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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 성묘한다

유치원으로 간 꼰대의 돌직구

by 지구촌사람 2016. 9. 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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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 성묘한다

 

나는 오늘 나에게 성묘를 할 참이다.

아니, 해야 한다. 아내 덕분이다.

 

아침에 내 부스스한 머리를 보더니 아내가 말했다.

추석맞이 성묘 벌초를 해야겠네요.’

 

나는 미용실을 향해 가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 내가 그래도 승진했구나.

예전엔 내 머리 깎는 게 지붕 개량공사수준이었는데,

이제 사람대접을 받는구나.’

 

그러고 보니

내 들어갈 자리, 지금은 비어 있는 석관함 집단 가족묘지에

미리 성묘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살아 있을 때 내가 나에게 절하는 일처럼

좋은 일도 다시없으려니...

 

죽어서 다른 이들에게 절을 받는 그런 것보다는

내가 나에게 미리 절을 하고 가는

그런 삶을 살아내고 싶다. -溫草

 

                                                 [Sep.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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