특징에 따라 종류별로 낱낱이 헤아리는 의존명사지만, ‘각가지/갖가지/가지가지; 마찬가지/매한가지/한가지; 속옷가지/의복가지/옷가지/그릇가지’는 한 낱말로 굳어진 복합어들.
[주의] ‘여러 가지’는 띄어 씀. ‘여러’는 관형사.
각가지[各-]? 각기 다른 여러 가지. [유]각종, 각항
한가지? 형태, 성질, 동작 따위가 서로 같은 것.
옷감가지? 옷을 짓는 데 쓰는 몇 가지의 옷감.
그릇가지≒그릇붙이? 살림살이로 쓰는 여러 가지 그릇.
-먹을 거리(x)/먹을거리(o);
초보적 수준의 띄어쓰기 문제. 동사의 관용형 ‘~을’과 ‘거리’가 붙어 한 낱말을 이룬 것들은 제법 된다. 이와 관련 예전에는 어간과 ‘거리’가 직접 결합한 것은 비표준어로 보았으나, ‘먹거리’의 경우만은 예외적으로 관행을 인정하여 2013년에 표준어로 편입되었다.
‘거리’는 의존명사이나, 접사나 합성어의 형태소로 쓰이는 경우도 많다. 특히 ‘-거리’가 붙어 이뤄진 합성어 중에는 사이시옷을 받쳐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아래에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먹거리가 뭣보다도 중요한 건 불문가지 : 맞음.
[설명] ①예전에는 ‘먹거리’가 ‘먹을거리’의 잘못이었으나 다음과 같이 뜻이 나뉘며 표준어로 인정됨. ②전에 ‘먹거리’가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던 것은 ‘볼거리/쓸거리’ 등과 같이 관형형+‘-거리’의 꼴을 갖추지 않았던 때문이었음.
먹거리? 사람이 살아가기 위하여 먹는 음식의 총칭.
먹을거리≒식물[食物]? 먹을 수 있거나 먹을 만한 음식 식품. [유]식량, 음식
◈♣‘-거리’가 붙은 한 낱말 중 사이시옷이 들어간 낱말들
[예제] 정치판 얘기는 사내들의 안주거리로 최고지 : 안줏거리의 잘못.
그 친구는 어딜 가든 골치거리/골치꺼리야 : 골칫거리의 잘못.
집에는 끼니거리 하나 없었다 : 끼닛거리의 잘못.
황색 기사거리를 찾아 헤매는 승냥이 같은 녀석들 : 기삿거리의 잘못.
심심한데 놀이거리라도 있었으면 : 놀잇거리의 잘못.
[설명] 위의 복합어들에 쓰인 ‘거리’는 본래 ‘내용이 될 만한 재료/소재’를 뜻하는 의존명사.
[참고] ‘저잣거리’는 ‘거리’의 의미가 위와 다르나 사이시옷이 쓰인 경우임.
저잣거리? ①가게가 죽 늘어서 있는 거리. ②‘장거리(장이 서는 거리)’의 잘못.
거리? ‘비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 내용이 될 만한 재료.
솟거리? 김치, 떡, 만두 따위의 소를 만드는 재료.
덧거리? ①정해진 수량 이외에 덧붙이는 물건. ②사실에 보태어 없는 일을 덧붙여서 말함. 또는 그렇게 덧붙이는 말.
땟거리? 끼니를 때울 만한 먹을 것.
골칫거리? ①성가시거나 처리하기 어려운 일. ②일을 잘못하거나 말썽만 피워 언제나 애를 태우게 하는 사람/사물.
기삿거리[記事-]? 신문/잡지 따위에 실릴 만한 소재.
시빗거리[是非-]?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말다툼의 내용이 될 만한 것.
문젯거리[問題-]? ①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만한 요소. ②처리하기 곤란한 일.
얘깃거리? ‘이야깃거리(이야기할 만한 재료/소재)’의 준말.
김칫거리? 김치를 담글 재료. 무, 배추 따위.
흥밋거리[興味-]? 흥미를 일으킬 만한 일.
개짓거리?[속]사람의 도리에서 벗어난 못된 행동.
꾸밋거리? 꾸미로 쓰는 조개, 오징어, 쇠고기 따위의 고기.
끼닛거리? 끼니로 할 음식감.
비솟거리[誹笑-]? 남에게 비웃음을 받을 만한 대상.
안줏거리[按酒-]? ①술을 마시면서 곁들여 먹는 먹을거리. ②어떤 일에 곁다리로 따라붙는 일.
요깃거리[療飢-]? 먹어서 시장기를 면할 만한 음식.
입맷거리? 겨우 허기를 면할 수 있을 정도의 음식.
재밋거리? 어떤 일에 흥미와 즐거움을 느끼게 할 만한 소재.
행셋거리[行世-]? 행세하기에 좋은 재료/소재.
우셋거리? 비웃음을 살 만한 거리.
증것거리[證據-]? 증거가 될 만한 것.
치렛거리? 인사치레로 삼는 거리.
놀잇거리? 놀음놀이를 할 만한 거리.
눈요깃거리[-療飢-]≒눈요깃감? 눈으로 보기만 하면서 어느 정도 만족을 느끼는 대상.
-한상(x)/한 상(o)
‘상(床)’의 수효를 이를 때는 띄어 쓴다. 그런데 문제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인용 예문 중 상당수에서는 다음과 같이 ‘한상’ 등의 표현이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한 상’의 잘못인데, 작가들이 실수로 쓴 말을 그대로 인용하는 잘못된 관례 때문이다. 이것은 현행 표준국어대사전이 지니고 있는 최대의 약점 중 하나다.
(예) 떡과 갖은 과실을 한상 차려 놓고 무당이 경을 읽는 것은 신을 부르는 것이라고 했다. 출처 : 마해송, 아름다운 새벽 (표제어:경14)
(예) 주인어른이 일 보러 가시면서 늦거든 초다짐으로 손님에게 술 한상 먼저 들이라고 했소. (표제어:초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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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 도전 문제의 난도가 출제자에 따라 들쑥날쑥 한다. 문제적이다. 보기에도 좋지 않고, 무엇보다도 공부하는 이들에게 헷갈리게 한다.
답은 하나다. 1편에서도 적었듯 도전자들은 고급 문제 수준까지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절이 싫다고 절보고 옮겨 가랄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번에도 적었듯, 달인 도전을 꿈꾸시는 분들은 특히 맞춤법/띄어쓰기 부분을 정공법으로, 정통 방식으로 공부하셔야 한다. 그러면 까마득해 보이던 고지도 오를 수 있다. 정복된다.
오늘도 이 나라 곳곳에서 성실하게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신 분들에게 이 말로 격려를 대신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개정판이 그저께 제작 완료되었다.
어제부터 배본이 시작되었다.
초판 매진에 거듭 감사드린다.
모두 독자 여러분의 사랑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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