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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겨루기 613회(2) : 박서혜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16. 4. 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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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2016.4.11.) 우리말 겨루기(2)

    -박서혜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달인 도전 문제

 

이번 달인 도전 문제들은 평이하고 무난한 편이었다. 지금까지 출제된 것들 중 그 난도에서 가장 낮은 편. 별 다섯 개 기준 2.5~3. 하기야, 이번 회의 출제는 전체적으로 평이한 편이었다. 난도가 뛰어 오르게 마련인 자물쇠 문제들도 다른 회에 비해서는 그 난도가 낮았다. <우겨> 프로그램의 장기 고정 시청자들로 이뤄진 우리말 관련 밴드에서 이구동성으로 나온 얘기들이기도 하다.

 

이번 출제는 복합어 관련 문제가 5, 비표준어 문제가 3문제 정도로 배치되었다. 비표준어 및 띄어쓰기 복합 문제인 며칠 동안이 돋보이는 출제였지만,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일 정도여서 난도가 높은 편은 아니었다. ‘삭히다/삭이다는 이곳 문제 풀이에서 여러 번 다뤘던 말.

 

이번 출제에서는 다시 지문 길이가 조금 길어졌다. 문장이 길다 보니, 맥락에 알맞은 적절한 표현을 고르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해서, 나중엔 들어가야 할 자리 자체를 도전자가 바꾸는 일도 생겼다. 그 대신 문제 낱말들 고르기 숫자는 짝수 회의 9개보다 하나 줄어든 8.

 

앞서 적었듯, 추가 시간 10초를 주고 고쳐서 정답을 맞힐 경우, 달인 상금 대신에 우승 상금의 두 배를 주는 방식으로 새로 바뀌었다. 좋은 기획인 것이, 달인 상금의 차감(절반으로 줄기)일 때는 추가 시간 활용을 거절하기 마련이지만, 우승 상금의 증가라 할 경우에는 심리적으로 플러스가 되어 선택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액수는 크게 줄어드는 결과이지만, 심리적으로는 잃는 금액 대신 증가되는 금액에 더 주목하기 마련이므로. 조삼모사(朝三暮四)에 적용된 숫자의 심리엔 원숭이뿐만 아니라 인간들도 똑같다고나 할까. 이것을 나는 플러스마이너스 효과라 부른다. ‘마이너스플러스는 잘해야 0가 되는 것으로 여기지만, ‘플러스마이너스는 왠지 조금이라도 남을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 출제된 문제 : 취업에 실패한 딸이 이불 속에만 ____ 가 있다가 ____ 겨우 방에서 나와 ____ 에서 ___ 취업이고 뭐고 다 __ 하면 기죽을까 봐 지난 ___ 속으로 화를 ___ 오늘은 딸이 책을 펼친다.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을 __ 보다.

 

- 주어진 말들 : 밥상머리/밥상 머리; 깨적댄다/께적댄다; 며칠동안/몇일동안/며칠 동안/몇일 동안; 고쳐 먹었나/고쳐먹었나; 간두라고/걍두라고; 기어 들어/기어들어; 삭혔는데/삭였는데; 끼니때나/끼니 때나

 

- 정답 : 취업에 실패한 딸이 이불 속에만 기어들어가 있다가 끼니때나 겨우 방에서 나와 밥상머리에서 께적댄다. 취업이고 뭐고 다 간두라고 하면 기죽을까 봐 지난 며칠 동안 속으로 화를 삭였는데 오늘은 딸이 책을 펼친다. 다시 도전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나 보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밥상머리/밥상 머리; 끼니때나/끼니 때나

 

복합어 문제. 늘 말하듯 복합어 판별 기준의 으뜸은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닌 특정의 의미가 있을 때. 그리고 그 다음은 관행(사용 빈도와 분포, 역사성)이다. ‘밥상머리의 경우는 의미 특정 사례. , ‘밥상머리에 쓰인 머리한쪽 언저리나 그 가까이를 뜻하고 있기 때문에 글자 그대로의 머리로 쓰이지 않은 경우다. 그래서 한 낱말의 복합어.

 

끼니때는 두 번째 기준, 즉 관행에 속하는 경우다. ‘의 의미가 달라지진 않았지만 관행적으로 널리 오래 한 낱말로 쓰여 왔기 때문에 한 낱말로 삼았다.

 

주의할 것은 끼니때의 의미로 흔히 밥때를 쓰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 ‘밥시간또는 끼니때로 써야 한다. 고급 문제.

 

밥때 하나 딱딱 못 맞추냐? : 밥시간(혹은 끼니때)의 잘못.

밥웃물 넘친다 : 밥물의 잘못.

밥티 흘리지 말고 먹어라 : 밥알의 잘못.

[설명] ‘밥때/밥웃물/밥티등은 모두 사전에 없는 말. 비표준어.

밥시간[-時間]? ≒끼니때(끼니를 먹을 때).

시간밥[時間-]? 날마다 일정한 시각에 먹을 수 있도록 짓는 밥. 또는 그렇게 하여서 먹는 밥.


* 긴급 수정 : '밥때'도 표준어에 편입되었다. 이제는 '끼니때'의 유의어로 사용할 수 있다.

 

-고쳐 먹었나/고쳐먹었나; 기어 들어/기어들어;

 

이것들 역시 복합어 문제.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니라, 특별한 의미가 덧대진 것들로서, 가장 흔한 의미 특정의 경우다.

 

쉽게 말해서, ‘고쳐먹다의 경우 실제로 뭘 고쳐서 그걸 먹는다는 뜻이 아니라, ‘다른 마음을 가지거나 달리 생각하다의 뜻이기 때문이다. ‘돌이키다’, ‘생각을 바꾸다라는 특별한 의미로 쓰이기 때문에 복합어가 된 것. 심하게 말해서, 잘못 요리한 음식을 잘 고쳐서 먹는 경우에는 글자 그대로의 뜻이므로 고쳐 먹다로 적어야 한다.

 

기어들다역시 의미 특정의 경우. 실제로 기어서 들어가다의 의미도 있지만 이 말에는 남이 모르도록 슬금슬금 안쪽으로 들어가거나 들어오다. 다가들거나 파고들다.’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깨적댄다/께적댄다; 간두라고/걍두라고; 삭혔는데/삭였는데;

 

세 문제 모두 올바른 표기에 관련된 문제. 즉 비표준어와 표준어를 구분하는 문제. 마지막 삭히다/삭이다문맥에 알맞은 표준어 표기를 고르는 문제.

 

깨적/께적은 아래에서 보듯 모음조화 관련 문제. ‘깨작<께적이며 이와 비슷한 경우로는 아래에서 보듯, ‘해작<헤적도 있다.

 

자꾸 해적거려서 허뜨리면 정리는 누가 하니? : 헤적(해작)거려서, 헤뜨리면의 잘못.

[참고] 밥을 그리 께작거리며/깨적거리며 먹을래? : 께적/깨작거리며의 잘못.

[설명] 적거리다/뜨리다모두 치거나 쳐서흩어지게 하므로 -’. 작은말이 -’. 모음조화 : 헤적/해작-; 께적/깨작-

헤적거리다1>해작거리다1? ①무엇을 찾으려고 자꾸 들추거나 파서 헤치다. 탐탁하지 아니한 태도로 무엇을 자꾸 께적거리며 헤치다.

헤적거리다2>해작거리다2? 활개를 벌려 거볍게 저으며 걷다. ¶헤적질>해작질?

헤뜨리다? ①마구 흩어지게 하다. 일 따위를 흐지부지 만들다. 자세 따위를 흐트러지게 하다.

께적거리다>깨작거리다? 께지럭거리다(1. 달갑지 않은 음식을 자꾸 억지로 굼뜨게 먹다. 2. 달갑지 않은 듯이 자꾸 게으르고 굼뜨게 행동하다)’의 준말.

 

간두라고/걍두라고는 준말의 표준어 표기 문제. ‘간두다그만두다의 준말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관두다도 표준어라는 것. ‘고만두다의 준말이 관두다이다.

 

일을 하다 중간에 간두면 어떡해 : 맞음. 간두다[]

일을 하다 중간에 걍두면 안되지 : 간두면의 잘못.

이제 관두고 좀 쉬지 : 맞음. 관두다[]

간두다? 그만두다의 준말. 표준어.

관두다? 고만두다의 준말. 표준어.

 

삭히다/삭이다는 둘 다 표준어. 다만 그 뜻이 다르기 때문에 쓰임도 다르다. 이 말들은 이곳 문제 풀이에서 여러 번 다뤘기 때문에 생략한다.

 

-며칠동안/몇일동안/며칠 동안/몇일 동안;

 

일상생활에서 자주 대하는 표현. 흔히 며칠몇일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의 동안은 독립명사. 따라서 띄어 적어야 한다. 다만 주의할 것은 아래의 세 낱말은 복합어다 : 그동안/한동안/오랫동안. 꼭 기억들 해두시길 바란다.

 

오랫동안오랜동안으로 잘못 쓰는 경우가 흔하다. 조심해야 한다. 출제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말이기도 하다. 반면 오랫만오랜만의 잘못이다. 맞춤법 문제에서 약방의 감초 격으로 자주 출제된다. 오래-’와 관련되는 말들의 공부가 중요하다. 이참에 아래 자료들을 세심히 살펴들 두시도록.

 

고급 문제로 아래에서 보듯 며칠날도 있다. 이는 며칟날의 잘못이다.

 

오랜동안 못 봤군 : 오랫동안?의 잘못.

오랫만이야 : ‘오랜만의 잘못. 오랜만?오래간만의 준말.

[설명] 오랫동안 : ‘오랫-’은 접두어. 오랜 세월 동안 : ‘오랜은 관형사. 오래간만의 준말은 오랜만’.

오랜? 이미 지난 동안이 긴. ¶오랜 세월/원수; 오랜 가뭄 끝에; 장인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눈대중만으로도; 오랜 질서에 젖어 버릇으로 굳은 것.

오래전[-]? 상당한 시간이 지나간 과거. 독립어임.

오래? 시간이 지나가는 동안이 길게. ¶시간이 오래 걸리다; 시골에 오래 머물다;

오래다? 때의 지나간 동안이 길다.

오래되다? 시간이 지나간 동안이 길다.

오래가다? 상태/현상이 길게 계속되거나 유지되다.

 

◈♣-가 들어간 복합어들의 예 : 당연히 한 낱말! 띄어 쓰면 잘못.

[예제] 그 같이 해서야 언제 일을 마치나 : 그같이?의 잘못. 한 낱말.

그것 참, 사정이 딱하게 됐군그래 : 그것참의 잘못. 그것참은 감탄사.

그냥 저냥 되는 대로 하시게 : 그냥저냥?의 잘못. 한 낱말.

그 동안 잘 있었나 : 그동안?의 잘못. 한 낱말.

그 다음 프로그램은 뭔가 : 그다음?의 잘못. 한 낱말.

그러나 저러나 뒷마무리는 잘했나 : 그러나저러나?의 잘못. 한 낱말.

그런 고로[그런 즉] 사형감이지 : 그런고로[그런즉]?의 잘못. 한 낱말.

그 만큼[만치] 힘이 들었어 : 그만큼[그만치]?의 잘못. 한 낱말.

[설명] -/-/-가 들어간 낱말 중 주의해야 할 복합어들 항목 참조.

[이하생략]

 

이 달 며칠날 올 거야? : 이달, 며칟날의 잘못.

귀국한 지 몇일이나 됐지? : 며칠의 잘못.

[설명] 이달/그달은 모두 한 낱말. 며칟날며칠(그달의 몇째 되는 날)’의 본말. ‘며칠날은 없는 말. 몇 날을 뜻하는 경우도 며칠이며, ‘몇일은 잘못. 한글 맞춤법 제27[붙임 2] : 어원이 분명하지 아니한 것은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아니한다.

[주의] ‘저달지난달의 잘못으로 방언(강원).

며칠? ①그달의 몇째 되는 날. 몇 날.

 

~~~~~~~~~~~

이번 출연자 중 심석구 님과 박선미 님은 우리말 공부를 4~5년 이상 해오신 분이다. 방송국이나 뒤풀이 등에서 뵙기도 했다. 석구 님의 끈기와 노익장에 크게 박수해 드리고 싶다. 선미 님 역시 늘 노력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대단하시다고 해야 한다. 석구 님은 공부 자료 보완이 꼭 필요하실 듯하고, 선미 님은 이번 자물쇠 문제에서 다 펼치지 못한 실력의 아쉬움을 다음 기회에서 만회하시길 빈다. 아울러 대진 운(?)도 나아지시길 빈다.

 

이번 회에는 안방 달인들이 많이 탄생했다고 들었다. 즐거운 일이다. 공부를 해서 얻는 재미 중의 하나이기도 하므로.

 

완연한 봄이다. 눈을 조금만 돌리면 도처에 봄나물들이다. 봄의 식물들은 동이나물, 애기똥풀 등과 같은 것 두서너 가지만 조심하면, 나머지는 죄다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요즘 망초, 원추리, 민들레, 질경이, 고들빼기, 씀바귀, ... 등이 제철이다. 화살나무 새순도 한창이고. 몇 가지는 이미 뜯어다 먹고 있는 중이다. 새 봄의 맛이 고스란히 봄나물들에서 전해온다. 조금만 몸수고를 하면 맛볼 수 있다. 반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마음으로 봄나물무침을 전하면서... []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6 개정판

 

   -70여 쪽이 증면된 개정판이 나왔다.

    500여 문례를 추가 보충했고,

    그동안 바뀌어진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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