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1회(2015.11.9.) 우리말 겨루기 문제 함께 풀어 보기(2)
-극작가 박웅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2) 일반 맞춤법 관련 문제 : 돗데기.도때기.돗대기(x)/도떼기(o); 땡기다.땅기다(x)/당기다(o); 또박이(x)/또바기(o); 구구로(x)/국으로(o)
-돗데기.도때기.돗대기(x)/도떼기(o);
공통 쓰기 문제로 나왔는데, 출연자 중 한 사람만 정답을 적었을 정도로 흔하게 헷갈리는 낱말. 이곳 문제 풀이에서 한 번 다룬 적이 있다. ‘도’는 ‘도맡다’ 등에도 보이는, 이것저것 모두를 뜻하는 한자어 ‘도(都)’와 연관되지만, 전거가 불분명하여 고유어로 편입되어 있다. ‘-떼기’는 ‘상자떼기’, ‘밭떼기’ 등에도 보이는 장사(거래) 단위(규모)와 관련되는 것으로 이해하면 편리하다. 내 책자에 [기억도우미]로 적은 내용을 전재한다.
◈돗데기시장[-市場]? ‘도떼기시장’의 잘못.
[기억도우미] 이것저것(都) 뒤섞여 있는 시장임을 떠올릴 것.
-땡기다.땅기다(x)/당기다(o);
이 또한 공통 쓰기 문제로 출제된 말인데, 출연자 중 두 사람만 정답을 적었다. 이 말 역시 이곳 문제 풀이에서 다룬 말. [이곳 문제 풀이에서 언급된 것들이 출제되는 경우가 아주 흔하니, 허투루 넘기시는 일들이 없으시길!]
예전에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이 말은 의미와 쓰임에 따라 ‘당기다’와 ‘땅기다’ 두 가지 모두 쓸 수 있는, 몹시 까다로운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쫄다(x)/졸다(o)’의 경우에서처럼 불필요한 경음화 현상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낱말 중의 하나로 흔히 출제되고 있고.
다시 한 번 더 관련 부문 설명을 전재한다. 꼼꼼히 잘 살펴두시기 바란다. 여전히 다른 형태나 유사 형태로 출제될 수 있는 말이다.
◈봄철이 되니 입맛이 땡긴다/댕긴다 : 당긴다의 잘못. ←당기다[원]
날짜를 좀 앞땡길 수 없겠는가? : 앞당길의 잘못. ←앞당기다[원]
그는 질끈 눈을 감고 방아쇠를 땡겼다 : 당겼다의 잘못.
[참고] 아무것도 안 바르니 얼굴이 당긴다/땡긴다 : 땅긴다의 잘못. ←땅기다[원]
불을 잘 땡기려면 마른 종이를 써야 : 댕기려면의 잘못. ←댕기다[원]
[설명] 구미가 당기는 경우와 배가 땅기는 경우, 그리고 불을 댕기는 경우는 각각 그 원형이 ‘땅기다/당기다/댕기다’임. 아래 뜻풀이 참조.
당기다? ①좋아하는 마음이 일어나 저절로 끌리다. ¶구미가 당기다; 호기심이 당겼다. ②입맛이 돋우어지다. ¶식욕이 당기다. ③물건 따위를 힘을 주어 자기 쪽이나 일정한 방향으로 가까이 오게 하다. ¶그물/방아쇠/고삐를 당기다. ④정한 시간/기일을 앞으로 옮기거나 줄이다. ¶결혼 날짜를 5월로 당겼다. [유]견인하다, 동하다, 다그다.
땅기다? 몹시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
댕기다? 불이 옮아 붙다. 또는 그렇게 하다.
-또박이(x)/또바기(o);
‘또바기’에 관해서는 앞서 1편에서 다뤘다. 다시 말하건대, ‘또박이’는 ‘또바기’의 잘못이지만 ‘또박’은 ‘또바기’와 같은 말이다 (이처럼 서로 표기가 바뀌어 헷갈리게 하는 것은 접미사 ‘-이’가 쓰이는 것은 소리 나는 대로 적는다는 원칙 때문이다. 단, 어근(의미소)이 확실한 경우에는 예외).
나아가, 아래에 전재하는 예문에서 다뤘듯이 ‘또박또박 말대꾸를 한다’ 식으로 쓰는 것은 ‘꼬박꼬박’의 잘못이다. 이 역시 출제 가능성이 아주 높은 말에 든다.
◈어린애인데도 또박이 인사를 잘한다 : 또바기의 잘못.
버릇없이 어른에게 또박또박 말대꾸를 하다니 : 꼬박꼬박의 잘못.
[설명] ‘또박이’를 허용하면 ‘또박또박한 사람/물건’으로 오인될 수도 있음. <=[원칙] ‘이/음’이외의 소리로 끝나는 명사형은 어근을 밝혀 적지 않는다.
또바기≒또박? 언제나 한결같이 꼭 그렇게.
꼬박꼬박<꼬빡꼬빡? ①조금도 어김없이 고대로 계속하는 모양. ②남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모양.
또박또박하다1? 말/글씨 따위가 흐리터분하지 않고 조리 있고 또렷하다.
또박또박하다2? 발자국 소리를 또렷이 내며 잇따라 걸어가는 소리가 나다.
-구구로(x)/국으로(o)
흔히 ‘구구로’로 잘못 쓰는 말이다. 1편에서도 적었듯 본래 뜻은 ‘국(局. 판국이나 형편/형세)’에서 온 듯하지만 전거가 불분명하여 한자어 표기 대신 우리말로 적게 된 말. 즉, ‘국으로’는 ‘형편대로’를 뜻하게 되어, 결국은 지금처럼 ‘제 생긴 그대로. 자기 주제에 맞게’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살려쓸 만한 멋진, 아름다운 부사 중의 하나. 이러한 살려쓸 만한 멋진 부사들이 아주 많은데, 내 사전의 부록에 담아 두었다. 글 쓰는 이들에게 적지 않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국으로’와 관련, 격조사 ‘으로’가 붙어 만들어진 부사들이 좀 있는데, 그중 흔히 쓰는 ‘놀량으로’는 ‘노량으로’의 잘못이다. 일부 사전에는 ‘놀량으로’가 표준어로 잘못 올려져 있기도 하다. 출제 가능성이 높으니, 관심해 두시기 바란다. 아래에 전재되는 낱말들도 아울러 공부해 두시길.
◈그건 내가 참참으로 한 일이야 : 맞음. (혹은 참참이?도 가능).
[설명] ‘으로’는 격조사이며 ‘참참(일을 하다가 이따금 쉬는 시간)’은 명사. 아래는 ‘-으로’가 붙어 만들어진 부사.
국으로? 제 생긴 그대로. 자기 주제에 맞게. →구구로(x).
건으로[乾-]? ①≒터무니없이(허황하여 전혀 근거가 없이). ②공연히, 실속이 없이 건성으로. ③아무 준비 없이 맨손으로.
공으로[空-]? 힘을 들이거나 대가를 치르지 않고 거저.
노량으로≒노량? 어정어정 놀면서 느릿느릿. →놀량으로(x)
맛맛으로? ①입맛을 새롭게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음식을 조금씩 바꾸어가며 색다른 맛으로. ②맛있는 대로.
(3) 달인 도전 문제
문제 : 청년의붙대는사랑타령을듣는둥마는둥매멸차게딱자르던그녀가오늘은왠일인지수줍게어쌔고비쌔네.
정답 : 청년의 붚대는 사랑 타령을 듣는 둥 마는 둥 매몰차게 딱 자르던 그녀가 오늘은 웬일인지 수줍게 어쌔고비쌔네.
이번 달인 도전 문제는 얼핏 보면 쉬워 보여도, 그 속에 들어가면 은근히 까다로웠다. 비표준어 문제에 나온 ‘붚대다’도 고난도의 낱말이었지만, 실제로는 띄어쓰기가 더 어려웠다. 쉬워 보이는 것이지만, 막상 문제 풀이자가 되어 정답을 선택하려 들면 여간 어렵지 않은 그런 것들이 태반이었다.
한마디로, 취업 시험 준비용으로 흔히 쓰이는 얄팍한 맞춤법 책자 정도로 공부한 이들은 한 사람도 만점을 받기 어려울 정도로 은근히 까다로운 것들이 출제되었다. 상세한 것은 해당 낱말 부분에서 다루기로 한다.
1) 맞춤법 관련, 주목할 말들 : 붙대다(x)/붚대다(o); 매멸차다(x)/매몰차다(o); 왠일인지(x)/웬일인지(o);
-붙대다(x)/붚대다(o)
앞서 1편에서 설명한 대로 ‘붙대다’는 ‘붚대다(말/행동을 몹시 급하게 하다)’의 잘못인데, 내 사전의 표제어와 풀이에 밑줄 처리를 해 놨을 정도로 고난도의 고유어.
얼핏 보아 ‘붙대다’를 경상도 방언인 ‘치대다(몸으로 엉겨 붙으며 귀찮게 치근덕대거나 힘들게 하다)’와 비슷한 말로 착각하기 쉬우나, 사전에 없는 말이다. 공부하지 않은 경우에는 백전백패할 정도의 고난도 문제였다.
-매멸차게(x)/매몰차게(o)
무난한 말로 평이한 편이었지만, 이 또한 시간제한 앞에서는 이번 도전자처럼 ‘매멸치게’ 등으로 정답을 떠올리는 데 방향 착오를 일으킬 수도 있었다.
그도 그럴 수 있는 것이, 예전에 이와 비슷한 뜻의 ‘야멸차다’를 ‘야멸치다’의 잘못으로 해오다가 4년 전에 복수표준어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상세 내용은 아래에 전재하는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자네 정말 야멸찬 친구로군. 어찌 그럴 수가 : 맞음.
[설명] 예전에는 ‘야멸차다’가 ‘야멸치다’의 잘못이었으나, 복수표준어로 인정됨. ‘매몰차다/대차다/옹골차다’ 등과 형평성에도 맞음. 그러나, 두 말은 어감/뜻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음.
야멸치다? ①남의 사정은 돌보지 아니하고 자기만 생각하다. ②태도가 차고 야무지다.
야멸차다? ①남의 사정은 돌보지 아니하고 자기만 생각하다. ②태도가 매섭게 차고 야무지다.
-왠일인지(x)/웬일인지(o)
‘왠일’/‘웬일’은 맞춤법 문제에서 자주 다뤄지는 단골 낱말 중의 하나. ‘왠’과 ‘웬’의 구분을 공부할 때 한 가지만 기억해 두면 된다. 즉, ‘왠지’ 등에 쓰이는 ‘왠-’의 꼴은 이유와 관련된 ‘왜’에서 나온 말이라는 점이다. ‘웬-’은 뜻밖의 일이 일어나거나 일이 기대하던 바와 다르게 전개될 때 ‘어찌 된’이나 ‘어떠한’의 의미로 쓰는 관형사 꼴. 명확하게 이유와 관련된 것에만 ‘왠-’을 쓰고 그 밖의 것에는 ‘웬’을 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띄어쓰기와 관련될 때다. ‘웬-’이 사용된 말 중에는 한 낱말의 복합어를 이룬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다. 띄어쓰기 문제로 출제될 경우에는 은근히 까다로워서 고급 문제에 속한다. 아래에 내 책자의 해당 부분을 전재한다. ‘웬-’이 쓰인 복합어들은 대부분 복합어 여부 판별에서의 으뜸 기준인 의미 특정(특화)보다는 관행과 사용 빈도가 더 많이 적용된 경우라 할 수 있다.
◈웬지 눈물이 날 것 같아요 : 왠지의 잘못.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
이거 웬지 으시시하다보니 으실으실해지는데 : 왠지 으스스하다보니, 으슬으슬의 잘못.
웬지 기분이 이상하다 : 왠지의 잘못.
[설명] ‘왠지’는 ‘왜인지’의 준말로서, ‘왜 그런지 모르게. 또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를 뜻하는 부사. 즉, ‘왠지’는 이유와 관련된 ‘왜’에서 나온 말이며, ‘웬’은 뜻밖의 일이 일어나거나 일이 기대하던 바와 다르게 전개될 때 ‘어찌 된’이나 ‘어떠한’의 의미로 쓰는 관형사. 복합어를 만들기 위해 ‘웬+지’ 꼴을 이루더라도 의미가 없음. 복합명사로는 ‘웬일/웬셈’ 정도. ‘웬 떡이냐’에서도 관형사. 다만, 복합어로서 ‘웬만치≒웬만큼’은 한 낱말의 부사이며, ‘웬걸’은 감탄사.
◈와, 이게 웬떡/왠떡이냐? : 웬 떡의 잘못.
웬 일은 무슨 웬 일? 예사 일이지 : 웬일, 예삿일의 잘못.
[설명] ‘웬’은 관형사인데, 복합어로는 ‘웬일/웬셈/웬걸?/웬만큼≒웬만치?/웬간(어근)’ 등이 있고, 그 밖의 경우는 관형사로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됨.
[참고] 웬일인지(o); 왠지(o)/웬지(x).
[주의] ‘예삿일’과 달리 ‘예사말(例事-)/예사소리/예사내기’ 등은 사이시옷이 없음. 특히, ‘예사말{예ː사말}/예사소리{예ː사소리}’의 발음 주의. ☞♣사이시옷에서 주의해야 할 말들 항목 참조.
웬? ①어찌 된. ¶웬 영문/- 까닭/- 걱정/- 날벼락/- 눈/- 돈/- 걸음/- 물인지 모르겠다. ②어떠한. ¶웬 낯선 사내와 마주치다; 웬 놈이야, 떠드는 놈이?
웬셈? 어찌 된 셈.
2) 띄어쓰기 관련, 주목할 말들 : 사랑타령(x)/사랑 타령(o); 듣는둥마는둥.듣는둥 마는둥(x)/듣는 둥 마는 둥(o); 딱자르다(x)/딱 자르다(o); 어쌔고 비쌔네(x)/어쌔고비쌔네(o)
달인 도전 문제에 나온 띄어쓰기 문제들을 하나같이 은근히 까다로운 것들이었다. 쉽게 여길 것들이 거의 없었다고 할 정도. 어렵게 여기기 마련인 ‘듣는둥마는둥.듣는둥 마는둥(x)/듣는 둥 마는 둥(o)’이 되레 가장 쉬웠다고 할 정도이고, 웬만큼 공부를 한 사람들이 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말들이 많았다.
- 사랑타령(x)/ 사랑 타령(o);
뜻밖의 함정 문제로, 공부한 이들에겐 되레 더 어려운 문제였다. 우리말에는 ‘-타령’이 들어간 복합어들이 적지 않다. 이를테면 ‘돈타령/술타령/코타령/신세타령/팔자타령’ 따위가 그것인데,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쓰인다. 그 때문에 ‘사랑 타령’도 한 낱말로 여기기 십상. 하지만, 두 낱말이다. ‘신세타령’이나 ‘팔자타령’ 등과는 달리 글자 그대로의 뜻만 담겨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참고로, ‘타령’의 복합어 중 음악 용어로 사용되는 것들을 제외하고 정리하여 보이면 다음과 같다. 그중에는 ‘매화타령’과 ‘만경타령’처럼 출제 가능성이 높은 말들도 있으니, 주의하여 살펴보시기 바란다. ‘매화타령’은 ‘매화타령’이 들어가 있는 속담, ‘똥 싸고[똥 싼 주제에] 매화타령 한다(제 허물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고 비위 좋게 날뛴다는 말)’와 연결하여 출제될 가능성도 높다.
타령? ①어떤 사물에 대한 생각을 말/소리로 나타내 자꾸 되풀이하는 일. 한자를 빌려 ‘打令’으로 적기도 한다. ②(주로 관형사 ‘그’ 뒤에 쓰여] 변함없이 똑같은 상태에 있음을 나타내는 말. ¶그 사람은 매일 그 타령이다. ③<音>서도 민요의 하나. 도드리장단에 느긋하게 부르는, 애수 어린 노래. ‘자진아리’, ‘기나리’와 비슷하나 붙임새가 조금씩 다르며, 마루와 마루 사이에 후렴이 끼는 점도 다르다. ④<音>광대의 ‘판소리’와 ‘잡가’의 총칭. 방아 타령, 토끼 타령, 변강쇠 타령, 장끼 타령 따위.
돈타령? 돈이 없다고 늘어놓는 푸념/사설.
술타령? 다른 일은 다 제쳐 놓고 술만 찾거나 마시는 일.
넋타령? <俗>≒넋두리•(굿을 할 때에, 무당/가족의 한 사람이 죽은 사람의 넋을 대신하여 하는 말].
벌타령? 일에 규율이 없고 난잡함을 이르는 말.
입타령? <音>노래의 절과 절 사이에 뜻 없이 부르는 소리.
장타령[場-]? <俗>구전 민요의 하나. 동냥하는 사람이 장이나 길거리로 돌아다니면서 구걸을 할 때 부르는 노래.
코타령? 콧소리로 흥얼거리며 부르는 타령..
매화타령[梅花-]? 주제에 맞지 아니하는 같잖은 언행을 조롱하며 이르는 말.
자장타령? 어린아이를 재울 때 부르는 타령조의 노래.
팔자타령[八字-]? 불행한 자신의 운명을 한탄/원망하는 일.
만경타령[萬頃-]? 만 이랑과 같이 긴 타령이라는 뜻으로, 요긴한 일을 소홀히 함.
신세타령•[身世-]? 자신의 불행한 신세를 넋두리하듯이 늘어놓는 일. 또는 그런 이야기. [유]넋두리/푸념/하소연
건드렁타령? 술에 취하여 건들거리는 몸짓.
근드렁타령? 몸을 가누지 못하여 근드렁거리는 짓의 놀림조 말.
굼드렁타령? 거지가 구걸하면서 부르는 노랫소리.
품바타령? <俗>‘장타령’을 달리 이르는 말. 후렴구에서 따온 말.
- 딱자르다(x)/딱 자르다(o);
이 또한 쉽지 않은 문제였다. 우리말에는 단음절의 부사가 접두어로 쓰여, 한 낱말을 이룬 것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똑’이 결합한 ‘똑같다’가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딱자르다’는 없는 말로 ‘딱 자르다’의 잘못이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 문학 작품에서 흔히 보이는 ‘똑부러지다’는 ‘똑 부러지다’의 잘못이고, ‘똑같다’와 같은 뜻으로 착각하여 쓰는 ‘꼭같다’는 없는 말이다.
아래에 관련 설명을 전재한다. ‘똑 부러지다’는 출제 가능성이 높은 말이다.
◈그는 일을 똑부러지게 해낸다 : 똑 부러지게의 잘못. <=똑 부러지다.
사람이 똑부러지는 맛이 있어야지 어중띠어서야 원 : 똑 부러지는, 어중되어서야의 잘못. ←어중되다[원]
어물어물하지 말고 똑부러지게 대답해 : 딱 부러지게의 잘못.
[설명] ‘똑 부러지다’에서 ‘똑’은 ‘조금도 틀림이 없이’를 뜻하는 부사. ‘똑부러지다’는 없는 말. 단, ‘딱 부러지게’는 ‘아주 단호하게’를 뜻하는 관용구.
부러지다? ①단단한 물체가 꺾여서 둘로 겹쳐지거나 동강이 나다. ②말/행동 따위를 확실하고 단호하게 하다.
◈일처리 하나는 똑소리나게 잘한다 : 일 처리, 똑소리 나게의 잘못.
똑소리나는 살림꾼 : 똑소리 나는의 잘못.
[설명] ①‘일처리’와 ‘똑소리나다’는 각각 ‘일 처리’, ‘똑소리 나다’의 잘못. ②‘열처리/재처리’ 등과 같은 전문용어를 제외하면 ‘뒤처리≒후처리’, ‘땡처리’ 정도만 ‘-처리’의 합성어임.
똑소리? 말/행동 따위를 똑똑하게 하는 일.
◈어쩌면 그리 꼭같을까. 영낙없군그래 : 똑같을까. 영락없군그래의 잘못.
[설명] ‘꼭같다’는 없는 말. ‘꼭 같다’로는 쓸 수 있으나, 위의 경우는 문맥상 ‘똑같다’가 나음.
똑같다? ①모양/성질/분량 따위가 조금도 다른 데가 없다. ②모양/태도/행동 따위가 아주 비슷하게 닮다. ③새롭거나 특별한 것이 없다.
- 듣는둥마는둥.듣는둥 마는둥(x)/듣는 둥 마는 둥(o);
입사 시험, 공무원 시험 등의 일반 띄어쓰기 문제에서 자주 대하는 ‘-는 둥’의 꼴이다. 이때 ‘둥’은 의존명사다. 그래서 반드시 앞말과 띄어 써야 한다.
유의할 것은 의존명사 뒤에 ‘하다’가 올 때 붙여 쓸 수 있지만, 이런 꼴이 구의 형태로 뒤의 동사 ‘하다’를 꾸며줄 때는 붙여 쓰지 못한다. 고급 문제로 출제될 수 있는 부분이다. 아래의 관련 설명을 유의하여 살펴보시기 바란다.
한 가지 더. ‘갈 둥 말 둥’과 같이 연속되는 단음절의 말들은 붙여쓰기가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즉, ‘갈둥 말둥’으로 적어도 된다. 하지만 지난번에도 적었듯, 달인 문제에서 정답이 두 가지인 경우는 출제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만 알아두시길.
◈자는둥 마는둥 했더니만 : 자는 둥 마는 둥의 잘못. <=‘둥’은 의존명사.
[참고] ‘먹는 둥 마는 둥, 보는 둥 마는 둥, 하는 둥 마는 둥’ 모두 같은 경우임.
◈하는둥마는둥하는 녀석이야 : 하는 둥 마는 둥 하는의 잘못. <=‘둥’은 의존명사.
[설명] ‘하는 둥 마는 둥’이 구의 꼴로 뒤의 ‘하는’을 꾸며줌.
- 어쌔고 비쌔네(x)/어쌔고비쌔네(o)
공부한 분들만이 자신 있게 정답을 적을 수 있는 말이었다. ‘어쌔고비쌔다’를 공부하지 않으신 분들은 도전자처럼 99% ‘어쌔고 비쌔다’로 적기 십상인 말. 뜻풀이를 보이면 아래와 같다.
어쌔고비쌔다•? 요구/권유를 이리저리 사양하다. ¶몸이 한번 열리자, 여인은 어쌔고비쌔고 하는 게 귀찮아서 영감이 하자는 대로 들어주고 덥석덥석 챙겼다.
돌아내리다? 속으로는 그럴 마음이 있으면서 겉으로는 사양하는 체하다.
비쌔다? ①어떤 일에 마음이 끌리면서도 겉으로 안 그런 체하다. ②남의 부탁/제안에 여간해서 응하지 아니하는 태도를 보이다. ③무슨 일에나 어울리기를 싫어하다. ¶영감의 온갖 선물 유혹에 끌리면서도, 여자는 몸값을 올리기 위해 비쌔게 굴었다.
새치부리다? 몹시 사양하는 척하다. [주의] ‘새치(사양하는 체함)’는 북한어. ¶짐짓 새치부리던 여인은 금팔찌를 건네자 덥석 받아 팔목에 걸고는 함박웃음을 매달았다. 영감의 죽은 마누라가 차던 것이었다.
채변하다? 남이 무엇을 줄 때에 사양하다. ¶채변?
떠죽이다? ②싫은 체하며 사양하다. ¶떠죽거리다, 떠죽떠죽하다?
어씃하다? 마음이 호탕하고 의협심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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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출연자 중에는 재도전자를 포함하여, KBS의 다른 퀴즈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낸 분도 계셨다. 이른바 <퀴대>로 줄여 불리는 프로그램. <퀴대> 프로그램과 이 프로그램의 차이점은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공부 방식/태도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퀴대> 쪽은 박학다식 쪽이라면 이 프로그램은 ‘천학정식(穿學正識)’ 쪽이다. 깊이 차분하게 공부하여 바르게 알아야 한다. 드러내기 공부가 아니라 실력 충전용으로 그 겨눔이 바뀌어야 함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래야만, 공부하지 않은 낱말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는다. 탄탄한 기본 실력으로 헤쳐 나갈 수 있으니까.
최근 여러 번 되풀이해서 적었듯이, 달인 도전을 꿈꾸시는 분들은 특히 맞춤법/띄어쓰기 부분을 정공법으로, 정통 방식으로 공부하셔야 할 듯하다. 날림으로 해서는 달인 도전 문제가 아무리 안정화돼도 달인 등극은 어렵다. 달인 도전 문제에는 최저한의 수준이라는 게 있을 뿐만 아니라, 쉬워 보이는 것들이라도 반드시 함정이 있다.
이뤄낸 것보다도 이뤄낼 것에 더 많이 확실하게 매달리며 애쓰는 이들에겐 그에 맞는 보람이 돌아온다. 이 말로, 오늘도 이 나라 곳곳에서 달인을 꿈꾸며 성실하게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신 분들에게 격려와 성원의 마음 박수를 보낸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은 2015년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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