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보면 돈 되는] 우리말 겨루기 869회(2021.7.19.) 문제 심층 해설-박기량/이엄지 조 우승: 장단지(x)/장딴지(o), 귀뜸(x)/귀띔(o)

우리말 겨루기 문제 풀이

by 지구촌사람 2021. 7. 20. 09:55

본문

728x90
SMALL

869회(2021.7.19.) [운동 관련 특집] 우리말 겨루기 문제 심층 해설

-박기량/이엄지 조 우승: 장단지(x)/장딴지(o), 귀뜸(x)/귀띔(o)

 

♣띄어쓰기 공부와 우리말 달인에 오르는 손쉬운 방법 : 문자나 ‘카톡’을 할 때, 긴가민가하는 것이 있으면 맞춤법을 꼭 검색해 보세요. 그걸 습관화하면 됩니다! 그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은 글쓰기를 해보는 것. 짧은 일기나 수필을 쓰면서, 그때마다 맞춤법/띄어쓰기를 확인하게 되면 확실해집니다(일기는 매일 써야 하기 때문에 두어 단락 이내가 좋습니다. 문제적 표기가 많아지면 검색+공부가 귀찮아져 포기하게 되기 때문). 실은 저 또한 모든 글쓰기에서 늘 그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항상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요체는 평소의 언어생활에서 부딪는 일상적인 것들을 챙겨 보는 일인데, 몸수고는 필수입니다. 띄어쓰기 공부는 머리로만 할 수 있는 일이 결코 아닙니다! 단, 반드시 맞춤법/띄어쓰기에 관한 기본 원칙/원리들을 1차 공부한 뒤에요. 낱개의 문제적 낱말들만 외우려 들면 중도에 쉬 포기하게 되고, 활용 문제(띄어쓰기와 표준 표기)에서 전혀 힘을 못 씁니다. -溫草 생각

 

1. 출연자 등등

 

□ 무대를 빛낸 사람들 [운동 경기 관련자 특집]

<사진> 좌에서 우로, 김병지/남현희, 박기량/이엄지, 정근우/김남희, 황연주/김주일

 

출연자들: 김병지(축구)/남현희(펜싱), 박기량/이엄지(치어리더), 정근우(야구)/김남희(K 스포츠 아나운서), 황연주(배구)/김주일(응원단장)

 

□ 출연자 속사화

 

운동 경기 관련자(선수, 응원, 중계)들이 참여한 특집. 우리말 실력으로는 의외로 황연주/김병지 선수가 돋보였다. 앞설 것으로 여겨졌던 아나운서가 상대적으로 밀렸다.

 

-여담 1: 어느 종목의 선수들 키가 가장 클까

 

출연자 중 김병지의 키가 돋보였는데, 184cm로 요즘 선수들 기준으로는 큰 편이 아니다. 축구 선수 중 큰 키가 꼭 필요한 위치가 골 키퍼다. 뛰어올라 막고 다리를 벌려서라도 막아야 하는 자리라서다. 일례로 축구계의 전설적인 골키퍼로서 25년을 넘기고도 아직도 현역인 잔루이지 부폰(Gianluigi Buffon. 78년생. 이탈리아)은 194cm. 부폰은 서울 월드컵 때도 이탈리아의 수문장이었다.

 

그럼 여기서 여담 삼아 간단 퀴즈 하나. 어느 종목의 선수들 키가 가장 클까? 평균 신장으로 볼 때...

 

흔히 농구 선수들 키가 당연히(?) 크다고 짚기 쉬운데, 아니다. 실제로는 배구 선수들의 평균 키가 농구 선수들보다 조금 더 크다. 단, 수비 전문이라서 키가 크면 안 되는 리베로는 빼고 하는 얘기. 그 리베로도 170대이긴 하지만... 여자 배구 선수들의 평균 키는 180cm 이상이다. 요즘에는 185가 넘어야 조금 큰 키에 든다. 한송이 같은 선수가 187, 김수지가 185쯤 된다.

 

어제 출연한 황연주는 왼손 공격수가 드문 배구에서 독보적이었는데 177cm. 하지만, 그녀는 ‘86년생(세는나이 36세)으로 요즘의 젊은 선수들과는 10년 이상 차이가 난다. 오래 전 최초로 연봉 1억을 돌파하여 ‘연봉 퀸’으로 조명을 받았지만, 요즘의 ‘연봉 퀸’ 대열에서는 밀려나 있다.

 

배구 선수들의 키 얘기를 좀더 하면, 우리나라 프로 구단의 남자 배구 선수들의 평균 키는 최저 190 이상이다. (리베로도 180에 근접한다) 180대도 극소수 있지만 그것도 후반대다. 190대의 세터들도 많고 2미터에 육박하는 센터는 당연히 많다. 소위 거포로 잘 나가는 공격수들은 거의 모두 190 후반대.

남자 농구 선수들을 보면 들쭉날쭉하다. 배구와 달리 포지션별로 맡고 있는 역할이 다르고, 그게 아예 고정이라서다. 배구도 주 포지션이 있지만, 농구와 달리 포지션이 순환되기 때문에, 리베로를 빼고는 모든 선수가 전 방위 수비와 공격을 해야 한다. 농구는 그런 배구와 다르다 보니, 역할에 맞게 가드(180~190cm), 포워드(185~2미터), 센터(195~하승진의 221cm까지) 등으로 키가 나뉜다. 같은 농구 선수라 하더라도 선수들 간에 개별적인 신장 차이가 아주 크다.

 

그 결과 농구 선수들의 평균 키는 배구 선수들에 비하여 조금 낮다. 잘해야 평균 190 정도이고, 배구는 최저 평균이 190이다. 물론 종목을 불문하고 우수 팀일수록 평균 신장도 다른 팀에 비해 조금 더 크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는 그렇다. 이와 관련된 상세판은 이곳에 담아 두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059469904

 

김연경의 ‘식빵’과 키 큰 여인들 : 행복할까... 키가 커서 좋을까 아닐까?

 

 

-여담 2: ‘장딴지’와 달리기

 

어제 맞춤법 문제로 '장단지(x)/장딴지(o)'가 나왔다. [참고: 간장/된장 등을 담는 ‘단지’도 ‘장 단지’로 띄어 적는다. 글자 그대로의 의미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장단지’를 인정하면 온갖 단지(간장단지, 된장단지, 고추장단지...) 역시 한 낱말의 복합어로 삼아야 해서다.]

 

운동 선수들에게 장딴지 근육은 거의 생명수 수준이다. 민첩성, 순발력, 하체 지지력, 인내력, 추진력... 등이 모두 여기서 근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를 지켜야 하는 역도 선수까지도 장딴지 근육을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하는데, 그때 가장 많이 쓰이는 공통/기초 운동이 달리기다. 최대 추력을 발휘해서 달리기도 하고, 제자리뛰기도 하고 누워달리기도 하고, 발 역기를 하기도 한다.

 

야구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잘 치기? 잘 던지기? 아니다. 잘 뛰기다. 길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투수들까지도 몸 풀기에서 달리기 연습을 한다. 다저스 팀의 최고 투수 클레이튼 커쇼(Clayton Kershaw. ‘88년생. 193cm)도 아주 열심히 뛴다(반면, 류현진처럼 몸이 가볍지 못해서 달리기 연습이 컨디션 유지에 해로운 경우는 빠지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투수들의 99%가 러닝 연습에 참가한다)

 

메이저 리거 주전들(투수 제외)의 평균 주력은 2018년 현재 100미터 기준, 12초에 가까운 12.15초*다. 엄청 빠르다. 한 시즌 도루 기록 52개를 기록한 제코비 엘스버리는 10초대였고, 3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한 선수들은 모두 11초 중반 이내 기록자들이었다. 거포 마이크 트라웃도 33개의 도루를 기록했을 정도로, 그들에게 달리기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타격 후 1루까지 4초 안에 주파하는 선수들을 ‘빠른 선수’로 꼽는데, 현재의 기록은 D. Deshields('69년생)이 기록한 3.71초다. 한 시즌에 1루까지의 진루 기록 중 4초 미만을 최대로 기록한 선수는 현재는 기록이 안 좋은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로 12회를 기록했는데, 코디의 주력은 11.2초/100미터다.

 

2019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우리나라의 대표급 선수들이 쓸쓸히+조용히 돌아왔다. 이대호/박병호/김현수/황재균 등이... 마이너리거 잔류 제안 등을 포함한 여러 이유로, 연장 계약이 불발된 탓이었는데 실제로는 방출이었다. 그리고 그 주된 이유는 주력. 중요 순간에 출루하면 그때마다 대타를 배치해야 하는 선수를 품어 안고 있어야 할 이유는 없다. 야구도 잘 뛰는 게 우선이고 기본이다. 비단 야구뿐만은 아니지만... 주력과 관련된 야구 선수들 이야기는 이곳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1527553617

 

⁠⁠[야구] 거꾸로 가는 KBO 선수들. 살부터 빼고 주력(走力)을 길러라!

 

 

- 축구 용어 중 순화어 관련 사항: ‘승부차기’는 ‘페널티킥’이 아니다!

 

축구 용어 중 순화어들이 몇 가지 소개됐고 그중 페널티킥의 순화어가 문제로 나왔다. 요약하면 이렇다: 프리킥 ⇨자유축(自由蹴), 헤딩골 ⇨머리받아넣기, 페널티킥 ⇨벌칙차기

 

축구에 승부차기가 있다. 전후반에 이어 연장전까지 치러도 승부가 결정되지 않았을 때 페널티킥 지점에 공을 놓고 5회씩 차서 골 수에 따라 승부를 겨룬다. 그런데 이를 100명 중 99명쯤이 ‘페널티킥’이라 부른다. 잘못이다. 페널티킥은 위에서 보듯 벌칙에 주어지는 것이고, 승부차기는 벌칙과 무관하다. 그래서 그 바른 명칭은 페널티슛(penalty shoot. PS)이다[FIFA 규정 용어]. ‘페널티’가 붙은 것은 페널티킥 지점에 공을 놓고 차기 때문이다. 즉 승부차기는 페널티슛이고 페널티킥(PK)이라 하면 잘못인데, 중계자와 해설자들까지도 잘못된 용어들을 남발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아직 이 페널티슛이 표제어에 들어 있지 않은데 업무 해태다. 그것도 엄중한...

 

2. 문제 풀이 및 관련어 정리

 

□ 출제된 말 중 주목해야 할 것들

 

이번 회에 나온 말들 중 몇 가지만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말들이 의미 없다는 건 아니다. 일반인들에게 출제되는 것들과 굳이 구분하자면 겨우 별 한 개 정도의 차이밖에 없다. 공부하는 이로서는 당연히 공부 거리로 삼아야 한다. 정답을 못 맞힌 이들일수록. 설명 중 주기(朱記) 전재분은 내 책자들, 곧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과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의 관련 부분에 대한 추가/보완/수정 내용이다.

 

내 사전과 아래 설명 중 표제어 뒤에 붙은 •은 이 프로그램에서 한 번 이상 나온, 기출 낱말임을 뜻한다. 뜻풀이 등에서의 주기(朱記)는 추가/보완분을 뜻한다. 내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을 갖고 계신 분들은 수기(手記)로 보충해 두시면 일괄 정리 때 도움이 된다. 다른 항목에 흩어져 있는 것들을 모아주기도 하므로.

 

비유어 출제 경향은 특집에서도 여전한데, 이번에도 ‘배수진/결정타/맥주병’이 나왔다. 우리말 속에서 흔히 쓰이는 비유어들은 이곳의 다른 게시판 <비유어 모음>에 모아 두었다. 1음절어에서 다음절어(5~6음절어)까지 나누어서. 가장 빈번히 출제되는 3음절어들은 이곳에 있다: https://blog.naver.com/jonychoi/220770803020

 

다루는 순서는 무순이다.

 

[주목할 말들]

 

-진저리/넌더리/신물

 

진저리•[명] ①차가운 것이 몸에 닿거나 무서움을 느낄 때에, 오줌을 눈 뒤에 으스스 떠는 몸짓. ②몹시 싫증이 나거나 귀찮아 떨쳐지는 몸짓. ☞‘싫증’ 참조.

넌더리[명] 지긋지긋하게 몹시 싫은 생각.

신물•[명] ①음식에 체하였을 때 트림과 함께 위에서 목으로 넘어오는 시척지근한 물. ②지긋지긋하고 진절머리 나는 생각/느낌. 그런 반응.

넌더리(를) 대다 ? 넌더리가 나게 굴다.

질력나다[동] ‘진력나다’의 잘못.

진력나다[盡力-][동] 오랫동안 여러 번 하여 힘이 다 빠지고 싫증이 나다.

약비나다•[동] 정도가 너무 지나쳐서 진저리가 날 만큼 싫증이 나다.

 

 

-기고만장/기세등등

 

기고만장[氣高萬丈]•[명] ①펄펄 뛸 만큼 대단히 성이 남. ②일이 뜻대로 잘될 때, 우쭐하여 뽐내는 기세가 대단함. ☞‘천인만장’ 참조.

기염만장[氣焰萬丈][명] 기세가 대단히 높음.

호기만장[豪氣萬丈][명] 꺼드럭거리며 뽐내는 기세가 매우 높음.

기세등등[氣勢騰騰][부] 기세가 매우 높고 힘찬 모양.

 

천인단애[千仞斷崖]≒천인절벽[명] 천 길이나 되는 높은 낭떠러지.

천인만장[千仞萬丈][명] 매우 높거나 깊음.

일락만장[一落萬丈][명] 물이 단번에 만길이나 떨어져 부서진다는 뜻으로, 신망/위신 따위가 여지없이 떨어짐.

천야만야하다[千耶萬耶-][형] 가파른 산/벼랑 같은 것이 천길만길이나 되는 듯 까마득하게 높거나 깊다.

 

-주전부리 계통

 

주전거리다>조잔거리다[동] 때를 가리지 아니하고 군음식을 점잖지 아니하게 자꾸 먹다. ¶주전주전>조잔조잔[부]

주전부리•>조잔부리•[명] ①때를 가리지 아니하고 군음식을 자꾸 먹음. 그런 입버릇. ②맛/재미/심심풀이로 먹는 음식. ③남의 사람과 관계하여 성욕을 채우는 일의 속칭.

입치레[명] ①끼니를 때우는 일. ②≒군것질. ③말로 때우는 일의 속칭.

군것질[명] ①끼니 외에 과일/과자 따위의 군음식을 먹는 일. ②아내가 아닌 여자와 성관계를 가지는 짓.

양냥이[명] ①군것질할 거리. ②‘입’의 속어.

 

[시청자 퀴즈]

 

-섬벅섬벅(x)/슴벅슴벅 눈을 껌적이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중 해당 부분의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황소처럼 눈을 섬벅대고 있던 그는: 슴벅대고의 잘못. ←벅대다[원]

[설명] 섬벅섬벅(x)/슴벅슴벅(o). [참고] 섬벅섬벅: 칼로 계속 베는 소리/꼴.

슴벅<씀벅거리다/~대다[동] ①눈꺼풀이 움직이며 눈이 자꾸 감겼다 떠졌다 하다. ②눈/살 속이 찌르듯이 자꾸 시근시근하다.

 

3. 달인 도전 문제

 

□ 1단계 맞춤법 문제​

 

표준 표기 문제들이 출제되었다. 1차 선택 답 모두를 바꾸는 단호한 선택으로 정답을 맞히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100% ‘찍기’가 성공했다. 진정한 달인 도전자들에겐 절대로 있어선 안 되는 일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간단히 살펴본다.

 

- 장단지/장딴지(o)가 땅기다; 살짝 귀뜸하다/귀띔하다(o)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장을 담은 단지도 ‘장단지’가 아니라 ‘간장/된장 단지’로 띄어 적는다. ‘장딴지’는 소리 나는 대로 적는 경우인데, ‘딴지’에서의 ‘딴’은 의미소를 살려 적어야 할 형태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 이기기 위해 바동거리다(o)/바등거리다

 

내 책자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중 해당 부분의 전재로 설명을 대신한다. ‘바동거리다<바둥거리다’의 관계다.

 

◈나무에 매달려 바둥거리던 걸 구해 왔다: 맞음. ←바둥거리다>바거리다[원]

바둥바둥 끝까지 고집을 부려대던 그도 고집을 꺾었다: 맞음

[참고] 어지간히 아둥바둥하더군 : 아등바등의 잘못.

[설명] ①예전에는 ‘바둥거리다[대다]’는 ‘바동거리다[대다]’의 잘못이었으나 복수 표준어로 인정[2011]. 그러나, 어감/뜻은 미세한 차이가 있음.

바둥거리다>바동거리다[동] ①덩치가 작은 것이 매달리거나 자빠지거나 주저앉아서 팔다리를 내저으며 자꾸 움직이다. ②(비유적으로) 힘에 겨운 처지에서 벗어나려고 바득바득 애를 쓰다.

바둥바둥>바동바동[부] ①덩치가 크지 않은 것이 매달리거나 자빠지거나 주저앉아서 팔 다리를 자꾸 내저으며 움직이는 모양. ②힘에 겨운 처지에서 벗어나려고 기를 쓰고 바득바득 애쓰는 모양.

아둥바둥[부] ‘아’의 잘못. ¶아등바등하다[동]

아등바등[부] 무엇을 이루려고 애를 쓰거나 우겨 대는 모양.

 

□ 2단계 띄어쓰기 문제​

 

- 출제된 지문: 여름날펼쳐질이번경기에는각조에서제일가는선수들이출전하는만큼지난여름보다치열할테니각오해라

 

- 주의해야 할 부분들: 여름날, 각조에서, 제일가는, 출전하는만큼, 지난여름보다, 치열할테니

 

- 정답: 여름날 펼쳐질 이번 경기에는 각 조에서 제일가는 선수들이 출전하는 만큼 지난여름보다 치열할 테니 각오해라

 

출연자들의 수준을 감안하여 출제되었음에도 일반인 기준으로도 중급은 좋이 된다. 위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들로 적시한 것들은 신경을 써서 제대로 공부한 분들만 정답을 짚을 수 있었다. 찍기 식의 정답 고르기가 아니라. 난도순으로 배열하면 ‘각 조에서, 지난여름보다/여름날, 제일가는, 출전하는만큼, 치열할 테니’쯤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간단히 살펴본다.

 

- 각 조에서(o)/각조에서

 

제대로 원리/원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헷갈리기 쉬운 단음절의 관형사 문제 중 하나다. 이에 해당되는 것들은 예전에도 이곳에서 여러 번 다룬 바 있다. 내 책자 중 해당 부분의 일부를 전재한다. 분량이 많아서 전제 전재가 어렵다. 내 책자를 갖고 계신 분들은 이참에 한 번 더 해당 부분 전체를 통독해 두시기 바란다.

 

◈[고급] ♣띄어쓰기에서 주의해야 할 단음절의 관형사들과 복합어 구분 문제

[예제] 70대 영감탱이와 40대 유부녀가 단두사람이 중국 여행을 갔다 왔단 말이지? 이제 그 둘은 볼장을 제대로 봤고, 여인 남편은 볼장 다 봤군그래: 단둘이서(혹은 단 두 사람이), 볼 장, 볼 장의 잘못.

[설명] ‘단(單)’은 관형사. 단, ‘단둘’은 명사. ‘볼장’: 없는 말로 ‘볼 장’의 잘못. '단둘'은 명사.

[참고] ‘볼 장 보다(1.해야 할 일을 알아서 하다. 2.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다.)’와 ‘볼 장(을) 다 보다(일이 더 손댈 것도 없이 틀어지다.)’는 관용구.

 

[예제] 당열차 서울 행 열차입니다: 당 열차, 서울행의 잘못.

[설명] ‘당(當)’: 관형사. ‘시간당 요금은 천 원입니다’에서의 ‘당’은 접사. ‘서울행’에서의 ‘행(行)’은 접사.

[예제] 만나이로는 미성년입니다. 만하룻동안 꼬박 걸었죠: 만 나이, 만 하루 동안의 잘못.

[설명] ‘만(滿)’은 관형사. ‘하룻동안’은 ‘하루 동안’의 잘못.

[참고] ‘동안’이 들어간 복합어로는 ‘그동안/한동안(꽤 오랫동안)/오랫동안’의 세 낱말뿐. [주의] 요즈음 인터넷에서 마구 쓰이는 ‘동안 연락 못 했어’ 등의 표현은 엉터리 어법이므로(‘그동안’ 또는 ‘한동안’의 잘못), 쓰지 않는 것이 격식 있는 언어생활임.

 

[예제] 전국 8도의 각도에서는 도의 특산품들을 출품했다: 각 도의 잘못.

[설명] ‘각(各)’: 관형사. ¶각 가정, 각 학교. ☜[주의] ‘각국(各國)’은 한 낱말이지만, ‘각 나라’는 띄어 적어야 하는 것처럼, 이와 비슷한 경우들이 적지 않음.

 

[예제] 첫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법, 여인들은 첫경험을 잊지 못하지: 첫 단추, 끼워야, 첫 경험의 잘못.

[설명] ①‘첫’: 관형사. 그러나 ‘첫걸음(마)/첫출발/첫차/첫날/첫돌/첫손가락/첫아이/첫울음/첫음절/첫인사/첫제사≒첫기제/첫출발/첫판/첫행보[-行步]’ 등은 복합어로 한 낱말. ②‘꿰어야’는 ‘끼워야’의 잘못. 단추는 끼워야 하고, 실/끈은 꿰는 것.

 

[예제] 내 한가지 일러 주지. 어쩌면 결과는 매 한 가지일지 모르지만: 한 가지, 매한가지의 잘못.

[설명] 앞의 ‘한’은 ‘하나’를 뜻하는 관형사. 뒤의 ‘한’은 ‘같은’을 뜻하는 접두사. ‘매한가지(결국 서로 같음. 매일반)’는 한 낱말의 복합어.

 

[이하 생략]

 

-지난여름보다(o)/지난 여름보다; 여름날(o)/여름 날, 제일가는(o)/제일 가는

 

이곳에서도 여러 번 다루었던 복합어 문제들로, 공부해 두지 않으면 아주 쉽게 틀리는 문제들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0/지난00’ 등에 보이는 이곳에서 여러 번 설명했듯, ‘지난’은 ‘어디를 거치어 가거나 오거나 하다’를 뜻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흘러 그 시기에서 벗어나다’를 뜻하기 때문에 복합어가 되었다.

 

‘제일가다’ 역시 글자 그대로의 뜻이 아니어서 한 낱말의 복합어. 뜻이 같은 ‘으뜸가다’ 역시 복합어다. 이것들도 이곳에서 다룬 말들.

-출전하는만큼/출전하는 만큼(o), 치열할테니/치열할 테니(o)

 

‘만큼’과 ‘테니(’터이니‘의 준말)’에 보이는 ‘터’는 모두 의존명사로 앞말과 띄어 적어야 한다. 굳이 추가 설명이 필요 없는 기본적인 것들.

 

□ 마치면서

 

띄어쓰기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이 글의 대문간에 적어 놓은 대로, 꼭 실제로 자신의 언어생활에서 맞닥뜨리는 것들을 통해 실전 훈련을 쌓는 길이 지름길이다. 물론 그 전에 기본적인 원리/원칙 공부를 해둬야 한다.

 

내일(7월 21일)이 중복인 듯하다. 이른바 삼복염천(三伏炎天. 삼복 기간의 몹시 심한 더위)에 접어들었다. 위아래에서 열기를 더하는 ‘열돔’이니 뭐니 하는 말들이 휘젓고 다닌다.

 

그럼에도 계절적인 더위야 조금만 견디면 지나간다. 시간을 이겨내는 계절은 없다. 덥다고 호들갑스러우면 더 더워진다. 조금만 더워도 흔히들 버릇처럼 해대는 부채질도 잘 살펴보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사람만 부채질을 한다. 줄곧 부채질을 해대면서도 덥다는 소리를 연발한다. 그 반면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사람들은 뭔가들을 해내고 있는 이들이다. 그들은 때때로 그처럼 땀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거나, 간간히 한 번씩 쓱 훔쳐낼 뿐이다. 여름철에도 700~1300도를 오가는 도가니/용광로 앞에서 일을 해내고 있는 이들은 더위 앞에서 그러려니 한다. 묵묵히 공부하는 이들 또한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더위를 대하는 태도 하나에서도 그 사람의 깊이가 드러날 때가 있다.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하게 방방곡곡에서 우리말 공부에 매진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그리고 그 대열에 합류하실 모든 분들에게, 건강과 더불어 행운이 함께하게 되시길 빈다. 그리하여 영광의 달인 월계관을 꼭 얹게 되시길 축원한다. 속이 꽉 찬 성실한 노력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세상이 어찌 돌아가더라도. [끝]

<달인의 띄어쓰기.맞춤법> 2020년 개정판. 새로 나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19년 후반까지 바뀐 뜻풀이/용례/복수표준어/문장부호 등을 반영하여 수정/보완했다. 네 번째의 개정판(751쪽).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맞춤법 책자 중 이러한 변경사항들이 모두 반영된 것은 현재로선 유일하다. 표준어 표기(맞춤법) 외에 띄어쓰기를 함께 다룬 책자로도 유일하다. 한 권으로 맞춤법과 띄어쓰기 모두를 익힐 수 있다.

<고급 한국어 학습 사전> 2015 개정판

-관련어와 유의어 정리에 빼어난, 우리나라 최초이자 유일한 작가용 사전. 일례로 소(牛)의 항목을 보면, 소의 종류, 소고기 부위 명칭, 각종 장구(裝具) 등이 여러 페이지에 걸쳐 모아져 있어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 매, 연(鳶), 물때... 등에서도 마찬가지. '일인자[一人者]' 항목 등에서는 비슷한 뜻을 지닌 말 20여 개를 한꺼번에 대할 수 있는 식이다.

-사전 제목에 '고급'이란 표현이 들어간 것은 수록된 어휘를 정함에 있어서, 중학생 수준 이하의 말들은 과감히 제외해서다. 이 사전의 영문 표기 Korean Dictionary for Advanced Learners에 그 의미가 명확히 담겨 있다.

-우리나라의 중대형 종이 국어사전 중 유일하게 2000년대 이후의 <표준국어대사전> 수정 내용을 반영한 사전. 2015년 3/4분기까지의 변경 내용이 담겨 있다. 300여 어휘가 이에 해당된다.

2013년 현재 국립도서관에 마지막으로 납본된 중대형 국어사전이다. 여타 사전들은 개정판이 아니라 단순히 증쇄(늘려 찍어내기)만 한 것들. 안타깝게도, 대형 출판사들의 국어사전 편찬 팀들이 해체된 지도 20년이 넘는다. 현재 유통되는 것들은 모두 20~30년 전에 간행된 초판을 그냥 늘려서 찍어 낸 중쇄판이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의 내용과 완전히 일치되는 사전은 하나도 없다. 일일이 국립국어원 자료와 맞춰 봐야 한다.​

<열공 우리말> 2017

재미있게 슬슬 읽으면서, 12000여 개의 낱말을 쉽게 익힐 수 있다. 생활 주변에서 대할 수 있는 우리말 관련 사항을 딱딱하지 않게, 재미를 곁들여 광범위하게 다뤘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하였기 때문에, 저절로 '오오 그으래?' 소리가 자주 나올 수 있으리라 장담한다.

130가지 질문과 답을 통해 1천여 표제어의 뜻을 정확히 파악하고 다시 그 표제어와 분류별, 유형별, 실생활 사용례별로 연관된 1만2천여 단어를 쉽게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말 관련어들의 심층 공부 즉, 배경어, 유관어, 바른 용법에 뜻을 둔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관련글 더보기