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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들

[내 글]슬픔이 답이다

by 지구촌사람 2015. 12. 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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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까지 엘리베이터를 타는 사람들

내 서재(?) 겸 작업실은 집 앞 도서관.
밥 먹고 담배 한 대 물고 걸으면 딱 맞는 5분 거리.
아담한 2층짜리 건물이다.

가끔 2층으로 오르는 이들 중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돌아보면 멀쩡(?)하다.

하지만 다시 돌아보면, 아니다.
하나같이 퉁퉁하거나, 얼굴이 어둡거나
물퉁보리 같다. 매련해 보이기도 한다.
걸음에 지나치게 여유가 있고, 동작이 굼뜬 건 말할 것도 없다.
그런 현상은 나이 불문이다. 심지어 새파란 20대 초반도 있다.

(더구나 엘리베이터 문 한가운데에는 또렷한 볼드체로
에너지 절약을 위해 몸이 불편하신 분 외에는
계단을 이용해 주십사 하는 표찰까지 큼지막하게 붙여져 있다.)

잘 걷지 않으려 드는 이들에게서는
그런 외모/외양들이 거의 공통적이다.
잘 걷지 않아서 그리된 것일까.
아님 그리되어서 걷기를 싫어하게 된 것일까.

겨울철이면 난 3개월짜리 헬스클럽 회원이 된다.
야외 운동을 하기엔 날씨가 마땅치 않아서다.

회원 등록이 문득 망설여진다. 그런 이들을 보니...
이참에 겨울 운동을 울 집 아파트 옥상 오르내리기로 바꿔 봐?

예전에 시간이 없을 때,
일찍 출근해서 33층 계단 오르내리기를 했다.
옥상에서의 스트레칭과 맨손체조를 포함하여,
나중에는 왕복 시간을 17분대로 줄이기도 하면서...
지상 111미터 건물이 일터였던 덕분이었지만.

그 뒤로 근무지가 바뀌어도
층수와 무관하게 엘리베이터는 꼭 필요할 때 외에는 타지 않았다.
7층 근무 시절에도 동행을 챙겨야 할 때만 탔다.

그 버릇이 남아, 지금도 전철 계단을

두 계단씩 한꺼번에 잽싸게 딛고 오른다.
에스컬레이터보다 더 빨리 오른다.
돈 한 푼 안 드는 최고의 운동 중 하나.

2층까지뿐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내리는 이들을 보니
옛날 생각이 사부님이 되어 떠오른다.
그래.
울 집 아파트 옥상 계단 운동부터 우선 해보고 나서 정하자. [Dec. 2015]

                                                                 -溫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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