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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611회(2) : 영어 교사보다 역무원을 택하신 이종욱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6. 3. 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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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2016.3.28.) 우리말 겨루기(2)

   -영어 교사보다 역무원을 택하신 이종욱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달인 도전 문제

 

1편에서도 적었듯이 상당수의 낱말들은 이곳 문제 풀이에서 이미 한 번 이상 다뤘던 것들이었다. ‘곰곰이/꽃 가게/봄눈/여지껏.여태껏/지난번/치고받다등이 그것.

 

달인 도전 문제에 나오는 것들이 내 맞춤법 책자에 죄다 들어 있는 걸 보고, 농담 삼아 짜고 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말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다. 하하하. 칭찬 대신 하는 말로 알아들었다. 답은 뻔히들 아시리라. 하지만, 그처럼 높은 적중률을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첫째로는 맞춤법 책자를 집필하면서, 내가 출제자라는 입장에서 썼다. 내가 출제한다면 이런 걸 내겠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그처럼 선정하는 데에는 내 개인적인 경험도 크게 작용했다. 내가 등단용으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게 ‘97년 후반부터인데 걷어붙이고 본격적으로 달려든 건 ’98년부터다. 어느 날은 하루 20시간 가까이 썼다. 그때부터 국어사전을 수시로 들췄다. 처음에는 올바른 말을 찾기 위해서였고 나중에는 문학적인 표현에 어울리는 말들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다가 우리나라 국어사전이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라 있는 사람들, 특히 작가들에게 적합한 사전이 없다는 걸 알았다. 아주 불편했다. 그때, 나중에 짬이 나면 꼭 작가용 사전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작가용 사전에서 으뜸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관련어들이다. 유의어도 그렇지만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말들이나 같은 계통의 말들, 참고어들... 그걸 정리하고 보니 이 <우겨>의 도전자들에게도 적합한 사전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한 가지다. 작가나 우겨 도전자 모두 실제의 언어생활과 밀접한 말들 중 고급어, 또는 까다로운 말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이 맞춤법 부분으로 확장된 것이 맞춤법 책자다. 그래서, 적중률이 높은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우리말을 오래 다룬 사람들에게 공통적인데, 일반 생활에서 틀리는 말들을 자꾸 틀리는 그런 말들이 꽤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것들을 최대한 짚어내어 담았다. 그리고, 그런 오류 현상에 보이는 원칙들을 정리했기 때문에 어떤 낱말이 출제되더라도 그 오류의 근본 원인들을 살핀 항목으로 모아 놓았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게 된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이 문제 풀이에서 자주 계통어나 관련어들을 늘 함께 다루는 이유를 적곤 한 것도 그 때문이다. 같은 계통의 것들은 언제든지 낱말만 바꾸어 출제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적중률이 높은 것이다.

 

잡소리 끝.

 

이번 출제에서는 주어진 문장의 길이가 엄청 길어졌다. 아주 짧아진 지난 회의 짝수 문제와는 대조적으로. 지문과 제시어들을 제대로 적기에도 헉헉거릴 정도였다. 결과적으로 도전자는 겨우 세 칸만 채우는 희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문제 낱말들 고르기 숫자가 8개로 줄었다고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던 듯하다. 왜냐하면 도전자는 지문 전체를 읽어야 하니까. 거기에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문제 풀이에 집중할 시간을 빼앗기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____ 만나자는부분에서는 방 안에서 편히 보던 시청자들도 얼른 답을 찾아낼 수 없었을 듯하다. 나도 얼른 마땅한 말이 눈에 띄지 않아 제시어들을 여러 번 돌아봐야 했다. 도전자의 문제 풀이 모습을 내가 제대로 관찰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아무튼 이번 출제에서 꽃 가게 김 사장에게서 한턱낼 테니 만나자는 전화가 왔다는 부분은 시간제한이 있는 상황에서의 도입 문장으로서는 지극히 부적절했다. 문장 전체를 두어 번 이상 읽어야만 문맥이 잡히는 그런 껄끄러운, 덜 자연스러운 문장이었다.

 

- 출제된 문제 : ___ 김 사장에게서 ____ 만나자는 전화가 왔다. ____ 내기 바둑을 둘 때 한 수 ____ 마네 하다가 ___ 일을 ___ 생각해 보니 자신의 실력이 ___ 진 걸 괜히 억지부렸다며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진심 어린 말에 마음이 ___ 녹듯 풀렸다.

 

- 주어진 말들 : 무르네/물르네; 꽃가게/꽃 가게; 딸려서/달려서; 곰곰이/곰곰히; 봄 눈/봄눈; 여지껏/여직껏; 지난번/지난 번; 치고받았던/치고박았던/치고 받았던/치고 박았던; 한턱 낼 테니/한턱낼 테니/한 턱 낼 테니/한턱 낼 테니

 

- 정답 : 꽃 가게 김 사장에게서 한턱낼 테니 만나자는 전화가 왔다. 지난번 내기 바둑을 둘 때 한 수 무르네 마네 하다가 치고받았던 일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의 실력이 달려서 진 걸 괜히 억지 부렸다며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진심 어린 말에 마음이 봄눈 녹듯 풀렸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무르네/물르네 : 약간 까다로운 문제. ‘무르다불규칙활용 용언인데, ‘물러의 꼴로 쓰일 때는 어미 ‘-/-앞에서뿐이다. 아래 설명 참조. 그렇기 때문에 어미 ‘-/-앞에서는 아래에서처럼 일상적으로 흔히 대하기 어려운 꼴로 써야만 한다. [예제]와 같은 꼴로 출제되면 고급 문제가 된다.

 

◈♣불규칙활용 용언

[예제] 그는 언행이 올곧고 똑바랐다 : 똑발랐다의 잘못. 똑바르다[]

생각이 올바라야 일도 제대로 된다 : 올발라야의 잘못. 올바르다[]

[설명] 불규칙활용 용언은 어간의 끝음절 어미 ‘-/-앞에서 ㄹㄹ바뀌는 것으로, 각각 흘러/길러/말라/갈라로 활용하는 흐르다/기르다/마르다/가르다따위가 이에 속함. 불규칙활용 용언의 예 : ‘가르다(갈라/갈랐다); 거르다(걸러/걸렀다); 구르다(굴러/굴렀다); 기르다(길러/길렀다); []/[]마르다([]/[]말라/[]/[]말랐다); []무르다([]물러/[]물렀다); []/[]바르다([]/[]발라/[]/[]발랐다); 벼르다(별러/별렀다); []/[]부르다([]/[]불러/[]/[]불렀다); []/[]오르다([]/[]올라/[]/[]올랐다); []이르다([]일러/[]일렀다); []지르다([]질러/[]질렀다); 흐르다(흘러/흘렀다)’ 등이 있음. [규정 : 한글맞춤법 제42189]

[주의] 불규칙활용과의 관계 : 무관함. 지금까지는 어간의 끝소리인 ////앞에서 탈락하는 활용, 길다기니/깁니다/기오로 바뀌는 따위를 불규칙활용으로 보았으나, 어간의 끝소리인 ////앞에서 무조건 탈락하기 때문에 지금은 불규칙활용으로 보지 않고 단순 탈락으로 봄(국립국어원).

 

-한턱 낼 테니/한턱낼 테니/한 턱 낼 테니/한턱 낼 테니 : 한턱내다는 한 낱말의 복합어. ‘한턱낼 테니로 적어야 한다. 어제 출제된 문제 중에서는 최고 난도라 해야 할 듯하다. 내 책자로 공부하신 분들은 쾌재를 불렀을 듯. 이와 같이 한 낱말의 복합어로 쓰이는 것으로 조심해야 할 것으로 한잔하다도 있다. 출제 가능성 200%!

 

탁배기 한잔 하고 가지 : 막걸리, 한잔하고의 잘못. 한잔하다[]

[주의] 보아하니 한잔 한/걸친 얼굴이다 : 한잔한(혹은 한잔 걸친)의 잘못.

[설명] ‘탁배기는 방언(경상)이자 북한말.

[참고] 한잔하다는 한 낱말이지만 한잔 걸치다/마시다등은 두 낱말. 한잔하다처럼 한 낱말인 것으로는 한턱내다/한턱쓰다/한턱하다도 있음.

 

-꽃가게/꽃 가게 : 이 가게 관련 설명은 오래 전 이곳 문제 풀이에서 다룬 바 있다. 요컨대, 특별한 의미를 가진 가게가 아닌 한, 일반적인 물건을 파는 가게들은 모두 두 낱말! ‘꽃 가게또한 꽃 외에 다른 걸 파는 가게가 아니므로 두 낱말이다. 다른 것들 모두 마찬가지. '한턱내다'와 더불어 고난도 문제. 공부하지 않은 분들은 십중팔구, '꽃가게'를 정답으로 꼽은 이들도 많았을 듯...

 

◈♣‘-가게의 띄어쓰기

[예제] 담뱃가게/담배가게에 가서 담배 좀 사오렴 : 담배 가게의 잘못.

반찬가게꽃가게에 들렀다 올게 : 반찬 가게, 꽃 가게의 잘못.

[설명] 위의 말들은 한 낱말의 복합어가 아닌 구 구성이므로 띄어 씀[한글 맞춤법 제2]. 복합어로서 붙여 쓰는 ‘-가게’ : 구멍가게/만홧가게/쌀가게/고물가게[古物-]/땜가게/뜸가게/엇가게/헛가게/난가게/삯가게/셋가게[-]/이엉가게곡초전.

[주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파는 물건 중심으로 이름 지어진 점포들은 거의 모두 가게를 띄어 씀. <>가방 가게, 거울 가게, 담배 가게, 생선 가게, 모자 가게, 옷 가게, 채소 가게, 반찬 가게, 책 가게. 일부 사전에 꽃가게, 찬가게, 반찬가게의 표기가 있으나 꽃 가게’, ‘찬 가게’, ‘반찬 가게의 잘못.

[참고] 이와 같은 가게의 의미로는 다음과 같이 도 많이 쓰임. 이때의 물건을 팔거나 영업을 하는 가게를 뜻하는 명사로서 합성어를 만드는 형태소 역할임. ¶꽃집꽃방(-)/중국집/일식집/왜식집/분식집(粉食-)/대폿집/병술집/잔술집/국숫집/기생집(妓生-)/여관집(旅館-)/요릿집(料理-)/가겟집/색싯집/약국집/양복집/선술집/소줏집/갈빗집/음식집/잔칫집/맥줏집(麥酒-)/통닭집/한식집(韓食-)/한정식집/흑염솟집. 항목 참조.

땜가게? 뚫어지거나 깨어진 쇠붙이, 그릇 따위를 땜질하여 고치는 가게.

뜸가게? 뜰에 뜸으로 둘러서 만들어 놓은 가게.

엇가게? 지붕 가운데에서 마루가 지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어슷하게 기울게 하여 덮은 헛가게.

헛가게? 때에 따라 벌였다 걷었다 하는 가게.

난가게? ①일정한 건물 없이 소규모로 물건을 벌이어 놓고 파는 가게. ②≒난전(亂廛)

셋가게[-]? 남에게 세를 받고 빌려 주는 가게.

 

-딸려서/달려서 : 딸려서는 불필요한 경음화 현상. ‘쫄다(x)/졸다(o)’ 따위를 다루면서 함께 다룬 적이 있다.

 

힘이 딸려서 도저히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다 : 달려서의 잘못. 리다[]

달리다? 재물/기술, 힘 따위가 모자라다.

딸리다? ①어떤 것에 매이거나 붙어 있다. 어떤 부서/종류에 속하다. ¶곁딸리다/뒤딸리다/붙딸리다?

 

-곰곰이/곰곰히 : 이곳에서 여러 번 다뤘던 말. 부사 뒤, 첩어 뒤에서는 ‘-를 쓴다.

 

-봄 눈/봄눈 : 역시 이곳 문제 풀이에서 다룬 바 있다. ‘봄눈이 한 낱말의 복합어인 것이 눈이 올 철이 아닌 봄에 오는 특별한 눈으로서 이내 녹는 눈이기 때문이다. ‘봄눈 녹듯[슬듯]’이란 관용구가 나왔을 정도로.

 

봄기봄기운? 봄을 느끼게 해 주는 기운/느낌.

봄뜻? 봄이 오는 기운.

봄눈? 봄철에 오는 눈. ¶봄눈 슬듯[녹듯]?

   봄꿈? ①봄날에 나른해져 깜빡 잠든 사이에 꾸는 꿈. 달콤하고 행복한 것을 그려 보는 꿈. 한때의 덧없는 일이나 헛된 공상의 비유.

춘몽[春夢]? 봄에 꾸는 꿈이라는 뜻으로, 덧없는 인생의 비유.

일장춘몽[一場春夢]? 한바탕의 봄꿈이라는 뜻으로, 헛된 영화나 덧없는 일의 비유어. []백일몽/설니홍조/인생무상

 

-여지껏/여직껏 : 함정 제시어. 이 두 말은 모두 여태껏의 잘못이다. 이 또한 이곳에서 다룬 말.

 

그런 일은 여지껏/여직 단 한 번도 없었는데 : 여태껏/여태까지/입때껏의 잘못.

여직/여직까지/여지껏/여직껏 : ‘여태/여태(입때)까지/여태껏(입때껏/이제껏)’의 잘못.

여직/여직껏/여지껏? 여태’/여태껏의 잘못. 그러나, ‘입때껏은 표준어.

[설명] ‘여지()/여직()’은 잘못. ‘여직?여태(지금까지)’의 북한어.

 

-지난번/지난 번 : ‘지난-’이 붙어 복합어가 되는 말들은 여러 번 다뤘다. 이와 관련된 고급 문제들도 적지 않다. 아래 설명을 다시 한 번 더 전재한다.

 

당신 한 달 전인 저달에 왔다 갔잖아 : 지난달?의 잘못. 없는 말.

두 달 전, 그러니까 저지난달에 왔다 갔으면서 : 지지난달?의 잘못.

집세가 저번달부터 밀렸다 : 저번 달 (혹은 지난달이나 저지난달)의 잘못.

저저번 달부터 소식이 끊겼다 : 저지난달?의 잘못. 없는 말.

[설명] 이달/그달은 한 낱말이지만, ‘저달지난달의 잘못으로 방언(강원). 저지난달2~3개월 전의 달. ‘지지난달은 지난 달의 바로 전달. 이와 같이 지난-’날이나 달이 지나기는 했는데 정확하게 며칠이나 몇 달이라고 하기는 어려운, 2~3일이나 2~3개월 전 혹은 바로 며칠이나 몇 달 전을 뜻하고, ‘지난-’명확하게 하루나 한 달이 지나고 그 뒤로 또 하루나 한 달이 지난 날/을 뜻함. , ‘지지난-’지나고 또 지난을 줄인 것.

저번[這番]? ≒지난번(말하는 때 이전의 지나간 차례나 때).

저지난달? ①이삼 개월 전의 달. 지지난달(지난달의 바로 전달)’의 잘못.

 

-치고받았던/치고박았던/치고 받았던/치고 박았던 : 이 또한 이곳에서 다뤘던 말. ‘치고박다는 없는 말로 치고받다의 잘못이고, ‘치고받다는 한 낱말의 복합어.

 

치고박고 싸우는 통에 잃어버렸어 : 치고받고의 잘못. 없는 말. 치고[]

치고받다? 서로 말로 다투거나 실제로 때리면서 싸우다.

 

~~~~~~~~~~~

달인 도전 문제가 짝.홀수별로 그 내용과 난도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런대로 틀을 잡아 가고 있다. 큰 틀 안에서 보자면, 일상적인 언어생활에서 접하는 것들을 중심으로 약간 난도가 있는 말들을 하나 또는 두 개 정도 배치하는 식이다.

 

이번 문제를 대하면서도 내 책자로 공부하신 분들에게는 적지 않은 힘을 마련해드린 듯해서 반가웠다. 차분히 익히신 분들에게는 아주 손쉽게 정답을 고를 수 있는 문제들이었던 까닭에.

 

누차 말하지만, 맞춤법 문제는 큰 틀 기준으로 50여 개 정도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유형별로 거기에 해당되는 낱말이나 어군들을 익혀 두면 그다지 크게 걱정할 것 없다. 원칙을 이해하고 적용 낱말들을 거기에 연결시키는 방식이 공부 효율 높이기는 물론 시간 절약에도 아주 좋다. 원칙들이 잘 정리되면 암기 효율도 저절로 높아지고... 특히 달인의 꿈을 이루고자 몇 년에 걸쳐 공부해 오시는 분들에게, 이 말을 꼭 해드리고 싶다.

 

그 다음에 아주 중요한 것 하나. 익힌 다음에는 일상생활에서 꼭 이 맞춤법을 실천/활용해 보는 일이다. 카톡이나 문자를 보내더라도 띄어쓰기와 맞춤법을 신경 써서 하다 보면 이내 몸에 익는다. 몸에 익혀야 확실한 지식이 된다. 그리하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확인하는 습관을 붙이면 저절로 복습도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 보완하게도 된다. 가장 좋은 것은 산문을 써 보는 일이다.

 

지난주 냉이를 캐러 가면서 가을 냉이는 이제 끝인 줄로 생각했다. 하기야, 어떤 것은 아주 어린데도 벌써 꽃대를 밀어올린 것들도 있었다. 하지만, 아직도 바지런히 어린잎들을 다독이고 있는 것들이 더 많았다. 새로 기지개를 켜는 봄 냉이들과 나란히... 이곳 파주에는 원추리들의 잎들이 제법 솟고 있다. 큰 건 10센티도 넘겼다. 다음 주엔 그 녀석들을 추려 뜯을 수 있을 듯하다. 원추리무침은 (이런 표현이 좀 그렇긴 하지만) 처녀 속살 맛이다.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걸 몇 해째 뜯어서 나눠먹는 집이 있는데, 얼마 전 원추리가 얼마나 자랐느냐고 먼저 물어올 정도가 되었다.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 두 가지다. 공부에만 몰두하시지 말고 봄나물에도 눈길들을 주시고, 그러면서 하늘과 바람과 맑은 공기 앞에서 더 큰 것들도 살피는 기회가 되시기를 빌고 싶어서다. 그러고 나면 맛있는 봄나물은 더 값진 부수입이 된다. <우겨> 도전이 우리말 공부를 통한 삶 돌아보기, 재정비하기의 일환도 되는 것처럼.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마음으로, 냉잇국과 더불어 원추리무침도 미리 전해 올리면서... []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6 개정판

 

   -70여 쪽이 증면된 개정판이 나왔다.

    500여 문례를 추가 보충했고,

    그동안 바뀌어진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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