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성묘한다
나는 오늘 나에게 성묘를 할 참이다.
아니, 해야 한다. 아내 덕분이다.
아침에 내 부스스한 머리를 보더니 아내가 말했다.
‘추석맞이 성묘 벌초를 해야겠네요.’
나는 미용실을 향해 가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 내가 그래도 승진했구나.
예전엔 내 머리 깎는 게 ‘지붕 개량공사’ 수준이었는데,
이제 사람대접을 받는구나.’
그러고 보니
내 들어갈 자리, 지금은 비어 있는 석관함 집단 가족묘지에
미리 성묘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살아 있을 때 내가 나에게 절하는 일처럼
좋은 일도 다시없으려니...
죽어서 다른 이들에게 절을 받는 그런 것보다는
내가 나에게 미리 절을 하고 가는
그런 삶을 살아내고 싶다. -溫草
[Sep. 2016]
모든 인간에게는 기성종교를 압도하는 그 자신만의 종교가 있다 (0) | 2016.10.02 |
---|---|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그 우물이 우주다 (0) | 2016.09.28 |
퇴고하지 않는 글쓰기는 교정/반성이 없는 인생과 같다 (0) | 2016.09.01 |
당신의 현재 모습은 지금 당신의 글속에 담겨 있는 그대로다 (0) | 2016.07.11 |
제대로 품격 있는 사람이 되는 데에는 돈 한 푼 들지 않는다 (0) | 2016.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