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4회(2016.9.26.) 우리말 겨루기(2)
-장미순 님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아주 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즉시 사전이나 맞춤법을 검색해 보면 된다.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 달인 도전 문제
-달인 도전 문제
앞서도 언급했지만, 이번에 나온 ‘곤욕/곤혹; 가벼이/가벼히; 가끔가다/가끔 가다; 멋모르고/뭣모르고; 시시덕거리며/희희덕거리며’ 들은 모두 이곳에서 최소한 두 번 이상 다룬 말들이었다. 즉, 지난 회와 똑같이 7문제 중 5문제는 이곳 문제 풀이 기준으로 보자면 기출 문제. 그중 ‘가벼이/가벼히’는 10번 다뤘다(514/518/539/554/575/580/594/597/614/619회). ‘가끔가다’의 경우도 3회를 다루면서, ‘-가다’가 들어가 복합어를 이루는 다른 말들도 소개한 바 있다(453/531/602회). ‘곤욕/곤혹’의 구별 문제는 문제 풀이에서도 2회 다뤘지만, 이곳의 다른 게시판 <우리말 공부 사랑방>에서 종합적으로 다룬 바 있다. 헷갈리기 쉬운, 실수하기 쉬운 한자어들을 모아서. 내 맞춤법 책자에도 동일한 내용이 들어 있다.
지문에 보이는 까다로운 띄어쓰기로는 두 가지가 있었다. ‘오늘따라’에서의 보조사 ‘따라’와 복합어 ‘한잔’. 이에 대해서는 1편에서 상세하게 다뤘다. 특히, ‘한잔하다’는 한 낱말의 복합어이니, 띄어쓰기에서 유의하시기 바란다.
참고로, 지문에 보이는 ‘불러놓고’는 원칙적으로는 ‘불러 놓고’로 띄어 적어야 하지만, 여기에 쓰인 ‘놓고’는 ‘앞말이 뜻하는 행동을 끝내고 그 결과를 유지함’을 나타내는 보조용언이기 때문에, 보조용언 붙여 쓰기 허용에 따라 붙여 쓰기도 허용된다. 즉, ‘불러 놓고’나 ‘불러놓고’ 두 가지 모두 띄어쓰기에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불러다 놓고서’와 같은 경우는 붙여 쓰면 잘못이다. 상세한 것은 내 맞춤법 책자의 보조용언 붙여 쓰기 항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번 출제는 짝수 회답게(?) 아기자기하게 재미있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것들을 잘 배치했다. 그럼에도 수준은 무난했다. 아주 까다로운 것이 없었다는 점에서. 하지만 수준은 별 5개 기준, 3.5개 이상. 종합 실력 테스트 문제였기 때문이다.
문제 중 ‘가끔가다/가끔 가다’와 ‘건하게/거하게’는 공부해 두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것들이었다.
‘가끔가다’의 경우에는 전에 ‘-가다’가 들어간 복합어들을 다루면서 언급했던 말들, 곧 ‘가끔가다/가끔가다가/가다가다/간혹(間或)가다/간혹가다가’ 등이 모두 한 낱말의 부사들이라는 걸 아는 이들에겐 헷갈릴 일이 없었지만, 공부해 두지 않은 데다, 시간에 쫓기는 그런 상황이 되면 도전자처럼 답이 왔다 갔다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건하게’의 원형 ‘건하다’가 ‘거나하다’의 준말이라는 것을 공부해 둔 이들에게는 쾌재를 부를 만했지만, 공부하지 않은 이들은 ‘건하게’와 거하게’ 앞에서 선택하기가 꽤나 어려웠다. ‘거하다’라는 말이 없거나 잘못된 말이 아니기 때문인데, 다만 문맥상 적절하기 않기 때문에 정답이 아니었다. 짝수 회 문제들이 오래, 많이, 제대로 공부한 이들에게 유리하다는 말을 1편에서 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 출제된 문제 : 우리는 ___ 집에서 만나 ____ 떠드는 동네 친구다. 오늘따라 그는 ____ 한잔 마시자고 불러놓고 ___ 했던 말실수로 ____ 사람에게 ____ 치렀던 속내를 털어 놓더니 ____ 취했다.
- 주어진 말들 : 수많은/수 많은; 곤욕을/곤혹을; 가벼이/가벼히; 가끔가다/가끔 가다; 멋모르고/뭣모르고; 시시덕거리며/희희덕거리며; 건하게/거하게
- 정답 : 우리는 가끔가다 집에서 만나 시시덕거리며 떠드는 동네 친구다. 오늘따라 그는 가벼이 한잔 마시자고 불러놓고 멋모르고 했던 말실수로 수많은 사람에게 곤욕을 치렀던 속내를 털어 놓더니 건하게 취했다.
문제 풀이의 상세 부분은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과 사전의 해당 부분 전재분이다. (주기[朱記] 표제어는 신규 추가분). 늘 하는 말이지만, 단순히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을 다룬 것이 아니며, 설명에 포함된 것 중에는 무척 까다로운 고급 문제감들도 적지 않다. 그런 것들이 출제되지 말란 법이 없다.
이번에 출제된 것들만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도 반드시 한꺼번에 익혀들 두시기 바란다. 그중에는 고난도의 것들도 포함되어 있고, 일상적인 것들도 있다. 그런 것들 중 특히 아직 출제되지 않은 것들에도 주목하여 익혀두시기 바란다.
약간 고난도의 것들이라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살펴본다.
- 건하게/거하게 : 여기서 주의할 것은 ‘거하다’가 ‘거(巨)하다’가 아닌 고유어로서, 그 의미도 짐작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그걸 기억해 두면 올바른 표기를 고를 때 도움이 된다.
◈내 오늘 거하게 한잔 사지 : 건하게의 잘못. ←건하다[원]
[참고] 내 오늘 찐하게 한잔 사지 : 진하게(혹은 건하게)의 잘못.
[설명] ①술을 사거나 할 때 흔히 잘못 쓰는 ‘찐하게/거하게’는 ‘건하게’로 쓰는 것이 어울리는 말. 아래에 보인 것처럼 ‘거하다’의 의미도 흔히 짐작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며, 한자 ‘거(巨)’가 들어가지 않은 고유어임. ②‘찐하다’는 아래 뜻풀이와 같이 전혀 다른 의미로 쓰이는 말로, 흔히 쓰는 ‘짠하다’의 큰말임.
거하다? ①산 따위가 크고 웅장하다. ②나무/풀 따위가 우거지다. ③지형이 깊어 으슥하다.
건하다? ①아주 넉넉하다. ②‘거나하다(술 따위에 어지간히 취한 상태에 있다)’의 준말. ③≒흥건하다(물 따위가 푹 잠기거나 고일 정도로 많다).
찐하다>짠하다? 안타깝게 뉘우쳐져 마음이 언짢고 아프다.
진하다[津-]?어떤 정도가 보통보다 더 세거나 강하다.
- 가끔가다/가끔 가다 : 위에서 언급한 대로다. ‘가끔가다/가끔가다가/가다가다/간혹(間或)가다/간혹가다가’ 등은 모두 한 낱말의 부사들이다. 이곳에서 여러 번 다뤘던 내용이므로, 내 책자의 해당 부분 일부만 전재한다.
◈♣‘-가다’가 들어간 복합어 중 유의해야 할 말들 : 복합어이므로 붙여 써야 하며 띄어 쓰면 잘못.
[예제] 사람이니 간혹 가다가 실수할 때도 있지 : 간혹가다가의 잘못. ⇐한 낱말.
숨넘어 가듯이 조르지 좀 마라 : 숨넘어가듯이의 잘못. ←숨넘어가다[원]
[참고][중요] 파생어/합성어는 전부 사전에 표제어로 오르는가? 사전에 오르지 않는 말은 파생어로 인정되지 않는가? : 그렇지 않음. ‘사전에 실려 있지 않다 해도, 어근이나 단어에 생산성이 있는 접사가 붙거나 복합어를 만드는 요소들이 결합하여 조어(造語)할 수 있는 말은 파생어이거나, 합성어임’. (질의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회시 내용임). ☜[주의] 그러므로 더더욱 사전의 표제어로 오른 파생어는 최소한의 사례이므로 붙여 써야 함.
○-가다 : 가끔가다≒가끔가다가?; 가다가다?; 간혹(間或)가다≒간혹가다가?/가져-/값-≒값나-/건너-/걸어-/곁-/굴러-/기어-/끌려-/끌어-/나아-/난질-/날아-/남아돌아-≒남아돌다/내-/내려-/놓아-/넘어-1/넘어-2/다가-/다녀-/단(單)벌-/달려-/대-/데려-/도다녀-/도망-/돌라-/돌아-/되돌아-/되들어-/되올라-/되짚어-/둑-/뒤따라-/들고나-/들어-1/들어-2/들여-/따라-/때-/떠-/떠나-/떠내려-/뛰어-/막-/몰려-1/몰려-2/몰아-/무르와-≒무롸-/묵어-/묶어-/묻어-/물러-/밀려-/벋-/<뻗-(센)/벗-≒벗나-/빗-≒빗나-/비껴-/살아-/설-/수양(收養)-/숨넘어-/시(媤)집-/싸데려-/얼넘어-/엇-/에돌아-/에워-/오-/오다-/오래-/올라-/옮아-/위요(圍繞)-/잡아-/잡혀-/장가-/제일(第一)-/으뜸-/첫째-/다음-/둘째-/버금-/좇아-/줌뒤-/줌앞-/지나-/질러-/쫓아-/차-/찾아-/첫물-≒첫물지다/쳐들어-/축(縮)-≒축나다/태-/한물-/훑어-/휘어-/휘어넘어-/흘러-/흠(欠)-.
[이하 생략]
- 곤욕을/곤혹을 : 이와 같이 한자어에서 비슷한 말이어서 그 올바른 용법에 관심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내 책자에서는 해당되는 말들을 분재했고, 이곳의 다른 게시판 <우리말 공부 사랑방>에는 그러한 것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한자어에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있다’라는 제목으로 정리해 놓은 게 있다(http://blog.naver.com/jonychoi/220358946015). 여기서는 분량 관계로 그 일부만 전재한다.
◈♣‘곤경/곤욕/곤혹’의 쓰임
[예제] 내가 그 질문을 하면 그를 ( )에 빠뜨릴 것 같았다 : 곤경이 적절.
내게 몹시 ( )스러운 질문만 골라서 하더군 : 곤혹이 적절.
그런 심한 ( )을 당하고도 의연하더군 : 곤욕이 적절.
[설명] 곤경(困境) : 어려운 형편/처지. ¶곤경에 빠뜨리다.
곤욕(困辱) : 심한 모욕. 또는 참기 힘든 일. ¶곤욕을 치르다/~ 겪다/~을 당하다.
곤혹(困惑) : 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름. ¶곤혹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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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5] 한자어에도 아 다르고 어 다른 게 있다
상갓집에 가면 흔히 듣는 말 중에 ‘맏상주가 무척 어리더군’이라든가, ‘상주들이 다 어디 가고 상청이 비었어’ 등의 표현이 있습니다. 여기서 쓰인 ‘맏상주’라든지, ‘상주들’이라는 표현은 바르지 않습니다.
‘상주(喪主)’는 ‘상제(喪制)’ 중 주가 되는 사람으로서 한 사람뿐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은 ‘상제’라고 해야 바릅니다. 그러므로 ‘맏상주’는 ‘맏상제’의 잘못이 되는데요. ‘상주’는 ‘맏상제/원상제’라고도 합니다. 이와 같이 근소한 차이로 의미가 달라지는 한자어들을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개재/게재/게시’의 쓰임
[예제] 결혼 문제에서 당사자 사이에 게재해선 안 된다 : 개재의 잘못.
신문에 개재한 광고 문안에 오자가 있어서야 : 게재의 잘못.
대형 전광판에 게재할 홍보 문안을 기한 내 제출하세요 : 게시가 적절
개재하다[介在-]? ≒개재되다(어떤 것들 사이에 끼여 있다. )
개재하다[開齋-]? <가톨릭> 단식재와 금육재 기간이 지나다.
게재하다[揭載-]? 글/그림 따위를 신문/잡지 따위에 싣다.
게시하다[揭示-]? 여러 사람에게 알리기 위하여 내붙이거나 내걸어 두루 보게 하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중에 이렇게 자꾸 관여하시면 곤란합니다 : 간여의 잘못.
관여[關與] : 관계하여 참여. ¶이번 일에 관여한 사람들은 백 명도 더 됨.
간여[干與] : 관계하여 참견. ¶말씀 중에 간여하시면 안 되죠.
◈원고대로 교정(校訂)이나 제대로 하게. 문장까지 뜯어고치는 교정(校正)까지 하려 들지 말고 : 교정(校正), 교정(校訂)의 잘못.
교정[校訂]? 남의 문장 또는 출판물의 잘못된 글자/글귀 따위를 바르게 고침.
교정[校正]? 교정쇄와 원고를 대조하여 오자/오식/배열/색 따위를 바르게 고침.
교열[校閱]? 문서/원고의 내용 가운데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고치며 검열함.
◈맏상주가 겨우 이제 갓 스물이더군 : 맏상제의 잘못.
상주들은 다 어디 갔는지 영안실이 텅 비었네그려 : 상제의 잘못.
[설명] ‘상주(喪主)’는 ‘상제(喪制)’ 중 주가 되는 사람으로 하나뿐임. 다른 이들은 ‘상제’. 그러므로 ‘맏상주’는 ‘맏상제’의 잘못. ‘상주’는 ‘맏상제/원상제’라고도 함.
상주[喪主]? 주(主)가 되는 상제(喪制). 대개 장자(長子)가 됨. [유]맏상제, 원상제.
상제[喪制]? 부모/조부모가 세상을 떠나서 거상 중에 있는 사람. ≒극인[棘人]/상인[喪人].
맏상제[-喪制]? 부모/조부모가 죽어서 상중에 있는 맏아들.
◈사단이 나도 단단히 났군 : 사달의 잘못.
사달? 사고나 탈. ☜고유어.
사단[事端]? ①사건의 단서. 일의 실마리. ②‘사달’의 잘못.
◈요즘 세상에 경우바른 이 드물다 : 경우 바른의 잘못. ←‘경우(가) 바르다’?.
경위 바른 사람인줄 알았는데 영 아니군 : 경우 바른의 잘못.
사건의 앞뒤 경우도 모르는 사람이 그걸 처리하겠다고? : 경위가 적절함.
[설명] ①‘경우’는 ‘놓여 있는 조건이나 놓이게 된 형편/사정’의 뜻 외에도, ‘사리/도리’를 뜻하는 말로서, ‘경우가 아니다(옳다/서다)’, ‘경우에 닿다(마땅하다/맞다/틀리다)’ 등으로 쓰임. 한편, ‘경위(經緯)’는 ‘직물(織物)의 날과 씨를 아우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을 뜻하기도 함. <예>사건의 경위도 모르는 사람이 나서서 설친다.
◈그 말을 듣자 즐거운 기색이 만연했다 : 만면했다의 잘못.
당시 그 사상에 동조하는 사회 분위기가 만면했다 : 만연했다의 잘못.
[설명] ‘만연하다[蔓延/蔓衍-]’는 본래 식물의 줄기가 널리 뻗는다는 뜻에서 나온 말로, 비유적으로 전염병이나 나쁜 현상이 널리 퍼지는 것을 뜻하고, ‘만면하다[滿面-]’는 ‘얼굴에 가득하게 드러나 있다’는 뜻으로 ‘득의만면하다/희색만면하다’ 등으로도 쓰임.
만연하다[蔓延/蔓衍-]? (비유적으로) 전염병이나 나쁜 현상이 널리 퍼지다. 식물의 줄기가 널리 뻗는다는 뜻에서 나온 말.
만면하다[滿面-]? 얼굴에 가득하게 드러나 있다. ¶득의만면/수색만면/희색만면하다
◈조용필의 콘서트 입장권 연속 매진은 여전한 인기의 좋은 반증 : 증거의 잘못.
그의 콘서트 입장권 연속 매진은 여전한 인기의 좋은 방증이고 말고 : 맞음.
[설명] ①‘반증(反證)’은 ‘어떤 사실/주장이 옳지 아니함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함. 또는 그런 증거/어떤 사실과 모순되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것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는 사실’이라는 뜻이므로, 입장권 연속 매진이라는 사실은 여전한 인기의 증거이지, 그와 반대되는 인기 하락의 증거가 아니므로 ‘반증’은 문맥상 부적합한 표현. ②이와 관련, ‘반증/방증/증거’를 요약 구분하면 ‘반증(反證)’은 반대되는 증거, ‘방증(傍證)’은 간접적인 증거, ‘증거(證據)’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라 할 수 있음. 이를테면 위의 예문에서 문맥상, 어떤 사실이 ‘식지 않는 인기’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면 그 어떤 사실은 ‘증거’가 될 것이고, 어떤 사실이 ‘식지 않는 인기’를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증거가 된다면 그 어떤 사실은 ‘방증’이 될 것이며, 어떤 사실이 ‘식지 않는 인기’와 반대되는 것을 보여 준다면 그 ‘어떤 사실’은 ‘반증’이 될 것임.
반증[反證]? ①어떤 사실/주장이 옳지 아니함을 그에 반대되는 근거를 들어 증명함. 또는 그런 증거. ②어떤 사실과 모순되는 것 같지만, 오히려 그것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는 사실.
방증[傍證]?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지는 않지만, 주변의 상황을 밝힘으로써 간접적으로 증명에 도움을 줌. 또는 그 증거.
◈그런 비극적 결말은 그가 자처한 일이다 : 자초(自招)의 잘못.
[설명] ①‘자처(自處)’와 ‘자초(自招)’는 아래의 뜻풀이에서 보듯, 전혀 다른 말. ②‘자처’에는 ‘자결(自決’의 뜻도 있으며, ‘자초(自招)’는 ‘스스로 불러옴’ 등으로의 순화 대상 낱말.
자처[自處]? ①자기를 어떤 사람으로 여겨 그렇게 처신함. ¶그는 그때부터 그 분야의 일인자를 자처했다. ②자기의 일을 스스로 처리함. ③≒자결(自決)(의분을 참지 못하거나 지조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음). ¶그는 능히 자처라도 할 강단이 있는 사람이다.
자초[自招]? 어떤 결과를 자기가 생기게 함. 또는 제 스스로 끌어들임. ‘가져옴’, ‘불러옴’, ‘스스로 가져옴’, ‘스스로 불러옴’으로 순화.
[이하 생략]
- 시시덕거리며/희희덕거리며 : 기출 문제이자 흔히 나오는 문제. 이와 같이 ‘시시-’를 ‘히히/희희-’ 등으로 임의로 바꾸어 발음하는 것을 전문 용어로는 ‘수의적(隨意的) 구개음화’라고 한다.
◈희희덕거리지 말고 일 좀 해라 : 시시덕거리지의 잘못. ←시시덕거리다[원]
[설명] ‘희희덕거리다’는 ‘시시덕거리다’의 수의적(隨意的) 구개음화 표현으로, 경남 지방의 방언이자 북한어.
시시덕대다/~거리다? 실없이 웃으면서 조금 큰 소리로 계속 이야기하다.
- 멋모르고/뭣모르고 : 의미상으로는 ‘뭣’이 맞을 듯하지만, 여기서 쓰인 ‘멋’은 ‘까닭/영문/내막’ 등을 뜻한다. 제대로 된 표기 찾기 문제.
◈뭣모르고 거길 갔다가 생욕만 먹고 왔다 : 멋모르고의 잘못. ←멋모르다[원]
뭘 모른 채 함부로 나서면 곤란하지 : 쓸 수 있음.
멋모르다? 까닭/영문/내막 따위를 잘 알지 못하다.
- 가벼이/가벼히 : 이곳에서 수없이 다룬 말이다. 요약하자면 아래 두 가지 경우에 해당되는 말이다. 분량 관계로 해당 부분만을 일부 전재한다.
ㆍ‘-하다’가 붙을 수 없는 어근에 ‘-이/-히’가 붙어서 부사로 된 말 : 가벼이/괴로이/쉬이/외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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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끝나는 부사들 중 유의해야 하는 것들
[예제] 모를 너무 빽빽히 심었다 : 빽빽이의 잘못. [어간 받침이 ‘ㄱ’]
모를 너무 촘촘히 심었다 : 맞음. [어간 받침이 ‘ㅁ’이지만 예외]
근근히 살아가고 있지 : 근근이의 잘못. [한자 첩어+‘이’]
곰곰히 생각 좀 해 봐 : 곰곰이의 잘못. [부사+‘이’]
일을 꼼꼼이 해야지 : 꼼꼼히의 잘못. ←꼼꼼하다[원]
(1)형용사 어미가 ‘-하다’인 것 중 : 표준 발음이 ‘이’이며, 어간 받침이 각각 ‘ㄱ/ㅁ/ㅅ’임.
①어간 끝(받침)이 ‘ㄱ’인 경우 : 가뜩이(≒가뜩)/가뜩가뜩이(≒가뜩가뜩)/가직이/갭직이/갭직갭직이(≒갭직갭직)/걀찍이/고즈넉이/그윽이/길쭉이/깊숙이/끔찍이/나직이/나지막이/납작이/느지막이/멀찍이/비죽이/빽빽이/삐죽이/뾰족이/삐죽이/수북이>소복이/오뚝이/자옥이/자욱이/축축이>촉촉이/큼직이/히죽이.
②어간 끝이 ‘ㅁ’인 경우 : 걀쯤이/갸름이/야틈이. <예외>촘촘히(o)/황감히(惶感-)(o)/꼼꼼히(o).
③어간 끝이 ‘ㅅ’인 경우 : 가붓이<가뿟이/거뭇거뭇이(≒거뭇거뭇)/깨끗이/꼿꼿이/꿋꿋이/나붓이/남짓이/느긋이/둥긋이/따듯이/따뜻이/또렷이/뚜렷이/반듯이<번듯이/버젓이/비슷이/빳빳이/뻣뻣이/산뜻이/오롯이/오붓이/의젓이/지긋이.
(2)발음이 ‘이’로 나는 것 : 가까이/고이/날카로이/대수로이/번거로이/번번이/누누이/산산이/아스라이/적잖이.
(3)어근이 한자에서 온 것이거나 첩어 뒤 : 간간(間間)이/근근(僅僅)이/기어(期於)이/누누(屢屢/累累/纍纍)이/번번(番番)이; 겹겹이/골골샅샅이/곰곰이/곳곳이/길길이/나날이/다달이/땀땀이/몫몫이/산산이/샅샅이/알알이/앞앞이/일일이/틈틈이/짬짬이/철철이/집집이/줄줄이. ♣[주의]꼼꼼히/급급히/답답히/당당히/서서히/섭섭히/쓸쓸히/찬찬히/천천히/촘촘히. ←발음이 ‘이/히’ 두 가지로 나기 때문에 ‘-히’로 통일한 것임. 맞춤법 규정 제51항.
(4)‘ㅂ’불규칙용언 뒤 : 가벼이/괴로이/기꺼이/너그러이/부드러이/새로이/쉬이/외로이/즐거이/-스러이.
[이하 생략]
- 수많은/수 많은 : 달인 탄생을 돕기 위해 출제된 것만 같은 문제였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말. 독서량이 조금만 되는 사람이라도 이것을 띄어 적을 사람은 없을 듯하다. 참고로, ‘하고많다(많고 많다)’ 역시 한 낱말의 말이니, 띄어쓰기에서 주의하시기 바란다.
‘하고많다’와 관련되는 말로 ‘하고하다/허구하다’ 등이 있는데, 이것들의 구분은 좀 까다로운 만치 중요하다. 출제 가능성이 높은 말들이니 이참에 잘 익혀두시기 바란다.
◈허구많은 날들인데 하필 오늘만 고집하니? : 하고많은의 잘못. ←하고많다[원]
나머지는 앞으로 남은 허구한 날에 마저 하렴 : 하고한의 잘못. ←하고하다[원]
그동안 허구헌 날을 노름으로 지새더니 결국 : 허구한의 잘못. ←허구하다[원]
[설명] ‘하고많다≒하고하다’로서 ‘많고 많다’는 뜻. 그러나 ‘허구(許久)하다’는 매우 오래라는 뜻으로, ‘많고 많다’는 뜻과는 거리가 멂. 즉, ‘앞으로 많은 하고한 날’은 말이 되지만, ‘앞으로 남은 허구한 날’은 말이 되지 않음.
하고많다≒하고하다? 많고 많다. ⇐객관적인 수치. 현재에서 미래 중심.
허구하다(許久-)? 날, 세월 따위가 매우 오래다. ⇐과거에서 현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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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도 적었지만, 극히 일부에서 달인 도전 문제를 십자말풀이로 바꾸자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그건 어휘력 시험으로만 단순화될 우려가 있다. 그런 문제 때문에, 오랫동안 해 왔던 그 십자말풀이 방식을 현재의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또 한 가지. 몇 해 전 <국립국어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국어 실력은 고교 졸업생 실력의 절반도 안 된다. 더구나, 갈수록 우리말 어법 무시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심하게 말하면 엉망진창. 그래서 더욱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말 바로잡기를 해내고 있는 그 역할이이 심대하고 엄중하다. 공중파를 통해서 우리말 바루기를 지속적으로 이끄는 효과는 몇십 년간의 학교 교육 이상이기 때문이다. 학교 교육으로 바로잡지 못하고 있는 것을 바로잡고 있다고 할 정도로.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이후로 우리말 공부를 해내는 이들이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말 공부를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일상생활에서 바른 말을 쓰고 어법에 맞도록 적기 위해서다. 현재 출제되고 있는 맞춤법/띄어쓰기 문제들은 바로 그런 공부에 아주 크게 도움이 된다. 조금만 관심하고 노력하면 평균선은 넘어설 수 있기도 하고.
일상 언어생활에서 일반인들이 100%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바른 말을 쓰려고 노력하게는 되고, 그러는 사이에 자신의 우리말을 엉망으로 만들려 하지는 않게 된다. 그 정도만 돼도 훌륭한 우리말 지킴이라 할 수 있다.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아주 쉬운 방법이자 지름길이 있다.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즉시 사전이나 맞춤법을 검색해 보면 된다. 그걸 습관화하면 된다!
달인에 오른 뒤 일상생활에서 예전 습관대로 어법을 무시한 채 마구잡이로 해대는 이들도 적지 않다. 슬픈 일이다. 우리말 공부를 하는 목적은 물론 상금에의 욕심도 부정할 수 없지만, 더 크게는 바른 언어생활을 해내고자 함이다. 언어의 품격이 그 사람의 속살이다!
가을비가 온다. 심한 가뭄일 때를 지난 비여서 덜 환영을 받고 있지만, 저수지 수량 보충 등에는 아주 요긴한 비다. 비 오는 날은 공부하기에도 좋은 날이고... (빈대떡에 술 한잔 생각나면 곁들여도 좋을시고! 하하하.) 오늘도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 [끝]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집팀들이 해체된 지도 10여 년이 넘는다.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16 개정판
-70여 쪽이 증면된 개정판이 나왔다.
500여 문례를 추가 보충했고, 2009년 이후 2015년 말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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