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회(2016.4.18.) 우리말 겨루기(2)
-재미 번역가 김지연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 달인 도전 문제
-그 전에
어제 1편에서, 맞춤법 문제로 나온 ‘의젓이’와 ‘붙여줘’ 등은 초보적 수준인데다 두 말 모두 이곳 문제 풀이에서도 다룬 것들이기에 설명을 건너뛰었더니, 항의(?) 겸 간청하시는 분이 계셨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에서 해당 부분의 설명만 전재한다.
참고로, 어제 쓰기 문제에서 ‘붙여줘’를 정답으로 삼았는데, 원칙적으로는 ‘붙여 줘’가 옳은 표기이고, ‘붙여줘’는 보조용언 붙여 쓰기 허용 규정에 따라 붙여 쓰기가 허용된 경우의 표기이다.
-의젓이/의젓히
◈♣‘-이’로 끝나는 부사들 중 유의해야 하는 것들
[예제] 모를 너무 빽빽히 심었다 : 빽빽이의 잘못. [어간 받침이 ‘ㄱ’]
모를 너무 촘촘히 심었다 : 맞음. [어간 받침이 ‘ㅁ’이지만 예외]
근근히 살아가고 있지 : 근근이의 잘못. [한자 첩어+‘이’]
곰곰히 생각 좀 해 봐 : 곰곰이의 잘못. [부사+‘이’]
(1)형용사 어미가 ‘-하다’인 것 중 : 표준 발음이 ‘이’이며, 어간 받침이 각각 ‘ㄱ/ㅁ/ㅅ’임.
①어간 끝(받침)이 ‘ㄱ’인 경우 : 가뜩이(≒가뜩)/가뜩가뜩이(≒가뜩가뜩)/가직이/갭직이/갭직갭직이(≒갭직갭직)/걀찍이/고즈넉이/그윽이/길쭉이/깊숙이/끔찍이/나직이/나지막이/납작이/느지막이/멀찍이/비죽이/빽빽이/삐죽이/뾰족이/삐죽이/수북이>소복이/오뚝이/자옥이/자욱이/축축이>촉촉이/큼직이/히죽이.
②어간 끝이 ‘ㅁ’인 경우 : 걀쯤이/갸름이/야틈이. <예외>촘촘히(o)/황감히(惶感-)(o)/꼼꼼히(o).
③어간 끝이 ‘ㅅ’인 경우 : 가붓이<가뿟이/거뭇거뭇이(≒거뭇거뭇)/깨끗이/꼿꼿이/꿋꿋이/나붓이/남짓이/느긋이/둥긋이/따듯이/따뜻이/또렷이/뚜렷이/반듯이<번듯이/버젓이/비슷이/빳빳이/뻣뻣이/산뜻이/오롯이/오붓이/의젓이/지긋이.
(2)발음이 ‘이’로 나는 것 : 가까이/고이/날카로이/대수로이/번거로이/번번이/누누이/산산이/아스라이/적잖이.
(3)어근이 한자에서 온 것이거나 첩어 명사 뒤 : 간간(間間)이/근근(僅僅)이/기어(期於)이/누누(屢屢/累累/纍纍)이/번번(番番)이; 겹겹이/골골샅샅이/곳곳이/길길이/나날이/다달이/땀땀이/몫몫이/샅샅이/알알이/앞앞이/일일이/틈틈이/짬짬이/철철이/집집이/줄줄이.
(4)‘ㅂ’불규칙용언 뒤 : 가벼이/괴로이/기꺼이/너그러이/부드러이/새로이/쉬이/외로이/즐거이/-스러이.
(5)‘-하다’가 붙지 않은 용언 어근 뒤 : 같이/굳이/길이/깊이/높이/많이/실없이/적이/헛되이.
[이하 생략]
-부쳐줘/붙여줘 : 둘 다 맞는 말이지만, 문맥에 따라 구분해서 써야 함.
◈♣‘부치다’와 ‘붙이다’의 올바른 쓰임
[예제] 그건 내 힘에 붙인 일이었다 : 부친의 잘못. ⇐비접촉. 추상적.
안건을 극비에 붙였다 : 부쳤다의 잘못. ⇐실제 부착은 아님.
밥은 당분간 옆집에 붙여 먹기로 했다 : 부쳐의 잘못. ⇐위와 같음.
따귀를 한 대 올려 부쳤다 : 붙였다의 잘못. ⇐실제로 접촉. 구체적 행위.
외로움을 시에 붙여 읊었다 : 부쳐의 잘못. ⇐추상적, 심리적 행위.
살림에 도움이 될까 하여 하숙을 붙이기로 했다 : 부치기로의 잘못. ⇐실제 부착이 아닌 추상적 행위.
소매를 걷어부치고 달려들었다 : 걷어붙이고의 잘못. ⇐구체적 접착.
[설명] ‘붙이다’는 사물/대상을 실제로 (혹은 물리적으로) 접촉하거나 접착/부착하는 비교적 구체적/직접적 행위와 관련된 말이고, ‘부치다’는 사물/대상과의 실체적 접촉이 없이 추상적/간접적/심리적으로 관련시키는 행위와 관련된 말임. 구체적인 적용 사례는 아래 참조.
①부치다 : 실제로 접착/부착하지는 않음. 추상적/간접적/심리적 행위.
°편지/물건 따위를 일정한 수단/방법을 써서 상대에게로 보내다. ¶편지를 부치다; 아들에게 학비와 용돈을 부치다; 짐을 외국으로 부치다.
°어떤 문제를 다른 곳이나 다른 기회로 넘기어 맡기다. ¶안건을 회의에 부치다; 임명 동의안을 표결에 부치다; 재판에 부쳐 처벌하였다.
°어떤 일을 거론하거나 문제 삼지 아니하는 상태에 있게 하다. ¶회의 내용을 극비에 부치다; 세상에 떠도는 얘기 같은 것 불문에 부치겠다.
°원고를 인쇄에 넘기다. ¶접수된 원고를 편집하여 인쇄에 부쳤다.
°마음/정 따위를 다른 것에 의지하여 대신 나타내다. ¶시인은 외로움을 기러기에 부쳐 노래한다.
°먹고 자는 일을 제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하다. ¶삼촌 집에 숙식을 부치다; 당분간만 밥은 주인집에다 부쳐 먹기로 교섭했다.
°모자라거나 미치지 못하다. ¶힘에 부친 일.
°논밭을 이용하여 농사를 짓다. ¶밭 한 뙈기를 겨우 부치고 있지.
°번철/프라이팬 따위에 기름을 바르고 빈대떡/저냐/전병(煎餠) 따위의 음식을 익혀서 만들다. ¶이런 날은 부침개를 부쳐 먹으면 딱인데.
°부채 따위를 흔들어서 바람을 일으키다. ¶손부채를 부치려니 더 더워졌다.
②붙이다 : 실제로 부착/접착/접촉 행위 수반. 물리적/구체적/실체적 행위
°‘붙다(맞닿아 떨어지지 아니하다)’의 사동사. ¶봉투에 우표를 붙이다; 메모지를 벽에 덕지덕지 붙이다.
°‘붙다(불이 옮아 타기 시작하다)’의 사동사. ¶연탄에 불을 붙이다; 담뱃불을 붙이다.
°‘붙다(조건/이유/구실 따위가 따르다)’의 사동사. ¶계약에 조건을 붙이다; 일마다 이유를 꼭 붙여야 직성이 풀린다.
°‘붙다(식물이 뿌리가 내려 살다)’의 사동사. ¶땅에 뿌리를 붙이다.
°‘붙다(주가 되는 것에 달리거나 딸리다)’의 사동사. ¶주석을 붙이다; 논문 뒤에 부록을 붙였으니 참고하시오; 가사에 곡을 붙이다.
°내기를 하는 데 돈을 태워 놓다. ¶내기에 1000원을 붙이다.
°신체의 일부분을 어느 곳에 대다. ¶경찰이 벽에 몸을 바짝 붙이고 범인의 동태를 살폈다.
°윷놀이에서, 말을 밭에 달다. ¶세 번째 말을 붙이다.
°‘붙다(물체와 물체 사람이 서로 바짝 가까이하다)’의 사동사. ¶가구를 벽에 붙이다; 아이를 자기 옆에 딱 붙여 놓고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붙다(바로 옆에서 돌보다)’의 사동사. ¶중환자에게 간호사를 붙이다; 아이에게 가정교사를 붙여 주다.
°‘붙다(어떤 것이 더해지거나 생겨나다)’의 사동사. ¶운동을 해서 다리에 힘을 붙였다; 몸에 살을 붙여야지, 너무 말랐다.
°‘붙다’의 사동사. ¶한글 이름을 수출 상품에 붙이다.
°‘붙다(어떤 감정/감각이 생겨나다)’의 사동사.
°말을 걸거나 치근대며 가까이 다가서다. ¶농담을 붙이다; 박 소령과 얼굴이 마주치자 부동자세로 경례를 붙였다.
°기대나 희망을 걸다. ¶앞날에 대한 희망을 붙이다.
°‘붙다(어떤 놀이/일/단체 따위에 참여하다)’의 사동사. ¶너희들끼리만 놀지 말고 나를 좀 붙여 줘라; 그는 재주가 많으니 우리 일에 붙이면 도움이 될 거야.
°‘붙다(어떤 것이 더해지거나 생겨나다)’의 사동사. ¶목숨을 붙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였다.
°남의 뺨/볼기 따위를 세게 때리다. ¶상대편의 따귀를 한 대 붙이다.
°주로 ‘번호/순서’ 따위와 함께 쓰여, 큰 소리로 구령을 외치다. ¶번호를 붙여서 일렬로 들어간다; 동생이 멋지게 차렷 구령을 붙였다.
°‘붙다(겨루는 일 따위가 서로 어울려 시작되다)’의 사동사. ¶흥정을 붙이다; 동네 불량배를 다른 지역 불량배와 싸움을 붙였다.
°‘붙다(암컷과 수컷이 교합하다)’의 사동사. ¶튼튼한 놈들끼리 교미를 붙여야 새끼가 튼실하다.
°‘붙다((속) 남녀가 가까이 지내거나 성교(性交)하다)’의 사동사. ¶누군가 그 남자를 모함하려고 그 남자를 다른 여자와 붙이려고 한 것 같다.
-달인 도전 문제
이번 달인 도전 문제들은 일견 평이한 듯싶어도 속내는 무척 까다로운 편이었다. 1편에서도 간단히 언급했듯, ‘젠체하다’와 ‘잰 채하다’의 구분은 무척 까다롭다. 국어학자 수준의 문제라고 해야 할까. 다행히도 그런 문제점을 피하기 위해 띄어쓰기를 포함하지 않고 단순히 ‘잰채-/잰체-/젠체-’ 중 올바른 표기를 고르는 문제로 출제되었다.
‘그러고 나서/그리고 나서’ 역시 공부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상급 문제였다. 공부하지 않은 이들은 십중팔구 흔히 입에 익은 대로 ‘그리고 나서’를 고르기 십상이다. 그리고 ‘그러고 나서’를 답으로 고른 이들도 그 이유까지 명확하게 설명하실 수 있는 분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 ‘돋힌/돋친’ 역시 무엇이 왜 맞는지를 원칙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분들에게 몹시 까다로운 문제였다. 도전자가 힘들어했던 것처럼.
이번 출제는 복합어 관련 문제(‘한몫/한 몫’)는 1개, 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의 복합 문제가 2개(‘그러고 나서/그리고 나서’, ‘나더러/나 더러’), 표준어 표기 문제가 5문제로 가장 많이 출제되었다. 평균 난도는 별 다섯 개 기준 3~4개. 기본적인 문제(‘알맞은/알맞는’, ‘뵈도/봬도’, ‘앳된/앳띤/애띤’, ‘나더러/나 더러’)도 많았지만, 은근히 까다로운 것도 있었다. 어제 도전자가 실패한 말들의 난도가 가장 높았다.
- 출제된 문제 : 그 청년은 ___ 목소리로 자기가 그래 ___ 왕년에 ___잡던 장사꾼이었으며 옷을 팔면 날개 ___ 듯 팔렸다고 했다. ___ 한참을 ___ 그는 ___ 지금이 사업하기 ___ 때라고 꼬드겼다.
- 주어진 말들 : 돛인/돋힌/돋친; 앳된/앳띤/애띤; 그러고 나서/그리고 나서; 알맞은/알맞는; 뵈도/봬도; 나더러/나 더러; 한몫/한 몫; 젠체하더니/잰채하더니/잰체하더니
- 정답 : 그 청년은 앳된 목소리로 자기가 그래 봬도 왕년에 한몫 잡던 장사꾼이었으며 옷을 팔면 날개 돋친 듯 팔렸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한참을 젠체하더니 그는 나더러 지금이 사업하기 알맞은 때라고 꼬드겼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아래 설명을 보면 아시겠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다.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 없다.
또한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가장 까다로웠던 ‘젠체하다’부터 다룬다.
- 젠체하더니/잰채하더니/잰체하더니
◈잘쿠사니! 그토록 잰체하더니 고것 쌤통이다 : 잘코사니, 젠체하더니의 잘못.
[참고] 아들이 의사라고 잰 체하며 뽐내는 꼴이라니 : 맞음.
[설명] ①‘젠체하다’는 ‘잘난 체하다’를 뜻하는 복합어. ‘젠체-’는 ‘저+인 체’의 준말 꼴인데 이때 쓰인 ‘저’는 앞에서 이미 말하였거나 나온 바 있는 사람을 도로 가리키는 삼인칭 대명사로서, ‘자기(自己)’보다 낮잡는 느낌을 줌. 주격 조사 ‘가’나 보격 조사 ‘가’가 붙으면 ‘제’가 됨. ¶제가 잘나면 얼마나 잘났다고?; 제 좋아서 하는 일을 누가 말려. ②‘잰 채하다’에 쓰인 ‘잰’은 ‘젠체하다’에 쓰인 ‘젠’과는 다른 말로서, 동사 ‘재다(잘난 척하며 으스대거나 뽐내다)’의 활용형임. ☞‘젠체하다’와 ‘잰 체하다’의 용례 비교는 아래 낱말들의 뜻풀이 참조.
건방? 젠체하여 주제넘은 태도.
떠세? 재물/힘 따위를 내세워 젠체하고 억지를 씀. 또는 그런 짓.
교양[驕揚]? 잰 체하고 뽐냄.
- 돛인/돋힌/돋친;
◈날개돋힌 듯 팔리는 물건 : 날개 돋친의 잘못.
[설명] ①‘히’는 피동을 뜻하는 접미사. ‘치’는 강조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여기서는 밖으로 내벋는 것(내뻗치다). ‘돋다’는 자동사이므로 피동형을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에 ‘돋히다’는 잘못. ¶뿔/가시가 돋아뻗치다≒돋치다. ②‘날개돋[치]다’는 없는 말. ‘날개 돋[치]다’로 적음.
- 앳된/앳띤/애띤;
◈그처럼 애띤 얼굴 어디에서 그런 독기가 나오는지 : 앳된의 잘못. ←앳되다[원]
애띤 얼굴인데 하는 말은 어른일세 그려 : 앳된, 어른일세그려의 잘못. ⇐‘-그려’는 보조사.
앳되다? 애티가 있어 어려 보이다.
- 그러고 나서/그리고 나서;
◈[고급] ‘그러고 나서’와 ‘그리고 나서’ : ‘그러고 나서’가 맞는 표현.
‘그리고는’ : ‘그러고는’의 잘못. ⇐접속부사 뒤에는 보조사가 붙지 못함.
[유사] ‘그러나지만’(x); ‘그런데여서’(x); ‘그러므로니까’(x).
[설명] ①‘그러고 나서’는 동사 ‘그러다’에 ‘-고 나서’가 연결된 말로, ‘-고’는 연결어미이고 ‘나서’는 동사 ‘나다’에 ‘-서’가 붙은 활용형. 이때의 동사 ‘나다’는 본동사 다음에 쓰여 뜻을 더해 주는 보조동사. 이처럼 ‘-고 나서’는 ‘먹고 나서/ 자고 나서/씻고 나서’와 같이 동사에 연결되어 동작의 완료를 나타냄. 보통 ‘이/ 그/저’는 계열을 이루고 있는데 ‘그러고 나서’ 또한 ‘이러고 나서’, ‘저러고 나서’와 한 계열. ②‘그리고 나서’는 문법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문장. ‘그리고’는 문장과 문장을 연결해 주는 접속부사인데 우리말에서는 ‘그리고 나서’처럼 접속부사 다음에 보조동사가 결합하는 일이 없음. 그렇다고 ‘그리-+-고 나서’로 분석할 수도 없음. ‘-고 나서’의 앞에는 동사가 와야 하는데 ‘그리-’는 ‘그림을 그리다/연인을 그리다’와 같은 경우밖에 없어서 의미가 맞지 않음. 게다가 이때는 계열 변화인 ‘이리고 나서/저리고 나서’와 같은 표현도 불가능함. ③따라서, ‘그리고 나서’는 ‘그러고 나서’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음. 이와 비슷한 경우로 ‘그리고는’이라는 말을 쓰는 일도 있으나 이 말 또한 ‘그러고는’의 잘못. 나아가, ‘그리고’ 다음에는 ‘-는’이 연결될 수 없다는 것은 이와 비슷한 다른 꼴들을 보면 알 수 있음. 즉, ‘그러나/그런데/그러므로’ 뒤에는 이 ‘는’이 연결되지 못함.
-알맞은/알맞는;
◈그 친구에게 딱 알맞는/걸맞는 여인이로군 : 알맞은/걸맞은의 잘못. ¶학생 신분에 알맞은 옷차림; 빈칸에 알맞은 말을 넣으시오. ⇐(‘ㄹ’을 제외한 받침 있는 어간 뒤에서) 형용사에는 ‘-은’이 쓰이고, ‘-는’은 동사에 쓰임. ☞힘드는 항목 참조.
◈힘드는 일을 여자에게 시켜서 되나 : 힘든의 잘못. ←힘들다[형용사]
[고급] 힘드므로 그런 일은 쉬엄쉬엄 하렴 : 힘들므로의 잘못. ←힘들다[원]
[유사] 내가 서투르므로 잘 좀 부탁하네 : 서툴므로의 잘못. ⇐‘-므로’는 어미.
[설명] ①‘힘드는(x)/힘든(o)’ : 형용사이므로 ‘-는’이 아닌 ‘-ㄴ'이 붙음. 원형 ‘힘들다’는 ‘힘드니/힘든/힘들어’로 활용. 어미 ‘-ㄴ/-느니’ 꼴에서는 ‘ㄹ’이 탈락됨. ②‘힘드므로(x)/힘들므로(o)’ : 어간 ‘힘들-’ 뒤에 까닭/근거를 나타내는 연결어미 ‘-므로’가 붙은 것일 뿐이므로, 어간에서 ‘ㄹ’이 탈락한 ‘힘드므로’는 잘못. 즉 어간인 ‘힘들’은 그대로여야 함. 어미 ‘-므로’는 ‘서툴다/힘들다/졸다’와 같이 ‘ㄹ‘ 받침이 있는 용언의 경우에 어간 뒤에 바로 붙으므로 ‘힘들’(어간)+‘므로’(어미) →‘힘들므로’; ‘서툴’(어간)+‘므로’(어미) →‘서툴므로’; ‘졸’(어간)+‘므로(어미)’ →‘졸므로’가 됨. 따라서, 어간에서 ‘ㄹ’이 탈락한 ‘서투르므로/힘드므로/조르므로’는 모두 잘못. ☜♣‘-므로’의 연결 시 주의사항 항목 참조.
[참고] ‘-므로’ : 까닭/근거를 나타내는 연결어미로서, ‘이다’의 어간, 받침 없는 용언의 어간, ‘ㄹ’ 받침인 용언의 어간 또는 어미 ‘-으시-’ 뒤에 붙음. ¶상대가 아주 힘이 세고 기술이 좋은 선수이므로 조심해야 해; 그는 엄청 부지런하므로 곧 성공할 것이다; 그 사람은 은근히 게으르므로 감독을 철저히 하도록; 비가 오므로 외출하지 않았다; 아직 모든 게 서툴므로 일은 조금만 시키도록.
[기억도우미] 어간에 ‘-는’을 붙여 말이 되면 동사이고, 되지 않으면 형용사임. <예>①‘작는(x) 사람’ =>고로 ‘작다’는 형용사. ‘죽는(o) 사람’ =>고로 ‘죽다’는 동사. 위의 경우도 ‘힘들(어간)+는’이 말이 되지 않으므로 형용사이며, 이와 같이 헷갈리는 형용사에는 ‘걸맞다/알맞다/기막히다’ 등이 있음. 즉, ‘걸맞는(x)/알맞는(x)/기막히는(x)’이며 ‘걸맞은(o)/알맞은(o)/기막힌(o)’임. ②[예외] 대표적인 것으로는 ‘-없다/-있다’와 결합하여 만들어진 형용사들인데, 그 까닭은 ‘없다/있다’가 동사와 형용사 두 가지 성격을 갖고 있는 말들이기 때문. <예>맛있는/멋있는/멋없는(o) ☜♣‘있다’는 동사인가, 형용사인가? 항목 참조.
-뵈도/봬도;
◈기사 제목에 <올해 첫 햅쌀, 시장에 선 뵈>가 있더군 : 봬의 잘못. ⇐뵈어.
눈치가 뵈서 더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 봬서의 잘못. ⇐뵈어서.
이래 뵈도 나 한 가닥 하던 사람이야 : 봬도, 한가락의 잘못. ⇐뵈어도.
[유사] 어른이 되서 그런 짓을 하다니 : 돼서의 잘못. ⇐‘되어서’의 준말.
[설명] ①‘봬다’는《표준》에 없는 말. 그러나, ‘봬’가 잘못된 말은 아님. ‘봬’는 ‘보이다’의 준말 ‘뵈다’의 활용형 ‘뵈어’의 준말. ②‘뵈다’는 ‘보이다’의 준말. ‘뵈어서 →봬서’이므로 ‘눈치가 뵈서’의 ‘뵈서’는 잘못. [유사] ‘돼’는 ‘되어’의 준말.
[참고] 한글 맞춤법 제37항, 표준어규정 제17항 : ‘보이다’의 준말인 ‘뵈다’에 대해서 ‘뵈이다’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보이다, 뵈다’만 표준어로 삼는다.
[주의] 뵈다? 웃어른을 대하여 보다. ⇐‘보이다’의 준말이 아님!
◈그래봬도/이래봬도 그 사람 그 동네에서 한가닥하는 사람이야 : 그래/이래 봬도, 한가락 하는의 잘못.
[설명] ①‘그래’는 ‘그러하여’의 준말이며, ‘봬도’는 ‘뵈어도(보이어도)’의 준말이므로 낱말들은 띄어 써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띄어 적음. ‘그래 봤자’도 마찬가지. ②‘한가닥’은 ‘한가락’의 잘못. ‘한가닥하다’는 없는 말. ‘한가락 하다(o)’는 준관용구.
한가락? 어떤 방면에서 썩 훌륭한 재주/솜씨.
- 나더러/나 더러;
◈날더러 빨리 오라며 : 나더러의 잘못.
날 좀 보소 : 맞음.
[설명] ①‘날’은 ‘나를’의 구어체 준말이고 ‘더러’는 격조사. ‘날더러’는 ‘나를+더러’로 분석되는 바, ‘를’ 역시 목적격조사이므로, ‘날’은 잘못. 그러나, ‘날 좀 보소’의 경우는 ‘나를 좀 보소’로 풀 때, 말이 됨. ②《표준》에는 이 ‘날’이 ‘나를’의 구어체 준말이라는 풀이가 없음. 표제어에서 누락.
-한몫/한 몫;
◈한몫에 몰아서 하지 그걸 따로따로 한단 말이야? : 한목에의 잘못.
[설명] ①‘한몫에’ : ‘한목에’의 잘못. ‘한목에’는 《표준》에 독립 표제어로는 없으나, 예문으로는 나옴. ‘한목+에’≒‘한목에’의 부사형이 가능하므로, 표제어 생략은 그 때문인 듯. ②[주의]《표준》에서는 ‘한목’?의 유의어로 ‘한꺼번에’?를 표기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 ‘한목’은 명사이고 ‘한꺼번에’는 부사(‘한꺼번’이라는 명사도 없음)이므로, 부사격조사를 붙이지 않은 명사를 부사의 유의어로 표기할 수는 없음. ‘한꺼번에’?의 동의어가 ‘한목에’?임. 《표준》의 실수!
한목? 한꺼번에 몰아서 함을 나타내는 말. ¶한목에≒한꺼번에?
한몫? ①한 사람 앞에 돌아가는 배분. ②한 사람이 맡은 역할.
한몫하다? 한 사람으로서 맡은 역할을 충분히 하다.
한꺼번에? 몰아서 한 차례에. 또는 죄다 동시에.
◈한몫 해서 한몫끼는 사람도 있고 : 한몫해서, 한몫 끼는의 잘못. ←한몫하다[원]
[설명] ‘한몫하다(o)’는 한 낱말. 그러나, ‘한몫 끼다/~ 잡다/~ 들다/~ 보다/~ 챙기다’는 모두 관용구로서, 띄어 씀. 이러한 단순 목적어+단순동사 형태의 짧은 관용구들은 언중들의 사용 습관과 언어 경제면을 고려하여, 점진적으로 한 낱말로 처리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옳을 듯함.
[유사] ‘두레 먹다’는 현재 관용구지만, ‘두레먹다’로 사용하는 언중이 많음. ¶두레상에 둘러앉아 ‘두레먹고’ 싶다. 어머니랑 동네 사람들이랑. ☜현재로는 ‘두레먹다’는 잘못. [참고] ‘두레반상’은 ‘두레상/두리반상’의 잘못.
두레(를) 먹다 ? ①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먹다. ②농민들이 음식을 장만하여 모여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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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풀이를 대하면 문제가 더 어려워진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쉽게 대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면서. 하지만, 그게 공부다. 그만큼 늘어가고 계시다는 증좌다. 모르거나 공부하지 않은 사람은 다 그게 그거고, 죄다 쉬워 보이는 법이다. 내 주변에서 자주 자신이 안방 달인이란 말을 하는 이들이 제법 있는데, 그중에 달인에 오른 이는 불행히도 아직 없다.
어제의 도전자 지연 님은 참으로 안타깝고 아쉬웠다. 조금만 더 차분한 상태에서, 두뇌의 과부하가 얼른 해소되고 청량한 상태였다면 멋진 결과를 맞이하지 않으셨을까 싶다. 재도전을 빌어드리고 싶지만, 태평양을 오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피츠버그*는 엘에이 기준으로도 한참을 더 가야 하는 곳. 오실 때 직항을 타기 위해서는 시카고 쪽으로 이동해야 할 정도로 동북부 지역이라서, 이동 거리는 더욱 멀다. 언젠가 다시 멋진 모습으로 뵙게 되길 고대한다.
[*피츠버그는 넥센 출신의 강정호가 멋있게 활약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근처의 디트로이트와 함께 옛날의 영광-자동차와 철광업으로 전 세계를 호령했다-을 잃어버려 가는 모습이 몹시 안타까웠는데, 요즘은 경기 회복이 어느 정도 되었는지 모르겠다. 디트로이트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지방자치단체가 파산 신청을 했던 곳이다.]
봄철 단비가 왔다. 도시 출근자들에게는 다소 불편했겠지만, 자연은 물론이고 농수산업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단비였다. (바다에도 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온갖 기상 이변이 일어난다.)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죽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마음속으로 단비도 맛보시길 축수하면서...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6 개정판
-70여 쪽이 증면된 개정판이 나왔다.
500여 문례를 추가 보충했고,
그동안 바뀌어진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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